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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책] 솔새와 소나무 - 임원호 / 허구 | 2020-07-23 0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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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솔새와 소나무

임원호 글/허구 그림
길벗어린이 | 2020년 0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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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원에서 아이와 함께 자전거를 타는데, 우리 아이보다도 어린 아이가 혼자 엉엉 울고 있다. 아이고, 저런, 하는 사이 한 아주머니가 아이에게 다가가 안타까운 목소리로 물었다.


“엄마 어딨어?”

“엄마 잃어버렸어?”


 멀리서 아저씨 한 분이 뛰어왔다. 알고 보니 아이는 엄마를 잃어버려서 우는 게 아니라 집에 가기 싫다고 떼를 부리는 중이었고, 아빠는 먼저 간다며 멀리 서서 지켜보는 상황이었던 것이다. 우는 아이를 지나치지 않은 그 아주머니의 마음이 따뜻하고 고마워서 집에 와서도 이 일이 자꾸 생각이 났다. 


 그림책 <솔새와 소나무>는 엄마를 잃은 작은 솔새와 이 어린 새를 감싸주는 소나무의 이야기다. 소나무도 공원의 그 아주머니처럼 어리고 가엾은 솔새를 모른 척 하지 않았다. 엄마를 잃어버린 것도 안타깝고 밤 늦게까지 힘들게 돌아다닌 것도 측은해서 포근히 감싸준다





 <솔새와 소나무>는 해방 전후 작가인 임원호 작가가 쓴 글에 허구 작가가 그림을 그린 그림책이다. 퇴박, 사정 말, 일없다...... 옛말이라서 그런지, 이북말이 섞여서인지 독특한 우리말이 새롭다. 꼴딱, 어둑어둑, 으쓱으쓱, 자장자장 등 흉내내는 말과 반복되는 문구, 글자 수를 맞추는 말에서 시를 읊는 듯, 노래하는 듯한 느낌도 받는다. 솔새가 귀엽고, 어두운 밤을 배경으로 숲을 강렬하게 그려낸 그림이 마음에 들어서 작가의 과거 작품을 보니 정여민 시집 <마음의 온도는 몇 도일까요>의 삽화를 맡으신 분이었다.




 솔새는 소나무를 만나기까지 여러 나무들에게 거절당했다. 그 모습이 어찌나 안쓰러운지 마음이 불편할 정도였다. 나도 애엄마인데, 엄마 잃은 어린 새가 문전박대 당하는 모습이 어떻게 편히 읽어질까. 다른 그림책에서 엄마가 떠나버렸다는 글을 읽어주자 마자 세상이 떠나가라 울던 우리 아이에게도 차마 그대로 읽어주지는 못하고 엄마 잃은 사정은 빼고 길을 헤매는 것만 이야기해주었다. 솔새가 버드나무에게, 오동나무에게, 또 다른 나무에게 거절을 당할 때마다 나와 아이의 표정은 점점 심각해져갔다. 그러다가 다행히 소나무를 만나 도움을 얻고 아이가 얼마나 좋아하던지, 나도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그리고 아이는 자기가 솔새, 엄마는 소나무라며 한참동안을 내게 찰싹 붙어있었다.





왕바람, 칼바람을 이걸 보았습니다.

“으응, 요기서는 작은 새가 코 자는구나.

착한 나무, 귀여운 새. 그냥 두자, 요거는.”


 현실에서는 모든 일이 해피엔딩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고, 권선징악으로 속시원하게 해결되지도 않는다. 그러나 이야기에서만큼은 착한 사람이 승리하는 모습, 복을 받는 모습을 보고 싶다. 공원에서 만난 그 아주머니처럼 현실에서도 도움이 필요해보이는 사람에게 먼저 다가가 손 내미는 분이 있다.  동화가 현실이 되는 것처럼 희망이 생기고, 내일이 기대된다. 내가 힘들 때 내 손을 잡아줄 사람이 있다는 것, 내 아이도 그런 믿음이 생기기를 바란다.



덧. 솔새 찾아보니 귀엽다. 그런데 올리브색이다. 새끼는 색이 다른 걸까? 참새와 비슷하게 생겼다고 생각했는데 참새목 딱샛과라서 어쩐지 흐뭇했다.

http://naver.me/5BrlJPBC




*이 리뷰는 서평단으로서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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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예술] 나무의 말 : 2,000살 넘은 나무가 알려준 지혜 - 레이첼 서스만 | 2020-07-22 23: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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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나무의 말

레이첼 서스만 저/김승진 역
윌북(willbook) | 2020년 0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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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들이 스쳐 지나가는 것들을 발견하고 질문을 던지고, 관찰하고 답을 찾아가는 사람들이 있다. 어느 바위에 낀 초록색 이끼를 보고, 아무렇지 않게 고개를 돌리는 사람이 있는 반면, 어떤 이들은 그 이끼가 무엇인지, 언제 발생했는지, 왜 그곳에 자리를 잡았는지 궁금해하고 치밀하게 밝혀낸다. 자연에세이 <나무의 말 : 2,000살 넘은 나무가 알려준 지혜>에서 작가 레이첼 서스만은 이처럼 발견하고 질문을 던지고 답을 찾는 사람들의 도움을 받아 우리가 사는 이곳, 지구에 2,000년 넘게 살아온 생물들을 만나 그들의 이야기를 알아보고 사진을 찍었다. 기원 전에 태어난 생물을 대상으로 한 과학과 예술의 만남, 이 프로젝트를 시작하여, 책을 내기까지 10년이 걸렸다. 서스만 작가도 역시 발견하고, 질문하고, 답을 찾는 사람이다. 이런 사람들이 있어 지구의 이름 모를 소중한 것들이 지켜지고 있다.



이 사진들은 현재를 살아가는 생명체가 담고 있는 과거의 이미지인 동시에 인간의 통상적인 시간 개념을 훨씬 넘어선 시간 영역으로 우리를 연결시켜주는 생물들의 초상화다. 이 작업은 추상적으로만 여겨지는 숫자로부터 살아 있는 생명체를 꺼내와 보여준다. 그리하여 우리는 심원한 시간과 마주하게 된다.

12쪽



104쪽 여러 그루의 나무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하나의 거대한 뿌리에서 나온 줄기들인 사시나무, 판도 


 책 제목과 표지를 보고 막연히 오래되고 크고 우거진 고목들이 나올 것을 예상했는데, 박테리아부터 균류, 산호, 이끼, 관목, 해초 등 미처 떠올리지 못했던 생물들이 잔뜩 나온다. 게다가 2,000살을 갓(?) 넘은 자이언트 세쿼이아 나무들은 젊은 편이다. 남극 이끼는 5,500살이고, 파머 참나무는 1만 3,000살,  시베리아 방선균은 40만~60만살이나 된다! 바다에서 사는 수중 생물도 나오고, 건조한 곳에서 사는 사막 생물, 추운 지방의 극지 생물도 있으니,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우리 지구에 사는 다양한 생물을 실었다.


옮긴이 주석이 시의적절하고, 고령 생물들을 지도에 표시한 ‘생물 위치 지도’와 연대표와 비교해서 표기한 ‘심원한 시간의 연표’는 생물들의 위치와 나이를 직관적으로 인지하는데 도움을 준다. 책 뒷부분에 찾아보기가 연대순, 생물군계별로 나누어 실려있어서 편리하다.



248쪽 기괴한 생김새 때문에 나미비아에서는 아이가 울면 웰위치아가 잡아간다고 겁을 주기도한다.



 고령 생물들은 척박한 환경에서 끈질기게 살아 남았으나 그들이 살아 남는데에는 운도 작용했다. 올리브 나무나 바오밥 나무 등 아주 오래되고 큰 나무는 기본이 되는 큰 줄기가 속이 비는 경우가 많은데, 이럴 경우 목재로서의 가치가 없기 때문에 인간들이 베지 않았다. 동물이나 인간들이 거처로 사용하기도 한다.


 잎만 땅 위로 올라오는 지하삼림이나 한 뿌리에서 여러 줄기가 올라오는 사시나무처럼 신기한 생물들이 인상적이었는데, ‘이야기’로 기억에 남는 것은 3,500살 된 상원위원 나무와 남극 너도밤나무였다. 상원위원 나무는 마약쟁이로 인해 불타버렸지만, 나뭇가지 일부를 접붙이기에 성공해서 새로운 생장을 보인다고 한다. 주민들이 공모한 이 새로운 나무의 이름은 ‘불사조’라고 한다. 그리고 남극 너도 밤나무는 기후 변화에 맞추어 한 뿌리 한 뿌리씩 이동하여 남극에서 호주까지 이동했다. 나무가 말이다! 힘이 나는 이야기들, 아니, 그럴 힘이 없어도 어디선가 쥐어짜서라도 힘을 내야할 것만 같다.


 경이로운 생명체들이 사라지는 것은 한 순간이다. 1년에 1센티미터가 자라는 야레타는 인간들이 체온 유지를 위해 땔감으로 사용한다. 불장난으로 순식간에 타버리거나 어처구니 없는 실수로 5,000살 가까이 되는 나무를 베어버리기도 한다. 가장 큰 위협은 기후 변화이다. 


이들은 마땅히 우리의 존중과 관심을 받아야 할 가치가 있다. 그리고 아직 싸울 기회가 남아있을 때, 기후 변화에 대처하기 위해 우리 모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기후 변화는 이제 부인할 수 없는 전 지구적 위협이며, 이 생명체들은 인간 사회를 구분 짓는 것들을 모두 초월하는 지구적 상징이다.

세상에서 가장 오래 살아남은 생명체들은 과거의 기념이자 기록이고, 현재의 행동을 촉구하는 목소리며, 미래를 가늠하게 해주는 지표다.

15쪽



 <나무의 말>을 읽으면서 내가 이전에 몰랐던 신비한 생물들의 이야기를 듣는 것이 흥미롭고 재밌었다. 동시에 환경을 파괴하고 함부로 사용한 인간으로서 미안하고 책임감을 느꼈다. 그들을 지켜주고 싶다. 내가 사라져도 지구에 남아있을 그들을.



덧1. 레이첼 서스만의 TED 강연

https://youtu.be/Oa82WNk0mis


덧2. 남극 이끼보다 펭귄이 눈에 띄어서 웃음이 났다.




*이 리뷰는 서평단으로서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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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책] 개구리 우산이 물었어 - 안효림 | 2020-07-20 1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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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개구리 우산이 물었어

안효림 글그림
웅진주니어 | 2020년 0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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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왜 태어났을까?”


 개구리 우산이 툭 하고 질문을 던진다. 나는 사람들 머리에 비 맞지 않게 하려고 태어났나? 옷 젖지 않게 하려고 태어났나? 감기 안 걸리게 하려고 태어났나? 그런데 비가 많이 오면, 바람이 세게 불면, 우산을 써도 머리와 옷이 젖고, 감기에 걸리기도 한다. 그렇다면 개구리 우산은 왜 태어났을까?






  안효림 작가의 그림책 <개구리 우산이 물었어>는 개구리 우산과 무지개 우산의 대화를 통해 ‘함께’의 힘을 알려준다. 내가 아무리 노력해도 사랑하는 가족을 아픔과 고통으로부터 완벽하게 지켜주거나 친구의 상처를 흉터없이 치료해줄 수는 없다. 그러나 자신의 어깨 한 쪽이 젖는다고 해도 기꺼이 우산을 내밀어 같이 쓰는 너른 마음, 추운 비바람을 피하기를 바라며 우산을 들고 오랜 시간 기다려주는 따뜻한 마음, 하나의 우산을 같이 쓰고 한 걸음, 한 걸음 발 맞추어 걸어가는 섬세한 마음은 어떤 방파제보다도 튼튼하게 나와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의 마음을 지켜줄 것이다. 이 마음들은 비에 젖어도 마주보며 웃는 여유를 주고, 넘어져도 다시 일어날 힘을 준다. 그렇게 함께 행복해진다는 것. 그것이 작가가 말하는 우산이 태어난 이유다. 비 내리는 날이 배경인 그림책인데, 차갑고 축축하기보다 따뜻하고 보송거린다.





“우아, 정말 근사한 얘기다.

우리는 다 같이 오래오래 행복하겠네!”


 비오는 날, 우산을 쓰고 나가기를 좋아하는 아이를 위해 들인 책인데, 세 돌 아이가 내용을 고스란히 이해하기에는 어려웠다. ‘내가 할거야!’의 시기이기 때문이다. 엄마와 같이 우산을 쓰는 것보다 내가 혼자 내 우산을 쓰는 게 더 중요한 나이다.(웃음)


 <개구리 우산이 물었어>는 알록달록 무지개빛 가득한 그림 색감이 고운 그림책이기도 해서 아이와 둘이 아름다운 색을 즐기고, 어떤 우산이 좋은지 이야기를 나누었다. 초등학생 독자라면 이야기거리가 더 풍성하다. 먼저 친구와 우산을 나누어 쓴 일, 엄마, 아빠가 우산 들고 데리러 가는 경험 등에 대해 대화를 나눈 후, 이를 토대로 ‘나눔, 기다림, 배려, 행복’ 등에 대해 깊이 생각하는 시간을 가질 수 있겠다.




*이 리뷰는 서평단으로서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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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책] 은하 철도의 밤 - 후지시로 세이지 (미야자와 겐지 원작) | 2020-07-18 0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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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은하철도의 밤

미야자와 겐지 글/햇살과나무꾼 역
비룡소 | 2012년 0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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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는 내가 한 일을 용서해 주실까?”


 그림책 <은하 철도의 밤>에서 이 문장을 읽자마자 가슴이 덜컥 내려앉았다. 처음 표지를 봤을 때 <은하 철도의 밤>은 어느 소년이 기차를 타고 겪는 신비로운 우주여행 이야기인 줄만 알았다. 그림자 그림으로 그려진 표지가 신기하고 예뻐서 가벼운 마음으로 읽기 시작했는데, 이 문장을 읽자마자 아, 슬픈 이야기구나, 하고 예감했다. 나는 엄마이고, 자식이 엄마가 용서해 주실 지 깊게 고민할 정도의 일이 어떤 건지 알고 있다.





 어느 축제가 열리는 밤, 가난한 소년 조반니와 그런 친구를 따스하게 챙기는 소년 캄파넬라는 은하 철도를 달리는 기차에 탄다. 두 소년은 우주의 곳곳을 돌아다니며 여러 사람을 만나고, 신비로운 경험을 한다. 은하수의 모래가 굳어져서 생긴 새, 백로. 하늘 궁전에서 피리를 불고 있는 쌍둥이별. 다이아몬드 이슬이 매달린 옥수수 밭에서 춤추듯 말을 달리는 인디언들......

  


“나도 아름다운 마음을 갖고 모두의 행복을 위해 살아가고 싶어요.

모두를 위해서라면, 죽어도 괜찮아요.”


“누구라도 정말로 좋은 일을 한다면 가장 행복할거야.

그러니까 엄마는 나를 용서해 주실 거라고 생각해.”


 아니, 아니야. 엄마는 네가 옆에 있는 것이 더 좋을거야.

 아름답고 숭고한 이야기이지만, 차라리 아이가 이기적이기를 바라고 싶은 건 아직 내가 꼬꼬마 엄마이기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그저 건강히 엄마 곁에 있어 달라고 말하고 싶은 건 내가 작은 사람이기 때문이겠지.



세계가 전부 행복해지지 않으면 개인의 행복은 있을 수 없습니다.


 원작자 미야자와 겐지의 말이라고 한다. 나도 어느 정도 동의하고 그렇기에 주변을 자꾸 돌아봐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이 문장에 전적으로 동의하지는 않는다. 자칫 잘못 해석하면 개인보다 전체가 훨씬 더 중요하다고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개인, 개인마다 행복해야 전체가 행복해지는 것이지, 누군가의 희생을 바탕으로 쌓아올린 세계의 행복이라는 것은 위험한 생각이다. 물론 원작자는 이런 뜻으로 한 말이 아닐테다.


  그림책 <은하 철도의 밤>은 미야자와 겐지의 미완 장편 동화 ‘은하 철도의 밤’을 원작으로 한다. ‘은하 철도의 밤’은 일본 최초의 스페이스 판타지로서 만화 영화 ‘은하 철도 999’에 영향을 주었다고도 한다. 이 글을 카게에 전문가 후지시로 세이지가 새롭게 표현한 것이 그림책 <은하 철도의 밤>이다. 글도 그림책에 알맞게 수정했다.


 ‘카게에’란 그림자 놀이를 가리키며, 후지시로 세이지는 종이와 셀로판지를 오려서 형태를 만드는 ‘키리에’ 기법과 그림자 놀이 기법을 접목하여 자신만의 예술 세계를 만들었다고 한다. <은하 철도의 밤>은 우주 여행에 걸맞게 그림이 환상적이고 아름다운 책이다. 밤과 우주라는 배경에 카게에 그림이 절묘하게 잘 어울렸다. 어둡고 반짝여서 시선을 사로잡는다. 책을 보고 후지시로 세이지라는 작가가 궁금하여 한참을 검색하고, 찾아봤다. 97세라는 나이에도 왕성히 활동하신다는 기사에 깜짝 놀랐고 아름다운 그림들에 더 놀랐다. 밝고 귀여운 그림도 많다! 원래 올해 예술의 전당, 한가람 미술관에서 <<빛과 그림자의 판타지전>>이라는 전시회가 있을 예정이었지만 코로나19때문에 연기되었다고 해서 아쉬움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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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책] 적당한 거리 - 전소영 | 2020-07-16 1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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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적당한 거리

전소영 글
달그림 | 2019년 0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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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서관에 갔다가 하얀 배경에 초록색 산세베리아 표지가 눈에 띄어 책을 펼쳤다. 사람 뒷모습에 산세베리아를 그려넣고, 산세베리아와 사람 사이에 <적당한 거리>라고 쓴 제목이 이 책이 말하고자 하는 바를 한 눈에 보여준다. 책 내내 식물을 죽이지 않고 싱그럽게 키워내는 방법을 조근조근 설명하는데, 한 마디, 한 마디가 대인 관계를 건강하게 유지하는 방법으로 읽혀진다. 코로나때문에 ‘거리두기’를 실천하고 있지만, 사람 사이에 비단 물리적인 거리두기만 필요한 것이 아니다.


 이 책을 보며 아이를 키우는 부모로서, 아내로서, 딸로서, 누군가의 친구로서, 동료로서 많은 생각을 했다. 나는 적당한 거리를 유지했는가? 내가 화분만 잘 죽이는 것은 아닐 것이다. 초록초록 깔끔한 그림도 좋고, 글이 특히 와닿았다.



 식물을 잘 키우기 위해서는 먼저 내가 키우는 식물이 어떤 성격을 지녔는지 파악해야 한다. 행운목에게 물을 주지 않으면 말라 죽고, 선인장에게 물을 많이 주면 썩어버린다. 사람도 마찬가지, 시끌시끌 여러 사람들과 어우러져 활동적인 것을 좋아하는 사람이 있고, 조용히 실내에서 혼자만의 시간을 즐기는 사람도 있다. 행운목을 선인장으로 바꿀 수 없듯이 다름을 인정하고, 이에 알맞은 손길을 내밀어야 한다.


그렇게 모두 다름을 알아가고 그에 맞는 손길을 주는 것.

그렇듯 너와 내가 같지 않음을 받아들이는 것.


그게 사랑의 시작일지도.




한 발자국 물러서 보면

돌봐야 할 때와 내버려 둬야 할 때를

조금은 알게 될 거야.


 한 걸음 물러서야 보이는 것들이 있다.  내가 사랑하는 사람이라면 더욱 그 거리를 유지해야 한다. 내 관심이 폭력이 되지 않도록, 혹은 내 무관심으로 목마르지 않도록. 내 반려자를 지켜주는 방법, 내 아이를 건강하게 키우는 방법도 여기에 열쇠가 있다. 가만히 살펴보고 필요한 만큼만 돕는다. 예단하지 않고 비난하지 않고 기다린다. 억지탈을 쓰게 하지 말고, 본연의 모습으로 살아가게 하자.


 아, 이게 얼마나 어려운 일인가. 사랑하는 가족이라면 나도 모르게 자꾸 너무 가까이 뛰어 들어가게 된다.


 적당한 거리.


 지금 나에게,

 우리에게 필요한 그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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