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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 소재의 본격 미스터리! | 한국/일본 미스터리 2018-04-06 0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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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구제의 게임

가와이 간지 저/이규원 역
작가정신 | 2018년 04월

내용     편집/구성     구매하기

책에 내 이름이 들어있어 더욱 애착이 가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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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드맨』의 작가 가와이 간지의 신작으로, 골프를 소재로 한 본격 추리소설이다. 근데 엄밀히 말해 신작은 아니다. 출간을 늦게 했을 뿐 데뷔작인『데드맨』보다 먼저 집필한, 작가가 생애 처음으로 쓴 장편소설이다.

110년이 넘는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US오픈이 열리는 <더 홀리파인힐 리조트>에서 두 건의 살인사건이 발생한다. 시신 모두 몸통 한가운데에 깃발같은 굵은 막대가 관통돼서 공중에 매달린 기괴하고도 참혹한 상태. 마치 160년전인 1851년, 인디언 원주민 대학살 현장에서 브리슬콘파인이라 불리는 '신의 나무'로부터 저주를 받아 나무에 몸이 꿰뚫려 죽은 기병대 대장의 전설을 답습하는 느낌이다. 과연 이 연속살인극은 신의 나무로부터의 저주의 부활인가, 아니면 대회 개최를 방해하는 사이코패스의 계획된 범죄인가. 마침 대회에 참가한 하버드대 출신의 일본인 3세 미국인인 천재 프로골퍼 잭 아키라 그린필드가 명탐정 홈즈가 되어 사건 해결에 나선다.

골프는 "심판이 필요없는 유일한 스포츠"이다. 그만큼 모든 참가 선수들의 도덕성과 정정당당한 페어플레이 정신이 요구된다. 그리고 골프에는 플레이를 하는 골퍼와 그를 돕는 캐디가 존재한다. 골퍼와 캐디...그들은 일반적인 선수와 코치와의 관계와는 다르다. 한마디로 공동 운명체이다. 골퍼와 캐디라는 특수한 관계, 그리고 페어플레이라는 스포츠맨쉽...사건은 바로 이 지점에서 출발한다.

골프 또는 골프장이 단순히 배경으로 사용된게 아니라 상당히 전문적 수준으로 들어간다 (아마도 작가가 상당한 수준의 아마추어 플레이어인 듯). 그래서 골프에 문외한인 독자에게는 다소 지루하거나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이 존재한다. 그러나 어쩔 수 없다. 사건의 발단과 배경, 범행 동기, 사건의 해결등 모든 과정이 골프의 전문 지식과 밀접한 관계가 있기 때문이다. 그런 이유로, 이 사건의 탐정역은 골프 이론과 실기(대회)에 해박한 프로골퍼가 맡고, 담당 형사는 단지 각종 정보를 제공하는 조력자 역할에 그친다.

 

이 작품 역시 전작들과 비슷하게 전설이 가져다주는 괴기스러움, "과연 내가 그를 죽였나?"하는 작가 특유의 일루전(illusion) 작법이 등장하는데 그것이 현실적인 상황 논리와 잘 조화되지 않고 약간은 따로 노는 느낌이다. 의욕만 앞섰지 아직은 성숙되지 않았다고나 할까...환상과 현실속에서 독자로 하여금 실제인지 허구인지 헷갈리게끔하는 기교는 역시『데드맨』에서 유감없이 발휘된 느낌이다.

실제 골프 경기를 방불케하는 대회 장면 묘사에 골프 관련 각종 전문 지식이 등장해서 골프에 문외한인 나로서는 그 세부적인 전략이나 기술 그리고 맞딱뜨린 상황을 이해하는데 조금은 애를 먹었다. 하지만 엽기적인 사건의 발생부터 추리 과정 그리고 밝혀지는 사건의 진상을 보면 역시 본격 추리소설만의 짜릿한 재미를 느낄 수 있다. 사건의 이면을 알고나니 그런 그들만의 우정과 명예 그리고 희생이 숨어있다니...불현듯 연민의 정이 밀려온다. 내가 만약 그 골퍼였다면, 또는 그 캐디였다면 나는 그 상황에서 어떤 선택을 할까...욕망과 명예의 경계선에서 갈등하게 만든다.

​p.s. : 본편이 끝나면 책 말미에 "가와이 간지 작가 인터뷰 15문 15답"이라 해서 한국 독자가 질문하고 작가가 답하는 특별 부록이 있다. 이 작품, 작가, 작법등에 대한 다양한 얘기들이 나오는데 운좋게 내 아이디(나텐)와 질문도 실렸다. 이 책은 그래서 더욱 특별히 나에게 다가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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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정 혹은 살인자 | 서양 미스터리 2018-04-03 1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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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탐정 혹은 살인자

지웨이란 저/김락준 역
북로드 | 2018년 03월

내용     편집/구성     구매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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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년전 중화권에서 놀라운 작품이 한국에 상륙했다. 바로 찬호께이의『13.67』. 읽어보니 그야말로 경탄스러운 걸작이었다. 내가 이 책『탐정 혹은 살인자』를 집어든 이유는『13.67』의 영향이 크다. 왜냐하면 두 작품 모두 "타이베이 국제 도서전 대상작"이기 때문이다. 출판사 소개를 보면 이 책의 성공은 찬란하다. 극작가이자 연극학과 교수인 작가의 데뷔작이 두 달만에 5쇄를 찍는 등 타이완 미스터리 시장에 광풍을 몰고오며 굵직한 상을 휩쓸었다.

만년 공황장애에 시달리는 극작가이자 대학 교수인 우청은 일, 가정등 모든 걸 내팽개치고 변두리 소도시에서 은둔하며 새로운 인생을 시작한다. 바로 타이완 최초의 사설탐정이 그것. 조직적인 흥신소의 도청기, GPS같은 첨단기기도 없는, 오로지 자신의 오감과 튼튼한 신체만 믿고 맨땅에 헤딩하는, 당국에 등록된 안된 무허가 1인 회사이다.

그렇게 첫 개시로, 부녀간의 풀리지않는 불편한 관계를 해결해달라는 한 부인의 의뢰를 무사히 해결한 우청은 동네 인근에서 발생한 세 건의 연쇄살인사건에 흥미를 갖는다. 하지만 CCTV로 분석된 모든 정황 증거들이 그를 범인으로 지목하고 우청은 졸지에 용의자 신세가 된다. 과연 우청은 이 난국을 타개하고 자신을 위험에 빠트린 진범을 찾아낼 수 있을까.

고위 공무원과 의료계의 담합된 비리를 보여주는 첫 번째 에피소드는 전체적으로 무난하다. 택시 기사를 파트너로 맞아 추적과 암호 해독등으로 사건을 원만히 해결하는 우청의 활약상이 볼만하다. 그러다가 연쇄살인사건으로 포커스가 맞춰지면서 이야기는 본격적으로 궤도에 오른다. 범인으로 몰린 우청이 위기 상황을 초강수로 역전, 용의자 의심을 받으면서 경찰 내부로 들어가 그들의 공조를 끌어내며 수사에 착수하는 부분이 특히 재밌다. 세밀한 CCTV 분석을 통한 범인의 행동 반경, 습성등을 파악해 범행의 패턴과 동기, 마침내는 범인의 정체까지 찾아내는 추리 과정은 흥미진진하다. 

하지만 범인이 마지막에 모습을 드러내는 점은 아쉽고 ("범인은 반드시 소설 초반에 등장해야 한다"가 추리소설의 정석이다), 수사 방식이 너무 CCTV 분석 하나에만 매달려서 조금은 단조로운 느낌이다. (CCTV 분석에서 오는 수많은 타이완 거리와 지명에 대한 개념을 한국 독자는 얼마나 이해하고 공감할까.) 범행 동기 역시 인간 본성에 대한 탐구라는 미명 아래 다분히 철학적, 종교적으로 흘러 조금은 심오하니 어렵다. 어쨌든 타이완 국민의 국민성과 정부 시스템에 대한 가벼운 풍자, 주인공의 자조적인 블랙 코미디도 곁들여진, 사설탐정인 주인공이 용의자이면서도 범인을 추적하는 이중 신분의 재미난 발상으로 전개되는 색다른 맛의 중화권 미스터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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