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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줄평]날마다 만우절 | 한줄평 2022-04-30 1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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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픔과 외로움 속에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 속에 엉뚱함과 따뜻함이 있어 웃을 수 있는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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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덟 건의 완벽한 살인 | 출판사 리뷰 2022-04-30 1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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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여덟 건의 완벽한 살인

피터 스완슨 저/노진선 역
푸른숲 | 2022년 04월

내용     편집/구성     구매하기

추리 소설을 좋아하는 매니아가 추리 소설 속 살인 사건 모방하고 이를 파헤치는 또 다른 추리 소설 매니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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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터 스완슨의 전작 죽여 마땅한 사람들을 읽어봤었기에 이번엔 또 어떤 이야기로 우리를 놀라게 할지 궁금했던 여덟 건의 완벽한 살인을 읽어보았다. 추리 소설 속 사건을 소재로 한 추리 소설이라는 기발한 아이디어를 담은 이야기는 처음부터 끝까지 흥미로웠다.

 

보스턴에서 추리 소설 전문 서점을 운영하는 맬컴 커쇼에게 FBI 특수 요원 그웬 멀비가 찾아와 몇 건의 살인사건에 관해 자문을 구한다. 이 사건들은 몇 년 전 맬컴이 블로그에 작성한 여덟 건의 완벽한 살인에 소개된 소설 속 살인사건을 모방한 것으로 추측되었다. 그 리스트는 A.A. 밀른의 붉은 저택의 비밀, 앤서니 버클리 콕스의 살의, 애거서 크리스티의 ABC 살인사건, 제임스 M. 케인의 이중 배상, 퍼트리샤 하이스미스의 열차 안의 낯선 자들, D. 맥도날드의 익사자, 아이라 레빈의 죽음의 덫, 도나 타트의 비밀의 계절이다. 이 중에 이중 배상ABC 살인사건을 모방한 것으로 추정되고 죽음의 덫과 관련 있다고 여겨지는 사건 피해자는 맬컴이 아는 사람이었다. 그웬 요원도 무언가를 숨기고 있음이 분명해 보이고 맬컴 또한 이 사건들과 관련해 자신이 알고 있는 것을 다 밝히지 않는다. 최근 블로그 글에 범인으로 추측되는 사람이 댓글을 남기며 몇 년 전 부인 클레어의 사고사와 그녀의 약물중독과 관련된 인물이 살해당했던 미제 사건이 열차 안의 낯선 자들과 관련이 있음을 떠올린다. 범인이 분명 자신에게 메시지를 보내기 위해 살인을 하고 있다고 생각하고 범인으로 추측되는 인물에 대해 전직 형사이며 서점의 단골인 마티 킹십에게 정보를 부탁하며 자신이 범인을 찾기로 결심한다. 하나하나씩 베일 속에 감춰진 진실들을 접하며 이야기에 빠져들었다.

 

가장 최근 댓글은 채 24시간도 안 되는 어제 새벽 세 시에 닥터 셰퍼드라는 사람이 작성했다. 나는 댓글을 읽었다. "리스트의 절반까지 왔네. 열차 안의 낯선 자들완료, ABC 살인사건마침내 끝. 이중 배상격파. 죽음의 덫은 영화로 봤고, 리스트를 다 마치면 (오래 걸리지 않을 거야) 연락할게. 아니면 내가 누군지 벌써 알았을까?" (p.77~78)

 

이 사건의 범인은 누구인지? 범인은 맬컴에게 보내는 메시지의 의미는 무엇인지? 맬컴은 범인을 추적하면서도 두려워하지 않고 침착함을 유지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과거에 무언가를 묻어둔 맬컴이 죽은 부인의 기억을 떠올리며 풀어가는 이야기를 따라가며 밝혀지는 진실들은 놀라움의 연속이었다. 이 책을 읽게 될 독자들을 위해 소설의 초반부만 간략하게 언급할 수밖에 없다. 추리 소설 작가라 당연할 수도 있지만 다양한 추리 소설에 대한 작가의 각별한 애정을 확실히 느낄 수 있었다. 이 책에 언급된 추리 소설들을 다 읽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과연 범인이 누구인지 궁금해 이 책의 결말을 알기 전까지 책을 내려놓을 수 없었고, 이런 완벽한 살인을 계획하고 실행하는 것은 현실에서가 아닌 허구의 이야기 속에서만 가능하길 바라는 마음으로 이 책을 덮을 수 있었다.

 

*출판사에서 책을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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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줄평]여덟 건의 완벽한 살인 | 한줄평 2022-04-28 23: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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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리소설을 소재로 한 추리소설 속에 책을 끝까지 읽기 전엔 범인을 단정지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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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선택의 재검토 | 출판사 리뷰 2022-04-27 1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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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어떤 선택의 재검토

말콤 글래드웰 저/이영래 역
김영사 | 2022년 04월

내용     편집/구성     구매하기

무고한 학살은 어떠한 경우에도 최선의 선택이 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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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의 승리를 상대방의 항복을 받아내는 것으로 결정짓는 것은 타당한가? 타협이나 무역제재와 같은 비 무력적 전략으로 해결되지 않는다면 승리를 위해선 무력 행사로 상대방에게 큰 타격을 입히는 것이 차 선택이 될 것이다. 이 과정에서 발생하는 희생자는 과연 누가 책임져야 하는가? 최근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많은 인명 피해가 발생하고 있다는 소식을 접하며 전쟁으로 불가피하게 발생하는 인명 피해의 심각성을 생각해보지 않을 수 없다. 최근 이런 이슈에 맞게 타인의 해석, 티핑 포인트, 아웃라이어로 잘 알려진 작가 말콤 글래드웰의 어떤 선택의 재검토2차 세계 대전 당시 공군의 비상과 함께 그 뒤에 숨겨진 최악의 민간인 살상에 대한 역사 논픽션을 만나보았다.

 

태평양 전쟁에서 일본을 상대로 지지부진한 성과를 내던 시기의 괌의 정글 속에서 미 공군 헤이우드 핸셀 준장과 커티스 르메이 소장의 엇갈린 행보가 이 책의 시작을 연다. 2차 세계 대전 당시 공군의 활약상 하면 하늘에서 비처럼 쏟아지는 포탄의 영상을 본 적이 있다. 이 융단폭격이 실상은 노동자들이 사는 민간인 지역 파괴로 사기를 떨어뜨리기 위한 전격적이었고 이런 전략은 독일이나 영국도 마찬가지였다. 1차 세계 대전의 경험을 바탕으로 공군력이 앞으로 전쟁에서 가장 큰 역할을 하기 위해 폭격기의 성능을 발전시켜야 한다고 생각했던 몇몇 미군 폭격기 마피아와 폭격조준기를 개발해 상공에서 폭탄을 떨어뜨릴 수 있다면 군대가 더 이상 필요로 하지 않고 젊은이들이 전장에서 목숨을 잃지 않을 것이라 꿈을 꾸었던 칼 노든의 합작품은 B-29 폭격기 슈퍼포트리스였다. 영국이 독일을 상대로 야간 공습을 벌인 것과는 달리 미군의 B-29 폭격기는 정밀폭격을 위해서 주간 공습을 감행한다. 하지만 주간이라 상대의 눈에 쉽게 발각되었고 움직이는 비행기로 정확한 목표물에 맞추는 것은 책상 위에서의 계산이나 군 훈련 영상과도 달랐다. 대략 2,000개의 폭탄 중 80개만 표적에 맞았으니 결론은 정밀폭격이란 건 정확하지도 빠르지도 않은 환상이었다.

 

고고도 high-alitude, 주간 daylight. 정밀폭격 precision bombing. 이것이 폭격기 마피아들이 앨라배마주 시골에 은신하면서 구상한 것이다. (p.50)

 

미국의 기술에 대한 환상이 있었다고 봅니다. 이 모든 것에는 강력한 도덕적 요소가 자리하고 있습니다. 전쟁에서 싸울 방법을 찾되 도덕적인 국가 이상과 이념의 나라, 개인의 권리에 대한 헌신, 인간 존중의 나라라는 미국의 명성을 더럽히지 않는 깔끔한 방법을 찾고자 하는 욕구가 있었던 것 같습니다. (p.62)

 

승무원들이 기지로 돌아온 후 타격 사진을 본 르메이는 폭탄이 온갖 곳에 떨어졌으나 '표적'은 맞추지 못한 것을 발견했다. 표적을 파괴하기는커녕 대부분의 폭탄이 실제로 어디에 떨어졌는지에 대한 기록조차 없었습니다. 타격 사진을 찍고는 있었지만, 대륙으로 운반된 폭탄의 절반 이상은 어디에 떨어졌는지 알 수 없었죠. (p.102~103)

 

 태평양 전쟁에서도 미 공군은 일본의 주요 산업 생산지와 군수 공장 지역을 목표로 한다. 하지만 일본 상공의 구름과 제트기류 때문에 정밀폭격이 불가능하다고 판단한 후 일본의 항복을 받기 위한 최선은 불바다를 만드는 것이었다. 이를 목표로 194539B-29 폭격기는 네이팜을 싣고 도쿄 공습을 감행한다. 거의 3시간에 가까운 공습에서 1,665톤의 네이팜은 도쿄 중심가를 불바다로 만들었고 전쟁 후 이 도쿄 화재로 6시간 동안 인류 역사의 그 어느 때보다 많은 사람이 목숨을 잃었는데 그 수는 10만 명에 이른다고 조사되었다. 이 네이팜으로 반년에 걸쳐 67곳의 일본 도시가 불탔고 최종적으로는 두 번의 핵 공격이 쐐기를 넣으며 일본의 항복을 받아낸다. 서두에 등장했던 핸셀과 르메이는 이 네이팜 공격을 두고 선택의 방향을 달리한다. 핸셀은 네이팜이 가져올 최악의 상황을 걱정해 시행을 미루었다가 지휘관 자리에서 물러나야 했고 그를 대신해 네이팜 공격의 임무 수행한 사람이 바로 르메이였다. 핵무기 사용은 진지한 계획, 끝없는 논란과 고민의 결과였다면 이 르메이의 네이팜 폭격 작전은 그런 숙고 없이 펼쳐진 공격이었다. 전략적으로 중요성을 띤 산업과 아무런 관련이 없는 사람들만 있는 소규모 도시를 폭격했기에 어느 역사가는 이 작전을 즉흥적인 파괴라고 부른다.

르메이라면 사탄의 제안을 두고 오랫동안 고민했을 것이다. 그리고 자신이 빠르고 보다 유리한 결말이라 고 생각하는 것에 이른다면 불법적인 수단도 받아들였을 것이다.

수년이 흐른 뒤 그가 표현했듯이 전쟁은 비열하고 끔찍한 일이다. 많은 사람을 죽여야 한다. 피할 방법은 없다. 나는 도덕적인 지휘관이라면 이를 가능한 한 최소화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내게 그것을 최소화할 최선의 방법은 전쟁을 가능한 한 빨리 끝내는 것이었다." (p.205)

 

  폭격 마피아들이 꿈꾸던 이상은 현실과 멀었고 수많은 인명피해를 묵인하며 오로지 전쟁의 빠른 승리만을 목적으로 했던 역사를 돌이켜보면 결국 전쟁은 애초에 일어나서는 안 된다는 원론적인 결론에 도달한다. 현재 기술의 발전으로 최첨단 무기 시대라고 하지만 이 최첨단이라는 기술의 진보가 무고한 인명피해를 완벽하게 차단한다는 보장은 없다. 속전속결을 최우선으로 해서 장기적인 인명피해나 전반적 손실을 줄일 것인지 전쟁이 장기전으로 흘러가더라도 단기간의 대량 살상을 막는 방법 중 어떤 것이 최선의 선택일까? 태평양 전쟁에서 일본에 행해진 단기간 무차별 폭격 말고 다른 최선의 선택을 찾을 수 있었을까? 일제강점기의 역사를 거쳐온 한국인으로서 내가 이 책이 던지는 화두에 대해 대답하기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물론 전쟁 당시 무고한 일본인들의 죽음은 안타깝지만, 미국의 무차별 공습이 없었다면 일본의 항복과 우리의 독립은 어떻게 되었을지 확신할 수 없기 때문이다. 과연 전쟁에서 진정한 승자와 패자가 있을 수 있을까? 승자는 인명 살상이라는 죄를 용서받을 수 있는 것인가? 이 책을 읽으며 전쟁과 관련된 수많은 질문을 생각하게 된다. 최선이라고 여겼던 우리의 선택이 불러올 결과가 무엇이든지 그 결과에 대한 책임에서 벗어날 수 없음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군사적 목적을 위해 무고한 사람들을 학살하고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불태워서는 안 된다. 우리는 그보다 나은 일을 할 수 있다. (p.233)

 

*출판사에서 책을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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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래식 클라우드와 함께 한 모차르트 | 개인 리뷰 2022-04-24 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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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모차르트

김성현 저
arte(아르테) | 201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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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재성과 노력으로 태어난 모차르트의 음악과 그의 생을 들여다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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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대한 음악가가 누구인가라는 질문에 모차르트라고 대답하는 사람이 많을 것이다. 아마도 곡의 뛰어난 작품성과 영화, 벨소리, 각종 BGM 등 다양한 방면으로 그의 작품을 접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가 음악 신동이었다는 점에서 클래식 음악 중 모차르트의 작품을 태교 음악으로 여기는 사회 분위기 또한 큰 역할을 하는 것 같다. 이렇게 우리에게 추앙받는 모차르트의 일생을 클래식 클라우드를 통해 그의 음악과 삶을 들여다보는 시간을 가졌다.

 

요하네스 크리소스토무스 볼프강우스 테오필루스 모차르트는 오스트리아 잘츠부르크에서 1756127일 레오풀트 모차르트와 안나 마리아 사이에 태어났다. ‘테오필루스신의 사랑을 받는이라는 뜻으로 라틴어로 아마데우스가 된다. 만 세 살 반의 나이로 피아노를 치기 시작한 그의 천재성을 알아본 아버지 레오폴트의 집념 어린 음악 교육이 시작되었고 1762년에 생애 첫 연주회를 시작한다. 다음 해에 그의 천재성을 알리기 위한 목적으로 유럽으로 첫 그랜드 투어에 나서게 되는데 그는 인생의 3분의 1일 이렇게 음악연주를 위한 여행을 했기에 길 위의 삶을 살았다고 할 수 있다. 그랜드 투어를 통해 그의 이름을 알리는 목적도 있었으나 다양한 음악 기법을 배울 기회를 가질 수 있었기에 성악곡과 기악곡을 넘나드는 다양한 분야의 음악을 작곡하며 누구도 따라올 수 없는 뛰어난 작곡가로 기록될 수 있었다. 그가 아무리 천재성을 가지고 태어났을지라도 아버지의 특별 관리가 없었다면 이 천재성을 꾸준히 발전시키지 못했을 것이라는 점에서 레오폴트가 너무 유별난 아버지였다는 내 생각이 어쩌면 편견이었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하지만 자식을 놓아 주어야 할 때를 알지 못했던 레오폴트의 집착은 모차르트가 스스로 삶을 개척해 나가는 데 걸림돌이자 부자 관계를 악화시켰다는 점에서는 부모의 과한 간섭이 불러오는 부작용 또한 쉽게 해결되지 않는 문제이다. 이런 점에서 쇼팽을 항상 믿고 응원했던 쇼팽의 아버지 미코와이와 상반된 태도를 보인다. 아버지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1782년 콘스탄체와 결혼을 하며 부자지간의 사이는 더 나빠진다. 모차르트가 활동할 당시 음악가는 프리랜서가 아닌 궁정이나 교회에 소속되어 월급을 받는 종속관계였기에 이를 벗어나기 위한 모차르트의 노력은 쉽게 결실을 얻지 못한다. 그렇다고 모차르트의 수입이 절대 적지 않았지만, 경제적 관념의 부족으로 씀씀이가 커 빚을 지고 금전적으로 위태로웠다. 모차르트는 1791년 건강의 악화로 급작스럽게 사망하면서 그의 사인이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아 죽음에 둘러싼 여러 가지 추측들이 난무한다. 특히 그의 독살설이 계속 재기 되었고 1830년에는 살리에리가 모차르트를 독살했다는 설정의 푸시킨의 희곡 <모차르트와 살리에리>가 발표된다. 영화 <아마데우스>를 또한 이 같은 설정이었기에 살리에리의 이미지는 악인으로 각인되었다. 실제로 살리에리가 모차르트를 미워하지 않았고 여러모로 그를 도왔다는 정황들이 발견되었지만, 살리에리의 추락한 이미지 복구는 쉽지 않을 것 같다. 모차르트의 죽음을 기리기 위해 성대하게 장례식도 열리지만, 천재적이라고 평가되는 위대한 음악가의 시체를 어디에 묻었는지조차 명확히 알 수 없어 기념비만 세워진 상황은 안타까울 뿐이다. 아버지 레오폴트가 먼저 죽지 않았다면 모차르트 사후의 이런 미스터리한 일들이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 수밖에 없다. 천재라고 칭송받는 그의 짧은 생애와 안타까운 죽음이 우리에게 신화 같은 이미지로 더 부각되지만, 그의 음악이 후대에 미치는 큰 영향을 생각한다면 누군가에게 독살당했다고 추측할 만큼 위대한 재능을 가졌다는 것은 누구도 부정할 수 없을 것이다.

 

  

'순진무구한 천재'이면서 다른 한편으로는 '음담패설을 일삼는 악동'이라는 모차르트의 이중성이야말로 후세의 다양한 해석과 오해를 불러일으킨 원인일 것이다. 누구에게나 선악과 미추가 내 면에 공존하게 마련이다. 하지만 모차르트의 경우에는 어느 한쪽 으로 기우는 법 없이 두 가지 모습이 팽팽하게 대치하고 공존한다. 는 점이 특이하다. 때로는 어느 쪽이 진짜 모습인지 가늠하기 힘들 정도로 후대에 덧씌운 이미지들은 층층이 쌓여갔다. 본래 얼굴은 하나였지만, 세월이 흐르면서 수많은 가면을 뒤집어쓰게 됐다고 할까. (p.305~306)

 

숨가쁘게 쫓아온 모차르트의 생애를 한마디로 압축하면 그는 "타고난 천재'보다는 '만들어진 천재'에 가깝다. 그를 천재로 만든 건 우선 아버지 레오폴트였고 그다음엔 '18세기 유럽'이라는 드넓 은 세상이었다. 아무리 타고난 재주가 뛰어나더라도 평생 타고난 재주로만 먹고사는 사람은 없다. 천하의 모차르트도 마찬가지였다. 모차르트의 '원천 기술'은 선천적으로 물려받은 재능이 아니라 오 히려 거침없이 받아들이고 소화하는 흡수력과 학습 능력에 있었다. (p.314)

 

 

모차르트 하면 그가 작곡한 음악뿐만 아니라 그의 생애 또한 사람들의 주목을 받을 만큼 화제성이 높다. 어릴 적 보았던 영화 <아마데우스> 속의 모차르트는 천재라는 명성에 걸맞지 않은 가벼운 행동과 죽음을 둘러싼 미스터리한 이야기는 너무도 강렬했었다. 이런 화재성은 다름 아닌 모차르트이기에 가능한 이야기라 여겨진다. 이번에 모차르트의 음악과 많은 시간을 보내며 피아노 협주곡 23번을 많이 들었다. 특히 2악장이 이번에 나를 사로잡은 곡이다. 모차르트의 음악이 대부분 밝고 명쾌한 분위기를 띠는데 애잔하고 슬프고 숭고한 분위기의 2악장을 듣는 순간 눈물이 절로 나오는 감동의 여운에서 쉽게 헤어날 수 없었다. 아마 한동안은 이 피아노 협주곡 23번의 매력에 빠져있을 것 같다. 모차르트와의 여행을 끝내며 그가 작곡한 음악에 관한 이야기도 좋았지만, 아버지 레오폴트와 살리에리를 다른 시선으로 볼 수 있었다는 점, 모차르트가 방탕한 생활을 한 것 같지만 아버지의 품을 벗어나 스스로 성장하려 했던 노력도 생각해 볼 수 있어서 의미 있던 시간이었다. 그의 음악이 현재까지 사랑받고 칭송받을 수밖에 없는 이유는 천부적인 재능과 아버지의 조력과 모차르트 스스로의 끊임없는 노력이 이뤄낸 결과물이었다.

 
<모차르트와 함께한 시간>
 
 
 
*피아니스트 메나헴 프레슬러는 1923년생으로 현재 90대 중반이지만 여전히 피아니스트로 활동 중이다. 이 연륜 때문인지 많은 피아니스트 중에서도 이 모차르트의 피아노 협주곡 23번 2악장은 메나헴 프레슬러가 가장 감동적으로 연주하는 것 같다. 
 
<Menahem Pressler - Piano Concerto 23 (Adagio) - Mozar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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