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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질문 속에 담긴 따뜻한 관심과 우정 | 그림책/동화 2020-07-29 22: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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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왜?

로라 바카로 시거 글그림/이순영 역
북극곰 | 2020년 07월

내용     편집/구성     구매하기

나랑 친구하자, 왜? 네가 보고싶을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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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답형 대답보다 서술형 대답이 나오려고 하면 좋은 질문을 하면 된다.

그럼 좋은 질문이란 것은 어떤 것일까? 생각을 하게끔 만드는 질문이 아닐까?!

'이것 뭐야?' 보다 '이것은 어떤건데?' 가령 'what'보다 'why/how' 단어로 잘 설명 될 것 같다.

맞히는 답에 익숙하고 서술하고 나열하는 것에 어려움을 느낀다.

꼰대라고 해도 할 수 없지만, 우리 때는...... ^^

무조건 시험 치면 4지선다형 중에서 답을 골랐다. 서술형 문제도 없었다.

지금 아이들은 답을 고르기도 하지만, 서술형의 문제를 풀어낸다.

3점짜리 문제도 있고 5,6점짜리 문제도 있다. 답은 아니더라도 답에 비슷하게 근접을 하면

1,2점이나 3,4점을 얹어준다. 개념을 정확히는 아니지만 이해하고 있다는 뜻이다.

이런 평가가 좋다는 생각이 든다. 풀이과정을 글로 설명해야 하니 이해력과 생각의 깊이가 다르다.

모든 과목에서 가장 기본이 '국어'란 말이 괜히 있는게 아니라했다.

질문에 대한 뜻을 잘 이해해야 답을 도출해 낼 수 있는거다.

「왜?」를 적재적소에서 잘 사용해야 된다. 이 또한 금방 되는 것이 아니기에 연습이 필요하다.

평소의 말 습관에 대해 생각해보고 고민해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탁월한 질문에서 명쾌한 대답이 나오니깐.

 

한 단어에다 물음표 만으로도 의미심장한 그림책, 「왜?」를 읽었다.

모르니깐 궁금해서 묻기도 하지만, 물음 속에 '나 너랑 쫌 친해지고 싶다'... 의미도 함축된 듯 보인다.

낯선 사람끼리 만나면 딱히 할 말이 없다.

특히 선남선녀가 만나 첫 데이트를 하는 경우, 그 낯섦을 풀어보는데 도움이 되는게 질문이다.

궁금한 것을 묻다보면 서로 통하는게 있기도 하고, 어색함이 풀어진다.

 

토끼와 곰이 만났다. 이 조합 음........ 안 어울리는 듯 궁금하다.

글밥이 별로 없다. 토끼의 '왜?' 질문에 곰이 무심한 듯 대답한다.

곰 입장에서는 최선의 대답이란 생각이 들었다.

다정한 사람이 있는 반면, 말이 없는 수더분한 사람도 있으니깐.

호기심 많은 토끼의 질문에 곰은 많은 말을 하지 않는다. 필요한 말만 할 뿐이다.

그래도 토끼의 폭풍 질문에 전혀 귀찮아하지 않는다.

 

토끼와 곰은 봄에 만나 겨울에 이르렀다.

그림책에는 단편적인 토끼의 물음만 그려져 나오지만 수없이 토끼는 곰에게 폭풍질문을 했을 것 같다.

움직임이 별로 없는 곰일수도 있지만, 궁금한 것은 못 견뎌하는 토끼니깐.

봄여름가을겨울 시간은 많이 흘렀고, 토끼와 곰도 흐른 시간만큼 친해졌을 터.

토끼의 많은 '왜?' 질문 속에 곰이 모르는 것도 있다. 

불쑥 찾아온 겨울의 풍경은 곰에겐 낯설 수 있겠다.

낙엽이 떨어져 쌓이고 눈이 와서 쌓이고 발이 푹푹 빠지고,

미쳐 겨울을 피해 따뜻한 남쪽으로 날아가지 못한 새가 차디찬 주검이 되었고......

토끼도 곰도 이 상황이 당황스럽다. 토끼의 '왜?'란 질문에 다급함이 묻어난다.  

곰은 이런 사정을 모른다. 곰은 한번도 겨울을 보낸 적이 없으니깐.

겨울이란 단어가 곰의 머릿속에는 잊혀진, 잃어버린 단어일 수 있다.

 

토끼와 곰에겐 함께 할 수 있는 시간이 별로 없는 듯 하다.

곰은 겨우내 깊은 잠 속으로 들어가야한다.

토끼의 머릿속에 '왜?'라는 단어만 있는 줄 알았는데......

오랫동안 시간을 같이 했던 친구와의 이별을 감지했는지 '가지 마' 라고 말한 토끼의 다급함이 마음에 들어온다.

이제는 곰이 처음과 마지막으로 질문할 때이다. "왜?"

토끼의 진심이 전해진다. 친절하게 대해준 곰에 대한 고마움이 느껴진다. 

"네가 보고 싶을 테니까" 늘 질문만 하다가 머뭇머뭇 3마디의 말을 했다.

 

그리고, 곰과 토끼는 눈 위에서 어떤 이야기들을 나눈다. 한참동안이나. 어떤 말이 오고 갔을까?

싹 틔우는 화안한 봄이 올 때 까지 토끼가 봄을 기다리듯 곰이 깊은 잠에서 깨어나길 기다린다고 했을까?

땅 아래 곰이 잠든 곳에서 토끼의 기다리는 모습이 애틋해보인다.

토끼는 곰을 정말 많이 좋아하고 의지했구나!!!

아마 따뜻한 봄이 돌아오면 이젠 토끼가 수다쟁이가 될 것 같다.

곰은 겨울의 풍경에 대해서 자꾸 물어볼 것 같다. 호기심 많은 곰으로~~~

많은 질문을 하는 것은 친해지고 싶고, 더 보고 싶은거다. 관계에서 오는 따뜻함이다.

 

토끼와 곰의 모습 속에서 어린 아이와 엄마의 모습을 본다.

아이의 눈은 '왜?'를 통해 바깥 세상으로 나아가고, 엄마는 아이가 바깥 세상을 더 잘 볼 수 있도록 창을 활짝

열어준다. 아이와 엄마가 가장 따뜻한 시간들을 보내고 있다.

아이가 세상 속에서 그렇게 커가고, 엄마는 아이의 모습을 여전히 지켜본다.

더이상 아이가 '왜?'라는 질문을 하지 않을 때, 말하지 않아도 서로 알아가는 시간이 오지만.......

엄마와 아이의 끈끈한 유대감은 옅어진다. 겨울이다. 서로를 기다리고 견뎌야 되는 시간이다.

그림책 「왜?」 에 담긴 여러가지를 생각해본다. 따뜻함과 뭉클함과 스산함과 외로움과 고마움.......

적은 글밥 속에 숨겨진 의미들을 나름대로 상상할 수 있어서 좋았다.

 

 

 

YES24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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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당신이 어떤 사람인지 알면, 좋겠어요』삶에 잘 버무려낸 詩&이야기하다 | 지혜의 샘 ▶2020-101 2020-07-29 1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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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나는 당신이 어떤 사람인지 알면, 좋겠어요

김용택 저
난다 | 2019년 11월

내용     편집/구성     구매하기

김용택 시인의 시는 평안하다. 나에게 언제나 그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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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가 말 걸어오는 요즘이다.

도서관에 가서도 요즘 내 눈에 들어오는 책은 시집이다.

참 이상하다. 나는 시와 별로 친하지 않은데, 시를 읽는데 어렵다고 생각하는 사람인데......

그랬구나. 시를 읽어서 어려웠구나.... 이해하기보다 그냥 마음으로 받아들이면 되는데.

자꾸 이해하려고 했으니 시가 마음에 닿을리가 없지.

어렵게 쓰여진 시도 있지만 쉬운 언어로 살갛게 다가오는 내 감정이 배려받는 느낌의 시도 있다.

순수하고 예쁜 우리말로 쓰여진 시는 몰입이 잘 된다.

삶을 잘 버무려낸 시도 그렇다.

평범한 삶 속에서 누구나 아는 보통의 단어들로 채운 시에 끌린다.

 

김용택 시인의 <나는 당신이 어떤 사람인지 알면, 좋겠어요>이다.

이 책은 시집 같으면서도 산문집 같기도 하다.

첫 서문에 시인이 '시와 산문 사이에 다리를 놓았다, 왕래하라' 라도 적혀있다.

옛날 일기장을 들여다보면 어떤 날에는 시가 적혀있고, 어떤 날에는 이야기가 적혀있고, 또 어떤 날에는

시와 이야기가 같이 적혀있는 날도 있었다. 이 책이 딱 그렇다.

시인의 일상이 고스란히 담긴 이야기들이라 편하게 읽었다.

닿는 구절은 포스트잇으로 메모도 하고, 좋은 글은 모서리 살짝 접어놓기도 했다.

 

초겨울 시작될 무렵부터 봄까지의 여정이 담긴 글들이다.

눈이 오고 비가 오고, 새가 울고, 봄이 오고, 강물에 반짝이는 햇살과 강가 산책,

일상의 평범한 나날들 책을 읽고 시를 짓고, 소박하게 밥을 먹고, 꽃이 피고, 초록잎으로 짙어져가고,....

시인의 삶도 우리네 삶과 별반 다르지 않구나.

여유로움이 묻어나는 일상 속에서 시인이 보는 시선은 남다른 느낌이 들었다.

그래서 시인이구나.

나도 길가에 핀 이름모를 예쁜 꽃은 그냥 지나치지 못하는데.

봄의 어느 날, 아파트 담벼락에 핀 작은 풀꽃이 무리지어 피었길래 사진 찍었다.

꽃검색 해보니 이름이 '자주괭이밥' 99%라고 나온다.

아파트 화단에 올해는 유달스레 괭이밥이 많이 피었다고 생각했는데,

세상에나 괭이밥 꽃이 노랑만 있는 줄 알았는데, 자줏빛도 있다니.....

잎을 자세히 살펴보니 세잎클로버 비슷하다.

괭이밥 맞다. 이렇게 꽃 하나에도 여러가지 종류가 있구나.

꽃마리도 냉이꽃도 아는 꽃이 많이 나와서 좋았다.

찬찬히 조금씩 읽어 본 책은 시인의 일기장이었다.

 

♣ --------♣ 오늘도 그렇게 하였다 ♣--------♣

아침은 늦게 먹는다.

빵을 먹는다.

샌드위치는 딸이 만든다.

계란 프라이, 넓적한 치즈, 넓게 썬 토마토, 오이를 넣고 쌓아 만든다.

빵은 아주 작은 빵집에서 주문한다.

전주 삼천동에 있다.

무설탕 통밀빵이다.

빵집의 넓이는 알맞게 좁아서 불빛은 애틋하고 부부의 움직임은 조용조용 선량해 보인다.

겨울이니 해가 짧아, 점심은 먹지 않을 때가 많다.

고구마를 구워 먹는다.

고구마를 손가락 두께로 바퀴처럼 썬다.

오븐에 이십이분 돌린다.

반찬 없는 밥이 배를 홀가분하게 한다.

아내는 이따금 '우리 반찬 없는 밥 먹자'고 한다.

고추장에다가 생멸치 그리고 신김치로.

식탁에 가서 서서 먹을 때가 있다.

집안 정리하고 빨래 널고 빨래 갠다.

오늘도 그렇게 하였다.

세시 반쯤 되면 강언덕 느티나무 그림자가 강에 떨어져 자꾸 흘러가고

뒷산 그늘이 강을 덮고 앞산을 오른다.

하루가 금방이다.

오늘도 그렇게 하루가 겨울 강을 건너갔다.

 ♣ --------♣ 오늘도 그렇게 하였다 ♣--------♣

 

평온한 시인의 하루 일상이다. 조곤조곤 말 걸어온다.

새롭지 않은 일상인데도 애틋하고 좋다. 그냥 그런 일상도 시인이 기록하니 느낌이 달랐다.

~뒷산 그늘이 강을 덮고 앞산을 오른다......... 자주 본 풍경이다.

시간이 되어 만들어진 그늘이 점점 산으로 산으로 오르는 장면을 글로 쓰니 다른 풍경인 듯 새롭다.

~오늘도 그렇게 하루가 겨울 강을 건너갔다...... 이 표현이 좋다.

 

지나고 나니 비로소 느끼는 것은 다 무난한 하루였다.

힘든 일도 어려운 일도 고민되는 일도 그 때일 뿐 아무것도 아닌.... 지나면 무난해진다.

요즘 유튜브 짤방으로 '나의 아저씨'를 보게 된다. 웰메이드 작품, 순간순간 빛나는 어록들.

특히 극 중 박동훈(이선균)이가 이지안(이지은)에게

'네기 대수롭게 않게 받아들이면, 남들도 대수롭지 않게 생각해

네가 심각하게 받아들이면, 남들도 심각하게 생각하고

모든 일이 그래. 항상 네가 먼저야.

옛날 일 아무것도 아니야.

네가 아무것도 아니라 생각하면 아무것도 아니야.'

책을 읽으면서 본 드라마 중에서 생각이 교차되는 지점이 있다.

이중의 위로를 받는 느낌이다.

 

♣ --------♣ 나는 오늘 별이 아름답다 ♣ --------♣

이불 털어 만조 형님네 집 빨랫줄에 널고

방 청소 자세히 하였다.

1,2월에는 강연이 적어 집에서 노니

돈 쓸 일이 따로 없다.

돈 벌 일 없어 돈 쓸 일 없으면 경제 안정이다.

산을 보는 일은 돈이 안 든다.

책값하고 이발값만 든다고 말하면 아내가 눈 흘긴다.

해 졌다.

방이 따습고, 편하다.

두 팔 뻗고 두 손 놓고 바람 보며 놀다보면 금세 뒷산 그늘이 강을 건너

앞산을 타고 올라가서 꼴까닥 산을 삼키고 넘어가버린다.

어둠이 산에서 내려온다.

산을 보고 있으면 어둠이 산에서 슬금슬금 강으로 내려오는 것이 보인다.

어둠이 어느 정도 짙어지면 금방 별이 반짝인다.

별을 올려다보며 말한다.

"나는 오늘 별이 아름답다"

♣ --------♣ 나는 오늘 별이 아름답다 ♣ --------♣ 

 

일상이 시가 된다. 이런 일상적인 시가 나는 좋다.

살아있는 느낌이랄까?

~봄빛이 희게 닿았다. 농부의 몸이 봄을 만나면 나무들의 물관처럼 바빠진다......

나도 이런 시, 이야기를 쓰고 싶다. 삶에 잘 버무려낸.

삶과 사람 냄새 가득 베인 자연친화적인^^

밤이 어둠속으로 깊어 저벅저벅 걸어가고 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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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가의 귓속말』속닥속닥~ 비밀!!! | 지혜의 샘 ▶2020-101 2020-07-28 1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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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소설가의 귓속말

이승우 저
은행나무 | 2020년 03월

내용     편집/구성     구매하기

책 읽기와 쓰기, 문학에 대한 비밀스런 귓속말이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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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잣말을 가장 잘 하는 사람이 누구일까?

한번도 생각해보지 않은 질문인데, 뭔가 신선하다. 책을 읽으면서 이런 사유를 하다니....

가장 -체하기를 잘 하는 사람은 또 누구인가?

소설 속에 등장하는 인물과 시나리오 상의 연기자(배우)들이 아닐까.

근본적으로 그 인물들을 만들어낸 작가(소설가)들.

"소설을 쓸 때, 작가는 인물들에게 각각의 말을 준다.

그 인물에게 부여된 조건에 맞는 목소리와 어조와 낱말을 골라 넣는다."

숨겨진 나의 삶, 나를 가장 드러내는 방법이 다른 사람을 통한 감정이입이란 도구를 통해 재현된다.

그래서 쓰는 것과 쓰는 사람은 흥미롭다. 자신의 결핍과 상실의 경험을 펼치기에 적합한 도구가 되니까.

쓰는 사람(소설가)의 진면목을 발견할 수 있을까? 「소설가의 귓속말」 많이 궁금해.

귓속말은 속닥속닥~ 비밀스런 말을 가장 가까운 사람과 공유하는 것인데, 소설가가 말하고 싶은게 무엇일까?

찬찬히 읽어보았다. 읽는 것과 쓰는 것에 대해 관심이 많아서 그런지 자연스레 이런 부류의 책이 궁금하다.

저자가 알기 쉽게 잘 쓰는 것 같다. 특히, 성경 말씀을 많이 인용했는데 꽤 특별하게 다가왔다.

읽은 책과 줄거리, 삶의 경험한 부분 등 글 쓰기와 관련해서 잘 어우러진 듯 하다.

쉽게 쓰여졌다고 허투루 쓴 글이 아니었다. 읽는 사람의 성향과 눈높이에 맞았다고 생각된다.

의미있는 말들도 많아 메모지에 긁적여보기도 하고, 사진을 찍기도 한다.

읽은 책에 대한 기록은 어쨌든 남겨야하니깐. 매번 부담스러운 행위지만 뿌듯함도 있다.

도서관에서 빌려온 책 중에서 나와 합이 맞는 책이 있다. 구매했더라면 좋았을텐데 아쉬움이 크다.

 

책을 읽을 때 항상 느끼지만 읽는 마음가짐(자세)이/가 중요한 것 같다.

어떤 마음으로 읽느냐에 따라 책이 나에게 말 걸어오는 모양새가 다르다.

책에 대해 미리 재단하는 자세가 안 좋은 것 같다.

내 스스로가 마음의 문을 닫음으로 책과의 소통은 물 건너가고 형식적으로 읽게 된다.

아무리 어려운 책이라도 읽는 내가 마음을 주면 그 책은 어느새 내 생각의 흐름을 탄다.

그렇다고 의욕적으로 읽으려는 마음도 과하게 되면 몰입을 방해한다.

공부하듯이 문장을 다 안으로 채우려고하면 지치게 된다.

읽고 정리하는 것에 부담이 있으니 자연스런 읽기에 생각의 흐름을 맡기기보다 자꾸 뭔가를 하려는 나를 본다.

책에다 긁적이며, 포스트잇에다 의미있는 구절을 적기도 하며, 사진을 찍어 남기려는 등......

'참, 피곤하다' 그래서 반(半)을 읽은 지점에서 그냥 오롯이 책에만 집중했다.

내 마음에게 주는 비밀, 귓속말이다. 쓰는 사람이 아닌 읽는 사람의 자세라 할까?!

책 「소설가의 귓속말」 에는 이런 식으로 말하는 듯해서 친밀하게 느껴졌다.

그래서 나도 읽으면서 그 느낌을 흉내냈다. ^^

이렇게 책 읽으면서 나의 읽기와 쓰기를 생각해본다.

 

 

안에 담고 있는 것을 밖으로 끌어내는 일이 참 어렵게 느껴진다.

꺼집어내기까지 얼마나 많은 내적 갈등을 겪어야하고, 부침을 거듭해야만 할까?

모든 예술가(창작자)들의 고민이란 생각이 든다.

'다르게 보고, 낯설게 보기'는 내 안에서 재해석되어진다. 꼭 필요한 과정이리라.

익숙해지지 않는 것, 섣불리 규정하고 넘겨짚고 유형화하고 관성에 넘어지지 않는 것, 벼르고 깨어 있는 것,집중하는 것, 참여에의 유혹에 넘어가지 않는 것, 고독을 견디는 힘을 기르는 것, 모든 것을 지금 처음

접하는 것처럼 대하는 것, 모든 사람을 처음 만나는 사람처럼 만나고 모든 소식을 처음 듣는 것처럼 듣는 것,

해질 무렵의 하늘이나 특정한 방향으로 구부러진 나무의 자태나 골목길에 매달린 간판이나 그 간판에 덮인 먼지들이나 책상 위에 놓인 커피잔 바닥의 커피 찌꺼기나, 무엇이든 마치 이 세상에 태어나서 처음 보는

것처럼 경이로움을 가지고 보는 것, 그런 것.... (136~137쪽)

 

쓰고 싶은 것을 쓰거나 써야 하는 것을 쓴다. 그러나, 어느 쪽이든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면 쓰지 못한다.

쓰고 싶은 것도 쓸 수 있을 때 까지는 쓰지 못하고, 써야 하는 것도 쓸 수 있을 때 까지는 쓰지 못한다. (78쪽)

책에는 이런 말의 유희들이 넘쳐난다. 모호하고 단순한데, 귀에 꽂히는 문장들이다.

반복적이면서 별로 중요하지 않은 듯 한데,... 쓰기에 있어서 내 마음을 잘 대변해주는 말인 듯 해서 옮겨보았다.

글 쓰려고 모니터를 켰을 때 멍~해진다. 한참동안 모니터를 본다.

마음이 내키지 않나보다. 그래도 어떤 책에서는 몇 문장이라도 쓰라고 한다.

딱히 영감이란게 나와 상관없는 일이기에, 엉덩이 붙여서 오랫동안 앉아있는 연습이 나에게 필요하다.

 

소설가가 소설을 쓰는 것이 아니라 소설을 쓰는 사람이 소설가라는 생각을 나는 하고 있다.
독자가 책을 읽는 것이 아니라 책을 읽는 사람이 독자이고, 책을 읽을 때만 독자인 것처럼, 
소설가 역시 소설을 쓸 때만 소설가라고 불러야 하는 것이 아닐까. (57쪽)

쓰기와 읽기의 가장 본질적인 부분이라 생각한다. 주체가 아니라 행위가 선행되어야 한다.

소설가가 소설을 쓰고, 독자가 책을 읽고, 요리사가 요리를 하고, 화가가 그림을 그린다.

이런 행위는 누구나 다 할 수 있다. 소설가, 독자, 요리사, 화가 등 본질적이고 능동적인 이름을 획득하는 것은

그 다음이다. 세상에는 하지도 않으면서 이름을 획득하려는 사람들이 많다. 본연의 행위에 충실해야 이름값을

할 수 있다. 꽃은 피었기에 꽃이고, 새는 날개를 펴서 하늘을 훨훨 날았기에 새이다. 물은 흐르기에 물이다.

그냥 얻어지고 불려지는 이름은 세상에 없다. 태어난 아이도 점점 커가면서 모두 제 몫의 삶을 살아낸다.

 

문학이 늘 대단한 일을 일으키고 항상 요란한 관심을 끌 수는 없는 일이다.
그런 것을 기대하는 것이야말로 기적과 표적을 구하는 심리와 한통속일 것이다.
아픔을 내장하징 않은 문학, 가지가지 욕망의 주문에 따라 기획되고 전시되는 문학이 시장을 휩쓸고

있는 것이현실이지만 그 한쪽 구석에는 그러나 아직도 표현할 수 없는 아픔을 표현하기 위해 손을 내밀고, 
내민 손의 간절함을 피하지 못해 어쩔 수 없이 그 손을 잡는 문학이 쓰이고 읽히고 있다고 믿고 싶다.

가끔 뜻밖의 치유가 일어나는 곳이 그런 곳이라는 것도. (75쪽)

문학의 지향점이란 것은 알고 있는데, 쉽지 않다. 지금 우리의 문학은 시장 논리에 의해 사고 팔리니.

순수한 문학적 고뇌보다 상업적으로 흘렀다. 시장의 구미에 맞게 책이 편집되고 있다.

은연중에 작가들도 자기만의 글을 쓰기보다 눈치를 보게 된다. 이런 부자연스러움이 안타깝다.

쓰는 사람이 소설가인데...... 소설가란 이름 타이틀을 내고 쓰고 있다는 것 나만 그렇게 느끼는걸까?

독자들의 사랑을 받은 책은 많이 팔린 책이라고 한다.

읽는 사람이 독자인데, 읽는 사람은 무엇을 읽고 있는걸까?

베셀이란 이름으로 입소문 난 책들은 계속 팔리게 될 것이고 거기서 이름을 얻게 된 소설가는

다음에는 무엇을 쓸 것인가?

 

아프니깐.... 쓴다. 아프니깐...... 읽는다.

누구에게도 말 못하는 아픔과 슬픔은 공유되지 못한다.

공유되더라도 오롯이 내가 해결해야 될 내 안의 문제이다.

가끔 뜻밖의 치유가 일어나는 곳, 문학이 있어야 될 곳이란 생각이 아주 많이 든다.

지금도 그렇다. 읽고 쓰는 행위를 통하여 사람들은 위로를 받곤 하니깐.

지극히 사적인 아픔을 표현하기 위해 누군가는 쓰고 누군가는 읽는다.

잠깐씩 아주 잠깐씩 스며들어오는 외로움이 있기에 나만의 동굴 속으로 피하고 싶을 때 있다.

숨기에 아주 좋은 그 동굴은 나의 내면을 잘 들여다보게 하는 쓰기와 읽기가 있는 글 속 세상이다.

귓속말 하기에 아주 좋은 곳이다. 의미있는 책 읽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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