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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예수입니다] 회칠한 무덤. 필사하자. | 하루 독서 2020-08-31 1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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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예수여! 당신은 도대체 무슨 권한으로 이런 일들을 합니까?  누가 권한을 주어서 이런 일들을 합니까?"

    "그럼 나도 한 가지 물어보겠습니다. 당신들이 대답하면 나도 내가 무슨 권한으로 이런 일들을 하는지 말하겠습니다."

     "세례 요한이 세례를 베푼 것은 하늘에서 권한을 받은 것입니까?  사람에게 받은 것입니까?"


  만약 세례 요한이 세례의 권한을 하나님에게서 받은 것이라고 인정하게 되면 그들은 세례 요한의 정체성 중에 신성을 정확히 인정하는 것이 되며,  똑같은 논리로 내가 하는 사역의 사적 권위를 인정하지 않을 수 없게 되며, 또한 내가 성전을 뒤엎은 것도 하나님의 사역으로 정당화될 가능성이 생깁니다.

  만약 세례 요한의 세례권한이 사람에게서 온 것이라고 주장하여 그 신적인 권위를 제거해버리면, 그들은 민중으로부터 소외당하는 위치에 처하게 됩니다. 요한의 세례는 단순히 사람의 권능으로 돌릴 수가 없는 것입니다. 이 말을 해도 저 말을 해도 군중 앞에서 다 책잡히고 똥이 되게 되었습니다. 이들은 산헤드린을 구성하는 멤버들이고, 산헤드린은 유대인의 대법원입니다. 나의 성전전복사건을 접한 이들은  곧바로 나를 체포하러 온 것입니다. 그러나 나는 민중과 함께하고 있었습니다. 나의 공개토론재판계획은 멋지게 성공하고 있었습니다. 그들은 말했습니다.

   "모르겠소."

  나 또한 답하였습니다.

    "나도 무슨 권한으로 이런 일을 하는지 말하지 않겠소." (마가 11:33)


  나는 곧바로 사악한 포도원 소작인들의 비유(마가 12:1~12)를 설파했습니다. 최후에 포도원의 주인이 그의 사랑하는 아들을 보냈는데 소작인들은 그 아들마저 쳐죽입니다. 이 비유는 나를 잡으러 온 사람들과 민중이 함께 들은 것입니다.

    "저 아들은 진정한 상속자이다! 자아! 죽여버리자! 그러면 이 포도원은 우리 차지가 될 것이다."


  나의 비유가 예루살렘성전의 하이어라키(계층제, 교권제)를 장악하고 있는 모든 권력자를 향한 담화라는 것은 그 자리에 있었던 모든 사람이 곧바로 피부로 느끼는 것입니다. 그 놈들은 모여서 곧바로 나를 죽이려 했습니다.  그러나 나를 지킨 것은 민중이었습니다. 마가는 이렇게 쓰고 있습니다.

    "이 비유를 들은 성전의 사람들은 그것이 자기들을 두고하신 말씀인 것을 알고,  예수를 잡으려 하였으나 군중이 무서워서 예수를 그대로 두고 떠나갔다." (마가 12:12)

 

   나는 하나님을 믿습니다. 나는 성전의 종교를 믿지 않습니다. 이스라엘의 하나님도 본시 광야의 하나님이었습니다. 그런데 팔레스타인 원주민들을 박멸하기 시작하면서부터,  대적적인 관계 속의 구심점이 되기 시작하면서부터 그 하나님은 천막에 가려지고,  지성소에 들어가 버리고, 돌더미 속에 유폐되었습니다. 하나님을 돌더미에 가두어놓고 그것을 소유함을써 현세적 복락을 누리려는 모든 인간들, 성직자들, 서기관들, 그놈들 때문에 민중은 고초를 겪습니다. 


     "집을 짓는 사람들이 버린 돌이 모퉁이의 머릿돌이 되었다. 하나님께서 하시는 일은 참으로 놀랍다." (마가 12:10~11)

  여기 '집을 짓는 사람들이 버린 돌"이라는 것은 무너진 성전을 의미합니다. 성전은 사라지고 그폐허에 뒹구는 돌무더기,  그 중의 하나, 큼직한 돌벽돌이 하나님의 나라의 '모퉁이의 머릿돌'이 되었습니다. 전체 건물을 지탱하는 역활. 교회는 성전이 아닙니다. 교회는 천국운동을 위한 방편적 거점에 불과합니다. 나는 성전을 전복했습니다. 그러나 나는 새로운 하나님의 나라의 '모퉁이의 머릿돌'이 되었습니다. 이 '모퉁이의 머릿돌' 위에 새로운 집이 지어질 것입니다.

(238쪽~242쪽 요약)


    도올 선생은 예수님을 '나'로 해서 마가복음을 처음부터 끝까지 내가 누구인지 경어체로 소개하듯 알리고 있다. 당시 예수의 심정과 분위기를 더한 성경의 해석. 상황신학의 진면목을 본다. 상황신학이 아닌, 기성 목사들은 성경을 성경에서 찾지않고 단어 하나를 잘라 자기의 주장을 끼워넣어 교인들에게 가령, 머릿돌을 들어 사회에 기둥이 되어라등으로 떠든다. 필사한 예수님의 성전 파괴 성경 구절은 웬만한 교회의 목사가 택하는 설교의 '오늘의 말씀'이 아니다.  장로회다, 예장이다, 감리다, 합동이다, 뭐다뭐다해서 자신들의 조직체를, 신학대학에서부터 이 나라 기독교를 쥐고있는 그들이기에, 이 성경 구절이 그들의 치부를 꾸짖는 것임을 알기에.... 그들이 대학부터 쥐고 있을 설교 참고서에는 뭐라고 되어 있는지 궁금도 하다.



나는 예수입니다

김용옥 저
통나무 | 2020년 0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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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면 우리는....자연에서 | 후 불면 날아갈 2020-08-31 0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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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늦은 시각 집에 도착했다. 가는 버스에서는 나를 포함 세 명, 오는 버스에서는 나와 친구 포함 열 명쯤 같은 버스를 타고 내렸다. 먹거리가 부족할 것 같아 들른 김밥집에서는 연신 코로나를 욕했고, 괜한 인사치레로 물어본 내가 미안할 정도의 장황한 하소연이었다.

 

  짓다 만 아지트는 태풍도 집중호우도 크게 영향을 주지 않은 듯 이전 모습 그대로였다. 만들어 놓은 평상에 앉자마자 음식을 펼쳐 아침을 겸한 점심을 막걸리와 함께 먹었다. 그리고 추억도. 우리들의 추억은 교회 이야기가 대부분이다. 모두 대학을 가기 전까지는 한 교회를 어릴 때부터 다닌 탓이고 그 속에 사춘기의 반항도 첫사랑의 설렘도 들어서다. 그녀들은 자~알 살고 있을까. 한 놈이 뻔히 알면서도 교회를 나가느냐고 물었고, 난 신앙인은 남겼지만, 종교인은 버렸다고 대답했다. 뭔 말이냐고 묻는 놈에게 구구절절 얘기하지 않는다. 말해도 못 알아듣는 놈임을 알기 때문이다. 내 입만 아플 뿐. 갑자기 내린 소나기는 우리의 알탕 물놀이를 더욱 신나게 했다. 사십 중반을 넘긴 남자 세 명이 알몸으로 계곡에서 물놀이를 하는 모습이라니.... 드럽게 한 놈은 인스타인가 뭔가에 올린다며 사진을 찍어댔다. (미친)

 

  아내에게 전화를 걸었다. 딸이 받았고, 오늘 못 내려갔다고 했다. 엄마가 낮잠을 너무 많이 잤다는데 (??? . 꼭 오늘 내려와야 할 이유는?) 내일 딸은 등교가 있다고 했다. 그럼 어서 내려오라는 말에 웃으면서 엄마가 선생님께 전화 드렸다고 한다. 내일 등교 짼다고. (뭣이?) 그리고는 또 다음 나흘 동안은 등교가 없다고 한다. 이게 무슨.... 그럼 또 영양에서 죽칠 수 있다는 것인데, 더 긴 자유를 얻은 나는 좋기는 하지만 내려오는 그 날이 언제인지 모르는 상황이라, 사람 사는 것처럼은 집안을 유지해야 한다. 냉장고 얼음 통에 얼음을 바닥으로 만들면 유난히 아내는 싫어한다. 풀로 유지 해야 하는... 두 살 많은 아내는 무섭다. 언젠가 '누나'라고 불렀다가 그냥 초상칠 뻔 했다. 부부 사이엔 오빠는 있어도 누나는 없다. 엄연히 '누나'인 것을.

 

  산청을 오가며 터미널과 그곳 마트를 들러보고 딸과 통화를 하며 살짝 한발 뒤로 물러나 생각해본다. 차라리 지금의 코비디19라고 칭하는 코로나와 어서 빨리 공생하는 단계가 와버렸으면 하는 생각. 자가면역력을 갖춘다면 감기처럼 인간과 공생하는 단계.

  문제는 면역력이다. 낮은 단계의 감기 바이러스는 웬만한 사람은 모두 자가면역력이 갖춰져 있어 증상이 없다. 이후 실제 아프다고 느끼는 단계의 강한 바이러스를 쥐고 있을 인간은, 본인 스스로가 월차다 결석이다 해서 자가격리 단계에 들어간다. 자연스러운 방역이 된다.

  우리가 아는 감기도 결코 만만히 보아서는 안 된다. 면역력이 약한, 고령자의 사망으로 이어지는 지금의 코비디19처럼, 감기 또한 면역력이 약한 사람에게는 치명적이다. 노인의 사망원인 1위는 폐렴에 의한 합병증이라 한다. 이 폐렴은 감기에서 비롯된다고 한다. 감기가 폐렴으로 발전하는 것. 아무리 의학기술이 발전한 현대라 해도 '딱 먹으면 낫는 완벽한 직방 감기약' 하나 만들지 못하고 있다. 내성이 생긴 인간이라 굳이 만들 필요가 없을 수도 있고. 정확히는 알 수는 없으나 지금까지 인간의 의학이 만들어낸 약 중에서, '이 약 하나 딱 먹으면 낫는 병'은 고작 여섯 가지라고 얼핏 '카더라 통신'에서 들었다. 대부분이 인간의 자가치유 능력에 기대고 나머지는 거들 뿐이라고 한다.

  감기의 학명도 코로나다. 감기 증세를 일으키는 바이러스를 통칭해서 코로나라 부른다. 다만, 코비디19가 힘든 건 인간계에 첫선을 보인 바이러스이고 인간은 이에 대한 준비가 전혀 없기 때문이다. 인간의 자가치유능력을 거들어 주는 약을 어서 만들거나, 자가면역력이 생기거나....

 

어쩌면 우리는, 건강한 우리는,

우리도 모르게 코비디19에 이미 노출되어 살고 있었고, 무증상으로 내성을 갖추고 있지 않을까.... 다만, 모를 뿐....

자가면역력은 자연이 키워준다. 햇볕과 바람과 공기와 물, 그리고 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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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읽을 책이 없을때나.. | 덮은 책 2020-08-30 0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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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아무도 죽지 않았다

시라이 도모유키 저/구수영 역
내친구의서재 | 2020년 07월

 

  처음 해본 이벤트 '책이 거기서 왜 나와'에 덜컥하고 선정되어 받은 책이다. 읽고 싶은 책을 주는 줄 알았던 이벤트. 언젠가 예스는 나더러, 구매한 책 대부분이 교양서라고 알려주었고 책과 같이 온 프린트 문구에도 나와 잘 맞을 것 같다면서도, 막상 보내온 책은 추리소설이다. 나의 의지가 아닌 전혀 생뚱맞은 책.   

  추리 소설이니, 일부러 어둠이 한참 깔리고부터 들어갔다. 성진국답게 인물들 묘사와 에피소드가 쉽게 다가오지 않는다. 출장마사지가 동네 미용실처럼 아주 자연스럽다. 뭐 실제 지금 일본의 젊은이가 지니고 있는 의식일 수도 있다. 단지, 책을 덮는 것은 나와 맞지 않는 장르여서다. 따분했고, 작은 개미 한 마리가 나중엔 우주 괴물이 되어 온 마을 사람을 다 죽여도 전혀 재밌지도 않다. 짧은 시간에 반을 읽어 내렸지만  전혀 뒤가 궁금하지도 않다. 그냥 정말 읽을 책이 없어 빈둥거릴 때 다시 한번 펼쳐 볼려나. 간만에 여기 카테고리에 올려질 것이 생긴 것에 오히려 반갑다.

바이~ 침흘리며 피자 먹는 여자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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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읽기에 더 없이 좋았던 하루 | 후 불면 날아갈 2020-08-29 2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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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멀리 갔어도 웬만큼 전화하지 않는 아내가 꼭두새벽에 전화를 했다.

 

ㅡ 어.

ㅡ 머 해?

ㅡ 머 뻔하지. 밀린 리뷰... 쌓인게  열 권이 넘어간다야...

ㅡ 어. 목욕탕 가지 마. 알았지?

ㅡ 어. 안 그래도 잠시 갈까 말까 했어.

ㅡ 참아. 집에서 씻어. 창원 코로나 난리래.

ㅡ 몰라. 닌 좋겠네. 시골 가 있어서.

ㅡ 애들 데리고 뭐가 좋긴, 살림살이가 얼마나 많은지...정리해도 끝이...

    니가 좋지....더 신났겠다. 책만 보고

ㅡ 그래 오랜만에 시원하게 책 좀 보자. 또 블롴도 좀 ㅎㅏ....

ㅡ (뚝)

ㅡ .....(18)

 

  전화기 너머로 딸과 아들의 시끌벅적한 소리가 들린다. 영양에서도 새벽부터 아내를 힘들게 하나 보다. 매주 가던 목욕탕은 쉬었다. 부산은 특별히 전체 대중목욕탕이 집합 금지라고 한다. 3월에도 갔던 목욕탕이었는데, 이번 확산은 더 가깝게 느껴진다. 종일 창원 확진자의 동선에 대한 문자가 울리고 숫자는 높아졌다. 오래전 지진 발생 때 처음 들었던 문자 수신 소리는 깜짝 놀랄 만큼 긴장감을 주었지만, 호우와 태풍 그리고 코로나로 이어진 너무나 잦은 문자는 사람을 무덤덤하게 만든다. 블롴방과 거실과 화장실과 부엌. 이 자세, 저 자세, 누워서, 앉아서. 오전은 원 없이 책과 뒹굴어 보았다.

 

  친구들과 진행 중인 아지트 짓기는 여름엔 잠시 쉬기로 했던지라 내일은 그냥 알탕 목욕을 겸한 소풍을 계획했다. 짓고있는 아지트의 위치는 알탕 목욕을 할 수 있을 만큼, 도로도 길도 나 있지만 아무도 다니지 않는 산청의 이름 없는 산 중턱에 있다. 50년 전 산 아래 어느 주민 중 한 명이 이 높은 곳까지 밭을 일군 땅. 알 수 없는 곡절 끝에 경매를 거쳐 우리들의 땅이 되었다. 그 시대엔 이 높은 곳까지 밭을 일굴만큼 절실했을 서민의 삶이다. 안주가 필요하니 시내에 있는 족발집을 가야 했고 반드시 가야 할 만큼 그 집은 깨끗하고 맛이 좋다. 뻔한 상황임을 짐작은 했지만, 역시나 상가엔 사람이 횅하다. 주변이 모두 아파트가 밀집된 곳이라 토요일이면 사람이 붐비는 곳이지만, 오늘의 상황은 확실히 가까운 코로나임을 알게 했다. 퍼뜩 사고 퍼뜩 탔다. 이게 뭐 하는 상황인지... 미닫이 유리문 열기도 머뭇거릴 만큼, 코로나는 사람을 힘들게 한다.

 

  제대로 하지 못했던, 파워블로거분들의 여기저기를 돌아다녀 보았다. 어느 곳이든 들어가면 오래된 글부터 구경하는데, 꽤 오랫동안 글이 없는 분들이 계신다. 일반 블로거도 어쩌다 들어가 본 곳이 한참 활동을 열심히 하다 어느 년, 어느 날부터 뚝~끊어진 블로거를 만날 때면 항상 드는 생각이 있다. '딴 곳에 갔나' '무슨 일이 있나' '바쁜가' '다쳤나' '혹시....' 생각의 끝은 종착지까지 나아가기도 한다. 어찌 보면 개인의 역사이자 기록이자 흔적인 블로거라는 공간. 그분들이 남기고 간 사이버상의 흔적들. 혹 그 흔적의 주인이 이 세상에 없는 사람일지라도 그것을 알 턱이 없는 방문객은 그의 흔적을 읽고 느끼고 숫자 1을 더한, 흔적의 무게를 더해 놓고 떠난다. 얼마 전에 읽은 『죽은 자의 집 청소』에 '특수 청소'하시는 분은 이런 흔적도 지우는지... 신고하면 자동 사이버 계정이 사라지는지... 궁금하다.

 

  언젠가는 창작의 글을 써 보리라는 다짐으로 카테고리를 하나 만들었다. 언제 저곳에 글이 올려질지는 미지수지만 언젠가는 창작물을 올려보리라. 물론 지금 이 글도 창작이지만 제대로 형식을 띈 창작의 글을 올려 볼 것이다. 우선은 '나도 에세이트' 도전이다. 블롴놀이에 빠져 있다고 눈치 주는 아내의 콧대를 꺾기 위해서라도 꼭 도전해 보리라.

 

  들고 갈 가방을 미리 싸 두어야겠다.  이동 수단이 버스라, 또 조심스럽다.

 

 

 

 

죽은 자의 집 청소

김완 저
김영사 | 2020년 0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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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별 여행] 얼마만에 이런 책을 손에 쥐어 봤는지 | 하루 독서 2020-08-29 1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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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눈부신 빛 속에서 결국 그는 자기 내면의 신경 하나하나, 조직 하나하나가 모두 그녀에 대한 사랑에서 피어났음을 알아 차렸다. '사랑'이라는 그 마법 같은 말을 떠올리기가 무섭게 수 많은 연상과 기억이 빛을 발하며 그의 의식 속으로 들어왔다. (중략)

 

  그는 얼굴을 붉히지 않고 당당하게 그녀를 직시하려고 온몸에 바짝 힘을 주면서 말했다.

"사장님께서 제게 막중한 임무를 제안하셨고, 저는 그 제안을 받아들였습니다. 열흘 후에 멕시코로 떠나 2년 동안 그곳에 머물 예정입니다."

"2년이라고요? 세상에!"

  마음 깊은 곳에서 놀라움이 폭발하듯 터져 나와, 그것은 말이라기보다는 차라리 비명에 가까웠다. 그녀는 자기도 모르게 거부의 몸짓으로 두 손을 뻗었다. 그러나 즉시 그녀는 노출되어버린 자신의 감정을 애써 부인하려 했지만, 그는 이미 두손을 잡았고 ㅡ 어디서 그런 용기가 났을까? ㅡ 두 사람은 몸을 떨며 자신도 모르게 뜨거운 불길에 휩싸인 듯 뒤엉켰다. 그리고 그동안 매일, 매 시간 무의식적으로 억누르고 있던 갈증과 욕구를 끝없는 입맞춤으로 마음껏 분출했다.

  그가 그녀를 끌어당긴 것도, 그녀가 그를 끌어당긴 것도 아니었다. 둘은 마치 폭풍우에 떠밀린 것처럼 누가 먼저라고 할 것도 없이 상대방의 몸으로 파고들어, 바닥을 알 수 없는 무의식 속으로 함께 떨어졌을 뿐이다.

(30쪽~36쪽 요약)

 

 

  가난했지만 열심히 공부한 끝에 큰 회사에 취직한 루트비히. 열심히 일하는 모습에 사장의 신임을 받게 되고, 이후 병이 난 사장. 그의 개인비서 제안으로 루트비히는 그의 집에 머무르게 된다. 평소 졸부를 경멸했던 루트비히는 그곳에서 사장의 아내인 그녀(현재 읽은 곳까지는 이름을 모름)의 모습에서 그 집이 좋아지고 그녀를 사랑하게 된다. 그녀 또한 아주 사소한 것까지 그를 배려하는 것으로 표현하지 않는 호감을 느낀다.

36쪽에서 벌써 서로 뜨겁게 키스를 하게 되네~~↗. 그 유명한 문장, '누가 먼저라고 할 것도 없이'가 들어 있을 줄이야!!!!  좋다!! 기억도 나지 않는 키스. 방법도 까먹은 키스. 죽기 전에 한번 해 볼 일이 있겠나.

 

  딱딱한 책만 손에 쥐었다가 츠바이크 파기 끝물에 그의 소설을 주로 읽고 있다. 제대로 달달한 책이다. 특히나 심리를 묘하게 파는 그의 문체가 더욱 에로틱 분위기를 자아낸다. 문장을 줄이고 줄이는 것을 그렇게 좋아했다는 츠바이크. 줄이고 줄이면 그만큼 전개 속도가 빨라져서 더욱 좋아했던 츠바이크. 진짜 빠르다. 질질 안 끈다.

 

 

 

 

이별여행

슈테판 츠바이크 저/배정희,남기철 역
이숲에올빼미 | 2011년 0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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