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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모사이언스」EBS 과학혁명의 이정표 제작팀, 지식채널 | 리뷰 카테고리 2013-12-28 1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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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Homoscience 호모사이언스 1


지식채널 | 201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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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고등학교 시절 나에게 과학은 짜증나는 과목이었습니다. 시험을 위해 열심히 외웠지만, 마음 한 구석에서는 ‘이런 걸 어디에 써 먹을까’하는 의구심과 회의가 들었습니다. 이런 고민이 교육가들에게도 있었나 봅니다. 그들은 2009년 개정 교육과정에서 ‘융합형 과학’이라는 개념으로 과학교육을 새롭게 했습니다. 이전에 ‘개념 중심의 과학 교육’을 포기한 것입니다. 이것은 확실히 옳은 방향입니다. 모든 학생들이 다 과학자가 될 것은 아니니까요!

  이 책, <호모사이언스1>은 나같이 과학과는 거리가 먼 사람들에게 과학을 친숙한 영역으로 만들어주었습니다. 우주 탄생의 비밀부터, 태양계의 원리, 지구라는 별에 관한 생생한 탐구, 생명의 시작인 진화와 생명의 사슬인 유전까지 너무도 재미있게 문제를 제기하고 진지하게 토론하고 결론에 이르게 합니다. ‘1부. 우주의 탄생의 비밀, 빅뱅’은 우주가 어떻게 시작되었는지를 설명합니다. 소위 ‘빅뱅이론(The Big Bang Theory)’에 관한 것입니다. 매우 재미있습니다. 그러나 한 가지 의문점에 대해서는 어떤 속 시원한 해답이 없군요. 빅뱅이론은 “우주를 비롯한 이 세상의 모든 것이 ‘한 점’에서 시작되었다”(p. 27)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이 ‘한 점’은 도대체 어떻게 생겨난 것입니까? 과학자들은 지금도 우주 최초의 입자를 찾고 있다지요. 그런데 이 최초의 입자를 찾는다고 해도 이 질문은 여전히 사라지지 않을 듯합니다. 그 ‘최초의 입자’는 또 어떻게 생겨난 것입니까?

  ‘3부. 지구, 45억 6,000만 년의 기록’에서 방사선원소를 통해 지구의 나이를 측정하는 법을 친절하게 설명하고, 지구에 물이 생기게 된 이유를 말합니다. 지구를 이루는 원소에 관한 것을 읽으면서 감탄했습니다. 고등학교 화학시간에 이유도 알지 못하고 뜻도 모른 채, 원소주기율표를 무작정 외웠습니다. 원자량과 주기율에 대한 아무런 설명도 없이 말입니다. 그런데 이 책을 읽으면서 이런 주기율표가 어떻게 나왔는지 그리고 얼마나 중요한지 알게 되었습니다. ‘4부. 생명의 시작, 그리고 진화’를 읽고는 이전보다 진화론에 마음의 문을 더 열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진화론은 원숭이에서 인간이 나왔다는 뜻이 아니라, 지구의 모든 생명체들은 주어진 환경에 따라 적응한 결과이며, 그 뿌리는 하나로 연결되어 있다는 주장입니다(참고, p. 174). 이것은 과학적 증거를 통해 얼마든지 유추할 수 있는 것들입니다. 문제는 약 35언 전 지구상에 최초로 등장한 생명체 박테리아는 어떻게 해서 생겨났는가 하는 점입니다. 과학자들은 부지런히 이것에 대한 해답을 찾아왔습니다. 러시아의 생화학자 알렉산드로 오파린은 “원시 지구의 바다에 뿌려진 무기물이 화학반응을 통해 생명의 씨앗인 유기물로 진화했다”(p. 154)고 생각했고, 1950년대 미국의 스탠리 밀러가 실험을 통해 무기질로만 이루어진 환경에서도 유기화합물이 만들어 질 수 있음을 입증했습니다(pp. 155~158)

  이 책을 읽으면서 이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것들은 신비한 것이며, 지구는 살아 움직이는 생명체라는 사실, 그리고 나 역시 ‘지구라고 하는 아름다운 별에서 온’ 소중한 존재임을 느낍니다. 하긴, 이 세상의 모든 것은 다 소중하겠지요. 이 책, 참 따뜻한 과학책입니다. 과학적 사실들은 논리적 비약 없이 차근차근 설명하면서도, 풍부한 시각자료와 유명한 과학자들에 대한 자세한 설명 등으로 매우 흥미롭게 전개합니다. 두 번째 책, <호모사이언스2>도 얼른 읽어보고 싶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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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병호의 인생사전」공병호, 해냄 | 리뷰 카테고리 2013-12-22 2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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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공병호의 인생사전

공병호 저
해냄 | 201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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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떻게 사는 것이 잘 사는 길인가?” 공병호 박사는 이 거창한 질문에 답하기 위해 6가지 영역을 나누어 삶의 지혜를 풀어 놓았습니다. ‘1장 자아사전’에서, 무엇보다 자기 자신의 참 모습을 직시하라고 충고합니다. “나는 누구인가?”라는 질문은 나만의 삶을 제대로 살아가기 위해 피해갈 수 없는 물음입니다. 그는 세네카의 <행복론>에서 한 구절을 인용합니다. “무엇보다도 우리 자신을 정확히 평가할 필요가 있네. 우리는 대체로 자신의 능력을 과대평가하기 때문이네.”(p. 32). 냉철하게 자신의 참모습을 들여다보는 일보다 더 중요한 것은 없습니다. 그런데 공병호 박사는 제대로 자기 자신과 마주하라고 도전하면서, ‘001 누구보다 소중한 나’라는 소제목 아래, 누구보다 자기 자신을 사랑하라고 충고합니다. 너무 섣부른 충고지 싶습니다. 내가 생각하기에 현대 문명의 중심에는 지나치게 자기중심적이고 이기적인 Narcissism이 자리 잡고 있습니다. 현대 성공학 혹은 행복론은 “너 자신을 사랑하라”를 전면에 내세웁니다. 독자들은 열광하지만, 글쎄요. 있는 그대로의 자신의 모습을 직시한 후에 자기를 소중히 여기라는 충고가 나오는 것이 옳지 않겠습니까? 다행이도 공 박사는 자기 연민의 함정을 잘 지적해 주고 있습니다. 유진 피터슨의 글이 인상적입니다. “연민은 인간이 품을 수 있는 가장 고귀한 감정이지만, 자기 연민(self-pity)은 가장 천박한 감정이라고 할 수 있다. 연민은 다른 사람의 고통을 함께 하며 손을 쓸 수 있지만, 자기 연민은 자신의 현실 인식을 심각하게 왜곡해 두 손과 두 발을 묶어 버리는 감정의 병이다.”(p. 41).

  ‘2장 생활력 사전’은 직업과 소비, 내 집 마련, 노후 준비 등에 관해 공병호 박사가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경험했던 것을 평범하게 풀어 놓고 있습니다. 누구에게도 기대지 말고 야무지게 살라는 것이죠. ‘3장 습관 사전’에서 “동사적 사고”라는 단어가 내 마음에 꽂힙니다. ‘동사적 사고’란 “어떤 사물이나 사람에 대해 쉽게 단정 짓지 말고 계속해서 묻는 것”(p. 138)입니다. 사물이나 현상을 바라보는 관점을 획기적으로 바꾸는 시도를 해 보는 것이죠.

  이 책, 이런 식으로 4장에서는 인간관계를 어떻게 맺어야 하는지, 5장에서는 인생에서 접하는 모든 것을 어떤 태도로 대할지, 6장에서는 현기증을 느낄 정도로 빠르게 돌아가는 사회 속에서 자신만의 속도로 살기 위해 어떤 인생 나침반, 즉 자기 철학을 가지고 있는지 생각하게 합니다. 그 동안 많은 자기 계발에 관한 책을 낸 베테랑 저자답게 대체로 균형 잡히게 많은 주제들을 다루고 있어서 사회에 첫발을 내딛는 청년들에게 꽤나 유익하겠다 싶습니다. 그런데 이런 장점이 이 책의 약점이기도 합니다. 지나치게 평범하다고나 할까요?

에필로그에서 공병호 박사의 지혜를 마주하게 됩니다. “사는 것은 깔끔한 답안이 주어지는 일이 아닙니다. 투박하더라도 자신에게 꼭 맞는 답을 찾아가는 것이 우리들의 삶이라고 생각합니다.”(p. 302). “인생은 시선입니다”(p. 303). 전적으로 동감합니다. 나는 나만의 따뜻한 시선으로 나의 삶을 그리고 타인의 삶을 보고 있는지 돌아보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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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릴케의 침묵」김운하, 한권의 책 | 리뷰 카테고리 2013-12-21 1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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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릴케의 침묵

김운하 저
한권의책 | 201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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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자는 이 책에서 치열한 글쓰기에 대해 말합니다. 그것은 불면의 글쓰기입니다. 그는 시간과 삶의 이야기, 언어와 침묵, 사랑의 이미지를 탐색합니다. 저자는 끝없이 아름다운 문장을 욕망합니다. 그래서 롤랑 바르트가 말한 “무지막지한 품사인 형용사”를 혐오합니다. 왜냐하면 “형용사는 사실보다는 가치 평가에 지나치게 깊이 연루되어 있고, 그것이 존재들에 대한 폭력을 야기하기 때문”(pp. 18~19)입니다. 그는 진정 자유로운 문장을 추구합니다. 그래서 참된 글을 쓰기 위해서는 언어보다 침묵을 먼저 이해해야 한다고 말합니다. 옛 선비들은 만권의 책을 읽거나 만 리의 길을 여행한 뒤라야 한 획을 그을 수 있었다죠. 글쓰기는 인생 그 자체이며, 심오한 고뇌와 성찰입니다. 그런 점에서 책은 곧 글 쓰는 자기의 영혼 자체라 할 수 있습니다.

  김운하에게 있어서 글은 곧 신(神)입니다. 그는 성경 전도서를 인용하면서 이렇게 주장합니다. “시간과 운명이 그들을 세상에 내려 보낸 까닭이 특정한 사상을 위해서가 아니라 단 한 편의 작품, 더할 나위 없이 아름다운 그 문장을 위해서였다”(p. 42). 이 정도로 글쓰기에 미쳐야 진짜 작가라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작가는 조선 후기 시인 김려의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연희라는 관기와 사랑을 나누며 <사유악부>라는 시문집을 지었답니다. 여기서 ‘사유’(思牖)는 “들창문으로 새어드는 빛을 받으며 생각에 잠기는 것”이라고 친절히 설명합니다(p. 48). 김려의 오랜 유배 생활이 아름다운 시를 낳고, 보르헤스의 시력 상실이 책을 마음껏 읽을 수 있는 도서관장에 임명되게 되었듯, 인생의 시련은 오히려 문장을 빛냅니다. 사랑하는 여인을 위해 시문집을 낸 김려, 오직 한 명의 독자 어머니에게 읽어 주기 위해 <구운몽>을 쓴 서포 김만중의 경우에서 보듯, 문학은 돈으로의 교환가치가 아니라 사랑의 가치에 본질적으로 묶여 있는 것이라는 작가의 말에 동감합니다.

  사람들은 왜 이렇게 글쓰기에 푹 빠지는 것일까요? 작가는 인상깊은 이야기를 들려 줌으로써 답합니다. “늙은 노새의 노래”(pp. 72~76). 어느 선비가 앞 두절의 시구를 짓고는 평생 아름다운 시구를 찾아 평생 노새를 타고 방랑하다 마지막 뒤 두 구절의 시구를 짓고는 이렇게 말했답니다. “이 시는 이제 보니 너(노새)를 위한 시였구나. 이제 됐다. 이걸로 내 생은 충분하구나. 그만 가자꾸나” 늙은 선비와 노새는 강을 건너 어느 마을에 도착했고 며칠 후 선비도 노새도 고요히 눈을 감았습니다. 세상은 그들을 잊고, 하늘에는 여전히 구름들이 뒤섞였다 다시 흩어집니다.

  나는 김운하의 글에 담겨있는 문학과 글, 인생과 철학에 대한 넓이와 깊이에 감탄하며, 사람과 인생에 대한 그의 이야기에 푹 빠졌습니다. 사유(思惟)와 글쓰기에 대한 작가의 사랑이, 그의 고독과 그의 침묵이, 그의 치열한 글쓰기가 이 책을 빛나게 합니다. ‘살아야 할 이유를 찾는 책 읽기’에 대해 쓴, 그의 또 다른 책 <카프카의 서재>도 찾아 읽어보아야겠네요. 이런 책을 읽게 되어서 행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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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가지 기본 상황으로 익히는 영어 쉽게 말하기 | 리뷰 카테고리 2013-12-20 15: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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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23가지 기본 상황으로 익히는 영어 쉽게 말하기

SY 컨텐츠 개발팀 저
삼영서관 | 201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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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어회화책을 볼 때마다 느끼는 것이 있습니다. 너무 내용이 쉽다는 것입니다. 그도 그럴 것이 중학생 때부터 영어를 접하고(우리 시절에는 중학교 1학년 때 처음으로 alphabet을 그려보았습니다), 그 후로 영어와는 떨어질 수 없는 관계를 맺고 있습니다. 전공 서적은 어느 정도 척척 읽어냅니다. 그런데 막상 외국인과 대화하려하면 머릿속에서만 맴돌 뿐 도대체 말이 튀어나오지 않습니다. 이건 완전 영어의 늪에서 빠져나오지 못해 허우적거리는 모양새입니다. 이 책을 처음 대할 때도 ‘너무 시시하다’는 느낌입니다. 그래서 책을 보지 말고 대화를 듣고 따라 해보려고 컴퓨터에 CD를 넣었습니다.

  chapter1의 음성파일을 열자, “Speaking English easily … Part1 Element, Chapter1, Greetings…”라는 말이 흘러나오네요. 그런데 Hi there!, Howdy와 같은 표현에 귀에 쫑긋 세우게 됩니다. 이건 내가 이런 표현을 거의 쓰지 않는다는 증거입니다. Hi there!를 ‘나는 here, 너는 there인 셈’이라고 친절하게 설명합니다. 또 Howdy는 How do you do?의 단축형! 오, 생각보다 좋은데요. How are you getting along? 이런 표현도 알고는 있지만 입에 붙어 있지는 않았습니다. ‘오, 이 책 괜찮겠는데’ 이런 말이 절로 나왔습니다.

  이 책은 Elements와 Daily conversation, 두 파트로 나누어져 총 23가지 기본 상황을 설정하고, 각 상황에서 많이 나올만한 표현들을 세분화해서 제시했습니다. 표현의 미묘한 뉴앙스까지 매우 세심하게 설명해 놓은 점이 좋습니다. 그리고 Situation도 지나치게 상투적이지 않은, 그러나 ‘이런 것을 어떻게 영어로 표현하나’ 하고 고민할 법한 표현들을 잘 제시하고 있습니다. ‘한 과를 정리는 Dialogue’만 입에서 술술 튀어나오게 해도 영어회화에 많은 발전이 있을 것입니다. 각 chapter마다 6~7과와 dialogue로 구성되어 있으니, 한 chapter당 한 주씩 할당해서 공부하면, 하루 10분 투자로 반 년이며 영어회화에 상당한 자신감이 붙을 것입니다. 이 책은 표지에 있듯, ‘골라 쓰는 재미가 있는 실제상황 리얼 토크!’를 제시합니다. 마음에 드는데요. 다시 영어회화에 도전해 봅니다. 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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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 드로잉 노트 - 여행 그리기」김충원 | 리뷰 카테고리 2013-12-19 0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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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이지 드로잉 노트 : 여행 그리기

김충원 저
진선아트북 | 201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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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가 그림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김충원 교수의 ‘스케치 쉽게 하기’ 시리즈를 접한 뒤였습니다. <기초 드로잉>부터 <인물 드로잉>, <인체 드로잉>, <동물 드로잉>, <풍경 드로잉>까지, 이 정도면 도전해볼 만하다는 자신감을 갖게 했습니다. 사실, 이 때 당시 딸 녀석이 미술학원에 다니며 그림 그리기에 집중했을 때입니다. 덕분에 나도 그림에 관심을 갖고 서점에 나갔다가 이 시리즈를 발견하고는 단숨에 구입해 그리기 시작했습니다. 이 시리즈의 미덕은 마치 낙서하듯 부담없이 따라하다 보면 어느새 그림다운 그림이 된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연이어 나왔던 책 <수채화 쉽게 하기>, <색연필화 쉽게 하기>를 따라 그림을 그리면서 나에게 엄청난 그림 소질이 있는 것은 아닌지 착각하게 되었습니다. 지금도 제 서재 한켠에는 그 때 그린 그림들이 놓여 있습니다. 그의 책 <스케치 아프리카>(진선 아트북 刊)도 인상적이었습니다. 주로 아프리카의 동물들을 드로잉한 뒤 가볍게 수채화 작업을 한 그림들이 많은데, 나의 뇌리에 강렬하게 각인되었습니다. 그림 오른쪽 페이지에 그림을 그릴 때 상황이나 동물의 특징들을 간략하게 설명하는 글도 매우 담백합니다. 이 책을 읽으면서 나도 이런 그림을 그려보고 싶다는 욕망이 마음 깊은 곳에서 꿈틀거렸습니다.

  이제, ‘이지 드로잉 노트’ 시리즈가 눈길을 사로잡습니다. 올 여름에 딸과 함께 제주에 한 주간 여행을 가서 ‘여행 그리기’를 하기로 했는데, 딸 녀석은 겨우 두 점을 그리고 나는 빈스케치북만 가지고 돌아왔습니다. 이 책 <여행 그리기>가 진작에 나왔더라면, 큰 도움이 되었겠다 싶습니다. 김충원 교수는 여행 스케치의 세 가지 노하우를 소개합니다. 첫째, 실내 스케치부터 시작할 것! 둘째, 3분을 넘기지 말 것! 셋째, 미완성을 미완성으로 남길 것!(p. 5). 그리고 보니 나는 의욕만 앞섰지 첫 번째도 제대로 하지 않았고, 시간을 질질 끌면서 완벽한 그림을 그리려고 했습니다. 왜 내 여행 스케치북이 텅 비었는지 알 수 있었습니다. 결국 간편한 사진찍기로 대신하며 찍은 사진을 보고 드로잉을 하려고 마음먹었지만, 사진은 사진대로 컴퓨터 화면에만 담겨있고, 드로잉은 엄두도 내지 못했습니다. 사진을 찍는데도 특별한 관찰이 필요하지만, 드로잉은 더 섬세한 관찰과 귀 기울임이 필요합니다. 나만의 시각으로 모든 것을 보고 그린다는 것이 여행 드로잉의 가장 큰 매력일 것입니다.

  김충원의 그림 그리기 책들이 다 그렇듯, 이 책도 책 자체가 드로잉 연습장이 됩니다. 그런데 다른 그림 그리기 책들과 달리 이 책은 설명이 참 많습니다. 두들(doodles)에 대한 설명, “How to draw?”, “What to draw?”, 보너스로 “Wellbeing Knowhow”도 유익했습니다. 세잔, 모네, 위트릴에 대한 이야기와 그림도 흥미만점입니다. 이 책을 읽고 연필로 드로잉을 따라하면서 드로잉에 대한 열정은 더욱 커졌고, 잘 그리고자 하는 욕심은 아직도 많지만 조금은 작아졌습니다. 다음 여행 때는 꼭 여행 스케치를 시도해 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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