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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힐링그림책] 도시 악어 - 글라인, 이화진 / 루리 | 2022-01-31 23: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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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도시 악어

글라인,이화진 글/루리 그림
요요 | 2022년 0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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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다른 사람과 다른 존재이고 그 자체로 충분하다는 것을 깨닫는 순간 한없이 자유롭고 평화로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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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쁘게 돌아가는 도시에서 살다보면 한 번쯤은 '나는 누구인가', '나는 왜 여기에 있을까', '나는 지금 무엇을 하고 있는 걸까' 등 삶에 대해 질문을 던지는 순간들이 찾아온다. 도시는 건물도 많고 사람도 많고 어딘가에는 늘 빛이 있는데, 나는 이곳에 처음으로 홀로 던져진 사람처럼 낯설고 겉도는 그 느낌. 도시의 고독과 좌절은 주변 소리가 시끄러울수록, 빛이 밝을수록, 사람이 많을 수록 더 깊어진다.

 

 

그림책 <도시 악어>는 2021년 화제작 <긴긴밤>의 작가 루리의 신작 그림책이라 읽기 전부터 기대가 컸다. 드라마 창작 집단 글라인과 이화진의 글과 작가 루리의 그림이 만나 다른 사람의 기준에 맞추어 사는 현대인을 위로하는 작품을 만들었다.

 

도시에서 누구와도 어울리지 못하는 외톨이로 사는 악어는 다른 이들에게 받아들여지기 위해 자신이 어떻게 해야하는 지 끊임없이 고민하고 좌절한다. 그러나 결국 자기 자신은 다른 사람과 다른 존재이고 그 자체로 충분하다는 것을 깨닫는 순간 한없이 자유롭고 평화로워진다.

 

 

 

 

'나는 악어야.'

'도시에 사는 악어.'

 

이 두 문장은 그림책의 처음과 끝에 반복되는데, 그 의미가 확연하게 다르다. 처음에는 자신과 어울리지 않는 곳에서 외로움 가득한 목소리로 읊는다. 그러나 마지막에 다시 나오는 이 두 문장은 자기 자신의 정체성을 확신하는 자신감이 느껴진다.

 

 

 

 

'나는 악어야.'

'도시에 사는 악어.'

 

도시 악어는 남들과 다르게 꼬리가 있지만, 그렇기 때문에 자유롭게 헤엄칠 수 있다. 내게도 그런 무언가가 있겠지. 아니 꼭 무언가 있지 않아도 괜찮다. 있는 그대로의 내 모습을 사랑할 수 있도록 토닥여주는 그림책이다. 어른을 위한 그림책이지만, 아이에게 읽어주며 자존감을 북돋아 주어도 좋겠다.

 

 

 

덧. 택배에 꾸러미가 많아서 놀랐다. <도시 악어> 그림책에는 아트 포스터 4장과 루리 작가의 컬러링북이 제공된다. 컬러링북은 초판본에만 제공된다고 하는데, 루리 작가의 <도시 악어>에 관련된 글이 따로 실려 있어서 좋았다. 작가님이 표현하고 싶어했던 내용을 그림책에서 잘 전달하셨다는 걸 느꼈다.

 

 

*이 글은 서평단으로서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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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책] 겨울 해 질 녘 - 유리 슐레비츠 | 2022-01-31 22: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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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겨울 해 질 녘

유리 슐레비츠 글그림/이상희 역
시공주니어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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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마스를 앞두고 읽기에 좋은, '빛'이 아름다운 겨울 그림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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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 해 질 녘>은 유리 슐레비츠 작가의 그림책으로 따뜻하고 반짝이는 '빛'이 인상적인 그림책이다. 눈을 뜨지 못할 정도로 강렬한 태양빛이 아니라 편하고 기분 좋게 감상할 수 있는 노랗고 붉은 빛으로 가득한 저녁을 그렸다. 'DUSK(해 질 녘)'라는 원제에 '겨울'이 덧붙여진 것은 책을 펼치면 누구나 금세 알 수 있을 정도로 12월의 어느 겨울 날을 배경으로 하기 때문일 것이다. 특히 크리스마스 즈음의 반짝이는 거리 풍경을 만끽할 수 있다.

 

 

 

 

어느 겨울 날, 석양을 보며 아이가 아쉬워 한다.

 

"어두워졌어요."

"슬퍼요. 또 하루가 갔어요."

 

 

 

 

그러나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아이가 바라 본 사람들은 자신이 사랑하는 이에게 줄 선물을 살 생각에 들떠 즐거워하고, 거리의 가로등이 하나, 둘 켜진다. 휘황찬란한 크리스마스 트리와 환한 서점, 장난감 가게, 번쩍이는 극장, 은은한 촛대까지 어느새 어두운 밤 거리는 환상적인 빛으로 가득찬다. 아이의 실망이 경탄으로 바뀌는 것이 당연하다.

 

 





<겨울 해 질 녘>은 독특하게도 '크리스마스'와 크리스마스와 유사한 유대인의 '하누카', 아프리카계 미국인의 '콴자' 등 다양한 인종과 축제를 동시에 보여준다. 하누카는 알고 있었지만 콴자는 새로 알게 된 축제라서 새로웠다. 이번에는 1월에 읽었지만, 올해 12월에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아이와 다시 읽고 싶다. 어린 아이와는 축제를 앞두고 설레는 기분에 흠뻑 빠질 수 있고, 초등학생 정도 되는 아이라면 다양한 문화에 대해 같이 조사해보며 읽기에 좋겠다.

 

지난 크리스마스 때 어느 백화점의 멋진 외경을 보기 위해 인파가 몰려들던 뉴스가 떠오른다. 그림책 <겨울 해 질 녘>에서 점차 빛으로 밝아지는 밤 풍경을 보며, 내 마음 안에도 반짝이고 빛나는 것들이 가득차는 것만 같아 즐거웠다.

 

 

*이 글은 서평단으로서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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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 옥춘당 - 고정순 | 2022-01-19 13: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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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옥춘당

고정순 글,그림
길벗어린이 | 2022년 0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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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적 제사상에 올라가던 알록달록한 사탕, 옥춘당. 사탕을 안 좋아해서 한 번도 맛을 본 적은 없는데, 그 이름도 어른이 되어서야 알게 되었다. <옥춘당>은 그림책으로 알려진 고정순 작가가 할머니, 할아버지가 좋아하시던 사탕을 제목으로 한 자전적인 만화이다. 평생을 착하게 살아오신 할머니와 할아버지의 유순하고 예쁜 사랑을 잔잔하게 담았다.

 

할아버지와 할머니는 전쟁고아로 만나 서로를 끔찍히 아끼셨다. 자식을 낳고, 손주에게 노래를 불러주고 동네 사람들에게는 친절하며 마지막 가시는 날까지 폐 끼치지 않으려고 노력하시며 사셨다. 작가는 가족의 입장에서 조부모의 암과 치매라는 치명적인 질병을, 가을날 떨어지는 낙엽처럼 우리가 어찌할 수 없는 이별의 과정으로 담담하게 그려낸다. 그래서 슬프지만 마냥 슬프지만은 않다.

 


 

 

할아버지와 할머니의 사랑도 예쁘지만, 동네 사람들이 꺼려하는 직업을 가진 사람들을 대하는 장면이 특히 기억에 남는다. 인간을 인간으로 대하고 감싸주는 모습은, 그 장면을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세상을 살아갈 힘이 되고 나도 착한 사람이 되고 싶게 만든다.

 

할아버지는 동네 사람들을 설득하기 위해 그녀들과 함께 골목길을 쓸고 쓰레기를 치우셨다. 전쟁고아인 할아버지는 사람에게 돌아갈 집이 없는 걸 가장 두려워하셨다.

42쪽

 



 

 

 

말을 잃고 아무 때나 잠드는 할머니를, 의사는 조용한 치매 환자라고 했다.

할머니는 소중한 기억을 간직하기 위해 이곳의 시간에는 관심 없는 사람 같았다.

82~83쪽

 

할머니는 가끔 누군가를 기다리는 사람처럼 보였다는 사람들 말에, 나는 오직 한 사람을 떠올렸다.

107쪽

 

할머니를 향한 할아버지의 따스한 사랑과 할아버지를 기다리는 할머니의 지고지순한 사랑은 옛스러운 사탕, 옥춘당처럼 알록달록 꽃같기만 하다. 사탕은 좋아하지 않지만, 괜히 옥춘당에 혀라도 살짝 대어볼까 싶을 정도로 달콤해보인다. 나도 남편과 옥춘당처럼 평생 곱게 사랑하며 살고 싶다.

 

*이 후기는 서평단으로서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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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책] 자코미누스 - 레베카 도트르메르 | 2022-01-19 12: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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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자코미누스

레베카 도트르메르 글그림/이경혜 역
다섯수레 | 2022년 0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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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과 철학을 사랑한 토끼'라는 부제를 지닌 그림책 <자코미누스>는 프랑스 작가 레베카 도트르메르가 어른과 어린이가 함께 읽기를 바라며 그린 그림책이다. 작가는 '작가의 인사'에서 <자코미누스>가 어른이 보기에는 상관없는 이야기로 느껴질지 모르고 어린이가 보기에는 무슨 말인지 몰라 알쏭달쏭할 수 있지만, 작가 스스로 온 힘을 다해 그림을 그렸다고 밝혔다. 책을 다 보고 다시 작가의 글로 돌아가 읽었을 때 웃음이 난 것은 '작가의 인사'가 자아성찰이 완벽한 글이기 때문이다. <자코미누스>는 그림을 보면 홀리듯 빠져들 정도로 그림이 무척 아름답다. 그리고 글은 결코 쉽지 않다. 유아와 함께 읽기는 어려우며 어른이 혼자 읽어도 물음표가 그려질 수 있다. 면지에 가득한 등장인물과 복잡한 외국어 이름들 소개에 처음부터 압도될 수도 있다. 이름 같은 건 외우려 하지 말고 그림처럼 보고 넘기면 편하다.

 

 

토끼 자코미누스는 어릴 적 사고로 목발을 짚고 다닌다. <자코미누스>는 장애를 지닌 이 작은 토끼의 탄생부터 노년까지 인생을 회중 시계의 바늘이 돌아가듯이 그려나간다. 유년기의 상상과 환상, 청년기의 모험과 좌절, 사랑, 중년기의 치열한 삶의 현장과 권태로움, 노년의 인정과 안식까지,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누구나 겪을 법한 인생의 과정이다.

 

 

만지면 솜털이 보송보송하게 느껴질 것만 같은 묘사와 한 장, 한 장 액자에 넣어두고 싶을 정도로 아름다운 그림이 인상적이다. 그런데 글이 길고 어렵다. 더 간결했다면 어땠을까? 그림책의 글이 자코미누스의 삶처럼 '소박하게' 서술되었다면, 책이 전하고자 하는 내용이 더 쉽게 와닿을 것 같다. 이미 그림만으로도 넘치게 아름답고, 생각할 여지가 충분하니 말이다.

 

 

'나는 세상의 주인공이 아니었지. 내 삶은 소박했어. 평범한 삶이었지만 용감하고 만족스러운 일생이었지. 자기 일을 잘 해낸 작고 좋은 삶이었어. 나의 소박한 삶이여, 나는 너를 많이 사랑했단다.

너는 나를 밀어뜨려 다리를 절게 하고 힘든 시간을 주었지만 나는 너를 정말로 사랑했어.

그리고 나의 늙음이여, 너도 알고 있니? 너는 정말로 겪어 볼 가치가 있었다는 걸!'

 

 

*이 후기는 서평단으로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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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책] LOST 길 잃은 날의 기적 - 샘 어셔 | 2022-01-05 2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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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LOST : 길 잃은 날의 기적

샘 어셔 글그림/이상희 역
주니어RHK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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샘 어셔의 기적 시리즈 여섯 번째 그림책 <LOST 길 잃은 날의 기적>이 출판됐다. 지난 번 다섯 번째 책인 <WILD 고양이와 함께한 날의 기적> 책 띠지에 한글 제목 없이 영문 제목으로 <LOST>라고 출판 예정이라고 되어 있어서 혼자 '설마......, 설마? 안돼!' 했던 것이 무색할 정도로 다행히 할아버지는 매우 무사하시다. 왜 혼자 lost를 lose의 과거형으로 생각하고 할아버지가 돌아가셨나보다, 하고 여겼는지 모르겠다. 형용사 lost /길을 잃은/가 있건만...... 더 긍정적인 생각을 하고 살아야겠다. 그래도 엉뚱한 억측때문에 예상보다 안심하고 편하게 읽었다.

 



 

 

<LOST 길 잃은 날의 기적>은 눈이 펑펑 쏟아지던 날에 '루피'라는 개를 찾아달라는 전단지를 본 할아버지와 손자가 겪은 이야기이다. 할아버지와 아이가 아무리 루피를 불러도 루피는 보이지 않고, 눈보라때문에 고립되어 옴짝달싹 못하고 있을 때, 어디선가 낯선 소리가 들려온다.

 


 

 

이번 책은 이야기보다 그림에서 매력을 느꼈다는 점이 새롭다. 이미 다섯 권이나 그림을 지켜 봤고, '눈'은 첫 번째 책인 <SNOW 눈 오는 날의 기적>에서 나왔기 때문에 그림을 기대하지는 않았다. 그런데 두 책의 눈 내리는 장면이 확연하게 다르다. 전작에서의 눈은 동화처럼 잔잔히 내려와 소복하게 쌓이는 눈이라면, 이번 책은 다 그린 그림에 하얀 물감을 듬뿍 뿌려서 실제로 한치 앞도 잘 안 보이게 휘몰아치는 눈보라로 강렬하게 다가온다. 마구 쏟아지는 듯한 폭설이 고스란히 느껴지는 분위기가 환상적이고 좋아서 그림을 한참 들여다 봤다.

 


 

 

여섯 권의 기적 시리즈 가운데 처음 네 권과 다섯 번째 <WILD 고양이와 함께한 날의 기적>과 여섯 번째 <LOST 길 잃은 날의 기적>은 비슷한 기승전결로 전개되며 마무리 역시 똑같다는 공통점이 있다. 평범한 일상이 어느 순간 상상과 환상으로 자연스럽게 이어진다. 그러나 처음 네 권이 날씨를 주제로 명확하게 이야기를 끌고 나가는 것과 달리 뒤의 두 권은 고양이와 개라는 동물이 소재이다. 또, 날씨 기적 시리즈는 앞의 세 권의 이야기가 네 번째 책 <STORM 폭풍우 치는 날의 기적>으로 수렴된다는 점에서 네 권일 때가 더 깔끔하게 시리즈가 마무리되는 느낌이다. 다섯 번째와 여섯 번째는 번외랄까. 5, 6권 표지 한글 제목의 글꼴-폰트가 앞의 네 권과 바뀌었기 때문에 그렇게 느껴지는 것만은 아니다. 그러나 네 권의 날씨 기적 시리즈가 워낙 즐겁고 유쾌했기 때문에 여전히 샘 어셔라는 작가가 어떤 상상을 가지고 올지 기대하게 된다. 다음에도 기적 시리즈로 만날지 아니면 새로운 그림책으로 만날지 궁금하다.

 

 

*이 글은 서평단으로서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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