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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브드 크리스털 「힘있는 말하기」 (토트, 2016) | 리뷰 카테고리 2016-12-30 1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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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힘 있는 말하기

데이비드 크리스털 저/이희수 역
토트출판사 | 2016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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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 앞에서 이야기 할 기회가 많이 주어지지만 성격이 소심해서인지 자신이 없다. 이런 나에게 저명한 언어학자 데이비드 크리스털이 쓴 <힘있는 말하기>는 큰 도움이 되었다. 원제목은 <말재주: 달변은 어떻게 작동하는가(The Gift of the Gab: How Eloquence Works)>이다. 저자는 누구나 달변의 재능을 타고난다고 주장한다. 사람은 누구나 달변이 가능하도록 프로그램화되어 있는, “달변의 인간, 호모 엘로퀀스(Home Eloquence)”인 것이다(p. 279). 사람들은 자신의 목소리나 사투리 때문에 안 된다고, 아니면 할 말이 별로 없다고 말한다. 하지만 그것은 사실이 아니란다. 저자는 “위대한 연설가들도 처음에는 다 삼류 연설가였다”(랠프 왈도 에머슨)는 말을 인용하며 독자들을 격려한다(p. 284). 이 책에 따르면, 달변의 다섯 가지 규칙이 있다(p. 34). (1) 착상: 말하고 싶은 것을 고르기, (2) 배열: 어떤 순서로 말할지 정하기, (3) 표현: 어떤 식으로 말할지 선택하기, (4) 암기: 말하고 싶은 것을 외우기, (5) 발표: 실제로 말하기. 과거의 수사학에서는 주로 앞의 세 항목에 집중했다면, 저자는 반대로 뒤의 두 항목에 집중한다. 확실히 연설하는데 실제적인 도움이 되는 책이다.

 

저자는 연설할 때 먼저 염두에 둘 것들을 자세하게 알려준다(chapter4~6). 주어진 시간, 연설할 장소(그곳은 사운드 상태도 포함), 청중 등. 중간 중간 들어있는 interlude는 그야말로 ‘꿀팁’이다. 예를 들어, interlude7에서는 아리스토텔레스가 말한 청중 설득의 세 가지 방법이 소개되어 있다(pp. 82~83). (1) 로고스(logos): 이성을 통한 설득, (2) 에토스(ethos): 강연자의 성격을 통한 설득, (3) 파토스(pathos): 감정적인 호소. 달변은 이 세 가지를 적절히 효과적으로 사용하는 것이다. 이어 저자는 대가들의 스피치 비결 여섯 가지를 말한다(chapter10~15). 이 비결들을 설명하기 위해 주로 ‘버락 오바마 미대통령의 선거 승리 연설’을 예로 든다. 그 다음 연설의 효과를 위해 실제적인 조언들을 들려준다(chapter16~24), 자연스럽게 들리도록 말하는 법, 말의 속도 조절 법, 억양으로 운율을 만드는 법, 리드미컬하게 목소리를 사용하는 법, 심지어 긴장 푸는 법과 신경과민을 용기로 승화시키는 법까지! 부록에 있는 ‘버락 오바마의 대통령 선거 승리 연설’과 ‘마틴 루터 킹의 워싱턴 대행진 연설’의 원문과 번역문은 최고의 보너스다.

 

이런 실용적인 책은 한번 읽고 나면 시시해지는 법인데, 이 책은 다시 읽어도 새롭게 얻을 것이 많은 책이다. 부록의 명연설문도 꼼꼼히 공부해보고 싶다. ‘호모 엘로퀀스’로서 반드시 연구하고 습득해야 한다. 웅변을 즐기는 사람은 “세상 누구에게도 얽매이지 않고 독립적인 힘을 행사한다”(처칠)는 말을 새겨본다. 수사학과 웅변술이 고대 그리스철학에서 중요한 분야였던 이유를 알 것 같다. 지도자는 대중 앞에서 영향력 있게 말할 줄 알아야 한다. 이 책을 다시 꼼꼼히 읽으며 연설을 통해서 만들 수 있는 감동과 설득의 법칙을 더 많이 습득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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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 위더링턴 3세 「평일의 예배, 노동」 (넥서스cross, 2016) | 리뷰 카테고리 2016-12-27 16: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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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평일의 예배, 노동

벤 위더링턴 3세 저/오찬규 역
넥서스CROSS | 201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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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은 우리가 삶에서 가장 많은 시간을 할애하는 것이다. 따라서 그리스도인들은 일에 대한 성경적인 시각을 분명히 해야 한다. 일이 우리의 소명이 되고 예배가 된다는 것은 어떤 뜻일까? 이 책을 읽으면서 일을 ‘노동’이라고 번역한 것이 자꾸 거슬렸다. 왜냐하면 ‘노동(勞動)’은 문자적으로 ‘괴로운 움직임’이란 뜻으로 ‘일’에 대한 부정적인 의미를 담고 있기 때문이다. 이 책에서도 밝히고 있듯이 인간 타락 이전에도 일은 있었다. 단지 인간의 타락으로 일은 더 큰 고통을 주게 되었던 것이다. 따라서 부정적 의미가 강하게 담겨 있는 ‘노동’보다는 ‘일’이라고 표현하는 것이 더 좋을 듯싶다.

 

우리가 하는 일은 우리 존재의 일부다. 나는 ‘내가 어떤 일을 행하는가’(doing)보다 ’내가 어떤 존재가 되는가‘(being)가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저자는 doing과 'being'이 상호의존적이라고 말한다. 옳은 말이다. 우리 인생의 목적에는 ’됨(being)‘만큼이나 많은 양의 ’함(doing)‘도 포함된다(p. 37). 또한 우리가 하는 일이 곧 우리 존재의 일부라는 점은 부인하기 어렵다. 우리가 어떤 일을 하든지 어떤 직업을 가지든지 그것이 사랑, 희락, 화평, 오래 참음, 자비, 양선, 충성, 온유, 절제와 일치해야 한다. 우리는 일을 통해 주님을 닮아가야 하기 때문이다. 또한 일의 윤리에서 이 일이 ‘하나님을 영화롭게 하고 타인에게 덕이 되는지, 그것이 하나님을 사랑하고 이웃을 사랑하게 하는지’(p. 45) 질문해 보아야 한다. 즉 우리의 직업은 ‘가장 큰 계명’을 지키는 것인가가 중요하다. 이것에 덧붙여 우리의 직업은 ‘지상대명령’을 행하는 것이어야 한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

 

맺음말에서 저자가 인용한 미로슬파브 볼프의 글이 오래 뇌리에 남는다. “근대 이후 서양이 노동에 집착하게 된 것은 오랫동안 잊고 있던 프로테스탄트의 노동윤리가 가져온 결과라기보다는 자기실현과 그것을 인증하려는데 심취한 결과”(p. 246)인 것이다. 그렇다. 일 그 자체는 저주가 아니다. 그렇다고 일 그 자체가 우리를 구원해주는 것도 아니다. 우리가 너무 극단적인 개인주의자가 되었고 지나친 욕망에 사로잡혔기 때문에 우리는 일중독자가 되어 인생을 파고하고 있는 것이다. 적절하게 일하고 놀고 예배한다면, 일에 대한 분명한 경계선도 생길 것이고, 우리는 잘못된 욕망에서 벗어나게 될 것이다.

 

이 책, 일에 대한 그리스도인의 가치관을 철저하게 세우고 있다. 직업으로서의 일에 대한 신학을 정립하며, 소명과 직업의 차이도 잘 설명하고 있다. 한명의 그리스도인으로 나는 왜 일하는지, 나의 직업은 '가장 큰 계명(하나님 사랑과 이웃 사랑)‘과 ’지상대명령‘에 부합하는지 진지하게 돌아보았다. 또 나는 게으르지 않는지, 반대로 일중독에 빠진 것은 아닌지, 이런 저런 각도에서 생각해 보았다. 일의 목적과 윤리를 놓치지 말고, 일과 휴식 사이의 균형 잡힌 자세로 주님을 닮아가며, 하나님을 사랑하고 이웃을 사랑하며 주님의 제자로 제대로 살아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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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규 「철학카페에서 작가를 만나다 2」 (웅진지식하우스, 2016) | 리뷰 카테고리 2016-12-25 17: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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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철학카페에서 작가를 만나다 2

김용규 저
웅진지식하우스 | 2016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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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자 김용규는 철학의 본분은 사람들로 더 나은 삶을 선택하고 변화하도록 도전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따라서 상아탑에 갇힌 철학이 아니라 삶과 생생하게 연결된 철학을 위해 대중들과 끊임없이 소통을 모색해왔다. 특히 이번에 펴낸 <철학카페에서 작가를 만나다> 1, 2권은 매우 시의적절하다. 제 1권에서는 혁명과 이데올로기를 다루었다. <안티고네>를 소개하면서 “빼기”의 방식으로 비폭력 혁명을 이루어 가야 한다고 말한다. 쾨슬러의 <한낮의 어둠>을 다루면서 인간의 이성에만 의존해 역사를 바꾸려 한다면 이데올로기에 매몰된다고 경고한다. 오히려 인간애가 있어야 더 나은 인류 역사를 이루어갈 수 있다는 말이다. 1권을 읽으면서 때로는 격하게 동의했다. 1권 덕에 2권은 더 큰 기대를 가지고 대했다. 그리고 김용규는 그런 나를 실망시키지 않았다.

 

천박한 자본주의의 이데올로기가 판치는 이 불확실한 시대에 우리의 삶의 가치는 어디서 찾을 수 있을까? 이 질문과 관련해 ‘시간’과 ‘언어’는 꼭 깊이 다루어야 할 주제임이 분명하다. ‘시간’ 편에서는 사뮈엘 베케트의 <크라프의 마지막 테이프> 낭독 공연을 소개한다. 그리고는 시간의 두 얼굴에 대해 강연한다. 냉엄하게 흘러가는 물리적인 시간 ‘크로노스(chromos)’는 모든 인간의 소망을 뿌리치고 오직 죽음을 향해 빠르게 날아갈 뿐이다. ‘크로노스’에서는 개인의 자기 정체성과 국가의 역사의식을 형성할 수 없다. 인간은 ‘출구없음’(No Exit)‘으로 좌절하며 허무주의에 빠질 뿐이다. 저자는 에피쿠로스의 쾌락주의를 설명하고 니코스 카잔차키스의 <그리스인 조르바>와 잉마르 베리만 감독의 영화 <제7의 봉인>을 언급한다. 결국 이 두 작품은 에피쿠로스에게 종려나무를 바치고 있다는 것이다. 히지만 시간은 ‘크로노스’만 있는 것이 아니다. 아우구스티누스는 물리적 시간의 파괴성을 극복하는 방법을 찾아냈다. 그는 한평생 한손에 성서를 다른 손에 플로티노스의 <엔네아데스>를 들고 살았던 기독교 신학의 거장이다. 그는 히브리적 시간개념과 그리스적 시간개념을 ‘카이로스(kairos)’라는 단어를 통해 하나로 묶었다. 이것은 주관적이고 심리적인 시간이다. 그것은 인생의 결정적인 사건과 시간을 기억해 내는 것이다. 그 기억이 인간을 구원하고 인류의 삶과 역사를 새롭게 열 수 있을 것이다. 김용규는 키에르케고르와 오스카 쿨만의 사상을 넘나들며 카이로스의 삶을 살 것을 말한다.

 

‘언어’ 편에서는 장 지로두의 희곡 <벨락의 아폴로> 낭독 공연을 보여주며, ‘불의 언어’와 ‘물의 언어’를 소개한다. ‘불의 언어’는 사실을 있는 그대로 밝히는 것이고 ‘물의 언어’는 허구를 통해 삶을 풍요롭게 하는 것이다. 인간은 불의 언어가 없이는 살 수 없지만 불의 언어만으로는 인간다운 인간이 될 수 없다고 저자는 힘주어 말한다.

 

저자의 이번 책, <철학카페에서 작가를 만나다> 1, 2권은 그 기획이 참신하다. 낭독공연, 저자의 강연, 그리고 작가들과의 대화를 통해 삶의 철학을 풍성하게 만들었다. 개인적으로, 저자가 소개한 버나드 쇼의 묘비명이 인상적이었다. "우물쭈물하다가 내 이럴 줄 알았지." 어떻게 사는 것이 옳은 것인가? 객관적인 정답은 없을 것이다. 하지만 우리는 계속 진지하게 묻고 성찰해야 한다. 그리고 결단해야 한다. 인간다운 삶을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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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규 「철학카페에서 작가를 만나다 1」 (웅진지식하우스, 2016) | 리뷰 카테고리 2016-12-21 1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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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철학카페에서 작가를 만나다 1

김용규 저
웅진지식하우스 | 2016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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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은 지금 광장에서 힘차게 울리는 시민의 소리가 지속되고 있다. 이전에 독재 정권에 맞선 여러 번의 시민 혁명은 언제나 미완으로 끝났다. 광장에서의 목소리로 정권을 바꾸었지만, 또 다른 정치 기득권자들이 권력을 차지하고 말았다. 그들은 천박한 자본주의의 시녀로서의 역할에 충실하였고, 결국 불안과 고통으로 가득 찬 시민들은 다시금 분노하며 광장으로 몰려나왔다. 이전보다 시민은 좀 더 성숙한 듯 보인다. 비폭력 시위로 대통령을 탄핵으로 몰고 갔다.. 또 이런 저항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그 다음 대안이 무엇인지를 생각하고 있다. 이런 시점에 김용규의 <철학카페에서 작가를 만나다>는 정말 반가운 책이다.

 

철학카페 1권은 혁명, 이데올로기 편이다. 저자가 머리말에서 말했듯, 우리는 누구나 개인으로 태어나 시민으로 살아간다. 우리를 위험사회로 몰아가는 기업과 정부에 대해 가만히 있어서는 안 된다. 혁명이란 무엇인가? 적극적으로 저항하지만, 목적이 수단을 정당화하는 이데올로기에 빠지지 않는 방법은 있는가? 나는 이런 질문을 가지고 이 책을 읽기 시작했다.

 

1부 <혁명>에서는 <안티고네>의 낭독공연을 소개하기 전 미켈란젤로 프로젝트를 알려준다. 마켈란젤로는 ‘제거의 방식’(via di levare)으로 작품을 완성했다. 마찬가지로 민주주의도 ‘예’가 아니라 ‘아니오’라고 말하는 부정을 통해서 형성된다. 우리는 민주주의라는 형상에 합당치 않은 모든 것을 ‘아니오’라고 부정함으로써 진짜 민주주의의 것만 남겨 놓아야 한다. 여기서 “빼기”는 부정(negation)이 아니다. 마땅히 드러나야 할 것이 드러나도록 하는 것이다. 이런 점에서 지금 광화문 광장에서 외쳐지는 대통령과 정부를 향한 ‘아니오’는 참된 민주주의를 드러내기 위한 ‘빼기’가 아닐까? 이야기는 당연히 <안티고네>로 연결된다. 안티고네는 왕의 명령(실정법)을 거부하고 오빠들의 장례를 치러준다. 그녀는 그것이 신의 법(자연법)을 따르는 것이라고 확신했다. 아티고네는 최초의 자연법 수호자이며, 시민불복종운동의 선구자다. 저자는 시민불복종 운동을 설명하면서 현란할 정도로 많은 철학자들과 실행자들을 언급한다. 지젝, 헨리 데이비드 소로, 마하트마 간디, 등. 그리고 이 운동의 고갱이는 ‘행동으로 옮기기’라고 주장하며 다양한 인물을 소개한다. 삼나무 숲을 지키기 위해 직접행동에 나선 ‘줄리아 버터플라이 힐’, 세르비아의 독재자를 끌어내리기 위해 ‘오토포르’ 저항 운동의 선구자 ‘스르자 포포비치’ 등. 한편, 크레온 왕은 현대 자본주의 체제를 상징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이런 체제는 ‘호모 에코노미쿠스(Homo economicus)’를 발명해 냈다. 그리고 이런 인간을 만들기 위해 사용하는 ‘자기 계발’은 온통 과잉의 긍정주의를 앞세워 인간들을 ‘자기-몰아세움’과 ‘자기-닦달’로 몰아간다. 이런 현실에서 우리는 다시 ‘빼기’의 방식에 주목해서 참다운 ‘혁명’을 이루어야 한다.

 

2부 <이데올로기>에서는 ‘이데올로기’를 정의하면서 아서 쾨슬러의 <한낮의 어둠>의 낭독 공연을 보여준다. 김용우는 이 소설이야 말로 이데올로기가 무엇이며, 어디서 어떻게 생겨났으며, 그것을 극복하는 길이 무엇인지를 또렷이 밝혀 준다는 평가한다. 인간이 ‘이성’을 통해서만 역사를 바꾸려할 때, 이데올로기에 매몰되고 만다. 그래서 인간의 속박 당함을 철폐하기 위한 혁명이 인간을 속박하고, 학살행위를 없애기 위해 학살자가 되는 아이러니가 발생한다. 대표적으로 십자군 운동이 그 실례이다. 저자가 들려주는 도스토옙스키 이야기는 매우 인상적이다. 그는 청년시절 무신론적 사회주의자 비사리온 벨린스키에 매료되었다. 하지만 4년간의 수용소 생활에서 그는 합리적인 지식인보다 무식쟁이 촌뜨기들이 오히려 더 지혜롭고 선하다는 사실을 경험한다. 전자는 투쟁과 혁명의 이론으로 무장했고, 후자는 용서와 사랑의 교훈으로 살아간다. 도스토옙스키는 벨린스키에게 굴복하는 대신 그리스도를 받아들였다. 그의 신념의 변화는 이성이 아니라 경험에 근거한 것이다. 이데올로기에 매몰되지 않으면서도 사회를 변혁시킬 방법을 찾아야 한다. 이 혁명은 인간의 이성만 의지하서는 안 된다.혁명의 중심에는 인간 개개인을 존중하고 사랑하는 인간애가 있어야 한다.

 

이 책, 대한민국이 절차적 민주주의를 넘어 실제적 민주주의로 나아가는 길에 시민이 어떤 생각을 하고 어떤 행동을 해야 하는지 많은 것을 시사해주고 있다. 정말 감탄하며 읽었다. 내가 만나는 모든 이들에게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들이 가득하다. 대한민국 시민 모두에게 일독을 권한다. 아니, 정독할 것을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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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역사연구모임 「단숨에 읽는 세계사」 (베이직북스, 2016) | 리뷰 카테고리 2016-12-19 2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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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단숨에 읽는 세계사

열린역사연구모임 저
베이직북스 | 201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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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가 다 가기 전 세계사의 흐름을 공부해보고 싶었다. 6,000년 세월을 걸친 세계역사의 흐름을 파악하는 일은 꽤나 힘들면서도 흥미로운 것이다. 예전에 헨드릭 빌렘 반 룬의 <인류 이야기>를 읽었다. 인류 문화적 관점에서 서술한 역사책으로 여러 가지 지도와 그림이 담겨 있어서 읽기 쉬워, 세계사의 흐름을 파악하는 데 도움이 되었다. 어느새 시간이 많이 지났다. 시국이 혼란스러운 조국의 상황을 보면서 자본주의 사회인 대한민국의 미래가 어떠할지 세계사적 관점에서 생각해보고 싶었다. 이런 나에게 열린 역사 연구모임에서 엮고 베이직북스에서 펴낸 <알기 쉽게 풀어쓴 단숨에 읽는 세계사>는 제격이었다. 이 책, 제목답게 알기 쉽다. 동서양의 그 복잡한 역사 흐름을 파악하기 쉽도록, 역사적 배경을 잘 설명하고 역사적 사건들을 자연스럽게 연결시켰다. 거의 모든 페이지에 그림과 사진을 배열하고, 페이지 옆면에는 주요 연표인물탐구를 수록해서 역사적 흐름 다시 한번 정리하게 해 준다. 이런 탁월한 판형과 편집은 역사적 사건들과 인물들을 생생하게 보여주고 있어서, 독자들은 말그대로 단숨에읽게 된다. 기본적으로 기전체식 역사서술 방법을 통해 하루 만에 즐거운 역사 여행을 떠나도록 도전한다.

 

나는 하루 밤에 chapter 1~5를 읽었고, 이튿날 밤에 chapter6~8을 읽었다. 이튿날 읽은 근현대사는 많은 생각을 하게 했다. 근현대사 부분에는 두 차례에 걸친 세계대전이 왜 발발하였는지, 역사적 의미가 무엇인지를 물 흐르듯 자연스럽게 서술하고 있다. 제국주의와 자본주의의 시대에 경제적 이익을 위해 나라들이 갈등하며 3국 동맹과 3국 연합을 형성하고 이 두 집단의 경쟁으로 결국 1차 세계대전이 일어난 것이다. 그 결과 러시아에서는 사회주의 혁명이 일어났다. 자본주의는 경제적 위기에 직면했다. 한편 이탈리아는 파시즘 정권, 일본은 군국주의, 독일은 나치정권이 자리를 잡으면서 반파시즘 동맹국과의 전쟁은 필연적일 수밖에 없었다. 2차 세계대전 후 소련을 중심으로 한 사회주의 진영과 미국을 주축으로 한 자본주의 진영은 냉전을 거듭하였다. 결국 경제적으로 어려움에 빠진 소련은 해체의 길로 들어섰고 미국 주도의 자본주의가 세계를 점령했다.

 

그런데 지금 자본주의는 그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 천박한 자본주의로 인해 서구 세계는 갈등과 미래의 불확실성 앞에서 당황하고 있고, 대한민국은 양극화와 정치적 혼란에 빠졌다. 앞으로 세상은 어디로 흘러갈까? 현대사회는 불평등, 세계 경제의 블록화, 종교적 갈등, 환경오염 등 산적한 문제 앞에 직면해 있다. 역사학자 카(E. H. Carr)역사는 역사가와 사실 사이의 상호작용의 계속적인 과정이며 현재와 과거 사이의 끊임없는 대화”(p. 401)라고 했다. 우리 국민들이 우리의 과거 역사뿐 아니라 세계의 역사를 공부하면서 우리가 지금 역사의 어느 시점에 서 있으며 현재의 문제는 어떤 역사적 의미가 있는지 생각해 보았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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