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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망가봐 | 예전리뷰 2008-11-27 1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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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엄마, 난 도망갈 거야

마거릿 와이즈 브라운 글/클레먼트 허드 그림/신형건 역
보물창고 | 2009년 0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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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솔이와 내가 자주 하는 놀이 중의 하나는, 한솔이가 도망을 가고, 내가 잡으러 가는 놀이다. 한솔이가 어디서 '도망가자'라는 말을 알게 되었냐하면, kbs미디어에서 나온 '두껍아 두껍아'라는 dvd에서이다. 워날 그 dvd를 좋아해서 거기 나오는 웬만한 노래는 다 알고 있고, 혼자서 부르기도 하고, 또 단어들도 많이 알게 되었는데, 바로 거기에서 '도망가자'라는 말을 알게 되었다. 이후로, 한솔이는 '엄마, 도망가자, 잡으러갈까? 해봐!!" 이러면서 혼자 멀찌기 도망을 가곤 한다.

이 책을 보자마자, 나는, '어, 한솔이가 좋아하겠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건 바로 한솔이가 도망가고 엄마가 늘 잡으러다녔던 놀이가 바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그저 도망가고 잡는 것만 하던 한솔이에게 다양한 어휘가 포함된 이야기를 읽어주면 아마도 "엄마, 나는 물고기예요, 잡으러갈까 해보세요"라고 말하지 않을까?

내가 본 책은 보드북이다. 아이 손에도 그리 크지 않은 작은 크기에 보드북이라 한솔이가 보기에 좋다. 익숙한 토끼가 주인공이니 캐릭터도 친근하다. 엄마토끼와 아기토끼의 대화는, 한솔이의 어휘력을 늘여주는데 도움이 될 것 같다.

아기토끼는 왜 도망가고 싶었을까? 한솔이는 도망가고 잡히는 게 놀이다. 그러니 아기토끼도 엄마와 놀고 싶어서가 아니었을까하고 맘대로 상상해본다. 아기토끼는 물고기가 되어서 도망가기도 하고, 바위나 꽃, 새, 배, 서커스단, 작은 아이가 되어 도망을 간다. 다양한 모습으로 다양한 세계를 경험하게 될 내 아이를 보는 듯하다. 아직 어떤 모습으로 자랄지 알 수 없지만, 그 어떤 모습을 하고 있어도 아기토끼는 엄마토끼의 귀여운 아기이듯, 한솔이도 나에게 그런 존재가 될 것이다.

아기토끼가 여러가지 모습을 변신을 하는데, 한솔이와 그 페이지를 보면서 아기토끼찾기 놀이를 했다. 한솔이는 아기토끼도 찾고 엄마토끼도 찾아낸다. "엄마, 아기토끼가 새가 되었어요." "엄마, 엄마토끼가 초록색 나무가 되었어요."라고. 그런데 바람이 된 엄마토끼는 좀 무숴워하는듯했다.

아기토끼가 어떤 모습을 하고 있어도 엄마토끼가 찾아낼 수 있는 것은 바로 엄마이기때문일 것이다. 아기토끼의 방황이 끝나고 엄마토끼에게로 돌아왔을 때 엄마는 언제나처럼 당근 하나를 주며 안아준다. 아이에게 엄마는 그런 존재가 아닐까?

그림이 흑백과 컬러가 교차되고 있는 것도 아이의 눈길을 사로잡는다. 물론 한솔이는 흑백펜으로 그려진 그림에 크레파스를 들고 와서 색칠을 하려고 해서 애먹긴 했지만, 색칠을 한다고해서 안될거 뭐 있겠는가, 그래서 그냥 크레파스를 주고 마음대로 가지고 놀라고 했다.

아이와 엄마의 교감을 높여주는 그림책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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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 | 나의책읽기 2008-11-18 08: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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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천년별곡

박윤규 저
푸른책들 | 200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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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에게 회자되는 사랑은, 숭고하거나, 지극하거나, 아름다운 것이다. 그런 사랑이야기가 많은 것은 아마도 그런 사랑을 꿈꾸기 때문일 터. 현실에서는 가벼운 사랑이 판치고 있기에 더욱더 그런 사랑을 꿈꾸는 것이리라.

주목나무공주의 사랑은 별곡체에 담겨 군더더기를 다 빼버렸다. 현실 속의 사랑이 집착과 구속, 강요라는 군살을 붙인 채 본래의 의미를 잃어버렸다면, 주목나무공주의 사랑은 그 모든 것을 다 떼어버리고 오로지 님을 향한 애절한 그리움으로 남았다.

사실, 이야기는 그리 어렵지 않다. 언젠가 다시 돌아오겠다는 약속을 남긴채 떠난 님을 기다리다 주목나무가 되어버린 공주가 천년을 넘어 그 님을 기다리는 이야기이다. 죽어서도 못잊는 님을 애타게 기다리는 망부석 설화가 이 이야기에도 녹아든 것이다. 보통의 망부석 설화가 기다리는 사람 앞에 뒤늦게 도착한 님이 울부짖으며 일찍 돌아오지 못했음을 후회한다면, 이 이야기는 주목나무가 되어서도 님을 기다리는 공주가 깨닫지 못하는 사이에 수많은 떠난 '님'들이 왔다 가기를 반복한다는 것이다.

어쩌면 말이다.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만나고 헤어지기를 반복했던 그 많은 인연들이 그저 스쳐가는 존재가 아니라 그렇게 천년을 거쳐 내게 다시 돌아온 사랑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내가 깨닫지 못햇을 뿐.

주목공주의 사랑을 별곡이라는 노래로 지은 것은, 아마도 그 사랑이 천년을 이어가듯, 이 사랑이야기가 입에서 입으로 전해지기를 바랬는지도 모르겠다. 그렇다면, 나는 이 책을, 읽을 것이 아니라 불러야 할 것이다. 내 사랑이야기를 함께 붙여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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낱말도 수집할 수 있어요 | 예전리뷰 2008-11-14 09: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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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낱말 수집가 맥스

케이트 뱅크스 글/보리스 쿨리코프 그림/신형건 역
보물창고 | 200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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낱말수집가라니...도대체 맥스는 무엇을 하는걸까? 책을 펼쳐들고 이런 의문이 생겼다. 이 세상에는 별 희한한 것들을 모는 사람들이 많다지만, 낱말수집가라니..게다가 그 많은 낱말들을 어떤 기준으로 어떻게 수집한다는걸까?

 

맥스의 형 벤저민은 우표를 모으고, 또다른 형인 칼은 동전을 모은다. 맥스는 우표도 갖고 싶고 동전도 갖고 싶었지만 형들은 자신의 소중한 수집품을 맥스에게 나눠주지 않는다. 그러자 맥스는 자기도 뭔가를 수집하겠다고 마음먹는데 그것이 바로 '낱말'이다.

 

맥스는 신문과 잡지에서 낱말을 잘라 짧은 낱말들을 모으기 시작하는데, 그 영역이 점점 넓어진다. 마치 우리 아이가 말을 배우듯이 처음에는 짧고 쉬운 단어들을, 그 다음에는 좀더 긴 낱말을, 그리고 자신이 좋아하는 낱말들을 모은다. 기분좋게 하는 말들을 모으기도 하고 좋아하는 음식이름을 모으기도 하고 자주 말하는 낱말, 좋아하는 색깔 등등.. 이 모든 것은 아이가 언어를 배우는 과정과도 많이 닮아있다. 뜻을 모르는 말은 사전을 찾기도 하면서 모은 낱말들이 점점 많아지자 맥스는 낱말들을 순서를 바꿔가며 배열하면 다른 이야기가 된다는 사실도 알게 된다. 처음에는 단순히 낱말을 모으기만 하던 맥스가 낱말을 사용해서 문장을 만들기 시작하자 이 그림책을 읽던 나도 무릎을 탁~! 쳤다.

 

아, 이렇게 해서 이야기를 만들면 정말 재미있겠다. 글자를 막 익힌 아이들이라면 맥스를 따라 해보는 것도 참 좋겠다 싶었다. 아이들은 단순한 단어를 배우고 내뱉는 시기를 지나 문장을 만들어 자신의 의사를 전달하기 시작한다. 어른들의 말을 모방하는 단계가 지나면, 자신만의 문장을 만들 수 있게 되고, 단순한 사실의 나열에서 자신의 감정을 담아 문장을 만들어낸다. 그 과정이 이렇게 재미있는 놀이가 될 줄이야.

 

맥스가 모은 낱말들이 하나의 이야기가 만들어지는 과정을 보면서 나도 모르게 그 재미에 푹 빠졌다. 맥스는 낱말을 사용해서 초록뱀이 되고 싶은 작은 애벌레 이야기를 만들기 시작한다. 이야기를 만들 수 있다는 것은, 그 낱말의 의미를 제대로 알고 있을 뿐 아니라 제대로 사용할 수 있음을 말한다. 맥스가 만든 이야기에 관심을 보이는 형들과 함께 작은 애벌레 이야기는 점점 긴장감이 느껴지는 이야기로 거듭난다.

 

맥스가 모은 낱말들이 만든 이야기는 또 색다른 재미가 있다. 낱말을 배열하여 이야기를 만드는 것을 아이들의 작문실력을 높이는 도구로서가 아니라 놀이의 재미로 바꾸어놓았다. 우표를 모으고 동전을 모아서 자신만의 컬렉션을 갖는 것도 의미있는 일이지만, 낱말을 이용해서 자신만의 이야기를 만드는 것도 그에 못지않은 의미가 있다. 아마도 이 그림책을 읽은 아이들은, 모두 자신만의 이야기를 만들고 싶어할 것 같다. 맥스 덕분에 살아난 작은 애벌레의 감사인사가 책장을 덮는 나를 또 한번 웃음짓게 만들어주었다.

 

한솔이도 요즘 글자에 제법 많은 흥미를 보인다. 주위에서 보이는 글자들을 손가락으로 짚어가며 "이게 뭐예요?"하고 묻는 한솔이를 보면 귀엽다. 제 이름 석자를 써놓은 이름표를 보고 관심을 가지더니 '한'이라는 글자만 보면'서한솔'이라고 읽어서 나를 웃기기도 한다. 내가 보고 있는 책에서 한솔이는 늘 '한'이라는 글자만 찾는다. 찾아도 안보일 때는 '서한솔이 없네'라고 말한다. 이제 한솔이가 조금 더 커서 더 많은 낱말들을 찾아내기 시작하면 나도 한솔이와 함께 낱말을 수집해야할까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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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이 지닌 마음을 치유하는 힘 | 나의책읽기 2008-11-12 1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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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독서 치료의 첫 걸음

명창순 저
푸른책들 | 200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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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담기법의 하나라는 독서치료, 말은 많이 들었지만 정작 무엇인지 알 지 못했던 것이 이것이다. 내가 책을 읽는 이유는, 지식과 정보를 얻고자 하는 마음도 있지만, 즐거움을 얻고자 하는 게 더 우선이다. 전자의 경우에는 목적이 지나치게 강하다보니 책읽기가 오히려 고역이 되는 일이 많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는 내 아이가 독서의 즐거움을 알기 전에 독서에 질리지 않기를 기대한다.

그런데 이 책을 읽다보니, 과연 내가 생각한 즐거운 독서라는 것은 무엇일까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되었다. 즐겁다라는 감정은, 재미있다라는 것만 있는 게 아니라 책을 통해 마음을 표현하고 내 마음의 문제까지 해결하는 가운데 느껴지는 즐거움이었던 것이다.

이 책에서는, 독서를 통해 마음을 열고, 자신의 문제에 접근하게 해주며, 문제를 해결하는 실마리, 아이를 이해하는 결정적인 단서를 치료해주는 독서치료의 방법을 각각의 사례를 통해 전달해준다. 독서치료사라는 전문적인 직업을 가진 이들이 있으므로 전문적인 분야에 들어서면 그들의 도움을 받는 것도 좋을 듯하다. 그렇다고 이 책이 독서치료사가 되기 위한 사람들만을 위한 책이라는 말은 아니다.

이 책이 독서치료의 첫걸음이라는 데서 알 수 있듯이 가장 기본적인 내용을 담고 있으므로 가정에서 엄마와 아이가 책을 함께 읽으면서 대화를 할 때도 이러한 책의 역할을 마음에 담아둔다면 여러모로 유용할 듯하다.

전체적으로는 독서치료의 방법과 효과를 설명하고 있고, 구체적인 적용사례를 통해 아이가 변화할 수 있음을 보여주고 있는 책이다. 독서치료란 것이 어떤 것인지 궁금했던 이들에게는 쉬운 설명서가 될 터이고, 아이와 함께 독서를 하면서 독후활동을 하는데 그치지 않고 그를 통해 아이가 어떤 마음을 갖게 되었는지,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 살펴볼 수 있는 방법을 알게 하는 책이다. 더불어, 이러한 독서치료의 내용과 결과를 보면서 독서의 가치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하게 하는 책이기도 하다. 굳이 독서치료에 관심을 갖고 있지 않다하더라도, 한번쯤 읽어본다면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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억울한 도둑고양이와 문제아 | 예전리뷰 2008-11-12 0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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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도둑고양이와 문제아

곽해룡,김정신 등저
푸른책들 | 200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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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을 위한 동시집을 읽을 때면, 늘 그렇지만, 그 시절로 돌아가는 듯하다. 어린이가 직접 쓴 동시를 읽으면 그런 느낌이 더욱 강하다. 그러므로 잘쓴 동시는, 어른들이 썼더라도 아이의 눈으로 세상을 보고 느낀 글이어야한다고 생각한다.

이번에 읽은 이 동시집에서도 나는 멋진 시 몇 개를 발견했다. 동시집 속의 모든 시들이 내 맘에 쏙 들 수는 없다. 다만 그 중에서 하나라도 건질 수 있다면 그건 그 책을 읽은 보람이 된다. 물론 한권에 수록된 모든 시가 좋을 수도 있지만..(^^)

초등생 정도의 아이들을 위한 동시라서 그런가, 확실히 어린 유아를 위한 동시들과는 차이가 있다. 시어의 운율이나 리듬감보다는 내용에 치우쳐 있는 점이 조금 아쉽기는 하다. 그래서 입속에서 맴도는 동시보다는 머리 속에서 맴도는 동시들이 대부분이다. 사고의 영역을 확장시키고 있는 초등생들에게는 좋은 동시집일 것 같다.

이 동시집의 제목이기도 한 '도둑고양이와 문제아'라는 동시를 먼저 읽었다. 수록된 모든 시들을 대표하는 자격으로 표지에 등장하였으니 먼저 읽게 된다. 사람들은 자기 눈에 비친 사실에만 주목한다. 그것의 앞뒤 사정은 언제나 고려의 대상이 아니다. 그러니, 담장을 드나드는 고양이는 다 도둑고양이이고, 담장을 뛰어넘는 아이는 다 문제아인 것이다. 때로는 내 눈으로 확인한 사실도 사실이 아닐 때가 있다. 단편적이고 직선적인 시각으로 사물을, 사건을 바라보았을 때 일어날 수 있는 오류가 아닐까?

아직 어린 한솔이가 동시집을 뒤적이다 마음에 드는 곳을 발견했나보다. 분명, 삽화에 눈이 간 것이지만, 그 시를 읽어주었다. 바로 '날개'라는 시이다. 내가 보기에는 아주 단순한 삽화인데 한솔이 눈에는 그 부분만 보이나보다. 요즘 길을 가다가도 잠자리만 보면 잠자리가 날아간 자리를 끝까지 눈으로 좇고 있는 한솔이니 그럴만도 하다. 동시와 함께 수록된 삽화도 동시를 읽게 만드는데 한몫 하는 도구이다.

그런가하면 내 맘에 쏙 들어온 시는 '소나기'이다. 오줌 마려운 먹구름이 시원하게 오줌을 누었다는 상상은 생각만으로도 재미나다. 연잎 우산을 쓰고 도망가는 개구리 삽화도 재미있다. 초대시인의 작품인 '텔레비전만 말한다'는 흔히 볼 수 있는 거실 풍경이 아닌가 싶으면서도 한편으로는 이렇게 안되어야지 하는 생각이 들게 하는 시다.

자연이나 어떤 현상을 노래한 동시들은 기발한 생각과 엉뚱한 상상으로 넘쳐난다. 그러나, 교훈적인 메시지를 담은 몇몇 동시들을 읽을 때면 조금 답답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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