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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진기 작가 단편집 | 한국/일본 미스터리 2017-11-26 08: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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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악마의 증명

도진기 저
비채 | 2017년 0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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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리소설 매니아인 나로서는 "한국형 본격추리소설"을 완성해가는 도진기 작가의 작품을 좋아한다. 물론 작가의 작품은 출간 즉시 모두 읽었지만『악마의 증명』만 여태 미독인지라 부랴부랴 찾아 읽었다.『악마의 증명』은 표제작을 포함, 여러 출판사를 통해 기발표된 일곱 편의 단편과 미발표작 한 편을 묶은 단편집이다. 읽어 보니 (당시) 현직 판사라는 법조인 경력을 십분 살린 법정추리물이 주를 이루는 가운데 SF, 오컬트, 호러, 환상 스타일의 작품도 보인다.

<악마의 증명>에서는 법망을 교묘히  빠져나가려는 쌍둥이 형제의 간교한 범죄를 입증하는 여검사의 재치가 돋보였고, <구석의 노인>에서는 보이는 것외의 또 다른 시각을 감상하는 재미가 있었다. 타임 루프를 이용한 SF 단편인 <시간의 뫼비우스>는 무척 독특한 소설이다. 작가의 자전적 이야기가 덧대여 흥미롭게 읽었지만 미스터리 요소가 조금은 부족하지 않았나 싶다.

<죽음이 갈라놓을 때>는 에도가와 란포 스타일의 괴기환상을 좋아한다지만 논리적인 사건 풀이로 흐르던 이야기가 갑자기 오컬트적 호러로 마무리돼서 당황했다. 동일한 기조를 유지했으면 어땠을까 싶다. (그래도 <정신 자살>의 쇼킹한 결말은 무척 마음에 든다 ㅎ). <외딴집에서>는 비록 짧은 분량이지만 작가님의 이런 오컬트적 취향을 발견하고선 깜짝 놀랐다. 나름 신선했다. 수록된 여덟 개 단편중 BEST는 아무래도 작가에게 한국추리작가협회 미스터리 신인상을 안겨준 <선택>을 꼽고 싶다. <한국추리소설걸작선2>에서 이미 접했던 작품이지만 다시 읽어도 가슴이 먹먹해진다. 추리와 감동을 모두 잡은 수작이다.​ <정글의 꿈><킬러퀸의 킬러>는 따로 언급 안하겠다.

 

평소 작가의 단행본들을 접하며 여기저기 흩어져 기발표된 단편들을 읽고 싶었는데 마침 이렇게 한 권으로 만날 수 있어 좋았다. 초기작이 많아서인지 다소 어설픈 부분도 보이지만 작가님의 집필 성향이나 기조, 스타일등을 엿볼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 이제는 본 궤도에 오르신 작가분이니만큼 훌륭한 "한국형 추리소설"로 계속 만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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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난 추리소설 | 서양 미스터리 2017-11-22 1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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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괴물이라 불린 남자

데이비드 발다치 저/김지선 역
북로드 | 201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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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잉 기억이 탐정일에 도움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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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것을 기억하는 남자>의 히어로 에이머스 데커가 돌아왔다. 비대해진 거대 몸집과 모든 것을 기억하는 과잉기억 증후군에 시달리는 데커가 이번에는 정의의 사도로 변신한다. 1편 <모든 것을 기억하는 남자>에서 2년전 사랑하는 가족과 처남을 무참히 살해한 범인을 추적하는 "복수"의 의미였다면, 2편 <괴물이라 불린 남자>에서는 동병상련의 아픔을 간직하며 꽃다운 청춘을 억울하게 감옥에서 보낸 한 남자에 대한 "연민"과 "정의"에서 출발한다.

2편은 1편과 이야기가 바로 이어진다. 그렇게 1편에서 사건을 해결한 데커는 그 능력과 공로를 인정받아  FBI 미제 수사 팀에서 새로운 삶을 시작한다. 그리고 첫 출근날 차안 라디오에서 우연히 사형수 멜빈 마스에 관련된 이야기를 듣게 된다.

멜빈 마스. 대학 미식축구 슈퍼스타이자 향후 미국프로풋볼리그(NFL)의 최고 유망주였던 "괴물이라 불린 사나이"...하지만 그의 장미빛 인생은 친부모를 살해한 누명을 쓰고 감옥에 갇히면서 산산조각이 난다. 그렇게 20년을 감옥에서 썩다 마침내 독극물 주사로 사형에 처해지려는 순간, 한 범죄자의 범행 자백으로 인해 어떨결에 자유의 몸이 된다. 무고한 자신에게 누명을 씌워 감옥에 보낸 자, 그리고 20년후 사형 직전에서 꺼내준 자, 그는 누구인가, 그리고 만약 범행을 자백한 범죄자의 진술이 거짓이라면 부모를 살해한 진범은 누구인가. 데커는 FBI 미제 수사 팀을 이끌고 수사에 착수한다.

한마디로 재밌다. 책장이 술술 넘어간다. 모든 지나간 일을 일일이 기억하는 그의 특출난 재능이 탐정 노릇하는데 이만한 장점이 없다. 그의 천재적인 기억 능력에 정의로운 집념과 날카로운 추리가 더해지면서 사건의 실마리가 조금씩 보이고, 그 실마리를 잇다보면 고구마 줄기캐듯 새로운 사실들이 속속들이 모습을 드러낸다. 이야기가 진행될수록 사건의 본질을 뒤흔드는 굴곡진 부모의 삶, 과거 테러 사건, 조작된 증거, 숨겨진 배후 인물등 흥미진진한 예깃거리들이 줄을 잇는다. 

이 모든 사건의 이면에는 수십 년에 걸친 한 남자의 처절한 생존 본능에 의한 치밀하고도 정교한 계략이 숨어 있다. 멜빈 마스는 그 간교에 의해 희생된 불쌍한 어린 양이었을 뿐. 그리고 마침내 그 남자의 실체가 표면위로 떠오르는 순간 드디어 데커와 진범간의 숨막히는 두뇌싸움이 벌어진다. 물론 이 책의 하이라이트이다. 오랜만에 작품에 푹 빠져 재밌게 읽었다. Memory man을 <모든 것을 기억하는 남자>로, the Last mile을 <괴물이라 불린 남자>로 번역한 출판사의 재치가 돋보인다. 과연 에이머스 데커가 활약하는 3편은 또 무슨 남자란 타이틀로 돌아올지 벌써부터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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