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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난 오락 작품. | 한국/일본 미스터리 2020-09-22 2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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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아귀도

조동신 저
아프로스미디어 | 2020년 0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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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종된 아버지의 흔적을 찾아 아들 문승진은 제주도 서귀포항을 찾는다. 그곳에서 낚시 카페 정모 멤버들과 합류해 낚싯배를 타고 바다로 나가지만 배는 이내 원인 모를 화염에 휩싸이고 다급한 일행은 급히 인근 아귀도로 피신한다. 하지만 아귀도에서 기다리는 건 정체불명의 연쇄살인마와 변종 물고기 형태의 거대한 식인 괴수이다.


섬에서는 한 사람씩 죽어나가고, 바다에는 거대한 괴생명체가 아가리를 벌린다. 섬에 머물자니 연쇄살인마에게 희생되고, 바다로 탈출하자니 거대 물고기의 먹이가 되는, 진퇴양난, 절체절명의 위기. 그들이 아귀도에 오른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니다. 누군가의 치밀한 계획에 의한 것이다. 과연 이 모든 것을 설계한 지휘자와 연쇄살인마는 누구인가. 그리고 마지막까지 살아남는 자는 누구인가.


조동신 작가의 <아귀도>는 아가사 크리스티 여사 등단 100주년을 기념으로 그녀의 대표작 <그리고 아무도 없었다>를 오마주한 작품이다. 하지만 단순 오마주가 아니다. 괴수라는 크리처를 집어넣어 본격 추리와 크리처 호러라는 새로운 조합을 탄생시켰다. 범인을 추적하며 지적 호기심을 자극하는 본격 추리와 심장이 쫄깃할 정도로 긴장감 넘치는 호러 스릴러가 절묘하게 어우러진 작품이다.


섬에 위치한 비밀스러운 연구소, 그곳에서 탄생한 괴생명체, 연구 결과를 놓고 이권 다툼을 벌이는 사람들, 그들의 추악한 음모와 배신 그리고 피의 복수. 한 명씩 죽어 나갈 때마다 진범을 추리해 가는 본격 추리의 재미도 쏠쏠하고 인간과 괴수가 사투를 벌이는 장면도 손에 땀을 쥘 정도로 스릴감이 넘친다.


동굴에서 수많은 치어들이 온 사방으로 날뛰며 알을 씹어먹는 장면이나, 괴수가 거대한 아가리를 벌리며 인간에게 달려드는 모습은 공포 그 자체이다. 계속해서 바뀌는 진범의 정체나 마지막에 드러나는 설계자 역시 꽤나 인상적이다. 변종 물고기의 탄생 과정을 고생물학과 유전학으로 설명하는 탄탄한 배경지식도 작품의 퀄리티를 높여준다. 시종일관 흥미진진하게 읽었다. 딱 내 스타일이다. 요즘 CG 기술의 발달로 크리처 호러 무비의 완성도도 높으니만큼 영화로 제작하면 재미난 오락 영화가 될 것 같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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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서술트릭의 재미를 맛보다. | 한국/일본 미스터리 2020-09-16 1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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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서술트릭의 모든 것

니타도리 게이 저/김은모 역
한스미디어 | 2020년 0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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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술트릭은 일본 미스터리 문학만의 독특한 장르이다. (물론 서양 유명 고전 작품 중에도 있긴 하지만). <벚꽃 지는~>이나 <살육에~>같이 잘 쓴 서술트릭 작품을 읽다 보면 독자를 교묘히 속이는 작가의 노련한 필력에 감탄하곤 한다. 하지만 때로는 제시된 증거들로 열심히 추리하며 따라갔더니 마지막에 서술트릭으로 밝혀져 허탈감, 배신감을 느끼기도 한다. 서술트릭은 일종의 양날의 검 같은 존재이다.


이 책 <서술트릭의 모든 것>은 처음부터 서술트릭이라 밝히고 시작하니 무척이나 공정하다. 서술트릭은 작가가 서술로써 독자를 속인다. 즉, 작품 속 등장인물은 알고 있는 사실을 독자는 모르거나 오해한다. 화자가 여성인 줄 알았는데 알고 보니 남자였다든가, 등장인물이 총 두 명인 줄 알았는데 알고 보니 세 명이었다...라는 식이다. 그래서 내 경험상, 왠지 위화감을 느끼거나 앞뒤 연결이 부자연스럽고 설명이 석연치 않은 부분, 이런 장면에 집중해서 의문의 시선을 가져야 한다. 책을 읽기 전의 감상 포인트는 두 가지이다. 과연 작가는 어떠한 유형의 서술트릭을 사용했을까, 그리고 그것에 관계없이 내용 자체가 미스터리 소설로서 흥미진진하고 재미있을까.


일단 표지부터 재미있다. 띠지를 위아래로 움직이면 그림의 내용이 바뀐다. 서술트릭의 본질과 특성을 한눈에 보여주는 재미난 시도이다. 누구의 착상인지 참신하다. 이 책에는 한 사람의 주인공이 활약하는 여섯 개의 연작 단편이 들어있다(...라고 책 서두에 나온다). 근데 이 부분도 트릭이다. 작가는 서술트릭외에도 독자가 예상하지 못한 이중, 삼중의 다양하고 입체적인 트릭을 준비해 놓고 있다.


각 단편에 들어가기 앞서 '과연 어떠한 유형의 서술트릭이 등장할까'하는 기대 심리에 눈 부릅뜨고 읽었지만 하나도 제대로 맞히질 못했다. 그나마 두 번째 단편만 두 여성의 부자연스러운 대화를 통해 어느 정도 감을 잡았을 뿐. 일단 첫 번째 단편세 번째 단편이 제일 마음에 든다. 서술트릭의 정석을 보여주었다고나 할까. 내가 작품 속 등장인물이라면 가볍게 사건의 진상을 파악한다. 하지만 그럴 수 없다. 나는 작품 밖의 독자이니까. 어쨌든 유쾌하게 속았다. 고정관념의 맹점이 그래서 무서운 것이다.


가장 본격 추리 성향이 강한 네 번째 단편은 그래서 더욱 집중하며 읽었는데 사건의 해결 부분이 서술트릭인지 (아니면, 그냥 **을 이용한 트릭인지) 명확히 다가오지 않는다. 서술트릭의 개념이 모호해지는 순간이다. 다섯 번째 단편은 일본어 특유의 언어유희에 각종 외국어를 혼용하는 어수선함으로 독자를 속이고, 마지막 여섯 번째 단편에서는 앞선 단편들의 트릭을 종합적으로 집대성하는 궁극의 서술트릭이 등장한다. 전혀 그런 방향이라곤 예측하지 못해서 깜짝 놀랐다. 제대로 당했다. 작가의 기발한 아이디어에 감탄할 뿐. 근데 여기서 끝이 아니다. 작가는 작가 후기에서도 보너스 형식으로 일곱 번째 서술트릭 단편을 선보인다. 신세대 작가다운 장난스럽고 재미난 시도이자 통통 튀는 재기발랄한 작품 성향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서비스 정신이 투철한 작가에게 박수를 보낸다. ㅎ


책을 읽어보니 확실히 서술트릭에도 다양한 유형이 존재한다. 그것을 재미난 스토리텔링에 녹여내는 것이 작가의 역량이다. 즉, 서술트릭이 빛을 발하려면 재미나고 흥미진진한 스토리텔링이 필수이다. 기존에 읽은 유명한 서술트릭 작품들이 대부분 살인을 기반으로 한 본격 추리 형태의 무겁고 진지한 작품들이어서 긴장감이 충만했다면, 니타도리 게이 작가의 작품은 밝고 경쾌한 분위기의 코지 미스터리 형식이다. 그래서인지 긴장감은 조금 떨어진다. 하지만 이 책을 통해 서술트릭의 다양한 세계를 맛볼 수 있어서 충분히 만족스럽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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