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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르하르트 슈타군 「전쟁과 평화의 역사」 (이화북스, 2019) | 리뷰 카테고리 2019-03-31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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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전쟁과 평화의 역사, 최대한 쉽게 설명해 드립니다

게르하르트 슈타군 저/장혜경 역
이화북스 | 2019년 0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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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 역사상 전쟁이 없었던 시대는 없었다. 그래서 전쟁이 인류의 문화를 발전시켰다고, 전쟁은 신의 한 수라고 주장하는 이들도 있다. 전쟁은 왜 끊이지 않고 발생하는가? 앞으로의 전쟁은 어떤 특징을 가지게 될까? 과연 전쟁 없는 평화의 시대는 올 수 있을까? 전쟁과 평화에 대한 이러한 질문을 가지고 있는 자들은 이 책에서 큰 도움을 얻을 것이다.

 

저자는 쉽게 본질을 파악할 수 없는 인류 사회의 현상인 전쟁에 관해 다양한 질문을 던진다. 왜 인간은 전쟁과 평화 사이를 위태롭게 줄타기하고 있는가? 인간의 공격성과 권력욕이라는 본성 때문이다. 그러나 그것만이 전쟁의 원인일까? 그러면 인간의 욕망을 죽이라고 가르치는 종교가 왜 전쟁을 부추기곤 했는가? 저자는 신교와 구교의 갈등에서 비롯된 30년 전쟁을 실례로 제시하며 극소수의 지배자들이 권력과 돈을 얻기 위해 전쟁을 일으킨다고 설명한다. , 전쟁은 인간 자체가 일으키는 것이 아니라 지배계급이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일으키는 것이다. 특히 제국주의자들은 식민지 전쟁을 일으키면서 군인들의 권력욕과 금전욕을 부추겨 엄청난 만행을 저지르게 했다. 2차 세계대전 이후 식민정책은 막을 내리고 있지만, 아직도 제3세계 국가들은 식민정책의 잔재 속에서 고통당하고 있다.

 

이 책은 깊이 읽기에서 30년 전쟁, 1차 세계대전, 2차 세계대전을 자세히 다룬다. 특히 제2차 세계대전은 히틀러 때문이라고 못을 박는다. 히틀러는 수단방법을 가리지 않고 세계를 정복하고 지배하길 원했다. 하지만 히틀러가 전쟁을 일으키는 데 독일 국민들은 왜 동조했는가? 1차 세계대전 후 독일 국민들이 가지고 있던 굴욕감, 경제부흥과 강력한 독일에 대한 열망, 유대인과 동유럽 민족에 대한 인종적 우월감 때문이었다. 사실 히틀러는 이런 독일인의 야망에 불을 지폈을 뿐이다. 결국 인간의 욕망은 전쟁의 가장 주요 원인으로 꼽을만하다.

 

앞으로 전쟁은 어떤 양상을 띨 것인가? 1945년 이후 전쟁들은 제3세계를 무대로 하고 있으며 주로 내전이었다. 정치상황이 불안하고 빈곤과 폭정이 난무하는 곳에는 언제나 전쟁의 위험이 높아진다. 특히 현대 전쟁은 천연자원과 관련이 깊다. 예를 들어 두 차례의 이라크 전쟁은 미국과 유럽이 석유를 안전하게 확보하기 위한 것이었다. 앞으로 물 부족이나 기후 등과 같은 환경 조건이 전쟁의 원인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대표적으로 현재 수단과 콩고의 참혹한 내전은 물과 농경지, 목초지의 부족에서 비롯되었다. 결국 밥그릇 싸움인 것이다.

 

그러면 세계적인 평화는 유토피아처럼 허황된 꿈에 불과한 것일까? 전망은 좋지 않다. 왜냐하면 제1차 세계대전 후 국제연맹이 만들어졌지만 제2차 세계대전을 막지 못했다. 또 제2차 세계대전 후 유엔이 만들어졌지만 한국전쟁, 베트남전쟁을 막지 못했다. 하지만 우리는 평화에 대한 꿈을 포기할 수 없다. 나치가 유럽의 유대인들을 완전히 말살시키려고 했지만 타인의 아픔에 공감하며 나치에 맞서 싸운 자들도 있었기에 결국 전쟁은 끝났다. 아무리 잔혹한 전쟁 속에서도 인간의 용기와 친절 등을 잃지 않는 감동 스토리가 수없이 많다. 전쟁을 끝내고 평화를 가져오길 원한다면, 타인과 내가 다르다는 사실을 인정해야 한다. 그리고 자신의 욕망과 물질적 이득을 위해 타인을 정복하고 착취하는 일을 포기하는 인류애가 필요하다. 전쟁의 화염 속에서 새싹이 피어나듯이 평화의 씨앗은 뿌리를 내리고 새싹을 틔운다. 이 평화의 새싹을 잘 가꾸고 키워내기 위해 우리는 어떤 일을 해야 하는가? 이 책은 쉬우면서도 진지하게 전쟁과 평화 그리고 인간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하게 하는 묵직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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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광훈 「미학 수업」 (흐름출판, 2019) | 리뷰 카테고리 2019-03-30 09: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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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미학 수업

문광훈 저
흐름출판 | 2019년 0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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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전 문광훈의 <심미주의 선언>을 읽고 가치 있는 삶에 대해 배운 바가 많았다. 그는 예술의 존재 이유가 현실의 삶을 아름답게 바꾸는 데 있다고 했다. 나는 문 교수의 또 다른 책 <미학수업>을 통해 삶을 통찰하는 시간을 갖고 싶었다. <미학 수업>에는 시와 그림과 음악이 가득 담겨 있다. 우리는 예술을 통해 나와 다른 다양한 세계 혹은 대상을 만날 수 있다. 또한 예술은 지루하게 반복되는 일상으로 무뎌진 삶의 감각을 깨어나게 한다. 나는 서예를 하고 클래식 기타를 즐겨 연주한다. 이런 시간들을 통해 다른 존재가 아닌 나 자신으로 산다는 것에 대한 감각이 깨어나고 내 인생에 대한 생각의 지평이 넓혀진다.

 

문 교수는 예술의 가치는 현재 자신의 삶을 넘어 더 깊은 차원으로 나아가게 하며 자신만의 삶을 살도록 도전한다는 데 있다고 본다. 예술이 지금 현실의 삶을 쇄신하는 데로 이어지지 않는다면 존재의 의미가 없다는 것이다. 그는 예술을 위한 예술이 아니라 삶을 위한 예술에 가치를 둔다. 에필로그에서 저자는 시를 읽고 그림을 보고 음악을 듣는 것은 자신의 영혼을 섬세하게 조율하기 위한 것이라고, 인격도야를 통해 현실의 변화를 도모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더 나아가 개인의 심미적 경험을 통해 개인의 존엄과 자유를 넘어 사회적 책임 또한 잊지 않기를 소망한다.

 

이 책은 프리드리히의 <바닷가의 수도사>를 소개하는 것으로 시작한다. 이런 풍경화는 그림 안의 수도사처럼 홀로 감상해야 한다. 그래야 정신적 내면의 눈이 생기고, 무한성 앞에 서게 된다. 중간에 프리드리히의 <창가의 여인>을 보여주면서 창밖을 보는 일은 지금 여기를 떠나 먼 곳을 헤매는 낭만적 그리움이라고 말한다. 그리고 마지막에 프리드리히의 <얼음바다><떡갈나무 숲의 대수도원>을 보여준다. 문 교수는 삶과 죽음, 번영과 폐허 그리고 그 너머의 하늘을 드러내는 프리드리히의 그림을 좋아한다. 그는 인간의 삶의 현실도 그림처럼 여러 겹이라고 말한다. 그래서 보이는 현실도 중요하지만 그것이 삶의 전부가 아님을 인식해야 한다는 것이다.

 

독자들은 이 책에서 보여주는 수많은 작품들을 통해 아름다움과 자유란 무엇인지, 어떠한 삶이 진정으로 품격 있는 삶인지, 저자의 조용한 소리를 들을 수 있을 것이다. 그리하여 예술이 값싼 취향의 과시용이 아닌, 자신만의 삶의 양식(style)을 만들어가는 계기가 될 것이다. 예술과 삶을 사랑하는 이들에게 꼭 읽어보라고 권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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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이언 콕스, 앤드루 코헨 「경이로운 우주」 (해나무, 2019) | 리뷰 카테고리 2019-03-23 2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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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경이로운 우주

브라이언 콕스,앤드루 코헨 공저/박병철 역
해나무 | 2019년 0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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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BBC 과학 다큐멘터리 시리즈 <경이로운 우주>를 책으로 엮은 것으로, 우주에 관한 수많은 컬러 사진들과 그림을 수록해 놓아서 독자의 시선을 끌어들인다. 마치 영상을 보는 듯 생동감이 넘친다. 그러면서도 다시 곱씹어 읽어 볼 수 있어서 진지하게 우주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다. 책을 읽는 내내 흥미로웠고 우주와 인간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할 수 있었다.

 

<경이로운 우주> 방송 프로그램의 진행자였던 영국의 물리학자 브라이언 콕스(Brian Cox)는 우주에 필요 없이 존재하는 것은 없다고 말한다. 별이 없으면 우리 몸을 구성하는 원소들은 존재하지 않았을 것이다. 우주가 충분히 나이가 들지 않거나 크지 않았으면, 우리는 태어나지도 못했고, 지금 살아갈 수도 없었을 것이다. 그렇다. 정말 신비하다. 우주에 관한 이야기는 우리에 관한 이야기이며, 우주가 경이롭다는 것은 우리가 경이롭다는 뜻이다. 우주의 운명이 우리의 운명이니, 어찌 우주를 탐구하지 않을 수 있단 말인가!

 

우주를 탐구하려면 먼저 빛에 관한 것들을 알아가야 한다. 지금 우리가 별을 바라볼 때, 그빛은 수천 수억 년 전에 방출된 것이다. , 하늘을 관측하는 것은 과거를 바라보는 행위인 것이다. 빛과 함께 시간여행을 떠나야 한다. 우리는 현재의 모습을 절대 볼 수 없다. 심지어 거울에 비친 나의 모습은 10억분의 1초 전의 모습이다. 빛의 성질과 시간의 개념 뿐 아니라 우주를 이루고 있는 물질에 대해서도 생각해 보아야 한다. 태초에 우주가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밀도가 높고 뜨거웠다고 한다. 도저히 상상할 수 없는 것을 상상하니, 우주를 탐구하는 과학은 놀라운 것이다. 빅뱅과 블랙홀, 그리고 인력(引力)이라는 막강한 힘은 도대체 어떻게 생겨났고, 어떻게 작동하게 되었는가?

 

과학적 단편 지식만을 가진 나 같은 독자들은 이 책을 읽으면서 우주에 대해 감이 잡히는 듯 잡히지 않는다고 자신의 무지를 겸손히 고백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또한 우주에 대한 경이감은 더 커질 것이다. 1977년 보이저 1호가 찍어 보낸 창백한 푸른 점사진을 보면서 우리가 살고 있는 행성인 지구에 대한 경이감은 더욱 커졌다. 현재까지 광활한 우주에 생명체가 살고 있는 곳은 지구 밖에 없지 않은가! 상상할 수 없이 큰 우주에서 오직 한 점 안에 생명체가 집결되어 있을 뿐 아니라, 그 안의 엄청난 생명체 중 인간만이 드넓은 우주를 탐험하고 탐구하고 있다니 인간은 또한 얼마나 경이로운 존재인가! 이 책을 읽으면서 우주는 계속 탐구되어야 한다고, 아니 경이로운 우주는 경이로운 인간의 호기심에 의해 계속 탐구될 것이라고 확신하게 되었다. 인간의 본질과 운명에 대해, 자신의 삶에 대해 생각 모든 자들은 경이로운 우주를 알려주는 이 책을 반드시 읽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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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렌스 W. 리드 「왜 결정은 국가가 하는데 가난은 나의 몫인가」 (지식발전소, 2019) | 리뷰 카테고리 2019-03-20 2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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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왜 결정은 국가가 하는데 가난은 나의 몫인가

로렌스 W. 리드 편저/전현주 등역
지식발전소 경제지식네트워크 | 2019년 0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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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사회주의 사상을 긍정적으로 묘사한 책들을 몇 권 읽었다. 이제 사회주의에 대한 비판서도 읽으면서 사회주의와 자본주의에 대한 균형 잡힌 생각을 가져야겠다고 생각하던 차에 이 책을 만났다. 사회주의에 대한 이 책의 비판은 매우 신랄하다.

 

전 소련 공산당 서지장인 미하일 고르바초프는 예수가 최초의 사회주의자라고 발언했다. 이유는 그가 인류를 위해 더 나은 삶을 추구했기 때문이란다. 사회주의자들만 인류의 더 나은 삶을 추구했는가? 아니다. 자유주의자들도 사회주의자 못지않게 인간사회의 평화와 정의와 공정함을 추구한다. 문제는 더 나은 삶을 추구하는 방식이다. 그렇다면 인간사회를 바라보는 두 가지 프리즘인 개인주의와 집단주의에 대해 생각해 보아야 한다. 사회주의는 집단주의로서 제도적 질서를 바꾸고 그 안에서 이타주의적인 새로운 인간을 창조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따라서 그렇게 대중을 계몽할 수 있는 확신에 찬 사회주의자들이 권력을 잡아야 한다고 주장하다. 하지만 1917년 러시아 공산주의 혁명으로 시작된 20세기 사회주의 경험은, 사회주의의 비전과는 달리 결과가 얼마나 비참했는지를 잘 보여준다. 왜 그런가? 사회제도나 정치형태에 따라 인간성은 바뀌지 않기 때문이다. 또 사회주의 독재자나 관료들이 힘과 특권을 거머쥐게 되면, 그들 역시 탐욕스럽게 자신들의 이득을 위해 대중들을 억압한다는 사실을 역사는 잘 보여주고 있다. 확실히 절대 권력은 절대적으로 부패하는 법이다. 구소련이나 러시아, 북한 등을 보라. 사회주의 체제 속에서 국민들은 경제적으로 엄청난 고통을 당할 뿐 아니라 그들의 인권은 형편없이 무시당한다.

 

인간의 본성에는 자유에 대한 욕구와 함께 자유를 두려워하는 모순적 긴장감이 존재한다. 인간은 어떤 사회적 제도에 맞게 조작될 수 있는 존재가 아니다. 인간에게 자유가 주어져야 현세와 내세를 아우르는 운명을 스스로 개척할 수 있다. 인간답게 산다는 것은 자신의 선택과 행동에 대해 전적인 책임을 받아들이는 것이 아닐까? 사회주의 국가에서는 이런 자유가 주어지지 않는다. 국가가 많은 것들을 계획하고 통제할수록 개인들은 무엇인가를 계획하고 내적통제를 통해 무엇인가를 이룰 기회가 점점 사라진다.

 

그런 점에서 이 책의 번역본 제목 <왜 결정은 국가가 하는데 가난은 나의 몫인가>는 각 개인에게 자유와 책임이 주어지지 않은 사회주의 체제가 얼마나 불합리한지를 잘 보여주고 있다. 본래 이 책의 원제목은 <The XYZ’s of Socialism>이다. 사회주의자들이 표면에 내세우는 구호 ABC가 아니라 역사가 보여주는 사회주의 체제 속에서의 결과 XYZ도 들여다보자는 취지에서 설정된 제목이리라. 그래서 이 책 앞부분에는 사회주의에 대한 소개와 왜 사람들이 사회주의에 끌리는지 사람의 심리를 설명한다. 그리고 뒤 부분에서는 믿고 싶은 것과 실제 일어나는 일이 어떻게 다른지 베네수엘라의 현재 모습을 통해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이 책은 이상주의적 환상을 가지고 사회주의 사상에 경도된 자들에게 인간의 본질에 대한 깊은 이해와 역사의식을 가지고 사회주의의 주장과 현실을 보라고 도전한다. 나는 이 책을 통해 사회주의 의 문제점을 정확하게 읽어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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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희인 「인생이 묻고, 톨스토이가 답하다」 (홍익출판사, 2019) | 리뷰 카테고리 2019-03-14 14: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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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인생이 묻고, 톨스토이가 답하다

이희인 저
홍익출판사 | 2019년 0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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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프 니콜라예비치 톨스토이(Lev Nikolayevich Tolstoy)! 그의 작품 대부분이 걸작의 반열에 오른 세계 문학의 거장이다. 나는 톨스토이의 유명한 작품들을 나열할 수 있다. <안나 카레니나>, <전쟁과 평화>, <부활>, <이반 일리치의 죽음>, 그의 단편 우화작품 <바보 이반>, <사람에겐 얼마만큼의 땅이 필요한가?>,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 . 그러나 솔직히 고백하건데 그의 장편소설들을 직접 읽지는 않았다. 정확히 말해 <안나 카레니나> 1권을 읽다가 흐지부지 손에서 놓고 말았다. 재미가 없어서가 아니라 양이 너무 방대해서다. 결국 다른 장편들은 읽을 엄두도 내지 못했다. 그럼에도 요약본 내지는 만화책을 통해 스토리를 알고 있기에 그의 작품에 대해 아는 척 할 뿐이다. 그래도 그의 단편 우화집은 여러 권 읽었다. 톨스토이에 관해 이정도인 나에게 <인생이 묻고, 톨스토이가 답하다>는 감추어진 보물과 같다.

 

이 책의 저자 이희인은 광고 카피라이터이며 여행가다. 그가 <안나 카레니나>에서 발췌한 글들은 무척이나 감성적이다. 그리고 발췌문을 다른 작가의 작품들과 엮어 풀어내는 글 솜씨가 일품이다. 소설 속의 캐릭터들이 이런 멋진 말들을 했었나 하고 감탄하면서 읽게 된다. 나는 어느새 내 책꽂이에 먼지를 뒤덮고 있는 두 권으로 된 묵직한 <안나 카레니나>를 펼쳐본다. 그리고 이희인 작가가 발췌한 문장들을 찾아 앞 뒤 내용을 훑어본다.

 

이 책 7톨스토이에 대해 더 말하고 싶은 한두 가지 것들: 톨스토이의 삶과 문학에서 톨스토이가 도스토옙스키를 만나지 않은 까닭은?’이라는 글이 나온다. 여러 문학 비평가들이 언급한 두 거장의 공통점과 차이점을 소개하면서, ‘두 작가 중 누가 더 훌륭한가?’라는 질문에 에 작가는 이렇게 답한다. ”위대하기로는 톨스토이가 위대한데, 얼마만큼 위대하냐면 동시대 작가 도스토옙스키만큼 위대할 것 같다고 훌륭한 작품으로 치면 도스토옙스키의 <카라마조프 가의 형제들><죄와 벌>이 떠오르는데, 얼마만큼 훌륭하냐면 톨스토이의 <안나 카레니나><전쟁과 평화>만큼 훌륭한 것 같다고“(p. 248). 우문에 명답이다. 나는 톨스토이 작품보다 도스토옙스키 작품이 더 철학적이고 깊이가 있다고 생각했는데, 아마도 학창시절 도스토옙스키의 <죄와 벌>을 읽고 많은 생각을 했었기 때문일 것이다.

 

처음에는 톨스토이의 작품에서 발췌한 글들과 함께 저자의 감성 에세이를 가볍게 읽어갔다. 그러다 점차 톨스토이의 작품 뿐 아니라 톨스토이라는 인물에 대해 뚜렷한 윤곽이 잡히기 시작했다. 텍스트를 읽고, 저자를 읽고, 마지막 독자 자신을 읽어야 참다운 독서가 된다는데, 이 책을 통해 톨스토이의 작품 뿐 아니라 톨스토이에 대해 많은 것들을 알아갈 수 있었다. 이 책 맨 뒤에 수록된 길고도 놀라운 톨스토이 연보가 흥미롭게 다가온다. 그의 유명한 작품들이 집필된 시기들을 살펴보니, 그의 단편 우화작품들이 어린아이들을 위한 재미있는 동화를 넘어 톨스토이의 삶의 가치관이 깊게 배어있음을 알 수 있었다. 이제 톨스토이의 장편소설들도 손에 집어 들어야겠다. 그리고 그의 작품들을 통해 나 자신을 읽어내고 싶다. 톨스토이에 대해 눈을 뜨게 해 준 이 책의 저자에게 감사의 박수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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