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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귀은, 「여자의 문장」 (홍익출판사, 2016) | 리뷰 카테고리 2016-04-23 1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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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여자의 문장

한귀은 저
홍익출판사 | 2016년 0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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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의 인생에는 한번쯤 무언가 결정해야 하는 순간들이 있다.” 멋진 문장이란 생각이 들어 이 책을 집어 들었다. <여자의 문장>의 저자는 프롤로그에서 자신이 한 때 ‘책만 보는 바보’(간서치) 였다고 말한다. 하지만 지금은 온전히 자신이 삶 속에 있다고, 그래서 “삶이 문장과 만나는 순간에 관해” 쓰고자 이 책을 냈단다. “텍스트의 문장이 진실이 되는 때는 그것이 읽는 이의 삶과 만났을 때뿐이다”(p. 7). 이 말에 격하게 동의한다. 책을 읽는다고 읽는 것이 아니다. 독자의 삶이 책과 만나야 한다. 책을 읽다보면 어느 순간 어느 문장에서 자신의 삶을 생각하게 된다. 어디, 여자의 인생에만 한번쯤 무언가 결정해야 할 순간들이 있겠는가. 남자의 인생에도 결정해야 할 순간들이 있고, 그 때 책을 펴면 종종 길이 보이곤 한다.

 

저자는 자신의 소소한 삶의 이야기를 풀어놓으면서 책의 문장들을 발췌해 소개한다. 어릴 적 공부는 안하는 것 같은데 성적이 좋은 아이들의 여유가 부러웠다고 말한다. 지금은 자신이 공부중독자가 되었는데, 이것은 좋은 일이 아니란다. 왜냐하면 무엇인가에 중독되면 자기 세계에 빠져 높고 멀리 볼 수 없다는 것이다. 그래서 일중독에 빠질수록 일의 완성도는 떨어지고 자아도 점차 쪼그라든다. 저자는 에른스트 푀펠의 <노력중독>에 나오는 내용의 일부를 소개한다. 그러면서 학생시절 함께 공부했던 친구를 떠올린다(pp. 95~99).

 

이 책, 이런 식이다. 행복, 관계, 위기와 회의, 사랑과 이별, 나이 듦, 여자의 물건, 숙명 등 일상의 삶에서 한번쯤은 생각해 보았을 문제들을 다룬다. 글들이 가벼운 듯 진지하다. 여성 특유의 감성이 글들에 배어 있지만, 인문학적인 날카로움이 느껴진다. ‘아줌마’라는 가벼운 소재를 다루고 있지만, 스라보예 지젝의 <HOW TO READ 라캉>의 일부를 소개하며 섹스와 오르가즘의 본질을 이야기한다(pp. 76~80). 아들에게 음식물 쓰레기를 버리게 하는 일상의 소소한 일을 말하면서 버트런트 러셀의 <게으름에 대한 찬양>에 나오는 글들을 인용하며 엄격함과 책임감에 대해 말한다(pp. 252~256). 이것이 이 책의 가장 큰 미덕이다. 독서와 삶을, 그것도 소소한 일상의 삶을 무게감 있는 인문학적 책들과 연결시켜 삶의 본질을 알려준다는 점 말이다. 즐거운 독서였다. 이 책, 슬쩍 아내의 책상 위에 올려놓는다. 식탁에서 아내와 소소한 일상을 이야기할 때, 분명 이 책 이야기가 나올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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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미 제이거, 「작은 집 디자인 도감」 (보누스, 2016) | 리뷰 카테고리 2016-04-21 2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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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작은 집 디자인 도감

미미 제이거 저/김예원 역
보누스 | 2016년 0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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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야말로 산골짜기에 땅을 사 놓았다. 은퇴 후에 들어가 살려고. 일단 용도 변경을 통해 산을 대지로 바꾸었다. 터를 다지고 나니, 어떻게 집을 지어야 하나 생각이 많다. 머릿속에서는 하룻밤에도 여러 채의 집을 짓다 헐다 한다. 그러다 보누스 출판사에서 나온 책 <작은집 디자인 도감> 표지를 보는 순간 ‘바로 이거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왜관이 하도 독특해 이 집을 소개한 지면(pp. 148~153)을 찾았다. 2차 세계 대전 당시 많이 손상된 돼지우리를 독일의 한 건축사무소에서 새롭게 바꾸었단다. 평면도를 보니 현관을 지나 식당 주방이 있고 거실로 연결되는 심플한 구조다. 돼지우리가 이런 멋진 집이 될 수 있다니, FNP 건축사무소의 프로젝트의 창의성에 놀라움을 금할 수 없다. 어쨌거나 내가 산 땅은 이런 축사가 없으니 통과!

 

전나무에 둘러싸인 집(pp. 19~23)과 시골의 삼나무 집(pp. 110~113), 그리고 작은 굴뚝이 있는 집(pp. 120~125)에 시선이 간다. 이 집들의 공통점은 작지만 아름답다는 것이다. 크고 웅장함을 선호했던 시대는 지났다. 특히 나처럼 산골에 집을 지을 사람이라면 환경 보호에 더욱 신경을 써야 한다. 환경보호에 첫걸음은 집을 작게 짓는 것이다. 이 책의 저자 미미 제이커는 2004년 주택의 평균 크기가 216㎡로 1970년대에 비해 거의 90㎡가 늘었다고 지적한다. 그런데 이 책에 소개된 집들은 모두 90㎡이하의 크기다. 이런 정도의 크기라면 몇 가지 장점이 있겠다 싶다. 첫째, 유지비를 줄일 수 있다. 둘째, 건축 설계나 시공할 때 집 모양을 건축주의 요구에 따라 바꾸기가 쉽다. 안전이나 비용이 많이 들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아내가 누워서 하늘을 볼 수 있는 집을 원하면, 크게 고민하지 않고 설계자나 시공자에게 요구해 적절하게 창을 낼 수 있으리라. 셋째, 이런 식으로 지은 집들은 주택가격의 하락 같은 것에 신경을 쓰지 않아도 된다. 어차피 적은 비용으로 집을 지을 수 있을 것이고, 이런 독특한 집들은 일반 주택시장의 가격 변동에 별 영향을 받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이 책에 소개된 집들, 참 마음에 든다. 공간은 작지만 심플하면서도 아름답다. 빛, 공기, 자연을 고려하고, 적절하게 창문과 데크를 사용해서 답답하지 않게 만들어져 있다. 산골에 집을 짓기 위해 건축설계소를 찾아갈 때, 이 책을 들고 가겠다. 이 책에 있는 집 그대로 지어달라는 것이 아니라, 어떤 집을 짓고 싶은지 건축주로서의 내 생각을 표현할 것이다. 그 때 이 책이 크게 도움이 될 것이다. 환상적이면서 실용적이고 친환경적인 집들을 소개해 준 저자에게 감사의 박수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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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수, 「사마천과 사기에 대한 모든 것 (1)」 (창해, 2016) | 리뷰 카테고리 2016-04-20 1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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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사마천과 사기에 대한 모든 것 1

김영수 저
창해(새우와 고래) | 2016년 0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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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의 역사책이라는 명성 때문에 기대를 가지고 사마천의 <사기>를 읽다가 지루해 포기한 적이 있다. 아마도 저자와 이 책의 역사적 의의에 대한 이해가 부족했기 때문일 것이다. 이 책의 저자 김영수는 <사기>와 사마천에 미친(?) 사람이다. 그는 20년 넘게 사마천과 <사기>를 연구하여 ‘현대로 재호출하는 작업’에 매달렸다. 그리고 그것이 <사마천과 사기에 대한 모든 것>이란 책으로 나온 것이다. 이 책은 세권으로 되어 있다. 일권은 <사기>의 저자 사마천의 삶과 그가 <사기>를 왜, 어떻게 기록했는지 수많은 자료와 이야기를 통해 들려준다. 이권과 삼권은 출간될 예정인데, 소개한 글을 보니 이권은 <사기>를 쉽게 읽도록 사기의 체제와 내용 등을 다양한 표와 함께 제시한 것 같다. 아마도 <사기> 참고서라 할 만 할 것이다. 삼권은 저자가 20여 차례 사마천의 고향 한성시를 탐방하면서 사마천의 사당과 무덤을 둘러싼 이야기를 풀어낸 것 같다.

 

이 책에는 가상의 학생이 등장한다. 그 학생은 저자 김영수와 대화를 하면서 질문을 던지거나 김영수의 가르침을 정리하는 역할을 한다. 이 책 기대했던 것보다 훨씬 재미있다. 특히 사마천이 역사서 집필을 착수하고 ‘이릉’을 두둔했다 무제의 미움을 받아 옥에 갇히는 사건을 파헤친 8장(인연인가, 악연인가)과 그가 궁형을 자청한 뒤 삶과 죽음의 의미를 깨닫고 <사기>를 완성해가는 과정을 묘사한 9장(명예로운 죽음보다 치욕스런 삶을 선택하다)은 한편의 문학작품을 읽는 듯 흥미진진했다. 중간 중간 ‘동성애’나 ‘혹형’에 관한 역사 이야기는 상식을 넓혀주는 즐거움을 준다. 무엇보다 사마천이 죽음과 삶에 대한 깊이 깨달은 것을 묘사한 장면에서는 많은 것을 생각하게 된다. “어떤 죽음은 태산보다 무겁고 어떤 죽음은 새털보다 가볍다.”(p. 362). 결국 죽음의 의미는 “삶의 흔적으로 결정된다. 죽는 것이 문제가 아니라 사는 것이 문제다”(p. 363).

 

김영수는 <사기>를 역사적 문학서, 문학적 역사서라 설명한다. 사마천 개인의 울분과 원한이 역사서에 반영됨으로써 역사와 문학의 경계를 허물었고, 이로서 문(文)과 사(史)가 하나 된 철학(哲學)으로 승화된 것이다(p. 371). 그는 사마천이 <사기>를 완성함으로서 제자백가가 마무리 되었다고 본다. 즉 “제자백가에 ‘사가(史家)’가 포함되어야 한다”(p. 374)고 주장한다. 책을 읽기 전의 사람과 책을 읽은 후의 사람은 다르다고 한다. 이 책을 읽기 전과 읽은 후의 <사기>에 대한 나의 생각은 하늘과 땅처럼 차이가 난다. <사기> 읽는 일을 다시 도전하고 싶어졌다. 그것도 요약본이 아니라 원본을 완역한 책에 도전하고 싶다. 이권이 출간될 날만 기다린다. 일권을 통해 사마천에 대해 제대로 알게 되었으니, 이권을 참고서로 해서 직접 <사기> 읽기에 도전할 것이다. 문사철(文史哲)이 함께 담긴 최고의 인문학 책으로 <사기>가 나를 유혹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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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시천, 「논어, 학자들의 수다」 (더퀘스트, 2016) | 리뷰 카테고리 2016-04-18 08: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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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논어, 학자들의 수다

김시천 저
더퀘스트 | 2016년 0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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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 대학에서 인문학을 가르치는 김시천 교수가 참신한 방법으로 <논어>를 읽어냈다. <논어>를 소위 권위있는 ‘고전(古典)’이나 ‘경전(經典)’의 관점에서 접근하는 것이 아니라, 공자와 그의 제자들 사이에 대화를 기록한 책이라는 관점에서 접근해 보자는 것이다. 그러면 <논어>를 막연히 좋은 책이라고 인정하면서도 쉽게 접근하지 못했던 자들도 흥미롭게 다가서지 않겠는가. 그의 예상은 적중했다. 동양의 고전에 익숙하지 못해 쉽게 덤벼들지 못했던 나 같은 자가 이 책을 덥석 잡았으니 말이다.

 

저자는 1부에서 논어를 새롭게 읽는 방법을 제시해주고 있다. 나도 <논어>의 첫 문장만큼은 익히 알고 있다. ‘子曰 學而時習之 不亦說乎! 당연히 <논어>는 공자가 한 말 중 주옥같이 유익한 것들을 간추린 것이라 생각했다. <논어>를 영어로 <Analects(어록, 선집)>라고 번역하는 것만 보아도 나뿐 아니라 서양에서도 <논어>에 대해 틀에 박힌 접근을 했음이 분명하다. 김시천 교수는 <논어>에서 ’자왈(子曰)‘로 시작하는게 불과 45퍼센트라고 지적한다. 나머지는 55퍼센트는 ’유자왈(有子曰), 증자왈(曾子曰) 식으로 소개된 것이다. 그렇다면 <논어>의 주인공이 공자 한사람만은 아닐 것이다. 스스로의 삶을 찾아간 공자의 제자들 모두가 <논어>의 주인공이 될 자격이 있다.

 

이런 관점에서 김 교수는 2부에서 우선 자로와 안회를 부각시킨다. 저자에 따르면, 공자와 나이 차이가 많지 않은 자로는 공자를 만나 그의 인생이 극적으로 변했고, 공자가 자신의 속내를 털어 놓는 친구가 되었다. 공자가 안회에게 한 말, 극기복례(克己復禮)는 보편적으로는 ’욕심을 버리고 사회가 요구하는 禮를 따르는 것이 仁을 행하는 것‘이라 해석된다. 그런데 저자는 ’다른 사람이 너에게 (어리고 신분이 낮다고) 예의로 대하지 않더라도 네가 먼저 예의를 잃어선 안 된다‘로 해석한다(p. 140). 당시 상황을 고려한 탁월한 해석이라 생각된다. 이 책, 이런 식이다. 계속 이어지는 3, 4, 5부에서 자공, 재아, 염구, 증삼, 자하, 자장 등, 공자의 제자들이 공자와 나눈 대화들을 당시 시대적 상황과 처지에 맞게 재해석함으로써, 공자뿐 아니라 공자의 제자들을 부각시켰다. 이로써 <논어>를 聖人의 관념적이고 보편적인 가르침이 아니라 우리와 동일 사람들의 삶의 고민을 나눈 이야기로 우리에게 제시했다. 책 제목처럼 <논어>는 <학자들의 수다>가 맞다. 참신한 관점으로 <논어>를 설명하는 이 책 덕분에 <논어>는 나에게 훨씬 친근하게 다가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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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인환, 「검은 준열의 시대」 (스타북스, 2016) | 리뷰 카테고리 2016-04-16 0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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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박인환 전시집 검은 준열의 시대

박인환 저/민윤기 편
스타북스 | 2016년 0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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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인희가 부른 <세월이 가면>을 통해 나는 대학시절 시인 박인환을 처음 알게 되었다. 기타를 튕기며 불렀던 그 노래 가사를 지금도 잊지 않고 있다. “지금 그 사람 이름은 잊었지만 / 그 눈동자 입술은 / 내 가슴에 있네. // 바람이 불고 / 비가 올 때도 / 나는 / 저 유리창 밖 가로등 / 그늘의 밤을 잊지 못하지 // 사랑은 가고 옛날은 남는 것 / 여름날의 호숫가 가을의 공원 / 그 벤치 위에 / 나뭇잎은 떨어지고 / 나뭇잎은 흙이 되고 / 나뭇잎에 덮여서 / 우리들 사랑이 / 사라진다 해도 … ”(pp. 79~80). 술 한 잔에 이 노래를 듣고 있노라면 괜스레 슬픔에 젖어 한참을 동숭동 거리를 걷곤 했다. 그 때는 대학로가 따로 조성되기 전, 정말 가을이면 한적했다. 동시대 시인들이 그를 “서구적인 것에 경도된 경박하고 값싼 유행의 숭배자”(p. 234)라고 경멸했어도 나는 박인환이 좋았다. 그 감상적이고 허무적인 색채를 띤 시구들이 한없이 가슴을 파고들었다.

 

당시 라디오 음악프로그램에서는 자주 <목마와 숙녀>가 낭독되었다. “한 잔의 술을 마시고 / 우리는 버지니아 울프의 생애와 / 목마를 타고 떠난 숙녀의 옷자락을 이야기 한다. / … 문학이 죽고 인생이 죽고 / … / 술병이 바람에 쓰러지는 소리를 들으며 / 늙은 여류작가의 눈을 바라다보아야 한다. / … / 눈을 뜨고 한 잔의 술을 마셔야 한다. / 인생은 외롭지 않고 / 그저 잡지의 표지처럼 통속하거늘 / … / 가을바람 소리는 / 내 쓰러진 술병 속에서 목메어 우는데 ”(p. 81~82). 그 시절에는 약간 퇴폐적이란 인상을 주었던 이 시 때문에 버지니아 울프가 누군지 찾아보기도 했다.

 

청년시절 내가 사랑했던 시인. 이 두 시외에는 알지 못했던 시인의 모든 시를 묶어 <검은 준열의 시대>라는 제목으로 ‘박인환전(全)시집’이 나왔으니, 어찌 관심을 갖지 않을까. 이 시집에는 박인환의 시가 주제별로 정리되어 있다. 사회주의자로서의 면모를 볼 수 있는 작품, 전쟁이후 소시민의 풍경을 보여주는 작품, 미국 여행 체험을 반영한 작품, 고향과 계절과 자연을 노래한 서정적인 작품 등이다. 해설자인 이충재 문학평론가는 박인환을 ‘주류 문단의 희생양’(p. 235)이라고 말하며 그를 재평가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의 작품은 전후(戰後) 문학으로, 시대적 상황에서 나온 회의와 문명을 향한 비판이 담겨 있다. 전후문학 시인들은 새로운 세계를 동경하며 작품들을 썼다. 이 책 앞부분 ‘박인환 시를 위한 여행’(pp. 10~31)을 읽으면서 시인에 대해 더 많은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그리고 이 책 뒷부분의 ‘해설-박인환의 시에 대하여’(pp. 233~243)는 시인과 그의 시를 전체적으로 이해하는 데 크게 도움이 된다. 시인 이상(李상)을 사랑해서 ‘이상 추모의 밤’을 개최하고 삼일의 폭음 끝에 사망한 시인, 그래서 그의 ‘전(全) 시집’은 너무나 분량이 적다. 삽 십이라는 젊은 나이에 죽은 시인을 생각하면 내 젊은 날의 추억도 아련히 떠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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