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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독해, 영어문법] 뉴스 영어의 결정적 표현들 | 기본 카테고리 2021-03-30 1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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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뉴스 영어의 결정적 표현들

박종홍 저
사람in | 2021년 0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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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외국어 공부를 할 때 뉴스를 보며 외국어 공부를 하라는 말을 많이 들었다. 뉴스로 공부하면 아나운서의 정확한 발음을 들을 수 있고, 사회·정치·경제·문화 등 다양한 분야의 단어를 골고루 배울 수 있어서 드라마를 보는 것보다 좋다는 이유였다. 또 현재 실제로 미국에서 벌어지고 있는 현지 소식을 실시간으로 접할 수 있는데 뉴스에 보도되는 여러 이슈들은 가끔 토익 같은 시험에도 출제되기 때문에 현지의 이슈들을 알고 있으면 도움이 된다고도 했다. 이런 점들만 보면 뉴스로 공부하는 건 분명 여러 이점이 있고, 타당해 보인다.

 

하지만 다 좋은데 뉴스는 어렵고 너무나 지루하다. 한국 뉴스도 잘 안 보는 사람들이 영어 공부를 위해 잘 들리지도 않는 영어 뉴스를 보고 있자니 더 힘들게 느껴진다. 그래서 사람들은 뉴스보다는 재미있는 미드나 시트콤으로 공부하는 경우가 더 많은데 미드나 시트콤은 일단 재미라는 부분에서는 더 말할 것도 없고, 실제 일상생활에서 사용하는 회화문을 배울 수 있어서 미드나 시트콤으로 공부하는 것이 효과적으로 느껴지기도 한다.

 

이렇게 뉴스와 미드는 양쪽 모두 일장일단이 있는데 고급스런 표현과 트렌디한 어휘들을 배우기에는 뉴스쪽이 훨씬 유리하다. 일단 뉴스에서는 정제되고 고급스러운 말이 사용되기 때문에 뉴스로 영어를 배우면 영어의 결과 격이 달라진다. 드라마에서 배우는 일상회화도 중요하지만 격식있고 고급스러운 표현을 배우기에는 뉴스 쪽이 훨씬 유리하다는 것이다. 또 뉴스에서는 최근의 이슈를 담아내는 트렌디한 어휘들을 배울 수 있다는 점 역시 큰 매력이자 장점이다. 최근에는 하루가 멀다하고 신조어가 쏟아져나오는데 뉴스를 보면 그런 다양한 분야의 최신 트렌드나 신조어, 각종 용어들도 배울 수 있다. 

 

또 뉴스는 듣기와 독해 스킬을 모두 향상시킬 수 있다. 최근에는 뉴스 화면에 자막처리가 다 되어 있고, 각 언론사마다 영상 외에도 텍스트로도 뉴스를 제공하기 때문에 다양한 형식으로 뉴스를 접하다보면 듣기와 독해 공부에 매우 도움이 된다. 그리고 요즘엔 언론사와 방송사에서 무료로 콘텐츠를 제공하고 있어서 휴대폰으로 간단하게 현지의 방송에 접속하여 언제 어디서나 바로 뉴스 영상을 볼 수 있으므로 접근성도 매우 좋다.

 

그러나 뉴스 영어는 어렵다는 것이 가장 큰 걸림돌이다. 뉴스에서 사용하는 표현들은 평소 사용하는 일상의 언어와는 조금 다르기 때문에 생소해서 어렵게 느껴진다. 뉴스에서만 많이 사용되는 표현과 단어라는 것들이 있다보니 뉴스를 처음 접하면 그런 것들이 굉장히 부담스러워서 진입장벽이 높게 느껴진다. 그런데 반대로 말하면 뉴스에서 자주 사용되는 표현들을 익혀두면 뉴스를 보고 듣는 것이 굉장히 쉬워질 수 있다는 뜻이 된다.

 

뉴스에서 사용되는 표현들은 구체적인 수치나 내용만 바뀔 뿐 전형적인 표현들은 계속 반복해서 사용된다. 숙어처럼 특정하게 사용되거나 묘사되는 표현들이 정해져 있어서 이런 표현들만 잘 알고 있으면 뉴스를 보고, 듣는 것이 그다지 힘들지 않게 될 것이다. 그래서 사람들은 뉴스 영어를 어렵게 생각하지만 저자는 오히려 이런 점 때문에 노력대비 성과는 높다고 말한다. 한번만 잘 익혀두면 계속 그 표현을 접하며 반복해서 쓸 수 있게 되니까 말이다.

 

[뉴스 영어의 결정적 표현들]은 뉴스에서 많이 사용되는 표현들만 모아놓은 뉴스 영어 아카이브다. 뉴스에서는 많이 사용되지만 일반 회화에서는 상대적으로 많이 사용되지 않아 약간은 생소하거나 어렵게 느껴지는 표현들만 따로 모아서 정리해놓았기 때문에 여기 있는 내용들만 이해하면 영어 뉴스는 완전 정복할 수 있게 된다. 기사 작성 시 해당 분야에서 가장 많이 쓰이는 표현과 패턴, 단어를 낱낱이 공개해 원어민 느낌 그대로 뉴스를 이해하고, 한층 수준 높은 고급 영어를 구사하고자 하는 이들에게 꼭 필요한 책이라 하겠다.

 

주제별로 9개 파트로 나뉘어져 있는데 각각의 파트는 또 다시 세부적으로 분류되어 해당 기사에서 자주 사용되는 표현과 단어들을 정리해 놓았다. 굉장히 디테일하게 분류해서 관련 표현들을 설명하고 있는 셈이다. 총 230가지의 영어 패턴이 소개되고 있는데 패턴을 사용한 예문과 실제 뉴스 지문을 발췌하여 해당 패턴이 어떻게 사용되는지를 보여준다. 각각의 파트는 해당 주제에 대한 간단한 설명으로 관련 토픽에 대한 기본적인 지식도 제공하고, 주제와 관련된 주요 용어들도 소개한다.

 

그리고 패턴의 설명이 이어지는데 해당 패턴의 문법과 어휘, 어원의 측면에서 설명을 한다. 패턴이 어떤 형태이며 왜 그렇게 쓰이고, 왜 그런 의미를 가지게 되었는지 등을 자세하게 설명하여 패턴에 대한 이해를 돕는다. 무작정 표현을 외우는 것보다 그런 표현이 사용되게 된 배경이나 어원 등을 알면 그것을 이해하고 외우는데도 편리하고, 실제로 그 패턴을 적용하여 사용하기에도 좋다. 그리고 패턴이 사용된 예문을 4~5개씩 소개하여 패턴의 활용 원리와 쓰임을 익힐 수 있고, 실제 뉴스 지문을 보며 실제로 해당 패턴이 실제로 어떻게 사용되었는지를 확인하며 살아있는 표현을 배우게 된다.

 

책에서 소개하는 표현들은 실제 한국의 뉴스에서도 굉장히 많이 접하게 되는 표현들인데 정작 일반 회화에서는 우리도 잘 쓰지 않는 표현이 많이 보인다. 주로 정치와 관련된 표현들이 그런 것들인데 듣기는 많이 들었고, 그 의미를 모르지는 않지만 일상에서는 정치적인 대화를 많이 하지도 않고, 정치 이야기를 하더라도 뉴스 기사를 인용할 때가 아니면 그런 전문적인 표현을 일부러 잘 쓰지는 않게 되므로 거의 사용을 하지 않는 것들이다. 반대로 말하면 이런 표현들은 일상을 다루는 미드나 시트콤만 봐서는 절대 배울 수가 없는 것들이다.

 

일상 회화에서도 사용하지 않는 표현을 왜 굳이 알아야 하냐고 할 수도 있겠지만 정치 파트 이외에는 평소에도 많이 사용하는 표현들이라서 그런 고급스러운 표현까지 알고 있으면 영어의 격을 높일 수 있고, 영작과 고급 회화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우리는 뉴스라고 하면 정치적인 뉴스를 많이 떠올리기 때문에 정치적 표현은 배워도 크게 도움될게 없다고 느끼는데 뉴스는 정치 뿐만 아니라 사회, 문화, 경제 등 일상 생활과 밀접하게 이어지는 분야들도 많다는 걸 인식하면 뉴스 영어가 고급 회화에 큰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이해하게 될 것이다.

 

책에서 소개된 표현들은 그 자체로 고급스러운 문장을 만들 수 있는 고급진 표현들이라서 이런 것들을 잘 기억해두면 영어로 말하거나 글을 쓸 때 영어의 격을 한층 높혀줄 것으로 기대된다. 고급스러운 표현 뿐만 아니라 평소에 우리가 많이 사용하는 구어적인 표현들도 많이 소개되고 있어서 우리말을 영어로 옮기기 어려운 말들도 책에 나오는 표현으로 바꾸어서 말할 수 있게 되므로 회화에 큰 도움이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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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초 영문법 7일 만에 끝내기 | 기본 카테고리 2021-03-30 1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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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기초 영문법 7일 만에 끝내기

사와이 고스케 저/세키야 유카리 그림/박원주 감역/김선숙 역
성안당 | 2021년 0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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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도 영포자들이 가장 힘들어하는 것이 기초 영문법을 이해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영어를 처음 시작하면 한국과 문장 구조가 다르다는 것이 굉장한 압박으로 다가오는데 의외로 벌써 이 단계부터 포기해버리는 사람도 많을 것이다. 그래서 요즘에는 어렵고 복잡한 문법은 건너뛰고 바로 회화에 집중하는 공부법도 많이 있는 것 같다. 생존 회화, 여행 회화 등의 이름으로 실생활에서 자주 말하는 표현들을 무작정 외우는 실용영어 같은 건데 급하게 몇 가지 회화를 해야할 때는 효과적일 수도 있겠지만 결국 어떤 언어건 하나의 언어를 제대로 이해하고 표현하기 위해서는 필연적으로 문법을 알아야 한다.

 

문법이란 하나의 규칙으로 그 규칙을 알면 기초가 튼튼해지고 그 위에 회화라는 살을 더하기도 수월해진다. 반대로 문법, 규칙을 모르면 말은 엉터리가 되고 만다. 우리도 인식하고 있지 못할 뿐 한국말을 할 때 나름의 규칙대로 말을 하는데 정확하고 제대로 된 표현을 위해서는 문법을 반드시 알아야 한다. 영어와 한국어는 언어구조와 규칙이 다르지만 비슷한 부분도 존재한다. 그 공통된 부분에 집중해서 한국어(원래는 일본어겠지만)와 관련지어서 공부하면 자신이 가지고 있는 언어적 지식을 활용하여 공부할 수 있고, 완전 제로에서 출발하는 게 아니라서 부담도 줄어들기 때문에 공부하기가 훨씬 수월해진다는게 저자의 설명이다.

 

책의 컨셉은 영어 교재 기획서를 만들어서 출판사에 가지고 간 학원강사가 너무 어렵다는 이유로 퇴짜를 맞고, 출판사 직원으로부터 영어를 전혀 못하는 사람에게 영어 기초 문법을 가르치듯이 수업하는 것을 그대로 책으로 만들어보자는 제안을 받고 마침 옆에 있던 영어를 전혀 못하는 만화가 지망생에게 영어의 기초가 되는 중학교 수준 영어를 일주일 만에 끝내는 강의를 한다는 건데 이 모든게 만화로 되어 있다. 만화로 된 영문법책은 처음인데 역시 거부감을 없애는데는 만화가 최고다. 일단 만화라서 무의식 중에 어렵다는 인식이 사라지고, 일단 알건 모르건 계속 읽게 된다. 바로 약발이 받는 것이다.

 

매일 하나씩 7일동안 수업을 하는데 명사, 부사, 조동사, be동사, 현재완료형, 의문문을 다룬다. 이중 명사가 3파트나 되는데 명사는 그다지 어렵지 않다고 여겼는데 오히려 우리말과는 달리 영어 명사는 까다로운 존재라고 한다. 셀 수 있는 명사와 셀 수 없는 명사 체크, 단수일 때 a/an 구별하기, 복수일 때 s/es 구별하기부터 명사와 조사로 문형 만들기, 전치사 포함하여 문형 만들기까지 명사에 대한 이론과 함께 기본 문형도 이 파트에서 다 조진다. 영어 못하는 사람들의 인식은 (적어도 개인적으로는) 명사라고 하면 단순히 명사 단어 만을 떠올려서 명사는 별로 공부할게 없다고 생각하기 쉬운데 관사와 연관지어서 생각해봐야 할 것도 많고, 문형과 전치사까지 연계하여 생각을 했어야 하는 것이었다.

 

처음 목차만 봤을 때는 명사, 부사, 조동사 등 다루어지는 내용이 얼마 없는 것처럼 보여서 중학교 과정의 문법이라고는 하지만 많이 생략하고 그렇게 구체적으로, 또 제대로 다루지는 않는 것 같다고 생각했는데 막상 책을 보니 있어야 할 건 다 있고, 그 설명도 굉장히 쉽고, 이해하기 좋게 되어 있어서 굉장히 의외라고 생각했다. 혹은 그만큼 내가 영문법을 잘 모르고 있다는 반증이기도 하겠지만 솔직히 처음에는 만화로 일주일만에 중학교 과정의 문법을 알려준다지만 제대로 된 강의가 되겠어?라고 반신반의했는데 영포자의 수준에서는 이 정도만 해도 굉장히 상세하게 문법을 다루고 있다고 보여진다. 무엇보다 이해가 되게, 무슨 말인지 알아먹게끔 설명을 해놓은 것이 너무 좋다.

 

영어와 한국어(일본어)와 겹치는 부분이 있고 그런 부분을 적극 활용해서 공부를 하면 완전 제로에서부터 영어를 받아들이게 되는 것이 아니게 되서 조금 더 공부하기가 수월하다는 말을 했었는데 중간중간 영어와의 언어적 유사점을 가져와서 설명을 하는 것이 확실히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는 것 같다. 하다못해 단순히 암기를 할 때조차 한국어와 유사한 부분이 있는 것은 단순암기도 수월하게 느껴진다. 일단 이 책은 일본인이 일본어를 기준으로 쓴 것이라서 영어와 일본어의 유사점으로 설명을 한 것일텐데 그런 것을 다시 한국어로 바꾸어 설명하는 과정이 비교적 매끄럽다. 한국어와 일본어가 싱크로되는 부분이 많다보니 크게 어색하지 않게 느껴지는 것도 있겠지만 그보다도 번역이 참 잘되서 의미 전달을 매끄럽게 잘 해주는 것이라 그 부분은 칭찬할만하다.

 

만화의 형식으로 중학교 수준의 기초 영문법을 아주 쉽게 설명하고 있어서 그동안 어렵고 복잡한 영문법책으로 영어를 시작하려했다가 높은 벽에 좌절하고 포기한 사람들이라면 이 책으로 영문법을 시작하면 좋을 것 같다. 일대일로 수업하듯이 내용이 진행되고 있어서 그야말로 영포자들도 충분히 이해할 수 있을 정도로 설명이 쉽고, 만화로 되어있다보니 설명하는 내용이 이미지화 되어 직관적으로 눈에 잘 들어오는 것도 큰 장점이다. 만화라는 형식 때문에 책을 읽는 것이 부담이 없어서 두 번, 세 번 읽을 수 있을 것 같고, 그렇게 책을 읽다보면 어렵게 느껴졌던 영문법을 자연스럽게 내것으로 만들 수 있게 될 것이다.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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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란의 헌법 이야기 | 기본 카테고리 2021-03-28 2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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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김영란의 헌법 이야기

김영란 저/신병근 그림
풀빛 | 2021년 0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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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법 제1조 1항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 2항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 영화 변호인에서 인용되며 유명해진 헌법 제1조의 내용이다. 지난 탄핵정국을 거치면서 헌법 제1조 1항과 2항을 태어나서 가장 많이 들었는데 당시에는 우리 국민들이 헌법을 수호하자는 분위기가 있었던 것 같다. 그래서 헌법 이야기를 들으면 뿌듯하고 벅차오르는 무언가가 있었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우리가 살면서 일상에서 직접 체감할 수 있는 법은 헌법이 아닌 교통법이나 부동산법 같은 그 하위법령들이다. 헌법은 사실 너무 상징적이고 일반 국민은 개인차원에서 체감하기 어려운 큰 틀에서의 거시적인 법률처럼 느껴지다보니 그다지 주목하지 않게 되기도 한다. 때론 법이 정치적으로 이용되며 재판부가 헌법을 뒤집는 재판 결과를 내기도 하므로 사문화된 느낌조차 가지게 된다.

 

대한민국의 헌법은 그동안 이승만, 박정희, 전두환이라는 독재자들이 권력연장의 꿈을 이루기 위해 입맛대로 막 바꾸어서 누더기 헌법이란 말까지 듣게 되었다. 헌법이 공표된 이례로 총 9차례나 헌법이 바뀌었는데 우리는 미국처럼 조문을 추가하는 수정헌법의 형태가 아니라 수정, 삭제, 삽입하는 형태로 이루어지고 있다. 미국은 권리장전을 빨리 재정하기 위해 그 부분만 따로 수정조항으로 만들어서 의회에서 바로 통과시키다보니 조문을 추가하는 방식을 채택했고, 지금까지도 그런 방식이 유지되는 것이라고 한다. 반면 한국에서는 앞서 말한대로 독재자들 마음대로 전부 싹 뜯어고치는 방식을 취하고 있는데 대표적인 것이 유신헌법이라 하겠다. 이렇게 헌법은 깊은 고민 없이 필요에 따라 급하게 만들어져 사용되어왔는데 특히 노태우가 직선제 개헌요구를 받아들인 6.29 선언 이후 4개월도 안되는 짧은 기간 동안 개헌안 작성, 국회 본회의 통과, 공포까지 진행되어 만들어진 현행 헌법은 부실하기 그지없다. 그래서 각지에서 헌법 개정에 대한 요구의 목소리가 높은 것이다.

 

헌법을 개정하는데는 국민투표까지 해야하는 복잡한 절차가 필요하다. 그러기위해서는 먼저 국민들의 헌법에 대한 인식과 지식이 충분히 갖춰져 있어야 그것에 대한 올바른 판단을 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국민들이 헌법에 대한 지식에 능통하지 않다는 것이 가장 큰 장벽이라고 저자는 말한다. 이 책은 영국, 프랑스, 미국, 독일의 헌법이 처음 만들어진 시기로 가서 헌법 탄생의 과정을 따라가며 알아보고, 그 당시 국민들에 감정이입하여 그 열망을 느껴보고 헌법에 대한 지식을 채우고, 인식을 새롭게 하고자 한다. 영국, 프랑스, 미국, 독일의 헌법을 소개하는 이유는 이 네 나라의 헌법이 우리나라의 헌법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끼쳤기 때문이라고 한다.

 

영국, 프랑스, 미국, 독일은 물론 한국 까지 헌법의 탄생 배경에는 국민들의 투쟁의 역사가 있다. 영국의 대헌장을 승인한 존 왕의 시대에 권력자들은 평민들의 삶에는 관심이 없었고 오직 권력 쟁탈전에만 열을 올렸다. 백성들의 삶은 피폐해져갔고 로빈후드가 나타난 이유이기도 하다. 존 왕은 영주들의 신임을 잃었고, 단독으로 프랑스와 전쟁을 치르다가 패하자 그 분풀이를 영주들에게 한다. 결국 영주들은 반란을 일으키고 왕이 아닌 법의 지배를 요구하며 존 왕에게 대헌장에 서명하도록 했다. 프랑스의 경우도 비슷한데 루이 16세 때 여러 국제정세가 뒤엉켜 프랑스의 재정이 파탄난다. 정확히 시기가 일치하는 것은 아니지만 이 무렵의 프랑스의 모습을 다루고 있는 것이 레미제라블의 장발장이다. 그만큼 서민들의 생활은 힘들고 어려웠던 것이다. 그런 시점에 루이 16세는 특권층만을 위한 정책을 펼쳤고, 분노한 시민들은 혁명을 일으키게 된다. 이게 그 유명한 프랑스 혁명이고 그로부터 한참뒤 프랑스에도 헌법이 만들어진다.

 

미국의 경우는 좀 더 심플한데 영국 의회가 계속 식민지 미국에 불리한 법을 만들어서 식민지를 억압하자 분노한 식민지인들이 들고 일어나서 독립을 외치며 헌법을 만들었던 것이다. 영국의 권리장전, 프랑스의 인권선언, 미국의 독립선언서은 인간의 권리를 선언한 문서라고 평가받고 있다. 독일의 바이마르 헌법은 우리가 헌법을 만들 때 많이 참고했을 정도로 시대를 앞서간 헌법이란 평가를 받고 있다고 한다. 앞서 말했듯이 독일의 바이마르 헌법이 만들어질 때의 독일의 상황은 한국과 비슷한 사회적 분위기였는데 독일 역시 황제에 맞선 11월 혁명 이후 헌법이 만들어졌다. 한국도 크게 다르지 않다. 국민들은 독재자에 맞섰고 그 때마다 새롭게 헌법이 만들어졌다. 혹은 독재자에 의해 헌법이 만들어지자 국민들은 저항하고 투쟁했다. 헌법은 국민의 자유와 민주주의에 대한 열망이 담긴 결과물이며 지금 우리가 헌법 제1조 1항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 2항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라는 조항을 말할 수 있는 것은 고대로부터 이어져온 인간의 열망의 발로라고 할 수 있겠다. 책이 부제가 인간의 권리를 위한 투쟁의 역사인 것도 이 때문이다.

 

책은 각 나라들에서 헌법이 만들어지는 과정을 투쟁을 중심으로 쓰고 있다. 삽화와 사진이 많이 실려 있어서 당시의 현장 분위기를 잘 느낄 수 있고, 헌법이 만들어지는 탄생의 장면을 영화를 보듯 접할 수 있다. 수많은 나라에서 수많은 국민들이 어떻게 투쟁을 하며 헌법이라는 인간의 권리를 쟁취했는지 알아보며 헌법정신과 의미를 다시 한번 되새길 수 있을 것 같다.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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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인 밤에 당신과 나누고 싶은 10가지 이야기 | 기본 카테고리 2021-03-27 2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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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혼자인 밤에 당신과 나누고 싶은 10가지 이야기

카시와이 글그림/이수은 역
홍익출판미디어그룹 | 2021년 0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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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에게나 잠못드는 새벽은 찾아오게 마련이다. 이유없이 외롭고, 누군가가 그리워지는 밤. 혼자인게 외롭지만 혼자이고 싶은 밤. 그런 날은 괜히 센티함에 빠져보거나 오래된 노래를 틀어놓고 쓴 커피를 마시며 인생이 쓰기 때문에 커피가 달다며 중2병스러운 맨트도 내뱉어 본다. 가슴이 헛헛하고 쓸쓸하고 외롭고 속이 비다못해 공허함을 느끼면 텅 비어버린 속을 채우기 위해 밥을 우겨넣는다. 밥에 남은 반찬을 넣고는 성의없고 의미없이 대충 한숟갈 한숟갈 입속을, 뱃속을, 텅빈 가슴속을 채워나간다. 하지만 그런 텅빈 공허함은 밥을 먹는다고 채워질만한 성질의 것은 아니다. 그걸 알면서도 그 허무의 공간을 매우기위해 꾸역꾸역 밥을 억지로 밀어넣어본다. 그리고나서 모자란 부분은 뜨겁고 쓴 커피로 마저 채운다. 한잔, 또 한잔.. 하지만 역시나 상실감은 채워지지 않고, 여전히 허무하고 변함없이 고독하다. 새벽의 감수성은 분노의 비빔밥으로도, 인생보다 더 쓴 블랙커피로도 채워지지 않을 때가 많다. 

 

그럴 땐 비빔밥이나 커피가 아닌 따스한 공감과 작은 위로가 필요하다. [혼자인 밤에 당신과 나누고 싶은 10가지 이야기]는 억지로 웃으라고 강요하지도 않고, 삼류영화같은 억지 감동을 보이지도 않으며 힘내라거나 다 잘될거라는 지하철 안내방송만큼 감흥없는 인스타 감성문구를 나열하지도 않는다. 너무 과하지도 않고, 너무 소란스럽지도 않게 조용히 어깨에 손을 올리고 따스함을 전해주듯 위로의 이야기를 전한다. 책은 위로의 이야기를 표방하고 있는데 감수성이 터지는 새벽에 읽기에는 어딘지 슬픈 구석도 있다. 생각이 많아지는 곳도 있고, 공감이 가거나 적어두고 싶은 구절도 보인다. 그림 장면들은 굉장히 수수한 일상의 묘사이고, 움직임이 느껴지기보단 굉장히 정적이고, 포근한 모습들이라서 그림을 보고 있으면 덩달아 일상의 고요함과 편안함을 느끼게 된다. 또 굉장히 단순하고, 짧은 단편적인 장면이지만 그 모습과 상황이 계속해서 머리 속에 떠오르며 이런 저런 생각을 하게 된다. 골치아픈 철학적 고찰이 아니라 그 상황을 떠올리고, 분위기를 머리속으로 느껴보며 아스라한 파란색에 빠져들면 조금씩 마음이 풀리고 느긋해지는 것 같다. 적막한 밤과 조용한 새벽에 마음을 차분하게 어루만져주는 위로가 될 것 같다.

 

책은 흑백에 파란색으로만 채색이 되어 있다. 저자는 밤에 잠기기 바로 전의 거리가 파랗게 물들어가는 찰나의 순간을 좋아한다고 한다. 세상이 차분하게 가라앉아 그 순간이 아름다워 보이기 때문이라는데 하늘의 별이 떠오르고 이제 하루를 마감하는 그 시간을 함께 하며 오늘 하루는 어땠는지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기 위해 책을 썼고, 기분이 좋아지는 순간의 색채를 책에 담아낸 것 같다. 새벽 어스름 속에서 하늘이 밝아올 때에도 세상은 파란빛으로 물든다. 흔히 해가 뜨고 질 때 세상이 붉게 물드는 풍경을 떠올리지만 해가 지평선 너머로 내려앉고 난 이후 어둠의 장막이 감싸기 전이나 해가 떠오르기 직전엔 오히려 어스름한 옅은 쪽빛이 공기를 감싼다. 하루가 끝나는 시간도, 하루가 새로 시작되는 시간도 똑같이 어스름한 쪽빛의 찰라의 순간을 공유하고 있는 것이다. 책의 파란색은 어둠으로 내려앉는 외로움의 색이기도 하지만 밝아오는 새벽의 색이기도 하다. 외롭던 밤을 보내고 어제와는 다른 새로운 아침을 맞이하며 멋진 하루를 기원하는 마음이기도 하다. 밤의 시작부터 새벽이 오기까지 외로운 밤을 계속 함께 있어주며 조용히 지켜봐주는 친구같은 느낌이 드는 책이다

 

 

그렇게 슬픔이 쌓이는 밤에는

정처없이 훌쩍 산책을 나서본다

늘 익숙했던 풍경이지만

모르는 척, 처음 보는 듯한 표정을 짓는다

 

한밤의 강이 좋다

잠들지 않는 반짝임이 강물 위로 흔들린다

방으로 돌아가면 슬픔은

여전히 그곳에서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슬픈 밤에는]

 

꼭 10년전 양화대교 끝자락에 있는 집에서 혼자 살았었다. 당시엔 이유없이 잠못드는 날이 많았다. 세상의 모든 고민을 껴안은 듯 마음이 무겁고, 뻥 뚫린 가슴에 차가운 봄바람이 불어와 몹시도 시리고 아파했었다. 그럴 때면 차가운 강바람을 맞으며 양화대교를 건너며 어둠이 녹아든 강물을 한참을 바라보다 돌아오곤 했다. 또 강변을 따라 새벽 안개가 자욱한 산책로를 걷기도 하고, 하릴없이 동네를 헤매이며 걷기도 했다. 확실히 낮과 똑같은 거리, 똑같은 건물, 똑같은 표지판이지만 밤이라는 색채가 가해지면 색다른 풍경처럼 보였다. 단순히 그 풍경 속에 수없이 오가던 사람이 없다는 것만으로도 그 거리는 전혀 다른 모습을 하게 된다. 그 순간만은 내가 그 거리의 주인이 된다.

 

도시는 항상 바쁘고 삭막하게만 느껴지지만 의외로 모두가 잠든 시간, 사람들이 숨어버린 도시는 그 자체로 편안함을 전해주었다. 마치 여유로운 시골길을 걸을 때와 같은 편안함이다. 아마도 사람이 없는 곳을 거닌다는 것이 세상과의 단절감을 가져와서 비박을 할 때의 대자연에 홀로 내던져진 자유로움과 비슷한 감정을 느끼게 되었던 것이 아닐까 한다. 그런 여유가 좋고, 도시의 적막함이 좋았다. 혼자라서 외로웠지만 혼자이고 싶어서 그런 고독감과 단절감을 느끼기 위해 슬픈 밤에는 밤의 산책을 참 많이도 했었다. 하지만 집으로 돌아오면 불 꺼진 적막한 방은 여전히 무겁고, 그 곳엔 슬픔이 사라지지 않고 그대로 기다리고 있었다.

 

 

그 책은 열차를 타고 대륙을 여행하는 이야기이다

아직 좁은 골목만이 나의 일상이던 그때에

학교가 끝나면 교복도 갈아입지 않고

주인공과 이곳저곳 여행을 떠났던 추억이 샘솟는다

 

책을 읽는 것은

미지의 세계와의 만남이다

[파랑 스카프]

 

책을 읽는다는 것은 미지의 세계와의 만남이다. 꼭 여행에 관련된 책이 아니더라도 책을 읽는다는 건 마치 여행을 떠나듯 책 속으로 들어가 친구를 만나고, 새로운 경험을 하게 되는 것 같다. 나오코의 손을 잡고 오차노미즈 언덕을 거닐기도 하고, 요즘 같은 봄날엔 앤과 함께 마차를 타고 기쁨의 하얀길을 달리기도 하고, 베이커 거리 221B에 가볼 수 있다. 저자의 손에 이끌려 페이지를 넘실넘실 넘어가며 경험하게 되는 책속으로의 여행. 그렇다면 같은 책을 읽는다는 것은 함께 여행을 떠나는 것과 같은 것일테다. 각기 다른 시간, 다른 장소, 다른 환경에서 책을 읽더라도 그들이 도착하는 곳은 똑같은 책 속의 세계다. 두 사람은 같은 열차를 타고 달리듯 같은 것을 공유하며 같은 여행을 떠나는 동무가 된다.

 

 

이곳에서 살고 있는 사람들

그 일상의 내음

 

나는 이곳에서 살아가는 삶을 알지 못하고

이곳에는 나를 아는 사람이 없다

그 삶의 한 자락을 잠시 스치듯 지나간다

[멀리서 들려오는 방울 소리]

 

부산의 대표적인 관광지 중 하나인 감천문화마을과 흰여울문화마을은 사진 찍기 좋은 스팟으로 알려지며 사진을 찍기 위해 몰려든 사람들로 항상 붐빈다. 색색의 알록달록한 집들이 석양의 빛과 더해지면 꽤나 멋진 피사체가 되고, 골목골목 숨어있는 벽화들도 사진 찍기 좋은 포토스팟이 된다. 분명 그곳은 누군가의 일상의 영역이고 내가 사는 곳과 별 다를바 없는 모습일텐데 내가 사는 일상을 한발짝 벗어난 것만으로도 그 곳은 새롭고 흥미로운 세계로 변한다. 전혀 색다른 풍경이 아니지만 일상성 속에서 얻게 되는 새로움과 신선함은 매일 반복되는 일상에서 벗어나게 만들어주는 마법을 가져온다. 어쩌면 이것은 사람이 사라진 밤의 거리에서 느끼게 되는 색다른 느낌과 비슷한 것인지도 모르겠다. 그리고 이것이 도심 여행이 주는 즐거움일 것이다.

 

감천문화마을을 찾는 관광객들이 많아지자 그곳의 카페와 식당 등의 현지 상권의 임대료가 인상되고, 덩달아 주택의 월세까지 오르고 있다는 뉴스를 본 적이 있다. 그곳 주민의 대다수는 월세방에 살고 있는데 월세가 올라서 많은 주민들이 내몰리는 투어리스티피케이션이 시작되었다는 것이다. 그것 뿐만이 아니라 관광객들은 멋대로 현관문을 열고 들어가기도 하고, 너무나 당연하다는듯이 주민들의 일상과 얼굴 사진을 마구 찍는다고 했다. 그로 인해 주민들은 개인의 일상이 사라져버리고 늘 감시받는 듯한 삶을 살게 되었다고 한다. 나의 인스타를 채우기 위한 감성사진을 찍기 위해 누군가의 감정을 상하게 하지는 않는지, 자신의 힐링을 위해 누군가를 킬링하는 것은 아닌지 생각해봐야겠다. 나의 일상에서 잠시 벗어난 그 곳은 다른 누군가의 소중한 일상이라는 것을 잊지는 말자.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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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유튜버 라이너의 철학 시사회 | 기본 카테고리 2021-03-27 2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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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영화 유튜버 라이너의 철학 시사회

라이너 저
중앙북스(books) | 2021년 0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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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를 철학적 함의를 가지고 읽어내는 일이 종종 있다. 혹은 영화 속에서 철학적인 의미를 찾아내려고 할 때도 있다. 감독이 의도하고 철학적 함미를 채워넣은 경우도 있을 것이고, 영화를 만들 땐 의도하진 않았지만 만들어진 결과물에서 철학적 의미를 부여할 수 있는 장면도 있을 것이다. 어떤 경우는 그것이 눈에 너무 빤히 보여서 감독이 너무 쉽게 의미부여를 한다고 평가절하 당하는 경우도 있고, 때로는 너무 심오하게 그 의미가 꼭꼭 숨어 있어서 대다수의 관객은 그것을 놓치고 말지만 몇몇 사람들에 의해 발견당하고는 뒤늦게 화제가 되는 일도 있다. 반대로 어려운 철학적 개념을 영화를 차용하여 어려운 철학을 대중적인 영화로 설명하는 경우도 있다. 어떤 경우건 영화를 철학적으로 해석하고, 의미를 찾아보는 것은 영화를 재미있게 보는 한 방법이자 철학적 사유를 성찰하는 시간이 된다.

 

영화 유튜버 라이너의 철학 시사회는 철학자들의 철학 사상을 영화라는 돋보기로 보는 책이라고 말한다. 철학은 어렵고 고리타분하다는 선입견이 있는데 철학에 영화라는 필터를 덧대서 걸러내면 대중성 있는 영화로 철학을 조금 더 쉽게 접하고 공부할 수 있게 될 것이란 기대를 가지고 책을 쓴 듯하다. 책에는 총 11편의 영화가 각각 영화를 읽어내기 위한 도구로서의 철학자와 짝을 이뤄서 소개되고 있는데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 영화는 매트릭스와 조커, 블레이드러너였다. 그 외에도 선정된 영화와 그와 짝패를 이루는 철학자들의 명단만 봐도 흥미롭고 재미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블레이드 러너를 플라톤과 연결하고, 기생충을 헤겔의 정반합으로 풀이한다니 영화를 보는 것보다 오히려 더 큰 영화적 재미와 기대감을 가지게 한다.

 

매트릭스가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 것은 실제로 매트릭스가 처음 개봉했을 당시 온라인 상에서 매트릭스를 철학적으로 분석하고 해체하는 시도가 많았었기 때문에 그 때 당시의 기억이 떠올랐기 때문이다. 매트릭스는 20년도 더 지난 그 옛날, 온라인이라는 새로운 소통의 매체가 막 활발하게 꽃을 피고, 각자의 의견을 올리고 함께 토론하던 게시판 문화가 빅뱅처럼 터지며 여러 담론들이 쏟아져 나왔을 때와 맞물려 우리에게 도착했다. 물론 그보다 훨씬 이전인 하이텔 시절부터 영화에 대한 교류는 이미 있어왔고, 게시판을 통해 영화에 대해 서로 이야기하는 것이 매트릭스가 처음은 아니겠지만 매트릭스는 영화에 숨어있는 철학적 함의가 유독 많았고, 그런 이유로 영화를 보고 철학적 의미를 찾아내어 게시판에서 토론하는 양과 질이 다른 영화에 비해 월등히 많았던 것 같다. 그러니까 영화에 대한 토론이 아니라 영화 속 철학에 대한 토론을 말하는 것이다. 마치 이 책에서 라이너가 영화로 철학을 톺아보는 것 같은 시도가 매트릭스 때 폭발적으로 많이 있었고, 열혈 영화광을 자처하던 그 철없던 시절이 떠올라서 매트릭스가 눈에 확 꽂혔던 것이다. 말하자면 지극히 개인적인 이유라 하겠다.

 

어쨌건 당시 매트릭스를 두고 많은 담론들이 오갔지만 매트릭스는 가상(가짜) 현실과 실제(진짜) 현실간의 불확실성 때문에 장자의 나비, 호접지몽이 가장 많이 인용되었다. 영화 속에서 영화 밖 세상의 현재 시점과 똑같은 모습을 한 세계는 뇌에 시뮬레이션 된 가짜 세계, 매트릭스이다. 진짜 현실의 세계에서 인간들은 기계장치 속에서 영양분을 공급받으며 기계들의 생체전지 역할을 하고 있다. 네오가 살고 있는 그 세계는 정교하게 만들어진 일종의 꿈의 세상이다. 너무나 정교하게 가공된 매트릭스라는 꿈의 세계에서 깨면 현실로 돌아오게 되지만 꿈에서 깨기 전까진 꿈이 현실이라고 생각하게 된다. 이러한 점 때문에 너무 뻔한 서사처럼 호접지몽이 인용되었다.

 

그리고 호접지몽과 함께 데카르트도 많이 인용되었는데 책에서도 데카르트의 인식론으로 매트릭스를 설명하고 있다. 데카르트 철학에서 중요하게 다루어지는 것이 '데카르트의 회의'라고 하는 의심의 방법이라고 한다. 이 의심의 방법을 이해하는 것이 데카르트를 이해하는 첫걸음이라고 하는데 이는 데카르트 철학의 확고한 기초이고 그 기본 개념은 의심할 수 있는 것은 모두 의심한다는 방침이라고 한다. 데카르트가 가장 먼저 의심한 것은 감각이다. 보고, 듣고, 만지고, 맛보는 등의 모든 감각들의 결과를 의심하는 것은 감각의 대상이 실재가 아니라고 인식하는 것이다. 단순히 주위 환경에 의한 변화나 착시, 신경의 교란 등으로 감각이 실제와 다르게 받아들여지는 것을 넘어서서 장자의 경우나 네오의 경우처럼 꿈 또는 매트릭스에서 진짜라고 믿어지는 현실적 감각을 경험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심지어 신경의 교란이나 아무리 환각, 꿈 속이라도 바뀔 수 없는 수학과 기하학 같은 것은 무려 악마를 소환하여 이 악마놈이 우리를 속일 수도 있다고 말한다. 이쯤되면 너무 간 것 같지만 이건 '데카르트의 악마'라고 해서 과학사에서는 꽤 알아주는 주장이다. 수학과 기하학처럼 똑 떨어지는 것도 악마의 농간으로 내가 잘못된 것을 보고 있는 것일 수도 있다는 주장. 이렇게 데카르트는 세상 모든 것을 의심하는 의심병환자 철학자였다. 지금 의자에 앉아 있는 자신의 현재 상태를 의심할 수 있을까? 라는 질문에 데카르트는 침대에 누워 자면서 의자에 앉아 있는 꿈꾼 적이 있기 때문에 현재 상태를 의심할 수 있다고 답한다. 만약 장자가 나비가 되는 꿈을 자주 꾸었고, 데카르트처럼 의심병환자거나 음모론자였다면 모든 것을 의심하는 철학적 사상을 가지고 있었다면 나비가 되어 날아다니다가도 문득 이것이 꿈이라고 눈치챘을지도 모른다.

 

어쨌건 여기서 데카르트는 한 가지 결론(?)에 도달하게 되는데 그것이 바로 '나는 생각한다. 고로 나는 존재한다'란 데카르트의 사상을 한마디로 표현하는 명제이다. 나는 세상 모든 것을 의심하고 있다. 세상에 의심할 여지가 없는 대상이 있을까? 악마놈이 아무리 교활해도 내가 존재하지 않는다면 나를 기만하지는 못할 것이다. 그렇다면 적어도 내가 이렇게 미친듯이 의심병을 늘어놓는다는 것은, 적어도 의심하는 그 순간에는 의심을 하고 있는 내가 존재한다는 것은 의심이 불가능하다. 왜냐하면 내가 없다면 내가 의심을 할 수도 없을테니까. 그러니까 의심하고 생각하기 위해서는 나는 반드시 존재해야 한다. 혹은 의심하고 생각하는 동안에는 나는 분명 존재하는 존재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이것이야 말로 반박불가 무적의 논리이고 나는 이것을 내가 찾던 철학의 제일 원리로 수용하겠노라 땅땅땅. 그래서 나온게 '나는 생각한다. 고로 나는 존재한다'이다. 이 말은 단순히 생각 좀 하면서 살아라 인간아, 이런 의미가 아니라 의심하고 있는 나는 의심할 수 없는 대상이라는 것이고, 나를 의심하는 순간 동시에 나는 의심하고 있다. 사유하는 자신은 의심할 수 없다. 그러므로 존재한다는 의미이다.

 

진짜와 가짜에 관한 또 하나의 걸작으로 블레이드 러너가 있다. 당대 최고의 비쥬얼리스트인 리들리 스콧이 만든 저주받은 걸작으로 개봉 당시에는 흥행에서 참패했으나 이후 영화가 재평가 받으며 포스트포던 논쟁까지 불러일으키기도 했던 영화역사상 가장 주목해야 하는 SF영화 중 한편이다. 작중 복제 인간을 칭하는 리플리컨트는 인간의 겉모습을 흉내 내어 만든 복제품 시뮬라크르이다. 인간이 되고 싶은 여섯 명의 리플리컨드가 자신을 만든 창조주인 타이렐을 찾아 지구로 오게 되고, 리플리컨트를 전문적으로 수사하는 데커드는 이들을 뒤쫓는다. 이 과정에서 데커드는 타이렐의 조카의 기억을 이식한 신형 리플리컨트인 레이첼과 사랑에 빠지고 마지막에 함께 떠나는데 영화는 진짜 인간과 복제 인간을 통해 인간이란 무엇인지, 무엇이 인간을 인간답게 하는지를 끊임없이 질문한다. 데커드도 리플리컨트였다는 암시가 굉장히 많이 나오는데 리플리컨트를 잡는 리플리컨트였던 것이다. 하지만 데커드 본인은 물론 관객들도 그것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고 넘어간다.

 

인간이란 무엇이고, 무엇이 인간을 정의하는가 하는 주제는 블레이드 러너 외에도 공각기동대, 로보캅, 아이로봇 등의 수많은 영화에서 차용되었다. 보통 이들 영화에선 인간을 영혼을 가지는 무언가가라는 식으로 정의하는 경우가 많은데 그렇다면 로봇에게도 영혼이 들어가면 그것을 인간이라고 부를 수 있는가 같은 심오한 질문을 던지기도 한다. 플라톤에 의하면 인간의 영혼은 인간이 형태를 지니기 전부터 어디에선가 왔으며, 불멸의 것이고, 인간은 영혼과 육체가 분리된 존재라는 인간의 이원성을 주장했다. 또 플라톤은 인간은 지혜, 용기, 절제의 세 가지 덕을 갖추어야 한다고 말했는데 지혜는 머리, 용기는 가슴, 절제는 배에서 나오고 이런 육체에 어디에선가 영혼이 와서 깃든다고 했다. 불멸의 영혼이 인간의 육체로 접신하는 것이기 때문에 인간은 이미 완성형의 영혼을 가진, 답을 내재한 존재라고 믿었다. 태어날 때부터 선천적으로 지니고 있는 관념인데 데카르트는 이것을 본유관념이라 불렀다.

 

플라톤은 아카데미아의 입구에 '변천해 가는 생성의 세계에서 영원한 참실재의 세계로 영혼을 눈뜨게 하는 곳'이라는 문구를 적었다고 하는데 영혼을 눈뜨게 한다는 것은 영혼의 불멸, 완전성을 의미하고, 영혼을 눈뜨게 하면 참실재를 알 수 있다고 했다. 여기서 참실재란 이데아를 뜻하는데 이데아란 바로 진리이다. 이는 물으면 알 수 있다는 뜻이다. 데커드는 인간과 리플리컨트를 구분하기 위해 질문을 한다. 리플리컨트에게는 가공된 기억, 감정, 경험이 입력되어 있고, 그것으로 리플리컨트를 구별해낸다. 하지만 리플리컨트는 그 기억과 감정이 실제라고 믿고 있는데 이는 매트릭스의 가짜 세계와도 이어진다. 가져본적이 없는 기억, 실제가 아닌 경험을 안고 사는 리플리컨트는 목에 전선을 꽂고 기계와 연결되어 실제가 아닌 매트릭스 속에서 살아가는 레오와 동일성을 가진다.

 

매트릭스에서 레오는 깨어있는지 잠들어 있는지 혼란스러워 하고 자신의 감각에 의문을 가진다. 그때 모피어스를 만나 매트릭스에 대해 듣게 되고 선택을 강요당한다. 파란약을 먹고 지금과 같이 믿고 싶은 것 믿으며 살지, 빨간약을 먹고 원더랜드로 가서 토끼굴이 얼마나 깊은지를 보러 갈지 선택하라고 한다. 레오는 평생 뭔가가 잘못되었다는 의문을 가지고 살아왔고, 그 의문을 해결하기 위해 빨간약을 선택한다. 의심하고 의혹을 가지는 레오는 이제 진실로 존재하는 존재가 된다. 데커드는 질문을 하는 것으로 진짜 인간과 가짜 인간을 구분해내고, 로이 베티는 자신을 만든 창조주를 만나 삶과 죽음에 대한 질문을 하기 위해 지구로 숨어든다. 이처럼 두 영화에는 각각 데카르트와 플라톤이 주장하는 철학적 가치가 영화에 깊게 삽입되어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영화 속에 이러저러한 철학적 함의가 있을 것이라고 막연히 생각만 했었는데 책을 읽고 다시 영화를 생각해보니 영화 곳곳에 철학자들이 말하고자 했던 의미가 영상으로 남아있는 것을 알 수 있다. 어려운 철학을 영화라는 대중문화로 희석시켜 배워보니 쉽게 이해가 되고, 반대로 영화를 철학이라는 돋보기로 들여다보니 이전에는 보지 못한 의미를 발견할 수 있고, 조금 더 깊이있고 새로운 영화읽기를 할 수 있게 된다. 재미있게 영화를 보고 즐거웠다면 그것만으로도 영화의 효용은 충분하지만 그 속에 철학의 돋보기를 드리우고 철학적으로 읽어내고 의미를 찾아보는 것도 영화읽기의 새로운 재미가 되지 않을까 한다.

 


 

본 포스팅은 네이버 카페 문화충전200%의 서평으로 제공 받아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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