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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대 쿨할 수 없는자의 슬픔 | 2016-02-26 1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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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쿨하게 한걸음

서유미 저
창비 | 2008년 0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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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가 쿨하게 되기까지는 서른 몇해가 걸렸다

난 그녀보다 훠훨씬 더 오래 되었는데 절대 쿨해지지는 못할 것 같다

 

자기 자신의 인생을 책임진다는게 어떤 건지는 머리로 이해하고 알고 있지만

이미 자본과의 노예계약을 체결한 상태라 난 그렇게 되지 못할 것이다.

나부터 그렇지만 세상 모든 사람은 자본의 노예가 되어 살고 있다.

날마다 다가오는 월급날에 묶여서 좋은 옷 하나 더 사는 게 뭐라고, 맛난 것 하나 더 먹는게 뭐라고

명품 백 갖는 게 뭐라고, 인간의 존재의미가 무엇 인지, 살아야 할 가치가 뭣인지 모른 채

그냥 살아가고 있다. 일하다가 또 잠깐 쉬다가

가치를 지향하지 않는 삶이란 공허하기 그지 없는데 

 

세상이 그러함에도 불구하고

이 소설의 주인공 연수는 연약하지 않다. 그리고 예민하다

남자친구와도 사랑이 아닌 것으로 판명되자 관계를 해지하고

직장또한 자기 자신의 자유의지로 미래를 선택하기 위해 그만 둔다.

그 쿨한 모습이 너무 좋다.

 

이 소설은 삼십대의 고민과 그에 대한 해답까지는 아니지만 나름의 결단을 가지고 있다.

그럭저럭 만나는 연인과 결혼을 해야 할까?  꼬박꼬박 봉급이 나오는 직장을 그만둬야 할까?

하지만 그녀는 결론을 내린다. 그렇게 하는 것으로

그리고 자기가 좋아하는 일을 위해 노력한다.

남들보다 늦은 선택이지만, 결심을 단단히 굳히고 노력하는 모습으로 끝이 난다.

결과가 성공이어도 되고, 실패여도 좋다. 어쨌든 그녀는 선택을 한 거니깐

 

서유미 소설가가 자기 모습을 많이 투영해서 쓴 것 같은데 문체가 발랄하고 통통 튀어 읽기는 좋은데

가슴 속에 뭔가 새기는 알싸하고 아릿한 맛은 부족한 거 같다.

슬픈 이야기가 중간에 갑자기 튀어나와 생뚱맞은 것도 같고

요즘 많이 언급되는 소설가이기에 훅 질렀는데

다른 소설을 더 읽어보고 판단해야 할 듯

일단 판단 유보~~ 최종결론은 다음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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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의 표정은 옮다 | 2016-02-24 1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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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너의 슬픔이 끼어들 때

안희연 저
창비 | 2015년 0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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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시가

눈이 시큰하다

나의 잘못으로 인해 초래된 것만 같은 결과, 될 것만 같은 미래

할수만 있다면 내가 했던 모든 잘못을 되돌리고 싶다.

어떻게 하면 그가, 그녀가, 그아이가 살아날까?

한눈을 감고 살아가다 불현 듯 나머지 한눈이 떠지는 느낌

 

시인의 각각의 시 문장이

무엇을 지시하는지 분명하게 알지 못해서

시를 읽었다고 말할 자신이 없다.

 

그러나 피아노의 병 마지막 문장을 읽을 때쯤 눈물이 핑 돌았고

백색인간은 나를 대신했던 누군가들에게 미안함을 느끼게 한다.

난 시를 제대로 읽은 걸까 아니면 읽지 못한 것일까

 

어쨌든 우리의 만남은 우연이 아니기에 

품에 꼭 안고 내 것이라고 선언해야지

 

-피아노의 병-

 

건반을 누르지 못하는 날들이 계속됐습니다

 

 아직 눌리지 않은 건반과

 손이 지닌 모든 가능성 사이이에서

 그는 내게 끊임없이 지시를 내렸습니다

 

연주하라, 죽은 아이의 목소리로

 

 지금껏 수많은 지시어를 만나왔습니다 나에게는 예언의

새가 있고 언제나 그것을 따라가면 될 일이었습니다

 

 그러나 건반을 누르지 못하는 날들이 계속됐습니다 검게

주저앉는 마을을 보면서부터 그때 나는 손 닿을 듯 가까운

언덕에서 까마득히 내려다보는 방향에 있었습니다

 

 질문을 품었습니다 음악은 어디서 오는가 음악은 무엇을

할 수 있는가 소리란 애초에 삼켜질 운명을 지닌 것, "언어

를 통한 대답은 없다 적어도 언어를 통한 대답은 없다"*는

문장만이 머릿속을 맴돌았습니다

 

 그날 이후 모든 사물이 나에게 죽음을 공물로 요구하기

시작했습니다 예언의 새는, 아니 예언의 새일 거라는 믿음

은, 눈앞에서 처참히 찢겼습니다 영혼이 실리지 않은 음표

들이 차가운 유리 조각으로 쏟아집니다

 

 눈빛이었습니다 팽팽한 줄 위에서 춤추는 아이와 그 아

이를 쓰러뜨리는 파도, 천진하게 다시 일어나 춤추는 아이

와 그 아이를 쓰러뜨리는 파도 ......이 모든 것이 커다란 불

속에 있었습니다 납작 엎드려도 소용없는 불 속에서 ......

 

 빌린 발을 신고 긴긴 잠에 들어도 내가 죽은 아이가 될

수는 없습니다

 

 피아노는 흰 천으로 덮여 있습니다 이곳에서 도망치지

않는 일에 하루를 씁니다 끝까지 손을 흔드는 자세가 그림

자의 표정을 결정지을 것이라고

 

 아직 눌리지 않는 건반과

손이 지닌 모든 불가능 사이에서

그의 지시는 점점 더 가혹해지고 있습니다

 

미지근한 물을 의심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연주하라, 내면을 향하여

 

물속에 얼굴을 들이밀면

도처에 말할 수 없는 어둠뿐입니다

 

*미셀 슈나이더 슈만, 내면의 풍경

 

 

 

-백색공간-

돌부리에 걸려 넘어진다고 쓰면

눈앞에서 바지에 묻은 흙을 털며 일어나는 사람이 있다

 

한참을

서있다 사라지는 그를 보며

그리다 만 얼굴이 더 많은 표정을 지녔음을 알게 된다

 

그는 불쑥불쑥 방문을 열고 들어온다

 

지독한 폭설이었다고

털썩 바닥에 쓰러져 온기를 청하다가도

다시 진흙투성이로 돌아와

유리창을 부수며 소리친다

"왜 당신은 행복한 생각을 할 줄 모릅니까!"

 

절벽이란는 말 속엔 얼마나 많은 손톱자국이 있는지

물에 잠긴 계단은 얼마나 더 어두워져야 한다는 뜻인지

내가 궁금한 것은 가시권 밖의 안부

 

그는 나를 대신해 극지로 떠나고

나는 원탁에 둘러앉은 사람들의 그다음 장면을 상상한다

 

단 한권의 책이 갖고 싶어

아무것도 쓰여있지 않은

 

나는 눈 뜨면 끊어질 것 같은 그네를 타고

 

일초에 하나씩

새로운 옆을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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있는 그대로의 나를 보세요 | 2016-02-18 1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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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거짓말의 탄생

정한용 저
문학동네 | 2015년 12월

내용     편집/구성     구매하기

시가 꼭 이쁜 말이어야 시인가요, 문장을 다시 조합해야만 시인가요. 안그래도, 내 이야기를 그대로 써도 시입니다. 그런 능력은 특별히 신이 준 것이기에 불공평해도 참아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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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시는 이야기다.

그가 쭈욱 쉬지 않고 이야기를 하니 시가 되버렸다.

무슨 마법이 깃들었길래

신은 사람을 차별한다. 너무나 큰 능력을 그에게 줘버린 거다.

난 나의 이야기를 아무리 풀어봐도 시가 되지 않는데

불평하면 들어줄까? 절대 아닐 거다.

원래 신을 불공평하니까

그런 신 갖다 버리고 싶지만,

작고 사소한 것들을 믿지 않았기에

신을 공경하지 않았기에 괘씸죄에 걸린거다

낼 부터라도 내 맘속의 하나님을 들여야 하려나

 

뼈가 없이 몽글몽글한 말,  갈비뼈를 하나 빼줄 듯한 넉넉한 언어들 부럽다!!

나는 내게 없는 것만 부러워하라고 운명지어진 듯 싶다.

그래도 내가 자랑스러운 건 야속한 운명을 탓하지 않고

열심히 시를 사는 나의 지갑이다.

인터넷서점에서 7,200원인

그 사람의 뼈와 살인 것을 고작 이렇게

그들을 이렇게 착취하는게 눈물나게 미안하다

자본가만 인민을 착취하는 게 아니다.

 

 

-서 있는 사람-

 

  봄비가 내린다. 어제 환하던 햇살이 오늘은 물보라로 바

뀌어 흩어진다. 내일이면 연두빛 나뭇잎들이 초록의 계절로

들어설 것이다. 당신, 빗속 걷기를 좋아하는가. 누군가 맨몸

으로 비를 맞으며 총총 뛰어간다면, 나는 얼른 쫓아가 손이

라도 잡아보고 싶어진다. 지난번에 정말 그런 적이 있다. 옛

애인처럼 보이는 낯선 여자였을 것이다. 흰색 블라우스에

검은 색 스커트를 입었을 것이다. 카페 앞 가로수길이었을

것이다. 내가 손을 잡자, 그는 걸음을 멈추고 돌아보았다.

당황한 듯, 아니 황당한 듯, 서로 한참 아무 말도 하지 않았

다. 그렇게 30초쯤 서 있었다. 그 짧은 순간이 지난 30년 세

월과 겹쳐졌다. 다음날, 비 그치고 햇살 났을 때, 나는 보

았다, 그가 그 자리에 여전히 서 있는 것을. 그 머리카락 끝

에 매달린 잎사귀들이 더 푸르고 환하게 반짝이고 있었다.

 

-거식증-

 

  아무래도 책을 끊어야겠다. 이해가 안 가시겠지만, 책을

읽을 때마다 몸이 붓는다. 달포 새 5킬로그램쯤 늘었다면,

비정상이긴 해도, 뭐 그럴 수도 있겠다. 하지만 백 근 나가

던 몸무게가 1년 만에 이백 근에 근접한다는 건, 황당하기

그지없는 일이다. 이게 다 지난 열두 달 동안 멋모르고 먹어

치운 책들 때문이다.

 

  짐작하시겠지만, 가장 가벼운 건 여행 서적이다. 참살이

채식같다. 살이 안 찐다. 딱딱하고 무거운 "그라마톨로지"

를 읽었을 땐 3.2킬로그램이나 쪘다. 맛도 없는 걸 꾸역꾸역

참았다. "통섭" 마지막 장을 넘겼을 땐 무려 4.5킬로그램이

나 늘었다. 아주 질기고 팍팍했다. 다이어트용으로 가볍게

봤던 "하자르 사전"에도 0.5킬로그램이나 올랐다.

 

  책을 끊어야겠다. 일절 곡기를 끊고 공복에 비타민과 뒷

산 약수만 삼켜야 하겠다. 내리 3년은 단식 요양에 들어야

겠다. 그러면 불쌍한 나를 가엾이 여겨, '대한거식증환우회'

에서 나를 단골 나주집으로 불러내리라. 식탁에 백과사전만

큼 두꺼운 삼겹살과 세계문학전집만큼 긴 소주병을 차려놓

고 나를 기다리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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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적을 남기는 이것은 살아가는 나름의 오기랍니다 | 특별한 시 2016-02-17 2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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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우리의 대화는 이런 것입니다

박시하 저
문학동네 | 2016년 0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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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시는 이 세상에 살아갈 가치가 있다는 것을 외로움을 미끼로 알려준다. 난 그 보다 덜 외로워서 다행이다고 살그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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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언제나 무엇이든 과잉이예요

탐닉은 이런 것이지요

난 항상 과잉 유발과 취향 격발을 바래요

어느 누구에게든 절대 상처를 입히지는 않으니

나 잘했지요 하고 칭찬받고픈

치기 어린 그 무엇인 거죠

 

당신의 시는 내가 이 시집을 사서 참 잘했지요 하는 자랑을 줘요

고독과 오랜 세월을  마주했을 것만 같은 외로움이 철철이어서

이쁘고 어려운 말이 아니고 조금은 눈치채게 만드는 당신의 말들이어서

조금 안 멋져도 괜찮아요, 평범해도 괜찮아요, 오독이어도 괜찮아요

당신의 시는 이런 것이예요

그런데요 영원히 안녕은 더 특별히 좋아요

왜냐구요? 갈매기는 말해도 멋지고 날아도 그려도 멋지기는 흔치 않은 그런거기 때문이죠

 

 

-밤-

내가 가장 슬펐을 때가

검고 탁하다고 해서

밤이 밤이 아닐 것을 바랄 수는 없었다

 

-보드카 레인-

한 번의 아침마다

한 번의 죽음을 주세요

그토록 많은 비가 내린 후에

새로운 비가 내립니다

 

나무에게

눈의 시신에게

실패한 사랑에게

아름다운 이름을 주세요

 

아침에 내리는 비는

미래의 사랑

미지의 슬픔입니다

 

당신의 이마는

내 죽음의 이름입니다

 

-영원히 안녕-

흔들리는 방파제에서

오랫동안 죽음을 미워했다

그의 얼굴에 갈매기들이 줄지어 앉아 있었다

유일한 목격자들로서

 

꿈이라고 꿈속에서 적어두었다

검푸른 쪽지를 보냈다

버려진 답장을 받고

녹색 잉크병을 바다에 던졌다

 

그가 발목을 끌어당겼다

이건 사랑이 아니라고 말해야 했지만

파도가 높아져 있었다

 

사람의 눈물은 흘릴 수가 없었다.

검은 비가 내렸고

물새들이 하얗게 외쳤다

 

영원히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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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물이 울컥 | 2016-02-16 1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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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D]정차식 - 집행자


미러볼뮤직 | 2015년 11월

음악     디자인/구성     구매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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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차식은 우리나라에서

탑 파이브 안에 드는 보컬리스트라고 생각한다.

 

여전히 간혹 잘 듣고 있지만 집행자가 아닌

박상의 턴테이블을 듣고 갑자기 감상을 쓰러 왔다

 

정차식이 부른 "나는 너를"

 

시냇물 흘러서 가면 넓은 바닷물이 되듯이

세월이 흘러 익어간 사람 가슴속에 메워있었네

그토록 믿어 온 사람 내마음에 믿어온 사람

지금은 모두 어리석음에 이제 너를 떠나간다네

 

저녁노을 나를 두고 가려마 어서 가려마 내 모습 감추게

밤 하늘에 찾아오는 별들의 사랑 이야기 들려줄거야

 

시냇물(세월이) 흘러서 가면

내사랑 찾아오겠지

모두 다 잊고 떠나가야지 보금자리 찾아가야지

 

 

눈물이 울컥,

힘빼고 부르니 이런 맛과 멋이 있다

왜 세상에는 이런 사람을 인정하지 않는가

좋은 의미로 소비되지 않는 건지

내가 판을 사서라도 돌려야 하려나 ㅠㅠ

꼭 한번 들어보시라, 말해주지 않으면 모를 보석같은 사람들의 노래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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