깊이 생각하게 하는 시가 한 편 있었다. 제목은 '삶이 하나의 놀이라면'이다. 체리카터 스코트의 이 시는 인생에 대해 생각해보고 자신의 삶을 돌아보게 한다. 이 시는 이렇게 시작한다.
삶이 하나의 놀이라면 이것이 놀이의 규칙이다.
너에게 육체가 주어질 것이다.
좋든 싫든 너는 그 육체를
이번 생 내내 가지고 다닐 것이다.
혼자서 가끔 그런 생각을 했다. 우리 육신에 깃드는 영혼들은 육체가 소멸하면 영혼의 세계로 돌아갔다가 또다른 생명이 탄생하는 순간에 육신을 배정 받아 다시 태어나는 게 아닐까? 그래서 영혼은 이 세상에 태어날 때 전생에서 이루지 못했던 소망들을 이루겠다는 결심을 하고 태어난다. 지난 삶의 잘못을 다시 살면서 교정하려고 하는 것처럼 말이다. 그런데 문제는 우리가 태어나면서 그 사실을 까맣게 잊는다는 것. 어떤 삶을 살아야할 지는 살면서 다시 깨달아 가야 하는 것이다.
어떻게 살아야 할까?를 고민하는 순간에 이런 생각은 올바른 선택을 하도록 해준다. 죽어서도 후회없는 삶을 살아야한다는 기준이 일단 생기기 때문이다. 이것은 삶을 전체적으로 조망하고 올바른 삶을 선택하도록 도움을 주는 생각이다. 그래서 단 한번 살고 죽는다는 생각보다는 이처럼 나의 삶은 반복되면서 잘못한 것들들 교정하는 과정이라고 여기면 이번 삶은 정말 중요한 의미로 다가오게 된다. 후회없는 삶을 살겠다는 결심을 하게 된다.
물론 이런 관점을 받아들이기 쉽지 않다. 우리 사후 세계가 어떨지 증명해낼 길이 없기 때문이다. 단 한번의 삶을 살고 마는 것인지 윤회론이 말하는 것처럼 다른 삶을 또 살게 되는지. 대부분의 사람들이 윤회에 대해서는 부정적일거라 생각한다. 태어나서 죽음에 이르는 과정은 우리가 직접 체험하고 공유하는 부분이지만 사후에 어떤 과정을 거치게 되는지는 알아낼 방법이 없기 때문이다. 최소한 과학적이고도 합리적인 방법이란 잣대를 갖다 댄다면 말이다.
이 책 <당신, 전생에서 읽어드립니다>는 전생에 대해 이야기하는 책이다. 우리 모두 전생을 살아내고 다시 이 세상에 와 있다는 것을 말하는 책이다. 전생에 대해 아예 부정하는 사람이 아니더라도 이 책 제목에 끌리기는 쉽지 않을 거란 생각이 든다. 처음 이 책의 이미지를 봤을 때 내가 그랬다. 미신이란 느낌을 준 책이다. 저자가 신내림을 받은 사람일거란 생각까지도 했다. 그래서 내가 읽어볼 일이 없을거라 여겼던 책인데 우연히 저자의 인터뷰 동영상을 보면서 생각을 바꿨다. 그리고 읽게 됐다.
이 책을 다 읽고 난 후에 지금은 전생에 대한 생각을 아예 바꾸게 됐다. 그리고 자주 이런 생각을 하게 된다. 나는 어떤 전생을 살았기에 지금 이 삶을 부여받았을까? 그리고 내게 일어나는 모든 일들은 전생과 무슨 상관이 있는 걸까? 아마 이런 고민들을 하는 사람들이 저자인 박진여씨를 찾고 있다고 생각한다. 하루 5~6명씩 지난 15년 동안 1만 5,000여 명에 달하는 사람들의 전생을 읽어왔다고 한다. 이 책에서는 자신의 이런 경험들에 대한 이야기와 그로 인해 깨닫게 된 것들을 정리했다.
책을 읽기 전에는 독자들의 이 책에 대한 호불호가 명확할 거라고 생각한다. 전생을 믿느냐가 그 기준이 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솔직히 이 책을 읽으면서 나는 전생이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까지 하게 됐고, 그렇게 생각하는 것이 이 생을 후회없이 사는 방법이란 사실도 깨닫게 됐다. 전생에 내가 잘못한 것을 이 생에서 교정하고 정화하는 것이라면 지금 무엇을 해야 할까를 결정할 때 중요한 잣대가 되어주기 때문이다. 이 책은 지금 이 순간을 살면서 가장 소중하게 여겨야할 것이 무엇인가를 알려주고 있다.
제가 이 책을 쓰게 된 주된 목적을 다시 한 번 밝혔습니다. 전생 리딩은 결국 서로 사랑하고 나누라는 참으로 단순해 보이지만 심오한 진리를 가르쳐준다는 것 말입니다._(P.23)
서로 사랑하고 타인에게 봉사하며 사는 것이 얼마나 심오한 진리인가를 깨닫게 해주는 책이다. 삶이 힘들다고 느낄 때 그리고 삶의 방향을 잃고 방황할 때 이런 경험들이 내게 어떤 의미인지를 생각해 보게 하는 책이다. 사랑과 봉사와 같은 인생에 있어 소중한 가치들을 추구하며 사는 것이 다음 생의 행복한 삶을 예약하는 것이란 사실을 깨닫게 된다. 저자가 책에서 말한 것처럼 정말 중요한 것은 노후연금이 아니라 사후연금을 준비하는 것이다. 지금의 삶이 소중할 수밖에 없는 이유가 된다.
앞서 소개한 '삶이 하나의 놀이라면'이라는 시는 이렇게 마무리 된다.
그리고 태어나는 순간
너는 이 모든 규칙을 잊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