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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잎 독서 in Canada] 누군가는 거짓말을 하고 있다, 캐런 M. 맥매너스, 서평 | Yes 24 북클러버 서평 2022-11-24 0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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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누군가는 거짓말을 하고 있다

캐런 M. 맥매너스 저/이영아 역
현암사 | 2018년 0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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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리소설이지만 동시에 네 캐릭터의 성장스토리를 보는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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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는 거짓말을 하고 있다>
캐런 M. 맥매너스

 

이번 11월 북클러버 도서는 A님의 추천으로 또 하나의 추리소설, <누군가는 거짓말을 하고 있다>가 선택되었다. 드라마 시리즈로도 제작되어 아마존 프라임에서 볼 수 있다고 하는데, 소설을 다 읽고 나니 제작이 될 만하다고 느꼈다. 읽는 내내 드라마 시리즈 한 편을 뚝딱 본 듯한 기분이었다.

 

베이뷰 고등학교 학생들의 가십/루머가 업로드 되는 앱 <어바웃 댓(About That)>, 그리고 그 앱을 관리하는 사이먼. 사이먼은 학생들의 비밀을 앱을 통해 발설함으로써 미움과 관심을 동시에 받는다. 어느날 그런 사이먼과 네 명의 학생들이 우연하게 디텐션(방과후 남는 벌)에 다같이 남게 되는데 신기하게도 모두 자신의 것이 아닌 휴대폰이 수업 중 가방에서 울렸다는 이유로 모이게 되었다. 그러던 도중, 학교 밖에서 갑자기 두 대의 차량이 충돌하는 사고가 일어나고, 교실이 어수선한 사이 사이먼이 목이 마르다며 물을 컵에 담아 들이키더니 갑자기 발작을 일으키며 쓰러진다. 이유는 바로 컵에 묻은 다량의 땅콩기름. 땅콩 알러지가 있던 사이먼은 결국 사망하고, 사이먼의 <어바웃 댓>에 아직 공개되지 않았던 글 하나가 경찰조사에서 밝혀지며 같은 교실에 있던 네 학생, 브론윈, 네이트, 애디, 그리고 쿠퍼는 이 '살인사건'의 유력한 용의자가 된다. 과연 사이먼은 죽인 범인은 누구일까?

 

이 소설은 추리 스릴러 소설보단 영어덜트 성장소설로 분류됨이 맞을 것 같다. 사건을 해결하는 게 중심이 아니라 사건을 해결해나가며 접점이 없던 네 학생들이 쌓아가는 우정과 사랑, 그리고 각자의 성장과정이 스토리의 주축이 되는 것 같다. 하이틴 로맨스 영화를 보는 것 같았던 범생이 브론윈과 양아치 네이트의 사랑,  동성을 좋아하는 마음을 남들에게 숨겨오다 들키게 된 야구부 유망주, 쿠퍼,  그리고 전남친에게 모든 걸 맞추는 삶에서 벗어나 방황하다 결국 '나'를 찾는 에디까지. 책을 다 읽고 나면 모든 캐릭터에 애정이 생겨 그 아이들의 행복을 응원하게 되는 신기한 경험을 할 수 있다. 드라마 시리즈로 제작될 만 한 구성이라고 생각되었다. 

 

이 모든 것을 계획하고 죽은 사이먼은... 한심했다. 자기가 마음만 먹으면 사람들을 컨트롤 할 수 있다고 착각하는, 자기가 모든 사람들 머리 꼭대기에 있다고 착각하는 찌질한 사회부적응자랄까. 현실에서는 큰소리도 못내면서 사이버 세상에서는 아주 별의 별 말을 다 하고 다니는 걸 보고 더 정이 떨어졌다. 그래서 그런지 이 사건의 전말이 밝혀졌을 때 '우와 사이먼 대박' 이라는 생각보다는 솔직히 더 큰일을 버리지 않고 자기 혼자 죽어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진짜 학교에서 총기 난사라도 했으면 어쩔 뻔했을까. 멍청해서 다행이다. 마지막 죽는 순간에 사이먼도 아차, 한 것 같았다는데 참 멍청하면 몸이 고생한다 싶었다. 

 

아무래도 고등학생들의 이야기고 영어덜트 소설이다보니 무척 심오한 이야기를 풀어놓지도 않고 가끔 유치한 부분들도 있지만, 그래도 현실에서 많이 마주하는 동성애 차별, 의존적인 사랑, 그리고 마약/불화 가정의 문제들을 각 캐릭터마다 부여해 골고루 다뤄줘서 작가가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 최애는 에디였다. 마지막에 에디가 제이크에서 벗어나 '나'를 결국 찾는 모습이 가장 맘에 들었다. 맨날 남자 남자, 남자를 만나서 인생 펴야 한다는 엄마에게서 벗어나 언니와 둘이 살게 된 결말도 좋았다. 

 

아마존 프라임에서 볼 수 있던데 드라마도 한 번 도전해봐야겠다. 내가 생각했던 이미지와 주인공 캐스팅이 많이 다르면 조금 깰 것 같은 느낌도 들긴 한다. 나는 네이트를 능글맞고 섹시한 잘생긴 남자아이를 생각했는데, 못생기면 조금... 힘들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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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잎 독서 in Canada] 사일런트 페이션트, 알렉스 마이클리디스, 서평 | Yes 24 북클러버 서평 2022-10-30 04: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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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사일런트 페이션트

알렉스 마이클리디스 저/남명성 역
해냄 | 2019년 0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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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전이 꽤나 괜찮았던 추리 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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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일런트 페이션트> 알렉스 마이클리디스 저
서평

 

10월 북클러버 도서로 선정된 추리소설 <사일런트 페이션트>. 추리소설을 정말 백만년만에 읽는 듯 했다. 추리소설은 누가 범인인지 밝혀지는 과정에서의 그 반전이 중요한데, 이 책의 반전은 꽤나 괜찮았다. 반전을 알아챈 순간 입을 틀어막았으니 그정도면 선빵 아닐까? 

 

서술자는 테오, 정신상담사로 남편을 잔인하게 죽인 혐의로 세간의 중심이 된 엘리샤에게 관심을 보여 그녀가 수감된 정신병원으로 이직을 한다. 엘리샤의 입을 열게하겠다고, 진실을 듣겠다는 집념 하나로 그녀에게 포기하지 않고 다가가는데 엘리샤는 좀 처럼 입을 열지를 않는다. 

테오는 엘리샤의 주변 사람들을 통해 엘리샤에 관해 알아가기 시작하는데, 그들과 이야기를 할 수록 각자 엘리샤에 대한 무언가를 숨기는 것 같다. 게다가 엘리샤의 과거를 알면 알수록 자신의 과거와 무척 비슷하다는 생각이 든다. 둘 다 아버지에게서 폭력과 무시를 당한 어린 시절을 갖고 있다는 것. 

엘리샤가 남편을 쏜 그 몇 분 동안 벌어진 일들의 씨앗은 아주 오래전에 뿌려진 것일 수도 있다. 그런 감정은 기억보다 이전에 속하는 곳, 아주 어린 유년기 세상에서 학대와 혹사를 당하는 가운데 오랜 세월에 걸쳐 생겨나고 결국에는 폭발한다. 가끔은 엉뚱한 상대를 향해 폭발하기도 한다.

p.84 

그러던 어느날, 드디어 엘리샤가 입을 열기 시작하고, 그녀는 자기가 기록한 일기장을 테오에게 보여주게 되면서 진실이 점차 드러나는데... 

 

반전을 알아챈 순간은 테오가 그의 아내의 내연남을 미행하다가 그의 집에 다다르고, 그 집 안에서 그가 아내를 마주하는 모습을 보는 순간이었다. 갑자기 엘리샤의 일기와 겹쳐지면서 우앗! 입을 틀어막았다. 현재와 과거가 마구 뒤섞이면서 도대체 이게 무슨 일인지 헷갈리기 시작했다. 정말 독자를 감쪽같이 속였구나, 작가의 빌드업이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정말 읽으면서 테오가 의심하는 족족 그 사람들을 의심했는데 완전 속았다... 서술자를 테오로 세우면서 그가 자신은 쏙 빼놓은 채 다른 사람들에게로 의심이 쏠리게 한 장치들이 좋았다.

 

정말 오랜만에 추리소설을 읽고 나니 다른 추리소설들도 읽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현재 Verity  를 시작했는데 이게 추리+로맨스 소설이라 그런지 적당히 설레면서 적당히 으스스 하면서도 꽤나 괜찮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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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잎 독서 in Canada] 파친코, 이민진, 서평 | Yes 24 북클러버 서평 2022-09-30 0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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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파친코 2

이민진 저/신승미 역
인플루엔셜 | 2022년 0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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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일교포'들의 삶을 간접적으로 느낄 수 있어 좋았던 책. 역사가 그들을 져버렸지만 그들은 상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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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친코> 이민진 저
서평

한줄평: '재일교포'들의 삶을 간접적으로 느낄 수 있어 좋았던 책. 역사가 그들을 져버렸지만 그들은 상관 없었다. 

 

일제 강점기가 시대적 배경인 책을 많이 읽었지만 항상 배경은 우리나라, 혹은 일제의 눈을 피해 독립운동이 활발했던 중국이었다. 일제강점기라는 시대적 배경 속에서 너무 쉽게 잊혀진 일본으로 어쩔 수 없이 넘어간 재일동포들. 그들의 이야기를 듣는 게 처음인 것 같다. 그런 의미에서 <파친코>는 내게 무척 의미 있는 책이었다. 

 

전개가 빠르고 이야기가 흥미로웠던 건 1권, <파친코>의 전반부이지만 밑줄을 긋고 생각할 거리가 많았던 건 2권 후반부였다. 너무 많은 인물들의 등장으로 정신이 없긴 했지만 책의 제목인 '파친코'가 드디어 등장하면서 작가가 궁극적으로 보여주고 싶었던 일본에서 살아내는 재일 교포들의 삶이 나오지 않았나 싶다. 

 

선자는 많은 조선인들이 다른 일자리가 없어서 그들 밑에서 일해야 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정부와 좋은 회사들은 조선인들을 고용하지 않았다. 교육받은 조선인도 마찬가지였다. 그런 사람들은 모두 일을 해야 했다. 동네에 사는 많은 사람들이 일을 하지 않는 사람들보다 훨씬 더 친절하고 훨씬 더 존경스러운 사람들이었다. 

p.124 

 

노아가 자신이 야쿠자인 한수의 아들임을 알고 와세다 대학을 그만두고 결국 자신이 그렇게 하기 싫었던 '파친코'로 들어간다. 하지만 과연 노아가 무사히 와세다를 졸업했다면 더 나은 삶을 살 수 있었을까? 노아는 선자가 자신과 자신의 인생을 망쳤다고 했지만 내 생각엔 노아가 한수의 비밀을 끝까지 몰랐고 무사히 와세다 대학을 졸업했더라도 조선인 차별로 언젠가는 그의 꿈과 이상이 짓밟혔을 거라 생각한다. 그의 다음 세대인 모자수의 아들 솔로몬 또한 미국까지 가 좋은 교육을 받고 왔지만 결국 좌절당해 아버지의 파친코로 돌아온 것을 보면. 어떻게든 노아는 결국 무너져 내리고 언젠가 자신의 삶을 포기했을 것 같단 생각이 든다.   

 

조선인의 피에는 분노와 화가 너무 많이 담겨 있다고 일본인들은 말했다. 종자가 어떻고, 피가 어떻고 하는 그런 절망적인 생각에 어떻게 맞서 싸울 수 있을까? 노아는 감수성이 예민한 아이였고, 모든 규칙을 지키며 최고가 되려 했다. 그리고 그렇게 되면 적대적인 세상을 바꿀 수 있다고 믿었다. 노아가 그런 잔인한 이상에 사로잡히도록 내버려둔 것이 선자의 실수였다. 그 때문에 노아가 죽었다.

p.282

 

피비와 솔로몬이 '일본의 만행'을 두고  의견이 맞지 않을 때 일본의 편을 드는 솔로몬이 마음에 들지 않았지만 동시에 평생을 일본에서 태어나 일본에서 자라 한국이라고는 선자와 가족들의 '여행'으로 밖에 가보지 않은 그의 입장으로써 당연하지 않을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 솔로몬의 주변에는 차별적인 일본인들도 있지만 새엄마인 에스코와 아빠의 절친한 친구 하루키를 포함 좋은 일본인들도 많았다. 그들과 함께 부딪히며 살아가는 솔로몬은 일본인들을 나쁘게만 바라보는 피비의 의견에 동의할 수 없지 않았을까. 그와중에 안타까운 것은 솔로몬이 일본인들과 더 가깝고 일본문화에 더 익숙하더라도, 할머니 선자가 한국에서 온 재일교포라는 이유로 살아보지도 못한 남한과 북한 중 한 곳을 택해 그곳의 국민으로 한국 여권을 발급받아야하고, 3년마다 일본에서의 영주권을 갱신해야 한다는 기가막힌 현실이다. 한국에서도 일본에서도, 솔로모는 그 어디에서도 속하지 못하고 평생 이방인이 되어야 한다는 사실. 

 

"왜 일본은 아직도 조선인 거주자들의 국적을 구분하려고 드는 거야? 자기 나라에서 4대째 살고 있는 조선인들을 말이야. 넌 여기서 태어났어. 외국인이 아니라고! 이건 완전 미친 짓이야. 네 아버지도 여기서 태어났는데 왜 너희 두 사람은 아직도 남한 여권을 가지고 다니는 거야? 정말 이상해."

p.314

 

현재는 재일교포들이 어떠한 상황인지, 어떻게 살아가고 있는 지 더 알고 싶어졌다. '일본에 거주하는 한국 사람들'이라고 단편적으로 생각했던 그들의 삶을 이 책을 통해 더 깊게 알수 있게 되어서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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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잎 독서 in Canada] 여자 둘이 살고 있습니다, 김하나 황선우 저 서평 | Yes 24 북클러버 서평 2022-08-31 0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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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여자 둘이 살고 있습니다

김하나,황선우 공저
위즈덤하우스 | 2019년 0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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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여자의 동거가 영화나 드라마처럼 마냥 아름답지는 않지만 계속 보고싶은 현실 다큐멘터리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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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 둘이 살고 있습니다> 김하나 황선우 저
서평

 

내가 혼자 살기 시작한 건 대학교 2학년 때 자취를 시작하면서부터다. 대학교 내내 자취를 하다 중국으로 교환학생을 가게 되었고 그곳에서도 나는 1인실을 고집했다. 이유는 가족이 아닌 타인과 함께 사는 것은 불편하다, 결국 안좋게 끝날 수도 있다, 사소한 일로 자주 다투고 마음이 상할 것이다, 라는 온갖 부정적인 조언들 때문이었다. 안그래도 겁이 많은 나는 직접 겪어보기도 전에 지레 겁을 먹고는 '무조건 1인실!' 만 고집했다. 캐나다에 살고 있는 현재도, 나는 아직 혼자다. 주위 친구들이 집을 구할 때마다 나도 같이 살아볼까 기웃기웃 거리긴 하지만 그것도 잠시. 다시 '그래, 불편할거야. 그냥 혼자 살자' 하고 마음을 접고 만다. 하지만 <여자 둘이 살고 있습니다>를 읽고 나서 다른 생활동반자와 함께 사는 삶이 꼭 나쁘지만은 않겠구나 생각했다. 

 

책 속 두 여자의 동거생활은 영화나 드라마처럼 마냥 아름답지만은 않다. 그들도 서로 다른 생활습관 때문에 스트레스도 받고, 말다툼을 하기도 한다. 하지만 이들은 그 스트레스와 다툼을 부정적으로 보지 않는다. 서로의 다름을 이해하는 그 과정을 외국을 여행하며 그 나라를 알아가는 것에 비유하고,

사람들도 저마다 다른 온도와 습도의 기후대와 문화를 품은 다른 나라 같아서, 누군가와 함께 시간을 보내는 일은 외국을 여행하는 것처럼 흥미로움 경험을 준다.

 '다름' 자체를 부정적인 개념으로 보지 않고 서로를 채워줄 수 있는, 더 나은 내가 될 수 있게 도와주는 긍정적인 요소로 바라본다. 

비슷한 점이 사람을 서로 끌어당긴다면, 다른 점을 둘 사이의 빈 곳을 채워준다.

항상 부정적인 말만 들어오던 나에게 이런 긍정적인 말들은 꽤나 큰 충격을 줬다. 특히 '싸움의 기술' 챕터를 읽을 때 나는 황선우 작가님에게 깊이 공감을 했는데 작가님의 성향이 나와 매우 비슷했기 때문이다.

실망하기 싫어서 기대하지 않은 척하고, 부딪치기 싫어서 크게 중요하지 않은 척하는, 인격이 성숙해서 잘 안싸우는 사람이 전혀 아니라, 오히려 미숙해서 잘 못 싸우는 사람에 가까웠던 거다. 

잘 싸우는 법을 알아야 건강한 관계를 유지할 수 있는데, 나는 항상 싸움을 피하기에 급급하고 혼자 마음정리를 해 관계를 끊곤 했다. 피하지 않고 마주해야 내 싸움의 기술이 늘지 않을까? 그러기 위해 한 번 마음이 맞는 사람들과 함께 살아보는 것이 내게 필요할 것 같다. 그리고 그 싸움의 기술은 내 주위 사람들과의 관계를 오히려 더 끈끈하게 만들어줄 수 있겠지.

 

30대에 접어든 현재, 나는 '내 집 마련'에 대한 생각을 자주 하는데 이 생각은 곧 '혼자서는 힘들겠지?' -> '그럼 파트너를 구해야 하나?' -> '결혼?' -> '혼자선 안되는 걸까?' 로 이어지며 결국 낙담을 했다. 하지만 이 책을 통해 김하나 황선우 작가님들처럼 혹 마음에 맞는 친구를 찾는다면, '분자가족'을 만드는 것은 어떨까?, 하는 '내집 마련'으로 나아가는 새로운 방향을 찾았다. 친구와 함께 산다는 건 '안정적'이지 못하다는 이유로 꺼렸는데 생각해보면 결혼은 정말 '안정적'인가 하는 의문이 든다. 세상에 절대안정적인 관계는 존재하지 않고, 특히나 '결혼'으로 묶이면 마음이 안맞을 때 오히려 헤어지기 어려운 경우가 생겨 관계를 끊을 자유가 오히려 제한될 지도 모른다. 

 

새로운 가족의 형태가 많아지는 요즘, 그들 모두를 다 아우르고 보호해줄 수 있는 많은 법들이 책에서 소개된 '생활동반자'법과 함께 생겨났으면 하는 바람으로 글을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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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잎 독서 in Canada] 모모, 미하엘 엔데, 서평 | Yes 24 북클러버 서평 2022-07-30 02: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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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모모

미하엘 엔데 저/한미희 역
비룡소 | 1999년 0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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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시간은 안녕한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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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모> 미하엘 엔데,  서평

 

저번 달부터 독서모임 멤버 두 분과 함께하는 Yes24 북클러버 도서로 이번 7월은 '모모'가 선정되었다. 가벼운 책을 읽고 싶기도 했고, 최근에 문득 어릴 적 읽은 이 책의 내용을 다시 어른이 되어서 읽으면 어떤 느낌일지 궁금하기도 했다. 책을 다시 읽기 전, 내가 기억하는 내용이라고는 '모모'라는 여자아이, 그리고 '시간'을 주제로 다루는 책 이라는 것 뿐이었다. 책을 읽어내려감과 동시에 매번 새롭게 느껴지는 스토리에 이정도로 내가 이 책을 까먹고 있었다니 충격을 받았다. 과연 이 <모모>를 어릴 적에 '읽은 책' 이라고 말해도 되나 싶었다. 그러다 마지막에 독자들에게만 보이는 '카시오페이아' 등 뒤에 적힌 글씨 '끝' 이라는 일러스트레이션은 다시금 나를 어릴 적 이 책을 읽던 그 때로 끌고 들어갔다. 드문 드문 기억이 나는 이 책, 어른이 된 후 다시 느낀 내 감상평은...?

 

감상평을 말하기 앞서 이 책의 줄거리를 요약한다면, 어느날 갑자기 어디에선가 나타난 부모도, 친척도, 아무도 없는 꼬마 여자아이 '모모'는 마을에 있는 원형극장에서 마을 사람들의 보살핌을 받으며 살아가게 된다. 어떻게 보면 이렇게 마을에 자리잡아 마을 사람들의 보살핌 아래 살게 된 모모가 행운이라고 할 수 도 있겠지만, 후에는 오히려 마을 사람들이 모모를 곁에 두게 된 것이 행운이 되어버린다. 모모는 마을사람들의 고민과 걱정을 열심히 들어주었고, 모모의 경청으로 그들의 문제거리들이 저절로 해결되는 신기한 현상들이 일어났다. 모모의 '다른 사람의 말을 들어주는 재주'는 그 아이의 충분한 시간 덕이었다. 어느새 마을 사람들은 문제가 생기면 "모모한테 가보게!"라는 말을 일상적으로 하기 시작했다.

그러던 어느날, 마을사람들에게 회색신사들이 다른 이들이 눈치채지 못하게 조용히 접근하기 시작한다. 그들은 사람들이 낭비하는 시간을 미래를 위해 저장할 수 있도록 도와주겠다고 한다. 시간이 지날 수록 회색신사들은 점점 많아지고 그런 회색신사를 만난 마을 사람들의 시간은 갑자기 사라져버린다. 그들의 하루는 점점 빨라지고 삭막해져갔다. 어느새 회색신사와의 계약도 잊고 그들은 시간을 아껴 일을 하는데 집중했다. 그들이 미래를 위해 저축하고 있다 생각한 시간은 사실은 더이상 그들의 것이 아니었다.

 

회색신사들의 이런 계획을 알아낸 모모는 가장 친한 친구인 베포와 기기, 그리고 아이들과 함께 어른들을 지켜내려 하지만 결국 수포로 돌아가버리고, 어느날 모모를 찾아온 거북이 '카시오페이아'를 따라 어디론가 떠나게 되는데... 모모가 떠나고 흘러버린 1년의 시간. 과연 모모는 마을 사람들을 구해낼 수 있을까?

 

 

어른이 되어 다시 본 이 동화의 첫 느낌은 허무함이었다. 뭔가 대단한 서사가 펼쳐질 것 같은 예감이 들었는데 회색신사를 물리치는 모모의 모험은 생각보다 허무했다. 하지만 다시 생각해보면, 회색신사의 자멸은 그들의 이기심으로부터 비롯되었고, 아이들에게 명확한 '권선징악'의 모습을 보여준 것이라 어린이를 대상으로 한 동화로써는 좋은 결말이었다는 생각이 든다.

 

이야기는 단순했지만, 나는 과연 '시간'을 어떻게 다루고 있는가를 다시금 생각해보게 만들어준 책이었다. 나에게는 나도 모르는 사이 '회색신사'가 다가오지 않았을까, 나는 그걸 잊고는 시간을 조금이라도 아껴 최대한 효율적으로 쓰려고 기를 쓰고 있는 것이 아닐까. 특히나 2주 전부터 바로 전주까지 출근을 매일 하는 상황에서 일하고 퇴근하고 자고 일어나고 일하고 퇴근하고 자고 일어나고, 를 반복하고 나니 에너지는 하나도 없고 시간은 어느새 2주나 지나있었다는 걸 느꼈었다. 그리고 순식간에 사라져버린 내 2주의 시간동안 나는 불행했다. 아는 언니가 회색신사가 나에게 다녀간 거라고 했다. 오...! 그런가?

 

캐나다에 살고 취업을 하면서 나는 삶과 일을 분리하는데에 노력을 많이 했다. 퇴근 후 일에 대한 생각을 그냥 수도꼭지 잠그듯 꽉 잠글 수 있게 까지 되는데 수많은 시행착오를 겪었다. 일을 하며 느낀 부정적인 감정들을 집에까지 가져오는 일, 꿈까지 꿔가며 스트레스를 받는 일. 지금도 완벽하게 분리를 해냈다고 말하긴 어렵지만 그래도 휴무날, 일에 대한 생각은 하지 않는다. 그리고 휴무를 즐기기 시작했다. 집에서 푹 쉴 때도 있고, 내 취미활동으로 가득 채우기도 하고, 가끔은 친구들과 놀러나가는 계획을 세우는 등 나의 행복과 연계된 일들을 하려고 계획한다. 하지만 파워 J라 그런가, 시간을 허투루 쓰고 싶지 않다는 생각에 꼼꼼히 계획을 세워내려가다보면 또 여유없이 바쁘게 사는 나를 발견하고 만다. '시간'을 다루는 것은 여전히 어렵다.

 

책에서는 아이들을 회색신사들의 천적이라고 한다. 아이들을 포섭해 그들의 시간을 아끼게 하기는 어렵다는 것이다. 하지만 현재 한국사회를 떠올려보면, 학교에서 하교하자마자 바쁘게 여러 학원들을 다니며 밤늦게 집에 돌아오는 아이들을 쉽게 볼 수 있다. 책에서는 어른들이 그들의 시간을 아끼기 위해 아이들을 보육원에 보내고, 현실에서 어른들은 '아이들의 미래'를 위한다며 그들을 학원에 보낸다. 아이들의 미래를 위한다는 어른들의 욕심으로 아이들의 시간을 빼앗는 이 상황이 과연 옳은 것인지 많은 생각이 든다. 아직 오지도 않은 미래를 위해 현재를 희생하는 실수는 어른들 혼자 하는 걸로는 부족한 것일까. 다신 돌아오지 않을 아이들의 시간이 학교와 학원으로 사라져버리는 것이 안타깝다.

시간이 흐르면서 아이들의 얼굴은 점차 시간을 아끼는 꼬마 어른처럼 되어갔다. 아이들은 짜증스럽게, 지루해하며, 적의를 품고서, 어른들이 요구하는 것을 했다. 하지만 막상 혼자 있게 되면 무엇을 해야 할지 도무지 아무 생각도 떠오르지 않았다.

p.350 <모모> 미하엘 엔데

 

 

이 책 마지막, 작가의 말에서 작가는 이렇게 말한다.

"나는 이 모든 일이 이미 일어난 일인 듯 얘기했습니다. 하지만 나는 이 일이 앞으로 일어날 일인 듯 얘기할 수도 있습니다. 내게는 그래도 큰 차이가 없습니다."

p.506 <모모> 미하엘 엔데

예전에도, 그리고 지금도 이 책의 '시간'에 대한 내용이 계속 공감가는 것을 보면 '시간'에 대한 인간들의 고찰은 과거에도 그랬고, 현재도 그러고, 미래에도 계속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시간'을 다루는 방법을 정확히 아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사람들은 계속해서 시행착오를 겪으며 그들의 경험을 통해 '시간'을 계속해서 배워 나갈 것이다. 그리고 이 동화는 계속해서 회자되어 미래에도 공감을 불러일으키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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