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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드 심플 | 서양 미스터리 2013-01-30 1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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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데드 심플

피터 제임스 저/김정은 역
살림출판사 | 201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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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용은 재미있으나 오자가 심심찮게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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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 재밌네요. 정신없이 빠져 읽었습니다. 단순한 스타일 좋아하는 제 취향, 제 입맛에 딱 맞는 소설이네요. 피터 제임스라는 영국 작가는 저같은 독자가 무엇을 원하는지 정확히 꿰뚫어 보는 것 같습니다. 극작가와 영화 제작자라는 경력에 걸맞게 한 편의 웰메이드 스릴러 영화의 완벽한 대본을 보는 느낌이었습니다.

 

결혼을 며칠 앞둔 행복한 예비 신랑 마이클 해리슨은 총각파티 도중 친구들의 짖궃은 장난으로 관속에 갇히고 그리고는 땅속에 묻힙니다. 몇 시간 후면 빼내주겠다는 약속과 함께...하지만 친구들은 곧바로 불의의 교통사고로 모두 비명횡사하고 아무도 마이클에 처해진 위급한 상황을 모르게 됩니다. 

 

한편, 사건 해결에 무당의 힘을 빌리려 했다는 이유로 경찰 내부와 언론으로부터 시달리는 영국 서식스 경찰청 범죄수사국의 로이 그레이스 경정은 실종자 사건을 도와달라는 후배 형사의 간청에 8년전 실종된 아내 생각과 맞물려 사건에 관심을 갖고 발을 들여놓게 됩니다. 

 

단순한 장난으로 시작된 이야기가 관을 묻은 친구들이 모두 사고사를 당하고 거기에 금전과 치정등 인간의 추악한 본성이 담긴 거대한 음모와 흉계가 가세되면서 이야기는 걷잡을 수 없이 커져만 갑니다. 관속에 물이 차오르는 등 마이클에게는 시시각각 죽음의 공포가 다가오고 관에 갇힌 실종자를 찾기위한 그레이스 경정의 다급한 수사가 시작됩니다.

 

일단 이 책의 가장 큰 미덕은 소재의 참신함입니다. 대부분 영미권 스릴러들이 연쇄살인범을 추적하는 경찰의 이야기라는 다소 천편일률적인 소재로 조금은 식상한데 반해 이 책은 완전히 색다른 소재로 나름의 차별성을 둡니다. 특히 사람이 관속에 갖히고 아무도 그 위치를 모른다는 도입부의 설정은 장르 소설 독자의 흥미를 유발시키는 탁월한 출발점으로 보입니다. 

 

또 하나 맘에 드는 점은 짧은 챕터의 전환입니다. 마치 스피디한 영화의 장면장면을 보는듯 챕터의 전환이 무척이나 빠릅니다. 필요한 말만 서술하고는 바로 다음 장면으로 신속히 이동합니다. 511쪽의 방대한 분량에 군더더기 하나 없습니다. 불필요한 묘사나 쓸데없는 곁가지없이 바로 사건의 내부로 깊숙히 침투합니다. 빠른 전개에 속도감이 붙고 페이지가 넘어갈수록 예상치 못한 인물의 등장과 조금씩 드러나는 사건의 진상에 긴장감과 몰입감 그리고 재미가 배가 됩니다.

 

독특한 소재와 허를 찌르는 치밀한 구성, 스피디한 전개, 마지막 범인과의 긴장감 넘치는 추격신 등 인간의 탐욕이 만들어낸 흉악스런 범죄를 생사의 갈림길에 선 마이클의 절체절명의 위기와 또 그것을 추적하는 그레이스 경정의 노련한 수사와 맞물려 스릴러물로 잘 만들어낸 작품이라 생각합니다. 영화로 만들면 무척 재밌겠네요. 단지 관속에 갖히는 또 다른 주인공 마이클 해리슨 역의 배우만은 무척 고달플테지만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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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설적인 87분서 시리즈 여덟 번째 작품 | 서양 미스터리 2013-01-25 1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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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살의의 쐐기

에드 맥베인 저/박진세 역
피니스아프리카에 | 2013년 0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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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사실 경찰소설은 별로 안좋아합니다. 하지만 워낙 유명한 작가에 유명한 시리즈 그리고 좋아하는 출판사라서 호기심에 믿고 구매했습니다. 경찰소설의 효시(?)라 불리는 에드 맥베인은 필명으로 1956년 발표된 1권 『경찰 혐오』를 시작으로 작가가 암으로 사망한 2005년『Fiddler』까지 총 57편의 '87분서 시리즈'를 남겼습니다. 반세기 동안 시리즈를 이어온 작가의 노력과 역량이 놀랍네요.『살의의 쐐기』는 시리즈 여덟 번째 작품으로 1959년작입니다.

 

이 책은 크게 두 가지 사건으로 전개됩니다. 하나는 10월 어느 화창한 금요일 오후 87분서 안에서 한 여인이 경찰들을 담보로 벌이는 반나절의 인질극이고 또 하나는 스티브 카렐라 형사가 단독으로 수사하는 부자 노인의 자살로 위장한 밀실에서의 살인사건입니다. 스릴러와 본격추리물의 결합이랄까요.

 

교도소에서 병으로 사랑하는 남편을 잃은 젊은 미망인이 총과 폭탄(니트로글리셀린)으로 무장한 채 남편을 체포한 스티브 카렐라 형사를 죽이겠다는 복수의 일념으로 87분서를 급습합니다. 여성 단신의 몸으로 건장한 경찰 서너 명을 그들의 홈그라운드에서 몇시간 동안 제압, 통제한다는 게 과연 가능하겠는가~하는 의문이 들지만...그러한 그녀에게 힘 한번 못쓰고 속수무책으로 끌려다니며 괜히 비밀스런 대응책을 시도하다 오히려 응징을 당하는 경찰들이 한없이 인간적이고 애처러워 보입니다. 한편, 87분서 내의 긴박하게 돌아가는 상황과 자신에게 닥쳐오는 위험도 모른채 스티브 카렐라는 부자 노인의 석연치않은 밀실에서의 자살 사건(?)을 단독으로 조사합니다.

 

87분서 소속 경찰들은 우리 주변에서 볼 수 있는 평범한 사람들입니다. 홈즈같은 천재적 추리나 람보같은 근육질 액션을 펼치는 것도 아니고 임신한 약혼녀, 집에 있는 가족을 생각하는 평범한 우리 이웃들입니다. 이 책의 묘미는 그러한 경찰들이 일상에서 겪는 현장의 상황을 과장된 액션이나 자극적인 묘사없이 리얼하게 드라마로 재현하는데 있는 것 같습니다.

 

인질극이 벌어지고 자칫하다간 건물이 통채로 날아가는 일촉즉발의 상황이지만 딱히 손에 땀을 쥐는 긴장감을 느끼진 못했습니다. 주범이 연약한 여자 한 명이고 전체적인 분위기가 어느 순간에 이야기가 잘 마무리되어 해피 엔딩으로 끝날 것 같은 예측가능한 결말때문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매시각 생생하게 묘사되는 현실감있는 상황 전개가 이야기에 몰입감을 주기에 충분합니다.

 

마이어 형사가 외부로 몰래 던진 긴급 요청 메세지의 운명을 통해 작가 특유의 위트가 보이고 남편을 잃은 미망인, 가난한 조국을 그리워하는 푸에르토리코 창녀, 위험에 빠진 약혼자를 위해 희생하려는 약혼녀 등 세 여자의 밀고당기는 장면도 감초 역할을 톡톡히 합니다. 이 책에서 '쐐기'가 두 가지 용도로 쓰이더군요. 한 가지가 비유적인 의미라면 다른 한 가지는 상당히 직접적이네요. 

 

놀라운 반전이나 화끈한 액션이 있는 것도 아니고 손에 땀을 쥐는 스피디한 전개도 없지만 '87분서 시리즈' 명성에 걸맞는 재미는 충분히 맛볼 수 있었습니다. 87분서 소속 모든 경찰이 주인공인지라 시리즈 첨부터 그들과 함께 동화되며 순서대로 읽으면 더욱 재밌겠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87분서 시리즈'에 정통한 편집자의 후기를 보니 시리즈의 탄생부터 집필 과정과 변화, 특성 등 시리즈의 역사와 배경이 잘 요약, 소개되어 있어 이 시리즈를 이해하는데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다음 번에는 제대로(?) 된 범죄자와 맞서는 87분서 경찰들의 활약상을 보고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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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소한 오해와 불신이 초래한 비극적인 결말 | 서양 미스터리 2013-01-09 14: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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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붉은 낙엽

토머스 H. 쿡 저/장은재 역
고려원북스 | 2013년 0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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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의 기억들』,『심문』등으로 유명한 토머스 H. 쿡의 장편 추리소설입니다. 2006년 작품으로 배리상을 수상했으며 미국 및 영국 추리작가협회상, 앤서니상 최종 후보에 올랐습니다. 2014년에는 영화로도 개봉 예정이라네요. 원제는 Red Leaves.

 

먼저 눈에 띄는 건 표지입니다. 한 폭의 정물화를 보는듯한 표지 그림은 그냥 종이에 인쇄된게 아니고 음각 형태에 코팅한 느낌으로 세련되게 덧대여 있습니다. 또한 가독성을 해치지않는 범위내에서의 적당히 작은 글씨체는 쓸데없이 지면을 낭비하지않아 맘에 드네요.

 

주인공 에릭 무어는 한적한 시골 마을에서 사진관을 운영하는 평범한 중년 가장입니다. 그에게는 대학 강사인 부인과 15세난 외아들이 있습니다. 에릭은 아버지가 파산을 하고 어머니는 차량 사고사, 형은 알콜 중독의 무능력자에 여동생을 어릴적 병으로 잃은 아픈 가족사가 있습니다. 그래서인지 자신의 두 번째 가족에게는 그런 전철이 생기지 않게끔 무척이나 가정적이고 헌신적입니다.

 

하지만...중학생 아들 키이스가 이웃 지오다노 부부의 여덟 살 딸 에이미의 베이비시터로 가면서 사건이 발생합니다. 다음날 아침 에이미는 행방불명되고 모든 의혹의 시선이 전날 마지막으로 에이미를 돌봤던 키이스에게 쏠립니다. 아들이 주요 유괴 용의자로 지목되자 에릭은 자식의 결백을 믿고 지켜내려는 강한 부성애를 발휘합니다. 하지만 악화일로로 치닫는 주변 정황들로 인해 그 철썩같은 믿음과 신뢰에 조금씩 금이 가기 시작합니다.

 

이 책은 범죄의 진상을 밝혀 범인을 찾아내는 추리소설이 아닙니다. 자식의 무죄를 굳게 믿는 아버지가 주위의 시선, 드러나는 증거들, 사건 당일 아들의 석연찮은 행동등에 의해 조금씩 신뢰가 무너져가고 급기야는 그 의혹과 불신의 파편이 가족과 형제, 아버지 그리고 그 주변에까지 퍼져가면서 서서히 나락으로 치닫는 한 가족의 붕괴에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추리소설 형식을 가미한 순수문학 작품으로 봐도 무방합니다. 

 

얼핏 추리소설치고는 평범한 소재이지만 몰입감과 가독성이 상당히 좋습니다. 순문학필의 장르소설을 기피하는 제가 이 책은 단숨에 빠져 읽었습니다. 그만큼 책에 몰입케하는 작가의 필력이 뛰어납니다. 좁혀오는 경찰의 수사망과 평소 살갑게 대하던 이웃 주민들의 의혹어린 시선과 낯선 거리감, 거기에 알콜중독 형과 양로원에 계신 아버지의 불신에 찬 행동까지 더해져 에릭은 지금까지의 가족사에 대한 모든 것에 의혹을 느끼고...작가는 아들이 연루된 사건을 발단으로 급기야는 가족 포함 주변 모든 사람들에 대한 신뢰감이 조금씩 부식되어 가는 에릭의 그러한 고통과 번민의 과정을 뛰어난 필체로 그려냅니다.

 

마지막 밝혀지는 결말은 나름 충격적이면서 비극적입니다. 그러한 결말을 초래한 사소한 오해와 불신, 억측등이 얼마나 커다란 비극을 불러오는지를 생각하며 씁쓸한 여운에 잠깁니다. 어린 꼬마 숙녀의 실종 사건으로 야기된 오해와 불신의 늪이 전염병 옮듯 걷잡을 수 없이 확대되면서 그 결과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고통을 받고 급기야는 단란했던 한 가정에 얼마나 비극적인 결말을 초래하는지를 추리소설로 잘 표현한 작품이라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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