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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유럽 5개국 여행9 | 여행 2017-07-31 15: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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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18일 맑음

설산의 눈과 피요르드의 수많은 폭포

 


게이랑에르로 가는 길에 1500미터 산 정상에 오르기 위해서 검문소를 통과하여 지그재그로 된 비탈길을 힘겹게 버스가 올라간다. 굽이굽이 돌때마다 넓어지는 시야와 함께 두 눈 가득 들어오는 눈덮인 봉우리와 산등성이들이 탄성을 자아낸다. 뿐만 아니라 길옆에서 아직 녹지 않고 쌓여 있는 1-2미터의 눈 더미 밑으로 녹아서 흐르는 물들은 맑고 깨끗하면서도 비탈길에 소리치며 떨어져 내려, 보는 이로 하여금 가슴 시원하게 만들었다. 한 참 만에 오른 정상에는 의외로 넓은 주차장이 되어 있었다. 여러 대의 차가 정차해 있으며 사람들이 이리 저리 몰리며 사진 촬영하기에 바빴다. 차에서 내리자마자 낭떠러지에 설치된 난간으로 달려가는데 폭풍우 같은 바람소리가 요란하다. 벼랑 끝에 다다랐을 때는 바람소리 요란하고 바람까지 세어서 모자를 날려 버리기도 하고 옷깃에서 심한 떨림의 소리가 났다. 숨이 턱 막히는 밑바닥에 구멍이 숭숭뚫린 난간으로 다가가니 정말 절경이었다. 마치 만년설의 끝에 서있는 듯한 기분이었다. 가깝고 먼 산봉우리와 고원지대에 쌓인 눈들이 마치 눈의 나라에 온 듯한 느낌을 느끼게 했다.

 

절벽의 반대편 나지막한 언덕에 기대어 지어진 집에는 토속품들을 파는 가게가 있었다. 아늑하기도 하고 강한 바람에서 비껴 앉은 양지쪽이라 더욱 포근한 느낌까지 받았다. 거친 바람에 온 몸이 언 관광객들이 잠깐 쉬면서 커피를 마시거나, 쇼핑을 하면서 쉴 수 있는 공간이 되어 주어 즐거운 마음으로 삼삼오오 구석구석을 누비며 물건들을 구경하고 구입하였다.

 

주어진 자유 시간이 끝나고 차에 탑승하자 올라온 길을 다시 되짚어 내려가기 시작했다. 역시 가파른 언덕을 지그재그로 내려가는데 간간히 올라오는 차들과 교행하는 모습을 보면서 역시 베테랑 운전사라는 것을 실감하였다. 골짜기까지 내려가 원래의 요정의 길로 접어들었을 때도 눈을 뗄 수가 없었다. 가파른 산골짜기 이곳저곳에는 눈 녹은 물이 흘러 크고 작은 폭포를 만들며 한 폭의 그림을 만들고 있었다. 몇 미터의 낮은 폭포부터 몇십 미터의 낙차 큰 폭포까지 산은 온통 폭포로 둘러싸여 있었다. 고도가 낮아질수록 쌓인 눈이 줄어들고 대신에 파랗게 자라는 풀들이 보였다 어느 정도 내려가자 작은 목장이 보이기 시작했다. 이러한 척박한 환경에서도 사람은 살고 짐승들은 자신의 삶을 누리고 있다는 것을 생각하니 경이롭다는 생각까지 들었다.

 

1시간여를 달려 헬레쉘트에 도착했다. 배 시간이 여유가 생겨 우리는 자유시간을 가졌다. 면세점도 있었고 각종 토산품이나 음식을 파는 가게들이 많지는 않지만 꽤 여럿 있었다. 가는 비가 오락가락 하고 있었지만 새로운 세계를 탐험하듯 관광객들은 이 가게 저 가게를 돌아다니며 쇼핑을 했다. 드디어 시간이 되어 버스에 탑승한 채로 유람선에 승선하였다. 떠나기 전에 승객들은 모두 내려 배 갑판 위로 올라갔다. 저 멀리서 보이는 폭포가 눈부셨다. 100여미터 때로는 200여 미터를 흘러내리는 많은 수량의 폭포가 하얗게 비단을 펼쳐 놓은 듯 쏟아져 내리고 있었다. 카메라에 잡히는 폭포만도 여러 개 였다. 눈이 녹아 흘러내리는 크고 작은 수백 개의 폭포를 보면서 지난해 뉴질랜드 남섬의 밀포드 사운드에서 보았던 눈녹은 폭포의 정경을 떠올렸다. 그곳과 이곳이 거리상으로는 멀리 떨어져 있지만 그 모습은 비슷하였다.

 

칠자매 폭포라는 200여 미터의 수직 폭포는 바람에 흩날리는 폭포물이 마치 폭풍우에 비가 흩날리듯 배쪽으로 떨어지고 있었다. 그 모습이 마치 긴 면사포를 바람에 날리며 서 있는 것 같다고 해서 그런 이름이 붙여졌다고 녹음된 안내양의 방송이 나왔다. 그런데 더 경이로운 것은 그 폭포 옆에 자리 잡은 목장이었다. 경사도 심하고 목장에서 수면까지 족히 100여 미터는 되어 보이는 절벽 때문에 아이들을 키울 때 떨어질까 봐 허리에 밧줄을 매어 놓았다는 방송을 들었을 때는 가슴이 짠하였다. 맞은편에는 총각 폭포도 흘러내리고 있었다. 500여 미터를 사이에 두고 마주하여 흘러내리는 그 폭포 또한 많은 수량이었지만 칠자매 폭포처럼 바람에 흩날리지는 않았다. 1시간여를 유람선을 타고 쉴 새 없이 쏟아져 내리는 수많은 폭포를 지나며 감상하였다.

 

항구에 도착하여 유람선에서 내린 버스는 한 참을 달려 요스테달 빙원에 자리 잡은 가장 크고 오래된 뵈이아 빙하가 있는 곳에 도착 했다. 밖에는 비가 내리고 있었지만 빙하가 잘 보이는 곳에 차를 세우고 비를 맞으며 빙하의 사진을 찍느라 분주했다. 잠깐 동안의 포토타임을 가진 다음 피얼란드 빙하 박물관으로 이동했다. 북극곰 박제 앞에서 사진도 찍고 빙하에 관한 영상물 동영상을 감상한 후 박물관을 떠났다. 박물관을 떠나 1시간여를 달려 만헬러와 포드네스구간을 유람선에 버스를 탄 채 탐승하여 노르웨이 최장의 송네 피요르드 건넜다. 다시 한참을 달려 라트달 호텔 도착하였다. 시간적으로 저녁 무렵이 었기 때문에 저녁을 먹고 휴식 시간을 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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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파워블로그 미션수행 현황 | 일상/생각 2017-07-31 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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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파워블로그 미션수행 현황

 

<독서>

1. 영어책 한 권 외워봤니? : http://blog.yes24.com/document/9778664 

2. 인문학은 밥이다 : http://blog.yes24.com/document/9777141

3. 생각의 융합 : http://blog.yes24.com/document/9776348 

4. 다치바나 다카시의 서재 : http://blog.yes24.com/document/9774822

5. 아주, 조금 울었다 : http://blog.yes24.com/document/9772595

6. 그래도 꿈꿀 권리 : http://blog.yes24.com/document/9772584 

7. 공터에서 : http://blog.yes24.com/document/9770556 

8. 절망독서 : http://blog.yes24.com/document/9770407 

9. 문학상 수상을 축하합니다 : http://blog.yes24.com/document/9768614

10. 어떻게 할 것인가 : http://blog.yes24.com/document/9768472

11. 라틴어 수업 : http://blog.yes24.com/document/9742883 

12. 앞으로 10, 대한민국의 골든타임 : http://blog.yes24.com/document/9739037 

13. 어쩌면 별들이 너의 슬픔을 가져갈지도 몰라 : http://blog.yes24.com/document/9734301 

14. 비하인드 도어 : http://blog.yes24.com/document/9732271

15. 회중시계 : http://blog.yes24.com/document/9728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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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책 한 권 외워봤니? | 일반 서평 2017-07-31 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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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영어책 한 권 외워봤니?

김민식 저
위즈덤하우스 | 2017년 01월

내용     편집/구성     구매하기

영어 공부에 진전이 없거나 여러 번의 시도에도 실패한 경험을 가진 사람들을 위한 영어공부 노하우를 설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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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책 한 권 외워봤니?

김민식

위즈덤하우스/2017.1.11.

sanbaram

 

세계가 글로벌화 되면서 영어는 국제공용어로 공고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이러한 시류에 힘입어 조기영어교육열풍이 불고, 조기 유학까지 붐이 일면서 우리 사회는 기러기 아빠 몇 십만의 현상을 초래하고 있다. 그러나 정작 세계적인 경기침체가 이어지며 조기유학 효과는 반감되고 취직하는데도 크게 도움이 되지 못하는 실정이다. 포기하자니 시류에 밀릴 것 같고, 영어에 힘을 기울여도 큰 성과를 얻지 못하는 여러 차례의 경험은 영어공부를 더욱 힘들게 만든다. 그런데 국내에서 공부하고도 영어동시통역사 자격을 가진 방송사 PD가 자기의 경험을 살려 영어 공부 노하우를 전하는 책 <영어책 한 권 외워봤니?>를 냈다. 가뭄에 단비가 아닐 수 없다. 저자는 1996MBC공채로 입사하여 2010<내조의 여왕>으로 드라마 PD로 백상예술대상 연출상을 공동수상했으며, 저서로는 <공짜로 즐기는 세상>과 함께 쓴 <PD가 말하는 PD>, <나의 영어공부 이력서>등 다수가 있다.

 

<영어책 한 권 외워봤니?>는 영어라면 기겁하는 분들, 영어 공부에 학을 뗀 분들, 한 번도 영어를 배워본 적 없는 분들에게 마지막으로 한 번만 더 영어 공부 해보시라는 힘찬 동기부여와 열렬한 응원을 전하기 위해 썼다고 저자는 말한다. 그러면서 초급 영어를 완벽하게 정복하지 않고 그냥 중급자 코스로 넘어가는 건 허공에 탑 쌓기고 밀물 앞에 모래성 쌓기다. 기초가 없으니 금세 무너진다고 하면서 영어 공부의 기초부터 완성까지의 과정을 6장에 걸쳐 단계적인 설명을 한다. 1장 영어 공부에는 때가 없다/ 2장 일단 한 권 외워보자/ 3장 짬짬이 시간도 내 편으로 만들어라/ 4장 책 한 권을 완벽히 외웠다면/ 5장 영어 공부 즐겁게, 계속하자/ 6장 결국, 영어는 자신감이다

 

삶이 바뀌는 인생의 전환점은 언제일까요? 언제든 나의 인생을 바꾸고 싶다는 간절한 마음을 먹은 바로 그 순간입니다. 간절한 마음은 꾸준한 실천으로 이어지고, 꾸준한 실천은 반드시 삶의 모양새를 바꿔놓거든요. 영어를 잘하는 비결은 인생을 바꾸고 싶다는 간절함입니다.(p.20)” 책 한 권을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가기 위해서는 매일 한 과씩 외우고, 전날까지 외운 것을 복습하는 공부가 중요하다. 복습을 할 때 핵심은 책을 보지 않고도 영어 문장이 떠올라야 한다는 것이다. 책을 보고 읽으면 다 아는 것 같은 착각이 생기기 때문이라고 말하면서, 스티브잡스가 말한 인생에서 점과 점은 이어진다, 인생에서 버려지는 노력은 없다.”는 말을 믿으면 힘들어도 지속하는 힘이 생긴다고 말한다.

 

“<영어회화 100일의 기적>, 문성현, 넥서스를 추천합니다. 100일 동안 매일 하나의 회화 상황을 공부할 수 있어서 좋습니다. 문법 설명보다는 시작부터 바로 회화 공부에 돌입하니까 처음부터 공부하는 보람을 느낄 수 있다는 점도 좋고요. 100일간 매일 한 과씩 외운다면 분명 영어 회화의 기적을 맛보실 수 있을 겁니다.(p.84)” 새로운 지식을 외울 때는 맥락을 만들어야 암기가 쉽다. 역사를 배울 때 이야기의 흐름을 알면 외우기가 쉬운 것처럼, 정보와 정보 사이를 연결하는 의미를 부여하는 것이 장기 보존 기억을 만드는 비결이다. 마찬가지로 문장과 문장 사이를 연결하는 이야기를 만들면 별개의 영어 문장도 암기하기 쉬워진다고 저자는 설명한다.

 

평소 우리는 단어 몇 개 알아들은 것으로 전체 문장을 유추합니다. 받아쓰기를 해보면 전치사가 빠지거나 정관사가 틀리거나 그럽니다. 다시 강조하지만, 기초회화를 외워야 해요. 그래야 문법의 틀이 머릿속에 들어섭니다. 초급 회화 쉽다고 설렁설렁 넘어가면 나중에 고급 회화 가서 고생합니다.(p.104)”고 말하며 초급회화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회화 공부를 위해 영문 소설을 읽는다면, 지문은 빨리 넘기고 대화 위주로 읽는 게 속독의 비결이다. 이야기의 흐름은 대화만 읽어도 파악이 되고, 대화문을 많이 읽으면 회화가 자연스럽게 늘 수 있다고 저자는 자기의 경험을 말한다.

 

중요한 건 반복입니다. 영어시험용 교재는 처음부터 끝까지 반복해서 여러 번 봐야 체계가 잡힙니다. 처음 공부할 때는 모르는 단어를 해설하느라 빨간색으로 주석을 달고, 두 번째 공부할 때는 중요한 표현에 줄을 치고, 세 번째 공부할 때는 관용구를 적느라 파란 글씨로 첨언을 했습니다.(p.192)” 이처럼 영어 시험공부 경험을 살린 요령을 알려주기도 한다. 이렇게 단권화 작업을 해 놓으면 어떤 시험을 보더라도 쉽게 복습할 수 있으며, 영어시험에 대한 자신감을 가질 수 있다고 한다. 그러면서 실패는 영원히 지속되는 상태가 아니다. 한두 번 실패 했더라도 노력하면 다음에는 반드시 성공할 수 있다. 이걸 믿어야 끈기가 생긴다. 실패를 두려워 말고 시작하고, 실패해도 훌훌 털고 다시 시작해야 한다고 용기를 북돋워 준다.

 

영어 조기 교육에는 돈이 많이 듭니다. 유학 알선이며 영어 학원이며, 그걸로 돈 버는 사람도 많습니다. 영어 조기 교육의 필요성을 목청 높여 외치는 사람은 많아도, 굳이 시키지 않아도 된다는 사람은 없습니다. 돈이 되지도 않는 일을 애써 떠드는 사람은 없으니까요. 단순히 돈 아끼자고 영어 조기 교육을 시키지 말라는 얘기가 아닙니다. 어른이 되어 영어를 독학으로 공부하면 인생 최고의 필수경쟁력까지 갖추게 됩니다. 바로 모국어 사용 능력과 자존감입니다.(p.253)” 이렇게 말하면서 저자는 영어 조기교육을 위한 유학의 무용론을 주장한다. 가정생활을 포기하는 기러기 아빠에 대해서는 반대의견을 분명히 한다. 영어를 잘한다는 것은 작은 표현을 하나하나 모으는 일이다. 단어 하나, 문장 하나는 별 것 아니지만 그것이 모여서 영어의 틀을 만든다. 인생은 결국 작은 순간 하나하나가 모여 이루어지는 것처럼, 평소 생활 속에서의 영어공부 중요성을 강조한다.

 

취업에 성공하기 위해서는 개인의 역량을 키우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합니다. 역량이란 지식, 기술, 태도 이 세 가지의 합이지요. 지식은 학교에서 배우고 기술은 일을 하며 익히지만, 정작 가장 중요한 태도는 어디에서도 가르쳐 주지 않지요. 태도는 몸에 밴 습관이 밖으로 저절로 드러나는 것입니다.(p.121)” 좋은 습관을 만들면 일상의 태도가 바뀌고, 태도가 달라지면 인생도 변한다. 인생에서 그냥 일어나는 일은 없다. 어떤 식으로든 삶은 다 연결된다. 소중한 인연으로, 소중한 경험으로 이어지는 삶은 결국, 하루하루가 다 선물이라고 말하는 저자의 말처럼, 학생이나 일반인들이 이 책을 읽고 인생의 터닝 포인트를 가질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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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학은 밥이다 | 일반 서평 2017-07-30 12: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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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인문학은 밥이다

김경집 저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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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학은 전문지식을 생산하는 분야가 아니라 여러 학문을 아우르게 하고 서로 소통하게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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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학은 밥이다

김경집

알에이치코리아/2015.3.24.

sanbaram

 

우리나라 대학에서 인문학은 취직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지 못한다하여 주변학문으로 밀려나고 있다. 그 대신 사회에서 일반인들을 상대로 인문학의 붐이 일어나 활발한 저술과 강연을 통한 교육이 다양하게 진행되고 있다. <인문학은 밥이다>의 저자는 서강대학교영문과 및 동대학원 철학과를 졸업하고 가톨릭대학교 인간학교육원에서 교수를 지냈다. <마흔 이후, 이제야 알게 된 것들>, <나이듦의 즐거움>, <책탐>, <지금은 행복을 복습하는 순간>, <엄마 인문학> 등 다수의 저서가 있고, 각종 강의를 하고 있다.

 

인문학은 인간이 주체가 되어 능동적으로 다양한 분야의 지식들을 인간을 주제로 해석해보고 결합시키며 새로운 의미와 가치를 창출해내는 힘을 길러주는 시너지를 제공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인문학은 밥이다>의 내용은, 1부 마음의 깊이를 더하는 인문학에서는 철학, 종교, 심리학을 주제로 인문학의 내용과 역할을 소개하며, 2부 진보하는 인류와 인문학은 역사와 과학을 통해 인문학이 어떻게 진보하고 있는지 설명한다. 3부 감성을 깨우는 인문학에서는 문학, 미술, 음악의 주제로 각 분야에서 어떻게 인문학이 감성을 깨우고 있는지 그 실례를 들어 설명한다. 4부 인문학은 관계 맺기다 에서는 정치, 경제, 환경, 젠더 등의 주제로 어떻게 관계를 맺고 있는지 그리고 그것을 우리는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를 이야기한다.

 

중국에서 사상과 정치가 일체되었다는 점은 분명 서양과 다른, 뛰어난 문화의 결과물이다. 유럽은 종교로 통합되었지만 중국에서는 사상이 그런 역할을 했다. 그러나 하나의 학설로 통일 되었다는 것은 필연적으로 다른 학설에 대한 불관용 혹은 탄압으로 이어졌다는 사실을 직시하자.(p.55) 통치자의 입맛에 맞는 공자의 유교는 신봉되었지만 맹자나 묵자 등의 사상은 배척을 받게 된 것이다. 동양의 여러 왕조에서 특히 조선 왕조에서 의도적으로 맹자를 배척한 건 대담한 주장 때문이었다. 고려 왕조를 무너뜨릴 때는 맹자에 의지했으면서 말이다. 어쩌면 맹자로 혁명을 했기에 그 위험성을 너무나 잘 알고 있어서 그랬는지도 모른다. 맹자만 그런 게 아니었다. 묵자 또한 인간평등을 과감하게 주장했다. 이렇게 철학은 관념이 아니라 실천적 삶의 방식이다. 또한 철학적 사유는 자아를 사회와 연대시킴으로써 이기적 자아에 스스로 갇히지 않고 보편적 존재로서 세계시민 의식을 실현하게 한다.

 

한국교회 상당수는 근본주의 또는 복음주의적 성격이 짙다. 1960년대 이후 한국 교회의 성장모델이 바로 미국 교회, 특히 근본주의로 무장한 복음주의 교회였기 때문이다. 그로 인한 폐해가 다양한 형태로 속출돼 사건사고들을 양산하고 있는 것 같아 안타깝다. 한편, 근본주의가 안고 있는 편협함, 배타성, 공격성은 우리 사회 전반의 문제점이기도 하다.(p.93)” 일신교를 믿는 이들의 배타성은 여타 종교를 동등하게 생각하지 않고 미개하게 본다거나 교화의 대상으로 보고, 더 적극적인 이들은 공격의 대상으로 생각하여 심각한 사회 문제가 되기도 한다.

 

크로아상은 유럽인들이 무슬림 전사를 물리친 것을 기념해 자신들의 상징인 초승달을 빵으로 빚은 것이고, 베이글은 유대인들의 누룩 없는 빵에서 유래했다.(p.94) 이런 것들은 무심코 지나치기 쉬운 문제지만, 협상에 임하거나 관계를 맺을 때는 이런 사소한 것까지 상대방 문화에 대한 배려를 충분히 해줄 필요가 있다.

 

꿈에 대해서도 융은 프로이트와 다른 견해를 전개했다. 프로이트는 꿈을 개인의 무의식이 억압된 결과로 해석하고 과거 행위에서 비롯한 것으로 한정한 반면, 융은 꿈의 예시적 기능을 강조했다. 프로이트는 의식과 무의식이 합일하는 삶을 자기실현의 과정으로 삼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융은, 의식이 인식하지 못하는 삶의 진실이 집단무의식에 있고, 그것이 꿈을 통해 삶의 목표를 일러준다고 말한다.(p.108)” 프로이트와 융의 심리학 뿌리는 갖지만 각기 다른 주장을 하고 있는 면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 그래서 이들의 차이점이 무엇 때문인지 충분히 이하여 활용할 수 있어야 한다.

 

일찍이 에드바르트 뭉크는 회화적 표현에서 인간의 내면을 그려냈다. 뭉크의 그림은 프로이트가 <꿈의 해석>을 출판하기 이전에 완성된 것들이다. 그러나 이미 그는 외적 묘사에서 탈피해 인간의 심리를 회화적으로 탁월하게 묘사했다. 뭉크의 이런 시도는 이후 칸딘스키 등이 추상미술을 통해 정신적 가치와 심리를 색체와 새로운 구성으로 더 깊이 파고들 수 있는 가능성을 제시하였다.(p.137)” 이렇게 미술과 심리학은 별개의 것이 아니라 표현하는 방법의 차이라는 것이다. 학문간의 융합이란 둘 또는 그 이상의 학문간에 공통적으로 갖고 있는 것을 찾아내 또 다른 쪽에 적용하는 것이 바로 인문학의 역할이다.

 

서아시아를 유럽인들은 중동이라고 불렀다. 아시아 대륙 남서쪽에 있는 지역이니 서남아시아 혹은 서아시아가 맞다. 예전 유럽인들에게 동양은 터키에서 인도까지였다. 그 중간에서 약간 동쪽으로 치우친 곳이 바로 그들이 말하는 중동이다.(p.168)”우리가 무심코 사용하는 용어 하나에도 유럽인의 시각에서 사용하는 것을 그대로 차용해 쓰고 있는 것은 의외로 많다. 아무래도 학교 교육 자체가 서양인의 시각에서 만들어진 교육과정을 갖다 쓰기 때문이 아닌가 한다.

 

흥부전에 담긴 조선시대 행복의 우선순위를 흥부의 박에서 보면 첫 번째 박에서 나온 풀뿌리는 귀한약재 -건강, 둘째 박에서 나온 책들 -과거 급제로 가문을 빛내라는 상징, 셋째 박에서 나온 금은보화 -물질적 풍요, 넷째 박에서 나온 미녀 -쾌락 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흥부전은 동생의 분노가 담긴 작품이다. 그 유는 임진왜란 이전까지는 유산을 딸들에게까지 골고루 돌아갔다. 그러나 전란을 겪고 힘들어지자 장남에게 모든 것을 물려주기 시작했다. 그래서 장남 위주의 사회가 되다보니 민심을 반영한 이런 문학작품이 생겨나게 된 것이다.

 

진화론에 버금가는 지적 혁명은 천동설을 뒤집은 지동설 정도뿐이다. 지동설 전후와 진화론 전후, 세계에 대한, 더 나아가 우주에 대한 인식의 틀이 완전히 뒤바뀌었다. 이는 당연히 세계를 바꾸고 삶의 방식을 바꿔놓았다.(p.240)” 서구의 사상을 지배하던 기독교의 세계관을 바꿔 놓은 것이 위에 언급한 지동설과 진화론이다. 그래서 그것을 주장하는 사람들은 제재를 받았고 곳에 따라서는 지금도 완전히 인정하기 싫어하기도 한다.

 

우리는 흔히 낭만주의 하면 뭔가 아름답고, 사랑스러우며, 달콤한 것을 연상하는 경향이 있다. 굳이 색깔로 치면 핑크색이다. 그러나 낭만주의의 본질은 달콤 쌉싸름한 감상이 아니다. 기존의 법칙, 질서, 보편 등의 힘에 대한 저항이다. 그래서 낭만주의 예술은 자유, 탈 규범, 개성 등을 주제로 다뤘다.(p.324)

낭만주의 치기(?)에 반발이 바로 사실주의였다. 흔히 대상을 사실 그대로 표현하는 것을 사실주의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는데, 그것은 반쪽짜리 이해로, 사실주의 배경을 지워버렸기 때문에 일어나는 오해라고 볼 수 있다. 사실주의가 지향하는 것은 단순한 사실적 묘사가 아니다. 그 묘사의 대상인 현실은 암울하고 절망적이다. 사실주의의 배경에는 산업혁명이 자리 잡고 있다.(p.326)” 이렇게 해서 미적 판단의 기준은 재현이 아니라 표현으로 바뀌었다. 표현미의 시대가 온 것이다. 동시에 미적 판단이 객관에서 주관으로 변모했다. 이제는 그리는 사람이 주체가 된 것이다. 표현미에 가장 충실했던 그림들이 바로 인상파 미술이다. p.358

 

서태지는 처음에는 무성음을 피해 매끄럽게 랩을 구사하다가 점차 격렬한 비트감을 살릴 수 있는 방식으로 발전시켰다. 그리고 DJ D.O.C와 신해철 등은 라임(각운)을 적극적으로 가미해 음악적인 면과 가사의 수사법에서 랩의 진화를 이끌어냈다. DJ D.O.C의 가사는 국어교과서에 실리기도 했다.(p.418)” 랩은 흑인들의 차별에 대한 저항의 산물이다. 그러나 저항은 단순한 분노가 아니다. 그것은 자신의 현실에 대한 진지한 이해며 도전이다. 이는 젊은 대중의 시대정신이다. 그 시대정신이 요청하고 표현하는 인간상이 어떤 것인지 주목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자본주의란 이윤추구를 목적으로 하는 자본이 지배하는 경제체제, 혹은 생산수단을 사유화한 상태에서 상품생산이 행해지는 경제체제를 의미한다. 자본주의라는 개념은 애덤 스미스 등의 경제학자들이 만들어낸 것이 아니라 놀랍게도 마르크스 등 사회주의구조와 그 운동법칙을 밝히기 위해 자본주의라는 개념을 도입했고, 그 폐해에 대해 비판했다.(p.499)” 현실에서 보이지 않는 손은 바로 기업들의 로비와 그들의 대변자인 정부의 경제정책 담당자, 그리고 주류 경제학자들의 카르텔이다. 애덤 스미스가 보이지 않는 손을 언급한 상활을 고려하는 이들은 별로 없어 보인다.

 

몇 차례의 경제위기 때마다 그 고통은 노동자와 일반시민이 떠맡아야 했다. 시민의 혈세인 공적자금으로 가까스로 회생한 금융기관은 시민들의 이익은 철저하게 외면한 경영으로 자신들의 배만 불렸으며, 일반 기업들 또한 마찬가지였다. 기업의 이익이 일반 시민의 이익으로 돌아갈 것이라며 기업에는 온갖 혜택을 제공한 정치인들은 지표상의 성과만 강조할 뿐, 심화와 악화를 반복하는 양극화는 애써 외면했다.(p.533)” 이런 엘리트나 상류층 위주의 경제 운영을 우리는 막아야 한다. 어려움은 서민이 분담하고 그 열매는 일부 가진자들이 걷어 들이는 구조적 모순을 없애야 하는 것이다.

 

우리에게 지금 인문학이 절실히 요구되는 건 현대사회에서 갈수록 중요해지는 융합 지식의 필요성 때문이며, 또한 주체적인 자아를 실현하는 데 큰 도움을 주기 때문이다.(p.626)” 인문학은 전문지식을 생산하는 분야가 아니다. 여러 학문을 아우르게 하고 서로 소통하게 함으로써 각자에게 더 큰 가치를 생산할 수 있게 한다. 학생들뿐만 아니라 보다 많은 사람이 이 책을 읽고 인문학적 사고를 할 수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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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의 융합 | 일반 서평 2017-07-29 2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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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생각의 융합

김경집 저
더숲 | 2015년 03월

내용     편집/구성     구매하기

진정한 인문학은 어떤 분야를 다루건인간의 틀로 접근하는 연구와 성찰이라면서 생각의 융합 방법을 구체적으로 예를 들어 설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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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의 융합

김경집

더숲/2017.5.15.

sanbaram

 

인문학은 흔히 말하듯 문학, 역사, 철학의 영역에 국한되는 게 아니다. 진정한 인문학은 어떤 분야를 다루건 인간이라는 틀로 접근하는 연구와 성찰이다. 시간과 공간, 과목과 분야의 분리와 격리를 허물고 자유롭게 넘나들며 내가 주인이 되어 묻고 캐고 따지면서 묶고 엮어보면 새로운 것들이 보인다. 그것을 해 줄 수 있는 분야가 바로 인문학이라고 저자는 말한다. <생각의 융합>을 통해 지금까지 우리가 배운 엄청난 지식과 정보를 가로지르며 의미를 찾고 새로운 가치를 도출해내는 방식으로 재구성하면 된다는 것이다.

 

<생각의 융합>의 내용 구성은 1 컬럼버스, 이순신을 만나다: 시공간을 초월한 역사와 역사/ 2 코페르니쿠스, 백남준을 만나다 : 과학과 예술/ 에밀 졸라, 김지하와 만나다 : 정치와 인권/ 4 호메로스, 제임스 조이스와 만나다: 신화의 문학적 재생산/ 5 히딩크, 렘브란트와 만나다 : 시대를 극복한 자유로운 개인’/ 6 나이팅게일, 코코 샤넬과 푸틴을 만나다 : 전쟁과 여성해방/ 두보, 정약용과 김수영을 만나다 : 역사를 가로지르는 시적 감흥/ 8 인문학은 사람이다/ 9 인문학은 질문이다. 등으로 되어 있다.

 

서양에서 책은 중세를 붕괴시키고 근대로 나아가는 데 기여했지만, 고려와 조선의 책은 중세적 질서를 고착화시키는 도구였던 셈이다. 서양에서 책은 변화의 원동력이었지만 조선에서 책은 체제 유지용이었기 때문이다.(p.28)” 이처럼 같은 도구를 사용해도 그것을 사용하는 목적에 따라 결과는 아주 달라 질 수 있기 때문에, 활용 방향 설정이 중요하다.

 

콜럼버스와 이순신, 1492년과 1592. 100년 이라는 시간의 격차, 동양과 서양이라는 공간적 차이를 뛰어넘은 두 사람의 만남은, 그 사이에 펼쳐진 수많은 사건과 변화까지 소환함으로써 우리에게 무한한 상상력과 입체적 사고력의 한 단면을 맛보게 해준다. 그 중심에는 은과 조총이 있다. 동양에 전해진 한 자루의 총은 동아시아의 판도와 역사를 바꿔놓았다. 7년에 걸친 대전쟁은 결과적으로 중국, 한국, 일본의 영토 변화를 가져오지는 않았지만, 실제로는 엄청난 변화를 일으켰다.(p.65)” 이와 같이 세계는 하나로 연결되어 있기 때문에, 상상으로 그 연결 고리를 찾아 우리 에게 필요한 방향으로 발전을 유도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흐름에 뒤처져 적응하기 힘들어지기 때문이다.

 

임진란이나 정유재란이라는 말 속에는 난리의 원인이 오로지 왜인들에게 있다는 관점이 담겨 있다. 물론 전쟁을 도발한 것은 일본이다. 그러므로 전쟁의 책임은 침략자가 져야 한다. 그러나 그렇게 당하도록 방관하고 대비하지 않은 조선의 과실도 크다. 왜란이라는 명칭에 자칫 자기 책임을 회피하려는 의도가 개입된 것이 아닌지 돌아볼 일이다. 어쩌면 그런 사고방식 때문에 전쟁을 자초했고 백성들이 수년 동안 고난을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왕조가 바뀌지 않고 버틴 것인지도 모른다. 그렇게 보면 병자호란도 마찬가지다. 1636년의 이 전쟁도 병자년 조청전쟁이라고 불러야 한다. 병자호란이라는 명칭에도 병자년에 오랑캐가 일으킨 난리라는 의미가 숨어 있다.(p.68)” 우리가 무심코 지나치는 용어 하나에도 그 본뜻을 따져보며 역사관을 바르게 세울 필요성을 역설한다. 나의 잘못은 덮고 남의 탓으로 돌리려는 이런 경향이 지금까지 내려오고 있기에 윗사람들은 잘못을 인정하거나 책임지기를 회피하고 그 피해를 서민들이 고스란히 떠안는 경우가 허다하다.

 

어떤 관점에서 대상을 표현했느냐다. 재현미에서는 주문자의 눈이었고 표현미에서는 화가의 눈이었다면, 인식미에서는 감상자의 눈이 중심이다. 화가가 자기 방식대로 생각과 느낌을 그려냈다면 감상자는 더 이상 화가의 눈과 해석에 따라 이해할 필요가 없다는 뜻이다. 화가가 그렇게 생각하고 느낀 것을 나는 내 방식대로 해석하면 된다.(p.102)” 무엇을 그린 그림인지 모르겠다고, 불친절하다고 불평할 게 아니라 오히려 나 자신을 들여다볼 수 있는 최상의 기회로 삼는 것이 현명한 감상 태도다.

 

검찰이 말도 되지 않는 유서 대필 사건의 내막을 몰랐을 리 없다. 그럼에도 황당한 주장을 밀고나가야 할 만큼 노태우 정권은 위기에 처해 있었다. 그러나 정권의 눈치 보기에만 급급했던 검찰은 자신들의 목적을 이루기 위해 사건을 왜곡했다. 범인은 강기훈이 아니라 대한미국 검찰이었다! 그것은 대법원의 판결로 명백히 밝혀진 사실이다.(p.123)” 하지만 검찰은 이 사건으로 체제 유지의 선봉장이 되었다. 당시 법무장관 김기춘이 노태우 정권을 지켜내는 데 혁혁한 기여를 했을지는 몰라도, 진실과 민주주의, 인간의 가치는 퇴보했다. 사악한 권력의 그릇된 명령에 순치되어 그것이 옳다고 믿게 되는 순간, 자신은 악을 저지르는 게 아니라 공정한 의무를 수행하고 있다고 믿게 한다. 중국의 홍위병들이 그랬고 현재 대한민국의 일부 일베(일간베스트)’들의 소행도 그런 경우가 많다. 자신은 정의롭고 성실하다는 이 착각이 악을 더욱 심화시킨다.

 

지금도 걸핏하면 자신들의 입맛에 맞지 않거나 시비를 따지면 빨갱이극렬좌파종북세력이니 하며 억압하고 죄 없는 사람들을 잡아 가둔다. 그것도 모자라 심심하면 간첩으로 몰아 조작하기도 한다. 그러면서 마치 그들만이 나라를 위해 일하고 있는 것처럼 떠들어 댄다. 그러나 과연 그들에게 올바른 가치와 인간에 대한 기본적 예의와 민주주의에 대한 신념이 있는지 되묻지 않을 수 없다. 그 상징적 사건이 바로 강기훈 사건이다.(p.168)” 브라질의 대주교 동에우데르 페소아 카마라의 이 말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 “내가 가난한 사람을 도와야 한다고 하면 성자라 하면서, 내가 가난을 낳는 구조를 바꿔야 한다고 말하면 빨갱이라고 한다.”

 

김지하와 박홍에게 에밀 졸라와 같은 선택을 했어야 한다고 요구할 수는 없다. 그러나 사건의 실체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한 사람의 삶을 파멸로 이끌게 한 것에 대해서는 용서하거나 잊어서는 안 될 일이다. 이 사건은 분명 다시 대한민국의 정의를 묻고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공지영은 <도가니>를 통해 이렇게 말한다. “우리가 하는 일은 세상을 바꾸기 위한 것이 아니라, 세상이 우리를 바꾸지 못하게 하기 위한 것이다.”(p.177)

 

그곳에는 포석정만 있는 것이 아니라 포석사도 있었다고 한다. 그곳은 모든 신라의 화랑들로부터 존경과 흠숭을 받던 화랑 문노(文努)를 기리는 사당이었다. 경애왕이 아무리 타락하고 유흥을 즐겼다 하더라도 도성이 함락되는 지경에 처했는데 거기까지 가서 놀았을 리 없다. 임금은 바로 그 사당에 갔던 것이다. 문노에게 제를 올리며 무너져가는 신라를 지켜달라고 빌었을 것이다. 물론 그렇게 한다고 해서 죽은 문노가 신라를 지켜줄 리는 만무하다. 따라서 임금이 포석사에 간 것은 모든 신라인들, 특히 경주인들에게 문노의 정신을 계승하고 굳센 화랑 정신으로 무장하여 수도를 지켜내자는 일종의 정치적, 종교적 의식을 치렀던 것으로 보는 것이 맞다.(p.239)” 1933년 일본은 조선의 모든 유적을 조사하여 다음 해에 문화재로 지정했는데 고적 1호가 바로 포석정이었다. 그것은 바로 식민사관과 그릇된 신화의 결합이었다. , 조선인들은 임금이 위기 상황에서도 국가와 백성을 팽개치고 술판을 벌이고 놀았을 정도이니 스스로 다스릴 능력이 없다는 생각을 주입하기 위해 고적 1호로 지정했던 것이다.

 

나이팅게일의 간호부대가 단순히 크림전쟁의 참전에 그치지 않고 이후 병원 위생과 경영에 거대한 개혁을 일으켰으며 간호사들의 위상을 바꿔놓았다는 점이다. 더 나아가 이것은 여성해방운동에도 영향을 끼쳤다. 따라서 나이팅게일의 간호부대는 여성이 전쟁에 참전한 것 이상의 의미를 지니고 있다는 사실에 주목해야 한다.(p.325)”

오늘날 샤넬은 고가의 명품으로 인식되고 있지만 샤넬의 패션 철학은 여성의 몸을 자유롭게 하라!’는 일관성을 유지해왔다. 몸을 꽉 조여 억압했던 코르셋과 허리받이인 저슬로부터 여성을 해방시키고 활동의 자유와 선택의 자유를 여성들에게 선물한 사람이 바로 샤넬이었다. 무릎 높이로 짧아진 치마와 활동이 자유로운 바지를 만들었을 때 사람들은 경악했다. 여성의 의상이 우아하고 화려해야 한다는 통념을 깨뜨렸기 때문이다.(p.331)”

나이팅게일이나 샤넬의 선구적인 생각과 활동이 여성의 해방과 권익을 위해 지대한 영향을 끼쳤음을 알아야 할 것이다. 그녀들의 활동으로 직업여성의 정당성과 사회활동을 당연하게 받아들일 수 있는 바탕을 마련해 주었음을 인식해야 한다.

 

서아시아 같은 아열대지방에서는 시신이 금세 부패하기 때문에 가능한 한 빨리 매장한다. 그해서 이슬람권에서는 24시간 안에 매장하는 문화가 생긴 것이다. 그런데 아무리 온대지방이라 해도 100일 동안 시신을 보관한다는 것은 불가능하다. 그래서 시신이 부패하지 않도록 하기 위해 석빙고의 얼음이 필요했던 것이다. 얼음 위에 돗자리를 깔고 그 위에 임금의 시신을 보관했던 것이다. 얼음이 녹아서 물이 흐르고 습도가 높아지는 것을 막기 위해서 미역을 준비했다. 그래서 그 미역을 국장미역이라 불렀다고 한다. 대단한 과학 아닌가?(p.490)” 이런 것들이 바로 석빙고를 만들고 유지했던 이유인데 지금은 그런 것에 대한 관심도 기울지지 않고 있는 것이 잘못된 우리 교육의 현주소라 할만하다.

 

학생이나 일반인들이 인문학이 무엇이며 어떻게 공부하고 활용해야 할지를 이 책을 통해 배울 수 있기를 바란다.

 

저자는 서강대학교영문과 및 동대학원 철학과를 졸업하고 가톨릭대학교 인간학교육원에서 교수를 지냈다. <마흔 이후, 이제야 알게 된 것들>, <나이듦의 즐거움>, <책탐>, <지금은 행복을 복습하는 순간>, <엄마 인문학> 등 다수의 저서가 있고, 각종 강의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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