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짧지만 강렬한 이야기 | 서양 미스터리 2015-12-08 1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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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나는 언제나 옳다

길리언 플린 저/김희숙 역
푸른숲 | 201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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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밌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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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밌다. 섬뜩하다, 오싹하다 그리고 어리둥절하다. 이 90쪽도 안되는 짧은 단편을 읽은 뒤의 감상이다. 공전의 히트를 기록한 베스트셀러『나를 찾아줘』의 작가 길리언 플린의 단편이다. 2015년 에드거상 최우수 단편작으로 선정될만한 충분한 재미와 임팩트가 있는 소설이다.

난 사실 여성 작가의 스릴러물은 기피하는 경향이 있다. 여성 작가 특유의 섬세한 감성과 필치가 박진감넘치고 선굵은 스릴러적 전개를 방해하고 때론 주변인물에 무게를 둔 곁가지가 많아 내 미스터리 취향과 잘맞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길리언 플린, 그녀는 예외이다. 파격적인 소재에 화끈한 스토리, 강렬한 반전등 그녀는 타고난 이야기꾼이다.

짧은 단편인만큼 주요 등장인물은 달랑 세 명. 전직 매춘부이자 현직 가짜 점쟁이인 화자인 나, 사회 지도층 계급의 성공한 직장인 수전 버크 그리고 그녀의 의붓아들인 열 다섯 살의 마일즈. 100년도 더된 오래되고 음습한 저택에서 벌어지는 기묘한 사건들, 서로에게 등을 돌리는 엄마와 의붓아들 그리고 그 사이에서 갈등하고 방황하는 주인공. 

어쩌다 그녀는 이 저주받은 가족간의 갈등에 휘말리게 됐을까. 과연 누구 말이 진실이며 누구를 믿어야 할까. 그녀의 판단과 선택은 언제나 옳을까. 아니다. 그녀는 그녀의 판단과 선택이 언제나 옳다고 믿고 싶을 뿐이다. 진실은 어두운 심연 깊숙히 숨어 있다. 이 섬뜩한 이야기는 진실을 드러내지 않은채 마무리 되고 그것이 묘한 여운을 던져주고 어쩔수 없이 책을 다시 읽게되는 힘이 있다. 어두운 그림자가 깊게 드리운 오래된 저택을 배경으로 모자간의 팽팽한 심리전과 거기에 얽혀 최종 선택을 강요받는 주인공의 갈등을 긴장감 넘치게 그려낸 짧지만 강렬한 작품이다. 순전히 분량이 짧아서 별 네 개만 준다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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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리하라 이치가 선보이는 밀실 트릭 | 한국/일본 미스터리 2015-12-04 1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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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일곱 개의 관

오리하라 이치 저/김은모 역
한스미디어 | 2015년 11월

내용     편집/구성     구매하기

밀실 자체가 기발합니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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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술트릭의 대가" 오리하라 이치의 데뷔작으로 단편집이다. 1988년『다섯 개의 관』이란 제목으로 나왔으나 이후 두 개의 단편을 추가해서『일곱 개의 관』으로 개정, 1992년에 출시되었다. 오리하라 이치는 <도착 시리즈>, <~자 시리즈>,『그랜드맨션』등으로 대표되는 서술트릭과 호러 서스펜스물인『침묵의 교실』,『이인들의 저택』등으로 우리에게 친숙한 작가이다. 하지만 데뷔작은 다르다. 작가의 출발점은 본격 추리소설, 그것도 밀실 트릭을 주제로 한 작품이다. 거기에 유머와 패러디를 곁들였다. 작가가 이러한 방향의 데뷔작을 쓰게된 경위는 작가 후기에 잘 나와 있다. 그야말로 친구따라 강남 간 케이스다.

밀실 트릭은 모든 추리작가의 로망이다. (덧붙여 모든 추리 독자의 로망이기도 하다 ㅋ) 하지만 이미 1900년대 중반부터 많은 평론가들이 "더 이상의 밀실 트릭은 없다"고 공언한 가운데 "밀실 트릭의 대가" 존 딕슨 카의 열렬한 추종자였던 작가는 신인의 젊은 패기로 불가능한 미션에 도전한다. 책 제목은 카의 명저『세 개의 관』에서 따왔고 부제 역시 렉스 스타우트의『요리사가 너무 많다』에서 차용한 느낌이다.

 

수록된 일곱 개의 단편에서 정말 다양한 형태의 밀실이 등장한다. 나사빠진 밀실도 있고 수년동안 굳게 닫혔던 밀실도 있고 철통같은 밀실도 있고 공중에 떠있는 밀실도 있고 어이없는 밀실도 있다. 어찌보면 그 밀실이 생성된 경위가 다소 허황되고 다분히 만화적인 경우도 있다. 예를 들어, 두 조직간의 전쟁에서 한쪽이 로켓포를 장만하자 반대쪽이 강철로 만든 핵 쉘터로 대응하는데 그 철통같은 쉘터안에서 조직의 보스가 죽는다는 식의 만화같은 설정이 그것이다 <불량한 밀실>. 과학적 분석과 현실적 접근법에 기초한 기존의 밀실 트릭 작품에 비해 일부 단편들은 상당히 기발하면서 때론 파격적이다. 

밀실 매니아로서 밀실 소리만 들으면 자다가도 벌떡 일어나는, 늘상 밀실 사건을 멋지게 해결하는 꿈을 꾸는 구로호시 경감과 그러한 경감을 보좌하는 다케우치 형사가 티격태격, 아웅다웅하는 장면들이 소소한 유머를 선사하며 작품의 감칠 맛을 더해준다. 그렇다고 내용이 한없이 가볍거나 추리가 부실한 것은 아니다. 의문의 살인사건과 함께 독자의 호기심을 자극할만한 다양한 형태의 밀실이 등장하고 두 경찰은 소 뒷걸음치다 쥐 잡는 식이지만 나름 예리한 분석과 정열적인 수사로 밀실의 잠금장치를 해제하고 사건을 깔끔히 해결한다.

가장 재밌게 읽은 단편은 <와키혼진 살인사건>이다. 요코미조 세이시의 <혼진 살인사건>을 패러디한 작품으로 계속해서 범인이 바뀌는 치밀한 전개가 일품이다. 마치 명탐정 긴다이치 코스케가 등장할 듯 싶기도 하고『도착의 귀결』에서의 <목매다는 섬>이 연상되기도 한다. 쓰쓰이 야스타카의 <부호형사>를 패러디한 <그리운 밀실> 역시 작중작의 액자식 구성에 <유다의 창>을 연상시키는 기발한 밀실 트릭과 논리적인 전개로 기억에 남는다. 한 편의 무협소설을 보는 듯한 <존 딕슨 카를 읽은 사나이들>은 그 황당무계함이 밀실 트릭과 잘 연계되어 재밌게 읽었다. 또한 <불량한 밀실><천외소실 사건>에서는 엎치락뒤치락하는 전개와 마지막 반전이 마치 향후 <도착 시리즈>의 원형을 미리 보는 것 같아 반가웠다. 앞쪽 다섯 개의 단편들이 재미와 완성도가 뛰어난 반면 다소간의 억지스러움과 가벼움이 느껴지는 뒤쪽 두 편은 습작 수준의 애교로 봐줄만 하다.  

비록 경천동지할 정도의 정교하고도 완성도 높은 밀실 트릭이 제시된건 아니지만 더 이상 새로울게 없다는 밀실 트릭의 한계에 신인의 패기로 도전장을 내밀어 다양한 밀실 트릭을 개발하고 거기에 맞는 플롯을 짜느라 고심한 작가의 노력이 엿보인다. 이러한 밀실 트릭으로 데뷔한 작가가 같은 해에『도착의 사각』을 발표하고 바로 다음 해에 공전의 히트작인『도착의 론도』를 내놓으면서 자신이 좋아하는 서술트릭과 호러 서스펜스물로 업종 전환을 한걸로 볼 때 그만큼 작가는 본격 추리작가로서의 재능과 한계를 일찍 깨달은게 아닐까. 이제는 서술트릭의 대가로 알려진 오리하라 이치 매직의 출발점을 지켜본 즐거운 독서, 유쾌한 밀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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