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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순과 슬픈눈의 몽환적인 사랑 이야기 | 도서서평 2006-01-20 1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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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VD]형사 특별판 (3Disc)


엔터원 | 2006년 0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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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관에서 <형사>를 보고 나온 사람들은 하나같이 이 영화와 이명세 감독을 욕했다. 화려한 영상과 배우 강동원의 ''얼굴''말고는 볼 게 없다는 말이 대부분이었다. 하지만 특이한 점은, 엄청난 제작비와 화려한 영상미로 치장한, 최근의 그저그런 한국영화에 신랄한 비판을 퍼부어 대던 평론계에서 오히려 <형사>에 열광했다는 것이다.

<형사>에 대한 평가가 이렇게 갈리는 것은, 기본적으로 이 영화를 보기 전에 사람들이 가지고 있던 기대의 차이인 것 같다.
일단 몇년전의 드라마<다모>를 기억하는 사람들은, 어설픈 사투리를 쓰는 우악스러운 하지원의 모습에 기겁한다. 신분과 혈연의 장벽에 막혀 사랑의 가슴앓이를 하던 ''채옥''이, 다 튿어진 속바지 차림으로 거리를 활보하거나 희롱하는 남정네의 약점;;을 움켜쥐는 ''남순''이 되어버린 것에, 일종의 배신감을 느낀다.
또 <형사>를 ''위조화폐를 둘러싼 수사극''으로, 혹은 화려한 한국식 무협으로 기대하던 사람들은 여지없이 이 작품에 돌을 던진다. 안포교와 남순이 사건해결을 위해 잠복수사까지 하지만 사실상 소득은 전무하고, 결국 ''슬픈눈''이 던져준 책 한권에 모든 음모는 분쇄된다. 또 군데군데 있는 격투씬은 담벼락에 가려지거나 카메라 앵글 밖으로 빠진다. 더구나 시종일관 귀를 때리는 강렬한 테크노 비트는, 우리가 예상했던 무협물과는 거리가 있다. 결국 이런 무협팬들은 "광고가 전부인 영화"였느니, "강동원 팬클럽용"이라며 분노한다.

<형사>의 실패는, 영화 마케팅의 실패였다고 생각한다. 영화 시작 전부터 제2의 다모 라느니, 최고의 한국적 무협물이니, 하는 마케팅은 일시적으로 사람들의 관심을 끌었을지는 모른다. 그러나 <형사>는 <다모>가 아니고, 무협수사극도 아니다. 그런 고정관념은 관객들이 진짜 영화를 느끼지 못하게 방해했다. 그런 의미에서, 다모도 보지 않고, 광고도 보지 않은채, 아무런 기대없이 이 영화를 접할 수 있었던 나는 행운아 였는지 모른다.
원래 이명세 감독은 극의 스토리라인에 치중하는 감독이 아니다. 다소 단조로운 이야기를 특유의 만화적 기법을 사용하여 환상과 혼돈의 이미지를 만들어 간다. <나의 사랑 나의 신부>에서는 말풍선이나 원색의 세트, 그리고 만화풍의 개그를, <인정사정 볼 것 없다>는 과다한 슬로우모션과 2차원적인 카메라워크가 인상적이었다.
<형사>는 가장 이명세적인 영화이다. 원색의 색감, 과장된 캐릭터와 개그, 그리고 슬로우모션과 오버랩의 과잉, 거기에 보이스오버로 처리된 남순의 처절한 외침..등은 <형사>를 영화가 아닌 만화적영화로 만들어준다.

병판의 생일잔치에서 슬픈눈이 검무를 추기전 남순에게 시선을 향한 것은 우연이 아닌 의식적 행동이었을 것이다. 병판과 자신이 역모를 꾸미고 있는 것을 남순이 듣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지만, 이미 남순을 사랑하고 있는 슬픈눈은 그런 남순을 모르는 척 한다. 슬픈눈의 검무는, 무조건적으로 신뢰하고 따르는 병판이 자신을 반역의 길로 이끄는 것을 알면서도 따를 수 밖에 없는 운명에 대한 분노이자, 자신을 따라오면서도 정작 자신을 봐주지 않는 남순에 대한 사랑의 울부짖음일 것이다. 남순은 둘이 처음 술잔을 마주한 그 사랑방이나, 처음 대화를 나눈 담벼락에서 슬픈눈을 그린다. 그러나 슬픈눈은 그보다 훨씬 전인 장터에서부터 자신을 따라오는 남순을 위해 노리개를 사지만, 정작 남순은 슬픈눈이 자신을 생각하고 있다는 것을 모른다. 때문에 남순의 천을 잘라냄으로써 여성으로서의 남순을 발견한 것처럼, 눈앞에 드리워진 천을 베어냄으로써 자신을 ''슬픈눈''이 아닌 한 남자로 바라보게 했다. 그러나 슬픈눈은 끝끝내 자신의 이름을 밝히지 않는다. 그렇다고 자신을 ''슬픈눈''이라고 말한 적도 없다. 남순에게 의미없는 존재로 남기 싫어 장부와 함께 장신구를 건내지만, 그렇다고 떳떳하게 자신의 이름을 밝힐 수도 없다. 슬픈눈은 ''사람새끼''가 아니니까. 목적없이 남을 죽이며 숨어살아가던 슬픈눈은 이름 따윈 필요없는 존재였으니까, 이름 없는 존재로 남을 수 밖에 없다. <형사>의 가장 큰 미스터리이자 서스펜스는 ''슬픈눈''의 이름이었던 것 같다(..웃음^^) 남순과 슬픈눈이 정식으로 얼굴을 마주하고 물어본 것도 이름이요, 슬픈눈의 유일한 삶의 의미였던 병판을 배신하고 남순을 선택할 때에 물어본 것도 이름이요, 병판이 죽음을 앞두고 자신을 배신한 슬픈눈을 용서할때 마지막으로 불러보려 한 것도 슬픈눈의 이름이다. 그리고 눈이 흩날리는 한겨울의 달밤에 남순이 부르짖은 것도 슬픈눈의 이름이다. 그러나 불친절한 강동원씨;;는 끝끝내 이름을 밣히지 않는다.

또 마음에 드는 장면은 병판의 체포장면이다. 병판은 하얀 도포자락을 펄럭이며 어둠속에 섞여 있는 안포교등의 포졸들에게 칼을 휘두른다. 위조화폐를 만들고 살인을 청부하는 악역이, 오히려 망해가는 조선을 바꾸기 위해 자신의 인생을 내던진 정의감 넘치는 악역이라는 아이러니는, 눈발이 점점이 흩어지는 칠흑같은 밤중에, 백색의 악당이 흑색의 선과 결투를 벌인다는 묘한 이미지를 만들어 낸다.

영화 <인정사정볼것없다>가 장대비처럼 처절한 인간들의 모습을 보여줬다면, <형사>에서는 하얀 눈밭에 잠긴 고요한 적막을 그린다. 그런 조용한 적막과 강렬한 비트의 탱고, 테크노, 클래식이 어울어지고, 또 백색의 눈밭에 칠흑같은 어둠이 깔리는 식의, 강렬한 대비를 통해 극적인 사랑과, 슬픈눈과 병판의 비극적인 운명이 몽환적으로 표현되고 있다.

영화의 끝장면은, 오프닝때와 마찬가지로, 한 장돌뱅이의 ''이야기''이다. "옛날옛날에"라는 식의 이야기는, 그냥 ''믿거나 말거나''이다. 그것이 사실인지, 거짓인지는 중요하지 않다. 눈이 소복히 쌓인 담벼락아래서, 남순이 진짜 ''슬픈눈''을 만난 것인지, 아니면 지나친 사랑의 슬픔에 환상을 본 것인지는 아무도 모른다. 장터에 스치고 지나가는 사람이 남순이고, 슬픈눈일지도 모르고, 혹은 아에 남순과 슬픈눈의 운명 자체가 허구였을지도 모른다. 어쩌면 이 장돌뱅이는, 이 영화는 이야기가 중요한 게 아니라, 그냥 장면마다의 찰나의 영상과 감정에 충실해 주기를 바란다는, 감독의 사족이었을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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