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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고픈 5월~ | 만날 책 2021-05-12 2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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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도 막걸리를 마셔 버렸다.

자고 일어난 아침이면 어김없이 오늘은 마시지 말자라고 다짐을 하지만 저녁 해는 떨어지고, 퇴근을 하고, 밥반찬을 핑계 삼아, 나는 또 누런 양은그릇에 막걸리를 붓는다. 아내와 아이와 이러쿵저러쿵 알콩달콩. 그사이 거품 낀 몸은 가벼워지는 대신에 노곤하고 마음은 풀어지고……. 잠에서 깨고 나면 손에든 책이 등에 배긴 채 아침을 맞는다.

~ 지난 밤도 독후기 실패구나

 


 

최근에 완독한 『정치사상사』(앨런 라이언. 2017. 문학동네)에는 정치사상에 관한 많은 인물과 그 저서가 소개되어 있는데 그중 20세기 이후의 이야기에서 몇 권을 골라보았다. 무겁지만, 그만큼 깨달음도 성취감도 있을 것이다.

 

 

대중의 반란 / 철학이란 무엇인가

오르테가 이 가세트 저/김현창 역
동서문화사 | 2009년 04월

 

『대중의 반란 / 철학이란 무엇인가』. <오르테가 이 가세트>. 대중사회를 가장 제대로 비판한 책이란다. 우선 엘리트와 대중을 구분했고 자신이 남들과 같다는 점에 고통을 느끼기보다는 오히려 기쁨을 느낀다라고……. ‘동서문화사에서 출간된 책은 오래전 번역이라 피하고 싶지만, 선택의 여지는 없다. 딸랑 하나뿐이다.

 

 

순수이성비판

I. 칸트 저/이명성 역
홍신문화사 | 2006년 12월

 

『순수이성비판』. <칸트>. 무엇을 더 말하랴. 어렵겠지. 검색하면 많은 책이 있지만, 미리보기를 통해 군더더기 없이 그나마 좀 쉽게 번역된 듯해서 이 출판사, 이 역자님의 것을 골랐다. 다 이해를 할 수 있겠나. 완독을 하게 된다면 읽어냈다는 것에 의미를 둘 책이다.

 

 

검은 피부, 하얀 가면

프란츠 파농 저/이석호 역
인간사랑 | 2013년 08월

프란츠 파농 새로운 인간

프라모드 K. 네이어 저/하상복 역
앨피 | 2015년 08월

 

『프란츠 파농 새로운 인간』. 『검은 피부, 하얀 가면』. <프란츠 파농>. 정치사상사 책의 후반부에서 여러 번, 여러 곳에서 파농이 거론되었다. 언젠가는 만나볼 인물이었고 이참에 기회다 싶었다. ‘아프리카에서는 톨스토이가 나올 수 없다라는 제국주의자들의 조롱에 흑인들은 단지 그럴 이유와 기회가 없기 때문이다’, ‘유럽을 모방하지 말자라고 외친 인물이다.

 

 

이데올로기의 종언

다니엘 벨 저
종합출판범우 | 2015년 04월

 

『이데올로기의 종언』. <다니엘 벨>. 1960, 그러니깐, 2차 대전이 끝난 지 그리 오래되지 않은 시기에 정치사상의 고갈이라고 떠든 책이다. 물론 벨이 말한 이데올로기는 급진적 혁명적인 이데올로기다. 영국과 미국의 정치 문화를 좋게만 보지 않았던 인물. 정당 간 이데올로기에 뚜렷한 차이는 없이, 정책을 조금 이쪽으로 또는 조금 저쪽으로 슬쩍슬쩍 밀당만 하는 상태. 지금 시대는 아예 사라졌다. 그냥 이라는 이데올로기만 남았다.

 


 

깨어서

출근하고

일하고

퇴근하고

막걸리를 내리고

컴터에 앉았다가

책을 들고서

 

나는 그만

눈까풀이 무거워

잠이 든다.

 

-언제나 책 고픈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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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쟈~ 다시금 시작이다. | 만날 책 2021-05-06 22: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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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은 잔인한 달. 아직도 4월 말에 있었던 직장에서의 큰 사건을 뒷수습 하는 중이다. 하지만 이번 주는 전 주와는 사뭇 다르다. 모두가 그러려니 하고 있다. 뉘우침도, 다짐도 단 1주 만에 모두가 옅어져 보인다. 이 같은 큰일로 인해 쌓인 일을 하나하나 처리하느라 여전히 오늘도 바빴다. 그래도 책을, 블롴을 놓을 수는 없기에 서평단을 두드려보고 이렇게 또 몇 자를 적어본다.

 

『임상의학의 탄생』. 푸코의 많은 책 중에서 유독 관심이 갔었다. 현재는 절판이다. 다시 푸코를 잡고자 『감시와 처벌』을 준비하면서 뒤따라 『임상의학의 탄생』을 이리저리 알아보았다. 중고는 비쌌다. 아내에게 도서관 발품을 부탁하고 혹시나 싶어 출판 이력이 있는 <인간사랑> 출판사(유일하게 블로그로 알고 있는 출판사)에 문의를 했더니 반품도서 중에 찾아본다고 하였다. 책은 있었고 이렇게 내게로 왔다. 친절한 '인간사랑'씨.  절판 도서를 새 책인 양 산 셈이다. 다행히 하루 상간에 두 개의 책이 내게로 왔다. 저자와 역자는 동일 인물이고 출판사가 다르다. 역자는 1993<인간사랑> 출판사에서 푸코의 이 저서를 옮겼고 다시 2006년에 출판사를 달리하여 개정판 비스무리하게 낸 것 같다. 아주 옛것과 조금 옛 것에 별다름은 없어 보인다. 본문의 내용은 거의 같고 조금은 읽기 쉽게 풀어준 것이 달리 보일 뿐이다.

19세기 초 과학이 발전하면서 보이지 않음보임으로 경계가 나뉘고 의학적 영역이 아니었던 대상들이 의사들의 시선과 언어에 포착되어 새로운 모습으로 변질한, 의학의 고고학? 처음 몇 장을 펼쳐보니 역시나 푸코다. 머리 위로 벌이 대략 50마리 날아든다. 그런데, 어려운 책이 나름 흥분되고 찌릿찌릿하다. 이런 걸 즐기는 것인가. 의학을 배우는 사람은 이 책이 필독서일까. 궁금하다.

 

『바보의 세계』. 다시금 책을 가까이....... 서평단을 두들겨 보았다. 『난설헌』을 아직 읽지 못해서 리뷰를 올리지 않고 있음에도 (많은 이가 신청한 듯한데) 용케도 내게 기회를 주신다. 양장 노트도 같이 딸려왔다. 이제 막 인쇄해서 나온 듯 심하게 새 책 냄새가 난다. 받고 보니 저자아니라 엮음으로 되어있다. 인류사에 있었던 역대급 바보짓을 당시 주인공의 이야기와 지금 세계적 석학의 인터뷰를 엮은 듯하다. 이름하여 뻘짓거리 인류사.

 

 

임상의학의 탄생

미셀 푸꼬 저/홍성민 역
인간사랑 | 1996년 10월

 

임상의학의 탄생

미셀 푸코 저/홍성민 역
이매진 | 2006년 07월

 

바보의 세계

장프랑수아 마르미옹 편/박효은 역
윌북(willbook) | 2021년 0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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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마치며. (징그러~) | 하루 독서 2021-05-02 1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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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사상사

앨런 라이언 저/남경태,이광일 공역
문학동네 | 2017년 11월

 

 

필사 한방~

 

롤스는 가장 가난한 사람이 최대한 잘되는 사회가 공정한 사회라는 말로 답한다.

(...) 

롤스는 자신이 사회에서 어떤 위치를 차지하게 될지 모르는 합리적인 개인이라면 불평등은 가장 가난한 사람이 최대한 잘되도록 만들어줄 수 있는 경우에 한해서 정당하다는 데 동의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극적인 발상이다. 루소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여기서도 출발점은 평등이다. 그러나 루소와 반대로 롤스는 부자가 더 부자가 되는 것을 허용함으로써 가장 가난한 사람이 더 잘될 수 있다면 우리는 빈자가 최대한 잘되게 만들어줄 수 있는 정도의 불평등을 허용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

  우리는 빈자의 번영을 위해 평등을 뒤로 물려야 한다는 발상을 하게 된다.

 

이데올로기적으로나 종교적으로 과다한 흥분 상태에 있는 지도자들 수중에 들어가면 다수의 지지를 받든 소수의 지지만 받든 정부는 끔찍한 악을 행할 수 있다.

 

자유주의자는 민주주의를 다수결에 의한 통치로 정의하고 다수가 할 수 있는 일을 제한하는 방법들을 찾았다. 롤스에게, 그리고 특히 그의 추종자들에게 권리를 침해하는 투표는 아예 투표가 아니다. (...) 권리를 침해하는 투표는 민주적인 투표가 아니다. 왜냐하면, 투표는 만인의 동등한 자유를 존중한다는 조건하에서 행사되는 경우에만 존중받을 자격이 있기 때문이다. (...) 흑백 인종 분리나 소수 유대인 박해를 찬성하는 투표는 민주적이라고 일컬을 수 없다. 전체 주민의 90퍼센트가 10퍼센트의 유대인을 박해하는 데 찬성하는 투표를 한다고 해도 그것은 민주적인 투표가 아니다.

 

(책을 마치며, 1283~1286쪽 인용)

 


 

정확히 1년이 지나 마지막 장(1400)을 덥게 되었다. 징그럽다. 오로지 활자로 꽉 채워진 책이다. 본문은 정확히 1338쪽까지이며 주석이 있다가 더 읽을 책을 소개하면서 마지막 1392쪽까지 독자에게 읽을거리를 담아 놨다.  어지간히, 징그럽게, 빽빽하게, 활자를...

두께의 압박으로 작은 책을 병행하며 독서를 한 것이 이렇게나 시간이 흘렀다. 그래도 단락을 나눠 읽어도 무방했기에, 그래서 오늘 마칠 수 있어서 그나마 다행이다. 자축하자. 막걸리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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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자본을 정지시켰다. | 후 불면 날아갈 2021-05-02 0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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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악의 1주일. 세계 경제라는 그럴듯한 이름, 세계화된 자본주의 위력을 그대로 맛본 1주일

 

우리 회사는 자동차 자동변속기(속도에 따라 자동으로 변속을 시켜주는 부품)부품을 주로 만든다. 오래전부터 회사는 앞으로 죽을 수밖에 없는 내연기관을 대비하여 전기차 쪽으로 미래의 일거리를 모색했다. 개발팀이 의뢰받은 도면을 들고 오면 기술을 가진 나는 그 도면에 맞도록 부품을 가공해 주었다. 수 없이 많이. 이러한 노력이 쌓이고 쌓여 국내 대기업에 업체등록도 하게 되었고 그중 많은 부분을 우리가 담당하게 되었으며 점차 부품의 수량이 올라가고 자연 매출도 올라가게 되었다. 물론 신뢰도도.

 

그런데, 다른 부품과 조립되고 대기업을 거쳐서 세계적인 완성차 공장으로 가 있던 어느 자그마한 부품에서 결함이 발견되었다. 차량제조품은 일반제조품과는 다르다. 안전과 직결되기 때문이다.  올 정지. 모든 이동 정지였다. 곧 바로 현지 3자 기관을 통해 전수 검사, 국내 조립품과 단품들 모두 검사가 시행되었다. 매일 09시 북미, 중국, 한국이 모여 회의를 하고, 다시 15시에 국내 대기업을 비롯한 관련 회사가 모여 회의를 하게 되었다. 발생원인에 대한 자료, 발생의 시점(lot 추적). 이 시점이 외국에서는 중요했다. 그들(북미)에게는 검사된 제품만 받으면 되는 것이었으며, 대신 조립된 차도 뜯어서 확인해야 하는 것이 큰일이기 때문이었다. 영어 통역사를 고용해야 했고 이 사람에게 이 분야에 대한 기본용어와 시스템에 대해 이해도 시켜야 했다. 국내 대기업 담당자도 1주일을 같이 상주하면서 같이 도우며 최대한 일이 더 커지지 않도록 막아야 했다. 결국, 부품의 결함은 가공하는 공구의 손상이 있었고 손상은 작업자의 실수(휴먼 에러)였으며, 그 시점이 작년 11월경이라는 결론에 도달했다. 나의 수첩에 그것이 기록되어 있었다. 나의 수첩, 나의 글씨도 사진이 찍혀 세계로 뻗어 나갔다. ㅋㅋㅋㅋ 결국 조립된 차까지 뜯어서 확인하는 결론으로. 다행히 차에는 없었다.

 

이 자그마한 부품의 그 부분이 국내 여러 회사를 거쳐서 북미와 중국 완성차 공장까지 가는 동안 어떻게 필터링 하나 없었는지 초기 개발단계부터 문제가 있어 보이지만, 어쨌거나 결함 부품의 귀책은 우리 회사였고 우리는 이 모든 선별비용과 결함 부품이 조립된 완성품의 변상비용, 조립된 차를 뜯는 비용, 그리고 완성차 조립일정에 차질 없도록 검사된 부품을 비행기를 태워서 보내는 비용까지 모두 클래임을 맞을 것이다. 다만 바란다면, 조립 완성품을 보증하고 필터링 하나 없이 세계로 보낸 국내 대기업의 책임도 일정 부분 있어 보이니, 최대한 작게 맞기를 바랄 뿐이다. 최소 억 단위다그들에게 억은 ~이지만 우리에게 억은 억 소리나는 거다.

 

어제, 사장은 앞으로 이 건에 대해서 말하는 사람은 쥑이삔다고 했다. 그러나 부서 팀짱이 모두 모여 이런저런 얘기를 하면서 너도나도 구멍이 뻥뻥 뚫려있는 것이 다 드러났다. 개발부터 미흡했고, 휴먼 돌발을 예상하지 못한 생산하며, 검출을 하지못한 품질까지.

 

경남 귀퉁이에 자그마한 우리 회사가, 내가, 몇 명의 작업자가 세계 굴지의 완성차 조립라인을 세웠고, 출하를 멈추게 했다. 자본을 정지시킨 것이다. 음ㅎㆍ하하하핳. 대책을 논의하고 자료를 준비하는 그들에게는 이것이 그들의 고유 업무였다. 때로는 웃기도 하고. 그러나 이 결함 부품을 만들었던 생산팀짱인 나는 10년이 빨리 늙어 버렸다. 물건이 사람잡은 1주일. 대단한 세계화. 노동자는 파업으로 자본을 멈추게 할 수 있고 불량으로도 자본을 멈추게도 할 수 있구나. 정말 힘들었던 1주일.....

 

존재가 의식을 규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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