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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사회성 곤충의 행동과 조직원리, 그 경이로운 탐험 걸작 | 자연과학 2019-01-24 1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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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초유기체

베르트 횔도블러,에드워드 윌슨 공저/임항교 역
사이언스북스 | 2017년 06월

내용     편집/구성     구매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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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비(類比)를 가정할 수 있다면 지구상의 유일한 지성적 존재로 자임하는 인간의 과거와 현재와 미래의 진화적 상상을 도모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책은 벌, 말벌, 개미를 포함하는 ()사회성을 지닌 벌 목()과의 곤충들, 특히 초유기체로 명명할 수 있는 종들의 사회성을 통해 이들의 진화적 과정에서 발견되는 개체 또는 군락(집단)의 다양한 사회적 양상들을 추적하고 있다.

 

아마 이 책을 과학 연구의 전범(典範)이라 해도 무방하리라. 세심하고 주의 깊으며, 겸허한 과학자의 연구태도로부터 가설과 실험, 관찰을 통한 발견과 이론의 정립, 동일 유사 연구들의 상호비교와 비판적 수용, 풍부하게 인용되는 유관 연구사례와 대립 이론들의 반복되는 과학적 성취를 포함하는 위대한 두 과학자의 일생을 바친 연구에 머리를 조아리게 한다. 사회생물학, 혹은 생태사회학의 범주로 분류할 수 있는 이들의 업적인 이 책은 인간의 행동, 정신의 형성, 사회기능체계를 사유하는 데 무한한 시사점을 제공하고 있으며, 궁극적 초유기체라 할 수 있는 아타니족 잎꾼개미를 비롯하여 침개미인 하르페그나토스에 이르기까지 학문적 성과 그 자체만으로도 아름다움과 지적 허영을 만족시키는 데 어떠한 부족도 없다고 하겠다.

 

도심의 한적한 여느 길가에서 빵부스러기 혹은 나뭇잎 조각들을 부지런히 그리고 일사불란하게 나르는 개미의 작은 행렬을 우연히 보게 될 때가 있다. 그때마다 저들은 어떻게 의사소통을 할까, 저 일꾼개미와 여왕개미는 어떤 관계일까, 번식은 어떻게 이루어질까, 그리고 운반한 먹이는 어디에 저장되고 어떻게 배분되는 것일까, 아니 그들의 농장 사료는 아닐까, 그들의 집단은 또한 어떻게 구성되어 있을까하는 질문들이 꼬리를 잇는다. 더구나 이성(理性)이 게재할 여지가 없는 저 작은 미물이 조직화된 사회를 구성하고 축조할 수 있는지에 이르면 자연이 부여한 놀라운 경이로움에 매혹되곤 한다.

    

[오이코필라속 일꾼 개미의 협동; P195 발췌 수정 인용]

 

어떤 집단의 일부로서 서로 협동하며 노동을 분담하여 수행하는 듯한 이 곤충들에서 사회성을 보게 되는 것이고, 이들이 이루고 있는 소위 군락이라는 전체적인 어떤 기능체계들의 상상에 이르는 것이다. 바로 이처럼 사회를 형성하고 특성화된 사회계급을 가진 개체를 생산하는 곤충집단을 사회성 곤충이라 부른다. 여기에는 개미를 비롯하여 사회성 벌, 사회성 말벌 등 벌목 곤충들과 흰개미(흰개미는 벌목이 아님)가 포함된다. 특히 진사회성이라 불리기 위해서는 첫째, 조직의 성체는 번식 전담계급과 부분 또는 완전 불임 계급으로 분리되어야 하고, 둘째 한 군락 안에 두 세대 이상의 성체가 함께 살아야 하며, 셋째 완전 또는 불임 계급이 어린 개체(, 애벌레)를 돌봐야한다는 학계의 합의된 정의가 있다.

 

단연 시선을 잡아채는 항목은 기능별로 구분되는 계급이 있어야 진사회성 곤충이라 불릴 수 있다는 지점이다. 그리고 어린 개체를 돌봐야한다는 정의에서 계급 분리의 기원을 발견하게 되는 부분일 것이다. 결국 이들의 사회성이란 어떤 개체인가가 돌봄이 역할을 분담하고서부터 시작되었다는 것이다. 나아가 이들 진사회성 곤충이 개체 사이의 갈등을 최소화하고, 군락과 군락간의 경쟁에서 가장 효율적인 형질을 지니도록 선택된 일꾼계급의 생산과 같은계급 조절의 결정규칙이라는 발달 알고리즘을 가지며, 자연 선택의 대상이 되는 군락, 알고리즘 자체의 유전적 진화를 하는 진사회성 곤충을 초유기체라 정의하고 있다.

 

개체가 태어나서 알, 애벌레 등의 단계를 거치며 성()과 계급이 순차적으로 조절 결정되는 일종의 발달 알고리즘의 연구사례를 읽고 있을 때는 신비를 벗겨내는 과학의 지고한 연구관찰과 그 통찰력에 감탄을 연발케 된다. 특히 하나의 동일 집단을 구성하는 개미의 무리인 군락마다 실로 다양한 진화적 차이를 보이는 것에서 자연 선택의 대상이 되는 것은 군락(群落)’이다라는 다수준 자연선택이론을 접할 때에는 협소한 대중적 상식에 머물던 내 사유의 경계가 확장되는 것을 느꼈다 할 만큼 과장된 기쁨을 얻게도 된다.

 

이 걸출한 책은 이처럼 두뇌 아니, 이성이라곤 티끌만큼도 없는 곤충이 어떻게 인류와 같은 문명을 건설할 수 있는지, 그들이 자연의 무한한 생태적 압력 속에서 여하히 유효한 선택을 통해 초유기체로 불릴 수 있는 진화의 과정을 통과하고 있는지를 탐색, 규명하는 일련의 작업이라 할 수 있다. 이즈음에 이르면 진사회성이라는 문턱이 보이기 시작한다. 앞선 진사회성의 세 가지 조건에서 보여 지듯이 번식 분담이라는 노동 분담의 전()적응특성을 가진 종이 되어야 한다는 점이다. 즉 이들 분담적 특성을 가진 개체가 급기야 해부학적으로도 구별되는 계급으로 생산이 이루어지기 시작하면, 이것을 진화적 귀환 불능점이라고 부른다. 더 이상 이전 상태로 되돌아 갈 수 없는 생태적 사건이랄 수 있다.

 

처녀 생식과 양성생식을 모두 하는 반수-배수체 유전을 통해 성별을 결정하는가하면, 발달 중인 암컷 알이나 애벌레가 결정 단계마다 개체의 생리적 조건에 따라 그야말로 단순한 이분법적 경로의 선택으로 계급이 조절 결정되는 이들의 사회계급 생산시스템은 입을 쩍 벌리게 한다.

 

여기서 올더스 헉슬리멋진 신세계를 떠올리지 않을 수 없다. 예정된 사회계급별로 인공배양과 부화의 조건을 차별하여, 알파, 베타, 감마, 엡실론 등 사회계급에 따라 배양되고 양육된 인간들은 동일한 일의 반복된 노동과 직업에 배치되어 일생을 마친다. 내적 동요가 말살되어 사회는 동요하지 않는다. 즉 필요성의 장치에 의해 유지되는 새로운 세계를 말하는 소설이다. 책에 소개되는 진사회성 벌목 곤충 중 가장 진화된 초유기체인 아타니족 잎꾼개미의 사회가 이러하다. 일꾼개미는 병정개미와 단순한 채집개미, 쓰레기 처리 개미, 알을 돌보는 일꾼 개미, 액상을 저장하는 저장개미로 노동이 세분되어 있을 뿐 아니라 그 체구도 해부학적으로 완전히 구분되어 있으며, 이들은 평생을 반복된 노동을 하다가 일생을 마친다. 귀환 불능점을 넘어선 고도로 진화된 개미 종의 사회성은 사실 그리 찬탄과 자연의 경외에 탄복하는 것에 의구심과 거부감을 자아낸다.

    

[꿀단지개미, 액상 먹이를 담고 있는 일꾼개미, 일생 저장고 기능을 수행한다 ; P177 발췌 수정 인용]

 

이들 사회성 곤충의 의사소통과 계급체계의 연구로 집대성된 이 책의 수많은 사례들, 번식 독점을 위한 경쟁, 개체 사이의 공격적 상호작용이 노동 분담을 강화하며, 쓰레기 내버리는 개미가 군락 동료들의 적대행동으로 계속 그 일을 하도록 강요되는 고찰, 합의 도출과 같은 의사결정 체계가 아닌 단지 동료와의 접촉수 감지에 의한 정족수의 다수가 결정하는 혼란 속의 질서, 버섯 농장을 가꾸며, 기생 곰팡이와의 벌이는 군비경쟁이나, 둥지의 환기 시스템, 이산화탄소농도조절, 극미한 페로몬의 성분차이가 만들어내는 조직과 번식의 행동 변화에 이르기까지 이들이 작업마다 최적 효율 달성위해 어떻게 융통성있는 행동프로그램으로 노동을 분담하는지에 대한 수천의 사례는 저자들의 주장처럼 인간 두뇌 속 뉴런들의 상호작용에 대한 이해나 각종의 컴퓨터 알고리즘의 설계에까지 그 통찰의 결과물이 도움을 주고 있음과 같은 기술적 실익을 획득하고 있는 것은 분명할 것이다.

 

또한 수많은 종의 진사회성 개미 군락마다 그 사회성 진화정도가 커다란 차이를 보이고 있어, 진사회성 사회가 밟아온 진화과정을 이해하고, 그 결과 결정 규칙을 밝히는 데 인간 사회의 진화와 관련하여 유비적 미래 예측의 수단이 되어 줄 수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간은 이들이 지니고 있지 못한 선()할 수밖에 없는 선천적 이성(理性)이라는 고유한 자질을 가지고 있다. 과학이 항상 기억하고 있어야 할 것이 있다. ‘귀환 불가능점이란 것은 인류에게도 해당된다는 것이다. 더구나 이들 사회성 곤충들과는 달리 되돌릴 수 없는 진화적 강을 건널지 말지의 선택이 자연이 아닌 인간 자신이 쥐고 있다는 것이다. 최고의 진화종인 아타니족 잎꾼개미와 대비되어 소개되는 침개미 속들의 개미들에서 관찰되는 번식 계급을 위한 투쟁, 일꾼 개미들의 경쟁처럼 고착된 계급사회로 나아가지 않음으로써 발견되는 술수와 폭력성은 과연 부적응적인가 하는 생각을 해보야야 할 것 같다.

 

변화 없는 삶, 매일이 동일한 삶, 아마 이러한 영원성, 동일성이란 시간이 멈춘 것과 다르지 않을 것이다. 그렇다면 그것이 살아있는 것일까? 죽은 것과 같은 것이 아닌가? 시간이 백 년 동안 멈추었을 때를 회고하는 백팔십사 세 노인의 이야기를 들려주는 김성중작가의 이슬라라는 소설이 있다. 멈춘 백년이 과연 인간의 삶을 얼마나 의미 그득한 것으로 만들었을까? 그렇지 않다. 그것은 또 다른 야만과 폭력, 살아 있음에 대한 고통의 외침이 있을 뿐이다. 너무 나간 것 같다. 말하자면 이런 생각이다. 이들 진사회성 곤충들의 사회성 진화와 관련한 유전체적 지식의 습득, 단순한 되먹임 혹은 본질적 행동의 의례화에 따른 신호 의미의 축적과 같은 의사소통의 행태학적 이해, 의사결정의 단순성과 그 규칙의 이해처럼 인간이 미쳐 발견해내 못했던 기술적 이해의 확장과 같은 인류의 반성적 삶의 도움이 아니라, 과학 만능적인 발상에 의거한 인간과 인간사회의 사물적 이해와 자연선택은 곧 옳은 것이라는 논리로 진행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우려 때문이다.

 

이를테면 국지적 혼돈으로 보이는 상태로부터 어떻게 전체적으로 질서가 창발 되는가? 와 같은 의문에서 출발되는 단순한 결정규칙들의 합리성을 발견하는 것과 같은 곤충생물학의 발전적 연구에 갈채를 보낸다. 여기에는 인류의 반성적 삶에 의미를 제시하기 때문이다. 물론 이 책은 모두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사회생물학, 특히 진사회성 곤충에 대한 최고의 연구 업적을 담고 있는 인류의 위대한 저작이다. 개미의 생태적 진화의 모든 것을 접할 수 있는 걸작임에 매 페이지마다 탄성을 지르지 않은 곳이 없다. 그만큼 이 책이 지닌 권력은 엄청나다 할 수 있다. 또한 그 만큼의 인간과 인류 사회에 대한 책임도 지니고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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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책이 두껍나? | My Favorites 2019-01-12 1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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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교적 자주 방문하는 출판사 '인간사랑' 의 블로그를 방문했다 정말 우연한 재밋거리를 발견했다.

우선 시야에 들어 온 포스팅은 '초보' 님의 리뷰까지 링크된 그야말로 두껍다! 하는 책들의

소개를 접하고 즐거운 미소가 절로 입에 돌았으니까.

그런데 이 글이 '은비' 님의 겸손한 표현인 '소소한 이벤트' 에 참여하신 것임을

뒤늦게 알아차렸으니 과연 눈치 없는 자임을 시인하는 수밖에 없다.

 

그리곤 부지런히 정말 몇 권 되지도 않을뿐 아니라,

그나마 제대로 읽어내지도 못한 채 언제고 읽고 말테다하고

그저 책장을 점령하고 있는 책들을 두께 순으로 재배열하고,

카메라 셧터를 눌렀다.

 

'제임스 조이스' 작품이 두 권을 차지했는데,

이 둘은 모두 읽다가 중지한, 내 의지력을 시험하기위해 기다리는 책들이다.

어문학사에서 출간된 <복원된 피네간의 경야>와 <율리시즈>다. 

전자는 1,220 쪽이고, 후자는 1,323쪽의 분량이다.

깨알같은 주석들이 붙어있고 판형도 커서 여느 소설처럼 소파에 누워 읽을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제대로 책상에 앉아 읽어내야 하는 것이기에

더욱 완독이 쉽지 않았다는 핑계를 대신한 기억이 떠오른다.

 

 

그리곤 '움베르토 에코'의 양장되어 새롭게 출간된

<장미의 이름>과 <푸코의 진자>가 만만치 않은 벽돌장 두께를 자랑한다.

각기 910쪽, 1,150쪽이다.

그야말로 야만과 폭력을 은폐하기에 급급했던 중세의 정신세계를

종횡누비는 즐거움은 시간 가는줄 모르게 하기에 충분한 작품들이다.

 

마지막으론 최근에 합본되어 출간된 '무라카미 하루키'의 <태엽 감는 새 연대기>

의외로 1,022쪽 에 이르는 분량이다.

젊음의 고뇌라는 향수를 느끼기에 적절한 인생소설 정도로 여겨졌던 소회가 생각난다.

 

책을 즐기는 사람들의 모습을 서로 나눌 수 있는 기회라 거칠게나마 게시해 본다.

아무튼 이 짧은 행위에서 작은 행복의 시간을 가졌으니 그 무엇이 이 순간을 내게서 빼앗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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