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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술에 배부르랴~ | 한국/일본 미스터리 2015-06-24 2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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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지]미스테리아 (격월) : 창간호 [2015]

편집부
엘릭시르 | 2015년 0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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폰트도 제각각, 글씨가 넘 작아 읽기 어렵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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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지는 뷔페와 같다. 우리는 뷔페 식당에 가서 모든 요리를 다 먹지는 않는다. 자신이 좋아하는 요리만 선택해 먹는다. 잡지도 마찬가지이다. 다양한 기획 기사들 중에서 자신이 관심갖는 기사만 취사선택해서 읽는다. 하지만 잡지는 뷔페와 다른 점이 있다. 뷔페는 좋아하는 음식만으로 만족에 도달할 수 있지만 잡지는 맘에 드는 기사만 반복해서 읽을 수는 없는 노릇이다. 다른 기사들도 고르게 재밌어야 한다. 그런 면에서『미스테리아』는 다소의 아쉬움이 남는다. 

일단 글씨 크기가 작다. 많이 작다. 일부 기사는 글씨가 너무 작아 읽는데 눈이 아프다. 첨에는 짜증이 나다가 나중에는 화가 치밀 정도이다.  왜 글씨를 이토록 작게 했을까. 암만 기사가 좋으면 뭐하나, 글씨가 작아 가독성이 떨어져 독서가 힘든데...폰트도 제각각, 글씨 크기도 제각각...천차만별, 우후죽순이다.

그래도 재밌게 읽은 기사 몇 개를 추려보면...  ​

-. 밀실 입문(1) 대담 : 추리소설가 아리스가와 아리스와 건축가 야스이 도시오가 밀실이라는 주제로 유쾌한 대담을 벌인다. 밀실 관련된 미스터리 소설의 역사, 밀실의 정의, 종류, 응용등 밀실에 관련된 다양한 얘기가 흥미롭게 펼쳐진다.​ (눈은 아프지만) 깨알같은 글씨의 각주를 읽는 재미도 쏠쏠하다.

-. 유성호 법의학자의『검은 집, 엄마의 비밀』: 실제 국내에서 벌어진 독극물 살인사건에 대한 법의학자의 활약상이 리얼하게 그려진다. 표피적인 사건 전개에 치중한 점이 있는데 보다 심층적으로 파고들었으면 더 좋았을 듯 싶다. 암튼 재밌게 읽었다.

-. 미쓰다 신조 인터뷰 : 미쓰다 신조가 작가로 전업한 계기, 호러와 미스터리를 접목한 이유, 그만의 집필 철학등 '작가 시리즈'와 '도조 겐야 시리즈'에 대한 다양한 뒷얘기를 들을 수 있어 좋았다. 호러 10, 미스터리 90 비율인『흉조처럼 꺼리는 것』이 어서 국내에 출간됐으면 좋겠다.

-. 스페셜 기획 : 2015 한국 미스터리의 현주소에 관한 좌담회 : 일단 관심있게 읽기는 했지만 딱히 새롭고 특별한 내용이 보이진 않는다. 김내성, 김성종 작가 이후로 끊어진 한국추리소설계의 계보, 좁디좁은 한국 추리소설 시장, 극소수의 한정된 독자. 그러한 척박한 국내 현실을 타개하려는 출판사의 갖은 노력 등등...한편으론 좌담회에 참석한 출판사의 책을 은근슬쩍 홍보하는 느낌도 들어 조금 거슬린다. 공정성, 객관성의 문제라고나 할까...

좌담회에 평론가와 출판사 편집장들만 참석했는데 추리 독자와 추리소설가도 참석했으면 어땠을까 싶다. 그래서 독자의 입장, 추리소설가의 입장도 들어보고... ​추리 독자, 추리소설가, 출판사 편집자, 평론가 이렇게 네 집단이 함께 토론했으면 더 좋았을텐데 그 점이 아쉽다.


글씨가 너무 작다 ㅠ.ㅠ

단편『구석의 노인』(도진기) : 에마 오르치의 구석의 노인 패러디격인 법정 방청석에 앉은 할머니가 주인공인데 동작가의 단편『대모산이 알고 있다』와 마찬가지로 빈약한 정황 증거에 상상력으로 덮어 씌운 허술한 추리의 안락의자 탐정물이다. 도작가님의 명성에 다소 못미친다. 오히려『누구의 돌』(송시우)이 더욱 가슴에 와 닿는다. 마치 전작『아이의 뼈』를 보는 듯 스토리텔링도 좋고 심리 묘사도 탁월한 미스테리 서스펜스물이다. 근데 글씨체가 너무 작다. 눈이 아프니 집중이 안되고 가독성이 떨어진다. 나머지 세 개의 단편도 읽고 싶지만 내 눈의 보호를 위해 아쉽게 포기한다.

미스터리 소설 열 권에 대한 전문가의 서평은 관심가는 작품에만 눈이 가게 되며 <윤태호의 파인><박해천 교수의 집안의 괴물들>은 흥미로운 기획이긴하나 글씨가 작고 정보량의 부재때문인지 조금은 낯설게 다가온다. 일부 아이템들은 내 관심밖이거나 혹은 재미가 있어도 너무 작은 글씨로 인해 가독성이 떨어져 읽기를 포기한 기사들도 있다. 큰 기대를 가지고 구매한『미스테리아』창간호인데 예전 <계간 미스터리>보다 진일보했다고 보긴 힘들다. 일단 폰트를 통일시키고 글자 크기를 넉넉히 키웠으면 한다. 컨텐츠는 그 다음 문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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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단한 걸작 [13.67] | 서양 미스터리 2015-06-09 2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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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13.67

찬호께이 저/강초아> 역
한스미디어 | 2015년 0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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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단한 걸작이네요, 엄청 재밌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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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오랜만에 미스터리 대작을 만났다. 그야말로 경탄스러운 걸작이다. 그동안 미스터리 대작에 목말라온 나의 갈증을 단숨에 해결해준 놀라운 작품이다. 개인적으로 최근 1~2년 사이에 읽은 미스터리 작품중 최고가 아닐까 싶다.​ 책을 덮은 지금도 그 흥분과 여운이 가시지 않는다.

난생 처음 접하는 홍콩 미스터리이다. 작가는 홍콩 출신의 찬호께이. 홍콩에서 생활하며 대만에서 활동하는 작가이다. 2011년『보이지 않음, 형사』로 제2회 시마다 소지상을 수상했으며 이 작품『13.67』은 2015년 대만 국제도서전 대상 수상작이다.

『13.67』은 여섯 개의 단편들로 구성되어 있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관전둬라는 추리 천재로 불리는 전설적인 경찰이 있다. 여기에 그의 제자이자 오랜 파트너인 뤄샤오밍이 조력자로 등장한다. 작품은 이 두 명이 주축이 되어 해결하는 여섯 개의 범죄 사건들을 다루고 있다. 특이한 점은 각 단편이 현대에서 과거 시점, 즉 시간의 역순으로 진행된다는 점이다. 책 제목『13.67』은 2013년부터 1967년까지를 의미한다.

작가는 영국 지배하의 식민지 시대부터 1997년 7월 1일 중국으로 주권 반환이 된 오늘날까지 홍콩이라는 특수한 도시국가를 배경으로 격변하는 홍콩의 시대적, 정치적, 사회적 상황에서 파생된 다양한 범죄 사건들을 치밀한 플롯, 허를 찌르는 트릭과 반전, 꼼꼼한 논리와 깔끔한 마무리로 완벽한 미스터리를 선사한다.  

 

<흑과 백 사이의 진실>은 식물인간이 된 관전둬가 파트너 뤄샤오밍의 기계적 도움을 받아 대기업 총수 살인사건을 해결하는 본격 추리물이다. 반뇌사상태의 몸으로 범인을 찾아내는 관전둬의 추리도 놀랍지만 이어지는 반전의 롤러코스터가 이 단편의 백미이다.​

<죄수의 도의>는 범죄와의 전쟁을 선포한 홍콩 경찰이 범죄 조직인 삼합회의 실권자이자 두목을 옭아매기위한 덫을 놓는 내용으로 마치 영화 신세계나 무간도를 보는 듯하다. 특히 개인의 합리적 이기주의가 단체의 최대 이익에 앞선다는 "죄수의 딜레마" 이론이 기억에 남는다.

<기나긴 하루>는 개인적으로 제일 재밌게 읽은 단편이다. 1997년 7월 1일 홍콩의 주권 반환을 한 달여 남긴 시점에서 경찰 은퇴를 하루 앞둔 천재 탐정 관전둬와 천재 범죄자 스번톈의 지략 대결이 볼만하다. 특히 스번톈의 탈출 장면과 그 계략을 뛰어난 추리로 풀어내는 관전둬의 활약이 압권이다.

<테미스의 천칭> 역시 인상깊은 단편이다. 1980년대 강력범죄 대처의 일환으로 흉악범인 스번톈 형제를 체포하려는 작전에서 오는 미스터리물이다. 도심속 복합주거빌딩에서의 생생한 총격전과 그 총격전 속에서의 숨겨진 진상은 놀랍기만 하다. 

<빌려온 공간>은 한 영국인 수사관의 아들 납치사건을 통해 1970년대 부정부패한 홍콩 경찰과 염정공서간의 분쟁을 다루고 있고 마지막 단편인 <빌려온 시간>은 1960년대 영국 정부에 반기를 든 좌파 세력의 폭탄 테러사건을 미스터리로 그린 작품이다. 특히 마지막 문장을 통해 책의 첫번째 단편과 연계시키는 이야기 구조는 감탄스럽기까지 하다.​

경찰 소설로도 손색이 없고 트릭과 반전의 묘미를 살린 본격 추리소설로도 뛰어나다. 한편으론 급변하는 홍콩 사회와 더불어 변해가는 한 경찰관의 일생을 그린 사회파 추리소설이기도 하다. 작가는 관전둬라는 경찰관의 일생을 통해 홍콩이라는 특수한 도시국가가 지닌 쓸쓸한 자화상을 반추한다.    

이 책의 미덕은 이야기의 촘촘함 바로 밀도이다. 불필요한 곁가지나 질질 끄는 서술이 없다. 한 편당 120여쪽 되는 에피소드마다 치밀한 구성과 군더더기없는 전개 그리고 풍부하고 다채로운 이야기로 독자의 시선을 사로잡는다. 그만큼 모든 단편이 단행본으로 나와도 좋을 만큼 독자적으로 뛰어난 재미와 완성도를 자랑한다.

독찰같은 생소한 홍콩 경찰 조직 계급도나 친숙치 않은 중국식 이름 그리고 낯선 홍콩 지명이나 지리는 작품을 즐기는데 큰 걸림돌이 안된다. 작품의 깊이, 무게감, 스케일, 재미...뭐하나 나무랄데 없는 그야말로 오랜만에 만나는 추리 걸작이자 대작이다. 묵직한 주제의 경찰 소설이나 트릭과 반전의 본격 미스터리를 좋아하는 독자라면 결코 놓쳐서는 안될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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