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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서 많이 본 인형의 집 | 희곡 2012-08-13 2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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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인형의 집

헨리크 입센 저/김창화 역
열린책들 | 2010년 05월

내용     편집/구성     구매하기

내용이 익숙하다고 생각했는데 아뿔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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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작의 경우 대강의 분위기나 줄거리를 알고 읽게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만큼 많은 사람들이 읽었고 대화 주제로 많이 다루어졌기 때문이겠죠. 인형의 집은 앙리 마티스의 그림의 표지를 본 순간 꼭 읽어야 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읽기 전에 주변의 얘기만 들었을 때의 느낌은 '충격'이었습니다. 하지만 읽는 내내 덤덤하기만 했고 주인공 노라의 선택도 적막 그 자체였죠. 그 때문에 그녀의 친구가 좋은 조언을 해주지 않았으면 하고 얼마나 바랬는지 모릅니다. 마치 아침 드라마 같은 전개를 기다렸는데 막상 뚜껑을 여니 한편의 청춘 드라마(그것도 드라마 특집 같은데서 하는 한 회 분량의 드라마...)같은 느낌이었다면 설명이 될까요. 여주인공 노라는 안절부절 하는 것 같지만 자신이 무엇을 하고 있는지 정확히 알고 있는 것 같았고 마지막 순간에 가서 결정을 표출으며 그 것이 전부인 이야기이기 때문입니다.  

 

그렇게 덤덤하게 인형의 집에 있던 노라의 이야기를 읽고 그 뒤에 연달아 같이 실린 '유령'을 읽었을 때, 신선한 충격을 받았습니다. 한곳을 향해 간다고만 생각했던 등장인물들에 결말에 치달을 수록 사실 그 지향점은 아무것도 아니었다는 반전이 (적어도 저는 그렇게 생각했습니다) 나왔기 때문이죠.

 

그러나 시간이 흐를수록 덤덤하다고 생각했던 인형의 집을 되새김질 하게되고 '노라'는 사실 현대를 사는 우리들 일 수도 있다는 생각에 미쳤습니다. 우리는 참 많은 정보에 둘러쌓여 살고, 그렇기 때문에 좀 더 자극적이고 다른 사람을 공격하는데에 쉽게 눈을 돌리며, 원인을 생각하지 않고 사람들이 던져주는 결과(타진요같은...)를 사실이라고 의심조차 안하고 쉽게 믿어버릴 때가 많잖아요. 이상하게도 한발자국만 뒤에서 보면 자신의 의견과는 다를 수 있는데 '우리는 그 여유조차 스스로 만든 인형의 집에 가둬놓는 것이 아닐까? 그래서 인형의 집이 익숙하게 느껴진 것이 아닐까'라고 되뇌이게 한 작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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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작가가 내는 남자의 목소리 | 소설 2012-08-11 2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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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교수

샬럿 브론테 저/배미영 역
열린책들 | 2009년 12월

내용     편집/구성     구매하기

책장을 넘기는 속도가 빨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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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렸을 때, 어린이용으로 나온 제인에어를 읽은 것이 저와 샬롯 브론테의 첫 만남이었습니다. 결말이 그 당시에는 충격적이라고 기억하고요. 그리고 세월이 흘러 친구가 제인에어를 읽기에 작가의 이름을 알게 되었고 좋은 기회에 작가에 대한 짤막한 정보만 가진채 이 책을 구매하게 되었습니다.

 

첫장은 읽기가 의외로 어려웠습니다. 이야기에 빠지고 싶은데 여주인공이 아니라 남자주인공이고 게다가 친구에게 자신의 학창시절(로맨스와 거리가 먼)을 상기시켜 줬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1인칭 시점의 소설은 읽는 속도에 가속도가 붙게 해줍니다. 흔히 이런 소설에는 제인 오스틴의 '오만과 편견'처럼 막강한 부나 권력을 가지고 있는 경우나 곧 가질 예정인 남자주인공이 등장합니다만 이 소설에서 비운의 대상은 비단 여자주인공만이 아닙니다. 남자주인공조차 어렸을 적에 부모님을 여의고 무엇을 하고 살아야 하는지 고민하는 정도니까요. 하지만 초조해서 미칠 것 같은 상황이라도 화자인 남자주인공은 어찌어찌해서 삶을 꾸려 나가고 그의 가장 큰 능력인 사람대하는 능력은 불안해 보이는 상황에서 희망을 보이게 해줍니다.

 

여자주인공에 대해서는 별로 언급하고 싶지 않은 것이 절반을 넘게 읽었을 무렵(정확한 것은 아닙니다.)에 짠 하고 등장합니다. 로맨스의 정석이라면 남자주인공이 여자주인공을 만나 개과천선하는데 여기에서는 여자주인공의 능력치가 계속 올라가는게 신선합니다.

 

재미있었고, 제인에어를 어린이용이 아닌 완역본을 꼭 읽고 싶다는 생각이 들게하는 책이었습니다. 술술 읽힙니다.

 

*여작가의 남자화자라... 남자치고 여성스럽게 섬세한 부분이 있지만 거슬리는 정도는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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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심하고 한심한 40대 아저씨 | 만화 2012-08-08 23: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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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아직 최선을 다하지 않았을 뿐 1

아오노 슌주 글,그림/송치민 역
세미콜론 | 2012년 06월

내용     편집/구성     구매하기

차가운 시선으로 자기 자신의 이야기를 하지만 따뜻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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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 정발되기 전부터 기다리고 있던 만화, <아직 최선을 다하지 않았을 뿐>은 기대를 많이 하고 읽었는데도 재미를 느낀 만화입니다. 읽기 전에 주인공이 일을 하다 예전의 꿈을 실현시키고 싶어서 만화가의 길을 걷는 전형적인 헐리우드식의 이야기를 상상했습니다. 하지만 첫부분부터 이런 상상은 여지없이 깨집니다. 현실에서 무책임하고 게으르고 참을성 없어 보이는 어른들이 종종 있습니다. 여러 매체에선 그런 예를 들며, 저렇게 되지 않기 위해선 열심히 살아야 한다고 풍자하기도 합니다. 주인공은 바로 그런, 퇴직을 하고 빈둥거리는 한심한 어른입니다.

 

작가는 이야기 내내 냉정하고 차가운 현실을 보여줍니다. 아버지를 의지하지 않는 딸, 진득하게 한 직장에 있지 못하는 젊은이, 알바하는 곳에서 젊은이들에게 혼나는 주인공 등등. 어느것 하나 주인공을 믿음직하게 보여주는 장치는 없습니다. 제일 따뜻하게 연결되어 있다고 생각한 사람은 주인공의 아버지입니다. 가족간의 의사소통에 벽이 없는 느낌으로 주인공을 다그치지만 별 말 없는 주인공의 딸이 주인공을 마음껏 믿어주지 못하는 느낌입니다.

 

그런데도 이 만화는 웃기고 미래에 대한 희망을 느끼게 하는데 그건 작가의 자전적인 이야기(만화가에 대한 꿈을 이룸)여서 그런 걸 수도 있지만 주인공의 처참한 정신 상태와 행동에도 도.전.정.신이라는 희망을 품고 있기 때문이라고 느꼈습니다.

 

2권도 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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