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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옹이는 서기, 설이는 총무 [책에 미친 청춘] | 나의 독서리뷰 2021-11-29 2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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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책에 미친 청춘

김애리 저
미다스북스(리틀미다스) | 2010년 0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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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토론 모임을 만들라! 내년에 회사 직원들의 뜻을 모을 일이 생겼다. 코로나로 인해 중단된 사내 교육을 다시 시작하면서 함께 준비하게 된 프로젝트다. 그간 교육의 기회, 배움의 기회가 없었던 직원들에게 단비와 같은 소식이 아닐까. 물론 교육 담당인 나만의 생각이다. 독서토론 모임을 만들겠다고 선언한 후 가까운 직원들부터 모임에 참가시키겠다고 했더니 슬금슬금 나를 피하는 직원이 있다. 어쩔 수 없이 직원 한 명을 강제로 추진위원장으로 임명해 최소 10명의 직원을 참가시키라는 미션을 주었다. 부위원장과 총무도 강제 임명했다.

 

직원들은 장난처럼 여기겠지만 나는 진심이다. 진행 상황을 보다가 일이 더디면 임원진(?)을 다시 소집할 예정이다. 쉽지 않은 미션이란 걸 알면서 우선 첫발을 그렇게 뗐다. 아무리 바쁘고 힘든 시기라도 책을 놓아서는 안 되겠다는 생각, 책과 담을 쌓고 지내는 이들을 책의 세계로 끌어들이고 싶다는 생각 때문이다. 알고 있다. 선뜻 나설 사람이 없다는 걸. 책을 매개로 사람들과 연결되기 힘들다는 것을. 그만큼 독서와 가까워질 수 없는 분위기다. 업무도 일이고 독서도 일이된다는 생각을 가진 이들이다. 물론 독서는 힘든 노동이다.

 

지난 주말 SBS '미운 우리 새끼'에 독서토론하는 모습이 방영됐다. 출연자들과 전혀 어울릴 것 같지 않은 활동을 소재로 잡은 것이다. 책은 <아낌없이 주는 나무>. 아, 저렇게 하면 되겠구나 하는 깨달음이 왔다. 독서 모임이라고 꼭 글밥이 많은 책을 읽을 필요는 없었다. 한 페이지에 단 한 줄의 글이 있는 그림책으로도 독서 활동이 되는구나. 서로의 생각을 나눌 수 있겠구나. 참고해서 쉬운 그림책으로 독서 토론을 해봐도 좋을 듯 했다. 희망이 생겼다. 책과 안 친한 직원들과도 독서 모임이 되겠구나. 이것도 나만의 생각이다.

 

사실 당신에게 어느 누구도 책읽기를 강요하지는 않으며 책을 읽지 않아도 뭐라 할 사람은 없다. 그러나 당신의 영혼에 좀 더 커다란 풍경을 보여주고 싶다면 당신이 취할 수 있는 가장 탁월한 방법은 책을 읽는 것이다. (379쪽)

 

아무도 책을 읽어라 강요하지 않는다. 책 안 읽는다고 뭐라 하는 사람도 없다. 우리는 성인이니까. 독서는 스스로 알아서 해야 할 일이다. 우리는 다 큰 어른이니까. 모르겠다. 책을 읽지 않아서 인생을 잘못 살았다는 사람을 본 적이 없으니 독서를 운명처럼 받아들여야 할 일이라고 말하진 못하겠다. 대신 독서는 애써 머리를 써야 하는 활동이니 분명 우리 몸에 자극을 주고 뭔가 반응을 일으키는 활동인 것만은 분명하다. 그 결과로 어떤 효과를 거둘지는 해본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분명 해롭지는 않을 듯. 머리에 힘을 쓰니 두뇌 근육은 다져질 듯.

 

평소보다 더 많이 생각하는 사람이 될 거라 믿는다. 내가 그러고 있으니 말이다. 그리고 이 책 <책에 미친 청춘>의 김애리 작가도 그러리라 생각한다. 작가의 책을 몇 권 읽었는데 그중 단연 이 책이 최고다. 한 때 이 책에 실린 책들을 모두 사 읽으려 했던 적이 있었다. 읽기만 하면 김애리 작가처럼 봇물 터지듯 엄청난 생각들을 쏟아낼 수 있을거란 막연한 기대로 말이다. 이 책은 정말 책에서 얼마나 많은 생각들을 꺼낼 수 있는지 보여주는 대표적인 책이다. 오래 전 읽고, 다시 생각나 꺼내보려니 어딨는지 몰라 절판된 책을 중고샵에서 다시 구입했다.

 

누군가는 즐겁게 살지 않는 것은 청춘에 대한 죄라고 말했다. 그러나 나는 이렇게 바꾸어 말하고 싶다. 책을 읽지 않는 것은 청춘에 대한 배반이라고. (7쪽)

 

책 안 읽는 청춘들이 수두룩하다. 그들에게 이 책을 쥐어주고 싶다. 우리 독서 모임에 들어올 직원들에게도. 그런데 내용이 너무 많다. 거의 400쪽이나 된다. 줘도 절대 안 읽을 것 같다. 그림책으로 시작할 모임에 이 책을 덜컥 던져놓으면 모임에 다시 나오지 않을 것 같다. 이 책을 읽게 하려면, 한동안 그림책을 봐야 한다. 그들의 두뇌가 읽고 생각하기에 익숙해질 때까지 기다리는 마음으로. 직원들이 안 모이면 우선 추진 위원장, 부위원장, 총무와 독서활동을 시작해보려고 한다. 그들의 마음만 잡으면 추가 인원 모집 전망은 밝지 않을까. 나 혼자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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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에서 사랑의 감각 깨우기 연습 [미워하는 미워하는 미워하는 마음 없이] | 나의 독서리뷰 2021-11-27 1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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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미워하는 미워하는 미워하는 마음 없이

유지혜 저
김영사 | 2021년 11월

내용     편집/구성     구매하기

위 상품을 구매하면, 리뷰등록자에게 상품판매대금의 3%가 적립됩니다. (상품당 최대 적립금액 1,000원) 애드온 2 안내

코로나와 함께라는 분위기 전환 덕분에 그간 미루고 미뤘던 저녁 자리가 연이어 잡혔다. 저녁 자리라면 으레 술이 곁들여지기 마련. 연이은 술자리는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일상을 살아내는 몸의 감각에 영향을 미친다. 며칠 이어지던 약속들이 마무리되고 하루 이틀 휴식을 취해보니 내 몸이 내 몸이 아니었던 시간을 보냈다는 사실을 알았다. 몸이 힘들면 생각도 명료하지 않을 뿐 아니라 뭐든 하려는 의욕이 덜해진다. 늘 가까이 하던 책에도 손을 내밀지 않았다는 사실을 떠올리자 얼마나 무감각하게 지낸 시간이었는지 알게 됐다.

 

그저 살아내기 위한 일상이 되도록 내버려두지 않으려고, 삶을 면밀히 느끼며 살자는 결심을 자주 한다. 그런 결심이 이 기간동안 무력해졌던 것. 잠시 휴식 시간을 갖는 동안 깨어나는 감각들 덕분에 그걸 깨달을 수 있었다. 다시 책을 찾고, 사색에 빠지며, 삶과 사랑에 대해 더 세밀하게 떠올리게 된 것이다. 숨을 쉬고 움직인다고 해서 살아있는 게 아니란 걸, 남들처럼 살아낸다고 해서 잘 사는 게 아니란 걸 떠올리는 기회가 됐다. '이제 술을 끊었다'라고 선언은 했지만 끊고 싶은 마음만 담았을 뿐, 사회 생활을 하며 그게 어디 쉬운 일이던가.

 

2주간의 격리로 나는 삶의 좌우명 하나를 얻었다. '나 자신과의 거리를 항상 고민하며 살 것.' 섬처럼 혼자였지만 언제나 나 자신과는 함께였다. 전대미문의 재난이 닥쳐도 자기 자신이 될 수 있었다. 나 자신과의 거리 0 미터. 모두와 떨어진 시기는 나 자신이 되기에 탁월한 기회였다. (136쪽)

 

잘 살아내는 것도 연습이 필요하다. 어떻게 살아야 잘 사는 걸까? 묻고 내게 딱 맞는 답을 가지고 있어야 해낼 수 있는 일이다. 뭘 할지 모르고 연습을 할 수 없으니 말이다. 나는 자주 살아있다고 느끼려 애쓴다. 내 몸의 감각을 깨워 외부에서 받는 자극에 예민해지려 노력한다. 아, 내가 이런 걸 느끼는구나. 하고 그 순간을 잡아채려 해보는 것이다. 삶을 온전히 느끼며 살아보겠다는 애씀이다. 덕분에 기쁜 일이든 슬픈 일이든, 나를 힘들게 하는 일이든 상관 없이 모두 받아들이게 된다. 뭐든 내가 살아있다는 사실을 알리는 신호기 때문이다.

 

평생 만들어가야 할 모든 마음이 생성되고 있었다. 글을 쓰기 시작한 것은 그때부터였다. 나 자신을 실감하는 일, 녹슨 생각에 기름칠을 하는 작업, 하루를 한 번 더 살아내는 일을 그 방에서 습관으로 만들었다. 나 자신을 어떤 공간에 넣고 자신도 몰랐던 비밀을 끄집어내는 일이었다.(171쪽)

 

반복되는 일상의 틀에 꼭꼭 묶여있으면 내 감각을 살릴 기회가 없다. 내 생각을 가질 시간이 없으니 온전히 내 삶이라 할 수도 없다. 삶을 더듬을 기회가 없으니, 예민하게 판단할 기력이 남아있지 않으니 잘 살아내고 있는지 여부도 모른 채 살게 된다. 주위 분위기에 휩쓸려 잠깐 정신을 내려놓으면 그런 일이 벌어진다. 살아갈 날이 점점 줄어드는 운명인 존재에게 참사도 이런 참사가 없다. 이런 자각조차 하지 못하니 대 참사라 할 수 있다. 머리를 흔들어 다시 제자리를 찾고 보니, 다행이다 여긴다. 늦은 때란 없다는 심정으로.

 

감사하는 마음을 바탕으로 책에 나온 모든 방법을 총동원해 일상을 살았다. 하루에 한 시간 이상 놀이터에 나가 볕을 쬐고 매일 숨을 헐떡일 정도의 고강도의 운동을 빼먹지 않았다. 치열한 일기 쓰기와 친구들과 좋은 시간을 보내는 일을 게을리 하지 않았다. 그동안 시간은 점점 색을 바꾸며 흘러갔다.(179쪽)

 

삶을 이야기할 때마다 도달하는 지점이 있다. 사랑. 어느 책에선가 그랬다. 삶이란 사랑하는 법을 배우기 위해 주어진 얼마간의 자유시간이라고. 사랑의 대상은 무한하다. 살아서 접하는 모든 것이 사랑의 대상이 될 수 있다. 그것도 아주아주 애틋한 사랑이 될 잠재적 연애 대상들이 곳곳에 숨어있다. 단지 주위에 널린 연애 상대를 감지하지 못하고 있을 뿐, 무감각하게 사느라 알아채지 못할 뿐이다. 삶은 끝내 마무리해야 하고, 언젠가 태어나 접한 모든 것들과 작별을 고해야 함에도 이런 사실을 애써 외면하느라 더 바쁘게 살고 있는 건 아닌지.

 

나조차 사랑을 의심하고 있었다. 이 책은 그 의심을 깨는 과정이었다. 면밀히 사랑을 살펴보니, 사랑의 부드러운 인상은 단편적인 오해였다는 것을 알았다. 사랑은 웃는 얼굴만 있지 않았다. 어떤 경험을 웃으면서 말할 수 있을 때까지 홀로 견뎌온 시간과 후회, 머뭇거림, 뒤에 숨은 슬픔과 아픔까지도 그것에 포함이었다.(237쪽)

 

<미워하는 미워하는 미워하는 마음 없이>. 사랑의 감각을 깨울 필요가 있을 때 딱 내 눈에 들어온 책이다. 사랑은 쉽지 않다. 마음 먹었다고 그냥 되는 게 아니다. 자전거를 연습하듯 사랑도 연습이 필요하다. 그런 경험이 더 나은 사랑으로 안내한다. 덜 부족한 사랑을 할 수 있게 말이다. 자신의 일상을 더듬어 보는 일에 능숙한 사람만이 할 수 있는 일이다. 온 감각을 깨워 살아내려는 사람만이 해낼 수 있는 일이다. 유지혜 저자가 자신의 일상을 들여다보고 해낸 일이 그런 일이다. 덕분에 나도 온 감각을 깨워 내 일상을 더듬어 보고 싶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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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그 순간에 온전히 머물기를 | 안성진의 생각서재 2021-11-22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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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아하는 영화 장면이 하나 있다. 영화 속 사진작가는 히말라야 산맥에서 그토록 기다리던 희귀종인 눈꽃 표범을 찾아냈지만 사진을 찍지 않은다. 의아해하는 동행인에게 그는 이렇게 말했다.

"아름다운 것들은 관심을 바라지 않지. 어떤 때는 안 찍어. 아름다운 순간을 보면 카메라로 방해하고 싶지 않아. 그저 그 순간 속에 머물고 싶지."

_<미워하는 미워하는 미워하는 마음 없이>, 41쪽, 

 

 


 

 

눈앞의 별안개가 흩어졌다가 다시 모이고, 빛과 그림자가 변화하는 모습을 눈에 담았다. 그러다 어느 순간 바람조차 완전히 멈추었고, 정적 사이에 사각사각 무언가를 쓰거나 그리는 소리만이 끼어들었다. 리키는 가만히 그 소리를 들으며 포착할 수 없는 순간을, 언젠가는 결국 사라지고 말 순간을 지켜보았다. _ <행성어 서점>, 106쪽

 

 

 

내가 접하는 모든 순간이, 카메라로 잡을 수 없는, 일순간 지나치고 마는 것들이라면  기억에 남기기 위해 얼마나 애쓸까요? 사진에 남겼다는 안도감 때문에 눈으로 감상하고 기억에 남기기를 소홀히 하는 게 아닌지.

 

어제 미세먼지를 뚫고 가쁜 숨을 내뱉으며 처음 올랐던 북한산 원효봉 풍경을 그렇게 남기고 만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다시 안 봐도 되는 풍경이라면 몰라도 내가 사랑하고 오래 기억에 남겨야 할 대상은 그래선 안 되겠단 생각이 듭니다.

 

그냥 그 순간에 온전히 머물 수 있기를. 한결같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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