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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모와 계략, 욕망과 배신에 관한 드라마 | 한국/일본 미스터리 2015-10-18 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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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나쁜놈들 상

마쓰모토 세이초 저/김경남 역
모비딕 | 2015년 0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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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술 읽힙니다~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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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복』,『역로』,『점과 선』등으로 이어지는 모비딕의 "사회파 추리소설의 거장" 마쓰모토 세이초 시리즈 7탄이다.『나쁜 놈들』은 <주간 신쵸>에 1960년 1월 11일~1961년 6월 5일까지 연재된 미스터리 장편으로『짐승의 길』,『검은 가죽 수첩』과 더불어 "악녀 삼부작"으로 불린다. 한 번의 영화화, 네 번의 드라마로 만들어졌을만큼 원작의 탄탄함을 인정받고 있다.

작고한 아버지로부터 병원을 물려받은 원장 도야 신이치는 적자로 허덕이는 병원 운영에 별 관심이 없다. 그의 관심사는 오로지 연애, 그것도 돈많은 여성만을 노린다. 그에게 여자는 쾌락의 대상이자 병원 적자를 메우기 위해 돈을 뜯어내는 물주에 불과하다. 도야 신이치는 철저히 계산된 악당이자 바람둥이, 한 마디로, 나쁜 놈이다. 

그리고 그 주변에  네 명의 여자가 등장한다. 절대 물주인 뷰티크샵 사장 지세, 대형 가구점 사장 부인인 동갑내기 다쓰코, 그가 진심으로 사랑을 느낀 패션샵 사장 다카코 그리고 그의 수호자를 자처하는 수간호사 도요. 그리고 그에게 여자를 소개시켜주는 오랜 지인이자 변호사인 시모미자와가 있다.

사회적 지위만 병원 원장이지 거의 빈털털이인 도야는 ​별거중인 처에게 지불해야하는 이혼 위자료, 다달이 늘어가는 병원 적자, 결혼을 결심한 다카코에게 보여줘야하는 재산 내역등으로 늘상 돈에 쪼들린다. 여기에 병약해 쓸모없어진 남편들을 독살하기 위한 애인들과의 이해 관계가 맞아떨어지면서 도야는 의사의 직책을 십분 발휘, 그녀들의 범죄에 공조한다. 이제 그들은 서로의 약점을 쥔 공범이자 한편으론 제거의 대상이 되고...공범이란 공통분모 아래 자신의 안위를 위해 나쁜 놈과 악녀들의 치열한 한 판 승부가 벌어진다. 결국 살아남는 자는 누구일까.

한마디로 남녀 인간군상의 음모와 계략, 욕망과 배신에 관한 드라마이다. 세이초 소설의 특징은 필요한 이야기만 글에 담는 간결하고 정제된 문장에 있다. 그 단순하고 절제된 문장에 작가의 철학과 사상이 응축되어 있다. 또한 등장 인물을 최소화하고 시점을 단순화해서 몰입감을 극대화한다. 이야기에 꼭 필요한 인물만 등장하고 메인 주인공의 단일화된 시점으로 이야기를 전개시켜 흐름이 일관성있고 몰입감이 뛰어나다.

그래서인지 上,下권 도합 700여쪽의 두툼한 페이지가 술술 넘어간다. 당체 뒷이야기가 궁금해서라도 책에서 손을 놓을 수 없다. 책을 다 읽으니 욕망과 배신으로 점철된 막장 미니시리즈 한 편을 논스톱으로​ 감상한 기분이다. 여담으로, 작가는『나쁜 놈들』을 집필하면서 동시에『일본의 검은 안개』,『구형의 황야』,『모래 그릇』등의 질좋은 장편들을 집필했다 하니 그 왕성한 에너지와 필력이 놀랍기만 하다. 

세이초의 사회파 미스터리는 당시의 시대상, 사회상을 배경으로 보통 사람들이 범죄에 빠져드는 사회적 동기와 범죄자 자체를 다룬다. 이 작품 역시 그러한 세이초만의 매력이 물씬 묻어나는 작품이다. 등장인물들이 죄다 나쁜 년,놈들인게 특이할 뿐...소재나 전개 과정, 전체적인 작품 분위기가 북스피어에서 펴낸『짐승의 길』과 유사하다. 욕망은 비극을 잉태하고 그 비극의 종착역은 파멸과 죽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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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은 밋밋한 작품 | 서양 미스터리 2015-10-12 1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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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사악한 최면술사

저우하오후이 저/허유영 역
한스미디어 | 2015년 0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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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발 추리소설『13.67』로 재미를 본 한스미디어가 야심차게 내놓은 중화권 미스터리 2탄이다. 저자는 중국인 작가인 저우하오후이. 제목에서 유추하듯이 최면술을 소재로 한 추리소설이다. 얼핏 비과학적이고 다분히 미신적인 최면술이란 분야와 논리적, 과학적 분석이 뒷바침되는 추리와의 결합이라니...물과 기름같이 상극되는 두 분야의 융합이 시너지 효과가 있을까.

이야기의 큰 흐름은 주인공 뤄페이 형사와 사악한 최면술사인 바이야싱의 대결 구도이다. 거기에 착한 최면술사 링밍딩이 뤄페이의 조력자로 등장한다. 일단 시작은 좋다. 엽기적이고 충격적인 두 개의 사건이 도입부부터 독자의 시선을 사로잡는다. 하지만 거기까지. 그 이후부터가 문제이다. 이야기는 일차원적으로 평이하게 진행되고 딱히 매력적인 에피소드가 보이지 않는다.

주범은 바로 메인 플롯의 부재와 사족이다. 이야기를 끌고나가는 중심 줄거리, 즉, 메인 플롯이 당체 매력적이거나 흥미를 불러일으키질 못한다. 거기에 자잘한 에피소드들, 예를 들어, 형사들이 최면술사들을 감시하다 최면에 걸려 놓치는 장면이나 여비서가 미녀 최면술사에 질투를 느껴 설사약을 음료에 섞는 장면등에서는 그 유치한 전개에 실소마저 나온다. 독창적이고 매력적인 메인 플롯의 부재로 인해 스토리 자체가 심심하고 추리적 긴장감도 별로 없다.

또 하나는 사족, ​즉, 부연 설명이 너무 많다. 각 에피소드마다 지나친 사족이 긴장감을 갉아먹는다. 최면술에 관한 내용에서나 새로운 인물이 등장할때마다 이야기의 핵심을 비켜가는 너무 많은 부연 설명과 기나긴 대사들이 스피디한 전개를 방해하고 지루함만 증폭시킨다.

​인간의 정신 세계를 마음대로 조정하는 최면술이란 분야를 심도있게 소개한 점이나 그러한 최면술을 추리소설에 접목시킨 시도는 신선하고 좋았으나 그것을 재미난 오락 소설로 풀어나가는 매력적인 플롯 구축에는 아쉬움이 남는 작품이다. 표지는 강렬하나 내용은 밋밋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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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기위해 몸부림치는 한 여성의 슬픈 자화상 | 한국/일본 미스터리 2015-10-08 1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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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침묵의 절규

하마나카 아키 저/김혜영 역
문학사상 | 2015년 0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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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원룸 맨션에서 고양이들에게 사지를 뜯어먹혀 해골이 된 여성의 시체가 발견된다. 그녀의 이름은 스즈키 요코. 과연 그녀의 죽음은 외로운 고독사인가 아니면 위장된 살인인가. 시신의 신원 확인차 수사에 착수한 경시청 소속 형사과 오쿠누키 아야노 형사는 그녀의 과거를 추적하다가 범죄의 냄새를 맡는데...

오랜만에 접하는 사회파 미스터리이다. 작가는 일본 미스터리계의 신진인 하마나카 아키. 2014년에 발표된『침묵의 절규』는 작가의 두 번째 장편소설이다. 알다시피 사회파 미스터리는 트릭과 반전보다는 당시의 시대상과 사회상을 배경으로 주인공이 범죄의 길로 들어선 동기와 주인공의 삶 자체에 포커스를 맞춘다.

이야기는 크게 두 줄기로 흘러간다. "너의 살아온 이야기를 들려줄께~" 라는 다소 생소하고 독특한 시점인 2인칭 시점으로 진행되는 요코의 인생 과정 그리고 그녀의 과거를 추적하는 아야노 형사의 3인칭 시점이다. 특히 화자가 베일에 싸여있는 이 2인칭 시점이 결말부에서 1인칭 시점으로 변환되며 반전을 이끌어내는 탁월한 요소로 작용한다.

일본 전후(戰後) 베이비붐 세대로 태어나 최대의 호황기 속에 풍요로운 유년기를 보내는 요코. 하지만 거품 경제의 붕괴로 인한 ​아버지의 빚, 엄마의 지속적인 냉대와 무시, 남동생의 죽음등 불운한 과거를 겪고...가족 해체와 첫 결혼의 실패라는 아픔을 딛고 장기 불황 속에서 어떻게든 살아남기 위해 몸부림치는 한 여성의 이야기가 한 편의 다큐멘터리를 보는 듯 드라마틱하게 펼쳐진다. 하지만 그럴수록 더욱 파탄과 나락으로 떨어져 결국 범죄자의 길로 들어서는 요코의 기구한 삶이 안타깝게 느껴진다.

두 줄기의 이야기가 성격이 달라서일까. 사회파 미스터리라는 큰 틀 속에 있지만 두 이야기가 따로 논다는 느낌이다. 형사 아야노의 시선에서는 사회파 추리답게 요코의 수상쩍은 과거 행적과 살인사건을 연계시키는 미스터리적 긴장감이 느껴지는 반면 텔레마케터, 보험 설계사, 성접대 출장 안마사로 신분이 변하며 조금씩 인생의 밑바닥으로 추락해가는 그녀의 지난하고 굴곡진 인생의 행로는 누구나 익히 접해본 통속적이고 뻔한 레파토리라서 다소 식상하게 다가온다. 

조사하면 할수록 마치 양파 껍질 벗기듯 범죄에 관련된 새로운 사실들이 속속 드러나는 의문스런 그녀의 과거...더 이상 물러설 곳이 없는 그녀가 최후로 선택한 것은 무엇일까. 보험 범죄, 신분 세탁등 사용된 소재가 마치 미야베 미유키 여사의 대표작『화차』와 닮았다. 일본의 전후 베이비붐 세대에 태어나서 거품 경제의 붕괴와 장기 불황, 가족 해체등 당시의 힘든 시대상을 겪으며 살아남기 위해 홀로 몸부림치는 한 여성의 슬픈 자화상을 미스터리 형식으로 실감나게 그려냈다. ​책 뒷표지에 나와있는 줄거리 소개는 스포일러성의 다소 지나친 노출이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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