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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줄평]설이 | 한줄평 2022-08-28 1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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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점

어른들에게 외치는 설이의 일침에 반성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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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짓말이 거짓말인지 모르는 어른들에게 향한 설이의 외침 | 개인 리뷰 2022-08-28 14: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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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설이

심윤경 저
한겨레출판 | 2019년 01월

내용     편집/구성     구매하기

거짓말이 거짓말인지 모르는 어른들에게 향한 설이의 외침에 반성해야 할 어른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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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윤경 작가는 나의 아름다운 정원의 모든 걸 끌어안고 자신의 희생을 선택한 동구에게 미안했고, 동구와는 달리 사납고 버릇없는 아이들을 옹호하고자 설이를 썼다고 한다. 작가의 의도처럼 설이와 동구를 비교하면서 읽게 되고 결이 다른 안타까움과 그리고 아이들에 대한 어른으로서의 미안함으로 다시 설이를 마주했다.

 

 『나의 아름다운 정원설이도 성장소설이라고 하지만 난 이 두 권의 책이 어른들을 위한 책이라 생각한다. 아이들의 눈을 통해 비치는 어른들의 민낯이 부끄럽고 자신을 돌아보게 하기 때문이다. 어른들은 공부를 잘해야 무언가를 해주겠다는 조건을 달고, 성적으로 모든 걸 판단하고, 끊임없이 공부만 하라고 한다. 아이들이 진심으로 원하는 게 무엇인가를 귀 기울이기보다는 어른들이 원하는 아이로 자라길 바라고 어른들의 기준으로 아이들을 판단한다. 나 또한 아이들이 공부를 잘하길 바라기에 설이가 생각하는 이상한 어른 중 한 명일 것이다.

어른들에게 반항하고 말대꾸하면 무조건 버릇없다고 여기는데 당연히 아이가 이런 행동을 하면 기분이 나쁘다. 하지만 아이들이 이렇게 반항이라 여겨지는 행동을 하게 되는 이유는 어른들이 만드는 것이다. 어른들과 충분한 소통이 된다면 이런 행동을 하지 않을 것이고 이런 반항의 언행이 오히려 아이가 건강하다는 게 아닐까? 어린 시절부터 설이에게 따뜻했던 소아과 선생님 곽은태도 결국 부모의 모습에선 자식의 마음을 헤아리지 못하는 이상한 아빠였다. 곽은태 선생님이 고학했기에 모든 걸 다 가진 아들 시현이 공부를 열심히 하지 않는다는 점을 이해하지 못하고 전혀 시현이가 무엇을 하고 싶은지 알려고 하지 않는 일방통행의 아버지였다.

  곽은태 선생님은 아들의 그 멋진 공연을 보러 오지 않았고 시현이 엄마는 그런 공연 따위는 아무것도 아니라고 울고 있었다. 세상에서 가장 높은 바닷가재 레스토랑에서 시현이 바닷가재가 맛없다고 삐죽거렸던 것이 생각났다. 그들은 각각 최고의 것을 눈앞에 놓고도 그건 하나도 좋은 게 아니라고 손발을 내저었다. 가족이란 내가 결코 이해할 수 없는 이상한 세상이다. (p.177)

 

설이가 부모에게 버려진 고아라는 것도 서러운데 보육원의 기부금 마련을 위해 그리고 시청률을 위해 음식물 쓰레기통에 버려졌다고 설정해 방송한 PD와 보육원 원장님 또한 설이에게 평생의 씻을 수 없는 오명을 씌운다.

  울면서 말하니 앙탈같이 들려서 탈이지만, 그 말을 꼭 하고 싶어서 왔다. 어른들은 모두 거짓말쟁이였다. 나도 이미 굉장한 거짓말쟁이였고 어른이 될 무렵이면 완전한 거짓말쟁이가 되겠지만, 내 안에 아직 조금의 정직함이 남아 있을 때 이 문제를 얼른 해결하고 싶었다. 어른이 되면 착한 마음으로 거짓말을 하고, 사랑하기 때문에 거짓말을 하고, 그것이 이상하다는 생각조차 하지 않을 것이다. (p.221)

 

3번의 파양을 겪고 곽은태 선생님의 집에서도 설이는 이모의 곁으로 다시 돌아온다. 자신은 무식해서 아무것도 모른다는 이모의 옆이 바로 설이가 마음을 편히 쉴 곳이었다.

  이모의 몫이 아무것도 없는데도 이모는 아무 불만이 없었다. 복잡한 조건법 시제 따윈 없이 나는 그렇게 사랑받았다. 별다른 감사조차 없이 당연하게 받아먹었던 그 소박하고 따스한 사랑이 기적인 걸 이제 알았다. (p.271)

 

어른들은 모든 걸 다 알고 내 아이는 내가 잘 알고 내 뜻을 따라야 한다는 그런 신념 혹은 믿음이 아이와의 사이가 더 멀어지는 이유가 될 수 있음을 알면서도 실전에선 막상 아이들을 대할 때 아이의 뜻을 존중하기 쉽지 않다. 나 또한 간섭과 잔소리를 줄이자 다짐하지만 수시로 이 선을 넘고 갈등에 놓이고 돌아서면 후회한다. 아마도 지극히 평범한 부모의 모습이자 내 모습이지 않을까? 하지만 이런 아이들과의 갈등을 통해 내가 좋은 부모로 어른으로 조금은 성장하고 배우고 있다 나를 돌아본다는 점에선 포기가 아닌 노력 중이라 말하고 싶다. 이렇게 설이 속의 어른들을 보고 내가 반성할 수 있으니 이번엔 설이에게는 미안함보단 감사함을 더 크게 가져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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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대야에 읽는 말랑말랑한 괴담집 | 출판사 리뷰 2022-08-26 2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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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트로피컬 나이트

조예은 저
한겨레출판 | 2022년 08월

내용     편집/구성     구매하기

사랑스럽고 말랑말랑한 조예은의 괴담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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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예은 작가의 신작 트로피컬 나이트는 한여름 밤 젤리소다 맛 괴담집이라는 표현 때문에 이끌린 책이다. 전작으로는 칵테일, 러브, 좀비, 뉴서울파크 젤리장수 대학살, 스노볼 드라이브가 있다. 작품의 제목만 익숙했는데 이번에 처음으로 조예은 작가의 작품을 읽어보았다. 단편 소설들의 모음집으로 각 단편마다 다른 상상의 세계가 펼쳐진다.

 

<할로우 키즈>는 유치원 핼러윈 파티 때 투명 인간처럼 갑자기 사라진 재이는 교사 은주의 어린 모습과 비슷해 안타까워한다. 원래도 존재감 없던 재이가 사라지고 나서 이 아이를 기억하고 그리워할 사람들이 가족을 제외하고 과연 몇 명이나 될까? <고기와 석류>는 옥주는 집 앞 쓰레기봉투를 뒤져 상한 고기를 먹던 아이를 데리고 와 보살피며 석류라 이름을 붙여주는데 이 아이는 사람 고기를 먹어야 기운을 차린다. 언젠가 늙어 없어질 자기 살까지도 기꺼이 석류에 주겠다고 마음먹는다. 이 기괴한 이야기가 또 이렇게 따뜻할 수가 없다. <릴리의 손>은 시공간이 다른 세계와 연결되는 틈이 갑자기 열리고 그렇게 릴리는 자신을 구하려던 연주의 의수와 함께 현실 세계로 와 기억이 모두 사라진 상태로 자신이 연수로 살아간다. 그렇게 현실에 적응해 나가는 릴리와 달리 미래 세상의 연주는 오래도록 릴리를 그리워한다. <새해엔 쿠스쿠스>는 고종 사촌 언니 연우와 어린 시절부터 비교 대상이 되고 엄마가 시키는 대로 살아왔던 유리는 학교에 사직서를 내고 은둔생활에 들어간다. 결혼식을 파투 내고 사라졌던 연우의 갑작스러운 연락을 주고받으며 연우가 있는 곳으로 가기로 마음먹는다. <가장 작은 신>은 어느 날 불어닥친 먼지바람으로 은둔생활을 선택한 수안에게 다단계로 끌어들이기 위한 목적을 가지고 미주가 찾아온다. 수안은 미주의 의도를 알면서도 외로움을 달랠 수 있으니 미운 정 고운 정이 들었고 위험에 처한 미주를 구출해준다. <나쁜 꿈과 함께>는 사람의 악몽을 먹는 몽마가 은성의 꿈속에서 곰 인형이 된 자신을 따뜻하게 안아주자 그 따스함에 마음이 흔들려 다시 자신을 안아주길 바란다. 몽마가 이렇게 정에 굶주렸을 줄이야. <유니버셜 캣숍의 비밀>는 어느 날부터 고양이들이 사라지고 은하가 키우던 고양이도 사라지는데 그렇게 사라진 고양이들은 자신들이 원래 살던 고양이 별로 돌아간다. <푸른 머리칼의 살인마>의 블루는 살인마 남편에게 목숨을 지키기 위해 미래와 과거를 넘나드는 문을 끊임없이 통과하며 계속해서 남편을 도끼로 살해해야 한다. 오랜 세월 후 그녀를 사랑하는 썸머와 결국 블루가 태어나던 시점에서 재회한다.

 

단편 소설을 이해하기가 난해하다는 내 편견을 깨우는 소설집들을 간혹 만나는데 그중 하나로 꼽을 만한 책이 바로 이 트로피컬 나이트이다. 괴담집이라고 하지만 말랑말랑하고 따뜻함을 품고 있으니 이걸 뭐라고 해야 하나? 제목처럼 열대야에 읽는 간담 서늘해지는 이야기의 결말은 누군가를 향한 사랑, 애정 그리고 그리움이었다. 결국 사람과 사람이 만들어 내는 아름다운 이야기였는데 단편이 모두 장편으로 나왔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처음엔 다소 난해하게 느껴지던 표지가 소설 속에 등장하는 캐릭터들이었음 알게 되니 사랑스럽게 그지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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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줄평]스틸 라이프 | 한줄평 2022-08-24 23: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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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스터리계의 걸작 루이스 페니의 진가를 알게 해준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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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모습을 꽁꽁 숨긴 범인을 찾아라 | 개인 리뷰 2022-08-24 23: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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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스틸 라이프

루이즈 페니 저/박웅희 역
피니스아프리카에 | 2011년 0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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흡입력 있고 매력적인 미스터리 걸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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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이즈 페니는 라디오 방송국에서 18년 동안 라디오 진행자와 저널리스트로 일하다 결혼 후 방송국을 그만두고 집필에 전념해 발표한 데뷔작 스틸 라이프로 추리소설 분야에서 다양한 상을 휩쓸며 미스터리계의 혜성처럼 등장했다. 데뷔작 이후 7편의 아르망 가마슈 경감 시리즈가 큰 성공을 거두고 애거서상 4년 연속 수상의 기록을 세운다. 그 아르망 가마슈 경감 첫 번째 시리즈 스틸 라이프를 읽어보았다.

 

 

캐나다 퀘벡 주의 작고 평화로운 마을 스리 파인즈에 일흔이 넘은 제인 닐이 화살에 맞아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한다. 이 마을에서 평생을 보낸 제인은 학교 선생님으로 지내다 퇴직했고 마을 주민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며 지냈던 인물로 누군가에게 원한을 살만한 인물이 아니었다. 아르망 가마슈 경감이 이 사건을 맡아 스리 파인즈 마을에 머문다. 사냥철로 타지역 사람들도 이곳을 방문하기에 이것이 사냥하다 우연히 발생한 사고인지 고의적 살인인지부터 판가름해야 했다. 사춘기 아들 피터로 인한 가정불화와 갈등 그리고 증거물 인멸로 클로포드 부자가 처음 이 사건의 용의자들로 떠올랐지만, 이 사건과 관련이 없음이 밝혀진다. 사라졌던 클로포드의 화살이 발견되며 이 사건은 활을 잘 쏘고 이곳의 지리를 정확히 아는 이 마을 사람 중 한 명이 벌인 고의적인 살인사건이란 결론에 도달한다. 저마다의 개인사와 가정사를 안고 살아가는 마을 사람 중 누군가는 가면을 쓰고 자신의 본모습을 숨긴 채 이 살인을 저지른 것이다. 한 달 전 암으로 자연사한 노부인 티먼 해들리도 자연사가 아닐 수도 있다는 가능성을 열어두며 가마슈는 사람들을 면밀히 관찰한다. 제인이 죽기 전 평생 한 번도 다른 이들에게 선보이지 않았던 자신의 그림을 사람들 앞에 내보이기로 한 후 사망하였기 분명 그림과 관련된 인물이 저지른 짓이며 제인이 죽고 나면 가장 큰 이득을 볼 사람의 소행일 것이라는 추측으로 사건 조사는 지속된다. 제인과 가장 친밀하게 지냈던 클라라가 살해범을 찾는 데 많은 도움을 주고 결국 범인은 자신의 죄와 본 모습을 숨기기 위해 제인을 살해했던 것으로 밝혀진다.

 

몇몇 사람들이 용의선상에 오르지만 범인을 추론하기가 쉽지 않아 마지막에 범인이 밝혀지기 전까진 사실 나조차 다른 사람을 용의자로 생각했다. 등장인물이 모두 개성이 강하고 저마다 과거의 아픔과 그리고 그것을 이겨낸 개인사를 매력적으로 표현한 작가의 필력에 감탄하며 책을 읽었다. 세심한 관찰력으로 사건에 접근해가는 가마슈 경감과 그와 함께 수사하는 보부아르 경위의 콤비가 돋보이며 신참내기 형사 이베트 니콜의 아슬아슬한 모습 또한 재미를 배가시킨다. 니콜은 성공에 대한 집착과 미숙한 태도로 물의를 일으켜 팀 내 갈등을 야기하지만, 남들이 생각하지 못하는 것을 찾아내는 예리함을 가지고 있기에 앞으로 니콜이 어떻게 세련된 수사관의 모습으로 변해갈지 기대된다. 루이스 페니라는 작가의 작품을 이번에 처음 만났는데 데뷔작이라고 여겨지지 않을 정도로 이 책이 너무 매력적이었다. 미스터리물이지만 자극적인 면을 부각하지 않고 지극히 평범한 사람들의 내면을 잘 표현했기에 분량이 적지 않았음에도 책을 손에서 놓기 힘들었다. 앞으로 가마슈 경감 시리즈를 다 읽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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