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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대한민국 철학사

유대칠 저
이상북스 | 2020년 0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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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언어로 우리의 아픔을 노래한 우리의 철학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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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 노동자로 자신을 소개하는 저자 유대칠은 가진 자의 '홀로 있음'이 아닌 민중과 '더불어 있음'의 철학을 고민하며 연구하고 있다. 그러한 노력의 산물인 이 책은 '대한민국 철학'의 근본적인 조건과 그 정신, 한국철학에 영향을 준 중국과 일본의 정황, 한국철학의 역사와 그러한 한국철학의 대표적인 철학자들의 사상들을 다룬다.


저자가 강조하는 철학의 핵심은 민중으로부터의 철학이다. 즉 한국철학은 고난 가운데 삶을 살아갔던 한국 민중이 중심 되는 철학이다. 또한 그 철학은 각 개개인이 흩어져있는 존재가 아닌 더불어 함께 있는, 하나 되어 있는 철학이다. 곧 "더불어 있음의 철학(43)"이다. 그는 그동안 다루지 않았던 한국의 철학자들을 소개한다. 그들은 철학과에서 다루지 않았던 이들, 제도 속에 있으면서 주목받았던 인물들이 아니다. 민중 스스로 '나'의 철학이라 부를 수 있도록 철학을 한 분들. 그들의 철학이 대한민국 철학이며, 그 철학의 역사가 대한민국철학사임을 저자는 주장한다.


저자는 한국철학의 주요한 기초가 3·1 혁명과 한글의 창제, 서당이라는 공간이라고 한다. 3·1 혁명으로 인해 민중들은 스스로 통치의 대상이 아닌 주체가 되는 혁명적 경험을 할 수 있었다. 이러한 정신은 고스란히 "대한민국 임시헌법"으로 이어졌고, 대한민국의 헌법에 녹아져 있다. 한글은 위계의 조선을 다지는 수단으로 사용되었지만, 의도치 않게 한글은 서당을 중심으로 확산되었고, 민중의 언어로 기능하게 되었다. 곧 나의 생각을 나의 말로 글로 표현할 수 있었다는 것이고 철학의 언어가 가능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한국철학이 본격적으로 태동하게 된 계기를 저자는 양명학과 서학, 동학의 출현과 보급으로 본다. 먼저 저자는 성리학으로 대표되는 조선의 철학은 '통치자의 철학'이며 이는 '위계의 존재론'이라고 강조한다. 이는 통제를 위한 철학이며, 민중의 철학이 아니다. 성리학과 달리 양명학은 양반의 기득권에 대항하는 학문이었다. 따라서 한국의 철학이라 할 수 없다. 한국의 철학은 눈물의 철학이며, 고난의 주체가 철학의 주체가 되는 철학이다. 이러한 양명학의 정신은 신흥 무관학교와 대종교로 이어졌고, 이를 통해 평등사상, 민족과 개인의 주체성이 강조되었다. 


서학은 하느님 앞에 모든 사람이 평등하다는 사상이었으므로, 민중들에게 새로운 희망을 선사했다. 우리말로 쓰인 정약종의《주교 요지》를 통해 민중들은 자신의 고난과 아픔을 직접 대면하고 해석할 수 있게 되었다. 이를 통해 자신들의 통제의 대상이 아니라 '우리'로 존재할 수 있는 존귀한 존재임을 깨닫게 되었다. 서학을 통해 그들은 복음을 만나게 되었다. 하지만 서학은 유럽의 철학이며, 우리 철학은 아니었다. 


결국 한국철학의 출산은 최제우의 《용담유사》로 시작되었다. 동학의 신은 서학의 신과는 달랐다. 불변하는 존재로서의 신이나 나의 밖에서 존재하는 완전자의 모습이 아니라, 동학의 신은 함께 이루어져 가고 변화한다. 동학은 우리의 언어로 우리 철학을 가능하게 했다. 고난과 마주하며 스스로 존재를 결정하겠다고 선택할 수 있게 했다. 비록 눈에 보이는 혁명은 실패했겠지만, 그 정신은 한국철학의 출발점이 되었다.


저자는 3장에서 한국철학의 주변에 초점을 맞춘다. 이는 중국과 일본의 사정이다. 왜냐하면 한국은 홀로 있지 않고 중국과 일본의 영향과 관계 안에 놓여있기 때문이다. 일본은 유럽의 장점을 빨리 깨우치고, 유럽의 철학을 자신의 철학으로 느리지만 천천히 내면화시켰다. 그리하여 자신들만의 고유한 철학으로 만들어갔다. 하지만 그들의 철학은 민중이 없다. 일본의 철학은 국가에 대한 '충'의 철학이다. 국가를 유지하기 위한 철학이다. 따라서 참된 철학이라 할 수 없다. 


중국은 어떠한가? 중국은 여러 기회가 있었지만 자신들이 중심이라는 사상을 버리지 않았다. 이른 시기에 유럽으로부터 선교사들이 들어와 유럽의 사상과 번역하여 소개했다. 하지만 중국인들은 그러한 사상들을 스스로 내면화하지 못했다. 그들의 철학으로 만들지 못했다. 그들은 여전히 자신의 것이 더 가치 있다 생각했다. 결국 그들은 뒤늦게야 자신들의 선택이 그릇되었음을 깨닫고, 일본을 통하여 서구의 사상을 배우기에 이른다. 한국도 철학의 변두리에 있었다. 우리는 일본과 중국의 역사를 되돌아보며 우리의 철학이 어떠해야 하는가에 대해 고민하고 질문해야 한다.


4장에서는 한국철학의 민낯을 드러낸다. 한국 사회의 부조리 속에서 한국철학의 '회임'과 '출산'이 가능했지만, 제도 속의 한국철학은 민중이 빠진 철학이었다. 그들의 철학은 민족주의와 국가주의의 모습으로 다가왔다. 그들은 당대에 흔치 않은 유학파로 국내에 돌아와서 정계와 교육계에 몸담았다. 그들의 철학은 이 땅의 민중에 대한 고민 없이 등장했으며, 민중의 고난이나 주체성은 그들 철학의 대상이나 주제가 되지 못했다. 그들은 현실에 안주하며 현실의 체제를 더욱 공고히 하는 철학을 발전시켰다.    


5장은 이 책의 핵심이다. 저자는 윤동주와 함석헌, 류영모, 문익환, 장일순의 철학을 톺아본다. 특히 많은 분량을 함석헌의 철학에 할애한다. 이들의 철학은 모두 '우리'의 자리에서 '우리'의 언어로 '우리'의 고난에 마주한다. 바로 지금 여기에 있는 민중의 아픔에 함께 한다. 현재 아파하고 있는 민중의 외침에 반응하는 철학이다. 우리 밖의 것을 동경하며 그리워하지 않는다. 철저히 우리의 고통에 함께 아파하며 함께 울어주고 함께 싸운다. 이들 철학의 중심은 바로 민중이었다. 


철학의 주체는 바로 이 땅 민중이다. 이 땅의 부조리를 가장 잘 알고, 그 가운데 가장 아파하고 가장 신성하게 그 부조리의 공간에서 치열하게 싸우는 이들은 바로 민중이다. 철학의 주체는 바로 민중이고, 대상은 그 민중의 존재론적 본질, 바로 신성함이다(458).


6장에서 저자는 책을 마무리하면서 우리의 철학이 어떠한 방향으로 나가야 할지를 주장한다. 그는 유럽과 지중해의 오랜 철학 가운데 '나'는 홀로 있는 존재였음을 강조한다. 하지만 우리의 철학은 '너'와 더불어 '우리' 가운데 있는 '나'로서의 '더불어 있음'의 '서로주체성'임을 역설한다. 오랜 시간 민중의 외침은 우리의 눈에 실패로 보인다. 하지만 그 역사는 실패가 아니다. 민중이 중심 되어 외친 철학적 선언은 우리의 정신에 고스란히 남아있다. 


여전히 이 땅에 부조리와 비극이 계속된다. 우리는 고난 앞에 외로이 있지 않고 더불어 함께 있다. 끈질기게 우리를 옭아매는 부조리한 세상 가운데서도 서로에게 손을 내밀어보자. 결코 홀로가 아님을. 더불어 함께임을 기억하자. 거기로부터 우리의 철학, 우리의 사상, 우리네 삶이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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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실한 하나님과 관계하는 백성의 제국에서의 삶 | 종교 2020-04-23 1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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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하나님, 이웃, 제국

월터 브루그만 저/윤상필 역
성서유니온선교회 | 2020년 0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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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실한 하나님과 관계하는 백성들이 어떻게 제국에서 살아야하는지를 구약성경의 내러티브로 탁월하게 풀어낸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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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약성경은 신약성경에 비해 기독교인들에게 많은 관심을 받지 못하는 것 같다. 신약성경에 비해 어려워서도 있겠지만, 예수 그리스도를 구약의 성취라고 믿는 기독교인들에게 구약의 이야기는 우리의 삶과 동떨어져있다고 생각하는 듯하다.


세계적인 신학자이자 탁월한 구약성경의 해석자인 월터 브루그만(Walter Brueggemann, 1933~)은 『예언자적 상상력』을 통해 우리에게 잘 알려져 있다. 그는 통찰력 넘치는 성경해석을 통해 구약성경이 우리의 삶과 직접적인 관계 가운데 놓여 있음을 기억하게 만든다. 더불어 신실하신 하나님과의 관계로 우리를 초대한다.


그는 『하나님, 이웃, 제국』을 통해 성경 본문(text)의 상황(context)은 '제국'의 맥락 가운데 놓여 있다고 주장한다. '제국'은 부와 권력이 집중되어 있으며, 약자의 부를 강자에게 몰아주고, 상품화 정책을 추구하며, 이러한 제도를 위해 언제든 모든 수위의 폭력을 즉시 집행할 수 있도록 준비되어 있는 특징이 있다고 저자는 강조한다. 


하지만 구약성경은 이러한 제국 한가운데서 '대항 텍스트'(countertext)로 존재함을 브루그만은 역설한다. 제국의 내러티브는 우리의 상상력을 제한하고 통제하지만, 대항 텍스트는 주류 텍스트를 전복하려 하며, 새로운 상상력을 불러일으키는 역할을 감당한다. 여기서 저자는 언어유희를 통해 주류 텍스트를 전복(subversion)하는 하위 해석판(sub-version)이 대항 텍스트라고 표현한다.


구약성경은 끊임없이 이어지는 제국 한가운데서 옛 이스라엘을 위한 '대항 텍스트'countertext가 되었다. 제국의 내러티브는 일상 속에 있는 상상력을 통제했지만 구약은 이에 맞서는 대안이 되었다. 이 대항 텍스트는 제국이 장악한 주류 텍스트를 전복 subversion 한다는 점에서, 정확히 말해 '하위 해석판'sub-version이라고 볼 수 있다(19).


우리는 구약성경을 통해 해방의 하나님을 만나게 된다. 그 하나님은 출애굽 내러티브, 광야 체류 내러티브, 시내산 언약 등을 통해 현실의 상황을 재해석할 수 있도록 우리에게 개입하신다. 우리는 제국의 이야기가 아니라 하나님의 이야기에 귀 기울인다.


저자는 호세아 2:2-23, 출애굽기 34:6-7, 예레미야 애가 3:20-22, 시편 85:10-13을 통해 정의와 은혜, 율법에 초점을 맞추어 하나님의 신실하심을 장엄하게 그려낸다. 이러한 신실함은 관계에 초점을 맞추고 있으며, 우리에게도 이웃을 향해 나아감을 촉구한다. 더불어 이러한 관계성은 창조 세계의 회복과 관련되며, 모든 만물에게까지 영향력을 미친다. 


정의는 모든 사람을 살리며 질서를 세우고 유지하는 것이다. 하나님의 통치가 편만할 때 참된 정의가 드러난다. 저자는 이 장에서 '위로부터의 정의'와 '아래로부터의 변화'를 대조한다. '위로부터의 정의'는 '왕의 정의'로 축재를 일삼으며, 통제하는 정의다. 이는 서민들의 삶에는 무관심할 뿐만 아니라 도리어 그들을 제물 삼는다. 


반면 '아래로부터의 변화'는 하나님의 결단과 인간의 행함이 연대하는 자리이며, 성경은 그러한 이야기를 반복하여 우리에게 들려준다. 참된 정의는 고갈과 축재, 독점과 폭력과 대항하여 해방이 불러오는 풍요가 있다. 성경은 이웃을 사랑하는 삶만이 짧고 불행한 축재의 삶에 맞서는 대안임을 반복하여 강조한다.


은혜의 하나님은 우리의 예상을 뛰어넘으며 한계를 초월하신다. '공통 신학'으로 대변되는 통제와 체제 정당화의 신학은 조건적인 면모를 곳곳에서 드러낸다. 만약 우리가 토라에 순종하면 복을 받지만, 열심히 살지 않는 사람에게는 제재와 심판을 가하는 식이다. 하지만 구약의 하나님은 당대에 만연한 체제의 신념과 세계관을 뛰어넘는다. 이스라엘은 광야에서 하나님의 은혜를 경험했고, 하나님께서는 변함없는 신실하신 사랑을 보여주셨다. 


율법에서 저자는 제국의 법과 야웨의 율법을 대조한다. 제국의 법은 절대적이다. 이 법은 고칠 수 없고 철회할 수 없다. 하지만 야웨의 토라는 고정되어있지 않다. 개방되어 있으며 다른 해석의 가능성을 위해 열려있다. 물론 하나님의 법 가운데에서도 고대 근동의 '공통 신학'적 요소가 있다. 그럼에도 하나님의 율법은 그 긴장 가운데 궁극적으로 긍휼과 환대라는 회복적 정의와 함께 타자(이웃)를 향해 나아간다.


우리는 마음을 다해 들음으로 계속되는 제국주의(전체주의)의 유혹을 뿌리쳐야 할 것이다. 지속된 경청을 통해 우리는 하나님의 신실하신 언어로 돌아선다. 그리하여 '이웃'을 향한 긍휼과 환대를 베푼다. 우리는 하나님의 백성으로 변함없이 생동하시며 여전히 말씀하시는 그분의 음성에 자세히 귀를 기울인다.


브루그만은 구약의 내러티브를 통해 우리 사회의 제국적 측면을 폭로하며, 그것과 반대되는 우리 삶의 가장 적실한 대안이 무엇인지를 이끌어낸다. 그의 성경 해석은 통찰력 있고, 필체는 생동감 넘치며, 적용은 실제적이고 구체적이다. 


그는 자신의 신념이나 철학에서 결론을 도출하지 않는다. 물론 자신의 세계관이 해석 과정에서 녹아들어있겠지만, 그는 끊임없이 성경 본문으로 돌아간다. 구약의 내러티브를 전체적으로 아우르면서도 꼼꼼하고 세세하게 본문의 의미를 분석한다. 그리하여 그것이 우리의 삶에 지금 현재 어떤 의미가 있으며, 우리는 어떠한 삶을 살아야 하는지를 보여준다.


부차적이지만 책을 읽을 때 간과할 수 없는 부분은 편집과 번역의 질을 들 수 있다. 성서유니온의 책이야 믿고 읽을 수 있다. 편집의 질로 인해 힘들었던 적은 없었다. 특별히 번역은 책의 내용과 거의 비슷하게 중요한 부분으로 느껴진다. 내용이 아무리 좋더라도 번역의 질이 떨어지면 집중하여 읽기가 어렵다. 이 책의 번역은 매우 훌륭하다. 브루그만 특유의 문체와 느낌을 잘 살려낸 듯하다(며칠 전 읽었던 책은 매우 훌륭한 저자의 탁월한 내용이었는데, 읽는 내내 진도를 나가기 힘들 정도의 문체와 단어 선정이었다). 


더불어 옮긴이의 적절한 해설은 많은 도움이 된다. 이 책에서 역주가 많이 등장하지는 않지만 해설이 없으면 이해할 수 없는 부분(예를 들어, '감춰진 사본'이나 '빈곤과의 전쟁', '자신을 방어할 권리', '뉴 짐 크로우 법'에 대한 개념을 관심 있는 독자가 아니면 어떻게 알겠는가?)에서 핵심적인 내용을 간략하게 요약하여 설명한다. 독자를 배려하는 마음이 엿보이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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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약의 이야기로 성경 읽기 | 종교 2020-04-22 0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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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언약으로 성경 읽기

토마스 R. 슈라이너 저/임요한 역
CLC(기독교문서선교회) | 2020년 0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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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약이라는 주제로 성경의 큰 그림을 그릴 수 있는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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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Crossway의 'Short Studies in Biblical Theology' 시리즈의 네 번째 책이다(Crossway의 시리즈는 네 권의 책으로 이루어져 있다). Crossway의 이 시리즈는 성경 전체를 하나의 주제로 조망함으로 보다 더 성경을 통일된 전체로 읽을 수 있게 도와준다. 


신약학에 관심이 있다면 토마스 R. 슈라이너(Thomas R. Schreiner)는 익히 알 것이다. 이미 그는 『바울과 율법』, 『바울신학』, 『신약신학』, 『성경신학』등의 저서를 출간했다. 


그는 이 책을 통해 성경 전체의 핵심적인 주제로 '언약' 개념을 주장하며, 이 주제를 통해 성경 전체를 조망한다. 그는 언약이 세상을 향한 하나님의 목적임을 분명하게 밝힌다. 


언약들은 성경 메시지의 조화와 통일성을 보는 데 도움을 주며 구속사 과정을 추적하는 데 중대한 역할을 한다. 이 구속사는 하나님이 인류에게 구속을 베풀 것이라는 약속을 중심으로 한다(창 3:15). 언약들을 이해하는 것은, 또한 세례와 성찬식의 성례를 이해하는 데 필수적이다. 이 징표들은 특성상 언약적이며, 이 맥락에서 이해해야만 한다(17).


언약은 관계적인 용어며, 선택된 관계를 통해 결속력이 있는 약속을 맺는다. 이러한 성경에서의 언약 개념으로 저자는 6가지의 언약을 살펴본다. 이는 창조 언약, 노아 언약, 아브라함 언약, 이스라엘과의 언약, 다윗 언약, 새 언약이다. 앞의 다섯 가지 언약은 새 언약으로 귀결되며, 새 언약은 각 언약과 밀접하게 연결되며 성취된다.


저자는 각 언약의 세부적인 특징과 핵심적 논의를 성경 본문을 주 자료로 하여 각 장에서 밝힌다. 특히 각각의 언약이 어떻게 예수 그리스도로 귀결되는지를 매 챕터의 마지막 부분에 언급한다. 이를 통해 성경 전체가 언약이라는 주제로 이어질 뿐 아니라 예수 그리스도를 중심으로 전개됨을 강조한다.


이 책은 분량이 적기에 간명하게 성경 전체를 조망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그럼에도 성경 본문을 중심으로 성서학의 핵심적 논의를 다루고 있어서 결코 가볍지 않다. 독자들은 짧은 호흡으로 전개되는 글을 통해 쉽고 흥미롭게 성경에서의 핵심적 주제인 언약을 빠르게 훑어볼 수 있다. 더불어 성경 전체에서 중심적인 뼈대를 세울 수 있다.  


다만 아쉬움이 있다면 각주가 거의 없고,  참고문헌이나 더 깊은 연구를 위한 도서가 없다는 것이다(원서에 있는 For Further Reading과 Scripture Index가 왜 빠졌을까?). 이는 성경에서의 '언약'이라는 주제에 관심을 갖고 더욱 발전된 형태로 연구하고자 하는 분들을 위한 안내가 미흡하다는 느낌을 준다. 또한 성경의 전체 그림을 쉽게 스케치해주는 원래의 의도에 맞게 좀 더 쉽고 깔끔한 문장이나 문체였으면 좋을 것 같다(원서를 곁에 두고 읽으면 많은 도움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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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기 한국 기독교 제대로 알아가기 | 종교 2020-04-18 0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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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한국 기독교 형성사

옥성득 저
새물결플러스 | 2020년 0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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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기 한국 기독교를 이해함에 있어 가장 최선의 선택!! 풍부한 자료와 상세한 해설, 다양한 해석을 참고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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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경해석과 설교에서의 가장 기본적인 뼈대는 이것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성경본문이 기록된 당시의 정황(context) 가운데 본문(text)은 어떤 메시지를 던지고 있으며, 그 메시지를 현재의 정황(context)에서 우리는 어떻게 적용해야 하는가? 


본문이 기록된 당대의 정황을 이해하기 위해서 우리는 고대 근동과 이스라엘의 역사와 문화, 정치, 문학 등을 연구한다. 우리 삶의 터전을 이해하고 현재의 정황에서 우리 삶에 적실하게 본문의 메시지를 적용하기 위해 우리는 우리를 둘러싼 삶의 맥락을 분석한다. 


현재 삶의 정황을 분석할 때에 빠뜨릴 수 없는 것이 자신이 속한 나라의 초기 기독교 역사일 것이다. 그 역사를 이해해야 이스라엘의 종교에서 그 나라의 종교로 어떠한 토착화의 과정을 거쳤는지를 알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는 진공상태에서 기독교를 받아들이지 않았기 때문이며, 현재에도 우리의 의식과 세계관 한가운데 여전히 우리나라 고유의 정신과 정서가 흐르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의 초기 기독교 역사를 이해함에 있어 아주 귀한 책이 출간되었다. 새물결플러스에서 나온 『한국 기독교 형성사』는 부제에서 드러나듯 1876년부터 1910년까지 한국의 종교와 개신교의 만남 가운데 어떠한 다양한 사건들이 발생했는지를 말해준다.


머리말에서 저자가 밝히듯 이 책의 1장에서 3장은 삼위일체의 한국적 이해를 다룬다. 1장은 하나님이라는 용어가 어떻게 정착해갔는지, 2장은 한국인이 이해한 십자가의 이미지를 통해 발전해 나간 메시아상과 천년왕국상을 조사한다. 3장은 한국 개신교에서 샤머니즘과의 관계를 분석하고 그것의 갈등과 협상을 토론한다.


4장에서 7장은 더욱 세부적인 사건들을 다룬다. 4장은 제사 문제, 5장은 한국 교회의 예배당의 특징과 발전 과정, 6장은 한문 문서와 한글 번역, 7장은 평양의 부흥 사건을 해석한다. 결론적으로 저자는 미국과 중국, 그리고 한국의 종교와 문화 가운데에서 발생한 독특한 한국 기독교의 발생과 형성 과정을 서술한다.  


이 책의 특징은 역사적 사건들의 객관적 서술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그것을 둘러싼 다채로운 정황과 입체적인 해석을 곁들이고 있다는 데 있다. 즉 한 사건의 원인과 그 과정, 그에 따른 영향력 등을 상세하게 기술하며, 그 사건을 신학적이고 교회론적이며 정치적으로 분석하고 있다.   


또 다른 특징은 풍부한 원자료들을 배치하고 있다는 것이다. 기존에 접하지 못했던 초기 한국 기독교의 풍부한 자료들을 직접 대할 수 있다. 이는 독자들이 함께 공동 해석 작업에 동참하여 당대의 분위기와 맥락 등을 직접적으로 느낄 수 있게 해 준다. 


이 책을 통해 우리는 초기 한국 기독교에 대한 오해와 무지에서 벗어날 수 있다. 이 책은 특히 초기 한국 기독교의 형성 과정에서 선교사들의 세계관과 신학의 형성과 변화의 과정을 알 수 있다. 출처를 알 수 없는 그릇된 정보들로 인해 그동안 잘못 이해하고 있었거나 대충 알았던 사실들에 대해 정확하게 교정할 수 있다.


우리는 풍성한 자료와 상세한 설명, 다양한 해석 등을 통해 초기 한국 기독교를 명확하게 이해할 수 있다. 더불어 이야기 곳곳에서 느껴지는 감동은 덤이다. 이 책을 통해 저자가 얼마나 큰 수고와 노력을 했는지를 알 수 있고, 앞으로 많은 목회자와 신학생, 성도들이 그 배려 가운데 큰 도움을 받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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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수와 초기 기독교의 배경를 이해하기 위한 최고의 교과서 | 종교 2020-04-17 0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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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초기 유대교와 예수 운동

프레더릭 J. 머피 저/유선명 역
새물결플러스 | 2020년 0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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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수와 초기 기독교의 배경를 이해하기 위한 최고의 교과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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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약시대의 예수와 이후에 발전된 기독교를 이해함에 있어 초기 유대교는 기본적으로 전제되어야 할 맥락과 정황이다. 그동안 우리는 유대교를 기독교적 편견 가운데 보아왔는지도 모른다. 예수가 유대인이었다는 사실을 간과한 채 복음서를 대했을 수도 있다. 저자인 프레더릭 J. 머피(Frederick J. Murphy, 1949-2011)는 객관적 방식으로 제2성전기 유대교에 접근하려고 노력한다. 그러한 그의 세밀한 노력은 이 책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저자는 예수가 매 순간 언약 가운데 토라에 순종하는 유대인으로 자신을 이해했음을 강조한다. 그는 유대교를 그 자체의 가치와 기준으로 보아야 함을 역설한다. 제2성전기를 세세하게 이해할 수 있는 문헌과 자료가 많지는 않지만 제한된 자료를 최대한 활용하여 당시의 역사적 정황을 면밀하게 소개하여 주고 있다. 더불어 제2성전기뿐만 아니라 유대교를 형성한 이스라엘 역사를 모두 다루고 있다.


제1장 '제2성전기 이전의 이스라엘'과 제2장 '회복'은 구약 정경을 일차 자료로 활용하고 있기에 기독교인들에게 있어서 매우 익숙한 내용이다. 구약 전체를 하나의 이야기로 한번 정리해볼 수 있다. 구약을 역사학자의 시각으로 훑어볼 수 있다는 유익이 있다. 더불어 고대 유대 사회의 개념과 특징들이 곳곳에 소개되고 있어 소소한 재미가 있다.


제3장 '헬레니즘, 유대교, 마카비 가문'과 제4장 '묵시 사상'은 「마카베오 1」, 「마카베오 2」, 「집회서」,  다니엘,「에녹 1서」등이 일차 자료다.  기독교인들에게는 익숙하지 않은 외경의 내용을 당시의 정황과 역사적 흐름에 따라 함께 살펴볼 수 있는 귀한 기회다. 성경은 하나의 큰 이야기(meta-narrative)다. 제2성전기의 역사는 성경을 전체로 이해할 때 필수적인 요소다. 우리는 제3장과 4장을 통해 구약과 신약의 중간기라고 말하는 제2성전기의 역사를 대하게 된다. 그리하여 예수 운동과 기독교의 형성의 기초적 문맥을 이해하게 된다.


제5장 '쿰란과 사해사본'을 내용만으로도 이 책은 매우 훌륭한 가치가 있을 것이다. 처음 사해사본(Dead Sea Scrolls)이 발견되었을 때, 미디어와 개인 저술가들은 미공개된 문서에 충격적 내용이 있으며 이것은 기독교의 위기를 초래할 것이라고 보도하곤 했다. 하지만 건실한 학자들은 이런 추측들을 일축하고, 사해사본을 통해 제2성전기에 대한 더욱 풍성한 일차 자료들이 있음을 밝혀냈다. 


다수의 사본이 극소수의 학자들에게만 공개되었고, 두루마리의 손상으로 인해 출판이 늦어졌으며, 초기 사본들을 배당받은 학자들이 자신의 제자들에게만 그 작업을 인계함으로 인해 이 사본의 접근은 사실상 매우 어려웠다. 이후에 대중에게 사해사본이 공개되면서 더욱 활발한 논의가 이루어졌고 이를 통해 제2성전기 중간기부터 말기에 대한 이해와 초기 유대교와 기독교 연구를 위한 값진 자료가 되었다. 머피는 이 장을 통해 쿰란 공동체와 이 곳에서 발견된 두루마리 자료들을 상세하게 소개하고 있다. 일차 자료들을 최대한 그대로 사용하면서 쿰란 공동체의 특징을 정리하고 분석한다.  


제6장 '서기관, 바리새인, 사두개인, 산헤드린'은 복음서와 요세푸스의 저작 등을 통해 제2성전기 말에 이스라엘의 유력한 세 집단을 비교하여 분석하고 있다. 이러한 내용은 예수운동과 초기 기독교, 복음서를 더욱 풍성하게 이해할 수 있게 한다. 


제7장 '로마인의 등장'과 제8장 '로마의 통치'는 복음서 이외의 일차 자료들을 통해 복음서의 배경이 되는 로마 통치하의 이스라엘의 배경을 연구한다. 로마의 급변하는 정치의 흐름은 어떻게 이스라엘의 역사에 영향을 미쳤을까? 유대인들은 이러한 역사적 흐름 앞에 어떠한 대응과 반응을 보였을까? 하는 질문들에 대한 답을 찾을 수 있다. 


제9장 '유대인 예수'는 역사적 예수 연구에 대한 간략한 개관이라 할 수 있다. 저자는 E. P. 샌더스(E. P. Sanders)의 『예수와 유대교』(Jesus and Judaism)와 그 책을 다듬고 증보한 앨리슨(Dale C. Allison, Jr.)의 Jesus of Nazareth: Millenarian Prophet의 결과를 참조하고 있다. 다소 아쉬운 점은 머피의 이 책이 2002년에 출간된 책이라 이후의 역사적 연구에 대한 자료들은 다른 저서나 논문을 찾아보아야 한다(예를 들어, 2010년에 출간된 앨리슨의 Constructing Jesus : Memory, Imagination and History, 제임스 던 James D.G. Dunn이나 래리 허타도 Larry W. Hurtado의 저서 등)


예수는 제2성전기 말기에 갈릴리와 유대를 오간 실존 인물이며 유대인이었음을 전제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저자는 지속적으로 예수가 유대인이었으며 유대 사회의 맥락 가운데서 그를 이해함이 유의미하다고 강조한다. 이 장을 통해 역사적 연구의 흐름을 한번 짚어볼 수 있고 다양한 연구의 쟁점을 간명하게 볼 수 있다.


제10장 '이스라엘의 반란'은 로마가 예루살렘과 성전을 파괴한 기원후 70년 전후의 역사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당시의 로마 정치와 사회적 변화는 유대인들에게 긴장과 갈등을 촉발했다. 성전의 파괴 이후 토라의 중요성이라는 유대교의 근본적인 성격은 이 사건을 통해 기록된 토라와 해석이라는 새로운 유대교로의 변화를 가져왔다. 


제11장 '그리스도에 대한 신약적 이해의 유대교 근원'은 마태복음과, 누가복음, 사도행전, 히브리서, 요한계시록을 중심으로 하여 이 책들이 가지는 유대교적 성격과 배경들을 고찰한다. 저자는 결국 예수와 그의 추종자들 모두 유대인이었다는 사실과 우리가 역사적 예수를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서는 1세기 갈릴리와 유대의 맥락에서 예수와 그 운동을 살펴보아야 함을 재차 강조한다.


이 책은 비교적 두꺼운 책이기에 자신이 필요한 부분을 발췌독 해도 무방하다. 하지만 이 책을 더 깊게 음미하기 위해서는 전체를 순서대로 읽는 방법(from cover to cover)이 좋다. 왜냐하면 후반부에 등장하는 단어나 문장이 내포하고 있는 의미가 전반부의 한 챕터를 읽어야 이해할 수 있는 내용이 많기 때문이다. 


가령 제9장의 '유대인 예수'에서 "예수가 생존한 당시의 갈릴리의 지배자는 헤롯 안티파스였고, 유대는 로마가 직접 관할하는 구역이었다(596)"라는 문장이 있다. 짧은 문장이지만 이 문장의 사회문화적, 정치적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제3장 '헬레니즘, 유대교, 마카비 가문'과 제8장 '로마의 통치'를 읽어야 한다. 


"예수가 활발히 사역한 곳은 갈릴리였으므로, 그가 접촉한 "서기관들"은 갈릴리 촌락의 서기관들 혹은 헤롯의 관료들이었을 것이다(597)"와 같은 문장의 문맥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제6장 '서기관, 바리새인, 사두개인, 산헤드린'의 내용이 전제되어 있어야 한다. 또한 제10장 '이스라엘의 반란'은 제8장 '로마의 통치'를 꼼꼼하게 읽어야 수월하게 이해할 수 있다.


이와 같이 이 책의 전체적인 내용과 순서는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다. 따라서 전체를 통으로 읽는다면 책의 내용이 훨씬 더 입체적으로 다가올 것이다. 더불어 매우 쉬운 문체로 쓰여 있고, 번역도 매끄러우며, 편집도 훌륭하여 방대한 양이지만 쉽고 재밌게 읽을 수 있다.


이 책의 가장 큰 특징은 제2성전기 전후의 다양한 원자료를 그대로 인용하고 있다는 데 있다. 이는 원자료를 독자들이 직접 대할 수 있게 하는 저자의 배려다. 우리는 저자의 해석에 의지하지 않고 기존의 텍스트에 그대로 접근함으로 저자와 함께 해석의 과정에 동참할 수 있다. 


한 가지 아쉬움은 각 챕터 마지막의 참고문헌에서 알 수 있듯 이 책에 인용된 방대한 자료들 중에 우리말로 번역된 책이 거의 없다는 것이다. 학계에서 통용되는 여러 자료들이 국내에 아직 소개되지 못한 점은 아쉽다. 하지만 이 책의 원서 출간(2002년) 이후에 다양한 저자들의 더욱 발전된 논의와 연구들이 국내에 번역되어 출간되고 있다. 이 책은 그러한 책을 읽기 이전에 필수적으로 읽어야 할 책인듯하다. 이 책이 신구약 성경을 더욱 풍성하고 다채롭게, 무엇보다 성경 자체가 의도하는 의미대로 이해하는 계기가 되는 마중물 역할을 하기를 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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