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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교양/뇌과학] 인듀어 : 알렉스 허친슨 | 모여랏!리뷰 2018-09-28 16: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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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인듀어

알렉스 허친슨 저/서유라 역
다산초당 | 2018년 0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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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그만두고 싶은 충동과 맞설 힘이 있는가?"

 

학창시절 나는 운동에 꽤 소질이 있었던 아이였다. 그리고 단거리 달리기나 오래달리기도 퍽 잘하는 편이었다. 달리고 나서 느껴지는 터질 것 같은 두근거림도 가쁜 숨을 몰아쉬며 점점 안정을 찾아가는 것도 뭔가 한계에 도전한 듯한 기분이 들어 나쁘지 않았다. 

42.195킬로미터 마라톤에서 우승을 하기 위해 필요한 능력은 무엇일까? 이 물음에 내가 제일 먼저 떠올린 것은 단순히 달리기가 신체 능력에 관한 것이라고 생각했었다. 그런데 그 대답에 "인듀어"의 저자 알렉스 허친슨은 그것만으로는 인간이 가진 지구력의 한계를 정의할 수 없다는 답변을 들려주었다. 인간의 한계라 생각되었던 모든 기록들은 지금도 계속 경신되어 새로운 역사가 쓰이고 있으니 말이다.

 

만약 네가 견디기 힘든 1분의 시간을 최선을 다해 뛰는 60초로 채울 수 있다면 이 세상과 그에 속한 모든 것이 네 것이 되리라.
- 러디어드 키플링


인듀어 Endure
1. 견디다. 참다. 인내하다.
2. 그만두고 싶은 충동과 계속해서 싸우며 현재 상태를 유지하다.

 

달리기 선수 출신의 물리학 박사이자, 달리기의 과학과 지구력에 관한 오랜 연구를 해온 저자 알렉스 허친슨은 10년 동안 다양한 과학자와 운동선수들을 연구했고, 그 결과를 인듀어에 담아냈다. 실험의 결과는 지구력의 한계를 결정하는 기관이 뇌라는 증거를 보여주고 있는데, 근본적인 두 가지 질문에 대한 답을 찾아가는 과정을 설명한다.
첫째, 인간의 한계는 어디까지 인가?
둘째, 한계를 견디는 힘과 정신의 근본적인 존재는 무엇인가?
사람이 가진 잠재력을 최대한으로 이끌어 낼 수 있는 방법도 귀띔해 주는데, 그 방법은 달리기뿐만 아니라 삶을 살아가는데 필요한 지구력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고 한다. 처음과 마지막을 장식하고 있는 2시간의 벽 2017년 5월 6일은 63년 전 1954년 영국의 로저 배니스터가 세계 최초로 1마일을 4분 안에 주파한 날이다. 그리고 <브레이킹 2>라는 프로젝트 달리기 경기가 열린 날이기도 하다.
인간과 기술의 만남으로 최상의 조건이 되었을 때 과연 마라톤 최고 기록은 얼마까지 단축 가능한 가를 확인하려는 실험이었고, 그 행사에 초청되어 경기 해설까지 맡게 된 저자는 그날의 생생했던 기억을 옮겨 적음과 동시에 인튜어를 시작한다.

 

지구력은 인간이 마라톤을 완주하기 위해 꼭 필요한 능력인 동시에, 악을 쓰는 아이들과 함께 국제선 비행기의 이코노미 좌석에 끼어 있을 때 정신을 잃지 않도록 도와주는 힘이기도 하다. (생략) 사실 육체적 지구력과 정신적 지구력 사이에는 생각만큼 명확한 경계가 그어져 있지 않다. /p.41

 

나는 과학자 새뮤얼 마코라의 정의가 지구력의 복합적인 성격을 가장 잘 보여 준다고 생각한다. 그는 지구력이 '그만두고 싶다는 욕망과 계속해서 싸우며 현재 상태를 유지하는 힘이라고 보았다. / p.42

 

중요한 것은 멈추거나 물러서라고, 혹은 포기하라고 속삭이는 본능의 지시를 거부하고 더디게 가는 시간의 흐름을 받아들이는 것이다. 자제력이 날아오는 주먹 앞에서 움찔하지 않게 해 주는 힘이라면, 지구력은 뜨거운 불가에서 손가락을 떼지 않고 계속 견딜 수 있게  해 주는 힘이다. / p.42

 

뇌가 지구력에 미치는 영향이 클 것이라는 생각에서 출발한 저자의 연구는 흔히 자기 계발서에서 주장하는 '모든 것은 마음먹기에 달렸다'로 끝맺음 하지 않는다. 몸과 뇌의 밀접한 관계와 특정한 상황에서 발생하는 한계의 원인을 밝혀내려고 하며, 그 결과 인간은 아직 진짜 한계에 도달한 적이 없다고 주장한다. 그리고 우리의 한계가 어디든 그 한계선을 넘지 못하게 하는 기관이 바로 뇌이며, 포기하게 만드는 것은 육체적 한계에서 오는 게 아니라 자발적인 선택에 의한 것이라는 것이다.

 

스웨덴 심리학자 군나르 보그가 1960년대 처음으로 개발하고 사용한 운동 자각도 측정법 '보그 스케일'이었다. (중략) 운동 자각도를 최솟값인 6단계(전혀 힘이 들지 않는다)부터 최댓값인 20단계('매우, 힘들다'인 19단계를 넘어선 최대치) 사이로 구분하는 것이었다.  / p. 118

 

노력이 마코라의 정신생물학적 모델에서 마이너스 요소를 담당한다면, 동기는 플러스 요소를 담당한다. 인간은 보통 상황에서 보그 스케일의 20단계까지 노력하려 하지 않는다. / p.119


운동 시 인간을 포기하게 만드는 요소는 통증, 근육, 산소, 더위, 갈증, 연료 등이 있는데, 뇌가 몸의 신호를 어떻게 받아들이는지, 어떻게 처리하고, 처리 과정을 변화 시킬 수 있는지에 대해 다양한 연구 결과와 운동선수들의 사례를 통해 말해주고 있다. 인간의 한계란 자신이 만들어 내는 것이지만, 마음가짐 하나로 쉽게 바꾸는 것도 아니다. 하지만 내 한계를 여기 까지라고 규정해 놓지 않는다면, 내 한계의 끝은 여기가 아니라고 믿고, 그만두고 싶은 충동과 맞서야 한다고 말한다. 한계란 뇌가 만들어 낸 허상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톨스토이가 말했듯, 모든 즐거움은 대개 엇비슷하지만 모든 괴로움은 저마다의 고유한 특징을 갖고 있는 것이다. / p.175


'저 선수가 할 수 있다면 나도 할 수 있어' 식의 후천적이고 전이 가능한 믿음은 세계 최정상 선수들 사이에서도 일어난다. 어떻게 인간의 지구력을 시험하는 모든 종목의 세계신기록은 끝없이 경신될 수 있는 것일까? / p.433
본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은 도서를 읽고, 작성한 주관적인 감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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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테크] 소심한 김대리는 어떻게 부동산으로 돈을 벌었을까? : 카스파파 | 모여랏!리뷰 2018-09-28 1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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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소심한 김 대리는 어떻게 부동산으로 돈을 벌었을까?

카스파파 저
다산북스 | 2018년 0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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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심 + 의심 + 조심 = 돈 없는 김대리의 돈 되는 부동산 재테크

만약 로또 1등에 당첨이 된다면? 무엇을 할까?라며 기분 좋은 상상에 빠질 때가 종종 있다. (꿈은 꾸지만, 로또를 구입하지 않는다는 게 문제) 당연히 1순위 상상은 조물주 위에 있다는 건물주가 돼보는 상상이다. 그런데 로또가 아니더라도 여기저기에서 부동산으로 큰돈을 벌었다는 기사와 소식들, 살고 있는 아파트값이 많이 올랐다는 이야기들 심심치 않게 들을 수 있다. 하지만, 나와는 먼 이야기였다. 부동산에 관심도 생겼고, 부자가 되고 싶은 마음은 있지만 그 마음을 이기는 소심하고 의심 많고 조심성 많은 성격이 항상 걸림돌이었다. 그래서 나는 주식도, 부동산도 그저 관심만 두지 실행에 옮기지 못했다. 하지만 미래에 대한 불안함에 마냥 재테크를 놓지도 못했다.

조심성 많은 성격이라 불확실해 보이는 투자보다는 안전성이 보장되는 길을 택했다. 그런 내가 부동산 관련 책을 읽고 있다는 건 나도 놀랄 일이지만, 나와 똑닮은 성격의 저자라면 나에게 부동산에 대한 떨리는 첫걸음을 도와주지 않을까? 하는 마음에서였다. 천천히 가더라도 최소한 잃지 않고, 안정적인 투자에 대해 그리고 투자의 기술보다는 리스크를 피하는 기술, 오랜 기간 직접 발로 뛰고 경험해서 수집한 정보와 지식이 고스란히 담겨 있는 이 책이 궁금해졌다.

 

나는 소심쟁이 직장인으로서, 전업으로 투자를 하는 사람 그리고 대범한 사람들과는 투자 방법을 달리해야 했다. 그래서 책을 통해 나와 비슷한 처지에 놓인 사람들을 위한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  / p.8

 

사회 초년생으로서 돈은 어떻게 모았는지, 부동산 공부를 할 때는 어떤 강의를 들었는지, 주변 사람들이 어떤 유혹에 넘어가 손해를 보고 사기를 당했는지, 어떤 지역이 투자 위험 지역인지, 투자 과정에서 어떤 실수를 했고 어떤 해프닝이 일어났는지 등 다시 말해 이 책에는 투자의 기술보다는 리스크를 피하는 기술에 더 가까운 내용을 담고자 했다. /p.9

 

1. 부동산은 '시간'이라는 양분을 먹고 자란다. 부동산 투자는 세금으로 인해 최소 2년 이상의 시간이 걸린다. 하루아침에 사고팔고 하는 투기성 단타 투자가 아니다. 미래를 바라보며 느긋하게 지켜봐야 하는 투자다. 시기에 따른 폭등과 폭락을 배제한다면 단순히 흘러가는 시간만으로도 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것이 부동산이다. 다시 말해, 돈의 가치는 떨어져도 실물 자산인 부동산의 가치는 쉽사리 떨어지지 않는다.

 

2. 주식은 포커고, 부동산은 고스톱이다. 포커는 카드를 받아 패가 좋지 않으면 중간에 그만둘 수 있지만, 고스톱은 패가 도는 동안 중도 하차할 수가 없다. (중략) 주식은 하지 않아도 살아가는데 별지장이 없지만, 부동산은 평생 피할 수 없다. 월세를 내던, 전세로 살던, 자가로 매매를 하던 셋 중 하나는 선택해야만 한다.

 

처음 읽는 부동산 관련 도서라 살짝 긴장을 하고 본 게 사실이다. 혹시나 너무 어려워 도중에 책을 덮지는 않을까? 끝까지 읽지 못하고, 책도 부동산도 역시 나랑 맞지 않아!라며 포기를 선언해버리는 건 아닐까? 하지만 그 걱정은 기우에 불과했다. 우선 재미있게 읽었고, 술술 책장이 넘어갔다. 어려운 부동산 용어나 전문용어가 거의 등장하지 않은 게 한몫했지만, 그보다 에세이 형식으로 그동안의 경험들과 정보들을 정성스레 옮겨 적은 저자의 노력 덕분이 아니었나 싶었다. 학창 시설 아버지의 주식 실패로 인해 생긴 트라우마와 소심한 성격이 투자의 걸림돌이었고, 극복하기까지 수백 개의 강연을 듣고, 수백 권의 책을 읽으며 7년의 시간을 사용했다는 저자. 그 노력으로 이제는 마흔이 되기도 전에 30억 가까운 자산까지 만드는 결과까지 얻을 수 있었다.

 

한방을 노리는 비법이라든지 한 번에 큰 수익을 가져다주는 '거짓말 같은 비결'을 기대하고 책을 선택했다면, 그대로 책을 덮는 게 좋다. 본인의 노하우와 정보들로 가득 채우고 있지만, 이 또한 저자 사람만의 방법론을 제시 한 것일 뿐이다. 그 기초적인 부동산 투자 방법과 축약된 경험의 결과들을 토대로 나만의 방법을 만들어가는 작은 길잡이가 되어 줄 뿐 그 외  수집하고 공부하는 내 몫이 따로 있다. 그리고 많은 시간과 돈을 들여쌓아온 스터디 그룹의 경험, 무료 강의의 실태, 투자 마인드, 실전에서 겪게 되는 일들, 실전에서 얻은 잃지 않은 부동산 투자 법칙에 직장인 부자 노트까지, 꼼꼼하게 기록된 정보들을 책 한 권으로 간접 경험할 수 있다니 저자에게 감사한 마음이 들었다.

 

부동산에 관심은 있지만, 부동산 투자에 대해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지 아는 게 전혀 없다면 살짝 발 담가보기에 좋은 책이다. 단, 어느 정도 부동산에 지식이 있다면 도움이 되지 않을 수도 있다. 본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은 도서를 읽고, 작성한 주관적인 감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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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계발/처세술] 금방 괜찮아지는 마음 : 나이토 요시히토 | 모여랏!리뷰 2018-09-24 05: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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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금방 괜찮아지는 마음

나이토 요시히토 저/김정환 역
꼼지락 | 2018년 0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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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단한 내면을 가지면 인생은 생각대로 흘러간다.


다양한 관계 속에서 나와 다른 사람들과 부대끼며 지내다 보면 의도치 않게 상처를 주기도 하고, 받기도 하며 내 마음을 채 돌보지 못하고 살아갈 때가 있다. 쌓이고 쌓인 감정들은 어느 순간에 터질지 모르는 시한폭탄처럼 아슬하지만, 그 또한 외면하기 일쑤이다. 개운치 않은 기분이나 고민, 초조함, 불안 같은 마음에서 벗어날 수는 없지만, 조금이라도 가볍게 지나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수많은 심리학적 근거를 바탕으로 쓰인 논문 속에서 그 방법들을 찾아내 보다 가볍게 읽고 이해하기 쉽게 정리했다는 <금방 괜찮아지는 마음>는 만만하게 보이지 않는 대화법의 저자이기도 한 심리학자 나이토 요시히토 작가의 책이다.


사람의 마음은 정확하게 고정되어 있는 게 아니라 변화무쌍하기 때문에 얼마든지 변할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고 한다. 상처받지 않는 마음을 만드는 방법을 익혀 자신의 상황에 맞게 적용할 수 있다면 더 이상 고민으로 밤을 지세우지도, 불안과 초초함 등 '불필요한 감정'에서 자유로울 수 있다고 한다. 그 불필요한 감정은 나로 인해 시작될 수도 있지만, 나를 둘러쌓고 있는 관계나 세계에서 발생되는 경우도 많다. 그럴 경우에 내 마음을 내가 잘 챙겨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그와 관련된 방법과 조언이 49가지나 된다. 지나치게 타인을 의식할 필요 없고, 자신의 힘으로 바꿀 수 없는 일이라면 계속 고민할 필요가 없다. 자신의 좋은 점에 집중해 보는 방법, 마음뿐만 아니라 기분이나 몸도 함께 안정을 찾는 방법들이 쭉 나열되어 있다. 얇은 두께에 쉽고, 가볍게 풀어놓아 책은 쉬이 읽힌다. 실천이 어려워서 그러지, 방법 자체는 어렵지 않다. 들어봤을 법한 조언들도 있고, 공감과 아리송한 부분들도 분명 존재했다.
요새 마음을 잡기 위해 비슷한 유형의 책들을 많이 읽어서 그런지 특별히 새롭거나 하진 않았지만, 포인트를 딱 잡아 잘 정리된 해설집 같은 책이다. 이런 유의 책을 많이 접해 보지 않은 분들이나 아직 책과 친하지 않은 분들은, 한 번쯤 읽어봐도 좋을 듯싶다.
언제나 그러했듯 책을 읽는다고 당장에 변화가 생기거나 마음에 평화를 찾을 수 있는 건 아니다. 당장 삶에 열심히 적용해서 적극적으로 그대로 실천해 보지도 않겠지만, 아주 조금씩 마음의 변화, 생각의 변화가 축척 돼서 나에게 영향을 미친다.
그렇기에 호기심이든 그 외의 다양한 이유를 들어서라도 마음을 토닥여주는 책에 솔깃할 수밖에 없고, 또다시 다른 토닥임을 기대하며 읽어 볼 수밖에 없다.


마음을 다스릴 줄 알면 사소한 일로 밤새 고민하지도, 타인의 눈을 신경 쓰는 일이 사라진다!
49가지의 기술을 다 익힌 다면 거의 보살급 강철 멘탈이 될 수 있을 것 같다. 나는 이번 생에선 강철멘탈은 힘들 것 같고 몇 가지라도 잘 실천하는 행복한 적당주의자가 돼야겠다.
1. '자신의 힘으로 바꿀 수 없는 일'을 계속 고민하지 않는다.
2. 필요 이상으로 반성하지 않는다.
3. 스트레스 해소를 위한 나만의 방법을 많이 보유한다.
4. 위기로 만드느냐 기회로 만드느냐는 자신에게 달려 있다.
본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은 도서를 읽고, 작성한 주관적인 감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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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소설] 거울 속 외딴 성 : 츠지무라 미즈키 | 모여랏!리뷰 2018-09-24 04: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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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거울 속 외딴 성

츠지무라 미즈키 저/서혜영 역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8년 0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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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힘내서 어른이 되어줘.
우리는 만날 수 있어!


2018 서점 대상 수상작! 아마존재팬 베스트셀러 종합 1위, 등등 이 책에 붙는 화려한 수상 이력이나 수식어들이 눈에 띌 법 한데. 내 눈엔 두꺼운 책의 두께와 함께 일본풍 표지가 더 눈에 띄었다. 교복을 입고 앉아 있는 소녀와 거울 안에서 빼꼼히 고개를 내밀고 있는 늑대 가면을 쓴 소녀, 교복을 입은 소녀에게 더 어울릴법한 교실이 소녀가 있는 곳이 아니라, 거울 속에 존재한다.
판타지에 배경이 되는 곳이 학교인가? 하는 생각과 함께 이 책을 읽기 시작했다. 학교도 집 밖으로 나가는 것도 거ㅓ부한 채 집안에서만 생활하려는 고코로, 그런 고코로를 이해하려 노력하지만, 점점 버거워지는 부모님은 다시 밖으로, 다시 학교로, 정식 학교가 아니라도 좋으니 다시 평범한 아이로 되돌려놓기 위해 애쓴다. 괜찮다. 이해한다.라고 머리로 배운 말들을 내뱉으며, 조금은 뒤처진 남들과의 거리를 좁혀주려는 어른의 기준에서의 노력을 이어간다.


나는 바뀐 환경에 '적응하지 못한'아이가 아니다. 그런 뜨뜻미지근한 이유 때문에 학교를 못 가게 된 게 아니다. 저 사람은 내가 무슨 일을 당했는지 모른다. / p.23


이 사람들은 내가 언제까지나 만두피밖에 안 먹는 아이로 남아있어 줬으면 하는 걸까. 지금처럼 학교에 안 가는 아이가 되기 전인 채로. / p.45


어제와 똑 닮은 오늘을 반복하던 어느 날 방에 놓여있던 거울에서 알 수 없는 빛을 내뿜는다. 두려움과 호기심에 손은 뻗는 순간, 거울 속으로 빨려 들어가게 되고, 도착한 그곳에서는 외딴 성과 늑대 가면을 쓴 낯선 여자아이를 마주하게 된다. 그리고, 고코로 또래로 보이는 아이들도 여럿 있었다. "축하합니다! 당신은 이 성에 초대받으셨습니다"라는 말과 함께 꿈같은 현실과 알 수 없는 것 투성이인 그곳에서 미션을 받게 된다. 앞으로 약 1년간 이 성에 숨겨 놓은 소원의 방과 소원의 열쇠를 찾아야 한다. 열쇠를 찾는 단 한 사람의 소원을 들어주겠다는 것이다. 단, 정해진 시간 이후에는 성에 남아 있으면 안 된다. 그렇지 않으면 늑대에게 잡혀먹을 수 있다는 무시무시한 경고도 잊지 않는다. 모든 게 혼란스러웠던 고코로는 필사적으로 다시 거울 너머 자기방으로 도망쳐 버린다.
고코로에게는 집도, 학교도 더 이상 편히 쉴 수 있는 곳이 아니었다. 그 애만 사라진다면 다시 학교로 돌아갈 수도 있고, 불편한 사이가 되어버린 부모님과도 예전으로 돌아갈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러기 위해선 열쇠를 찾아야 한다! 과연, 고코로에게는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그리고, 성안에 모인 다른 아이들에게는 또 어떤 이유로, 어떤 사연을 가지고 알 수 없는 성에 초대가 된 것일까?


"너희들은 길을 잃고 헤매는 빨간 모자들이지." /p.51


교실에서 흘러가는 시간의 흐름으로부터 고코로는 떨구어져 나온 거다. /p.200


고코로는 확신한다. 누구의 사정이든 각자가 처한 사정으로 뛰어든다는 것은 자신의 몸을 산산조각 낼 것 같은 폭풍우나 폭포 안에 뛰어드는 것과 다름없을 거라고. /P.224


책은 학교생활처럼 1학기, 2학기, 3학기로 나눠진다. 그리고 그 안에서는 다양한 사건 사고들도 일어나고, 자연스레 갈등도 생긴다. 그리고 책 속에 등장하는 아이들 한 명 한 명에게 마음이 쓰였다. 그런 일이 나에게 일어난 적은 없었지만, 미디어를 통해 현실에게 비일비재하게 일어나는 일들이었다. 간접 경험을 통한 공감 또한 크게 와닿을 때가 있다. 한참 꿈꾸기 시작한 중학생 아이들이 겪어야 했던 학교 안팎의 일들, 가정사, 솔직히 털어놓고 싶고, 용기 내어 말하고 싶지만 그 무게가 버겁다. 털어놨을 때 어떤 반응이 돌아올지 겁이 나 나아갈 수 없는 아이들의 마음 아픈 현실을 판타지를 오가며 코코로의 시선으로 담담하지만, 감정선은 섬세하게 표현돼있다.


"엄마, 아빠는 이런저런 책을 읽고는 내가 당한 건 '왕따'고 왕따 당한 아이는 분명 자살을 생각하거나 자신을 탓할 거라고 멋대로 생각하고 걱정하는 거야. 내가 죽고 싶다는 생각을 할 리 없는데 바보 같았어. 울면서 내게 '하루카, 괜찮아.'하기도 하고." /P.231


"고코로 넌 매일 싸우고 있잖니?" (중략)
'싸우고 있다.'라는 말을 기타지마 선생님이 어떤 의미로 사용했는지는 알 수 없었다. 하지만 들은 순간 가슴의 가장 부드러운 부분이 뜨겁게 조여드는 것 같았다. 괴로워서가 아니다. 기뻐서다. /P.248


싸움
이 얼마나 가벼운 울림인가. 맹렬한 거부감으로 분노가 치솟아 머리가 끊어 오르는 것 같았다. 정신이 아득해질 것 같이 됐다. 그건 싸움이라고 할 수 있는 게 아니다. 싸움은 말이 통하는 사람들끼리 하는 거다. 좀 더 대등한 거다. 고코로가 당한 일은 단연코 싸움 같은 게 아니다. /P.313


등교를 거부하는 학생, 학교에 있을 시간에 학교가 아닌 곳에 있는 학생들을 보게 된다면 무슨 사정이 있겠지?로 시작해 무슨 문제가 있다로 끝맺지 할지도 모른다. 혹시 주변에 그런 아이가 있다면 도와주고 싶은 마음에 어른의 시선과 생각과 기준으로 그 들을 대하는 큰 오류를 범하고, 조금 더 인생을 살아왔다는 이유로 어설픈 조언도 곁들였을지 모른다. 그저 괜찮다고, 도망치는 것도 싸우는 것도 도움을 받는 것도 네가 결정할 문제라고, 먼저 마음을 털어놓을 때까지 기다려주면 될 것을 그 쉬운 걸 못해 의욕만 앞 설지도 모른다. 내 조급한 마음에 또 다른 상처를 주고 있는 건지도 모른 채 말이다. 학교가 아니더라도 살다 보면 본인이 의도하지 않았던 상황이 벌어지기도 하고, 그 안에 내 의지와는 상관없이 개입되기도 한다. 도망치고 싶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고, 잠시 동안, 그 상황 그 자리에서 완전히 사려져 버리고 싶다는 생각을 할 때도 생긴다. 그럴 때 나를 위한 선택을 해도 된다고 작가는 말한다.
다른 사람이 이해해주지 않아도, 도망치고 싶을 때 도망쳐도 괜찮다고 말이다. 무책임하고 이기적인 행동을 해도 괜찮다고 말하는 게 아니다. 더 이상 상처 속에서 자신을 자책하며, 깊게 파내려 간 우울 속에 숨어있지 말고, 자신의 뜻대로 내 마음을 지킬 결정을 해도 된다는 말이다. 그리고 나에게 상처를 주는 사람을 보지 말고, 나를 사랑해주고 나를 지지해줄 내 주변 사람에게 의지해도 된다는 말이다. 이 세상은 혼자서 살아가는 곳이 아니기 때문이다.


함께 나누는 기쁨과 슬픔
함께 느끼는 희망과 공포
이제야 비로소 우리는 알았네
작고 작은 이 세상


'용서하다.'란 뭘까.
내가 나쁜 짓을 한 건 아무것도 없는데, 그 애들이야말로 용서할 수 없다고 줄곧 생각하고 있는데, 그럼에도 무의식 속에서 그 아이들에게 '용서받기'를 기대하고 있었나 하고 아연실색한다./ p.479


모에가 고코로를 보면서 말했다.
"기껏해야 학굔데 말이지."
"기껏해야 학교?"
"응."
고코로는 놀라운 그 말을 온몸으로 받아냈다. 그런 식으로 생각한 적은 한 번도 없었다. 학교는 자신의 전부였기 때문에 가는 것도 안 가는 것도 굉장히 괴로운 일이었다. 도저히 '기껏해야 학교'라고는 생각할 수 없었다. / p.480
 
"지지 마." 그렇게 말했다. 목소리가 조금 엄숙했다.
"특별히 무리해서 그 애들이랑 싸우거나 할 필요는 없지만 그런 아이들한테 또 무슨 일 당하는 아이가 있으면 도와주고 싶어. 그런 애들은 어디에나 있을 거고, 없어지지 않을 테니까."/p.484

본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은 도서를 읽고, 작성한 주관적인 감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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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교양미술] 방구석 미술관 : 조원재 | 모여랏!리뷰 2018-09-13 0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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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방구석 미술관

조원재 저
블랙피쉬 | 2018년 0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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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볍게 시작해서 훅 들어오는 유쾌한 교양 미술

 

명화를 보고 있으면 호기심에 마음이 두근거린다. 어떤 이야기를 품고 있는 건지, 어떤 마음을 담아 그려 내려간 건지, 명화의 호기심은 자연스레 화가에게로 옮겨가게 마련이다. 막연히 바라보는 걸 벗어나고자 책을 읽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미술사에 관심 있거나, 전공을 한 사람, 미술사를 공부하는 사람이라면 하나 정도는 소장하고 있다는 그 책! 바로, 곰브리치의 서양미술사다. 올해 완독을 목표로 호기롭게 구입은 했는데, 첫인상부터 헉 소리가 나왔다. 전공서적 두 개는 붙여놓은 듯한 두께에 선뜻 진도도 나가지 못하고 제자리걸음 중이었다. 내용보다는 그 두께에서 이미 내가 다 읽을 수 있을까? 하는 의문에 부담스러워졌는지도 모르겠다. 그러던 중 <방구석 미술관>을 마주하게 되었다.

첫 장을 읽으며, 난 무릎을 탁! 하고 쳤다. 난 지금까지 미술을 공부나 학문으로 바라보고, 외워야 할 것들이라 생각했다. 그 접근부터가 미술과는 조금씩 멀어지는 방법이었다. 머리로는 이해를 하지만, 느끼고 공감하는 부분이 빠져있어 친해지고 싶은 마음만큼 친해지지 못하고 겉도는 이유였다. 미술사의 관점은 잠시 내려놓고, 우리와 같은 감정을 느끼는 한 인간으로서 바라보고, 공감하며, 작품에 대한 대화를 나눠야 했고, 한 사람의 삶을 들여다봤어야 했다.

애정 하는 화가를 만나는 건 언제나 기분 좋은 일이다.

 

영혼의 화가, 빈센트 반 고흐 "예전에는 이런 행운을 누려본 적이 없다. 하늘은 믿을 수 없을 만큼 파랗고 태양은 유황빛으로 반짝인다. 천상에서나 볼 수 있을 듯한 푸른색과 노란색의 조합은 얼마나 부드럽고 매혹적인지." /p.83 ⠀⠀⠀⠀⠀⠀⠀⠀⠀⠀⠀⠀⠀⠀⠀⠀⠀⠀⠀⠀⠀⠀⠀⠀⠀⠀⠀⠀⠀⠀⠀⠀

"이제 와 생각하니 쓸모없는 일 같지만, 나는 너에게 정말 많은 것을 이야기하고 싶었다. 나는 내 작품에 삶 전체를 걸었고 그 과정에서 내 정신은 무수히 괴로움을 겪었다. 다시 말하지만 너는 내게 그저 평범한 화상이 아니었고 항성 소중한 존재였다." /p.91
테오에게 보내는 마지막 편지

 

독서 연쇄작용
반 고흐, 영혼의 편지를 다시 읽어봐야겠다.

 

미술을 함께 보고, 느끼고, 가지고 놀며 보다 쉽고 재미있게 풀어내려 했다는 정성이 느껴지는 책이다. 뭉크에서 시작해 프리다 칼로, 빈센트 반 고흐, 구스타프 클림트를 거쳐 샤갈, 칸딘스키, 뒤샹까지 14명의 이름만 대면 알만한 미술계 거장들과의 수다가 막힘없다. 그들의 삶부터 어떻게 어떤 사건들로 인해 작품의 세계관이 형성되었는지, 그 일로 인해 어떤 변화가 있었는지 비하인드스토리까지 있잖아! 사실 그 사람이래서 그런 거래, 이런 이들을 겪었다고 하더라고! 그래서 그런 멋진 작품들이 나온 거야!라며 내가 아는 사람의 근황을 전해 듣는 착각마저 든다.

 

하나의 '삶'은 하나의 '별' 아닐까요? 삶을 보는 관점과 삶을 사는 방식은 이 지구의 사람 수만큼 다채롭게 빛나고 있습니다. 마치 밤하늘 자기만의 빛을 내보이는 별처럼 말이죠. 삶을 살아가는 데에 정답은 없습니다. 다만, 각자 자신이 옳다고 여기는 '삶의 빛'이 있을 뿐이죠. 고갱도 그러했고, 그는 그 빛을 따라갔습니다. / p.168

 

예술가의 삶이란 하나같이 평범함과는 거리가 있어서 그런지 각 챕터마다 서로 다른 장르의 영화를 본 것 같았다. 거기에는 미남(미술관 앞 남자) 작가님의 입담도 한몫하는 듯했다. 그리고, 책으로 보는 즐거움에 듣는 즐거움까지 더해 줄 수 있는 QR코드가 각 챕터가 끝날 때마다 수록돼 있다.  진정 미술 입덕 교양서! 이렇게 흥미 지진하고 유쾌하며 유머러스한 책이라니! 끊임없이 관심을 표현했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공부라는 생각에 더 다가가지 않았던 것 같다. 미술 언저리만 기웃거리며, 맴돌았는데 더 과감하게 미술 세계에 발을 담가도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렵고, 외울 것 많은 미술사가 아니라 화가 개개인의 인생사에 관심을 두고, 공감하고 소통하며 머리가 아닌 가슴으로 다가가는 이야기다. 신기하게 이 책은 읽으면 읽을수록 작품의 의미와 해석에 집중했던 전과는 다르게 작가에 더 마음이 쓰이고, 작가의 감정과 정서에 더 가까이 다가가려는 마음이 생긴다. 그리고 그 뒤에 보이는 게 그들의 작품들이 되었다.
누구라도 쉽고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책이기에, 미술의 매력에 흠뻑 빠져 두근거리는 자신을 발견할지도 모르겠다.  본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은 도서를 읽고, 작성한 주관적인 감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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