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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학] 뉴턴의 아틀리에 - 김상욱, 유지원 | 2020-04-30 2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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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뉴턴의 아틀리에

김상욱,유지원 저
민음사 | 2020년 0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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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리학자 김상욱 교수와 타이포그래퍼이자 그래픽 디자이너 유지원 작가가 만나 <뉴턴의 아틀리에>라는 책을 출간하였다. <뉴턴의 아틀리에>는 경향신문에서 연재하던 칼럼을 민음사에서 엮어낸 책이라고 한다. 주변에 김상욱 교수님의 팬이 여러 명이고, 유지원 작가님의 전작 <글자 풍경>을 추천하던 분도 있어서 저자의 이름은 익숙했지만, 나는 두 분의 글이 처음이다. ‘과학과 예술, 두 시선의 다양한 관계 맺기’라는 부제가 기대감과 부담감을 동시에 높였다. 어쩐지 어렵지 않을까 걱정되고, 특히 ‘현대미술’이라는 말에 긴장해서 거의 20년은 다 된 미학책을 들춰보기도 했다.



 역사는 깊고 다채로우며, 어느 시대에든 인간 활동의 모든 측면들은 서로 연결되어 왔다. 그래서 나는 ‘예술과 과학의 만남’이니 ‘융합’이니 하는 구호들이 새삼스럽다. 제도권 교육과 분과 학문 시스템 속에서 부자연스럽게 ‘칸 나누기’를 당하고 있을지는 몰라도, 예술과 과학은 애초에 서로 긴밀하게 스며 있다고 느낀다.

- 182쪽, 유지원

 


 책을 읽은 내 감상을 한 마디로 줄여보자면, ‘지적유희’라는 표현을 감히 써본다. 며칠동안 몰입해서 읽었다. 다루고 있는 지식의 폭과 깊이에 비해 책장이 술술 넘어갈 정도로 읽기 편하게 쓰였다. 굳이 예술과 과학의 만남이라는 이름을 붙이는 것이 새삼스럽다는 저자의 말처럼 예술과 과학의 교차나 융합이라는 개념이 낯선 것이 아니었다. 글에서 물어보는 질문에 혼자서 생각하고 답해보고, 오랜만에 책에 나온 관련 자료를 더 찾아보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그림도 보고, 시도 읽고, 음악도 들었다. 사고가 확장되고, 책을 읽고 있는 동안에는 나도 뭔가 있어 보이고 조금은 유식해진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웃음)



 과학, 현대미술, 건축, 음악, 소설, 시, 등 다양한 분야를 자유롭게 넘나드는 글이, 이야기를 여러 그림으로 보여주는 커다란 태피스트리 연작같은 느낌을 주는 이유는 짜임새가 좋기 때문이다. 두 저자 모두 ‘언어의 한계’에 대해 말하며 수과학과 예술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그러나 연구자로서 명확한 논거와 날카로운 비판력을 드러내면서도 웃음과 온기를 한껏 담아낸 두 사람의 글을 읽으며 누가 무엇을 어떻게 기술하느냐에 따라 그 언어의 ‘한계’가 멀리 달아날 수도 있다는 것을 몸소 느낀다.



언어로 모든 것을 다 표현할 수 없다는것은 왜 수학과 예술이 존재하는지 설명해 준다. 우주는 인간의 언어와 이해 방식이 아니라 수학과 물리학의 방식으로 기술된다. 인간은 수학과 언어로 기술할 수 없는 것을 예술로 표현한다. 그래서 예술은 언어로 분명하게 정의할 수 없고 과학적으로 명확하게 분석할 수도 없다. 위그너가 지적했듯이 우주가 수학으로 잘 기술된다는 사실은 놀랍다. 하지만 인간이 언어로 할 수 없는 많은 것들을 예술로 할 수 있다는 것은 놀라운 일이 아니다. 진짜 놀랄 일은 우리가 언어를 가지고 이 정도로 소통할 수 있다는 사실이다.

- 222쪽, 김상욱



유지원 작가의 ‘타이포그래피’나 ‘이상의 오감도 시제4호 인쇄’, ‘자연스러움, 인간답다, 인간적이다’ 등을 다룬 글을 읽는 경험은 흥미롭고 신선했다. 글마다 참신함이 뚝뚝 흐른다. 김상욱 교수의 시, 자연스러움, 평균, 구 등을 주제로 한 글을 읽으며, 주변을 돌아보는 시선과 타인을 향한 따스한 배려를 느꼈다. ‘함께 사는 인간’ 답기 위하여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하는가, 생각하게 한다. 그리고 두 저자 모두 열려 있다. 새롭거나 나와 다른 것을 ‘불안’의 요소가 아니라 ‘발전과 배움’의 기회로 받아들인다. 개개인의 다양성을 인정하는 동시에 소통하고 나누려고 한다.



세상의 누군가는 아무도 알아주지 않는 점 하나에 직업적 자긍심을 걸고 심혈을 쏟기도 한다.

- 276쪽, 유지원



<뉴턴의 아틀리에>는 책의 만듦새에서도 섬세한 재미를 느낀다. 아래쪽 여백을 많이 둔 편집이나, 저자의 사진과 넓은 여백을 둔 띠지, 440쪽 정도의 상당한 분량에도 제법 들고 읽기에 편한 유광 그림 표지와 종이 재질, 그래픽 요소를 실로 정하고 두 저자의 실 색깔을 따로 설정한 점, 귀여운 도장과 의미, 저자마다 각각 다른 폰트를 적용한 것, 주요 문장은 따로 크게 게시한 점 등을 하나하나를 살피다 보면, 책이 그냥 만들어지는 게 아니구나, 하고 감탄한다. 보물찾기하듯 찬찬히 살펴보면 더 즐겁다.


표지의 모자 그림은 스페인의 화가 후안 미로가 자신의 절친한 친구, 후안 프랏츠를 기리기 위해 그린 드로잉콜라주다.후안 프랏츠는 스페인에서 모자 가게를 운영했는데, 자신의 가게를 예술가와 비평가 모임의 장소로 제공했다고 한다. 과연 예술가와 과학자의 공방에 어울리는 표지 그림이다. <뉴턴의 아틀리에>는 책이라는 매체를 작업공간으로 하여 독자를 과학과 예술, 인문학의 세계로 초대한다. 예술가를 후원하던 프랏츠처럼 편한 장소를 제공하고, 화가 미로처럼 신선하고 짜릿한 놀 거리를 제공하니 책을 읽는 사람은 이에 푹 빠져 즐기면 그만이다.






아틀리에는 창작하는 공간이라서 그런지 나도 괜히 그림을 그려봤다. 원래는 운동회날, 손 안 대고 양파 과자를 빼먹는 경기하는 모습처럼 그리고 싶었지만, 금손은 아니니 적당히 환호하고 신난 모습으로 마무리한다.

김상욱 교수와 유지원 작가를 더 알고 싶다. 두 분의 전작이 읽고 싶어졌다.



덧> 

1. 엉망진창 글씨 때문에 스트레스 받으실까봐 위 그림은 타이포그래피 및 디자인 전문가 유지원 작가님은 안 보시는 게 나으실 수도 있겠다. 그래도 최선을 다했고 재밌었다. 나름 드..드로잉 콜라주... (후다닥)


2. <뉴턴의 아틀리에> 관련 자료 모음

https://blog.naver.com/hihappymay/221938617957


*이 리뷰는 서평단으로서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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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로 보는 민주화운동/제주4·3] 빗창 - 김홍모 | 2020-04-21 2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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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빗창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기획/김홍모 글그림
창비 | 2020년 0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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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비 출판사에서 ‘만화로 보는 민주화운동’ 시리즈 총 4권을 출간하였다. 우리나라 민주주의를 이루어내는데 결정적 역할을 했던 제주4·3, 4·19혁명, 5·18민주화운동, 6·10민주항쟁을 기억하기 위해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가 기획하고, 김홍모, 윤태호, 마영신, 유승하 네 작가가 이야기를 그려냈다. 나는 그 중 김홍모 작가의 <빗창>을 읽었다.


<빗창>은 제주도 해녀들이 벌인 항일운동과 해방 직후, 제주4·3에 관한 책이다. 책을 다 읽고 어찌나 충격적이고 마음이 아팠는지 눈물 흘리는 것조차 죄송스러웠다. 책에 나오는 장면들은 분명 그 끔찍한 학살의 작은 일부에 불과할 것이기 때문이다. 김홍모 화백이 붓과 먹으로 담담하게 그려내어 극중 인물들의 비극이 더 깊게 스며 들었다.



나는 몰랐다



<제주 4·3>

1947년 3월 1일을 기점으로 하여 1948년 4월 3일 발생한 소요사태 및 1954년 9월 21일까지 발생한 무력충돌과 진압과정에서 주민들이 희생당한 사건으로 미군정기에 발생하여 대한민국 정부 수립 이후에 이르기까지 7년여에 걸쳐 지속된, 한국현대사에서 한국전쟁 다음으로 인명 피해가 극심했던 비극적인 사건이었다.

-제주4·3사건 진상조사보고서


전쟁도 아닌데 제주도에서 열 사람 중 한 명이 희생당했다. 이런 끔찍한 일을, 나는 몰랐다. 요즘은 모르겠지만, 학교에서 제주 4·3을 제대로 배운 적이 없다. 나머지 민주화운동은 역사책이나 뉴스, 드라마, 영화 등 여러 매체에서 만났지만, 제주 4·3은 제주도에서 민간인 학살이 있었다는 정도만 얼핏 들었을 뿐이다. 그분들이 왜, 어떻게 희생 되셨는지는 알지 못했다. 1948년에 발생한 일인데 반 세기가 지난 2000년이 되어서야 김대중 대통령 임기에 진상조사 특별법이 제정되었고, 2003년에 노무현 대통령이 대한민국 대통령으로서 최초로 제주 4·3에 대해 공식 사과를 했다. 그러나 지금도 제주 4·3은 사람들에게 많이 알려지지 않았다. 아름다운 제주에 관광여행을 갔다가 우연히 제주 4·3을 알게 된 사람들도 있다. 나는 <빗창>을 읽고서야 비로소 제주 4·3을 만났다.



책의 힘



김홍모 작가의 <빗창>은 역사적 사실에 작가의 상상력을 적절하게 섞어 제주4·3을 그려냈다. 제목 ‘빗창’은 해녀들이 전복을 채취할 때 사용하는 쇠붙이 도구를 가리킨다. 이렇듯 <빗창>은 해녀를 중심으로 이야기를 이끌어 나간다. 엄밀히 제주4·3이 해녀가 일으킨 민주화운동은 아니지만 실제 제주 해녀의 항일운동부터 시작한 이야기는 제주4·3이 발생한 해방 이후의 상황을 매끄럽게 설명한다. 주인공들의 삶을 따라가다 보면 그들이 생존을 위해 투쟁할 수 밖에 없는 까닭이 자연스럽게 이해된다.


내가 이해할 수 없는 것은 해방 전에 친일파로 횡포를 부린 이들이 해방 이후 어떻게 친미파로 옷만 갈아입고 다시 득세할 수 있었는가, 하는 점이다. 화가 나고 분노했다. 친일파 과거 청산이 얼마나 중요한 일인지 머리가 아닌 가슴으로 느꼈다. 제주4·3의 피해자들이 고통과 슬픔에도 침묵할 수 밖에 없던 까닭은 그들이 겪은 공권력이 불신이고 공포이기 때문일 것이다.


<빗창>의 주인공들이 붉은 해당화처럼 스러지는 모습을 보는 것은 슬프고 괴로웠다. 그러나 내가 느낀 슬픔과 분노는 나의 무지에 대한 부끄러움으로 이어졌고, 인터넷에서 며칠동안 제주4·3을 찾아 읽었다. 도서 목록도 적어두었다. 감정은 이성을 이끌고 행동을 낳는다. <빗창>을 포함해 문학이 가진 힘이란 이런 것이다. 감정을 두드려 의식을 일깨우고, 알고 싶게 하며 기억하게 한다. 만화라는 장르적 특성으로 인해 책을 읽는 대상의 폭이 넓고 접근이 쉬운 것도 반가운 선택이다. 


<빗창>의 마지막 장면은 끔찍한 학살의 현장이다. 그러나 그 장면은 비극만을 말하지는 않는다. 진실을 아는 사람들이 두 눈 부릅뜨고 존재함을 분명히 보여준다. 그리고 우리가 진실을 알려고 노력하고 함께 기억할 때, 희망과 미래가 있다는 것 역시 느꼈다.



더 알아야 한다



책 끄트머리의 작품해설을 읽으면 제주 4·3평화공원의 백비가 소개되어 있다. 아무것도 쓰여있지 않은 하얀 비석이라서 백비(白碑)다. 이름이 없어 세워놓지 못하고 눕혀 놓았다. 그리고 아래와 같은 설명판이 곁에 있다.


언젠가 이 비에

제주4·3의 이름을 새기고

일으켜 세우리라


4·3백비, 이름 짓지 못한 역사


백비(白碑), 어떤 까닭이 있어 글을 새기지 못한 비석을 일컫는다.

'봉기, 항쟁, 폭동, 사태, 사건' 등으로 다양하게 불려온 '제주4·3’은 아직까지도

올바른 역사적 이름을 얻지 못하고 있다. 분단의 시대를 넘어 남과 북이

하나가 되는 통일의 그날, 진정한 4·3의 이름을 새길 수 있으리라.

-4·3평화기념관 1층 상설전시관



그러고보니 4·19혁명, 5·18민주화운동, 6·10민주항쟁과는 다르게 제주4·3은 뒤에 아무런 이름이 붙지 않았다. 제주4·3은 사회에 얼굴을 드러내 인정받는데도 오랜 시간이 걸렸는데, 아직 이름도 없다.


<빗창>을 읽으며 느낀 제주4·3은 단순히 민주주의라는 이념을 위한 싸움이 아니었다. 그것은 이념이라는 허울 좋은 옷을 입은 권력 다툼 아래 벌어진 학살 아래, 인간이 인간 답게 살기 위한 투쟁이었다. 희생자들이 원한 것은 그저 사람이 사람 대접 받으며 사는 세상이었다. 불공평한 일을 부당하다고 표현할 수 있고, 내 몫을 당당하게 요구할 수 있고, 슬플 때 소리내어 울 수 있으며, 내 생각을 소리내어 말할 수 있는 세상. 누구나 원하는 세상이 아닐까. 그래서 그 추운 겨울, 누가 시키지 않아도 다들 밖으로 나와서 촛불을 들지 않았는가.


많은 사람들이 제주4·3에 대해서 알게 되면 좋겠다. 그리고 활발한 토론 끝에 제주4·3의 이름을 지어주기를 바란다. 나 역시 제주4·3에 대해 더 공부하고 기억하고 싶다. 김홍모 작가가 <빗창>에서 흩뿌려지는 피 대신 붉은 해당화를 그린 의미는 제주4·3을 알고 봐야 눈에 들어온다. 알고 기억해야 아픈 역사가 반복되지 않는다.


더 알아야 한다.




*이 리뷰는 서평단으로서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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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책] 한밤중 개미 요정 - 신선미 | 2020-04-19 0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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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한밤중 개미 요정

신선미 글
창비 | 201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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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선미 작가의 한국화 작품집 <신선미의 한복유희>를 보고 흥분하며 글을 쓴 적이 있다. 그리고 바로 그림책 <한밤중 개미요정>을 주문했다.


http://blog.yes24.com/document/12078645

<신선미의 한복유희> 후기



<한밤중 개미요정>은 아름답고 단아한 한복이 등장하는 그림책이다. 전통 한국화처럼 은은한 연미색을 바탕으로 다른 배경없이 깔끔하게 인물을 그려낸다. 작품집 <신선미의 한복유희>에서 먼저 설정을 설명하고이에 어울리는 그림과 그림 제목을 묶어 배치한 것과 달리 <한밤중 개미요정>은 그림책이기 때문에 하나의 명확한 이야기를 전달한다.





고열에 시달리는 아이를 밤새 간호하는 엄마. 어느새 깜빡 잠이 들고 만다.





“쉿! 깨우지 마.”

“우리가 엄마 대신 널 돌봐 줄게.”


“누구......?”



잠에서 깬 아이 앞에 나타난 작은 인간들. 이 개미 요정은 누구일까?



<한밤중 개미 요정>은 어른을 위한 그림책이다. 아이들도 좋아할 수 있으나 부모가 된 어른의 마음을 더 두드린다. 엄마라면, 특히 고열에 시달리는 아이 옆에서 밤을 새우며 뜬눈으로 지새운 경험이 있는 엄마라면 그림만 봐도 공감할 것이다. 한 손에는 (아마도 브라운) 체온계. 요새 엄마라면 스마트폰에 열나요 어플도 있겠다. 깨워서 해열제를 먹여야 할까, 지금이라도 응급실에 데려 갈까, 응급실 가면 아이만 고생인데 조금만 더 버텨서 집 근처 소아과 갈까? 아, 자면 안되는데......





아이를 키우다 보면, 아이를 통해 내 어린 시절을 떠올릴 때가 많다. 나는 이랬지, 우리 엄마는 이랬지. 상상으로 가득했던 시절, 굴러가는 돌멩이만 봐도 까르르 웃으며 뛰어놀던 그때. 그리고 내 아이를 사랑하는 만큼 어릴 적 ‘작은 나’도 감싸안고 토닥이고 싶어진다. <한밤 중 개미 요정>은 육아에 지친 부모를 위로하는 동시에 육아의 신비로운 치유 과정도 보여준다.


이런저런 설명이 모두 사족으로 느껴질 정도로 그림만 봐도 차분해지고 마음이 편해지는 그림책이다. 전통과 현대의 만남, 기발한 상상을 우아하게 표현한다. 부모가 된 어른과 예쁜 그림이나 고양이를 좋아하는 사람에게 추천한다어른에게 더 추천하지만, 한복 그림이 곱고 귀여운 고양이와 작은 사람들이 나와서 호기심을 일으키니 아이들이 마음에 들어할 수도 있다. 아이를 꼭 안고 아팠던 날에 대해 함께 이야기 나누며 그림 구석구석을 즐기며 따뜻한 시간을 보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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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관찰책] 딩동~ 바다동물 도감 | 2020-04-18 1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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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딩동~ 바다동물 도감

박수현 글
지성사 | 2020년 0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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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성사의 딩동~ 도감 시리즈가 새로 나왔다. 딩동~ 도감 시리즈는 유아, 어린이를 위한 자연도감으로 화면 가득한 커다란 사진과 짧은 설명, 부드러운 표지(페이퍼백)로 구성되었다. 이번에 나온 <딩동~ 바다동물 도감>은 바다에 사는 여러 동물을 소개한 자연 관찰책이다. 





<딩동~ 바다동물 도감>에는 연체동물, 절지동물, 자포동물, 극피동물, 바다포유류, 바다파충류, 해면동물 등 모두 7가지 바다동물이 실렸다. 기껏해야 산호나 해파리 정도를 생각하고 책을 폈다가 알록달록한 달팽이 사진을 보고 깜짝 놀랐다. 도감에서 내가 자주 먹던 새우와 멍게를 만나서 반가웠다. 게다가 해면은 화장품 가게에서 팔던 수세미같은 거 아니었나? (웃음) 아래는 각 분류에 해당되는 바다동물의 예시이다. 책에 이 순서대로 바다동물이 나온다.


1. 연체동물 : 전복, 조개, 오징어

2. 절지동물 : 게, 새우

3. 자포동물 : 산호, 말미잘, 해파리

4. 극피동물 : 불가사리, 해삼

5. 바다포유류 : 고래, 해표(물범, 바다표범), 물개

6. 바다파충류 : 바다거북, 바다뱀

7. 해면동물 : 해면


이전에는 전혀 몰랐던 동물들도 구경하고, 내가 알고 혹은 먹던 동물들도 나온다. 책을 천천히 들여다보다가 내가 귀여워하던 동물이 물개가 아니라 해표였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77쪽 웨들해표


<딩동~ 바다동물 도감>은 아이들은 편하게 볼 수 있는 대신에, 부모는 미리 한 번 읽어봐야 하는 책이다. 본격적인 동물 소개가 있기 전에 부모가 참고해야 할 바다동물 기본 정보가 나온다. 설명이 자세하니 놓치지 말고 공부하면, 아이들과 도감을 볼 때 아이들에게 들려줄 이야기가 생긴다.





마지막에 나오는 '찾아보기'에는 각 동물이 가나다 순서대로 실려있다. 동물의 이름을 알고 있다면, 뒤의 '찾아보기'를 활용해서 동물이 실린 쪽수를 찾기에 유용하다. '찾아보기'에는 각 동물의 크기(높이, 몸길이, 지름 등)가 나와있는데, 이런 건 본문에 같이 실려있다면 더 좋았겠다. 동물에 대한 정보를 한 번에 얻을 수 없어 아쉽다.


사진이 한 페이지를 꽉 채우도록 크고 선명해서 보기 좋다. 설명이 적어서 유아가 부담없이 볼 수 있겠다. 동물의 상세한 정보가 있는 도감을 원한다면 적합하지 않다. 보통 바다동물에 대한 도감이라면 산호, 고래, 상어, 거북이, 여러 물고기 정도를 소개하는 경우가 많은데, <딩동~ 바다동물 도감>은 다양한 분류의 동물을 만나서 새로웠다.


*이 리뷰는 서평단으로서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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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아/건강] 좋은 잠 처방전 - 샤론 무어 | 2020-04-15 2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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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좋은 잠 처방전

샤론 무어 저/함현주 역
유월사일 | 2020년 0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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갓난아기를 키우는 사람들에게 흔히 건네는 응원의 말 중에 ‘100일의 기적’이 있다. 수시로 깨서 울고 젖 달라고 하는 신생아 시기를 지나 몇 시간 정도 쭉 연결해서 자는 ‘통잠’이라는 걸 자기 시작하는 시기이기 때문이다. 물론 반대로 ‘100일의 기절’을 경험하는 사람들도 많다. 나는 100일의 기적보다도 일찍부터 통잠을 경험했다. 내 친구들은 우리 아기를 보고 엄지척을 했다. 우리 아이는 눕혀 놓으면 혼자서 자는 아기였다.


그런데 아이가 커가면서 점점 엄마를 찾기 시작하더니 옆에서 토닥토닥해주기를 바라고, 자장가를 불러야 했고, 이야기를 들려줘야 했으며, 코알라처럼 꼭 안고 자야했다. 밤중에 몇 번을 깨서 엄마를 찾으며 운다. 아직 세 돌도 안 되었는데 낮잠을 건너뛴다. 그래서 <좋은 잠 처방전>을 읽게 되었다.


이 책의 저자는 호주의 언어병리학자인 샤론 무어다. 현재 샤론 무어는 구강 안면 근육 기능 치료를 하며 수면 문제 해결에도 도움을 주고 있다. 아이의 수면문제를 다룬 육아서가 대체로 ‘수면교육’과 ‘수면환경 조성’에 치중하고 있는 반면, <좋은 잠 처방전>은 아이의 기도 문제가 수면에 미치는 영향에 집중하는 점이 눈에 띈다. 성인의 경우 수면무호흡증이 수면장애에 큰 부분을 차지한다는 사실이 많이 알려져 있지만, 아이의 수면무호흡증을 이렇게 자세하게 다루는 육아서는 처음이다. 이 책에서는 편도, 아데노이드, 부비동, 비강, 인두, 후두, 기관지 등 상기도의 문제에 초점을 맞춘다. 그리고 아이의 잠과 관련된 여러 고정관념과 속설에서 탈피하고 아이를 자세히 관찰하여 이상 징후를 발견할 것을 강조한다.



“좀 더 크면 괜찮아질 거예요.”

“우리 아이는 원래 그래요. 그런 모습도 귀여워요.”

“하하! 우리 딸은 코 고는 게 아빠랑 보통 그렇죠.”

...

“아이가 코를 크게 골면 그만큼 깊게 잠든 거라고 생각해요.”

“우리 아들은 아빠랑 똑같아요. 잠을 거의 안 자요.”

“저는 잠이 늘 부족하지만 이것도 부모가 되는 과정이죠.”

69쪽~70쪽 잠과 관련된 고정관념과 속설



<좋은 잠 처방전>은 300여 쪽으로 분량이 많은 편이다. 6장에 걸쳐 수면에 관한 정보를 알차게 담았다. 1장에서는 수면으로 인해 발생하는 문제를 통해 수면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2장에서는 수면 과정에 대해 알아보고, 질 좋은 수면과 적절한 수면량을 알려준다. 3장에서는 아이의 수면 문제를 파악하는 구체적인 방법과 기준을 제시한다. 4장에서는 좋은 수면을 위한 조건을 상세히 설명하며 아이가 잠들기 쉽도록 부모가 해야하는 일을 설명한다. 5장에서는 수면과 밀접한 관계에 있는 기도 건강에 대해 알아보고 기도 발달을 위한 근육 훈련을 소개한다. 6장에서는 부모가 할 수 있는 정도를 넘어섰을 때 필요한 전문가를 찾아 선택하는 방법을 설명한다.




126쪽 수면 자가 진단표



<좋은 잠 처방전>의 좋은 점은 아이의 수면 이상 신호를 명확하게 알려주고, 부모가 이를 확인하여 어떤 전문기관에서 어떤 도움을 받을 수 있는지까지 소개해준다는 점이다. 보통 아이의 수면 교육은 부모의 책임이 되며 아이가 잠을 못 자는 것 역시 부모가 감당해야 하는 몫으로 치부되는 경우가 있다. 그러나 이 책에서는 부모가 어찌할 수 없는 아이 ‘건강’의 이상 신호로서의 수면 문제를 돌아보도록 주의를 환기시킨다. 수면 장애와 수면 이상을 유발하는 질환을 설명하고, 어떤 기관에서 진단받을 수 있는지 알려준다.  물론 아이의 ‘이상 신호’를 발견해야하는 것은 부모의 몫이다.




115쪽 뜨끔했던 문장


샤론 무어는 아이의 수면과 부모의 수면 모두를 강조한다. 그리고 ‘잘 잔다는 것은 중간에 깨지 않고, 적정 수면 시간 동안 자며, 자고 난 뒤 개운하게 일어나는 것’이라고 정의한다. 잠을 잘 자야 두뇌 발달, 신체 성장도 원활히 이루어진다는 것은 굳이 강조하지 알아도 다들 알 것이다. 반대로 잠을 자지 못하면 성인조차도 일상생활하기 얼마나 어려운지도 알고 있다. 이 책을 읽으며 우리 아기는 아직 구강 호흡을 하지는 않지만, 코가 자주 막힌다는 사실을 떠올렸다. 소아청소년과에서 비염일 가능성이 높다는 이야기는 들은 적이 있는데, 정확한 진단과 치료 방법에 대해 구체적이고 적극적으로 알아봐야겠다.



*이 리뷰는 서평단으로서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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