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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에 잠을 깨어...하고지비 아내 | 후 불면 날아갈 2020-07-31 0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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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새벽에 잠을 깨어 블롴 놀이를 한다. 비 오는 낮, 막걸리 생각에 같이 한 부추 부침개가 속을 불편케 했나 보다.

 

  월말, 홈텍스에 들어가 세금계산서 발급으로 그동안의 노동을 청구하고.

 

  츠바이크 『발자크 평전』은 죽으라 연이 닿지 않는 것인가. 츠바이크가 영국을 떠나기 전 시작하여 그가 브라질에서 죽기 전까지 완성을 하지 못한 책이다. 벌써 3번째 중고서적이 품절이라고 구매 취소를 요청했다. 새 책 절판은 알겠는데 품절은 이해가 되지 않는다. 찍어 놓은 책이 다 팔렸다는 것일진대 어서 다시 인쇄하면 안 되는가.  더 이상의 고가로 중고 책을 사고 싶진 않다. 재인쇄를 기다리련다. 절판되면 어쩔 수 없고. 내려놓음이다. 내가 츠바이크 연구 논문을 쓸 것도 아니고.

 

  아내는 오늘까지 교육이란다. 뭔 바람이 불어 나서는지 모를 일이다. 몸이 불편한 사람을 도와주는 일(태워주고 데려다주는)이라는데 면접을 보고 교육받는 중이다. 정작, 정말 일을 할 거냐고 물어보면 자신 없다면서, 못 할 것 같다면서, 주민자치센터에 붙은 공문을 보고 평소답지 않게 바로 실행해버렸던 아내다. 아주 심심한가. 남편의 벌이가 시원찮나.

 짐작하건대 아내의 일은 아마 교육을 받은 후 흐지부지될 것이다. 크게 강제성도 없는 일이거니와 그간의 취미생활로 미뤄보면 백 퍼센트다. 물론 취미와 일은 다를 테지만, 재밌어하고 하고자 했던 취미마저 매번 그에 필요한 물품만 잔뜩 준비하곤 슬그머니 그만두었다. 빵 만들기가 그랬고, 퀼트가 그랬고, 손글씨가 그랬고, 그림이 그랬고…. 반죽 거품기는 손이 닿지도 않는 높이에 있고, 브라더 미싱기는 먼지가 쌓인 채, 붓 펜들은 이리저리 굴러다니며, 면이 특별한 비싼 스케치북은 아들놈의 낙서장이 되었다.

  아내가 배우던 퀼트 실력으로 첫 작품이 차 안에 두는 연락처 적힌 헝겊, 그리고 여름 헐렁이 바지 두 벌 얻어 입었다.(처음 만든 바지를 5년을 입고 궁뎅이가 헤져서 올해 겨우 하나 더 만들어 주었는데 장인어른한테 뺏겼다. 그뒤로 감감무소식이다. 분명 만들어 준다 약속했는데 천이 없다고) 200만 원 브라더 미싱기는 녹 쓸고 있다. 햐~

  퀼트를 가르쳐주던 동네에 선생님이 양다리가 불편했었다. 해서 아내는 투덜대면서도 매주 차로 태워 병원이나 또 특별히 어디 가시고자 하실 때 도와 드렸었다. 그래. 분명 투덜도 가끔 했었다. 그랬던 아내가 대가를 치르며 이런 일을 한다 하니…. 사랑하는 마음, 위하는 마음, 같이 가는 마음이 없이는 이 일은 오래하지 못 할 것이다.

 
  오늘 근무 후 휴가다.  매년 그렇지만 딱히 계획을 세우지 않았다. 또 매년 그렇지만 영양 형님 집에서 며칠 물놀이하고 오겠다. 특별히 어디를 가봐도 사람 구경이 되기 일쑤 였다.

 

  책 보는 시간을 블롴 놀이에 많이 뺏긴다 생각했다. 물리적인 시간, 한정된 시간, 책 읽기에 더없이 좋은 시간을 지금처럼 블롴 글 쓴다고 시간 보내는 것. 나에게 주어진 동일한 물리적인 시간을 책이 아닌 블롴에 지금처럼 주었는데, 분명 이전에는 전부 책에 주어졌던 시간을 이제는 블롴에도 주고 있는데.... 신기한 건 블롴을 알지 못했던 지난 2월 이전보다 지금이 오히려 읽은 책이 더 많다는 것. 블롴 쓰기의 힘인가. 읽은 책도 쌓여가고 써야 할 기록도 쌓여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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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들 책이라고 무시마라. | 왜 애들은 2020-07-30 0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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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한눈에 반한 우리 미술관

장세현 글
사계절 | 2012년 01월

내용     편집/구성     구매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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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3월 한창 코로나가 온 나라를 난리 벚꽃장을 만들던 시기, 온라인 수업이다 뭐다했던 시기,  아내가 보낸 딸아이 <교과서 수록 도서 목록> 문자를 보고 여과없이 다 샀었다. 욕먹었다. 그 많은 걸 다 샀다고. 억울했다. 온라인 수업에 학습 준비물처럼 생각했다. 

 

  초등 3학년 1학기 국어 교과서 수록 책이다. 수많은 책 중에 똑똑하신 분들이 모여서 이놈을 수록하자고 결정했다는 것이고 그만큼 내실 있고 아이 교육에 좋다는 것이다. 지은이 <장세현>님은 당연히 미술을 전공했을 법 하지만 전혀. 문학을 전공하고 시집을 내며 시인으로 출발했다. 시사 월간지 「사회평론 길」에서 기자로 활동도 했고. 그림에 관심이 많아 동호회 활동과 함께 아마추어 화가로 그림 관련 책을 쓰고 있단다. 문학을 전공하고 시를 쓰신 이력만큼, 그림을 소개한 글이 이쁘다. 시선도 따뜻하고.

 

  책은 아이들이 우리 그림을 올바르게 보는 안목을 키워주는 것으로 보는 방법뿐만 아니라 제목의 의미, 시대 배경, 화가의 이야기까지 후루룩 볼 수 있게 해두었다. 225*250 사이즈가 주는 책의 크기에 퀄리티 높은 우리 그림이 102점, '민화에서 사군자까지' 부제처럼 다양한 계층의 우리 그림이 수록되어 있다. 본격적인 그림 감상을 하기전 지은이가 우리 그림을 보는 방법을 여섯 대목으로 설명을 해 놓았다. 뭐 일반적인 것(옛 그림은 은은한 멋이 있다. 고결한 선비의 정신이 담겨있다. 익살과 해학이 있다. 보는 그림이면서 동시에 읽는 그림이다.) 외에 새로운 것이 있는데... 이것으로 이책은 아이 책임에도 불구하고 무시할 수 없는 것이었다. 무시(무우를 칭하는 경상도 사투리)는 아내의 종아리가 무시다.

 

서양화는 ↘ , ↙  우리 그림은 ↙ ↘

- 서양식 가로쓰기에 익숙한 우리는 왼쪽에서 출발해서 오른쪽으로 나아가는데 그림을 볼 때도 무심결에 시선이 위의 순서로 움직인다고 한다. 서양화는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가는 게 맞지만 우리 그림은 선조들의 세로쓰기에 맞게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이동하며 그림을 보라고 한다. 이것이 제맛이라고.

 

우리 옛 그림은 무조건 자주, 많이 보아야

- 자꾸 가까이하다 보면 눈이 트인단다. '독서백편의자현(讀書百遍義自見). 뜻을 모르는 글이라도 100번 읽으면 저절로 알게 된다는... 무조건 많이 보란다. 어느날 번쩍 눈이 밝아진다고...(영업?)

 

책의 구성은 제목이 미술관인 것처럼 첫째 전시실-풍속화, 둘째 전시실-산수화, 셋째 전시실-동물화, 넷째 전시실-민화와 불화, 문인화, 인물화 사군자 등 총 일곱째 전시실로 나눠 담았다. 풍속화를 소개한 그림 중 두 개의 그림이 나를 잡았다. 분명 지금껏 살면서 스쳐 지났던 책이나 교과서, 5년전 방문했던 국립중앙박물관에서도 그림을 보았을 텐데 스쳐 지났던 것.

신윤복,<단오풍정>,종이에 담채

왼쪽 위에 킥킥거리며 훔쳐보고 있는 동자승 두 명. 목욕하는 장면에 동자승 두 명이 끼면서 재미와 익살을 주고 더욱 그림을 돋보이게 한다. 비슷하게 재미를 주는 김홍도, <빨래터>도 소개했는데 거기엔 오른쪽에 선비가 엿보고 있다. 분명히 이 그림을 지금껏 살아오면서 봤을 텐데 새롭다.

 

김홍도, <대장간>,종이에 담채 

김득신, <대장간>, 종이에 담채 

  <쑥스럽게, 뭘 이런 걸 다 그리십니까?>

 

같은 대장간 그림인데 김홍도와 김득신 그림은 비슷하면서도 다르다.  대대로 화가인 집안에서 태어난 김득신. 그의 작은아버지와 김홍도는 절친이었다 한다. 아마 이런 이유에서 김득신은 김홍도의 영향을 많이 받았을 거란다. 김홍도의 대장간은 밋밋하지만 김득신의 대장간에서는 쇠를 잡고 있는 총각이 정면에 화가를 바라보고 있다. 쑥스럽게 웃으면서. 시골에서 할머니께 사진을 찍자고 하면 멋쩍어 하는 것과 같이. 대단한 그림이다. 순간 포착. 우리 회화 만세다. 어디에도 이런 그림이 있으려나. 그래서 펼쳐 보았다. 곰브리치 아저씨의 유명한 책.

 

 

 티치아노, <성모와 성인들과 폐사로 일가> 1519~26년 캔버스 유채.

 

 

 서양미술사 첫 장부터 마지막까지 다 뒤져본 결과 그나마 김득신의 대장간과 닮은 그림이 이것이다. 그래도 김득신 맛은 아니다. 순간 포착 '쑥스럽게 뭘 이런 걸 다 그리십니까?

 

 스포일러 같지만 이런 식으로 우리 그림을 보는 안목을 소개해 주는 걸 알리고 싶어서 사진도 붙여가며 리뷰해 보았다.  저자의 말처럼 무조건 자주 보면 밝은 눈이 트인다니 집에 우리 미술관 하나 두어도 좋을 것 같다. 나처럼 문외한인 어른은 오히려 더 기쁠 것이다. 애들 책이라고 무시 말자. 또 말하지만 무시는 아내의 종아리가 무시다. 아내에게 욕 들었던 책이 같이 보면서 쓰담쓰담으로 바뀐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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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정, 나의 종교] 시를 쓰기에 앞서, 라이너 마리아 릴케를 평한글 | 하루 독서 2020-07-28 2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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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보드 자판으로라도 필사 해 놓자.

 

"당대의 모든 서정시인 중 아마도 완성에 대한 기대치를 그렇게 높게 설정하고 그것을 성취하기  위해 그렇게나 충분한 노력을 쏟은 사람은 아마 없을 것입니다. 그는 『말테의 수기』에서 시에 관한 가장 까다로운 문구를 쓴 바 있습니다.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

  시란 사람들이 흔히 생각하는 것처럼 감정(충분히 일찍 찾아오는 것)만은 아니다. 시는 경험이다. 한편의 시를 쓰려면 많은 도시와 사람과 사물을 관찰해야 한다. 동물에 대해서도 잘 알아야 하고, 새가 어떤 방식으로 나는지 느껴야 하며, 아침에 작은 꽃이 필 때의 움직임이 어떤지 알아야 한다. 돌이켜 생각할 수 있어야 한다. 낯선 지역의 길과 예상치 못한 만남과 그 다가옴이 보이는 이별을, 아직 아무것도 모른던 시기의 어릴 적 날들을, 아이를 기쁘게 해 주려던 부모의 의중을 파악하지 못해 결국 속상하게 해 드릴 수밖에 없었던 일을, 유난히도 낫지 않던 어린 시절의 병을, 고요한 방에서 보낸 나날을, 바닷가의 아침을, 아니 바다 그 자체를, 바다들을, 여행 가서 보냈던 밤들, 높이 솟아올라 모든 별과 함께 흐르던 밤들을. 이 모든 것을 생각만 하는 것으로는 충분치 않다. 다른 누구의 것과도 비교할 수 없는 사랑을 나누던 밤들에 관한 기억이 있어야 하고, 산고의 비명, 자궁문이 닫힐 때 한결 가벼워진 몸으로 창백하게 잠들던 산모들의 모습을 기억해야 한다. 몸으로 창백하게 잠들던 산모들의 모습을 기억해야 한다. 또한 죽어 가는 사람의 곁에도 있어 보아야 하며, 열린 창문으로 뭔지 모를 간헐적인 소리를 들어가며 이미 죽은 자와 한방에 앉아 있어 보기도 해야 한다. 기억을 간직하고 있는 것만으로는 역시 충분하지 않으며, 너무 많을 때는 잊을 수도 있어야 한다. 잊힌 기억이 다시 돌아올 때까지 기다릴 수 있는 굉장한 인내심도 지녀야 한다. 기억 그 자체로는 아직 아무것도 아니다. 그것이 우리 안에서  피가 되고, 시선과 몸짓이 되고, 그러다 이름도 잃고 우리 자신과 구분할 수 없는 지경이되면, 그제야 그 중심에서 시의 첫구절이 깨어나 얼굴을 내미는 매우 드문 시간이 찾아온다.

"

 

"영원한 무국적자이자 모든 길에 순례자였던 젊은 릴케는 창작을 위해 세계의 모든 나라를 거치는 여행길에 올랐습니다. 이 여행에서 릴케는 정신적인 체험들을 수집하려고 보고 또 들었습니다."

 

ㅡ' 츠바이크'가 '라이너 마리아 릴케'를 평한 글 228쪽

 

 

어디 시뿐이랴, 모든 문학 창작물이 다 해당되리라. 진실된 글이 되려면

 

 

 

 

 

우정, 나의 종교

슈테판 츠바이크 저/오지원 역
유유 | 2016년 0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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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정, 나의 종교] 단상위의 독재자 '구스타프 말러' | 하루 독서 2020-07-28 0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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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 습관 캠페인 참여

" 어제 그를 십자가에 못 박으라고 소리치던 자들이 오늘 호산나를 부르며 가의 명성이 드리운 옷자락에 몰약과 향료를 부어 축복한다. 지난날 악의로 가득했던 자들은 사라지고 아무도 자신이 그랬다는 것을 드러내려 하지 않는다. 그를 증오하고 다른 이들까지 선동했던 사람들은 아무런 성과도 내지 못했다.  그들이 올린 유일한 성과라고는 그가 그들의 증오심을 먹고 열매를 맺도록 한 것뿐이었다. 혼탁한 그들의 세계는 혼란과 분로 가득했으나 한 사람의 의지가 스스로의 질서를 창조하고, 쉬지 않고 순수한 조화를 추구할 때 그 세계는 힘을 잃었다. 위대한 힘은 하루하루 쌓이는 시간보다, 의지로 쌓아 올린 작품을 깎아내리는 허황된 증오의 말보다 강하다."

(183쪽 츠바이이크가 '구스타프 말러'를 평한 마지막 글)

 

-구스타프 말러(1860-1911)

말러는 1860년 보헤미아 지방에서 유대인 상인의 아들로 태어나 1911년에 51세의 비교적 젊은 나이로 사망했다. 예민한 감수성과 뛰어난 음악성을 타고난 말러는 15세 때 빈 음악원에서 음악 공부를 시작하며 재능을 나타냈다. 음악원을 졸업한 후 지휘자로 나선 말러는 수많은 청중을 끌어들이는 탁월한 지휘로 당대의 주목을 받았다. 하지만 늘 완벽을 추구하던 말러는 주변 사람들을 심하게 몰아붙여 많은 이의 불만을 사기도 했다. 그의 뒤로는 모욕당한 프리마돈나의 신경질적인 비명과 나태한 자의 신음, 성과를 얻지 못한 자의 조롱이 뒤따라 다녔다. 그러나 말러는 시대를 초월한 명지휘자로 현재까지 추앙받고 있다.(184쪽)

 

 책은 당대의 예술분야의 인물에 대해 츠바이크가 평한 글을 모은 것이다. 아는 인물도 있고 모르는 인물도 있다. 츠바이크는 이리 저리 참 많은 글을 남겼다.

 

 

~ 헌신하는 예술, 부르노 발터 (누구?)

   187쪽 달리기중

 

 

 

 

우정, 나의 종교

슈테판 츠바이크 저/오지원 역
유유 | 2016년 0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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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르는 여인의 편지] 여성은 장님이 아니다. | 왜 사회는 2020-07-26 1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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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모르는 여인의 편지

슈테판 츠바이크 저/송용구 역
고려대학교출판부 | 2011년 07월

내용     편집/구성     구매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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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자 슈테판 츠바이크는 오스트리아 빈에서, 유대계 부유한 가정에서 태어났다.(1881년) 일찍이 문필에 뛰어난 재주를 보여 23세 때 첫 시집 「은빛현」을 발표하면서 작가의 길을 걷는다. 그의 재주는 시에만 있지 않았고 소설 희곡 평론 등 문학의 모든 분야에 걸쳐 탁월한 능력을 발휘하였다. 예술과 문화가 최고조에 달했던 그 시기의 유럽을 진정으로 사랑했던 그는 한 발의 총성으로 시작된 1차 세계 대전과 히틀러의 광포에 그토록 사랑했던 유럽이 나락으로 떨어지는 것을 보며, 일본의 진주만 공습으로 미국의 2차 대전 참전 소식이 있고 난 뒤 얼마 지나 전쟁의 감옥을 스스로 탈출하는 자살로 생을 마감한다.(1942년)  유럽 각국의 언어와 문학에 정통한 그는 여행 또한 좋아하여 유럽 각국은 물론 인도, 중국, 아프리카, 캐나나 등 거의 안 다닌 데가 없었다. 그의 작품에도 이러한 여행벽이  나타나는데 이 작품 「모르는 여인의 편지」에서 여인의 편지를 접한 '어느 유명한 소설가 R씨'또한 여행을 다녀온 후 이야기가 시작되고 있다. 또 작품속 여인의 편지에 '어느 유명한 소설가 R씨'는 수시로 몇 달씩 여행을 떠나는 것으로, 저자의 여행벽이 작품에 그대로 표현되어 있다.

 

 거리는 ㅡ

  어려서 사랑한 호남 작가를 끝끝내 표현 잊지 못하고 혼자서 애태우는 여인. 문구멍으로 몰래 엿보며 가슴 설레고, 그가 피운 담배꽁초를 보물인양 모으며, 뒷모습을 본 날이면 감격하고, 그가 쓴 작품을 모조리 사다가 외우다 싶이 읽고 심지어 잠꼬대까지 해대지만, 결코 그에게 한 마디의 표현을 하지 않는다. 심지어 매춘부로 오인받고 그의 아이까지 갖게 되어도그것 조차 알리지 않는 여인. 그를 사랑하며 겪게 되는 갖은 고초에도 그의 아이가 분신인양 그 낙으로 살아가며 언제가는 그녀를 인식할 것을 기대하지만 끝내 말 못하는 여인. 그가 누구보다 자유를 좋아하고 책임과 의무감을 싫어하는 그를 잘 알기에. 다시 한번 여인과 밤을 보내는 기회에도 끝내 그는 여인을 '어린날의 소녀'로도 지난날의 '거리의 여자'로도 알아보지 못한다. 마지막 까지 그에게 여인은 또 다른 '매춘부'일 뿐이었다.

 

  책은 ㅡ

  사랑하는 사람으로부터 끝내 인식되지 못하는 안타까움과 그것을 이야기하지 못하는 고집스런 여인이, 그의 분신인 아들을 잃은 그 날, 스스로 죽어가면서 자기의 일생과 사모하는 마음을 유서를 빌어 고백한 이야기이다. 저자 '츠바이크'는 보통이 아닌 병(病)적인, 광(狂)적인 것, 순간적이고 특별한 경우속에서 보편적이고 본질적인 인간을 찾으려고 하였는데, 그가 쓴 전기(마리앙뚜아네뜨, 발자크,푸셰) 는 물론 「감정의 혼란」 「황혼의 이야기」 「체스 이야기」 「달 밝은 거리」 등 소설에서도 잘 나타난다. 하나같이 보통이 아닌 특별한 경우이다. 찰나와 순간이라는 하나의 조그만 계기가 인간 정신에 끼치는 영향과 비정상적인 감정의 고조, 인간과 인간과의 관계를 짧고 간결한 문장, 쉽지만 특유의 문장으로 그려 내었다.  이 「모르는 여인의 편지」는 그가 추구한 병적이고 광적인 것에서 인간의 본성과 사랑찾기가, 탁월한 심리묘사를 더 해서 가장 잘 드러난 작품이다. 특유의 에로틱함도 더 하여.

 

  「모르는 여인의 편지」는 분명 사랑의 이야기이다. 누구는 바람둥이 'R씨'를 욕할 수 있고, 일편단심 순정적인 여인의 사랑을 부러워할 수도 있고, 주체적이지 못한 여인의 사랑을 욕할 수 있다. '태백산맥의 정하섭과 소화'가 생각나고 '영자의 전성시대에 영자'가 떠올려지기도 한다. 나아가 작가의 보수적 여성관을 비판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오늘을 사는 우리의 눈으로 보면...

 

 하지만 ㅡ

  저자의 회고록 「어제의 세계」에서 저자가 예기한 당시의 성도덕의 문제에서 보면 이 작품은 또 달라진다. '사회적 도덕'의 이중성! 남자에 대해서는 "젊어서 향락을 누려라"고 눈짓을 하고 용기까지 북돋우기까지 하며 남자의 성적 충동은 암암리에 묵인됐지만, 여성은 꽁꽁 에워싼 사회였다. 자연의 여러 요소-태양, 물, 바람, 공기까지도 여성의 피부에 와 닿는 것은 용납되지 않은 사회. 이처럼 여자의 순결을 옹호했던 사회가 매춘이 성행하고 태연히 못 본 체하고 하룻밤의 여성이 담뱃값에 지나지 않았던, 나아가 공창이라는 국가가 용인한 합법적 매춘부까지 있었던 이중적인 사회였다. ( 「어제의 세계」 87~109쪽 )

  어쩌면 저자 '츠바이크'는 당대의 성도덕이, 매춘이 태연했던 남성과는 달리 여성은 성욕을 갖고 있지 않으며 또 가져서는 안 된다는 허구를  모르는 여인의 편지의 작품에 드러난 애절한 여인의 깊은 심리를 통해 그 사회의 도덕의 이중성을 고발한 것은 아닐까. 국가가 인간의 자유를 허락한 것 만큼 도덕 또한 인간을 예속하지 말아야 한다는 것 아닐까.

 

  원초적인 인간의 본성, 자유, 사랑을 추구한, <슈테판 츠바이크> 저  「모르는 여인의 편지」이다. 다만 다른 출판사의 책과는 달리 이 책은 고려대학교 출판부에서 청소년문학시리즈로 출판된 것으로 츠바이크의 특유의 간결하고 함축된 문장을 조금은 늘리고 해진 느낌은 아쉽게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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