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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지는 공간 속에서도 살아지는 삶. | 기본 카테고리 2022-06-28 1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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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노랜드

천선란 저
한겨레출판 | 2022년 0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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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땅의 모든 것들의 행복을 바라는 마음으로'

행복 ver/외로움 ver, 두 가지 버전으로 새겨져 있는 책 '노랜드'는 그 버전에 따라 시점을 다르게 보면 더 실감 나게 볼 수 있다. 나는 행복 ver가 새겨져 있는 터라 자연스럽게 어둠 속의 희망이 짙게 보였었는데, 외로운 ver로 본다면 어둠 속의 외로움이 짙게 보일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다양한 관점에서 볼 수 있는 책 '노랜드'는 단편임에도 인상 깊은 이야기와 생생하게 살아 숨 쉬는 등장인물들로 구성되어 있다. 사랑하고 싶어 소설을 읽고, 삶을 알고 싶어 소설을 읽듯 가끔은 더 지치고 싶어 소설을 읽는, 나와 같은 사람이 또 알리라 믿는다는 작가의 말처럼 불투명한 가상 세계 속 진정한 노랜드를 경험하게끔 만든다. 

10개의 단편이 각기 하나로서는 짧지만, 전체적으로 두꺼운 책이다. 하지만 그런 부담감에도 상상하는 이미지를 통해 나에게 강한 SF의 이미지를 새기고, 깊은 몰입감을 통해 잔잔한 울림과 감동을 선사한다. 이 세상의 끝이 있다면 그것이 무조건 절망으로 향하는 것은 아님에도 그 순간을 떠올리다 보면 왜 이런 세상에서 살아야 하는 고통이 고스란히 전해져 오기 마련이기 때문이다. 그런 상황에 맞닥뜨이게 되면 그 상황을 직면할 것인가 행복한 순간을 위해서 눈을 감을 것인지에 대한 고민이 우선이겠지만 온갖 예견된 절망과 자기 세계를 잃는 순간에도 우리는 수많은 선택을 거쳐 현재와 미래를 겪어내어야 한다.

인간 중심의 지구에서 주류가 바뀔지 모를 미래에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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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를 통해 그를 바라보다 | 기본 카테고리 2022-06-13 1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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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이 모든 무수한 반동이 좋다

고봉준 등저
한겨레출판 | 2022년 0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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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과서에서 시를 배울 때 우리는 해석의 방법을 배움으로써 시의 의미를 해석하곤 했다. 하지만 한 시인이 왜 이 시를 썼는지는 자세히 알지 못한다. 그렇다, 우리는 배우기 위해서 시를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좋은 성적을 받기 위해 시를 분석하는 행위를 반복해왔다. 그 행위를 반복하여 조금 시간이 지나면 왜 배웠는지조차 무색하게 시뿐만 아니라 해석도 잊어버린 채, 배움에 대한 지루함만 남을 뿐이다하지만 이 책은 우리가 생각했던 시와는 좀 다르게 시를 설명한다. 한 사람의 생애가 담겨 시와 함께 성장해온 시를 통해 한 사람을 설명하는 방식을 사용한다. 26가지의 키워드인 가족, 유교, 일본*일본어, 만주 이주, 한국전쟁, 설움, 박인환, 기계, 하이데거, 마포 구수동시절, 전통, 엔카운터, , 자유, 혁명, , 여편네, 돈 비속어, 번역, 여혐, 니체, 온몸, 죽음, 사랑, 을 통해 그를 진정으로 마주한다. 그가 한 모든 노력과 거침없는 글로 그의 자유를 향한 움직임은 글을 통해 그것이 빛이든 그림이든 그대로 드러낸다. 이분법으로 사람을 이해하려고 했던 시간이 지나 혐오가 넘치지만 다양한 시각도 덩달아 넓어진 요즘 한 사람에 대해서 단정짓지 않고 다양하게 이야기하고 또 한 사람을 이해한다는 것 자체가 의미 있는 일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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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비, 해방의 괴물이 될 수 있을까. | 기본 카테고리 2022-06-11 1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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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좀비, 해방의 괴물

김형식 저
한겨레출판 | 2022년 0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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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비, 해방의 괴물이라는 제목만 보고 소설인 줄 알았는데, 예상 밖의 이야기가 담겨 있어 새로운 느낌을 받았다. 우리의 일상을 송두리째 바꾸어 놓은 재난을 코로나를 좀비에게 비유하여 우리가 맞이한 국면에 새로운 해결책을 마련하여 기존의 철학적 사유와는 조금 다른 결을 내세운다. 다른 의견 표명을 제시하지 못하는 기존 사회에서 새로운 세계의 이상을 제거하는 등 좀비를 들어 사회 체제에 관해 설명한다. 새롭다고 생각했던 좀비라는 개념은 이미 붕괴한 체제에 결정적인 영향을 주었지만, 근본의 이유는 아니라는 것이다. 그저 책임을 돌릴만한 무언가가 등장했을 뿐이다. 이 근본적인 성찰은 좀비에서 출발하여 재난, 그리고 자본주의 모순까지도 꼬집기 시작한다. 자본주의적 일상으로 예견된 코로나19 팬데믹과 재난은 이번이 끝이 아니기에 일상의 종말을 통해 진정한 재난에서 벗어나 중대한 변화를 맞이해야 한다고 설명한다. 세계를 위해 편안하고 친숙한 것을 포기하는 등의 성찰을 통해 이제는 재난 이후에 종말을 맞이하여 인간이 모두 사라진 좀비의 존재가 아닌 해방의 괴물로 거듭나게 된다고 말했다. 재난 이후 세계의 새로운 윤리를 제시하는 철학적 사유가 돋보이는 책, ‘좀비, 해방의 괴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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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을 찾는 과정에서 펼쳐지는 새로운 세상. | 기본 카테고리 2022-06-09 1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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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네 이름은 어디에

재클린 부블리츠 저/송섬별 역
밝은세상 | 2022년 0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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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삼자의 시선이 아닌 피해자의 시선으로 펼쳐지는 이 소설은 추리소설 같으면서도 다른 물결을 일렁인다. 전혀 다른 삶을 살아가던 두 여자는 새로운 미래를 꿈꾸며 뉴욕으로 오게 되며 만나게 되었지만 죽음이라는 단어로 서로를 조우하며 나는 보이지만 너는 볼 수 없는 상황에 이른다. 사건 이후 트라우마에 시달리면서도 진실을 파헤치려는 루비의 노력이 성과를 내어 아름다운 풍경을 담는 앨리스의 카메라 속에 비치는 어떤 변화가 조금씩 나타나고 있었다. 어느 곳에서도 사랑을 마주할 수 없었던 루비가 앨리스를 만남으로써 상실을 상실해가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소설에서 언급되듯이 살인을 저질렀고 터무니없이 살해됐음에도 피해자다움을 요구하며 거기에 가면 안 돼’, ‘치마가 너무 짧아’ ‘길이 너무 어두워’ ‘네가 조심하지 않고 자꾸만 돌아다니니까 이런 일이 생긴 거야라는 말로 사회는 모순을 뱉어낸다. 살인의 이유에 주목하다 보면 피해자는 이름을 읽고, 피해자다움을 요구당한다. 어떤 이유로도 정당화될 수 없는 살인은 가해자에 의해, 그리고 사회 구성원에 의해 다른 피해자를 만들어 내는 것이다. 아름다운 풍경을 담던 앨리스의 카메라는 이제 우리를 가리키고 있다. 우리는 어떤 풍경을 만들어낼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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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게도 초능력이 생긴다면? | 기본 카테고리 2022-06-06 1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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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초능력이 생긴다면 아빠부터 없애볼까

청예 저
고즈넉이엔티 | 2022년 0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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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번쯤은 생각해볼 만한 주제로 다가온 초능력이 생긴다면 아빠부터 없애볼까라는 책을 발견했다. 컴투스 글로벌 콘텐츠 문학상 2021 최우수상 수상작으로서 묵직하지만 재미있는 소설의 한 물결을 만들어내고 있다. 불공평한 세상에서 불행하다고 생각하는 소녀에게 특별한 초능력이 생긴다. 가정폭력으로 고통받고 있는 에게 생긴 이 능력은 조금 이상하다. 불행할수록 강해지고 행복해지는 순간 사라질 것이라는 초능력을 행하며 일어나는 일 때문이다.

 

가족에게 늘 고통을 주는 아빠, 친구들을 괴롭히는 일진들에 초능력을 사용해 고통을 주지만 행복이라는 단어에 가까워지기보다는 전혀 다른 결과로 소녀를 이끈다. 초능력에 대해서 알아보기 위해 도서관에서 책을 찾던 중, 미향을 만난다. 미향 역시 초능력자로서 초능력을 가진 사람들로 이루어진 서클에 대해서 알려준다. 불행을 행복으로 바꿀 수 있다는 리더의 말과 만류하는 듯한 미향의 표정 사이에서 갈등하는 는 행복에 가까워질 수 있을까.

 

사소한 사실이 알려주는 변화는 거칠었던 삶을 고른 길로 인도하기도 하고 지금보다 나을 수 있을 것이라는 희망을 얹어주기도 한다. 지금의 상황에서 더 나아질 수는 없지만, 절망으로 가득했던 자신의 마음에서 희망을 헛된 것으로 생각하지 않고 희망은 품을 수 있고 앞으로 나아갈 수 있다는 믿음을 얻음으로써 한층 더 성장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불행한 아이들에게 끼얹어주는 초능력이 조금 잔인하게도 느껴졌지만 어떤 능력이 생겨도 만족하지 않았을 인간의 모습을 생각하면 걸맞은 결말 같아서 만족스러웠다. 불행을 여전히 겪고 있는 초능력자들도 이젠 능력이 사라지길 바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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