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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웃집 탐정이 활약하는 이웃집 미스터리 | 한국/일본 미스터리 2020-03-10 09: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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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문을 열면

오사키 고즈에 저/김해용 역
크로스로드 | 2020년 0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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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체가 사라졌다 나타났다! 이웃집 독거 노인의 심장발작 돌연사...평소 친분이 두터운 주인공이 노인의 집을 우연히 방문했다가 발견하지만, 다시 찾아갔을 때 시신은 감쪽같이 사라지고.. .또다시 방문했을 때 시신은 어느새 제자리에...이 무슨 기묘한 조화인가? 홀로 사는 소심한 50대 남자 주인공은 머리가 총명한 이웃집 꽃미남 고등학생과 콤비를 이루어 이 수상한 미스터리에 도전한다.    

이웃집에서 벌어진 기묘한 사건을 이웃집 탐정들이 해결하는 코지 미스터리이다. 처음에는 시체가 등장했다 사라지고 해서 다소 진지한 본격물로 흐르는게 아닌가 생각도 했지만 그건 아니고... 이 작품의 주무대는 맨션 즉 아파트라는 공동 공간이고, 주요 등장인물은 당연히 이웃들이다.

돌연사한 노인의 시체 이동 미스터리와 연관해서 다양한 수수께끼가 파생된다. 차 한 잔을 나눈 마지막 방문자의 정체, 주인공이 시신을 발견하고도 신고를 미룬 이유, 시신을 최초로 발견한 자와 그 시신을 옮기게 된 경위 그리고 맨션 젊은 엄마들을 통해 들려오는 평소 자상했던 고인에 대한 수상쩍은 소문들...

주인공이 발로 뛰며 정보를 수집해 오면 홈즈역의 총명한 고등학생은 뛰어난 추리로 사태를 분석한다. 그렇게 밝혀지는 사건의 전모를 종합해 보면...돌연사한 노인의 시신과 대면한 이는 여러 명이다. 그런데 그 누구도 신고를 안했다. 물론 각자의 입장과 처지가 있겠지만 자신만의 안위를 생각해 몸사리는 현대인의 극단의 이기주의를 보는 것 같아 씁쓸하기도 하다. 하지만 고인이 연루되었을지도 모를 인근 초등학교 여자 아이의 행방불명 사건이 두 콤비의 전방위적 활약으로 무사히 해결되고 덩달아 고인의 명예도 회복되었으니 이보다 좋을 수가 없다.

이 작품을 통해서 작가가 말하고자 함은 이웃의 소중함 아닐까? 백수의 처지로 미래를 고민하는 주인공이나 학교에서 밀고자로 오인받아 왕따 신세로 전락한 고등학생이 유일하게 삶의 위로를 받는 곳이 이웃이요, 그들간의 따스한 정이다. 일상에서 벌어진 소동을 경쾌한 추리와 가벼운 몸놀림으로 그려낸 이 작품에서 따스한 인간미가 느껴지는 건 그러한 이유에서 일터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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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호께이 작가의 단편 소설집 | 서양 미스터리 2020-03-03 1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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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디오게네스 변주곡

찬호께이 저/강초아 역
한스미디어 | 2020년 0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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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에 등단한 찬호께이 작가가 작가 생활 10년 동안 틈틈이 발표 또는 미발표한 단편들을 한데 묶은 단편 소설집이다. 열네 편의 단편이 수록되어 있는데 기획자의 요구나 지면의 성격, 집필 의도 등에 따라 발표 시기, 분량, 소재, 장르가 다양하다. 

남녀 간의 애틋한 로맨스가 사이코 스릴러로 변질되고 <올해 제야는 참 춥다>, 본격 추리에 훈훈한 휴머니티가 더해지는가 하면 <산타클로스 살인 사건>, 영미권 도메스틱 스릴러를 보는 듯한 단편들도 있다 <내 사랑 엘리>, <자매>. 이토 준지의 호러물을 보는 듯한 오싹한 작품도 있고 <정수리>, 우스꽝스러운 배경의 본격 코믹 추리물도 있다 <악마당 괴인 살해 사건>. 그중에서 특히 재미나게 읽은 다섯 개의 단편을 소개하면...

사이코패스의 스토킹 범행 시점으로 전개되는 <파랑을 엿보는 파랑>은 독자를 잘못된 방향으로 미스리딩 시키며 놀라운 반전을 선사한다. 철저하게 사생활 보호를 중시하면서도, 한편으론 블로그나 SNS 등을 통해 일거수일투족을 공개하는 현대인의 모순된 양면성을 스릴러물로 잘 그려냈다.

시간을 파는 자와 시간을 사는 자 간의 운명적인 대립과 선택의 결과를 다룬 <시간은 곧 금>은 SF적 상상력에 삶을 돌아보는 교훈적인 윤리관까지 더해져 재밌게 읽었다. 근데, 시간을 사고파는 '시간 거래 센터'는 어떤 이윤으로 운영되는지 자세한 언급이 없어서 그게 더 궁금하기도 하다. ㅎ

추리작가로 등단하려면 실제 살인을 하고 오라니...본격 추리물인 <추리소설가의 등단 살인> 완전범죄를 꿈꾸는 회심의 밀실 트릭부터 '뛰는 놈 위에 나는 놈 있다'고 마지막 반전까지 더해져 무척 재밌게 읽었다. 개인적으로 이 책의 베스트 단편으로 꼽고 싶다.

<가라 행성 제9호 사건>은 새로운 행성 개척 도중 발생한 탐사선 추락 사망 사고를 파헤치는 본격 SF 미스터리이다. 보수파와 발전파의 팽팽한 대립과 견제 속에 지도부의 상충된 이해관계를 파헤쳐 탐정은 냉철한 논리로 범인을 추적해 간다. 소설 속 탐정은 상황 논리상 독자와의 공정한 대결이 어렵다는 '후기 퀸 문제'를 다룬 실험성 짙은 단편이다.

강의실 여덟 명 학생 중에 조교가 한 명 숨어 있다. 그 조교를 찾아내는 <숨어 있는 X>는 지적 추리게임이다. 학생들이 논리적인 추론을 통한 소거법으로 용의자를 한 명씩 제거해 나가는 치열한 두뇌 공방이 볼만하다. 독자의 눈을 속이고 트릭을 완성하기 위해 약간의 무리수가 보이긴 하지만 클리셰한 '후더닛의 변주'로써 제법 특색있는 단편이다.

수록된 열네 편의 단편들을 곶감 빼먹듯이 천천히 야금야금 음미하면서 읽었다. 모든 단편들이 일정 수준 이상의 재미와 완성도를 보여줘서 매우 만족스럽다. 책 말미에는 작가가 각 단편들의 탄생 배경과 뒷이야기를 친절하게 들려주는데 이게 또 쏠쏠한 재미를 준다. 사회파 추리소설의 걸작 <13.67>을 시작으로 단편집 <디오게네스 변주곡>까지 작가의 작품들을 여러 권 읽어보니 정말 찬호께이 작가의 다재다능한 재능은 우주 저 너머에 미칠 정도로 무한대인 것 같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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