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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건 버리기 연습」 메리 램버트 | 리뷰 카테고리 2013-06-30 1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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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물건 버리기 연습

메리 램버트 저/이선경 역
시공사 | 2013년 0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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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0개의 물건만 남기고 다 버리는 무소유 실천법”! 처음 이 문구를 접했을 때, 꽤 많은 물건을 챙길 수 있겠다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막상 저자의 충고에 따라 옷, 신발, 가방, 지갑, 화장품, 장신구, 전자 용품, 취미용품들을 꼭 필요한 것과 처분해야 할 것을 구별해 보니, 처분하기로 물건을 떼어놓기가 결코 만만하지 않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나의 경우, 특히 책을 버리기가 쉽지 않습니다. 한번 보고 들춰보지 않는 책이 내 서재와 사무실에 수두룩 쌓여 있습니다. 책 욕심이 유독 많아 언젠가 읽겠지 하고 모아 놓은 책들도 여기저기서 뽀얀 먼지를 뒤집어쓰고 있습니다. 한번 책 정리를 하려면 큰 맘 먹고 몇 시간에 걸쳐 해도 다 못합니다. 이 책은 이렇게 충고합니다. “정리보다 중요한 것은 물건 버리기”라고! 물건 100개 가운데 70퍼센트는 옷이고,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신이 갖고 있는 옷 가운데 고작 20퍼센트만 입는다고 합니다. 나에게는 책이 이런 경우에 해당합니다. 나는 왜 책에 이렇게 집착하는 것일까요? 이 책에 따르면, 책을 통해 “안정감을 느끼기 때문”(p. 27)입니다. “정서적 애착”이란 표현도 동감합니다. 항상 책을 손에 달고 다니는 나를 보고, 집사람이 ‘읽지도 않으면서 왜 항상 책을 끼고 다니냐’고 핀잔을 줍니다. 그 때 저는 이렇게 대답합니다. “머리에 들은 게 없어서, 손에라도 들고 다니지 않으면 불안해.” 책을 가지고 있으면 마음이 안정됩니다. 어린 아이들이 어떤 인형이나 옷에 집착을 보이는 것과 같은 것이지 싶습니다. 이 책 28페이지와 33페이지에 있는 설문에 답을 달아보았습니다. 다행이도 각각 14점과 11점이 나왔네요. 이 설문지의 결과는 저에게 충고합니다. “굳이 갖고 있을 필요가 없는 물건은 없는지, 다른 사람에게 주어도 괜찮은 물건이 있는 것은 아닌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p. 28), “자신이 갖고 있는 모든 물건에 대해 좀 더 냉정한 태도를 가질 필요가 있다”(p. 33).

  이 책은 내가 가지고 있는 물건에 대해 좀 더 객관적이고 냉철하게 평가하라고 도전합니다. 그리고 불필요한 것을 버림으로 자유롭고 창조적인 삶을 살라고 말합니다. 물건에 치이지 않는 삶은 분명 내적인 욕구에 더 귀를 기울이게 될 것입니다. 인간관계에 더 신경을 쓰고, 사랑하는 법을 더 많이 배우게 될 것입니다. 공간적으로도 넉넉하게 살 수 있게 될 것입니다. 전적으로 동의합니다. 그런데 문제는 꼭 필요한 물건 100개를 선정하는 것이 너무 어렵고, 나머지를 과감에게 버리는 결단력이 나에게 없다는 것이다. 그래도 이 책이 큰 도전이 됩니다. 이 책의 장점은 실제로 이렇게 할 수 있도록 친절하게 안내해 준다는 것입니다. 이 책은 일년 프로젝트로 물건 버리는 도전을 잘 해낼 수 있도록 목표를 작게 쪼개 달성하기 쉽게 만들었습니다. 지나친 소비주의에 물든 현대인들에게 꽤 유용한 책입니다. 물건을 버리는 삶의 기술을 익히면 물건을 관리하는 데 드는 시간도 절약하고 환경오염도 피하고 열등감도 벗어나 여유로워질 것이 분명합니다. 한 번에 하나씩 차근차근 이 책을 따라가다 보면, 내 삶이 꽤 단순하고 단단해지겠다 싶습니다. 우선 이 책의 충고대로 가재도구부터 시작해 볼 랍니다. 그리고 책도 확 줄여볼 랍니다. 삶의 질이 높아질 것을 기대하면서요. 이 책 마지막 페이지에 인용된 문구가 마음에 오래 남습니다. “미니멀리스트는 모든 면에 있어서 양이 아니라 질을 따진다.”(레오 바바우타, p. 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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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자의 삶, 그림으로 배우다」 조인수 | 리뷰 카테고리 2013-06-27 2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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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군자의 삶, 그림으로 배우다

조인수 저
다섯수레 | 2013년 0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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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 옛 그림 인물화는 중고등학교 미술책에서나 보았습니다. 우리 옛 그림을 내 건 전시회가 많지 않아, 작품들을 직접 볼 수 있는 기회가 거의 없습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우리 옛 그림 인물화를 제대로 감상하지도 이해하지도 못했습니다.

  이 책은 청소년들을 위해 기획된 것이지만, 우리의 옛 그림 인물화를 감상하길 원하는 성인들에게 무척이나 유용한 책입니다. 저자 조인수 교수는 우리의 옛 그림 인물화의 의의를 ‘삶의 가치’를 가르쳐 준다는 점에서 찾습니다. 특히 조선 시대 제사를 지낼 때 초상화를 많이 사용했고, 따라서 ‘터럭 하나라도 틀림없이’ 그리는 것을 강조했다고 합니다. 이는 외형적인 유사성보다도 정신과 기품을 나타내는 것을 더욱 중시했기 때문입니다. 특히 다양한 초상화에 대한 설명이 자세하고 친절합니다. 태조 이성계의 초상, 송시열의 초상, 강세황의 자화상은 참으로 유명해서 어디선가 본 익숙한 것들입니다. 저자는 강세황 자화상에 대해 이렇게 설명합니다. “검은 오사모에 옥색 도포를 입고 앉아 있는 모습 … 운동복에 중절모를 쓴 것과 같다.” 그러면서 그림 위의 글을 해석합니다. “저 사람은 누구인가? 수염과 눈썹은 하얗다. 오사모를 쓰고 평상복을 걸쳤으니 마음은 산속에 있지만, 이름은 궁궐에 올랐구나(p. 31). 조 교수는 관직에 매어 있지만 마음은 산속에 은거하고 있는 강세황의 마음을 잘 설명합니다. 특히 윤두서(尹斗緖)의 자화상과 알브레히트 뒤러의 <모피코트를 입은 자화상>을 비교해 설명한 모든 것에 동감합니다.

  저자가 후기에 밝힌 것처럼, 중학교에 들어간 딸을 독자로 생각하며 책을 집필해서 그런지 설명이 매우 친절하고 쉽습니다. 사실, 전문적인 내용을 쉽게 전하는 것은 정말 어려운데 독자로 하여금 작품에 가까이 가도록 충분히 배려했음을 그의 글에서 느낄 수 있습니다. 게다가 왼쪽 페이지는 거의 다 한 장의 그림으로 꽉 채워서 작품을 감상하기 좋습니다. 초상화뿐 아니라, 고사인물화(故事人物畵)와 도석인물화(道釋人物畵)가 무엇인지 간략하게 설명하고 거기에 해당하는 유명한 그림들을 차근차근 설명하는 솜씨가 일품입니다. 특히 김명국의 <달마도>에 대한 해설도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달마대사에 대한 이야기뿐 아니라, 화가 김명국이 어째서 이토록 신비롭고 괴팍한 달마의 모습을 그렸는지 역사적 배경을 알고 나니 그림을 제대로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매우 짜임새 있는 편집이 돋보입니다. 청소년보다 어른들을 대상으로 했다고 해도 손색이 없을 책입니다. 출판사 다섯수레에서 나온 ‘아름답다! 우리 옛 그림’ 시리즈 전체에 관심이 갑니다. <선비의 향기, 그림으로 만나다>, <선비의 생각, 산수로 만나다>, 그리고 이 책 <군자의 삶, 그림으로 배우다>는 단순히 우리 옛 그림을 감상하는 것을 넘어, 우리 선조의 삶과 생각, 문화까지 읽어낼 수 있는 좋은 책입니다. 하긴 정확한 역사적 배경 속에서만 그림도 제대로 이해하고 감상할 수 있겠죠. 이제는 우리 옛 그림에 조금 더 가까이 다가가 사랑할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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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는 사람, 임동창」 | 리뷰 카테고리 2013-06-26 14: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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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노는 사람, 임동창

임동창 저
문학동네 | 2013년 0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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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피아노에 미쳐, 피아노 냄새까지 사랑하며 삶의 화두를 붙잡고 씨름한 천재음악가, 임동창. 그는 치열하게 음악을 공부하였습니다. 그리고 어느 순간 몰입(沒入)을 넘어 몰아(沒我)에 이르렀을 때, 삶의 화두가 풀렸고 풍류(風流)를 만났다고 주장합니다.

  임동창은 참 독특한 사람입니다. 찢어지게 가난한 집안에서 피아노에 미쳐 학교도 그만둔 채 교회 옥상계단에 기거하면서 피아노 연습에 몰두한 것부터 예사롭지 않습니다. 그는 악보를 온몸으로 외우고, 당연한 운지법을 의심하였습니다. 남 앞에서 연주할 때 긴장하고 어는 것은 당연한데, 그 당연한 사실을 의아하게 생각했습니다. 후에 작곡에 마음이 빼앗겨 죽으라하고 작곡 기법을 배우다 참 자아를 찾기 위해 절로 출가를 합니다. 이 모든 것이 평범한 사람이 보기에 기괴하기까지 합니다. 절에서 ‘이 뭐꼬’라는 화두를 붙잡고 씨름하던 그는 군악대를 마치고 우여곡절 속에 울릉도에서 소위 ‘오브리빵’이라는 밤무대 2인조 밴드 연주도 했습니다. 서울 시립대 작곡과에 들어가서는 오로지 서양의 현대음악을 이해하는 것을 목표로 삼았습니다. 임동창은 서양 사람들이 “어떤 영혼으로 현대 예술을 창작하고 어떤 기술로 그 영혼을 표현하는가”(p. 137)를 이해하는 데 골몰했습니다. 지휘에도 관심을 가졌고, 한국의 전통 음악 연주도 하고 연극 음악까지 해봅니다. 자서전적인 이 책에서 임동창은 김덕수 사물놀이패, 장사익 선생과의 만남, 아내를 위해 이외수 선생의 시 “효재처럼”을 작곡한 일, 신불산 간월재 공연에서 신서처럼 놀던 이야기를 흥에 겨워 들려줍니다.

  책을 읽고 인터넷에서 임동창의 블로그를 찾아 들어가 보았습니다. 그의 여러 공연 실황을 유투브(YouTube)로 보았습니다. 마음이 편안해집니다. 그의 표현대로 자유의 음악, “허튼 가락”이었습니다. 악보와 박자에 구애됨 없이 자유롭게 즉흥 연주하는데 그렇게 멋스러울 수 없습니다. ‘풍류(風流)’라는 단어가 의미하는 바가 무엇인지 정확히 말할 수는 없지만 조금은 느낄 수 있었습니다. 인간은 누구나 삶의 과정에서 뭔가에 걸려 넘어집니다. 그 때 굳은 것을 푸는 것, 삶이 늘 쉼 없이 흐르게 하는 것, 이것이 풍류요 허튼 가락일 것입니다. 누구나 삶의 행복을 드러내며 살아야 합니다. 그것이 임동창처럼 음악으로 표현되든, 그림으로 표현되든, 아니면 삶의 또 다른 모습으로 표현되든 상관없습니다. 이미 그것은 삶이며 예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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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세우는 옛 문장들」 김영수 | 리뷰 카테고리 2013-06-23 2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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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나를 세우는 옛 문장들

김영수 저
생각연구소 | 2013년 0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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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책 <나를 세우는 옛 문장들>의 겉표지를 들추었습니다. 붉은 보라빛 속표지 한 가운데 이런 문구가 있습니다.

 

  “말의 길 / 생각의 길 / 인생의 길을 찾는 / _______님께 / 드립니다.”

 

  이 문구 앞에 한참을 머물러 있었습니다. “_________ 님께”에 나의 이름을 만년필로 정성스럽게 써넣으면서 생각해 보았습니다. 사마천의 <사기>에 나오는 고사성어(故事成語)를 통해 나는 무엇을 찾고 싶은 것일까요?

  이 책의 저자 김영수는 <사기>를 이렇게 소개합니다. “<사기>는 궁극적으로 인간에 대한 신뢰와 애정을 바탕에 깔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과거를 반성하고 세상과 인간의 본질을 통찰하게 함으로써 착한 사람, 착한 세상으로 우리를 이끕니다. 한마디로 <서기>는 서늘한 이성과 따뜻한 감성을 겸비한 어른으로 성장할 수 있게 자극을 줍니다.”(p. 8). 생각을 심으면 행동을 거두고, 행동을 심으면 습관을 거두고 습관을 심으면 인격을 거둔다는 말도 생각이 났습니다. 세상과 인생살이를 냉철하면서도 따뜻하게 바라보고 가치있게 삶을 살고 싶습니다. 그러려면 먼저 지혜의 말과 글들을 많이 익히고 닦아야겠지요. 그러다 보면 생각의 길이 넓어지고 깊어지겠죠.

  이 책은 <사기>에 나오는 인생의 수많은 스토리와 그 스토리에서 나온 지혜의 어구들을 읽기 쉽게 배열했습니다. 중간 중간 나오는 그림들도 이야기의 분위기와 잘 맞아 떨어집니다. 책을 참 잘 만들었다는 생각이 먼저 들었습니다. 책이 단단하다는 느낌, 참 좋습니다. 겉표지부터 내용의 편집과 배열까지 썩 마음에 듭니다. 이전부터 많이 들었던 고사성어가 눈에 들어옵니다. 구우일모(九牛一毛), 유아독청(唯我獨淸), 토사구팽(兎死拘烹), 곡학아세(曲學阿世), 관포지교(管鮑之交), 다다익선(多多益善), 전화위복(轉禍爲福), 등. 이 모든 것이 사마천의 <사기>에 나오는 말들이라니 놀랍습니다. “암탉이 울면 집안이 망한다”는 의미의 “빈계지신(牝鷄之晨), 유가지색(惟家之索)”도 <사기>에서 나왔군요. 이 문구는 애첩에 빠져 나랏일을 그르친 은나라의 주(紂)임금 이야기에서 나온 말입니다. 저자 김영수는 이 문장이 여성을 비하하는 말로 사용되는 것을 안타깝게 생각해서 이렇게 토를 달았습니다. “후대 정통주의에 매몰된 유학자들이 이 대목을 왜곡하여 여성 비하에 악용하였다.”(p. 119). 그러면서 이 고사성어가 본래 못난 남자들을 질책하는 의미를 담고 있다고 강조합니다. 그래서 이 이야기의 제목을 “암탉이 울면 알이 생긴다”(p. 118)라고 달았습니다. 역사적 배경 아래 이 문구의 의미를 정확하게 설명하며 재치있게 제목을 붙인 것입니다.

  이 책은 이런 식입니다. 저자는 <사기>의 52만 6천 5백자 속에 담겨있는 명언들 12,000 항목 중 깊은 통찰력을 발휘하여 고사성어 300개를 선별하여 한 권의 책으로 묶어냈습니다. 일곱 꼭지로 묶인 각 항목의 글 하나하나에 군더더기가 없어, 책읽기에 몰입할 수 있었습니다. 이 책 한 권으로 말의 길, 생각의 길을 넓히고 그래서 지혜로운 삶을 살 수 있을 것입니다. 정말 마음에 드는 책, 내 책상 옆에 놓고 자주 들추어 보고 싶은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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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하는 인간」 김광수 | 리뷰 카테고리 2013-06-16 18: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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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철학하는 인간

김광수 저
연암서가 | 2013년 0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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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철학하는 인간>, 책 표지가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합니다. ‘인’자의 모음 ‘ㅣ’가 아직 빨간 불씨가 조금 남아 있는 타버린 성냥개비로 표현되었습니다. 그리고 받침 ‘ㄴ’은 타버린 성냥개비 재가 떨어진 것처럼 보이네요. 인간이 인간다운 삶을 살기 위해서는 삶을 떠받치고 있는 형이상학적 문제들을 고민하며 철학이라는 한 가닥 성냥개비를 불태워야 한다고 말하는 듯합니다. 철학자 김광수 작가는 이 책에서 인간은 무엇이며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삶의 진리를 찾을 수 있는지, 부조리한 상황과 고통 속에서 우리는 무엇을 얻을 수 있는지, 어떻게 최선의 사회를 만들어갈 수 있는지, 역사 속에서 불멸을 이룰 수 있을지를 차근차근 풀어냅니다. 저자는 철학적 용어에 익숙하지 않은 일반인들도 이해할 수 있는 쉬운 언어를 그러나 깊이 있는 사유의 언어를 구사합니다. 참 설득력 있는 문장들로 가득합니다.

  창조론을 따르든 진화론을 따르든 상관없이 세상에 가장 불가사의한 일은 무엇이 존재한다는 것인데, 특히 ‘내’가 존재한다는 것은 문자 그대로 기적입니다. 인간은 다른 존재와는 달리 이성을 가진 자유로운 존재로서 존엄함이 있습니다. 그런데 더욱 놀라운 것은 이 모든 것들이 나에게 공짜로 주어졌다는 사실입니다. 이런 글들을 읽으면서, 누가 한 말인지 아니면 내 속에서 나온 말인지 모르겠습니다만, ‘인생은 선물이다’라는 문장이 떠올랐습니다. 선물로 주어진 삶을 어떻게 살아야 할까요? 작가는 천상병 시인의 시를 인용합니다. “나 하늘로 돌아가리라 / 아름다운 이 세상 소풍 끝나는 날 / 가서 아름다웠더라고 말하리라”(p. 60). 어떻게 살아야 이런 고백을 할 수 있을까요? 작가는 철학자답게 이렇게 해답을 제시합니다. “존재 각성.” “존재 각성은 어떤 형이상학도 전제하지 않은 상태에서 오직 철학적 성찰만을 통해 도달하는 깨달음의 경지”(p. 93)입니다. 자신이 어떤 존재인지 아는 사람은 신의 존재를 받아들이든 받아들이지 않든 신이 존재하는 것처럼 삽니다. 그는 철학하는 인간이기에 언제나 배우는 삶을 삽니다. 때로 삶은 부조리해보이고 수많은 고통이 있지만, 그 속에서 삶의 문제의 답을 찾아갑니다. 삶의 답을 모른다고 답이 없다는 것은 아니니까요. 저자는 인생의 “고통은 기회”(p. 267)라고 말합니다. 고통은 우리를 어디론가 안내하는 안내자입니다. 고난의 극복을 통해 인류의 역사는 발전했습니다. 또한 인간이 모두 죽는다는 것은 “다행스러운 일”이라고 말합니다. “죽음으로 인해 삶은 최초의 기회요 마지막 기회이며 단 한 번의 기회”(p. 325)가 되기 때문입니다.

  책을 읽으면서 ‘나’라는 존재, 삶의 이유와 의미, 최선의 삶, 등등에 대해 깊이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저자의 표현에 따르면, 나는 가장 맛있는 “존재의 밑바닥”(p. 327)을 햝고 있었습니다. 소크라테스가 했다는 말 - 실상은 플라톤이 한 말일 수도 있음 - “음미되지 않는 삶은 살 가지치가 없다”는 말의 의미를 깨닫게 해 주는 책읽기였습니다. 어느새 나는 “호모 필로소피쿠스(Homo Philosphicus)”가 되어 있었습니다. 가치 있고 행복한 책읽기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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