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최고 엘리트들이 포진해 있는 최고위층에서 왜 어린 초동도 납득하기 어려운 일들이 장기간 버젓이 자행되도록 막지 못했는지, 국가의 시스템과 최고위층 자리에 있는 인재들의 자질에 의구심을 갖지 않을 수 없다."
한 언론 기사에서 이런 내용의 기사를 만났다. 누구를 지칭하는지 짐작하리라 믿는다. 기사 제목은 '인재 양성 시스템 바꿔야 나라가 변한다'이다. 지금 나라를 들썩이는 사건을 일으킨 주역들의 문제 원인을 우리 사회의 교육시스템에서 찾고 있는 기사다. 지금 최고위층이 엘리트라고 지칭하는 사람들은 우리 공교육, 명문대, 고시에 성공적으로 '순응'해 제도권에 최적화된 사람들이라고 기사에서는 말하고 있다. 최고 엘리트 과정을 거치며 공부한 사람들이지만 나라에 재앙이 된 사람들이다.
지금 우리의 공교육은 '생각하는 인재'를 만드는 것이 아니라 '생각없는 인재'를 키우고 있다. 그러니 평범한 사람들이 생각해도 말이 안 되는 어처구니 없는 범죄를 저지르고도 부끄러운 줄 모른다. 무슨 일을 했는지 판단도 안 되고 생각도 없는 것이다. 유치원생이 봐도 잘못한 일을 아니라고 우기고 잘못을 손바닥으로 가려보겠다고 우매한 짓을 하고 있다. 배웠다는 사람들이다. 공부를 했다는 사람들이다. 과연 그들은 뭘 배웠고 머리에는 뭐가 들어있는 걸까?
공부라고 다 같은 공부가 아니다. 아무 소용없는 가짜 공부가 있다. 여기서 가짜 공부는 하지 말아야 하는 것이다. 쉽게 말해서 사람을 바보로 만드는 공부를 말한다. 잘못된 교육, 잘못된 공부가 얼마나 사회를, 국가를 위협할 수 있는지 우리는 두 눈 부릅뜨고 확인하고 있다. 진짜 공부는 없고 가짜 공부가 판을 치는 그런 교육 시스템에서 우수한 등급을 받은 사람들이 어떤 만행을 저지르고 있는지를 목격하고 있다. 공부한 사람이라고 해서 다 배운 사람이라고 말할 수 없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공부에 대한 이야기를 하려다 너무 나가 버린 느낌이 든다. 공부를 주제로 글을 쓰려는데 왜 이들이 떠올랐던 걸까? 벤저민 바버는 '나는 세상을 강자와 약자, 성공과 실패로 나누지 않는다. 나는 세상을 배우는 자와 배우지 않는자로 나눈다.'라는 유명한 말을 남겼다. 공부하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는 말이다. 벤저민 바버가 말한 공부는 분명 우리 사회가 하고 있는 그런 천편일률적인 공부가 아닐 것이다. 생각할 줄 알고 의식을 높이는 그런 공부를 말하는 것이다.
그런데 우리는 잘못된 공부를 하면서 진짜 공부를 하고 있다고 착각하고 살고 있다. 우리 교육 시스템이 그렇게 만들었다. 학교 공부가 전부인양 교과서와 참고서 위주로 공부를 했으니까 말이다. 그 책들을 보느라 내게 자양분이 되어줄 책들, 나의 의식을 깨워줄 책들을 아예 멀리하고 살았으니 말이다. 그러니 공부는 지겹고 해봐야 소용없다는 인식을 갖게 된다. 공부를 하지 않는다는 것은, 진짜 공부를 하지 않는다는 것은 생각없이 살겠다고 결심하는 것과 같은데도 말이다.
배움에 대해, 공부에 대해 생각해야 할 시점에 이 책 <김병완의 공부혁명>을 만났다. 어떤 공부를 해야 하는지, 잘못된 공부란 무엇인지 그리고 진짜 공부란 무엇인지를 생각해보게 하는 책이다. 우리가 공교육 시스템을 거치면서 해왔던 공부는 가짜 공부였음을 그리고 진짜 공부가 절실한 시대를 살고 있음을 깨닫게 해주는 책이다. 이제 막 20대를 거치는 젊은이들이 중요하게 생각해야 하는 문제다. 가짜 공부를 하고 사회에 첫 발을 내딛는 청년들은 막막하기만한 환경을 직접 대면할 것이기 때문이다.
공부는 결국 축적이라고 말하는 작가는 20대 때 진짜 공부를 시작해야 40~50대 때 결실을 맺는다고 말한다. 공부란 이처럼 오랜 기간 축적이 됐을 때 그 사람의 의식을 바꾸고 인생을 바꾸어 주기 때문이다. 40대가 되어서야 공부에 눈을 떠 인생의 변화를 직접 경험한 저자가 그 자신의 깨달음에서 직접 얻은 것들을 이 책에 담았다고 할 수 있다. 그의 인생 경험들을 책으로 만나보면서 40대, 50대가 되어서도 공부를 통해 다른 인생을 꿈꾸고 변화와 성장을 꿈꾸어야 한다는 것을 배우고 있다.
나만 잘 되면 된다는 이기적인 공부가 아니라 내 인생이 중요한 만큼 타인의 인생도 중요함을 깨닫게 하는 공부, 생각하는 공부가 정말 절실한 시기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학교를 졸업하면서 손을 놓았던 공부를 이제 다시 해야 한다. 제대로 된 공부, 진짜 공부를 우리는 한 적이 없기 때문이다. 잘 살 수 있는 공부, 더불어 잘 살 수 있는 공부를 해야 한다. 그래서 공부에 다시 한번 뜻을 두고 다른 인생을 꿈꾸는 이들에게 이 책이 좋은 안내서가 되리라고 믿는다. 공부에도 이제 혁명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