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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3-30 의 전체보기
이야기는 이야기 | 예전리뷰 2009-03-30 0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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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는 이야기]책을 처음 본 아이의 반응, "엄마, 이거 무서워요."

작년만 하더라도 무섭다는 것을 모르던 아이가 24개월이 지나면서부터는 부쩍 무서움을 느끼고 있다.

그래서일까? 이 책도 보자마자 무섭다고 말하곤, 책을 손에 들려고조차 하지 않는다.

그림책의 그림은 1차적 정보이다. 옛날같으면, 그림책이 아닌 정말 '이야기'로만 들려주었을 테니 무서움을 느끼지도 않았을 것이다. 물론 이 그림책의 그림작가의 생각에는 무서운 그림이 효과적으로 이야기를 전달한다고 생각했을 것이다.

유치원생쯤 되는 아이들, 무서운 이야기에 관심을 갖는 아이들이라면 부담없이 받아들일 수 있을터이나 우리집 아이처럼 어린 아이에게는 그림이 무섭게 여겨질 수도 있다.

 

그러나, 이 이야기를 잠자리에서 들려주었더니(책을 읽은 게 아니라 내가 그냥 들려주었다) 반응이 달랐다. 어차피 글자를 모르는 아이라 내가 들려준 이야기가 이 책인줄은 모른다. 이야기는 이야기를 해야 제맛이지. (^^)

 

이야기 듣는 것을 좋아하는 아이가 재미난 이야기를 들으면 남한테는 들려주지 않고 주머니 속에 넣어두기만 하다가, 주머니 속에 갇힌 이야기들이 갑갑해하며 곯려주려고 했으나, 머슴의 기지와 재치로 화를 모면하는 이야기이다. 옛 이야기 속에 '이야기'란 어떤 것이어야 한다는 내용이 숨어있는 셈이다. 특히 구전동화들이 그러하듯 이야기는 여러 사람들의 입에서 입으로, 그리고 시대를 거치면서 살이 붙기도 하고 내용이 빠지기도 하면서 변화 발전한다. 옛이야기들이 오랜 세월 사람들의 사랑을 받을 수 있는 이유기도 하다.

 

이 이야기 속에 나오는 이야기 듣기 좋아하는 아이는, 이야기를 이야기하지 않고 주머니 속에 넣어둔 것이 잘못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그것은 이야기의 속성을 몰랐기 때문이다. 우리는 돈을 벌기만 하고 쓰지 않는 사람을 구두쇠라고 한다. 이는 돈을 아끼고 허투로 쓰지 않는 것과는 차이가 있다. 돈은, 세상에 나와 돌고 돌아야 경제활동이 이루어질 수 있는데 그것을 꽁꽁 숨겨놓고 나만 잘살고자 하는 것은 올바르지 못하다. 이야기 역시 그렇다. 이야기를 나누면 즐거움이 배가 되고 그 감동도 커진다. 그런데 자기만 그 즐거움과 감동을 느끼고자 하는 것은 옳지 못하는 말이다.

 

물론 이 책에서는 이야기들의 복수는 머슴때문에 이루어지지 못하지만, 그대신, 주머니 속에서 나와 이야기로서의 일생을 살게 될 것이다. 혹시 이 이야기를 읽고 이야기가 무서운 아이들에게 한마디!! 이야기는 이야기일뿐이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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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사랑....그 소중한 추억 | 나의책읽기 2009-03-30 0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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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첫사랑

이금이 글/이누리 그림
푸른책들 | 2009년 0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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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첫사랑은, 대학교 1학년 때였다. 그런데 이 책 속의 아이들은 초등학생들이다. 아이들이 조숙해졌다고도 하고, 사춘기도 일찍 온다고 하더니. 등장인물들의 나이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나를 보며 어느새 내가 기성세대, 그것도 한참 세대 차이를 느끼는 나이가 되었구나 하는 걸 절감한다.

 

철없는 대학생들만 상대하다 조숙한 초등학생들의 이야기를 읽으니 더욱 난감할밖에. 그런데도 불구하고 이 이야기가 마냥 딴 나라 이야기로만 들리지 않는 건 이야기를 풀어내는 작가의 힘이 아닌가 생각한다.

 

이야기 속의 인물들은 각각의 사랑을 보여준다. 동재의 부모님은 대학 동기로 시작해서 결혼까지 했다가 이혼을 했고, 지금은 각자의 길을 걸어가고 있다. 엄마는 외국에서 공부를 하고 있고, 아빠는 재혼을 해서 알콩 달콩 살아가는 중이다. 동재의 부모님은 그간의 일을 겪으면서 자신에게 가장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자신이 원하는 삶은 어떤 것인지 알아가고 있는 중이다. 재혼 후 달라진 아빠의 모습과 더 생기가 생긴 엄마의 모습은 현재 각자의 삶에서 어느 정도 안정을 찾았고 잘 적응하고 있다는 증거일 것이다. 그런데, 그 사이에서 동재는 아직 갈팡질팡하고 있다.

 

아직 초등학생인 동재가 이해하고 깨닫기에는 부모의 이혼과 재혼이라는 상황이 그리 쉬운 일은 아닐 것이다. 은재 역시 엄마의 재혼으로 새 가정에서 새로운 가족과 함께 살게 되었지만 동재와는 조금 다른 입장이다. 객관적인 사실(동재에게는 두 명의 엄마가 생겼지만 은재에게는 없었던 아빠가 생긴 셈이다)을 떠나서 둘의 성격에서도 차이가 있다. 은재와 같은 상황이라고 해서 모든 아이들이 은재와 같을 수는 없으니까.

 

은재는, 은재엄마와 동재아빠 사이에서 다리 역할을 충분히 하고 있을 뿐 아니라 동재와 연아 사이의 메신저도 되어준다. 나이는 한 살밖에 차이가 나지 않지만 동재보다 훨씬 어른스럽다. (이맘때 아이들의 특성이기도 하다.)

 

동재는 첫사랑인 연아 때문에 고민이 많다. 연아가 연예인인 찬혁이와 공식커플이어서 섣불리 마음을 표현할 수도 없고, 친구라곤 민규 하나 밖에 없는 동재에겐 지원군도 없다. 우연히 은재와 연아가 같은 성당에 다니고 있다는 걸 알게 되고, 은재의 도움으로 찬혁이와 연아 사이에 문제가 생긴 틈을 타 연아와 사귀게 되었다.

 

그런데 동재와 연아의 교제는 내가 상상하는 초등학생들의 이성교제와는 달랐다. 마치 어른들의 세계를 축소해놓은 듯한 모습에 적잖은 실망을 했다고 해야 할까? 아니다. 정확하게는 그런 모습을 보여 준 어른들이 더 반성을 해야 한다고 느꼈다. 우리 자신이 순수한 사랑을 보여주지 않는 한 아이들만은 그러기를 바라는 것은 모순이다. 그런 점에서 동재아빠가 재혼 후 서로를 존중하고 의지가 되어주는 모습과, 앞집 할머니와 할아버지의 세월을 뛰어넘은 사랑은 많은 것을 의미한다.

 

동재는 연아와 비싼(?) 데이트를 하고, 그 데이트 비용을 마련하려고 고심하느라 정작 연아의 마음을 붙잡지 못했다. 동재는 열네 살이 되면서 한층 더 성숙해졌다. 사랑의 아픔도 겪었지만, 그 아픔을 통해 사랑이 무엇인지 어떻게 사랑해야 하는지 조금은 깨달았을 것이다. 누구에게나 첫사랑은 있다. 첫사랑이 아름답게 기억되는 건 이루어지지 않았기 때문이라고도 말한다. ‘처음’은 언제나 쉽지 않다. 그렇지만 그 ‘처음’이 있었기 때문에 ‘다음’이 있다. 동재의 첫사랑이 소중한 것은 바로 그렇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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