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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단 책/ 몫/ 미메시스 테이크아웃 시리즈] | 서평단 리뷰 2018-09-27 00:33
테마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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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

최은영 저/손은경 그림
미메시스 | 2018년 09월

내용     편집/구성     구매하기

단단한 슬픔. 가까이 다가가기에는 겹겹이 방어벽이 있어서 쉽게 접근하기 어려운 사연들. 그래서 단편은 쉬운 듯 어렵습니다.

위 상품을 구매하면, 리뷰등록자에게 상품판매대금의 3%가 적립됩니다. (상품당 최대 적립금액 1,000원) 애드온 2 안내

[/ / 미메시스 테이크아웃 시리즈]

 

 

<서평단 당첨 리뷰>

 

 

저자: 최은영 글×손은경 그림

분량: 78

출판: 미메시스

발행: 2018. 9.1 초판 1

 

 

테이크아웃 시리즈

테이크아웃은 단편소설과 일러스트를 함께 소개하는 미메시스의 문학시리즈입니다. 이 시리즈는 한국 동시대 문학을 이끌어가는 젊은 작가와 본인만의 개성이 있는 일러스트 세계를 구축하고 있는 일러스트레이터들이 한 작품을 완성해 나가는 한국 문학 시리즈입니다.

이런 류의 책을 만난 경험은 처음입니다. 손 안에 들어오는 사이즈가 책 같기도 하고 수첩 같기도 하고, 묘하면서도 낯익은 매력을 선사합니다.

 

최은영 작가

<쇼코의 미소>로 강한 인상을 받았던 최은영 작가입니다. 그래서 선뜻 이 책의 서평단 리뷰에 신청했구요. 그런데 역시나, 단편에 대한 리뷰는 어렵다는 생각을 합니다. 단편소설은 짧은 이야기 구조 속에 단단한 껍질 같은 또는 굵은 씨알이 들어 있는 듯한 견고함이 있습니다. 그러면서도 훅 들어오는 슬픔도 있습니다. 그래서 당황스럽습니다. 단단한 슬픔. 가까이 다가가기에는 겹겹이 방어벽이 있어서 쉽게 접근하기 어려운 사연들. 그래서 단편은 쉬운 듯 어렵습니다. 지극히 현실적인 사회 문제, 그 상황에서 빚어지는 갈등과 사람들. 그런데 가까이 다가가면 갈수록 가시방석에 앉아있는 기분. 송곳의 날카로움에 찔리는 기분. 그런 기분이 듭니다.

 

언닌 그대로다.

정윤의 얼굴에 미소 비슷한 것이 떠오르다가 사라졌다.

너도 그래.

그렇게 말하고 둘은 서로를 바라보며 멋쩍게 웃었다.

 

그대로라는 말이 거짓인 것만은 아니었다. 그대로라는 말은 그 많은 변화 속에서도 여전히 예전의 당신이 존재한다고, 그 사실이 내 눈에 보인다고 서로에게 일러 주는 일에 가까웠다. 정윤은 그 또래보다 나이가 더 들어 보였다. 새치를 염색하지 않은 데다 얼굴에 화장기가 없어서 그런 것인지도 모른다고 생각했지만 얼굴 자체에 배인 피로가 그런 인상을 강하게 해주는 것 같았다. 그런데도 당신의 눈에는 그때의 정윤이 보였다. (11)

 

간만에 만난 사람들의 멋쩍음. 어색한 웃음. ‘그대로라는 말 속에 전하는 진심과 또 그만큼의 거리감. 그리고 낯선 분위기가 주는 피로감. 단편은 그렇습니다. 짧은 몇 문장 속에 아주 많은 이야기를 농축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문장 하나 하나를 읽어내는 마음도 그 이상으로 피곤해집니다. 그런 피로감이 또 중독처럼 글 속에 빠지게 합니다. 단편을 끊어내지 못하는 불편한 중독입니다.

 

당신은 누구일까

이 글 속에 등장하는 당신은 화자의 이야기를 듣는 이입니다.

이 글의 화자. 아니면 또 다른 화자의 자아. 당신에게 고백하는 듯한 화자의 문체는 우리를 관찰자 입장으로 거리를 두게 합니다.

 

이건 일개 여성 문제가 아니라 대학원 사회의 기형적인 권력 구조에 관한 문제입니다.

정윤은 용욱의 말에 그렇게 답했다.

지금의 당신은 생각한다. 그런 말은 언제나 힘이 있었다고. 이건 여성 문제가 아니다, 더 큰 억압의 문제다, 라는 식의 논리는 언제나 강했고 다수를 설복할 수 있었다. 정윤이 자신의 말을 진심으로 믿었는지는 알 수 없는 일이었다. 그러나 그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논의조차 될 수 없었던 이야기들을 정윤은 수면으로 올려놓고자 노력했다. 정윤이 그렇게 주장하지 않았더라면 희영의 주제는 회의를 통과하지 못했을 것이다. (20)

 

 

글을 쓴다는 게 무엇일까?

심장을 아주 콕콕 찌르는 듯한 몇 개의 문장을 만납니다.

 

나는 그런 사람이 되기 싫었어. 읽고 쓰는 것만으로 나는 어느 정도 내 몫을 했다, 하고 부채감 털어 버리고 사는 사람들 있잖아, 부정의를 비판하는 것만으로 자신이 정의롭다는 느낌을 얻고 영영 자신이 옳다는 생각만으로 사는 사람들. 편집부 할 때, 나는 어느 정도까지는 그런 사람이었던 것 같아. 내가 그랬다는 거야. 다른 사람들은 달랐겠지만. (...) 그 집에서 한 밤을 자고 집으로 가는 길에 당신은 희영의 여린 얼굴을 떠올렸다. 그건 사랑을 하는 사람의 얼굴이었다. 외로운 사랑을 하는 사람의 얼굴이었다. (60)

 

 

대학교 편집부 활동, 사회부 기자, 저널리스트 등 이 글을 읽다보면 음지에서 또는 양지에서 음지로 힘들게 기자 활동을 하는 사람들이 연상이 됩니다. 정의로운 사회를 만들기 위해 그들의 의지와 인내를 향한 어둡고 힘겨운 사랑을 하는 사람들이 떠오릅니다. 지극히 일상적이면서도 지극히 정의로운 세상을 꿈꾸는 듯한 이상주의자들이 떠오릅니다. 그들은 또한 똑똑하고 글도 잘 쓰는 이들이 종종 범하는 허상과 우울함을 갖기도 합니다. 그런데 그런 어둠과 슬픔을 보게 됩니다. 이 글 속에서도 말입니다.

 

삶은 각 자의 선택 의지이다

한때 서로 비슷한 공간에서 같은 시간을 보냈던 사람들. 그러나 같은 시간이 흘러도 각자의 삶과 방향은 완전 다른 곳으로 향할 수 있습니다. 사람들은 각자의 가치관으로 삶의 방식을 선택하는 것이니까요.

그래서 어쩌면 우리는 한때 치열하게 공유했던 삶을 첫사랑처럼 묻어둬야 할지도 모릅니다. 꺼내고 쪼갤수록 빛이 바래 버리니까요.

 

작가 본인이 생각하는 이 이야기의 중심은 어디인가?

해진, 희영, 정윤 세 사람의 삶이 그 중심이 아닐까 싶다. 서로 비슷한 공간에서 같이 젊은 시절을 보냈지만, 이후의 선택을 통해 다 다른 삶을 살게 된다. 이들이 함께한 시간 이후의 삶에 대한 설명은 최대한 생략했다. 생략된 부분이 내게는 중요하게 느껴진다. (70, 작가 인터뷰에서)

 

 

손은경 그림

한마디로 난해합니다. 선인장, , 도시, 건물, 사람, 콘크리트 여자 등이 연상되는 이미지가 등장합니다. 일상적인 소재에서 오는 낯익음도 있으나 과감하게 형태를 생략하고 두드러진 선과 색에 힘을 쏟은 듯한 강한 인상을 남깁니다. 검은색, 회색, 초록색으로 이루어진 색은 선명합니다. 특히 포인트 색으로 쓰인 초록색은 창백함 속에 도드라진 씨앗(생명, 희망 같은)으로 느껴지기도 합니다. 콘크리트 벽면에서 느껴지는 차가움을 초록색으로 온기를 살짝 넣은 점도 있지만. 그러나 대체적으로 난해하고 엉뚱한 것 같습니다. 그러나 깊게 넓게 퍼지는 온기는 아닌 것 같습니다. 결국은 그림 또한 견고한 슬픔이 느껴집니다. 도시 속의 외로움, 슬픔, 소외 등도 느껴집니다. 마치 글 속에서 함께 했으나 아주 다른. 그런 외로움을 그림으로 표현하는 것 같습니다.

 

결국은 이 소설 <> 아주 짧은 내용이지만. 단단한 문장의 결 때문인지, 쉽지 않게 읽었습니다.

      

이 리뷰는 예스24 리뷰어클럽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책 속의 그림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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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제목부터 호기심을 자극하는 소설 | 문화 웹진 읽기 2018-09-26 22: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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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는 거짓말을 하고 있다
캐런 M. 맥매너스 저/이영아 역 | 현암사

이 작품은 제목부터 호기심을 자극하고 있는데요, 제목 자체가 소설이 작동하는 기본 동력을 드러내고 있는 것이 아닌가 싶죠. 소설은 어떤 고등학교에서 수업이 끝난 다음 다섯 명의 학생이 벌을 받기 위해 교실에 모이게 되는 것으로 시작 됩니다. 그런데 담당 교사가 잠시 자리를 비운 사이, 사이먼이라는 아이가 물을 마시다 호흡곤란 증상을 겪고는 목숨을 잃게 됩니다. 그런데 사이먼은 알고보니 학교 내의 가십을 공유하는 앱을 만들어 운영하는 아이였습니다. 그래서 앱을 통해 늘 다른 사람의 비밀을 폭록해 많은 미움을 받던 학생이었던 것이죠. 처음에는 단순한 사고사라고 생각을 했지만 며칠 뒤, 사이먼이 살해 당했음이 분명한 증거가 나타나게 됩니다. 그래서 경찰이 수사에 착하게 됩니다. 여러가지 정황으로 본다면 함께 모였던 학생 중에 누군가일 확률이 높은 상황에서 네 사람은 각기 혐의에서 벗어나기 위해 무고함을 강변하게 됩니다. 그리고 이것이 소설의 주요 내용이 되는 것입니다. 문제는 제목처럼 이들 중 누군가는 거짓말을 하고 있다는 것일 텐데요. 그리고 그들 각자에게는 밝혀지면 치명적일 저마다의 비밀이 있는 것이죠. 소설의 전개는 네 명의 화자가 번갈아가면서 자신의 입장에서 사건을 술회하는 방식의 서술방식을 보입니다. 그 속에서 서로의 진술이 엇갈리고 복잡하게 펼쳐져 나가는 것이죠. 이런 진행방식의 장점으로는 끝까지 미스터리의 진실을 알기 어려워 더욱 진실을 궁금해한다는 것일 텐데요. 그래서 계속 흥미를 잃지 않고 읽을 수 있는 작품으로 보입니다.

 

 

수학이 필요한 순간
김민형 저 | 인플루엔셜

세계적인 수학자 김민형 교수의 책입니다. 김민형 교수는 학문적인 연구 외에도 일반 대중을 대상으로 한 수학강의로도 잘 알려져 있죠. 이 책은 그런 김민형 교수가 강의를 하고 강의 중간중간 대화를 나누는 이야기가 담겨 있습니다. 그의 강의를 들은 수강생이기도 한 편집자들은 그때의 경험을 서문에서 따로 적기도 했는데요. 그 서문에서 "이 책이 수학을 쉽게 설명하는 책은 아니다. 아울러 수학 과정의 주요 과정을 밟아가며 알려주는 책도 아니다." 라고 밝히고 있습니다. "그 대신에 수학 자체가 가지고 있는 난해하면서도 끌어당기는 힘을 직관적으로 느끼게 하는 책이다." 라는 말을 덧붙이고 있습니다. 저 역시 이 책을 펼쳐 들고 익기 시작했는데요 시야를 대폭 확장 시켜주면서 시각을 교정해주고, 무엇보다 지적인 호기심을 흥미롭게 충족 시켜주는 교양서라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저자는 서문에서 스스로 수학을 하는 것보다 수학을 생각하는 것을 즐겼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여기서 밝히는 저자의 태도가 수학에 공포를 느끼는 분들에게 아주 작고도 단단한 돌파구 하나를 던져주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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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리뷰어 모집]『저마다의 별을 찾아서』 | 이벤트/서평단 모집 2018-09-26 2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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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마다의 별을 찾아서

윤혜진 저/앙투안 드 생텍쥐페리 그림
큐리어스(Qrious) | 201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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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명당] 배우들은 전쟁터에 나갈 준비를 마쳤는데... | 영화>호불호 어려움 2018-09-26 2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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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명당

박희곤
한국 | 2018년 09월

영화     구매하기

[영화 명당] 배우들은 전쟁터에 나갈 만만의 준비를 마쳤는데...

 

1. 영화 개요

 

감독: 박희곤

출연: 조승우(박재상), 지성(흥선), 김성균(김병기), 백윤식(김좌근)

개봉: 2018년 9월 19일

장르: 사극, 오락, 액션

 

[기본 줄거리]

 

땅의 기운을 점쳐 인간의 운명을 바꿀 수 있는 천재지관 박재상(조승우)은 명당을 이용해 나라를 지배하려는 장동 김씨 가문의 계획을 막다 아내와 아이를 잃게 된다. 
 
13년 후, 복수를 꿈꾸는 박재상 앞에 세상을 뒤집고 싶은 몰락한 왕족 흥선(지성)이 나타나고 함께 장동 김씨 세력을 몰아낼 것을 제안한다. 
 
뜻을 함께하여 김좌근(백윤식) 부자에게 접근한 박재상과 흥선은 두 명의 왕이 나올 천하명당의 존재를 알게 되고, 서로 다른 뜻을 품게 된다.

 

흥선은 끝내 그 땅을 "내가 차지하겠소"라며 야심을 드러내며 조선의 운명을 바꾸겠다고 하고, 박재상은 2대가 왕이 된 후에는 대가 끊기는 흉당이라 하며 흥선을 막는다

 

그러나 불처럼 타오르는 흥선의 야욕은 거침없는 불길처럼 타오르고

끝내 흥선의 아들은 왕위에 오르게 된다.

 

2. 스토리 & 연출

 

기본 줄거리에서 제시한 내용대로 큰 반전없이 흐른다. 무난하다. 평이하다. 그것이 이 영화의 독인지 득인지. 대체적으로 득이 된 것 같지는 않다. 영화<관상>을 본 관객들이라면 인물들이 하나하나 매칭이 된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관상을 보던 송강호와 조정석 콤비 역할에 명당을 보는 조승우와 유재명 콤비, 수양대군 대신에 흥선대군, 백윤식 역할은 그냥 백윤식. 그리고 김혜수 역할에 문채원. 매칭은 비슷한데 영화 <관상>에 비해 <명당>은 뭔가 밋밋하다는 생각을 버릴 수가 없다.

 

<씨네21>의 송경원 기자의 평을 인용해 보자.

 

조선 말 젊은 시절 흥선대원군을 중심으로 안동 김씨의 수장 김좌근, 임금 헌종과 장동 김 씨의 세력 다툼을 그린다. 그 중심에 지관 박재상이 있다. <관상>이 뚜렷한 대결 구조를 축으로 결정적 한 방이 있는 영화였다면 <명당>은 좀 더 복잡하게 얽히고설킨 관계를 통해 인물의 고뇌와 흔들림에 초점을 맞춘다. 짜임새는 더 정교해졌는데 반대로 날카로움이 무뎌졌다. 평이하게 흘러가는 이야기와 잘 다듬어진 촬영은 아무런 거슬림이 없지만 그래서 한편으론 심심하다. 굳이 2018년이 아니었어도 언제든 통했을 이야기.

 

딱 그만큼 그렇게 흘러가겠다 정도의 기승전결 평이한 이야기와 무난하게 잘 만들어진 장면들. 그래서 그게 오히려 인상적인 어떤 장면을 남기지 못했다는 생각도 든다.

작가는 어떤 부분에 가장 큰 방점을 찍으려고 했을까? 장동 김씨 세도가의 탐욕? 상가집 개처럼 살던 흥선의 야욕? 지관 박재상의 고뇌? 힘없는 왕의 두려움? 각자의 고뇌가 너무 깊다. 거기에 흥선을 돕는 초선의 복수심까지. 할 얘기가 너무 많았다. 반면에 마무리는 쉽게 한 방에 끝내 버린다. 가야사에 만난 김병기와 흥선의 몇 마디가 모든 이야기를 종결시켜버리는 형국이다.

허망하다.

 

그리고 결말 부분에서 조승우와 유재명이 "죽은 사람을 묻는 터가 아니라 사람을 살리고 흥하게 하는 터를 찾아 떠나야지"라며 길을 떠날 때 '아, 명당 후속작이 나오겠구나' 상상했더랬다. 그런데 갑자기 꽤나 나이든 조승우와 유재명이 다시 나오더니, 일제 강점기 독립군을 양성하는 '신흥무관학교'터를 찾아 주는 에피소드를 집어넣음으로써 나의 기대를 완전히 무너뜨리고 말았다.

 

 

3. 배우 & 연기

 

지관 박재상 역을 하는 조승우와 그의 친구 역할로 등장한 유재명. 두 사람 캐릭터가 찰떡궁합이 아니다. 두 사람 주고 받는 이야기에 몰입되거나 웃음 포인트가 부족하다. 두 사람 사이에서 빵빵 터져주어야 이 영화의 대중적인 시너지가 만들어졌을텐데. 분명 가벼운 명절 영화임에도 시종일관 무겁게 진행되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 아마도 박재상 캐릭터 자체의 무게감과 친구 캐릭터의 가벼움이 따로 노는 느낌이 들어서일 것이다.

박재상과 흥선의 호흡에서도 긴장감이 부족했다. 두 사람의 갈등이 있다면 그것이 깊어지거나 풀어내는 방식이 절제(?) 또는 단절되었다는 생각이다. 오로지 가야사까지 가서야 갈등이 증폭되는 인상을 준다. 오히려 김좌근과 김병기, 장동 김씨 부자간에서 묘한 긴장감이 돌고. 최고의 긴장감은 흑화된 지관 정만인과 백윤식이 만날 때마다 이루어졌다. 그런데 백윤식과 대적할 만한 팽팽한 긴장감이 도는 어떤 장면도 없었다. 힘없는 왕과 백윤식의 만남은 하룻강아지와 백전노장의 늙은 호랑이의 대결이라고 해야 하나. 왕의 젊은 패기도 허망하게 무너지고 만다.

배우들의 연기에서 긴장감이 묻혀버리는 이유는 용두사미식의 스토리 전개 때문이었을 것이다. 뭔가 거창하게 일이 일어날 듯하다고 끝은 허무하게 무너지는. 시작은 허구인데 결말은 팩트가 되고 마는. 작가적인 상상력과 역사적인 결말 사이에서 작가는 역사의 스포 앞에서 두 손을 들어버리는 양상이다. 그래서  배우들은 완전 무장하고 등장했지만 그 싸움판은 이미 결판이 난 싸움을 하듯이 시시한 인상을 준다.

이 영화는 모범 답안을 보여주듯이, 배우들의 연기판도 판을 짜준 것 같다. 사각링을 벗어나면 안 된다 하듯이.

 

 

4. 명장면

 

그럼에도 불구하고 명장면을 하나 뽑으라 한다면.

흥선이 칼을 빼어 정 지관을 추궁하는 장면에서이다.

 

흥선의 날카로운 칼날에 반사되어 비치는 정 지관의 기묘한 얼굴과 눈빛. 한동안 그 장면이 연출되었는데 인간의 탐욕을 읽는 신화 속의 인물과 그 인물이 보여주는 거울 같은 인상을 주었다. 흥선은 안동 김씨네와 다르지만 같은 또 다른 세도가가 될 거라는 예언을 하는 듯한, 인간의 속내를 깊숙이 드려다보는 주술가 같은 눈빛이라고 해야할까. 그 장면이 오래도록 잔상으로 남았다.

그 장면은 '명당'이 가진 자의 운명을 바꾸는 것이 아니라, 명당을 가지려 하는 자의 욕망과 의지에 의해서 '운명'이 바뀐다는 얘기를 하는 것처럼 들리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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