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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크 비킹 「그들은 왜 더 행복할까」 (마일스톤, 2018) | 리뷰 카테고리 2018-07-31 1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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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그들은 왜 더 행복할까

마이크 비킹 저/이종인 역
마일스톤 | 2018년 0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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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하다는 것은 어떤 의미일까? 덴마크 행복 연구소 소장인 마이크 비킹은 ‘행복’에 관한 포괄적이면서도 깊이 있는 담론을 전개한다. 그는 먼저 행복이란 개념이 역사 속에서 어떻게 변천되었는지를 알려준다. 그리스의 철학자 아리스토텔레스의 ‘유다이모니아’와 에피쿠로스의 ‘아타락시아’를 비교한다. 아리스토텔레스에게 있어서 행복이란 사회에 기여하는 의미있는 삶을 사는 것이다. 에피쿠로스에게 행복이란 고통과 불안으로부터 자유로운 상태로 그는 금욕주의에 가까웠다. 후에 기독교에서는 현세의 행복은 내세의 행복의 맛보기 정도로 생각했다. 그러나 계몽주의 이후 인간에게 행복추구권이 있음을 강하게 인식하게 되고, 그것은 미국독립선언문에 명시된다. “모든 인간은 평등하게 태어났고 조물주에게 몇 개의 양도할 수 없는 권리를 부여받았으며, 그 권리 중에는 생명과 자유와 행복의 추구권이 있음을 명백한 진리로 주장하는 바이다.” 이렇게 행복에 대한 이해는 시대를 거쳐 발전했고, 오늘날에는 긍정심리학, 웰빙(well-being), 정신적 강인함(mental robustness)과 같은 용어로 행복을 논한다. 

 

용어가 어찌되었건 다의적 의미를 가진 그리고 매우 주관적인 개념인 행복을 우리는 얼마나 객관적으로 측정할 수 있는가? 이에 대해 저자는 행복을 측정하는 세 가지 방식을 소개한다. 인지평가적 차원, 정서적 차원, 유다이모니아적 차원이다. 이런 각각의 차원에서 질문을 할 때 결과도 달라질 수밖에 없다. 인지평가적 차원에서 행복을 측정하면 덴마크의 행복지수는 세계 1위를 차지하지만 정서적 차원에서 질문하면 성적이 썩 좋지 않단다. 또 행복조사는 사건의 경험방식과 기억방식에 따라 차이가 난다.

 

구체적으로 이 책을 통해 인상 깊게 생각해 본 것들이 있다. 부가 행복수준에 영향을 미치는가? 저자는 부가 행복의 유일한 요인도 가장 중요한 요인도 아니지만 상당한 영향을 미친다고 주장을 한다. 부가 어느 정도까지는 행복을 키워주지만 부에 대한 추구가 때로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기도 한다. 돈을 갈망하며 더 많이 벌기 노력하는 사람은 일반적으로 덜 행복하단다. 그러면 더 행복한 삶을 위해서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할까? 저자는 6장에서 결혼과 사회적 네트워크에 대해 말한다. 특히 사회봉사로 타인을 돕는 행동을 할 때 삶의 의미도 생기고 사회적 관계도 넓어져 더 행복할 수 있다는 것이다. 돈으로도 행복을 살 수 있는데, 그것은 친사회적 소비를 하는 것이다. 더 큰집 더 좋은 자동차가 아니라 다른 누군가를 위해 또한 사교 관계를 맺기 위해 돈을 사용할 때 행복은 커진다. 또 극대화하는 사람(maximizer)이 아니라 차선에 만족하는 사람(satisficer)이 되어야 한다. 현재 작은 것에도 만족하고 즐길 줄 아는 마음 자세가 중요하다.

 

그동안 행복에 관해 어렴풋이 생각했고 풍문으로 들었던 이야기를 무비판적으로 받아들였는데, 이 책을 통해 행복에 관해 역사적으로 또 정치 경제적으로 좀 더 객관적이고 균형 잡힌 생각을 하게 되었다. 이 책, 고등학교 사회윤리 교과서나 대학교 행복학 교재로 사용해도 조금도 손색이 없는 멋진 인문서적이다. 이 사회를 행복한 세상으로 만들겠다고 외치는 정치인들도 이 책을 꼭 읽어 보았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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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진규 「한입 매일 철학」 (지식너머, 2018) | 리뷰 카테고리 2018-07-28 2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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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한입 매일 철학

황진규 저
지식너머 | 2018년 0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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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하면 삶의 현실과는 관계없이 추상적인 이론에 집착하고 논리만을 따질 것 같다. 그런데 황진규는 ‘실용적인 철학’을 표방한다. 저자 자신도 철학을 전공한 사람이 아니다. 회사를 다니다 철학을 접하고는 ‘철학 오타쿠’가 되었단다. 그는 머리말에서 오타쿠를 “전문가보다 더 전문적인 비전문가”라고 정의했다. 철학 오타쿠로서의 자긍심이 느껴지는 대목이다. 그가 철학을 ‘덕질’하면서 삶의 즐거움을 발견했고 그것이 자신의 삶을 구원했다고 말한다. 그러고 보면 앎과 삶은 떨어질 수 없는 관계인 듯하다. 어쨌든 ‘앎이 아니라 삶에 포커스를 맞춘 생활 철학서’란 말이 너무 가슴에 와 닿았다. 저 유명한 철학자들의 주장을 나의 삶에 하나씩 대입해 보고 싶었다. 설레는 마음으로 첫 장을 연다.

 

첫 번째 철학자는 르네 데카르트(Rene Descartes)다. ‘cogito, ergo sum’(나는 생각한다, 고로 존재한다)고 말한 그의 선언은 우리 삶에서 의심하는 용기를 가지라고 도전한다. 익숙한 삶, 안전하고 편안한 삶과 그것을 정당화하는 모든 것까지 과감하게 의심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두 번째 철학자는 파스칼(Blaise Pascal)이다. 그의 책 <팡세>를 읽었는데 기억나는 것이 거의 없었다. 황진규는 친절하게 파스칼의 철학이 인간의 ‘심정’ 특히 인간의 ‘허영’에 초점을 맞추었다고 설명해준다. 파스칼의 철학은 인간이 이성적인 존재만이 아니라 감정적이고 불투명한 존재임을 깨닫게 해 주었다.

 

이 책, 이런 식으로 20명의 철학자의 사상을 쉽고 재미있게 들려주며, 그들의 철학이 우리네 삶에 어떻게 적용되는지 알려준다. 철학자를 소개하는 각 장의 제목을 모두 의문문으로 정하고 각 철학자의 개념적 전환을 촉발한 단어를 소개한다. 예를 들어, 칸트를 소개하는 장은 “경험하지 않아도 알 수 있을까요”라고 제목을 정하고 그 아래에다 “칸트의 ‘아 프리오리’라고 적었다. 프로이트에 관해서는 ”마음이 왜 마음대로 안 될까요?“라는 제목과 함께 ”프로이트의 ‘초자아’“라는 소제목을 달았다. 각 장마다 ‘아는 척 매뉴얼’ 섹션을 넣어 좀 더 철학적 용어를 그대로 사용하며 개념적 전환을 촉발한 각 철학자의 주장을 정리해 놓았다. 내 마음에 쏙 드는 철학서다. 책을 잡은 지 삼일 만에 그 어렵다는 철학서를 다 읽었다. 다 읽었다는 데 의미를 두는 것이 아니라, 읽고 나니 저절로 서양철학의 흐름을 파악할 수 있었다는 데 의미가 있었다. 저자가 에필로그에서 밝혔듯 그는 서양 철학사를 쓰고 싶었단다. 결국 앎과 삶은 떨어질 수 없는 관계에 있다. 한 명의 철학자와 그의 새로운 철학 개념이 우리네 인식에 개념적 전환을 이끌어낸다. 그리고 철학사를 앎으로써 그런 개념적 전환을 받아들일 수 있게 된다. 분명 ‘앎’보다 ‘삶’이 중요하지만 ‘앎’이 없으면 ‘삶’이 변하지 않으니, ‘삶의 위한 철학공부’는 ‘앎을 위한 철학공부’까지 겸해야 하는 것이다.

 

정말 멋진 철학책을 읽었다. 앎도 풍부해졌고, 생각의 유연성을 키우고 사고의 전환을 두려워하지 않게 되었다.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내가 지금 제대로 살고 있는지 고민하는 모든 분들에게 철학이 없는 얄팍한 자기계발서가 아니라 서양철학 흐름을 붙잡게 하는 이런 철학책을 추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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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욱 「보이지 않는 경제학」 (인물과 사상사, 2018) | 리뷰 카테고리 2018-07-27 15: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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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보이지 않는 경제학

현재욱 저
인물과사상사 | 2018년 0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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숫자와 통계로 가득한 경제학이 아니라 실제 개개인 삶의 경제문제를 이해할 수 있게 하는 경제학을 공부하고 싶었다. 1장을 읽으며 바로 이 책이 경제 문제를 어떻게 생각해야 할지 방향을 잡아 줄 것이라 기대하게 되었다. 자원의 희소성, 생산과 재화, 자본재, 자유재 같은 용어들을 이렇게 쉽게 풀어낼 수 있다니, 저자의 경제학적 내공이 장난이 아니다. 그는 대안학교에서 사회과목을 전담하면서 인문학의 거의 모든 분야를 섭렵하게 되었단다. 그 때 학생들의 수준에 맞게 설명한 교육방식이 이 책에 고스란히 녹아 있는 듯하다.

 

그는 주류경제학에서 인간을 이기적이고 합리적인 존재(Homo Economicus)로 전제하고 있음을 비판한다. 때로 인간은 이타적이고 감정적으로 행동하지 않는가! 주류경제학은 이런 인간에 대한 통찰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그는 모든 공부는 상식에 도달하는 과정이라고 주장한다. 그렇다. 수치로 가득한 비현실적인 경제학이 아니라 상식적이고 실제의 삶에 도움이 되는 경제학을 공부해야 한다.

 

저자 현재욱은 현재 전북의 한 산골 마을에 정착하여 농사를 짓고 있다. 그래서 그런지 “식량은 상품이 아니라 공공재다”라는 제목을 가진 10장이 매우 설득력 있게 다가온다. 저자에 따르면, 식량은 수요의 가격탄력성이 매우 낮은데, 세계 곡물 시장을 지배하고 있는 카길과 같은 세계적 곡물회사에 식량을 맡기면 큰 위기를 맞게 될 것이다. 식량은 상품이라기보다 사회구성원 모두가 혜택을 누리는 공공재이므로 경합성과 배제성이 높아지지 않도록 관리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마지막 11장은 상식이 통하는 그의 경제학의 결론이라 할 수 있다. 저자는 금융자본주의의 실체가 남의 노동을 훔치는 일이라고 일갈하고, 국민총생산이라는 수치에 집착하지 말아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는 양적 완화 정책의 위험성을 경고하고 ‘더 많은 부’가 아니라 ‘더 많은 공감과 나눔’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수치의 경제학이 아니라 사람의 경제학을 주장하는 그의 논지에 전적으로 동감한다. 즐거운 사회경제 공부였다. 멋진 책을 집필한 저자에게 박수를 보낸다. 청소년뿐 아니라 어른들도 꼭 읽어야 할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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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서 이불과 논어 병풍」 (열림원, 2018) | 리뷰 카테고리 2018-07-03 1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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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한서 이불과 논어 병풍

정민 저
열림원 | 2018년 0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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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제목인 <한서 이불과 논어 병풍>은 이덕무가 추운 겨울 <논어>를 병풍 삼고 <한서>를 잇대어 이불처럼 덮고 잤다는 데서 연유한 것이다. 정민 교수는 이덕무의 <선귤당농소> 전부와 <이목구심서> 일부를 번역하고 평설을 덧붙였다. 스스로를 간서치(看書痴, 책만 읽는 바보)라고 칭한 조선의 선비 이덕무의 글을 직접 읽을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이 책은 나에게 큰 기쁨이다.

 

이덕무는 유난히 호(號)에 대한 욕심이 많았다고 한다. 어린아이 같은 마음과 처녀의 수줍음을 뜻하는 ‘영처(嬰處)’라는 호를 썼다. 그는 자신의 시문을 모아 ‘영처고’(嬰處稿)라고 이름을 붙였다. 어린아이의 천진함과 처녀의 순수함, 가식이나 인위가 아닌 진실함으로 글을 쓰고 삶을 살고자 했던 이덕무의 마음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다. 그는 매미와 귤의 맑고 깨끗함을 사랑하여 ‘선귤당(蟬橘堂)’이란 당호를 썼다. 또 강호에 살던 청장(靑荘)의 삶을 부러워하여 자기 집을 ‘청장관(靑莊館)’이라고 했단다. 이덕무의 저술 총서를 <청장관전서(靑莊館全書)>라고 하는 이유를 알겠다.

 

이덕무는 처절한 가난 속에서도 맑은 삶을 살려 애썼던 조선 시대의 진정한 선비였다. 그는 공명을 얻기 위해 독서하지 않았다. 재물을 탐내지도 않았다. 모름지기 선비는 책을 읽고 소요하며 인생의 의미를 찾는다. 그는 공명이나 물질의 이득을 취하려고 한다면 진작 저잣거리의 거간꾼이 되어야 한다고 말한다. 그는 일의 성취에 따라 일희일비하지 않았다. 일이 마음먹은 대로 되어도 그저 넘기고 일이 뜻대로 되지 않았도 그렇게 지나칠 뿐이다. 정민교수는 이런 내용의 글에 ‘호연지기’(浩然之氣)라 제목을 붙였다. ‘호연지기’는 흔들리지 않는 공명정대한 마음을 뜻하지 않은가? 한자사전을 찾아보니 ‘호연지기’의 뜻 중 네 번째가 ‘잡다한 일에서 벗어나 자유로운 마음’이라고 되어 있다. 아! 이덕무는 성현들의 책과 자연에 대한 관찰을 통해 자유로운 영혼을 가지게 된 것이다.

 

이 책을 읽으며 현대인들의 독서에 대해 생각해 본다. 요즘 학생들은 온통 대학입시나 직장취업을 위해 책을 대한다. 직장인들은 성공학과 처세술, 자기 관리와 관련된 실용서적만 읽는다. 인격을 수양하고 인생의 진리를 배우기 위해 책을 읽는 자들이 얼마나 될까? 가볍고 실용적인 독서가 판을 치는 시대의 정신은 그만큼 천박하다. 이덕무처럼 책과 함께 노닐며, 책으로 행복해 하는 독서를 하는 자들이 많아져야 한다. 그래야 사람들은 더 맑고 깊은 생각을 가지고 소박한 일상을 즐기며 참된 자유를 경험하게 될 것이다. 올 여름 휴가는 독서의 바다에 풍덩 빠져 놀고 싶다. 정민 교수의 고백처럼 처절한 가난 속에서 맑은 삶을 살려 노력한 이덕무의 올곧은 삶의 자세를 부러워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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