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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모 | 2018-08-30 0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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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세모

존 크라센,맥 바넷 글그림
시공주니어 | 2018년 0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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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모와 네모의 장난스러운 우정을 그린 그림책.



<샘과 데이브가 땅을 팠어요>, <애너벨과 신기한 털실>에서 찰떡 궁합을 보여준 맥 바넷과 존 클라센이 다시 만났다! 그동안 맥 바넷은 참신하면서도 따뜻한 이야기를, 존 클라센은 특유의 가라앉은 색채와 단순한 선이 강점인 그림을 보여줬다. 두 사람의 그림책을 보다 보면 처음에는 존 클라센의 인상적인 그림이 눈에 들어와서 책을 들었다가 다음에는 맥 바넷의 허를 찌르는 이야기에 감탄하게 된다. 이번에도 둘의 쿵짝은 잘 맞아 떨어졌다.

책은 하드커버인데, 보통의 하드커버와는 다른 아주 두꺼운 종이고, 옆면이 마감되지 않았다. 제법 무게가 나간다. 속표지에 나온 책 정보마저 세모 모양으로 안내되어 있어 그 발상이 재미있다. 원서도 이렇게 표기되어 있는지 궁금하다. 표지에는 흰 바탕에 검은 세모 하나가 커다랗게 자리를 자치하고, 거기에 표정을 알 수 없는 눈동자가 그려져 있어서 호기심을 불러 일으켰다. 무슨 내용일까?




<세모>는 친구들 간의 장난에 대해 말하는 그림책으로 큰 교훈이나 감동보다는 키득거리며 즐겁게 볼 수 있는 책이다. 세모는 네모를 겁주는 장난을 치고 신나하고, 화가 난 네모가 세모를 열심히 쫓아온다는 내용이다. 마지막에 세모도 인과응보를 겪는데, 그것이 네모가 의도한 것인지, 의도하지 않은 것인지 여부에 따라 웃음이 난다. 단순한 이야기 속에서도 귀여운 반전이 있어 재밌다. 아이와 함께 읽는다면 세모의 짖궂은 행동에 대해 가치 판단을 하고 이에 대해 이야기 나누며, 올바른 교우 관계, 학교 폭력 등에 대해 생각하는 기회를 가질 수 있다. 하지만 그저 웃고 넘어가도 무방한 그림책이다.




세모와 네모는 눈만 있고 코와 입은 없는데, 신기하게도 책을 읽다보면 그 얼굴에서도 기대감과 두려움, 즐거움, 음흉함마저 느낄 수 있다. 붉은색과 푸른색 등도 쓰였지만 거의 검은색, 회색과 섞여서 무채색에 가까워서 흰 바탕과 더불어 깔끔하고 단순한 인상을 준다. 내가 보기에는 좋은데, 아이들에게는 어떻게 느껴질지 모르겠다.

세모와 네모의 그림이 무척 귀여워서 상품화 가치가 크다고 느꼈다. 찾아보니 이미 인터넷 서점에서 세모가 그려진 컵과 마스킹 테이프도 이벤트 물품으로 제공하는 곳도 있다. 컵도 귀여운데, 나는 쓸데도 없는 마스킹 테이프가 참 귀여워 소장 욕구가 솟았다. 개인적으로는 천과 솜으로 만들어 폭신폭신한 세모와 네모의 캐릭터 인형이 있다면 좋겠다. 그림책 <네모>도 출간되었던데, 네모는 장난끼 많고 약삭빠른 세모와는 다른 성격인 것 같아서 어떤 내용일지 기대된다.



*이 리뷰는 앙쥬 서평단으로서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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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어 소녀 | 2018-08-18 0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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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인어 소녀

도나 조 나폴리 글/데이비드 위즈너 그림/심연희 역
보물창고 | 2018년 0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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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를 선택하고 도전하는 인어 소녀를 통해 사춘기 소녀의 성장을 그린 그래픽 노블.



데이비드 위즈너의 첫 그래픽 노블인 <인어 소녀>는 수족관에 사는 인어 소녀를 그렸다. 인어 소녀는 어릴 적부터 수족관이 세상의 전부였다. 이름도 없이 그냥 '인어 소녀'로 관광 상품으로 살아왔다. 수족관 주인인 남자는 스스로를 바다의 왕 넵튠이라고 칭하며, 인어 소녀에게 자신이 인어 소녀를 보호하고 있으니 자신의 말을 들어야 한다고 말한다. 수족관에 오는 사람들의 시선을 끌도록 잠깐씩 모습을 드러내되 절대 제대로 보여주지 말 것, 오랜 시간 보여주지 말라는 지침을 내리고, 사람들이 가고 나면 수족관 바닥에 떨어진 동전을 줍게 한다. 그렇게 살던 어느날, '친구'를 만나며 인어 소녀는 세상에 눈을 뜬다.





안데르센의 동화 <인어 공주>와는 다르게 <인어 소녀>에는 눈에 띄게 아름다운 인어나 애틋한 사랑 이야기가 등장하지 않는다. <인어 소녀>는 친구와 도전, 성장으로 가득 채워져 있다. 새로 만난 친구에 관심을 보이며 수족관 바깥 세상을 보고 느끼고 싶은 인어 소녀. 인어 소녀는 말을 하지 못하지만 다른 이와 소통하고 싶다. 그리고 스스로 용기를 내어 자유를 얻기 위해 도전하는 순간, 인어 소녀는 진실을 알게 되고 엄청난 변화를 맞이한다.




<인어 소녀>는 수족관에 사는 인어라는 소재와 생동감있는 그림을 보여주는 환상적인 동화이다. 그런데 데이비드 위즈너와 도나 조 나폴리가 보여주는 상상력을 한껏 즐기며 여러 번 읽다보니, 다른 시선으로도 책이 보인다. '성장'에 초점을 맞추어 보니 <인어 소녀>가 사춘기를 맞은 아이의 성장 이야기로도 읽혔다. 집과 학교가 전부이고 부모의 말이 진리로 받아들여지던 어린 시절, 어느 순간 아이는 자신이 알던 사실들이 의심스럽고 세상의 모든 것이 궁금해진다. 부모의 말보다는 친구가 더 좋아지고 다른 사람들이 입는 옷들에 관심이 간다. 아이가 어른이 되기 전 겪는 사춘기는 고통스럽지만, 아프고 쓰린 성장통을 겪으며 아이는 한층 성장한다. 눈 앞에 펼쳐 진 세상은 가보지 않은 낯선 곳이지만, 아이는 주저하지 않는다. 두렵기도 하지만 설레임에 두근거리기도 한다.


내 아이도 언젠가 내 품에서 벗어나 세상으로 나갈 날이 올 것이다. 나는 <인어 소녀>의 넵튠처럼 아이에게서 세상을 감추고, 아이를 숨기지 않겠다. <인어 소녀>에서 인어 소녀를 묵묵히 감싸고 도와준 문어처럼 우리 아이가 믿고 의지할 수 있는 사람이 되도록 뒤에서 기다려주겠다. 아이가 성장할 때 아픔도 겪겠지만, 그래도 인어 소녀처럼 세상을 호기심과 기대감으로 가득한 곳으로 바라보며 앞으로 나아가기를 바란다.

원래 책과 독자의 경험은 따로 떨어뜨릴 수 없지만 요즘 책을 읽을 테면 자꾸 우리 아기가 생각이 나서 모든 책이 부모와 아이의 일로 느껴진다. <인어 소녀>는 꼭 성장 이야기로서가 아니라 상상력 그 자체로 즐길 수 있는 환상동화로 충분한 그래픽 노블이다.





*이 리뷰는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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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 스케치 | 2018-08-16 05: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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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파리 스케치

장자크 상페 저
열린책들 | 2018년 0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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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의 도시 풍경과 사람들을 듬뿍 담은 장 자크 상페의 스케치 모음집.



장 자크 상페(장 자끄 상뻬)의 솔직함과 풍자가 있는 그림을 좋아한다. 이번에 <뉴욕 스케치>와 <파리 스케치>가 열린책들에서 동시에 출간되어 기대가 컸는데, 그 중 <파리 스케치>를 만났다. <파리 스케치>는 말그대로 스케치 모음집으로 흑백으로 이루어진 펜 그림이 대부분이다. 간혹 채색한 그림도 있지만 화려하고 정교하게 그려진 그림이기보다 순간을 포착하여그려낸 스케치이다. 아주 가끔 그림 아래쪽에 장소에 대한 설명이 있거나, 그림 속에 등장하는 문구를 번역한 글이 있기는 하지만 무척 짤막하고 거의 그림으로만 이루어져 있다.




<얼굴 빨개지는 아이>처럼 감동을 주는 이야기가 있는 그림이 아니라, 파리에 아침이 시작되고 나서 저녁 해가 지고 새벽이 올 때까지를 그대로 관찰하여 소개하는 그림들이다. 별다른 설명이 없는데도 그림의 분위기만으로 동이 틀 때와 석양이 구분되어서 참 신기했다. 또, 책 전반에 걸쳐 파리의 여러 명소가 등장하는데, 명소를 주인공으로 그리지 않고 언뜻 지나가는 배경처럼 슬쩍 일부분만 그려내어 보여주는 방식이 세련되었다. 에펠탑, 퐁뇌프 다리와 시테섬, 루브르 박물관으로 연결되는 퐁데자르 다리, 생제르멩데프레 지역( 카페 드 플로르, 브라스리 리프), 파리 정치 대학(시앙스포), 팡테옹, 센강의 알렉상드르 다리 등 파리에 다녀온 사람들은 더 반갑게 만날 수 있겠다.


(햇살을 받는 건 똑같은데, 분위기에 따라 아침인지 저녁인지 느낄 수 있다.)



나는 파리를 여행해본 적이 없는데, <파리 스케치>에서 만난 파리는 내가 예상했던 것과 꽤 달랐다. 파리하면 뭔가 옛스럽고 자유로운, 예술적인 분위기가 연상되었는데, <파리 스케치>에 나온 파리는 상당히 복잡했다. 서울의 출퇴근 길을 떠올리게 하는 교통대란이 엄청났고, 사람들 손에는 모두 휴대전화를 들고 누군가와 통화를 하고 있다. 사람 사는 데가 다 똑같구나하는 생각이 들어서 재밌다. 파리도 서울과 비슷하구나! 공원에서는 사람들이 조깅을 하거나 운동을 하고, 시장은 사람들로 바글바글하고, 한두 명이 교통 신호를 어기자 우루루 따라서 무단횡단하기도 한다. 버스 사고가 나자 운전자뿐만 아니라 승객들까지도 싸움에 합류하는 모습이 딱 장 자크 상페식 유머를 느낄 수 있어 웃음이 났다. 탑골공원의 바둑두는 할아버지들처럼 비오는 날 체스 두는 모습도 기억에 남는다. 여기저기 개 산책 시키는 사람도 많아서 애견 인구가 참 많은가보다. 대로변에서 시위대가 행진하는 모습은 예전에 광화문 촛불집회가 떠오르기도 했다.

서울과 다른 모습을 느꼈던 건, 레스토랑이든 발코니든 거리에서든 담배 들고 있는 사람이 무척 많다는 점이었고, 남성끼리 당당하게 손잡고 데이트를 하고, 금요일 밤이면 인라인 스케이터들이 경찰의 호위까지 받으며 파리 시내를 질주할 수 있다는 게 신기했다.  교통대란인 건 비슷하지만 오토바이가 엄청 많고 행상인들도 도로에 나와있는 걸 보면 현재의 서울보다는 80년대, 90년대 초반 쯤이 떠오른다. 명품 쇼핑하는 동양인과 구걸하는 거지가 한 컷에 그려져 있는 그림은 씁쓸하기도 하다.

물론 <파리 스케치>는 장 자크 상페의 관점에서 본 파리이기에 이게 파리의 전부는 아니겠지만, 파리 구석구석을 여행한 기분이 들어 재밌었다. 내가 사는 곳과 공통점도 찾고 차이점도 찾으며, 동양과 서양 사람들 비슷한 행동도 보았다. 처음 한 번 들추어 봤을 때는 그냥 스케치인가보다하며 별 감흥이 없는데, 두세 번 보면 작은 그림이나 사람들의 표정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하며 그림 이곳저곳을 살피며 보는 즐거움이 있는 책이다. 



* 이 리뷰는 예스24 리뷰어클럽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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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은 맑건만 | 2018-08-14 0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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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하늘은 맑건만

현덕 저/이지연 그림
창비 | 2018년 0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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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를 뛰어넘어 가난, 양심, 친구, 괴롭힘에 대해 공감할 수 있는 동화.



현덕 작가의 <하늘은 맑건만>은 창비 출판사의 청소년을 위한 단편소설 시리즈 '소설의 첫 만남'의 11번째 책이다. 우리말로 쓰여진 책이지만 1900년대 초중반에 쓰여진 책이기 때문에 단어가 낯선 것이 제법 많다. 단어의 뜻이 문맥상 쉽게 유추되기도 하고, 그렇지 않은 것은 각주를 달아 설명되어 있어 글을 읽는데 큰 어려움은 없었다. 책 내용은 초등학생들이 더 공감할 것 같은데 청소년 도서로 나온 것은 이러한 글의 특성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하늘은 맑건만>은 두 개의 단편으로 묶여 있다. 첫 번째 단편은 책 제목과 동일한 '하늘은 맑건만'이고, 두 번째 단편은 '고구마'라는 글이다. 두 글 모두 가난과 친구 관계에 대한 문제가 배경으로 깔려 있고, '하늘은 맑건만'은 양심에 대하여, ''고구마'는 집단 따돌림과 의심에 대해 말한다.

첫 번째 단편 '하늘은 맑건만'은 문기라는 소년이 주인공이다. 문기는 심부름을 하다가 정육점에서 거스름돈을 잘못 거슬러주어 큰 돈이 생기자 수만이라는 친구와 함께 그 돈을 신나게 쓴다. 하지만 꼬리가 길면 잡힌다고 집에 없던 장난감들이 생기자 삼촌에게 여러 질문을 받고 사실을 들킬까봐 불안에 떤다.

두 번째 단편 '고구마'에서는 학교에서 농업 실습으로 심은 고구마를 누군가 훔쳐가자 아이들이 일제히 가난한 소년 수만을 의심한다. 기수는 수만이의 성품을 안다며 그럴리 없다고 두둔하지만, 아이들은 이미 수만이를 고구마 도둑으로 낙인찍는다.

수만이라는 인물이 두 글에서 다른 모습으로 등장하는 것도 재밌었지만, 두 단편을 읽으며 가장 흥미로웠던 점은 그렇게 시대가 차이가 나고 사는 모습이 다른데도 아이들이 말하거나 행동하는 모습,  괴롭히는 모습이 지금과 비슷하다는 것이다. 의심을 받을까봐 둘러대는 것이나 거짓말한 게 들통날까봐 발 동동 구르는 모습, 낙서나 말로 친구를 상처주는 것, 집단으로 둘러싸고 괴롭히는 모습 등은 예나 지금이나 아이들 사이에서 많이 볼 수 있다. 첫 번째 글에서 수만이 문기를 괴롭히기 위해 "김문기는 ○○○ 했다"고 낙서를 하고, 쫓아다니며  "앞에 가는 아이는 질적도(도적질의 거꾸로)했다"며 집요하게 협박하고 괴롭히는 모습은 한 대 때려주고 싶게 치가 떨렸는데, 그 놀리는 방법이 초등학생들이 할 법했다. 두 번째 글에서 여럿이서 한 명을 둘러싸고 모자를 뺏어다가 이리저리 던지고 놀리는 모습 역시 낯설지 않다.

두 글에서 모두 친구의 괴롭힘이 나오는데 글이 비관적이지는 않다. '하늘은 맑건만'에서 문기는 맑은 하늘을 바로 볼 수 있는 떳떳함을 가지고 싶어 용기를 낸다. '고구마'에서 친구를 의심한 기수는 변명하지 않고 용서를 구한다. 순수한 마음이 엿보며 다행이다. 우리 아이들이 이렇게 양심 있는 사람, 진실을 밝히고 사과할 줄 아는 용기있는 사람으로 자라나면 좋겠다. 그리고 나부터 윤동주의 시처럼 매사에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럼 없이 살기는 어렵지만, 잘못한 것이 있다면 고치기를 망설이지 않으면 좋겠다. 하늘이 맑아도 바로 볼 수 없는 삶이란 참으로 괴로우니 말이다.

이지연 작가가 삽화를 담당했다. 검정고무신이 떠오르는 정감가는 아이의 그림과 맑은 색채가 눈에 띄는 하늘 그림, 그리고 배경 없이 깔끔한 그림이 책과 참 잘 어울렸다. 인상 깊은 장면 두 컷씩 그림을 남긴다.


'하늘은 맑건만'




'고구마'






*이 리뷰는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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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들처럼 육아하지 않습니다. | 2018-08-05 0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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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남들처럼 육아하지 않습니다

차상진,하태욱 공저
휴(休) | 2018년 0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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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변에 휩쓸리지 않고 '내 아이의 부모'로 사는 법에 대해 알려주는 육아서.



<남들처럼 육아하지 않습니다>는 교육학자 부부인 차상진, 하태욱이 쓴 육아서로서 아이 주도 육아법의 당위성과 아이의 욕구에 충실한 육아 방법을 제시한다. 책은 시중에 나온 육아서보다 글씨 크기가 다소 작은 편으로 323쪽의 본문으로 알차게 채워져있다. 공감가는 부분도 많고, 새로이 일깨워주는 부분도 많아서 적지 않은 분량을 끝까지 집중해서 읽었다. 동서양 고금의 여러 서적과 명인의 말을 적절하게 인용하고 영국 서머힐 학교나 하이스코프 교육 사례, 여러 교육, 심리 이론, 쉽게 공감할 수 있는 주변의 경험담 등을 제시하여 설득력이 있다.

가장 인상적이었던 것은 부모에게 스스로 '왜 이것을 가르쳐야 하는가?', '왜 이렇게 해야 하는가?' 등 질문을 던지게 해서 부모가 아이에게 시도하려는 육아 수단이나 방법에 대하여 먼저 그 목적을 점검하게 하는 장면이다. 이 대목에서 이 책의 제목이 나온 듯 하다. 남들처럼 육아하지 않는다는 말은 주류를 피한다는 삐딱한 반항이나, 너와는 다르다는 우월감을 나타내는 것이 아니라 남들이 한다고 생각없이 무조건 따라하지 않는다고 받아들였다. 주변에서 다 하는데, 우리 아이만 이런 거 안 해도 될지 불안에 떠는 부모에게 '용강 얼간이'와 '죄수의 딜레마'를 예로 들어 설명할 때는 정신이 번쩍 들며 헛웃음도 나고 부모가 먼저 중심을 잡고 아이를 키워야겠다고 마음을 다졌다.

저자 중 한 명이 하이스코프 교육 트레이너로서 하이스코프 교육 방법에 대해 책 곳곳에 소개되어 있다. 잠깐 언급된 발도르프나 몬테소리 교육은 들어본 적이 있는데 하이스코프는 처음 접해서 그게 어떤 건지 궁금하다. 하이스코프 교육에서는 아동을 자발성을 가진 배움의 주체로 여기기 때문에 아이 주도적이고 능동적인 배움을 강조한다. 책에서 하이스코프 교육 방법에 대해서는 여러 번 제시하는 만큼 어떤 학자가 언제 어떻게 하이스코프를 시작한 것인지 이름은 왜 하이스코프인지 등은 안 나와있어서 그 역사도 간략하게나마 소개해주면 더 도움이 되었겠다.







<남들처럼 육아하지 않습니다>에서는 아이 주도 육아법을 주장하는데, 무조건 다 받아주라는 뜻은 아니다. 부모가 원하는대로 아이에게 학습 요소를 주입하고 강요하는 것을 경계하지만, 원칙있고 엄격한 교육 태도는 강조한다. 권위와 사랑을 모두 갖춘 양육 태도를 바람직하게 본다. 즉, 아이의 감정을 그대로 받아주고, 욕구를 인정하되 사회규범에 어긋난 행동까지 허용하지는 않는다. 대신 규범 안에 아이가 할 수 있는 선택권을 주어 아이의 주도성과 책임을 기를 수 있도록 한다. 또 그 선택의 결과에 대해 아이가 판단하게 하여 스스로 학습하고 발전하는 기회를 주도록 권한다.

여기에 말로만 아이 주도 교육을 해야 한다고 설명하지 않고, 목표에 맞는 구체적인 교육 단계와 각 단계에서 부모가 해야 하는 말이나 행동, 주의사항 등을 꽤 자세히 안내해서 실질적으로 도움이 된다. 아이가 자신의 감정과 생각 표현하기, 싸움 중재하기, 일상 속 여러 능력(언어 능력, 수학, 과학적 사고력, 사회성) 발달시키기, 현명한 잔소리 방법, 사교육에 대한 고찰 등 아이를 키우며 고민하게 되는 많은 문제를 다룬다. 실제로 실천할 수 있는가는 우리 아기가 더 커봐야 알겠지만, 많은 인내력과 좌절, 재도전 등이 필요할 것 같다. 무엇보다 내가 준비되지 않으면 제 때 아이에게 적절한 반응(말, 행동)이 나갈 것 같지가 않아서 차근차근 연습을 해야겠다.

'집에서 아이와 함께 만들어 노는 홈메이드 장난감 10'이 나와있는데, 장난감들이 모두 찰흙이나 액체괴물처럼 열린 장난감이라는 것이 흥미롭다. 욕조 개방하고 마음 단단히 먹고 한 번 시도해 보고 싶다.

대한민국 교육의 가장 큰 문제점으로 '질문의 부재'를 든 것에 동의한다. 부모는 스스로 '왜 하는지'에 대해 질문하지 않고 주변에 휩쓸려 아이에게 여러 사교육을 투입한다. (사실은 그런 부모들도 왜 하는지 의구심을 품고 질문은 하지만 극한 불안감에 한다는 게 더 맞기는 하다.) 아이들도 '왜 하는지'에 대해 묻지 않고 시키는대로 끌려 다니고는 한다. 저자는 주도권은 뺏고 뺏기는 것이 아니라 나누는 것이라고 한다. 아이에게 귀 기울이고 눈을 맞추고 감정을 받아주고 의견을 나누며 나도 함께 자라야겠다. 무엇보다 우리 아이가 "엄마, 나 이제 뭐 해?"가 아니라 "엄마, 나 오늘 이거 할래요"(44쪽)을 말하는 아이로 크면 좋겠다. 



*이 리뷰는 맘스 다이어리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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