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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의 시가 된 나비 | 예전리뷰 2009-05-29 1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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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애벌레에서 나비까지

조앤 라이더 글/린 체리 그림/신형건 역
보물창고 | 2009년 0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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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그림책이라는 이름을 달고 나온 책은 많지만 이 책은 그 느낌이 남달랐다. 정보와 지식을 알려주는데 그치지 않고 한편의 시와 같은 아름다운 글로 쓰여진 책이기 때문이다.  

사실, 애벌레가 나비가 되는 모습은 그리 독큭한 소재가 아니다. 에벌레가 번데기를 거쳐 한마리 나비로 재탄생하는 과정 자체가 신비롭고 아이들의 흥미와 관심에도 부응하기 때문일것이다. 어린 유아용 책으로는 팝업북이나 단순하게 축약된 변태의 과정이 있는 책이 대부분이다.  

4살된 우리집 아이는 그림을 보면서 엄마가 읽어주는 이야기를 들었다. "나뭇잎을 살짝 들추고 상상해보렴" 하며 이 책을 읽는 독자를 향해 상상을 시작하라고 독려한다. 다음 장을 넘기면, 막 태어날 준비를 하고 있는 대상이 직접 되어보라고 말한다.  

지금부터는 이 책을 읽는 독자가 바로 '애벌레'가 되어 파란만장한 일생을 펼치게 된다. 지식정보를 담은 책이지만 상상의 힘으로 이 책은 이어진다. 이 책이 다른 자연관찰그림책과 다른 점이라면 바로 이런 것이 아닐까? 

큰 그림 속에 확대된 일부분의 사진을 배치함으로써 지식정보책으로서의 역할을 하고 있을 뿐 아니라 이야기 속에는 나오지 않지만 애벌레 주변의 많은 다른 생물들의 모습이 그림으로 표현되어 있어 자연 속에서 살아가는 애벌레의 일생을 엿볼 수 있다. 세밀화가 보여주는 상세하고 자세한 모습, 사진이 보여주는 사실감과는 다른, 문학으로서의 지식정보책을 접한다는 느낌이 들었다. 

애벌레가 허물을 벗는 모습도 문학적 상상력과 정보가 얼버무려진다. "네가 부쩍 크려면 겉껍질 속에 숨겨 둔 좀 더 큰 새 껍질로 갈아 입어야지. 넌 숨을 들이켜 꽉 끼는 겉껍질이 찢어질 때까지 한껏 부풀리지. 훌러덩 벗어던진 옷처럼 낡고 주름진 껍질은 떨어져 나가지. 자, 이제 줄무늬 새 옷으로 갈아입은 널 보렴!"  

그런가하면, 애벌레 상태에서 새에게 위협을 받을 때 어떤 행동을 하는지, 고치를 만들고 나무에 매달려 나비가 되기를 기다리는 과정이라든지, 나비가 되어 젖은 날개를 펴고 나오는 모습까지 많은 정보들이 자연스럽게 머리 속에 남는다. 

저자는 어린 시절 직접 나비를 키워본 경험이 있는 듯하다. 그랬기때문에 이렇게 아름다운 글로 애벌레의 일생을 멋지게 그려내었지 않을까? 아이에게 나비는 그저 아름다운 날개를 가진 팔랑거리며 날아다니는 존재에서 고통을 감내하고 세상에 아름다운 날개를 펼쳐 보인 멋진 존재로서 기억될 것이다. 

이 책은 글 내용만으로는 5-6세 이상의 아이에게 적합할듯 보이나, 그림과 함께 보면서 엄마가 읽어주는 한편의 시라고 생각한다면 4세 유아가 보아도 괜찮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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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하고 싶지 않은걸까? 듣고 싶지 않은걸까? | 예전리뷰 2009-05-03 2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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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말하고 싶지 않아!

지니 프란츠 랜섬 글/캐스린 쿤츠 피니 그림/이순미 역
보물창고 | 2009년 0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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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자처럼 포효하는 아이의 모습. 귀를 막고 있는 부모의 모습. 표지그림이다.  

이혼을 하기로 결정한 부모가 아이에게 설명하려고 하자, 아이는 '말하고 싶지 않다'고 말한다. 그러나, 이 책의 표지가 그렇고, 속표지가 그러하듯 사실은 아이는 뭔가를 말하고 싶어한다. 아이는 무엇을 말하고 싶었던 것일까? 

아이는 부모의 이혼을 믿고 싶지 않다. '이혼'은 부모가 결정하지만, 그 영향은 바로 아이-나-에게 미치기 때문이다. 결국은 아이는 자신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자신의 인생이 다른 방향으로 흘러가는 것에 대해 두려워하고 무서워한다. 이것은 아이로서는 당연한 일이다. 부모가 이혼을 결정하기까지 분명 수많은 대화를 하고 고민을 했다고 말하지만, 아이는 준비가 되어있지 않다.  

이혼을 결정하기까지 부부가 수많은 고민과 생각을 한 것처럼, 이혼이 결정된 순간부터는 아이가 앞으로 겪을 미래에 대해, 현실에 대해 준비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어야 한다. 그것이 서로에게 상처를 주지 않고 미레를 건강하게 설계할 수 있는 바탕이 된다. 

아이는 부모가 자신에게 하는 말은 듣고 싶지 않다고 말하지만 실은 그렇지 않다. 부모의 이야기가 자신에게 상처가 될까봐 거북이처럼 등 껍데기 속으로 숨거나, 야생마처럼 갈기를 휘날리며 멀리 도망가고 싶기도 하고, 고슴도치처럼 가시를 세우면 그 누구도 자신을 괴롭히지 못할 것이라 생각한다. 부모와의 대화가 진행될 수록 아이는 자신의 마음을 털어놓는다. 캥거루 주머니에 들어가 아빠, 엄마가 자신을 떠나지 못하게 하고 싶은 마음을 드러낸다.  

'이혼'은 아이로 하여금 무서움과 두려움에 빠져들게 하지만, 아이의 마음을 이해하려고 노력하고 아이와 대화를 하고자 하는 부모의 노력이 계속됨으로써 아이는 부모와 마음을 터놓고 이야기를 할 준비를 마친다. 그때가 되어야 아이와 미래를 위한 이야기를 나눌 수 있다. 

아이는, 아무 것도 말하고 싶지 않은 게 아니라, 일방적인 부모의 이야기를 듣고 싶지 않은 것이다.  

이 책은, 이혼을 결정한 부모와 아이가 서로의 마음을 터놓고 이야기를 나누는 과정을 담담하게 그려내고 있다. 이혼은, 한 가정이나 가족관계의 파괴가 아니라 새로운 가정의 재형성과정이라고 생각된다. 결혼생활을 유지하는 것보다 그것을 깸으로써 서로의 관계가 긍정적으로 변화할 수 있다면 무조건 반대만 할 일은 아니라고 본다. 

이 책의 후반부에서 아이는 이혼때문에 엄마나 아빠를 모두 잃는 게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된다. 물론 이혼의 부정적인 측면도 분명 존재한다. 그러나, 긍정적인 측면을 아이에게 보여줄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하는 것이 부모의 의무가 아닐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 책은, '부모의 이혼'이라는 상항에 직면한 아이나 부모가 읽으면 아주 좋을 것이다. 그리고 그런 상황에 있지 않더라도 이혼이 더이상 낯선 사회현상이 아닌 이상 누구나 겪을 수 있고, 우리 주변에서 볼 수 있는 상황이므로 함께 읽어볼만한 책이라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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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 잘 치는 훈장 | 예전리뷰 2009-05-03 0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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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점 잘 치는 훈장

박영만 원저/원유순 편/한상언 그림/권혁래 감수
사파리 | 2009년 0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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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이야기를 읽자마자, 어 이도령 얘기야? 훈장님 얘기야? 하는 의문이 생겼다. 제목은 '점 잘치는 훈장님'인데, 어째 주인공은 이 도령같다. 마치 내 생각을 읽은 듯 이 책 뒤의 설명에는 이 도령이 꾀를 내어 위기를 모면하고 그저 훈장님은 운이 좋았다고 보기보다는 스승과 제자 간의 애정과 믿음, 지혜 그리고 협력과 베짱의 결과라고 말한다. 그래도 나는 이 책이 '이 도령의 이야기'라고 생각한다. (^^) 

일단 훈장이 계집종에게 이유없이 홀대를 당했을까? 그렇게 해도 별 탈이 없었던 걸 보면 훈장이 물러터졌거나 대단히 자비로운 훈장일 것이다. 어쨌거나 그런 훈장을 보다못해 이 도령이 나섰는데, 더 큰 일들이 그들에게 닥쳐온다. 

이 그림책의 그림은 상당히 토속적(?)인 느낌이다 좀 멋있게 그려도 될 법한 이 도령의 모습도, 혼장도, 계집종도, 다들 얼굴만 보아도 웃음이 날 지경이다. 그래서일까? 내 눈에는 상당히 친근하다. 대간님 수저를 잃어버린 계집종이 허둥대며 수저를 찾는 모습이 두 쪽에 걸쳐 그려져 있는데 그 움직임이 눈에 선하다. 수저를 찾아주는 훈장을 바라보는 계집종의 눈동자~!!! 그런가하면 이 도령과 훈장이 중국에 가서 옥새를 찾기 위해 고민을 하는 모습은 중국의 자연을 배경으로 한숨을 푹푹 내쉬며 걷는 모습이 우습기도 하고 안됐기도 하다. 훈장이 긴 사다리를 타고 올라간 장면에서는 갑자기 세로 그림이 나오는데 그 사다리가 얼마나 긴 지 짐작이 간다. 이야기와 그림이 모두 재미난 그림책이다. 

계집종이 어떤 이유에서 훈장을 홀대했던간에 사람이 사람을 깔보는 것은 옳지 못한 행동이다. 또한 이 도령의 꾀를 흔쾌히 받아들이는 훈장의 태도는 우리 나라 스승과 제자 사이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광경은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도령의 꾀를 받아들인 훈장의 태도도 본받아 마땅하다. 뿐만 아니라 중국에 가게 된 훈장을 따라 나서는 이 도령의 의리, 위기의 순간에도 적당한 묘책을 발견할 수 있는 기지도 우리에게 필요한 지혜이다.   

방방곡곡 구석구석 옛이야기 시리즈가 더욱더 흥미진진한 이야기로 우리를 찾아노는 것 같아 다음 이야기들도 기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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