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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와 물건 | 기본 카테고리 2022-10-28 14: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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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엄마와 물건

심혜진 저/이입분 구술
한빛비즈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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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사물, 둘의 랑데부는 시간을 노래한다. 시간은 사물의 변화를 인식하기 위해 정립된 개념이다. 나의 시간이 흘러갈수록 내 주변의 온갖 사물들은 과거로부터 현재, 그리고 미래로 나아가면서 점차 성숙해지기도, 해어지기도 한다. 나 역시도.

 

주변에서 흔히 사용하는 물건들, 예컨대 손톱깎이, 싱크대, 화장지, 이태리타월, 김 솔 따위. 인터넷 쇼핑, 생활잡화점 등에서 쉽게 설치하거나 구매할 수 있는 물건들. 생활하면서 쉽게 구할 수 있는 물건이어서 그런지, 우리는 손쉽게 구매해 사용하고, 닳으면 손쉽게 버리고 새 제품을 구매한다.

 

하지만 한번도 생각해 본 적이 없었다. 이러한 물건들은 어떤 시간의 노래를 담고 있는지. 궁금함에 답하기라도 하듯, 저자는 나에게 엄마의 목소리를 담아 노래를 들려준다. 전쟁둥이로 태어난 엄마, 노년에 접어든 엄마에게 자식이 묻는다. 엄마와 함께 사랑을 노래하며, 사람들을 품고 있는 사물들의 노래를.

 

책에 소개되는 약 20여 종의 사물들은 제각기 자기만의 노래를 갖고 있다. 그들의 노래는 제각기 자기만의 시간으로 흘러 왔다. 그리고 그 시간은 엄마에게 스며들고, 자식에게, 또한 책을 읽고 있는 독자들에게 스며든다.

 

저자가 소개하는 사물들의 노래는 엄마의 시간과 크게 다르지 않다. 전후 산업화가 되어 가는 한국의 모습을 담고 있는 노래. 고운 돌을 때수건 삼아 몸을 문지르다가 이태리타월을 처음 사용했을 때의 충격. 치약을 사용했을 때의 경이로움.

 

우리가 당연하듯 사용하는 물건들이지만, 산업화시기를 보낸 어른들은 사물들에게 적응하는 과정이 필요했다. 갑자기 편리해진 생활과 함께 한편으로는 진정으로 삶의 질이 좋아졌을까 하는 의문도 함께 찾아온다. 과거에는 갑작스럽게 편리해진 생활에 적응하는 과정이었다면, 이제 우리는 그러한 사물들이 우리에게 어떤 영향을 주고 있는지 고찰해보는 시간도 필요하다.

 

사물들은 과거부터 지금, 앞으로도 우리와 함께 할 것이다. 지금 우리가 처음 접하는 물건들이 미래에는 당연한 것이 될지도 모르고, 우리의 시대적 문화사를 밝혀주는 좋은 단서가 된다. 물건을 통해 과거와 현재, 미래를 잇는 아름다운 책, 까칠하고 유쾌한 이것이 사랑일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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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로 배우는 요리의 역사 | 기본 카테고리 2022-10-27 1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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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만화로 배우는 요리의 역사

브누아 시마 저/스테판 두에 그림/김모 역
한빛비즈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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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때부터 미치도록 궁금한 것이 있었다. 예를 들면, 쪄서 먹던 만두를 도대체 누가 왜 물에 넣고 끓여 만둣국으로 만들었느냐 하는 식이다. 대체 누가 김치를 찌개로 끓일 생각을 했을까. 지금이야 누구나 흔히 먹는 음식이지만, 그 음식이 처음 탄생하던 순간에는 희대의 괴식이었을지도 모르겠다. 발명자는 세상 제일가는 또라이로 불렸을지도.

 

음식의 맛은 둘째 치더라도, 새로운 조리법으로 개발한 시도는 칭찬 받을 만하다. 덕분에 후세 사람들이 더욱 풍부한 요리를 즐길 수 있게 되었으니까. ‘만화로 배우는 요리의 역사’를 읽다 보니 이 생각은 더욱 강해졌다. 야생동물이나 자연의 위협으로부터 비교적 안전해진 요즘, 요리는 더욱 풍부한 삶의 질을 위해 연구되는 경향이 강하다. 반면, 위험요소가 지금보다 훨씬 많았던 과거에는, 요리는 인간의 생명과 직결될 수 있는 매우 중요한 요소였다.

 

원시시대에는 열매를 먹거나 사냥한 고기를 생으로 먹거나 불에 구워먹는 것이 고작이었을 것이다. 그러나 이후 농경이 시작되면서 정착생활이 이루어지자, 보다 자연에서의 위협이 줄어들었고, 요리는 단순히 생존을 위한 수단에서 삶을 위한 것으로 바뀌었을 것이다.

 

신분 사회가 생기면서 요리는 권력을 상징하기도 했다. 음식은 생존을 위해서는 필수조건이니, 권력자가 화려한 요리를 먹고, 하층민의 음식을 잘 관리해준다는 것은 그들의 생존권을 쥐고 있다고 해석해도 되지 않을까?

 

요리는 끊임없이 발전했다. 최근에는 식물성 재료로 만든 대체육이 등장하기도 했고, 많은 요리연구가들이 새롭고 맛있는 음식을 개발하기도 한다. 요리는 과거부터 지금까지 인간과 함께 해왔고, 앞으로도 함께 할 것이다. 요리는 인간의 문화, 역사, 사상을 드러내준다. 우리가 먹는 음식들의 조리법이 사실 생각보다 오래되었다는 것을 알고 나니, 인간은 역사적이고 사회적인 존재라는 것을 새삼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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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로 배우는 불멸의 역사 | 기본 카테고리 2022-10-26 16: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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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만화로 배우는 불멸의 역사

브누아 시마 저/필리프 베르코비치 그림/김모 역/홍성욱 감수
한빛비즈 | 2022년 0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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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에게 있어 ‘불멸’은 떼놓을 수 없는 소재다. 그리스 신화에서 뛰어난 업적을 보인 영웅은 올림포스 산에 올라가 넥타르를 마시고 신의 지위까지 올라간다. 진시황은 불로불사를 꿈꾸며 불로초를 찾아 헤맸고, SF 영화에서는 인간의 육체를 로봇으로 개조하는 등의 설정도 등장한다.

 

우스꽝스럽게 보이기도 하지만, 이를 계기로 인류의 과학이 크게 진보한 것도 사실이다. 육체의 한계를 극복하고자 했던 연금술부터 생물학에 이르기까지. 하지만 불멸은 어쩌면 인간의 망집일지도 모르겠다. 자연의 순리를 인간이 극복하는 것, 다시 말해 인간이 세상에서 최고의 지위를 갖게 된다는 것. 불멸에의 추구를 통해 인간 문명이 크게 발달한 것도 사실이지만, 죽음을 이겨낸다는 것이 망집이 아닐까 하는 것은 우생학의 발달에서 찾을 수 있었다.

 

우생학은 잘 알다시피 나치즘에 활용되었던 논리이기도 하다. 인간은 현재의 불완전함을 극복하고, 육체의 한계를 초월해 궁극적인 불멸을 추구하려 하는데, 우생학은 열등한 인간을 배제시키고 우월한 유전자의 인간만을 지구상에 퍼트림으로써 인간의 한계를 극복하고자 한다. 물론 우생학도 인간의 더 나은 진보를 가져올 것이라는 긍정적 관점도 존재했지만, 열등한 인간은 제거해야 한다는 부정적 관점의 우생학이 대세가 되었다.

 

현대에 이르러 정보 및 기계 공학과 맞물려 인간의 불멸에 대한 의지는 더욱 높아졌다. 구글은 다양한 방면으로 투자를 유치하며 인간의 한계를 극복하고자 하며, 수많은 SF 영화에서의 인간의 모습은 이제는 과거와 달리 그럴듯하게 보이기까지 한다. 트랜스휴먼, 디지털 기술의 혁명으로 실현 가능성이 전혀 없어 보이지는 않게 되었다. 냉동인간은 이미 실험을 시작한 지 꽤 되었으며, 이론상 인간 육체의 한계를 초월한 슈퍼 혈청 캡틴 아메리카도 가능할 것 같아 보이기도 한다.

 

그러나 이미 우생학의 사례에서도 보았듯이, 윤리적 문제가 가장 우려되는 부분이기도 하다. 인간의 유한성을 극복하게 된다면, 그때의 나는 ‘나’라고 할 수 있을까? 불멸을 꿈꿀 수 있는 것도 ‘뇌’가 작용하기 때문인데, 뇌는 분명 유한한 시간 동안 작동하는 신체 기관이다. 유한성을 벗는다는 것은 뇌의 유한성조차도 초월해야 한다. ‘테세우스의 배’를 떠올려본다. 배가 낡으면, 부서진 부분에 새로운 판자를 덧댄다. 그래도 그 배는 동일한 배다. 이런 식으로 반복하다가, 오랜 세월이 지나게 되면 언젠가 원래 오리지널 배의 부품은 하나도 없게 될 것이다. 그래도 그 배를 오리지널 테세우스의 배라고 할 수 있을까? 마찬가지로 이상이 생긴 육체의 장기를 다른 장기나 기계로 대체하고, 그렇게 내 모든 기관이 새로운 무언가로 대체되고 불사를 한들, 불멸을 꿈꾸던 진정한 나라고 할 수 있을까?

 

불멸을 꿈꾸는 문제는 단순히 과학 기술과 의학의 문제에서 그칠 것이 아니라, 윤리와 철학의 문제로까지 나아가야 한다. 나도 물론 가능만 하다면 천 년이고 살고 싶지만, 육체와 정신이 오리지널의 나라는 것이 전제되어야 한다. 정신은 멀쩡히 수천 년 사는데 뇌만 달랑 통 속에 들어가 있다고 생각해 보면, 끔찍하다. 영화에도 이런 경우가 있지 않나? 차라리 유한한 시간, 그만큼 만족할 수 있는 삶을 사는 것이 더 아름다워 보인다. 기술은 지금도 발전하고 있고, 앞으로 미래에 어떤 양상으로 흘러갈지 모르겠다. 다만 가능성과 희망으로 나아갔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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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답해서 찾아왔습니다 | 기본 카테고리 2022-10-02 1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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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답답해서 찾아왔습니다

한덕현,이성우 저
한빛비즈 | 2022년 0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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넌 내게 반했어등 많은 히트곡을 보유한 장수 그룹 노브레인. 보컬 이성우는 간혹 TV에 출연해 언제나 유쾌한 모습을 보여주었다. 노브레인과 크라잉넛을 아직도 헷갈리는 나라서 노브레인에 대해 엄청나게 자세히 알고 있는 건 아니지만, 그래도 노브레인은 항상 활기차고 음악과 함께라면 모든 것을 헤쳐 나갈 수 있을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인간인 이상 누구나 마음속에 고통과 고민을 갖고 있다. 그 역시 나름의 고민을 갖고 있었다. 특히 공연을 해야 하는 가수로서, 코로나 시국에 공연들이 중단되고 활동의 폭이 좁아지자 앞으로에 대한 고민을 하기도 하고, 가수로서의 연차가 높아지면서 자신이 제대로 잘 하고 있는가에 대한 고민까지. 가수라는 점만 다르지, 사실 그가 하는 고민은 우리들이 살면서 하는 고민들과 크게 다르지 않다고 생각한다. 내가 잘 살아온 것이 맞는지, 지금 내가 하는 것들이 맞는 것인지.

 

나 역시 사는 것에 목매단다. 결과적으로, 내가 나를 돌아보면 잘 살았다고 느끼지 못한다. 밥벌이도 겨우 하고, 그렇다고 해서 특정 분야에 뛰어난 적성이 있는 것도 아니다. 그냥 하루하루 책이나 읽으면서 출퇴근하고, 그냥 그렇게 늙어간다. 그래서 오히려 나를 부러워하는 말을 들으면 약 올리나 싶어서 화가 치밀기도 하는데, ‘살아야 한다는 것이 얼마나 큰 압박이 되고 있었던 것일까.

 

보컬 이성우와 함께 대화를 나눈 한덕현 의사는 이러한 우리의 고민에 대해 따뜻하게 이야기를 건넨다.

 

? 이라는 말은 자기 자신의 행동을 이상하게 바꾸는, 즉 자기가 연습하고 생각했던 평소의 자신을 잊게 만드는 놀라운 단어입니다.

 

살아야 한다는 압박은, 다시 말해 지금까지 내가 살았다는 것을 전제로 하기 때문에 더 발전해야 한다는 것을 뜻한다. 사실 이라는 것은 주관적인지라 당사자가 만족해야 할 일인데, 그것이 어찌 쉬울까. 그래서 우리는 점점 더 압박받고 마치 밑 빠진 독에 물을 붓듯 채워지지 않는 느낌에 고통받고 우울해진다. 그러나 우리는 이를 모른다.

 

? 사실 우울증이나 불안증을 겪을 때 가장 힘든 것은 내가 무엇을 힘들어하고, 무엇 때문에 스트레스받고, 무엇을 무서워하는지 모르는 것입니다.

 

타자는 공을 치는 선수이지, 공을 치는 선수는 아니라 한다. 당연한 말이지만 크게 와 닿는 말이기도 하다. 세상은 실력도 필요하지만 운도 따르기 마련이다. 아무리 훌륭한 선수라 하더라도 매번 완벽하게 공을 칠 수 없다. 결국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살기 위해 힘을 쓰는 것이 아니라, 지금 사는 것이 살고 있는 과정이라는 것을 믿는 것이다.

 

세상은 빠르게 변화하고, 나이는 먹고, 그만큼 살아온 날들에 대한 회의가 든다. 이성우의 유튜브 채널에서 그는 말한다. 아무것도 하지 않고 쓰러지는 것보다는 뭐라도 하고 쓰러지는 것이 더 나을 거라고. 실패할 수 있는 용기가 필요하다고. 다시 일어나면 되니까.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변화가 생기지 않는다. 그러면서 잘 살기를 바라고 꿈을 이루기를 원하는 것은 내 인생에 대한 실례이지 않은가.

 

? 나이는 먹더라도 마음이 젊다는 것은 변화를 받아들이고, 평가하고, 그다음 변화를 준비하는 것입니다.

 

? 꿈의 그림자를 만지며 본질을 향해가는 그 여정에서 희망과 즐거움을 상상하는 것이 바로 꿈꾸는 것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외로움과 불안의 시대를 건너는 우리들에게 따뜻한 시선을 보내는 이성우 X 한덕현의 뭉클한 콜라보. 그 와중에 유쾌함을 잃지 않는 모습에 박수를 보낸다. 어찌됐든 꾸역꾸역 지금까지 살아온 나에게도 내면의 박수. 짝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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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력의 유전자 | 기본 카테고리 2022-10-01 1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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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협력의 유전자

니컬라 라이하니 저/김정아 역/장이권 감수
한빛비즈 | 2022년 0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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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할수록 인간은 기묘한 존재인 것 같다. 뉴스만 틀어도 온갖 범죄는 물론, 인간성을 내다버린 듯한 소식을 접할 수 있는데, 한편으로는 아직 세상은 살 만한 곳이라는 것을 느끼게 하는 훈훈한 소식들도 많다. 물론 개인의 성격이나 성향에 따라 행동하는 것이라 일반화하기는 조금 그렇지만, 궁금해지는 것도 사실이다. 인간은 선한, 혹은 악한 존재라고 단정 지을 수 있을까?

 

맹자는 측은지심, 수오지심, 사양지심, 시비지심의 사단을 주장했다. 나와 우리 가족의 안전과 후대를 위해서는 실질적으로 우리는 자신들만 신경 쓰면 된다. 그러나 우리는 그렇지 않다. 태안반도에 기름이 유출되었을 때도, 세월호가 침몰했을 때도, 지진이나 태풍 피해를 입었을 때도, 우리는 가족도 아니고 누군지도 모르는 피해자를 위해 기꺼이 물품을 보내고 성금을 모으며 현장에서 봉사를 한다. 우리 몸에는 어쩌면 화합하는 것이 본능적으로 배어 있었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진화생물학자 니컬라 라이하니가 연구한 바에 의하면, 모든 생명은 협력을 기반으로 하고 있다. 리처드 도킨스의 이기적 유전자가 얼핏 떠오르는데, 이는 유전자가 실제로 의지를 갖고 행동한다기보다는 유전자의 특성을 비유적으로 묘사한 것으로 보아야 할 터이다. 유전자의 가장 큰 존재 의의는 자신의 생체 데이터를 안전하게 후대에게 물려주기 위함이다. 그러므로 유전자는 자신이 안전하게 존재하기 위해 환경에 적응하게 되는데, 이때 다른 세포나 생명체의 안전 여부는 관심이 없다. 생각이나 의지가 없는 유전자가 그런 것을 신경 쓸 리가. 그런 점에서 유전자는 자신만의 생존이 우선이기 때문에 이기적으로 보이고, 또 그렇게 인식해 왔으나, 니컬라 라이하니는 그렇게 바라보았던 이기성이 뒤집어 보면 협력으로 볼 수도 있다는 것이다.

 

우리 몸부터 하더라도, 우리 몸은 수십조 개의 세포가 협력하여 이루어진 물질이다. 사실, 협력은 항상 순탄하지만은 않다. 우리가 조별 과제를 할 때 협력을 하지만 간혹 의견 차로 다툼이나 갈등이 발생하는데, 세포 역시 마찬가지다. 협력은 필연적으로 갈등을 낳지만, 자연적 존재인 모든 세포와 유전자는 갈등을 최소화하여 환경에 적응하는 것이 임무다. 심지어 암세포조차도 우리에게는 큰 위협이 되지만, 암세포는 몸속에서 성장하기 위해 다른 세포와 협력하며 우리 몸속에 자리를 마련한다.

 

그런 점에서, 유전자의 협력성은 공리주의적인 느낌마저 갖게 한다. 비록 이 세포 하나가 희생되더라도, 그것을 바탕으로 후대의 환경 적응에 유익함이 된다면 이 개체는 기꺼이 그렇게 할 것이라는 점이다. 개미들도 공동체의 이익을 위해 개인으로서의 자신을 내버리기까지도 한다.

 

인간의 문명은 여타 다른 동물들과 큰 차이점들을 갖고 있다. 그러나 인간 역시 세포의 협력성을 바탕으로 이루어진 존재이기 때문에 우리가 사회에서 미담을 만들어 내는 것도 유전자에 각인되어 있는 협력성 때문이라는 흥미로운 시각을 생각해 볼 수 있겠다. 산재해 있는 환경 문제, 기아 문제, 전쟁 등은 각 개인의 힘만으로는 해결할 수 없다. 인간이 사회적 동물이라는 것도 남과 함께 살기 때문인 것이고, 그렇다는 것은 갈등이 있을 수도 있지만 그 갈등을 협력하여 잘 봉합하기 때문인 것이기도 하다. 협력은 미래를 위해서도 반드시 필요한 개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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