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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은 어떻게 우리의 삶을 망가트리는가 | 개인 리뷰 2022-06-30 1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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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노 본스

애나 번스 저/홍한별 역
창비 | 2022년 06월

내용     편집/구성     구매하기

전쟁과 아무 상관이 없는 일반인들이 겪는 심리적 고통을 우리는 눈에 보이지 않는 다는 이유로 너무 쉽게 간과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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곧 한글번역으로 출간이 될 오늘의 책, <노 본스>는 북아일랜드 분쟁 '트러블' 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 그렇기에 북아일랜드 분쟁에 대한 이해 없이 책을 읽는다면 잘 읽히지 않아 금방 흥미를 잃을 지도 모른다. 책의 이해를 돕기 위해 북아일랜드 분쟁 '트러블'을 설명하자면 1968년 부터 1998년, 30년 동안 이어진 분쟁으로 아일랜드 공화국이 영국으로부터 독립할 당시 일부 지역은 영국의 소속으로 남겨짐으로써 발생하였다. 이 때 대부분의 가톨릭교인들은 아일랜드 공화국의 완전한 독립을 주장했고 개신교 사람들은 북아일랜드가 영국에 계속 남기를 원함으로써 종교적인 차원의 분쟁으로 넓혀졌다.

 

그리고 이 이야기는 북아일랜드의 벨파스트의 한 도시 '아도인'이 배경이며 이 곳 대부분의 사람들은 가톨릭계로 친아일랜드계이다.

 

이 책은 챕터마다 중심이 되는 인물들이 다르고 시점도 다양한 인물들로 넘나들어 마치 단편소설집처럼 느껴질 때가 있었다. 하지만 알고보면 가장 큰 중심축이 되는 가족은 바로 러빗 가족이다. 아빠 토미 러빗과 엄마 머라이어 러빗, 그리고 세 남매 - 첫 째 믹 러빗, 둘 째 리지 러빗, 그리고 마지막 막내 어밀리아 러빗.

 

1969년 '트러블'이 발생하기 전, 여느 다른 아이들과 똑같이 친구들과 놀러다니며 걱정따윈 없던 6살 어밀리아가 북아일랜드 분쟁과 함께 자라며 피폐하게 변해가는 과정이 참혹하게 느껴져 읽기가 참 힘들었던 책이다. 잔인하고 기괴하고 이해할 수 없는 일들을 계속 읽고 있자면 나까지 정신병에 걸릴 것 같은 기분이 들어 불쾌해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은 '전쟁'에 대하여 우리가 놓치고 있던 부분을 꼬집어준다.

 

'전쟁'이라고 하면 우린 사람들이 총에 쏘여 죽고 폭탄에 맞아 부상을 당하는 외적인 피해만 생각하는데 이 책은 사람을 죽이는 것 외에도 전쟁이 민간인들을 정신적으로 어떻게 망가트리는 지를 가감없이 보여준다. 30년이라는 긴 시간을 군대가 곳곳에 주둔하고 이유도 없이 서로를 죽이는 환경에 노출되었을 때, 전쟁과 아무 상관이 없는 일반인들이 겪는 심리적 고통을 우리는 눈에 보이지 않는 다는 이유로 너무 쉽게 간과하고 있다. 특히나 아이들은 어른들의 싸움에 아무것도 모른 채 희생을 당한다.

 

아도인은 매일이 폭력과 죽음이 난무하는 도시로 변했고, 그 안에서 전쟁과는 아무 상관없는 사람들은 폭력에 노출되어 매일을 살아간다. 안타까운 죽음들이 매일 생겨나지만, 그 죽음들이 기억될 수 도 없도록 다음날 그들은 또다른 수많은 죽음들을 맞이한다.

 

그런 상황 속에서 성장한 세 남매, 믹, 리지, 그리고 어밀리아가 제대로 자랐을 리가 없다. 그들은 각자의 방식으로 끔찍하리 만큼 망가져있다. 폭력적인 것은 둘째 치고, 변태적이고 괴상하고 이해할 수 없는 행동으로 내 눈을 의심케 만든다. 그와중에 마음이 가는 건 막내 어밀리아이다. 사회에서도, 가족 내에서도 가장 최약체인 어밀리아가 (강간당하지 않기 위해 여성성을 없애려) 거식증에 걸리고, 믹과 믹의 부인 미나의 변태적인 폭력에 결국 조현병까지 얻게 되는 그 과정은 정말 마음이 아프다. 어느새 책을 들고 있는 내 표정은 한없이 찡그려져있고, 속이 거북해오는 문장들에 고개를 잠시 돌려 창 밖을 바라보고 크게 숨을 들이 마신다.

 

<노 본스>는 <밀크맨>을 쓴 애나 번스의 첫 번째 장편 소설로 <밀크맨> 보다 먼저 쓰여졌지만 한국에는 이제야 번역이 되어 소개되는 작품이다. 애나 번스는 자신이 자란 북아일랜드 벨파스트의 마을 아도인을 배경으로 이 <노 본스>를 썼고 이 책은 2001년 영국왕립문학회에서 수여하는 위니프리드홀트비 기념상을 받았으며, 2002년 오렌지 소설상 최종 후보에 오르기도 했다.

 

출판사 창비 로부터 한국에 소개될 애나 번스의 두 번째 작품 <노 본스>, 기분이 좋아지는 책은 아니지만 '전쟁'에 대해 우리의 일이 아닌 양 가볍게, 혹은 별로 깊게 생각하지 않는 우리들에게 '왜 전쟁은 일어나서는 안되는 가', '전쟁은 어떻게 우리의 삶을 망가트리는가' 에 대한 생각을 할 수 있게 해주는 책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

 

 

*이 글은 창비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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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은 언제나 무거움과 가벼움 사이에서 저울질을 하며 살아가는 게 아닐까 | Yes 24 북클러버 서평 2022-06-30 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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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

밀란 쿤데라 저/이재룡 역
민음사 | 2011년 11월

내용     편집/구성     구매하기

인생은 언제나 무거움과 가벼움 사이에서 저울질을 하며 살아가는 게 아닐까. 어느 게 더 나은 선택일지는 알 수 없다. 인생은 딱 한 번 사는 것이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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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 서평

 

6월부터 Yes24 북클러버 활동을 시작했고, 모임의 첫 책으로 항상 읽고 싶었지만 계속 미뤄왔던 책, 밀란 쿤데라의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을 택했다. 500쪽이 넘는 두꺼운 책임에도 불구하고 스토리를 따라가는 것은 어렵지 않았다. 네 명의 남녀 주인공들, 토마시와 테레자, 프란츠와 사비나가 각자 다른 방식으로 서로를 사랑하는 내용이다. 하지만 그들이 추구했던 사랑의 방식은 너무도 달랐고 그 사이에서 그들은 멀어졌다 다시 가까워졌다를 반복한다.

 

그들이 쫓는 무언가들은 '가벼움'과 '무거움'으로 상징되는데 토마시와 사비나는 '가벼움'에 항상 이끌렸고, 프란츠와 테레자는 '무거움'을 원했다. 하지만 토마시와 사비나의 바람대로 그들이 사랑하는 이들의 속박에서 벗어나 자유로워졌을 때, 그들은 다시금 '무거움'을 그리워했고 다시 테레자의 품으로 돌아가거나, 프란츠를 그리워했다. 반대로 안정적이고 무거운 사랑을 원하던 테레자는 토마시의 잦은 바람에 결국 자신 또한 '가벼워지고 싶다'라는 생각을 하게 되고, 프란츠 역시 사비나가 떠남으로 잠시 힘들어 했지만, 곧 자신에게 주어진 뜻밖의 자유에 행복해했다. 그들은 보다보면 인생은 언제나 무거움과 가벼움 사이에서 저울질을 하며 살아가는 게 아닐까, 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무거움도, 가벼움도 어느 게 더 중요한지, 어느 게 더 나은 선택일지는 알 수 없다. 인생은 딱 한 번 사는 것이므로 그런 인생엔 리허설이라는 것이 없으니. 그래서 우린 항상 불확실성을 가지고 가벼움과 무거움의 갈림길에서 선택의 기로에 놓이는 게 아닐까? 

 

개인적으로 7부 카레닌의 미소에서 정말 많이 눈물을 흘렸다. 최근 중학생때무터 함께 했던 강아지를 떠나보내서 더욱 감정이입이 되었던 것 같다. 테레자의 카레닌을 향한 이해관계가 없는 사랑은 강아지, 고양이들의 반려인이라면 누구나 공감을 하지 않을까? 아픈 와중에서 테레자의 얼굴을 핥으며 마지막까지 미소를 보여준 카레닌, 그리고 아파 힘들어하는 카레닌을 안락사 시킬 수 밖에 없었지만 자꾸 카레닌이 아직 살아있는 것 같은 느낌을 받는 테레자의 모습은, 우리 가족이 강아지를 보내주던 상황과 너무도 닮아있어서 상황의 묘사들이 참 아프게 다가왔다. 아무것도 서로에게 바라지 않는, 서로의 있는 그대로를 받아들이는 그런 사랑이 흔치 않고, 그래서 특별하고 소중함을 알기에, 카레닌의 부재는 너무도 슬펐다.

 

소설은 '키치'라는 개념을 이해해야 제대로 읽을 수 있다고 한다. 키치는 책에 있는 설명에 따르면 '존재에 대한 확고부동한 동의' 이며 '인간 존재가 지닌 것 중 본질적으로 수락할 수 없는 모든 것을 배제'하는 '미학적 이상'이다. 우리는 자신도 모르게 가벼운 것들을 숨기고 무거운 것들에만 스포트라이트를 옮길 때가 있다. 하지만 그 무거움 뒤에는 항상 숨겨진 가벼움이 있다는 것. 그리고 소설 속 '사비나'는 무거운 것들만 보려하는 '키치'를 처음부터 계속 부정하고 반대했다. 테레자가 그녀의 화실에 방문했을 때 그녀가 그린 그림들은 테레자의 눈에 그당시 유행했던 '사실주의' 기법을 잘 활용한 그림이었지만, 사비나는 말한다. " 이 그림은 망친 거야. 붉은 물감이 캔버스에 흘렀거든. 처음에는 화를 냈는데 점차 그 얼룩이 맘에 들더군. (......) 나는 이 틈을 확대해서 그 뒤에 볼 수 있는 것을 상상하는 놀이를 시작했어." 사비나에게 그 그림은 앞은 완벽한 사실주의 세계(무거움)였고 그 뒤는 이해할 수 없는 진리가 담겨있는 신비롭고 추상적인 무엇(가벼움)이었다. 아마 이 소설 곳곳에 이런 '키치'의 개념들이 숨겨져 있는 것 같은데 그건 재독을 통해 파악해보아야겠다.

 

밀란 쿤데라는 평범한 러브스토리에 '무거움' 과 '가벼움' 이라는 개념을 사용하여 그의 철학적 생각을 글에 녹여냈다. 그의 철학을 제대로 이해하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은데 마음과 달리 책에 숨겨진 관점들을 완벽히 이해하기란 힘들었다. 절대 1독으로는 안 될 것을 알기에 욕심을 부리지 않고 천천히 다시 책을 읽어봐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이 책을 읽은 많은 사람들이 다시 읽으면 읽을 수록 보이지 않고 이해되지 않았던 철학적 개념들이 눈에 들어온다고 한다. 나 또한 같은 경험을 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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