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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전콘서트」EBS공동기획, 꿈결 | 리뷰 카테고리 2014-02-27 1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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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생각하는 십대를 위한 고전 콘서트

강신주,곽신환,김경희,서병훈,이재룡,이태수,주경철 공저
꿈결 | 2014년 0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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숭실대학교에서 EBS와 공동기획하고 시울시 교육청의 후원을 받아 청소년들을 위한 고전읽기 강연을 열었습니다. 그리고 그 때의 강연과 질의응답을 책에 담아냈습니다. 이것이 바로 이 책, <고전콘서트>입니다. 일곱 명의 석학들이 각기 자신이 전공한 철학의 주요 저서를 들고 나섰군요. 플라톤의 <국가>, 토머스 모어의 <유토피아>, 마키아벨리의 <군주론>, 존 스튜어트 밀의 <자유론>, 사르트르의 <구토>, 공자의 <논어>, 그리고 장자의 <장자>입니다. 각 chapter마다 책과 저자에 관한 간략한 소개가 나오고 그 뒤에는 강연자의 사진과 프로필이 실렸습니다. 그리고는 강연의 내용이 그대로 실려 있습니다. 강연자들이 청소년들의 눈높이에서 강의를 하려고 노력한 흔적이 고스란히 배어 있어서 좋았습니다.

 

예를 들어, 플라톤의 <국가>에 대해 설명하면서 정의로운 사회를 이루기 위해 무엇이 필요할지, 파이 나누어 먹기 퍼즐을 소개합니다. 그저 남보다 더 먹기를 좋아하는 세 사람에게 파이를 공정하게 나눌 방안은 파이를 고를 순서를 정한 뒤, 맨 마지막에 고를 사람에게 파이를 세 조각으로 자르도록 하면 됩니다. 그러면 맨 마지막에 고를 그 사람은 자신에게 불리하지 않도록 하기 위해 파이를 똑같은 크기의 세 조각으로 나눌 것입니다. 정의로운 사회를 위해서는 구성원들이 꼭 정의롭지 않아도 행동 규제 절차를 잘 만들면 된다는 것입니다(pp. 23~24). 재미있군요. 소크라테스 혹은 플라톤은 정의로운 국가의 실현을 위해 어떤 고민을 했는지 잘 설명하고 있습니다. <유토피아>에는 수많은 모순이 발견되는 데, 이것은 저자 토머스 모어가 의도한 것이라는 설명과 ‘나체로 선 보기’의 에피소드의 소개(pp. 120~122)도 흥미로웠고 많은 생각을 하게 했습니다.

 

나에게 가장 참신하게 다가온 도전적 강의는 강신주의 <장자> 강의였습니다. 명성 있는 재야(?) 철학자답게 매우 직설적으로 대담하게 <장자>의 핵심 사상과 그 의미를 풀어 놓았습니다. 진정한 자유를 설명하기 위해 김수영 시인의 시(詩) <푸른 하늘을>에 나오는 노고지리와 <장자>의 대붕, 그리고 보들레르의 앨버트로스(信天翁)을 연결해서 설명했네요. <장자>의 <지락(至樂)>편에 나오는 ‘바닷새 이야기’와 <제물론(齊物論)>편에 나오는 조삼모사(朝三暮四)에 대한 해설도 새로웠습니다. 그리고 학생들과 질의응답하는 중 고전(古典)이 왜 고전인지, 고전을 어떻게 읽어내야 하는지 명쾌하게 집어준 점도 참신했습니다.

 

이번 고전 콘서트에 참여한 학생들은 참 많은 생각의 도전과 사고의 전환이 있었겠다 싶습니다. 몇 몇 강연은 강의 후 강연자와 참여 학생들과의 질의응답을 수록해 놓았는데, 질문한 학생들의 수준도 상당히 높음을 엿볼 수 있었습니다. 앞으로 정기적으로 대학교에서 이런 고전콘서트를 열어 더 많은 고전들을 청소년들에게 소개해 주길 기대해 봅니다. 이번 고전 콘서트에서는 서양철학에 대한 강의가 주류를 이루었다면, 그림과 음악과 같은 예술 쪽 인문학 강의도 필요할 것입니다. 청소년을 대상으로 했지만 상당히 수준 높은 콘서트였는데, 책으로나마 콘서트를 마음껏 즐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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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천히 걸으며 제자백가를 만나다」채한수, 김영사 | 리뷰 카테고리 2014-02-22 1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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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천천히 걸으며 제자백가를 만나다

채한수 저
김영사 | 201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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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저자, 채한수 선생님은 30년간 교사로 봉직하며 고전문학을 가르치신 분입니다. 그분의 제자들 중에 한순간의 실수로 인생의 방향성을 잃고 방황하는 모습을 본 뒤, 사직서를 제출하고 동양고전 연구에 매진하셨답니다. 동양고전의 지혜에 삶의 해답이 있음을 깨달으신 것이죠. 저자의 이런 이력을 읽고서 나는 이 책을 읽고 싶었습니다. 채 선생님을 통해 제자백가의 사상을 배우는 것은 큰 기쁨일 것입니다. 그리고 이 책은 그런 나를 실망시키지 않았습니다.

 

이 책은 무엇보다 쉽습니다. 오랜 교사 생활에서 체득한 가르침의 지혜이겠지요. 제자백가의 사상을 가르친 책들을 여러 권 읽어보았습니다. 심지어 만화로 된 책도 읽어보았지만 이 책처럼 쉽게 들어오지 않았습니다. 이 책은 원문을 아주 쉽고 자유롭게 의역해놓았습니다. 번역만 쉬운 것이 아니라, 해설은 얼마나 자상한지, 머리에 쏙쏙 들어옵니다. 마치 동양고전철학에 관해 과외수업을 받는 것 같습니다. 예를 들어, 저자는 장사의 <소요유> 편에 장자와 혜시가 큰 바가지에 대해 나눈 이야기와 가죽나무에 대한 이야기를 함께 엮어 재구성해서 실어 놓았습니다(p. 32~38). 해설에는 장자가 실용주의자 혜시를 등장시켜 인간의 편협함과 이기심을 비판했다고 설명해 놓았습니다. 또 장자가 가죽나무를 통해 세속을 뛰어 넘는 순진무구한 절대 자유를 향유하는 공간을 창조해냈다고 말합니다(p. 39). 이것이 바로 장자가 추구한 ‘무하유지향(無何有之鄕)’이군요!

 

저자는 참 친절하십니다. 장자, 열자, 한비자, 공자, 맹자 등 유명한 현인들과 <전국책>, <여시춘추> 같은 책들을 다룰 때, 먼저 인물의 생애와 사상을 간략히 설명하고 그들이 지은 책의 성격도 기록해 놓았습니다. 이런 간략한 오리엔테이션은 방대한 제자백가의 사상을 이해하는 데 필수적입니다. 나는 ‘들어가는 글’을 읽으면서 이참에 중국의 역사를 역대 왕조를 중심으로 정리해 보았습니다. 그래야 춘추 전국시대에 꽃핀 백가쟁명(百家爭鳴)의 역사적 의의를 제대로 이해할 수 있겠다 싶었습니다. 지금 이 시대도 사상적으로는 춘추전국시대 못지않게 혼란스럽습니다. 따라서 난세에 흥기한 자유사상가들의 가르침에서 삶의 지혜를 얻을 수 있을 것입니다.

 

은퇴 후 독서에 열중하며 미지의 세계를 탐색하는 가슴 설레는 기쁨을 맛본 선생님이 그 기쁨을 모두와 나누기 위해 쓴 이 책, <천천히 걸으며 제자백가를 만나다>는 나에게도 깨달음의 큰 기쁨을 주었습니다. 책 제목처럼 천천히 음미하며 현재 나의 삶과 연결해 생각하며 읽어야 할 책입니다. ‘제자백가’에 관한 책 중 이 책이야 말로 천하제일의 ‘화씨벽(和氏璧)’입니다. 오래 사랑하며 여러 번 읽을 책을 만났습니다. 나는 채한수 선생님을 개인적으로 전혀 모르지만, 글로나마 선생님께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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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음에 더할 것은 없다」앤드류 팔리, 터치북스 | 리뷰 카테고리 2014-02-21 0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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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복음에 더할 것은 없다

앤드류 팔리 저/안지영 역
터치북스 | 201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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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선한 충격이었습니다. <복음에 더할 것은 없다>를 읽으면서, 내가 얼마나 교회의 전통과 인간의 행위에 얽매여 신앙생활을 했는지 적나라하게 볼 수 있었습니다. 열심히 성경도 읽고 기도도 했습니다. 교회에서 이런 저런 봉사도 하고 착한 일을 하려고 노력했습니다. 물론 구원은 이런 행위들이 아니라 하나님의 은혜로 받은 것임을, 나도 믿습니다. 그러나 구원받은 자로서 하나님을 기쁘시게 해드리기 위해 이런 일들을 좀 더 많이 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현재의 나의 모습으로는 하나님을 기쁘시게 해 드릴 수 없다는 생각을 많이 했습니다. 내면의 깊은 곳에 여전히 부끄러움과 죄책감이 남아 있었습니다.

 

이 책은 내가 정말 복음을 제대로 알고 믿고 있는지 도전합니다. 내가 받은 충격 몇 가지를 적어봅니다. 첫째, 나는 사도 바울처럼 ‘날마다 죽는다’(고전15:31)라는 고백과 함께 나의 악한 자아를 죽이려고 했습니다. 그런데 앤드류 팔리 목사님은 사도 바울이 어떤 의미에서 이 고백을 했는지 성경의 앞 뒤 문맥을 통해 정확하게 알려 주었습니다. ‘날마다 죽는다’는 것은 자아를 죽이는 것이 아니라 바울이 복음을 전하다가 날마다 육체적 죽음에 직면한 것을 고백한 것입니다(p. 143). 둘째, 나는 날마다 나의 죄를 고백하며(요일1:9) 더 경건히 살아야 한다고 생각하면서도 그렇게 기도하지 못함을 부끄럽게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앤드류 목사님은 이 말씀이 죄를 고백해야 하나님이 용서해주신다는 뜻이 아님을 지적해 주었습니다. 이 말씀은 자신을 죄없는 완전체로 주장하는 그노시스파를 위한 초대장이라는 것입니다. 즉, 이 말씀은 그리스도인들에게 날마다 죄를 세어 보도록 요구하는 요청서가 아니라 이교도들에게 회개하고 복음을 받아들이라는 초청장인 것입니다(pp. 196~203).

 

이 책은 그동안 내가 성경을 얼마나 율법적으로 해석했는지를 적나라하게 드러냅니다. 십일조에 관해서도 지나치게 율법적으로 행했습니다. 예정론에 관해서도 너무 좁은 시각을 가졌습니다. 바울은 ‘택하심’이라는 말로 그리스인(이방인)도 하나님의 구원계획 안에 있음을 표현했는데, 나는 예정론을 지나치게 개인 구원에 관한 것으로만 생각했습니다. 또 고난에 관해서도 그렇습니다. 나에게 고난이 올 때, 나는 언제나 나의 죄악만을 찾으려고 했습니다. 물론 고난이 나를 훈련하는 하나님의 은혜의 도구일수도 있음을 알지만, 하나님의 은혜보다 나 자신의 문제에 더 초점을 맞추며 살았습니다.

 

이 책 마지막 문장이 나에게 자유를 줍니다. “율법은 말한다. ‘최대한 노력하라.’ 하나님은 말씀하신다. ‘최대한 내 안에서 안식하라.’ 더 많이 바라고 원하지 않아도 된다. 하나님은 이미 예수님을 우리에게 주셨고, 우리는 그 예수님과의 친밀한 연합에 초대받았다.”(p. 271). 하나님은 예수님을 통해 그리고 예수님 안에서 우리를 보신다는 복음을, 나는 지금까지 놓치고 살았습니다. 이 책의 저자 애드류 팔리(Andew Farley) 목사님의 다른 저서, <벌거벗은 복음>이 궁금해져서 검색해 보았습니다. 애석하게 아직 번역이 되지 않았군요. ‘터치북스’에 이 책 번역을 부탁하면서, <The Naked Gospel: The Truth You May Never Hear in Church>를 인터넷 서점에서 찜해 둡니다. 빠른 시일 내에 구입해 읽어보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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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추얼」메이슨 커리, 책읽는수요일 | 리뷰 카테고리 2014-02-18 1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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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리추얼

메이슨 커리 저/강주헌 역
책읽는수요일 | 2014년 0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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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 평범한 하루를 어떻게 보내는지 살펴보면 그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 알 수 있을 것입니다. ‘데일리 리추얼(Daily Rituals)’은 날마다 반복되는 종교의식 같은 행동양식을 의미합니다. 이 책은 주로 유명한 예술가들의 ‘리추얼’을 소개하고 있지만, 평범한 사람들도 누구나 자신만의 ‘데일리 리추얼’이 있기 마련입니다. 왜냐하면 이런 리추얼을 통해 자신의 존재를 확인하니까요. 김정운 문화심리학자는 이 책의 추천사에서 이런 말을 했습니다. “삶의 의미는 올림픽 메달 수여식과 같은 대단한 세리모니를 통해 얻어지는 것이 아니다. 그런 세리모니는 평생 한두 범이면 족하다. … 반복되는 일상에 진정한 삶이 있다”(p. 8).

 

나는 활기찬 삶을 살기 위해 특별한 이벤트나 여행이 필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일상의 반복되는 일들에서 벗어나려고만 했고, 그런 일탈로 결국 주어진 일을 어설프게 마치거나 포기한 적도 있습니다. 이 책에 따르면, 일상의 반복되는 리추얼이 오히려 창조력을 키워주고 편안함을 줍니다. 일례로 미국의 복음주의 신학자 조너선 에드워즈는 아침 4, 5시에 서재에 앉으면 매일 열세 시간을 보냈다고 합니다. 이마누엘 칸트는 날마다 정확히 시간에 산책을 나와 이웃들이 칸트를 보면 오후 3시 30분이라는 것을 알아차렸다는 것은 유명한 이야기입니다. 그런데 이런 삶은 지루하고 따분할까요? 꼭 그렇지는 않습니다. 에드워즈는 영감 넘치는 설교로 수많은 사람들을 도전했고, 이마누엘 칸트는 규칙적인 습관 속에서도 사람들과 교제하고 타고난 이야기꾼으로 친절하고 싹싹했다지요. 칸트에게 있어서 일정한 규칙성은 하나의 도덕적 원칙이었던 것입니다. 무라카미 하루키은 자신에게 반복은 일종의 최면으로 더 심원한 정신 상태에 이르게 한다고 고백했습니다. 빅토르 위고의 데일리 리추얼도 흥미롭네요. 새벽이면 일어나 아침 11시까지 두문불출하고 글쓰기에 열중하고 그 뒤 옥상 욕조에서 얼음처럼 찬물로 샤워하고 말 털장갑으로 몸을 문질렀답니다. 그리고 하루도 빠짐없이 이발사를 찾아가 수염을 깔끔히 다듬었습니다. 윌러엄 포크너는 영혼이 자신을 감동시킬 때 글을 쓰는데, 영혼은 매일 나를 감동시킨다고 했답니다. 빈센트 반 고흐는 하루 종일 말로 표현하기 힘든 광기에 사로잡혀 그림을 그리고 파김치가 되어 일찌감치 꿈나라에 떨어졌다지요. 세상에나!

 

이 책에서 소개된 사람들의 공통점은 분명합니다. 위대한 작가는 글을 쓰는 것에 대해, 위대한 화가는 그림을 그리는 것에 대해, 위대한 음악가는 곡을 쓰거나 연주하는 것에 대해 거의 정신병적인 강박관념을 가지고 있었고 그런 강박관념에서 그들만의 독특한 데일리 리추얼이 생겨났습니다. 이런 결론을 내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데일리 리추얼은 한 사람의 인생의 특징을 보여주지만, 그 데일리 리추얼을 형성한 것은 한 사람의 재능과 사명입니다. 처음에는 이 책에서 유명한 사람들의 데일리 리추얼 중 내가 따라해 보고 싶은 것이 무엇인지 찾았지만, 책을 읽는 과정에서 나는 도대체 무슨 일에 가슴이 뛰는지 나의 재능과 사명에 관해 더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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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의 진정한 법칙」캔 드럭, 마일스톤 | 리뷰 카테고리 2014-02-11 1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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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인생의 진정한 법칙

캔 드럭 저/박여진 역
마일스톤 | 2014년 0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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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캔 드럭은 사랑하는 딸을 사고로 잃고 이전에 굳게 믿었던 인생의 법칙을 의심합니다. 그는 삶은 공평한 것이어서 착하게 열심히 살면 삶은 안전하고 행복할 것이라고 전제하며 살았습니다. 그런데 전혀 예상하지 않은 비극이 찾아온 것입니다. 그는 오랜 시간 방황하며 인생의 참된 GPS를 찾아 나섰습니다. 때로는 경로 재탐색 기능을 하고, 리셋 버튼을 누르고 더러는 업데이트해서 나름대로 인생의 GPS를 설정했습니다. 그것이 바로 이 책에서 제시한 ‘인생의 진정한 법칙 23가지’입니다.

 

요즘 성서의 욥기를 읽고 있습니다. 욥은 경건하고 진실하게 인생을 사는 사람이었는데 하루아침에 모든 것을 잃게 되었죠. 욥을 찾아온 친구들은 인과응보라는 인생의 법칙을 주장하며, 욥이 고난을 받는 것은 죄를 범했기 때문이라고 그러니 신에게 회개하라고 도전했습니다. 욥은 친구들의 충고를 받아들일 수가 없었습니다. 욥 자신도 인과응보의 법칙을 굳게 믿고 살았는데 그것이 자신의 상황에는 맞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욥기에 따르면, 신은 인간이 다 이해할 수 없는 자유를 가지고 있습니다. 즉 인생은 인간이 다 이해할 수 없는 신비한 것입니다. 제가 보기에 욥기는 인과응보의 법칙과 인생을 주관하는 신의 자유를 다 인정해야 함을 말하는 듯합니다. 이 책도 이렇게 말합니다. “우리의 도전 과제는 원하는 것을 열정적으로 추구해야 한다는 사실과 우리의 계획과 상관없이 인생은 제 나름대로 하고 싶은 말이 있다는 사실을 모두 인정하는 것이다.”(p. 23).

 

이 책은 욥기처럼 쉬우면서도 어렵습니다. 이해하는 데는 어려움이 없지만 작가가 말하는 바를 백 퍼센트 동감하기에는 그동안 내가 가지고 있던 확고한 인생관과 상충되는 부분들도 있습니다. 그래서 한 번 더 멈추어 생각하게 되는 책입니다. 현실을 보면 인생은 공정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그것을 인정하는 순간 갑자기 그러면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막막해집니다. 인생이 공정하지 않다면, 착하게 살고 열심히 노력해도 불행의 나락으로 떨어질 수 있습니다. 그러면 도대체 어떻게 살아야 합니까? 그런데 한 번 더 생각해 보면 지금 우리가 살아가고 있다는 사실만으로 기적입니다. 이렇게 인생의 혹독한 불공평함과 놀라운 공명정대함 모두에 마음을 열 때, 우리는 삶을 있는 그대로 누리며 살 것입니다.

 

저자는 마치 고대 동양의 현자(Guru)같이 23가지 인생의 법칙을 제시합니다. 하나같이 쉬우면서도 쉽지 않은 삶의 지혜입니다. 상처에 즉효약이 없으니, 고통 받는 자를 위로해 준답시고 설교하지 말라는 것입니다. 진정 그와 함께 있어주는 것으로 충분하다고 말합니다. 인생에 협상은 없습니다. 특히 죽음과 협상은 가능성 제로이니, 죽음의 관점에서 삶을 보면 하루하루가 소중하다고 말합니다. 인생의 진정한 법칙 11번이 마음에 오랜 울림을 줍니다. “기쁨은 일상을 단련하는 근육과도 같다”(p. 165). 그렇습니다. 일상의 소소한 것들을 마음껏 즐기며 현재 만나는 사람들에게 최선을 다해 사랑으로 대하는 것, 작은 일상에서 기쁨을 누리며 사는 것이야 말로 가장 큰 승리입니다. 저자는 마지막에 진정한 인생의 법칙 중 단 한 가지라도 감동받은 것이 있다면, 그것을 행동에 옮기라고 도전합니다. 인생의 진정한 법칙 23번은 바로 “내가 움직이면 현실이 된다”입니다. 삶은 공평하지 않으면서도 공평한 것, 치유되지 않으면서도 치유를 경험하는 것, 괜찮지 않아도 괜찮은 것입니다. 그래서 삶은 신비인 것이며, 살아 볼만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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