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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샐리의 비밀스러운 밤 : 김아로미 | 모여랏!리뷰 2020-02-20 2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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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샐리의 비밀스러운 밤

김아로미 저
arte(아르테) | 2020년 0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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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고, 귀여움으로 중무장한 표지와 가방에 쏙 들어가는 크기, 모서리는 라운딩 처리가 되어 있어 읽기도 전부터 말랑말랑, 한결 가벼워진 마음이 먼저 찾아든 책이었다. 어느 순간 출판계를 점령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귀여운 캐릭터들! 보노보노를 시작으로 카카오 프렌즈들이 건네는 위로에 마음이 말랑해졌다면, 이번에는 브라운앤프렌즈 만의 매력을 어필하고 있다. 솔직히 카카오 프렌즈는 너무나 잘 알고 있는 친구였다면, 브라운앤프렌즈는 오고 가며 가벼운 인사 정도 나누는 이웃에 불과했다. 그래서 더욱더 궁금해졌다.  샐리! 너는 누구니?

"각자 글씨가 다 다르게 생겼잖아. 그게 꼭 마음의 모양 같아. 그래서 손 편지가 너무 좋아." / 46

"내일 날씨는… ."
샐리가 신중한 표정으로 말을 이었다.
"내일 알 수 있잖아. 그런데 왜 미리 걱정을 해?" / 133


코니는 퇴근 전까지만 해도 마치 갯벌 위를 걷는 듯 느릿느릿 흐르던 시간이 퇴근을 하자마자 폭주하듯이 빠르게 지나가는 것을 느꼈다. / 107

월요일부터 마치 신기루를 좇듯 주말을 하염없이 기다리고 있었다. 월요일은 믿을 수없이 힘들고, 화요일은 기가 차게 힘들고, 수요일은 무념무상으로 힘들고, 목요일은 한시름 놓은 것 같은 기분이지만 기본적으로 힘들고, 금요일은 엉덩이가 자꾸만 들썩거려서 힘들었다. / 109

재미로 시작한 일이 열심히 해야만 하는 일이 되어버렸을 때 무언가 잃어버리는 느낌이 들었다는걸. 그저 열심히 해야 한다는 이유 때문에 좋아하는 친구들과 별일 없이 노닥일 수 있는 여유를, 아무 때나 자고 아무 때나 일어나도 상관없는 무계획을, 한적한 오후에 즐기는 나른한 산책의 온도를 잃고 싶지 않았다. / 214


브라운앤프렌즈 스토리북 시리즈엔 샐리보다 먼저 등장하는 주인공이 있는데, 바로 <브라운의 완벽한 고백>이라는 책이다. 포근한 인상의 갈색 곰(브라운)이 등장하는데, 코니라는 귀여운 여자친구를 뒀다고 한다. 책의 처음에 소개된 브라운앤프렌즈 덕분에 이젠 등장인물과 이름을 숙지해서 인지 읽는 동안 등장인물들이 더 친근하게 다가왔다. 총 5권이나 되는 브라운앤프렌즈 스토리북은 사랑스러운 주인공들 때문에 소장 욕구를 자극하기 충분했다. 역시 시리즈는 모으는 재미가 쏠쏠하다. 카카오 프렌즈가 다독다독 에세이었다면, 브라운앤프렌즈는 유쾌한 동화 같은 소설이다. 샐리의 비밀스러운 밤은 샐리의 일상과 삶의 이야기가 김아로미 작가님의 손끝에서 탄생됐는데, 유쾌, 상쾌, 통쾌하며 다 읽고 나서는 왜 제목이 비밀스러운 밤인지 나만의 이유를 찾기도 했다. 나도 샐리와 같이 늦은 밤, 새벽의 고요한 매력에 푹 빠져 있는 올빼미형이라 공감 되기도 하고, 마음 맞는 친구를 만난 것 같아 웃음이 나기도 했다. 샐리와 친구들이 사는 그 세상엔 유쾌하고 동화 같은 일이 벌어지기도 하지만, 직장인의 애환도 프리랜서의 고충도 존재하는 현실과 동화가 절묘하게 섞인 곳이었다. 글자와 글자 사이에 생긴 여유도, 중간중간에 등장하는 일러스트로 가득 차 있어, 자기 전에 꺼내 읽기 좋은 책이었다.

너무 열심히 말고, 때론 포기할 줄도 알고, 그럼에도 호기심은 유지하며, 친구들에게 통 크게 베풀기도 하고, 나를 사랑할 줄도 알고! 이제부터 제 원픽은 샐리입니다. 


너무 열심히 하지 않아도 애써 견디지 않아도 괜찮다고. 때론 놓치는 게 많아 보이지만, 충분히 행복하다고 말하는 샐리, 때론 유치한 말 한마디가 때론 단순함이 위로가 될 수도 있다. 복잡한 마음과 생각은 잠시 내려놓고, 샐리가 건네는 이야기에 빠져들어보길 추천한다.

샐리는 다이어리에 '걱정 다이어리'라고 이름을 지어주었다. 아무 페이지나 펼쳐서 그날 자신을 괴롭히는 걱정거리들을 적고, 턱하고 덮어버리면 그만이었다. 그러곤 평소에는 절대로 쉽게 꺼내볼 수 없는 위치에 얌전히 꽂아두었다. 아주 나중에 다시 꺼내봤을 땐 대부분의 걱정거리들은 저절로 해결되어버린 뒤였다. / 146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은 도서를 읽고, 작성한 주관적인 감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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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회화] 기초영어 1000문장 말하기 연습 : 박미진 | 모여랏!리뷰 2020-02-12 1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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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기초영어 1000문장 말하기 연습

박미진 저
토마토출판사 | 201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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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학교 다닐 땐 주입식 교육의 반항이라도 하듯이 영어는 싫어하는 과목이었다. 졸업을 한지 꽤 지난 지금 내 새해 목표 1순위는 언제나 영어공부가 자리 잡고 있었다. 영어 단어를 마구 외우고, 시험을 봐야 하는 것도 아니고, 시키는 사람이 없는데도 청개구리처럼 영어공부가 하고 싶어졌다. 하지만 시험을 위한 영어공부는 내가 원하는 공부가 아니었다. 해외여행을 나갈 때마다 영어공부를 다짐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해야 하는데,라는 말만 되뇔 뿐이었다.


올해는 성공 못하는 목표는 그만을 외치고 싶었다. 이슈되는 영어책을 사고, 동영상 강의를 듣지만, 일상에 치이다 보면 또 작심삼일로 끝나버려, 관심을 놓지 못하는 영어 덕분에 왕초보 책은 쌓여만 갔다. 나는 근본적인 문제를 찾아보기 위해 왜? 나는 영어공부를 하고 싶은지. 그 목적은 무언지 곰곰이 생각해 봤다. 내 영어의 목적은 시험이나 점수를 위한 것이 아니다. 그저 언제 어디서나 만날 기회가 많은 외국인과의 자연스러운 대회, 패키지가 아닌 자유여행으로 떠난 해외에서 자유롭게 의사소통을 하며 온전히 내 여행으로 즐기고 오고 싶었다. 거기에 욕심을 부린다면 내가 좋아하는 책을 원서로 읽어보는 것이었다. 올해는 목표와 다짐만으로 끝낼 수 없다!


내가 원하는 영어공부는 꾸준히 그리고 재미있었으면 하는 것이었다. 꾸준히 하는 건 내 의지로 할 수 있지만, 효과 있다는 방법들에 나의 꾸준함을 동반하지 못해 매번 실패했던 것이었다. 표지부터 내 마음을 알아챈 것처럼 지겨운 공부는 그만이라는! 기초영어 1000문장 말하기 연습 은 외우지 않아도 내가 아는 단어들로 조합을 하고, 하루 10분의 투자로 자주 사용하는 문장을 100개씩 만들어 말해보는 연습이 기본 방법이다.  그렇게 100개를 숙지하다 보면 1000개의 문장을 마스터하기까지 2 주면 충분하다고 한다. 아는 단어들의 조합이라 왠지 솔직해지는 공부법이었다. 그리고 처음부터 문법이 아닌 말하기 연습이 라니, 지루하지 않을 법했다. 단, 공부하는 시간만큼은 집중과 꾸준히 하는 성실함이라는 기본 옵션이 탄탄했을 경우의 결과물일 것이다. 


총 10개의 유닛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각각 긍정, 부정 의문에 대한 간단한 설명이 끝나면 지문을 보고 영작한 것을 말해보기도 하고, 상황별 영어를 따라 읽어보고, 해석도 해보며 눈과 손으로 시작해 끝내는 영어공부가 아닌 눈과 입으로 말로 내뱉어보는 말하기 연습에 치중한 영어책이다. 그렇기 때문에 빼곡하게 적혀 있는 설명과 예시는 찾아볼 수 없다. 간단하면서도 내가 만든 문장이 입에서 툭하고, 튀어나올 수 있게 말하기에 그 비중을 두었다. 거기에 중간중간에 등장하는 해설강의 MP3는 QR코드로 손쉽게 접근할 수 있어서 너무 좋았다. 간혹 다운로드해야 하는 자료들을 만들 때는 번거로움에 그냥 지나칠 경우가 많았는데, 이런 보조자료들은 이동 중에 틈틈이 들어도 좋을 것 같았다. 아직도 라디오에서 들었던 영어 한 문장이 툭툭 튀어나오는 거 보면, 듣고 따라 해 보는 게 얼마나 도움이 되는지 기억에 오래 남는지 잘 알기 때문이다.

올해도 어김없이 영어 정복을 꿈꾸는 사람들이 많다. 그 사람들 중에 영어회화 왕초보 딱지를 떼고, 영어를 즐겁게, 자기주도학습 방법으로 습득하기엔 기초영어 1000문장 말하기 연습을 추천한다. 짬짬이 공부에도 딱이기에, 아이를 재워놓고 하기에도 좋은 방법 같다. 1월 1일도 지났고, 음력 1월 1일도 지났다. 벌써 목표가 흔들리는 사람도, 아직 시작하지도 않은 사람도 아직 목표를 세우지 못한 사람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늦지 않았다. 왕초보 영어에서 벗어나고 싶다면, 당장 오늘부터 시작해보자.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은 도서를 읽고, 작성한 주관적인 감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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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휴먼 에세이] 살갗 아래 : 토머스 린치 외 14명 | 모여랏!리뷰 2020-02-11 2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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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살갗 아래

토머스 린치외 저/김소정 역
아날로그(글담) | 2020년 0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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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을 들여다본다는 것, 지나온 생을 되돌아보는 일

이렇게 색다른 에세이를 만나다니?! 읽는 즐거움에 신체 기관에 대한 관심이 쏠렸다. 단, 문학적인 시선으로 말이다. 사실 눈에 보이는 신체 기관은 항상 마주하는 부분이라 신경 쓰며 살아가고 있지만, 내부에 자리 잡고 있는 기관들은 통증으로 인해 병원을 찾아야만 그 존재 여부를 확인할 뿐이었다. 거울을 들어 얼굴을 들여다봤다. 시간이 차곡차곡 쌓인 건 경력이나 나이뿐만 아니라 희미하게 또는 또렷이 남아있는 흔적들이 눈에 들어왔다. 언제 다쳤는지 모를 흉터부터 실수로 생긴 상처들이 보였다. 가벼운 상처는 쉽게 잊혔다. 내 기억에서 사라진다고 해서, 흔적이 남지 않는 건 아니었다. 하지만 그 또한 익숙함에 쉬이 지나칠 뿐이었다. 그만큼 정신적으로 나를 사랑하고 아끼고 있을 뿐 내 몸은 아프기 전까진 무관심한 상태였던 것이다. 나이를 먹어가며 세월이 머물고 있구나는 고작 사진에서 확인할 뿐이었다. 이 책을 읽기 전까지는..


장은 유물이자 골칫거리다. 하지만 내가 언젠가는 반드시 죽을 몸이라고 자랑스럽게 부르는, 굼뜨고 벗겨져 떨어지고 불거지고 끊임없이 욱신거리는 모든 부분과 정확히 같은 정도일 뿐인, 나의 일부이기도 하다. / 70

담낭이나 맹장을 제거하는 일은 비교적 쉽다. 아주 오래전부터 특별한 상징이 있는 것도 아니고 문화적으로도 의미를 갖지 못하게 됐으니까. 하지만 의학 기술이 점점 더 복잡해지면서 우리는 몹시 어려운 문제들에 직면하게 됐다. 우리 신체 기관 가운데 어느 부분이 의학적으로나 심리적으로 감정적으로 반드시 필요한 부분일까? 나는 내 몸이기는 한 걸까? 나는 내 신체 기관을 어느 정도나 필요로 하고 원하고 있을까? / 114


단지, 몸이라 큰 덩어리가 아니라, 세부적으로 내 몸 구석구석에 대한 이야기들은 한 번도 생각해보지 못한 관심을 두게 만들기 충분했다. 영국 BBC 라디오에서 방송된 이야기를 엮은 몸에 관한 소재는 눈에 보이고, 만져지는 부위부터 몸속을 구성하는 부분까지 다양한 이력을 가진 작가들의 경험과 생각을 자유롭게 자신만의 문장으로 풀어냈다. 그리고, 그 글들은 하나의 큰 덩어리가 되었다. 그들의 이야기들은 친근하면서도, 낯설고, 신선하면서도 문학이 가진 힘이 이런 게 아닌가. 하고 다시금 감탄하게 만들기도 했다. 각 각의 내밀하고, 문학적인 이야기에 내가 지금 읽고 있는 글의 소재를 간혹 헷갈리게 만들 정도로, 섬세한 관찰과 더불어 삶의 통찰까지 녹아져있다.

친근함과 신선함 그 사이 삶의 궤적이 고스란히 남아 있는 내 몸에 관한 관심 권장 에세이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은 도서를 읽고, 작성한 주관적인 감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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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에세이] 낯선 일상을 찾아, 틈만 나면 걸었다 : 슛뚜 | 모여랏!리뷰 2020-02-05 2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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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낯선 일상을 찾아, 틈만 나면 걸었다

슛뚜 저
상상출판 | 2020년 0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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틈틈이 책을 읽지만, 자기 전에 읽는 책들의 장르는 대부분 정해져 있는 편이다. 잔잔한 감성을 자극하는 에세이가 1순인데, 그림 에세이, 여행 에세이가 그중 대표적으로 읽는 분야이기도 하다. 자기 전에 읽는 책을 고심해서 고르는 이유 중 하나는 어떤 책을 읽느냐에 따라 잠드는 순간의 기분이 좌우하기 때문이다. 왠지 포근한 글을 읽거나 감수성이 가득한 글을 보고 자면, 좋은 꿈을 꿀 수 있을 것 같기도 해서다. 특히 여행 에세이는 눈에 들었던 여행지가 그려지는 것 같아 더 좋아하는 것도 있다. 거기에 하나 더 낯선 일상을 찾아, 틈만 나면 걸었다.의 책 표지가 보들보들했던 그 느낌 때문에, 잠들기 전에 자꾸 손이 갔던 책이기도 했다.


21개 도시를 여행하며, 남겨온 흔적들은 일상의 한 부분처럼 자연스럽게 다가오기도 했고, 낯선 일상에서 느낄 수 있는 설렘과 두근거림으로 다가오기도 했다. 첫 장기 여행을 위해 아르바이트로 모은 500원은 1년 치 월세와 상응하는 금액이었고, 비행기 표를 끊었음에도 유럽에서 보내게 될 한 달이 그 만한 가치가 있을까?라는 생각이 끊임없이 따라다녔고, 그 생각은 여행을 떠나기로 한 날을 코앞에 데려다 놓았다. 현실적인 고민으로 시작한 여행은 낯선 일상과 낯선 풍경으로 인해 하루하루가 풍성하게 채워져 갔다. 천천히, 그리고 조금 느리게.


남들이 정해놓은 유명 여행지나 꼭 가봐야 할 곳, 꼭 먹어봐야 할 음식들이 아니더라도 여행의 일상을 행복으로 채우기 충분해 보였다. 나 또한 하나라도 더 보고 싶고, 더 담고 싶었던 여행지에서의 강박을 깨버린 건 아이러니하게도 머나먼 유럽에서였다. 그렇기에 조금은 느리게 걷고, 여행지에서의 늦잠, 같은 곳을 거닐고 또 거닐며 그 속에 녹아든 여행지에서의 일상에 공감이 갔다. 나 또한 여행을 내려놓은 경험 덕분이었다. 


작가의 여행길을 따라 걷다 보니, 자꾸 내 여행 추억들이 머릿속을 비집고 들어왔다. 작가의 흔적들이 남은 곳 중엔 내가 가 본 여행지는 없었다. 그런데도 읽는 중간중간 여유의 틈이 생길 때마다 다른 장소들이었지만, 비슷한 추억들이 떠오르기엔 충분했고, 내 추억과 작가의 추억이 뒤섞이며 내 일상의 틈을 따라 그때의 설렘들이 스며들었다. 여행지에서 느끼는 여러 감정들과 만남, 그 순간들이 얼마나 행복한 시간들이었는지 알고 있기에 책을 읽는 동안 고스란히 전해져 왔다. 여유를 찾아 삶의 중간에 쉼표를 찍기 위해 나는 어느새 작가가 경험한 낯선 일상들에서 내 일상으로 끌어올 여행지를 검색해 본다.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은 도서를 읽고, 작성한 주관적인 감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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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세이] 이름 없는 꽃 : 손지혜 | 모여랏!리뷰 2020-02-02 1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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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이름 없는 꽃

손지혜 저
북랩 | 201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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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태어나기 전부터 엄마와 아이는 모든 면에서 이어진 특별한 관계다. 그 이어짐은 아이가 세상에 태어나 하나의 인격을 가지고 성장하고, 어른이 되어서도 지속된다. 그렇기에 그 어떤 관계보다 엄마의 존재는 특별하게 다가온다. 그 특별함이 날카로운 비수가 되어 날아들어 생긴 상처투성이 마음을 다독이며 앞으로 나아간 사람의 이야기가 있다. 11일간 상처들을 마구 쏟아내며 써 내려간 기록 같은 책이기도 하고, 태풍이 휩쓸고 간 자리를 회상하는 글 같기도 했다. 지금은 누구나 부러워할 안정적인 직장에 다니며, 자신이 겪었던 가족과 가난, 관계에서 오는 상처들을 때문에 누구보다 학생들의 힘듦을 이해하고, 공감하며 노력하는 선생님이지만, 그 자리에 가기까지 얼마나 힘이 들었는지, 알고 나서는 부러움은 대견함으로 나도 모르는 사이 작가의 앞으로의 삶을 응원하고 있었다. 


나는 당신이 자신의 보잘것없음을 사랑하길 바라는 마음으로 이 글을 썼다. 당신은 화려한 모든 이름들, 잣대와 상관없이 세상 모든 아름다운 것들을 한없이 닮은 존재다. 당신의 가치는 무엇을 얼마나 더 가지고 있느냐의 문제가 아니다. / 8


엄마를 향한 사랑과 의지가 클수록 돌아오는 냉소와 비아냥은 비수가 되어 마음을 도려내고, 병들게 했다. 하지만 여전히 사랑하는 엄마였고, 용서하고 싶고, 사랑받고 싶은 존재인 동시에 어두 컴컴한 수렁으로 한없이 내던지는 존재이기도 했다. 엄마의 상황에서 자신에게 그러하는 이유를 찾아 다독이며, 너무 멀어지지 않으려 애쓰는 모습이 안쓰럽게 느껴지기도 하고, 살려고 그렇게라도 마음을 다독이며 살아가려고 하는 모습이 더 마음 아프기도 했다.
그렇게 작자의 자존감은 바스러져 그 존재 여부까지 알 수 없는 상태까지 내 몰린다. 하지만 학교에선 모범생으로 회상으로 친구들 사이에선 한없이 밝고, 빛나는 아이였다. 세상에서 제일 몸과 마음이 편해야 할 장소인 집이 어둠이며, 자신을 사랑하지 못하면서 학교에선 밝은 모습에 모범생으로 지내는 그 아이의 마음이 아프게만 다가왔다. 가식의 가면을 쓰고 있다고 말하는 엄마에 화가 났다. 원치 않은 모습으로 버틴 것일 수도 있지만, 그 또한 거짓된 모습이라 말하고 싶지 않았다. 본래 모습이 밝고 빛이 나는 아이일 수도 있는데 말이다!


서서히 나는 삶을 통해서 깨닫기 시작했다. 삶에 '반드시'라는 것은 생각보다 얼마 없다는 것을. / 31

엄마의 상처는 엄마의 것이었다. 나아가 내 상처는 나의 것이었다. 이것은 서로의 상처를 외면하라는 것이 아니다. 때때로 우리는 스스로만 해결할 수 있는 상처와 문제가 있는데 이것은 스스로 이겨낼 때 비로소 성장이 있다. / 34


무례하지만 않다면 우리의 정중한 거절은 중요하다. 거절하는 연습은 진짜 자신이 원하는 선택을 할 수 있다는 뜻이다. 그리고 그것은 스스로를 돌보는 연습 중 하나이다. 우리는 스스로 돌보는 연습을 해야 한다. / 40


문자가 주는 왜곡과 대화 사이의 시간이 갖는 위험한 모습들을 많이 보았다. 비언어가 주는 역할은 정말 크다. 같은 말일지라도 표정과 몸짓, 말투와 억양, 잠깐의 침묵까지도. 이 모든 것이 함께할 때 내가 전하고자 하는 모든 것을 왜곡 없이 전 할 수 있다. / 48 - 49


나는 문제를 해결해야만 문제가 영원히 사라질 수 있다는 것을 알았다. 그리고 그다음에야 비로소 서로가 더 나은 과정으로 나아갈 수 있다는 것도 배웠다. / 49


자신이 받은 상처를 글로 무던하게 쏟아내면서, 자신의 마음을 어루만지는 작가가 눈에 그려졌다. 마음이 아릿하게 아파지기도 하고, 측은한 마음이 들기도 했다. 다시금 엄마의 존재가 아이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생각에 빠지기도 했다. 자신의 상처에서 벗어나고자 노력하며, 한편으론 가족을 향한 애정과 미움 사이를 오가는 그 마음이 너무 외롭지 않기를. 이 한 권의 책이 작가와 또 다른 상처 받은 이름 없는 꽃들에게 큰 위로와 치유의 시작이 되기를 바라본다.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은 도서를 읽고, 작성한 주관적인 감상입니다.


우리가 잊지 말아야 할 것은 자기 자신조차 스스로에게 상처가 되는 말을 할 수 없다는 것이다. 우리는 평생 스스로를 돌보는 연습을 해야 한다. / 149


행복이 강박으로 인해 괴로워질 때는 과감하게 멈추는 법도 배워야 한다. 우리가 무언가를 사랑하며 시작할 때는 처음 마음을 잃지 않는 법을 배워야 한다. 세상의 무엇도 나를 아프게 하면서까지 가지고 있을 필요는 없다. / 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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