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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다큐멘터리를 보는 것 같아요 | 예전리뷰 2009-06-30 08: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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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수달이 궁금하니?

샌디 랜스포드 글/버트 키친 그림/최지현 역
보물창고 | 2009년 0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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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에게 익숙한 동물들에는 어떤 것이 있을까? 우리집 아이는 집주변에서 자주 볼 수 있는 개와 고양이 외에는 대부분이 텔레비전 만화영화 캐릭터화된 동물에 한정되어 있다. 그래서 펭귄, 곰, 여우, 비버, 공룡 등에 관심을 많이 보이는 편이다. 물론 어린이용 책에는 많은 동물들이 나오지만 실제로 볼 수 없는 것들이 대부분이다. 가까운 곳에 동물원이 없다는 것도 이유 중에 하나일 것이다. 그래서 동물을 소재로 한 자연관찰 그림책을 많이 보여주려고 노력하는 편이다. 

이번에 새로 만나게 된 책은 '수달이 궁금하니?'이다. 표지 그림을 보자마자 '고양이'처럼 생겼어요. 라고 말하는데, 왜냐고 물으니, "새끼고양이하고 엄마고양이하고 놀고 있는 거랑 같아요."라고 말한다. 그러고보니 그렇기도 하다. 수달이라고 말해준 다음 함께 책을 읽었다. 

아직 세돌이 안된 우리집 아이에게 읽어줄 때는, 내용을 조금씩 건너뛰어가며 읽어준다. 될 수 있는 한 그림에 집중하도록 한 다음 적당하게 내용을 요약해서 읽어준다. 그림이 아이의 관심을 끌지 못할 때는 그마저도 어려울 때가 많다. 하지만, 첫 페이지에 동그랗게 눈을 뜨고 물밖으로 고개를 내민 수달은 아이의 눈길을 충분히 사로잡았다. 


 

수달이 새를 잡아먹기위해 물위로 올라가는 장면에서 한참을 책장을 넘기지 못했다. 한참을 질문을 하고 이야기를 하고 난 다음에야 다음 장을 넘겼는데, 뱀장어를 잡아먹는 수달의 모습에 대한 설명이 있다. 수달이 어떻게 생활하는지를 알고 나면, 짝짓기가 나온다. 암컷 수달의 똥이 아기를 낳을 준비가 되었다고 말하는 것이라는 대목에서 아이는 '개똥'은 뭐냐고 묻는 바람에 한참을 고민해야했다. (--)  

짝짓기 내용이 조금 길기는 하지만 수달이 새끼를 낳아 품고 있는 그림으로 넘어오면 짠한 감동이 밀려오기도 한다. 새끼수달이 자라 어미의 품을 떠날 때까지의 내용을 보고 있노라면 한편의 자연다큐멘터리를 본듯한 느낌이 든다.  

4세 아이에게 읽어주기에도 무리가 없는 책이다. 엄마가 완급만 잘 조절한다면. 사진이 아닌 그림이 주는 따뜻함, 그리고 생생한 장면을 포착해 그림 그림도 볼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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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물박쥐를 잡으러 간다. | 예전리뷰 2009-06-08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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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장수되는 물

박영만 원작/이미애 편/이광익 그림/권혁래 감수
사파리 | 2009년 0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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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방곡곡 구석구석 옛이야기 시리즈를 읽다보면, 제목이 조금 의아스러울 때가 있다. 이 책도 그 중 하나이다. 나는 이 이야기를 읽으면서 지혜롭고 의리있는 하녀에게 집중을 했고 인물에 초점을 맞추다보니 '장수되는 물'이라는 제목과는 조금 괴리가 느껴졌다고 할까? 더군다나 주인공인 이 젊은이는 장수되는 물뿐만 아니라 괴물박쥐의 검까지 사용하니 말이다. 

주인공인 젊은이는 어여쁜 아내와 함께 꿈같은 나날을 보내다가 하늘에서 날아온 괴물박쥐가 아내와 하녀를 잡아가자 아내를 찾기 위해 온 나라안을 샅샅이 헤매고 다닌다. 젊음과 용기가 있는 젊은이와 어여쁜 아내. 얼굴 예쁜 아내가 남편을 기다리며 뭔가를 할 것이란 기대는 이 젊은이가 온갖 고생을 한 끝에 괴물박쥐가 있는 곳에 가서 아내를 만나는 순간 깨지고 만다. 오히려 달밤에 주인님을 만나게 해달라고 빌고 있던 여자는 하녀이고, 젊은이를 위기에서 구해주고 지혜를 빌려주는 여자도 하녀이다.  

하녀는 주인인 젊은이를 위해 괴물박쥐가 마시는 물(장수되는 물)을 구해주고, 괴물박쥐가 쓰는 검을 사용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그리고 괴물박쥐에게서 떨어진 머리에 재까지 뿌려 몸에 다시 붙지 못하도록 한다. 결국 젊은이가 괴물박쥐를 물리치고 하녀와 함께 행복하게 산다는 이야기이다. 줄거리를 옮겨놓고 나니 더더욱 제목이 의아하다. '장수되는 물'은 제목으로서의 역할을 제대로 못하는 듯한 아쉬움이 든다. 

이 이야기에서 나오는 괴물은 우리의 옛 이야기에서 만날 수 있는 위험한 존재들과는 사뭇 다르다. 괴물박쥐라니. 그래서 낯선 듯하면서도 호기심이 생기는 괴물이다. 이 괴물은 힘센 장수가 될 수 있는 물을 마시며, 주인을 알아보는 상자에 뱀처럼 쭉쭉 늘어나는 신기한 검을 가지고 있다. 이 괴물이 무슨 이유로 예쁜 여자들을 잡아가는지는 알 수 없지만, 신기한 힘을 가지고 있다. 사악한 기운을 가진 존재여서일까? 어여쁘기만 하던 아내도 남편이었던 젊은이를 괴물에게 오히려 넘기려하는 나쁜 마음씨를 드러내보인다. 

아내가 처음부터 사악하고 못된 여자였는지, 괴물박쥐에 의해 성격이 변한 것인지는 알 수 없다. 그러나 나는 이렇게 생각한다. 인간은 선과 악을 모두 지니고 있는데 어떤 동기에 의해 어느 한쪽 성향이 더 두드러지게 되는 것이라고. 그래서, 아내 역시 괴물박쥐와 함께 지내면서 성격이 변한 것이 아닐까하는. 괴물의 감시망에서 좀더 자유로운 하녀는 성격의 변화가 없었을 터이다.  

어쨌든, 하녀의 지혜와 주인에 대한 의리는 젊은이로 하여금 괴물박쥐를 물리치고 잡혀온 다른 여자들까지 풀어주게 하였고, 또 두 사람이 행복하게 여생을 살 수 있게 되었다. 어떤 교훈을 찾고자 한다면, 이런 것들을 이야기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교훈을 떠나서 이 이야기는 아이들의 호기심을 자극할만한 여러 장치들이 있다. 그것들이 주로 괴물박쥐가 가진 힘이긴 하지만, 젊은이가 괴물박쥐를 찾아가는 험난한 여행을 통해 모험을 하고 하녀의 꾀로 괴물박쥐의 힘을 갖게 된 젊은이가 괴물박쥐를 물리치는데선 통쾌하기까지 할 것이다.  

더불어 이 이야기에는 재미난 낱말들이 많다. 배가 휘딱 뒤집히거나, 버둥버둥 기어오르거나, 풀 사이를 벌레벌레 기어가거나 발쭉발쭉 웃기도 한다. 게다가 기와집은 코풀어 팽개쳐 놓은 듯 들어서 있다. 다양한 의성어 의태어들이 읽는 재미를 더하고, 괴물박쥐와 젊은이가 싸우는 장면은 힘차게 그려져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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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가까우면서 나를 이해해주는 존재 | 예전리뷰 2009-06-01 1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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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프레드랑 나랑 함께 살아요!

낸시 코펠트 글/트리샤 투사 그림/신형건 역
보물창고 | 2009년 0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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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혼이 더이상 특별하거나 낯선 것이 아닌 세상이 되었다. 내 주변에는 이혼을 준비중이거나, 이혼을 한 친구들이 제법 된다. 나는, 내 삶에 만족하며 살고 있지는 않지만 이혼에 대해 고려를 해 본 적이 없다. 이혼은 절대 안돼!라며 우리 어머니들처럼 인내하며 살아야한다는 생각은 하지 않는다. 함께 살면서 함께 살지 않는 것보다 더한 고통이 따른다면 굳이 결혼이라는 제도를 유지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어떤 이들은 아이때문에 어쩔 수 없이 라는 단서를 달기도 한다. 그러나, 나는 함께 살면서 볼 꼴 못볼 꼴 다 보여주며 아이 가슴에 주는 상처가, 이혼한 가정에서 자란 아이가 받는 상처보다 결코 덜하다는 생각을 하지 않는다. 

이 책은, 아이의 부모가 이혼이나 별거와 같은 상태에 이르게 된 과정이나, 그 과정을 아이에게 납득시키는 과정이 생략된 채 이야기가 진행된다. 아이는 어떤 때는 엄마와 살고 어떤 때는 아빠와 산다. 아이가 엄마 집과 아빠집을 오가며 살고 있다는 것 외에는 아무것도 변하지 않았다. 아이는 예전과 같은 학교에 다니고 어울리는 친구도 예전과 같다. 그리고 강아지 프레드는 엄마집에서 살 때도 아빠집에서 살 때도 항상 같이 산다. 프레드는 엄마집에서도 아빠집에서도 각기 다른 장난을 친다. 그렇지만 언제나 '나'와 함께 논다는 것은 변함이 없다.  

엄마와 아빠가 프레드의 장난을 참지 못한 채 "난 프레드랑 살 수가 없어!"라고 소리쳤을 때 '나'는 이렇게 말한다. "프레드는 엄마나 아빠랑 살지 않아도 돼요. 프레드는 나랑 살 거니까요!"라고. 분명, 이 아이의 부모는 그들이 헤어질 때도 그랬을 것이다. 서로에 대해 이해하거나 서로의 차이를 좁히려고 하지 않았을 것이고, 함께 살 수 없다고 소리쳤을 것이다. 글의 내용이나 그림에서 아이의 분노는 느낄 수 없다. 오히려 엄마, 아빠는 '나'와는 어떤 유대감도 없는 존재이다. 엄마, 아빠가 함께 살지 않아도 '나'는 상관이 없다.  

예전에는 '가족'이 한 개인의 삶에 많은 영향을 끼쳤고 우리는 그것을 당연한 것처럼 여겨왔다. 그렇지만 요즘은 그렇지 못하다. 한국사회에서 '가정'의 역할과 영향력은 아직도 중요하게 여겨지고 있지만, 그것이 점점 허물어져가고 있음을 분명 느낄 것이다. '가족'보다는 개개인의 삶이 더 중요하게 여겨지는 시대를 살고 있다. 그래서일까? 이 책 속의 아이는 부모보다 강아지 프레드와의 유대감이 더 끈끈하다.  

그래도 이 아이에게 '가족'이 더 중요하다고 말할 수 있을까? '가족'의 해체는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사회의 가장 작은 단위라고 믿었던 가족이 해체되고 이제는 '가족'이 아닌 '나'의 삶을 사는 시대이다. 아이들도 부모의 이혼을 상처라고 받아들이기 보다는 각자의 삶을 위해 있을 수도 있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가족'이나 '가정'에서 얻을 수 있는 긍정적인 영향력은 여전히 존재하지만, 그렇다고 무조건 가정으로 회귀하라고 할 수 있을까?  

'가정'이 긍정적인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려면 서로가 작은 불편 정도는 이해하고 받아들일 수 있는 마음이 있어야 한다. 살아가는 데 힘과 의지가 되어주는 진정한 '가족', 행복한 '가정'이라면 말이다.  

한 친구가 나에게 그렇게 말했다. "이혼, 결코 쉽지 않은 일이야. 아무리 지지고 볶고 싸워도 그냥 살아지는 게 결혼이야. 상대의 목소리만 들어도, 상대의 물건만 봐도 진저리가 쳐지고 못견딜 정도가 되어야 진짜 이혼이 되더라." 고. 그렇기에 나는 이혼을 한 부모들을 가볍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이 책의 아이처럼 강아지에게 더 의지하고 유대감을 느끼는 현실이 안타깝기는 하지만.. 

예전같으면 나와 가장 가까우면서 나를 이해해주는 존재라고 하면 분명 '부모'라고 대답했을텐데 이젠 그런 대답도 기대하기 어려운 시대인 것 같아 씁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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