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깊은숨 | 출판사 리뷰 2022-09-28 2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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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깊은숨

김혜나 저
한겨레출판 | 2022년 09월

내용     편집/구성     구매하기

우리가 흔히 말하는 정상이라는 범주를 벗어난 사람들의 쉽게 내보일 수 없는 속내를 풀어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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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문디 언덕에서 우리는라는 작품으로 친숙한 김혜나 작가의 7편의 단편을 담은 깊은숨을 읽어보았다.

 

<오지 않은 미래>

민서와 진수 커플 사이에 여경은 애매한 감정에 휩싸인다. 이들의 권유로 종일 함께 여기저기를 다닌다. 여경과 코드가 잘 통하는 진수가 보이는 친절함과 그런 진수와 여경을 아무렇지 않게 대하는 민서의 속내를 알 수 없다. 이런 애매한 상황을 피하지 않는 여경은 아마도 진수와 함께하는 시간을 내심 바라고 있었던 건 아닐까.

 

<가만히 바라보면>

요가를 하다 부상을 입고 요양차 태국 파타야에 머물며 트랜스젠더 잠과 함께 지낸다. 잠에게 요가를 가르쳐주다 갑작스런 복통으로 병원을 가게 되고 잠은 아픈 나의 회복을 위해 와추 테라피를 도와준다.

 

<아버지가 없는 나라>

미국으로 입양을 갔다 친부와 친모를 만난 아진과 친부모를 만나는 과정을 옆에서 지켜본 한아 또한 친부를 알지 못한다. 한아는 미국에서 보낸 어린 시절 엄마와 커플이었던 모니카의 보살핌을 떠올린다. 엄마가 말해준 출생에 관한 이야기는 어디까지가 진실인지 알 수 없고 아버지의 부재보다는 갑자기 헤어진 모니카의 안부가 궁금하다.

 

<모니카>

제니는 오랜만에 방문한 뉴욕에서 젊은 시절 함께 했던 모니카를 자연스레 떠올리게 된다. 누구보다 자신을 이해해준 모니카와의 좋은 날이 많았지만 결국 헤어질 때 모니카를 파렴치한으로 몰았던 자신을 어떻게 기억하고 있을까?

 

<비터스윗>

요가 수련을 위해 인도로 간 진아는 진 언니를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편해진다. 하지만 남자친구인 준과의 관계도 더 힘들어지고 진 언니의 아들 제임스의 행동도 마음에 들지 않는다. 진 언니가 만들어준 초콜릿의 단맛 뒤의 씁쓸한 뒷맛은 아무리 행복을 찾고 수양을 한다한들 인생의 쓴맛을 완벽하게 가릴 수는 없다는 걸 의미하는 걸까?

 

<레드벨벳>

나는 원어민 영어 강사 헤럴드와 친분을 쌓았지만, 어느 날 아내에게 미안해서 이젠 사적인 자리는 갖지 않겠다는 그에게 섭섭하면서도 억울한 감정을 느낀다. 나는 남녀 사이가 꼭 연애로만 이어지는 게 아니라고 따지고 싶지만, 진심은 그를 남자에 대한 애정으로 여기지 않았을까?

 

<코너스툴>

오진은 20년 전 작가와 동네 책방 주인으로 만났던 호산의 딸 예진이 젊은 신인 작가로 자리를 잡는 모습을 지켜본다. 그 당시 호산과는 너무 자연스럽게 문학적 대화를 이어갈 수 있었고 그런 자연스러움에 호산이 쓴 글을 봐달라는 부탁도 받게 된다. 호산의 부인은 오진을 오해했었지만 사실 오진은 동성애자이다. 이반으로 살아온 자신의 이야기를 예지가 써주길 바란다.

 

, , . 움직이는 심장 소리. 우리는 태초부터 존재했고 사랑하고 있었다. 나는 그 존재를 끌어안았고, 그는 나를 보듬어 안았다. 우리는 오래, 아주 오래 그곳에서 흐르고 있었다. (p.96)

 

그러면, 우리가 원하는 대로 살기 위해, 모두에게서 등진 채로 떠나면, 우리가 꿈꾸던 진실한 삶이 그곳에 있을 것 같아? 그럴 수도 있겠지. 그곳에 진짜 내가 진짜 내 삶이 존재하고 있을지도 몰라. 그런데, 그러면 행복해질 수 있을까? 꿈을 이루면 영원한 행복에 이르러 두 번 다시 불행과 불안을 느끼지 않으며 살 수 있을까? 너는 정말로 그렇게 믿어? (p.217)

 

나는……달라지겠지. 맞춰가야지. 견뎌내야지 하며 스스로를 다독이고 현실에 적응해나가는 내가 너무 무서웠다. 매일 술을 마시는 훈을 포기하고, 그와 함께 이루고 싶은 미래를 포기하고 나 자신마저도 포기한 채 그저 견디는 이 삶에서 도망치고 싶었다. 그런데 우리는 어떻게, 어디로 도망칠 수 있다는 말인가? (p.251)

 

7편의 화자는 모두 여성으로 대부분이 우리가 흔히 말하는 정상이라는 범주를 벗어난 여성들이다. 사람들에게 평범하게 받아들여지지 못하는 이들을 보며 정상적인 가족 구성원은 무엇이지, 성소수자를 바라보는 우리의 시선은 얼마나 열려있는지, 이성 간의 우정은 불륜이라는 틀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것인지 등 많은 생각을 하게 한다. 사회가 만든 틀로 인해 주변인으로 살아가야 하거나 성 정체성을 숨기며 살아가야 하는 이들에 대한 작가의 깊은 시선이 담겨있다. 또한 작가가 요가를 수련하기에 이 책 곳곳에 요가가 소재로 등장한다는 점도 작가의 색채를 더한다고 할 수 있다. 여전히 단편을 이해하기 힘들지만 이젠 어느 정도 면역이 생긴 건지 이 책은 참 차분하게 잘 읽혔다. <아버지가 없는 나라>를 읽고 모니카와 얽힌 사연이 정말 궁금했는데 그다음 편 <모니카>가 이와 연결되는 이야기라 좋았다. 요가 전문 수련인답게 답답한 인생살이에서 깊은숨으로 마음의 응어리를 내려놓기를 바라는 마음이 담긴 거라 생각하고 싶다.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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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줄평]깊은숨 | 한줄평 2022-09-28 19: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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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점

우리가 흔히 말하는 정상이라는 범주를 벗어난 사람들의 쉽게 내보일 수 없는 속내를 풀어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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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백산맥 3 | 개인 리뷰 2022-09-23 1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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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태백산맥 3 (개정판)

조정래 저
해냄 | 2021년 01월

        구매하기

전라도 지방에서 사회주의 공산당의 저항이 더 강렬했던 이유를 알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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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교의 계엄사령관 심재모는 농민들이 왜 경찰과 군을 적대시하는지 그리고 유독 사회주의적 사상을 가진 자들이 더 많은 이유를 알고자 이곳 사정을 잘 아는 이들을 통해 경청하고 배운다. 그래서 나름 농민들의 억울함을 이해하며 그들을 공정하게 대하려 한다. 나름 권력을 가진 자 중 그나마 모범적인 생각을 하는 대표적인 인물이라 할 수 있겠다. 총상을 입었던 안창민을 몰래 치료했던 것이 밝혀져 고초를 겪고 감옥에 투옥되었던 전원장, 간호사와 이지숙은 김범우가 나서주어 집행유예로 풀려난다. 월녀 또한 정하섭을 도왔다는 이유로 고초를 겪고 결국 배 속의 아이를 잃고 감옥에 투옥된다. 마을에 몰래 침투해 어머니의 도움을 받던 배성오는 형의 신고로 군·경찰과 대치 중 사망하고 아들을 잃은 어머니 또한 자살을 선택한다. 이념은 가족 간의 불화를 넘어 원수가 되고 목숨까지 좌지우지하게 되는 비극을 낳을 수 있음을 보여준다. 외서댁은 공산주의자로 산으로 도피한 남편의 아이가 아닌 염상구의 아이를 가진 게 소문나 자살을 시도한다.

 

이승만이 아닌 김구가 남한을 이끌었다면 우리나라의 역사는 어떻게 전개되었을까?’ 하는 아쉬움이 계속 머문다. 사리사욕과 권력욕이 강했던 이승만이 아닌 나라를 먼저 생각했던 인물이 힘을 가지지 못했다는 점이 안타까울 뿐이다. 전라도와 경상도에서 농민봉기가 자주 발생하고 사회주의 사상을 더 높이 평가했던 이유는 이 지역에선 농업이 가장 큰 부분을 차지했기 때문이다. 그리하여 토지개혁에 대한 희망이 컸고 일제 강점기가 끝나면 모두 공정하게 토지를 분배받을 수 있을 거란 기대가 이루어지지 않았기에 반발도 컸다. 이런 지역적 사회적 역사적 맥락을 이해하고 나니 이 지역 사람들이 공산주의 사상을 더 긍정적으로 생각했던 이유를 알게 되었다. 학창 시절 반공교육을 철두철미하게 받았기에 민주주의와 공산주의라는 이분법적인 사고에만 머물러 이런 역사적 진실은 전혀 알지 못했었다. 나이가 들어 띄엄띄엄 알게 되던 것을 넘어 이 책을 통해 시간의 흐름대로 역사를 알아갈 수 있는 참 귀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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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별주의자가 아니라고 자신있게 말 할 수 있는 자 있는가? | 개인 리뷰 2022-09-23 1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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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선량한 차별주의자

김지혜 저
창비 | 2019년 07월

내용     편집/구성     구매하기

차별이 사라지는 사회는 누군가를 불편하게 만들고 그 불편함을 이겨내야 차츰 차별에서 벗어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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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너 필링스를 읽고 편견과 차별에 대한 나의 무지를 깨달았던 선량한 차별주의자를 다시 읽어보게 되었다. 나는 차별을 받는 사람인가 차별을 하는 사람인가? 나는 강자인가 약자인가? 누구나 상황에 위치가 변하는 것이지 그런 위치가 확고부동한 게 아니다. 하지만 난 누군가를 차별하지 않는 공정한 사람이라고 자부할지라도 무의식 속 편견과 차별의 시선을 알아차리기가 쉽지 않은 경우가 많다. 그런 부분들을 꼭 집어서 나에게 질문을 던진 책이 바로 이 선량한 차별주의자였다. 서문에 나오는 결정 장애는 우리가 흔히 쓰는 말이지만 장애에 대한 나의 무의식적인 편견과 차별을 각성하게 된 단어였다. 장애를 부족하거나 모자란 것으로 생각하는 편견에서 나온 이 단어를 너무 거리낌 없이 사용했다는 점에서 이 책은 처음부터 내 시선을 사로잡은 책이었다.

 

나에게는 아무런 불편함이 없는 구조물이나 제도가 누군가에게 장벽이 되는 바로 그때, 우리는 자신이 누리는 특권을 발견할 수 있다. (p.29)

"차별은 단순히 지폐나 동전이나, 햄버거나 영화의 문제가 아니다. 누군가에게 인종이나 피부색을 이유로 그를 공공의 구성원으로서 받아들일 수 없다고 말할 때, 그가 당연히 느낄 모멸감, 좌 절감, 수치심의 문제이다." 바로 인간의 존엄성에 관한 문제다. (p.133)

 

다양한 사례와 설명으로 1부는 누구도 차별을 전혀 하지 않는다고 장담할 수 없음을, 2부는 차별이 어떻게 정당하고 자연스러운 구조로 자리를 잡게 되는지, 3부는 차별과 혐오에 대응하는 우리의 자세를 살펴본다.

 

"만일 정당한 시민 불복종이 시민의 화합을 위협하는 것으로 보일 경우, 그 책임은 항거하는 사람들에게 있는 것이 아니라 이러한 반대가 정당화되게끔 권위와 권력을 남용한 사람들에게 있다." 소수자의 '말 걸기'에 다수자가 어떻게 화답하느냐에 상황은 크게 달라질 수 있다. 시위를 비난할 수도 있지만, 그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고 시위에 동참해 함께 변화를 요구할 수도 있다. 당신이라면 어떻게 화답하겠는가? (p.168)

 

몇 년 전에 읽었을 때의 우리 사회 곳곳에 자리 잡은 차별은 이번에 다시 읽으면서도 특별히 변하지 않았다. 성소수자와 장애인에 대한 차별과 이런 차별에 소리를 내는 이들과 이를 반대하는 세력은 여전히 존재한다. 나 또한 여전히 내 무의식 속 차별을 완전히 벗어버리지 못했음을 깨닫게 된다. 그래서 이런 차별과 혐오에 관한 책은 의식적으로라도 주기적으로 읽어보려 한다. 내가 차별을 하지 않는 사람이 당장 될 수 없을지라도 차별에 대해 민감한 사람이 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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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안의 모모는 외롭지 않을까요? | 개인 리뷰 2022-09-22 14: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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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모모

미하엘 엔데 저/한미희 역
비룡소 | 1999년 02월

내용     편집/구성     구매하기

미하엘 엔데의 동화는 철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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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시골 마을 어느 날 폐허가 된 원형극장에 나타난 나이를 가늠할 수 없고 초라한 소녀 모모. 아이들은 상상의 나래를 활짝 펼 수 있게 해주고 어른들은 마음속의 모든 이야기를 할 수 있도록 최고의 경청자가 되어주는 모모는 모든 이에게 좋은 친구이다. 평화로워 보이던 마을에 어느 순간부터 회색 양복 입은 시간은행 직원들이 사람들에게 시간을 저축하라고 설득하면서 점점 많은 사람이 여유, 관심, 애정, 배려도 없이 일하기에만 몰두한다. 하지만 일에만 몰두할수록 더 시간에 쫓기며 여유라고는 찾아볼 수 없이 그렇게 무의미하고 건조한 삶을 살아간다. 이 회색 양복을 입은 자들, 즉 시간을 빼앗는 자들에겐 모모가 최대의 방해꾼이고 결국 그들의 표적이 된다. 시간 관리자 호라와 거북이 카시오페이아의 도움으로 모모는 시간의 의미 그리고 시간을 빼앗는 자들에 맞서 사람들에게 빼앗긴 시간을 돌려주는 큰 역할을 한다.

 

하지만 시간을 아끼는 사이에 실제로는 전혀 다른 것을 아끼고 있다는 사실을 눈치챈 사람은 아무도 없는 것 같았다. (중략) 하지만 시간은 삶이며, 삶은 가슴 속에 깃들여 있는 것이다. (p.97~98)

 

호라의 풀 네임은 '세쿤두스 미누티우스 호라'인데, 각자 초(secundus), (minutius), (hora)를 뜻하는 라틴어인데 이름 곧 시간이다. 호라는 과거, 현재, 미래 어떤 모습도 가능하다. 그래서인지 시간의 의미를 모모에게 알려준다. 30분 앞의 미래를 알고 있는 카시오페이아, 말을 아끼며 심사숙고한 베포, 끊임없는 상상력으로 이야기하길 좋아하는 기기 등 등장하는 인물들과 상황이 하나하나의 상징적인 의미를 담고 있고 그 의미를 생각하며 읽는다면 결코 한 번 읽고 다 이해하긴 쉽지 않았다. 많은 이들이 재미있게 읽었다고 하는데 난 사실 재밌다기보다는 어려웠다. 동화책이 맞는가 싶은 정도로 묵직한 무게감을 느끼지 않을 수 없었다. 모모는 동화를 가장한 철학책이라고 말하고 싶다. 미하엘 엔데의 끝없는 이야기마법의 설탕 두 조각을 읽을 때도 그랬지만 역시나 미하엘 엔데는 자신의 철학을 참 동화답게 잘 담아낸다. 나 그리고 우리 모두 시간과 삶의 의미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고 의미 있는 삶을 살기 위해 시간을 어떻게 사용해야 할까? 내 안의 모모는 혼자 외롭게 보내고 있는 건 아닌가?

 

모든 사람은 저마다 자신의 시간을 갖고 있거든. 시간은 진짜 주인의 시간일 때만 살아 있지." (p.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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