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벗어나고 싶기도 매이고 싶기도 | 셀수없는별처럼 2012-06-30 0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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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가족입니까

김해원,김혜연,임어진,임태희 공저
바람의아이들 | 201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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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사람이 네 사람이 아닌, 네 사람이 네 사람 이야기를 썼다. 휴대전화기 광고에 나오는 네 사람한테는 저마다 식구가 있었다. 딸, 엄마, 아들, 아빠 이렇게 나온다. 엄마 역이니까 엄마여야 한다고 생각했는데, 책 속에서는 딸이었다. 휴대전화 광고에서 딸은 엄마한테는 착하고, 아빠한테는 사랑스럽고, 동생한테는 다정했다. 그렇지만 진짜 딸인 예린은 광고와는 아주 달랐다. 그것은 당연한 일인지도 모르겠다. 엄마 역인 안지나도, 아들 역인 재형이도, 아빠 역인 박동화도 그랬다. 광고를 찍게 되면서 모두 자기들 식구를 생각하게 된다. 보통 때는 거의 생각하지 않는 것이기는 하다. 솔직히 나 또한 거의 생각하지 않았다. 이 책을 보고서 생각해봤지만 여전히 뭐라 말하기 어렵다. 이것은 누구나 다 그렇지 않을까 싶다.

식구라는 울타리에서 벗어나고 싶어하면서도 울타리 안에 가만히 있고 싶어하기도 한다. 간섭 받고 싶어하지 않지만, 관심 가져주지 않으면 섭섭하게 생각한다. 어쩐지 식구에는 긍정과 긍정이 아닌 두 가지가 다 있는 듯하다. 어떤 게 좋은 식구고 좋은 가정인지는 잘 모르겠다. 아니 완벽한 것은 없다고 생각하는 게 좋을 듯하다. 시간이 가면서 낡아가는 물건처럼. 이 책 속에서는 집이라는 말을 썼다. 자꾸 고치며 돌보면서 앞으로도 살아가야 한다고. 식구는 남하고는 다르게 완전히 끊어지지 않기도 한다. 끊고 사는 사람도 아주 조금 있지만. 끊어졌다 해도 다시 이을 수 있기도 하다. 그래서 우울하기도 하지만. 책 속에 나오는 사람들은 우울해하지 않는다. 다들 좋은 쪽으로 생각하고 앞으로 나아간다. 나도 그러도록 해야 할 텐데.

광고도 그렇고 소설도 그렇고 사람들은 자신이 바라는 것을 나타내고, 보고 싶어하는 듯하다. 조금 이상한 말이 된 것 같다. 광고 속에 나온 식구들과 실제 식구가 다르다고 썼으면서. 다르기는 했지만 끝은 좋았다. 어떤 사람이든 그렇지만, 식구들이 서로를 그대로 받아들여준다면 마음이 아프거나 괴롭지 않을 텐데. 다른 사람보다 식구는 서로 자기가 바라는 사람이었으면 하니까 말이다. 이런 일은 부모가 자식한테 그럴 때가 더 많던가. 자꾸 엉뚱한 곳으로 흘러가는 듯하다. 여기까지만 쓸까 한다.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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넘쳐나는 광고의 큰물에 빠지지 않기 | 셀수없는별처럼 2012-06-30 0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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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나는 사고 싶지 않을 권리가 있다

미카엘 올리비에 저/윤예니 역
바람의아이들 | 2012년 0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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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에 책 제목을 잘못 봤다. 《나는 사고 싶지 않을 권리가 있다》에서 ‘사고’를 ‘살고’라고 보았다. 청소년 소설에 이런 제목이 했다. 그러면서도 책을 빌렸다. 집에서 뒤에 씌어 있는 ‘사고 싶다’를 보고 제목을 제대로 봤다. 사고 싶지 않을, 사지 않을 권리는 우리한테 있다. 이것은 언제나 생각해야 하는데, 보고 들으면 사고 싶어진다. 마음이란 정말 이상한 것이다. 없으면 없는대로 살아갈 수 있는데 한번 쓰기 시작하면 그게 없으면 살아가기 힘들어진다. 마음을 굳게 먹고 없애는 사람도 있기는 할 것이다. 그나마 쉽게 없앨 수 있는 것은 텔레비전이다. 텔레비전은 보다 보면 자꾸 보지만 안 보면 보지 않고도 살아갈 수 있다. 무엇보다도 텔레비전 방송을 써서 사람들한테 보여주는 광고가 가장 많지 않을까. 그것은 보고 싶지 않아도 봐야 한다.

프랑스에서 먼 섬 마요트에서 살게 된 위고. 프랑스와는 아주 다른 곳. 부모님이 잠시 마요트에 있는 학교에서 아이들을 가르치게 되어 식구들이 모두 그곳에 갔다. 처음에는 낯설었던 곳인데 시간이 흐르면서 위고는 마요트의 생활에 익숙해졌다. 그렇지만 마요트에서 알게 된 자이나바와 깊은 관계까지 가서 위고는 섬에서 떠나와야 했다. ‘사고 싶지 않을 권리’에 이런 이야기까지 들어가다니. 정말 그런 일이 일어나지 말란 법이 없기는 할 것이다. 마요트에서 만난 프랑스와즈 선생님은 위고한테 마요트에서 보낸 시간이 영향을 미칠거라고 했는데 정말 그랬다. 할머니, 엄마, 여동생은 물건 사기에 바빴다. 위고의 눈에 프랑스 사람들은 쓰지 않을 물건을 사는 것처럼 보였다. 그리고 누군가한테 보여주기 위해서 샀다. 위고는 예전에는 즐겁게 지냈던 크리스마스도 싫어하게 되었다. 이런 생각을 하는 게 나쁘지는 않지만 위고는 너무 한쪽으로만 치우쳤다.

우연히 위고는 광고에 스프레이를 뿌리는 샤를리를 만났다. 샤를리와 샤를리 부모님은 운동가 단체에 들어가 있었고, 그 단체에서는 광고 청소부 협회를 만들었다. 사실 샤를리가 하는 일은 법에 어긋나는 일이다. 위고도 샤를리와 함께 광고에 스프레이를 뿌리기도 했다. 이상하게도 그런 일들이 나한테는 위고가 샤를리한테 잘 보이기 위해 하는 것처럼 보였다. 위고가 아직은 여자아이한테도 관심있어 할 때라서 그렇기는 하겠지만, 자이나바와 있었던 일을 벌써 잊어버린 듯한 느낌이 들기도 했다. 위고는 아직 부모님과 살고 있고, 부모님이 돌봐주고 있다. 그렇다고 자기 생각을 갖고 세상에 대해 화를 내지 않아야 한다는 말은 아니다. 프랑스와즈 선생님은 넘쳐나는 광고와 물건을 많이 사는 사람들을 비판하는 위고한테 너그러움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는데, 그렇다, 세상에 대한 너그러움도 있어야 한다. 내가 위고보다는 오래 살아서 이렇게 말할 수 있는 것인가.

위고가 여자아이한테 빠지는 것만 나오지 않았다면 좀 좋았을 텐데. 위고와 같은 생각을 하는 친구를 만날 수도 있었는데. 그런 일은 앞으로 일어날지도 모르겠다. 내가 생각해야 할 것은 나한테 필요한 것만 사기다. 사야 하는 것도 거의 사지 않는 나인데.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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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 좋을대로 이용만 하고 | 셀수없는별처럼 2012-06-28 0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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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쓰리 세컨즈 2

안데슈 루슬룬드,버리에 헬스트럼 공저/이승재 역
검은숲 | 2012년 0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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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 두번째 권을 봤습니다. 호프만이 어떻게 될지 알고 싶어서요. 책을 다 보고 나서는 나는 왜 그런 데만 마음을 썼을까 했습니다. 두번째 권에서는 이야기 흐름이 많이 달라집니다. 생각하지도 못한 곳으로. 호프만이 교도소에 마약만 들여온 게 아니라 다른 것도 들여왔다는 것을 잊고 있었습니다. 호프만은 교도소장을 일부러 주먹으로 쳐서 가둬두기만 하는 독방에 들어갔습니다. 호프만이 처음에 옮긴 독방은 밖으로 나올 수 있고, 다른 죄수와 만날 수도 있었습니다. 호프만은 자기 자신을 지키려고 했습니다. 전화를 걸게 해달라고 해서 했지만 경찰 쪽 사람은 파울라나 호프만이 누구인지 모른다고 했습니다. 호프만은 경찰이 자신을 버렸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그래서 호프만은 총과 폭탄을 넣어둔 책을 가져다 달라고 했습니다. 책 안에 그런 게 있다고는 교도관이 생각하지 못했습니다. 책 안에 넣는 방법은 옛날식인데 지금도 할 수 있을까요. 호프만은 총으로 교도관을 꼼짝 못하게 하고 호프만을 죽이려고 한 죄수는 총으로 쏴서 죽였습니다. 그리고 나이 많은 교도관 한 사람과 보이테크(마피아)에서 보낸 죄수 한 사람을 인질로 삼았습니다.

교도소에는 많은 경찰들이 왔습니다. 그리고 그 교도소를 잘 아는 에베트 그렌스한테 지휘를 맡겼습니다. 호프만과 만나서 이야기를 하려던 에베트였는데 말입니다. 호프만이 아팠던 적이 없다는 것을 알게 되지만, 교도소장이 다른 사람한테 명령 받아서 호프만을 본래 감방으로 보내려고 했다는 일은 나중에야 알게 됩니다. 에베트는 인질을 살리기 위해서 저격수한테 호프만을 쏘게 합니다. 호프만을 경찰 끄나풀로 쓰던 사람들은 그렇게 되기를 바랐고요. 이런 것은 말하지 않는 게 나을지 모르겠는데, 책 뒤를 보면 호프만이 ‘식구들을 위해서 죽기로 마음먹는데…….’ 하는 말이 씌어 있습니다. 호프만을 쏜 사람도 호프만이 죽으려고 했다고 말했지만, 저는 아무래도 호프만이 죽으려고 했다는 생각이 들지 않았습니다. 진짜 그렇기도 했고요. 에베트도 호프만을 죽였다고 생각하면서도 뭔가 마음에 걸린다고 했습니다. 저격수가 호프만을 쏜 다음에 한번 더 무엇인가가 터졌습니다. 1권에는 호프만이 많이 나왔는데, 2권에는 에베트 그렌스가 많이 나옵니다. 겉으로 호프만은 죽은 사람이 되었기 때문이기는 하죠.

호프만이 경찰 관계자들과 만나서 이야기 한 것을 녹음한 것과 여권을 받은 에베트 그렌스는 호프만이 경찰의 비밀 정보원이라는 것을 알게 됩니다. 에베트는 범죄자의 죄를 눈감아주고 정보원으로 쓰는 일을 반대하는 사람이었습니다. 사실 저는 말하는 게 녹음되어 있는 것만으로 어떻게 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에베트 그렌스는 관계자들한테 말을 듣고 감시카메라도 보더군요. 확실한 증거를 잡은 것이겠죠. 그리고 에베트 자신이 호프만을 죽인 게 아니고, 다른 사람(경찰 관계자)이 죽였다고 여기고 죄책감을 덜어냈습니다. 역시 호프만은 죽지 않았습니다. 에베트 그렌스도 호프만이 살아서 교도소에서 나가는 모습을 봤습니다. 살아서 식구들을 만나야 한다는 마음이 컸겠죠.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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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키다 | 셀수없는별처럼 2012-06-27 0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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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쓰리 세컨즈 1

안데슈 루슬룬드,버리에 헬스트럼 공저/이승재 역
검은숲 | 2012년 0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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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 스웨덴 사람이 쓴 소설을 보기도 하는군요. 알고서 본 것은 아니고 그저 우연입니다. 그리고 범죄소설이라는 것도 거의 처음 본 것 같네요.(처음이 아닐지도) 지금은 거의 안 보지만, 옛날에는 영화를 봤군요. 영화가 모두 오리지널 시나리오가 아닐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이제야 했습니다. 일본은 영화뿐 아니라 드라마, 애니메이션 원작이 소설일 때가 많다는 것을 알고 있지만, 다른 나라도 그럴거라는 생각을 못했다는 겁니다. 이 소설도 영화 판권이 팔렸다고 하네요. 솔직히 처음에는 이야기가 머릿속에 잘 들어오지 않았어요. 처음에 어떤 남자가 콘돔을 먹는다고 했거든요. 내가 잘못 봤나 하는 생각을 하기도 했습니다. 두번째 나온 사람한테는 파울라라는 사람이 전화를 했는데, 도와달라고 했어요. 세번째 나온 사람은 에베트 그렌스 형사로 요양원에 가서 죽은 사람을 생각했습니다. 아마 아내였던 것 같습니다. 그 다음에야 맨 앞에서 남자가 콘돔을 먹은 까닭을 알았습니다. 그 안에는 마약이 들어 있었습니다.

피에트 호프만은 마약을 옮긴 사람들한테 콘돔을 토해내게 했어요. 이런 거 예전에 어디선가 본 적 있는 것 같기도 하네요. 다른 데 있는 마약을 옮겼던가. 호프만이 마약 거래를 하는 사람처럼 보이는데, 이 사람은 스웨덴 경찰을 돕는 정보원입니다. 이런 것도 가끔 봤군요. 범죄자가 경찰과 손잡고 다른 범죄집단의 정보를 알아보는 것. 가끔은 경찰이 범죄집단에 들어가기도 하죠. 호프만, 아니 비밀 요원 파울라는 동유럽 마피아가 겉으로 내세운 보안경비회사를 하며, 믿음을 쌓았습니다. 호프만한테는 아내와 아들 둘이 있었는데 호프만을 식구들을 사랑했습니다. 아내한테 거짓말 하는 것을 미안하게 여겼습니다. 마피아는 스웨덴 감옥에서 죄수한테 마약을 팔려고 했습니다. 그 일을 호프만한테 하게 합니다. 경찰은 마피아를 잡을 수 있는 좋은 기회라 생각하고 비밀 요원 파울라를 감옥에 들어가게 합니다. 하지만 호프만이 경찰 끄나풀이라는 게 들키면 그걸로 끝이었어요.

쓰기 전에 생각을 잠깐 했는데 생각한 대로 쓰지 못했네요. 역시 생각만 하기보다 그냥 쓰는 게 더 낫다고 봅니다. 호프만은 살인사건과 관계가 있었습니다. 마약을 사겠다고 한 사람이 자기 목숨이 위험해지자 자신을 경찰이라고 했거든요. 그곳에 있던 마피아 한 사람이 그 사람을 죽였습니다. 죽임을 당한 사람은 덴마크 정보원이었습니다. 정보원이 죽임을 당했다고 신고한 사람은 호프만이었습니다. 이 사건을 맡은 사람은 에베트 그렌스 형사입니다. 에베트는 끈질긴 사람이었습니다. 벽에 부딪친 살인사건을 알아보다가 호프만에 이르릅니다. 에베트가 호프만을 만나러 교도소에 간다고 하니, 경찰에서는 호프만을 덮어버리기로 결정합니다. 교도소에 가기 전에 호프만이 경찰 쪽 사람들이 하는 말을 녹음해서 증거를 만들어 두었는데 그게 호프만한테 도움이 될지 안 될지. 그리고 에베트는 호프만을 도와줄지 도와주지 않을지. 먼저 호프만이 감옥에서 살아남아야겠군요. 호프만이 경찰 끄나풀이라는 것을 죄수들이 알아버렸거든요. 그것은 경찰이 흘린 것입니다.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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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인지 현실인지 | 셀수없는별처럼 2012-06-26 0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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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그해 여름, 닷새

이준호 저
사계절 | 2011년 0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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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볼 때, 아니 보기 전부터 집 바로 앞에 있는 음식점에서 음악을 크게 틀어두었다. 가끔 음악 소리 때문에 엄청 짜증이 날 때가 있었는데, 오후가 되면 소리가 조금 작아졌다. 그런데 이 책을 볼 때는 하루종일 시끄러웠다. 큰 소리 때문에 몸도 안 좋았다. 시끄러우니 소리 좀 줄여달라는 말도 못하는 나다. 그리고 음식점에서 틀어둔 것은 나한테는 음악이 아니라 시끄러운 소리일 뿐이다. 다른 때는 가게 가까이에 가야만 소리가 들렸는데 왜 이 책을 볼 때는 하루종일 크게 틀어두었을까. 사람이 많이 오지도 않는 것 같은데. 왜 가까이에 사는 사람이 해를 입는다는 생각은 못하는 것인가. 자기들만 좋으면 다인가. 여기는 시내 한가운데가 아니다. 하루뿐 아니라 늘 그렇게 큰 소리가 들리면 어쩌나 무척 걱정스럽다. 몇 해 전에도 이런 말 쓴 적 있는데, 나는 그때와 달라진 게 없다. 하나 더, 소리가 아닌 빛 때문에 짜증난다. 우리 집이 있는 곳은 그리 어두운 곳이 아니다. 그런데 우리 집 바로 앞에 가로등이 생겼다. 없어도 되는 것을 왜 세웠을까. 시청은 시민이 내는 세금을 쓸데없는 데 쓰는구나. 갈수록 나빠지고만 있는 둘레 환경이다.

누군가한테 말하지 못하고 이런 곳에다 쓰다니. 들어줄 사람이 없어서다. 그렇다고 아무 말도 쓰지 않고 넘어가면 마음이 더 안 좋을 듯해서다. 요새는 더 책을 집중해서 못 보고 있는데, 그런 상태에서 느낌을 쓰면 안 될지도. 그러고 보니 이 책 안에서 담이는 책을 보다 보니 다른 생각이 들지 않아서 좋다고 했는데 나는 그렇지 않았다. 하긴 담이가 책을 보던 곳은 아주 조용한 곳이었다. 담이 할아버지는 대장암에 걸렸는데 병원에서 고치지 않고, 조용한 시골에 가서 약초와 버섯으로 암을 고쳤다고 한다. 담이가 할아버지 집에 가게 된 까닭은 마음을 다쳐서다. 본래 그렇게 똑바르게 살았다고 할 수 없지만 한편이라고 생각했던 친구들한테 배신을 당했다. 담이는 일진에 들어가 있었다. 그런 데 들어간 것은 그저 누군가한테 보여주기 위한 게 아니었나 싶다. 아이들이 담이를 함부로 대하지 않고 무서워했으니 말이다. 그러면서 담이는 돈을 빼앗는 다른 일진 아이들을 얕보기도 했다. 어쩌면 그런 담이 마음이 아이들한테 전해져서 담이를 함정에 빠뜨린 것인지도.

담이가 태어난 날이 오자 일진 아이들은 비싼 청바지와 엠피스리 플레이어를 담이한테 주었다. 그런데 다음 날 선생님이 담이가 자기 선물을 사게 하려고 다른 아이들한테 돈을 거두라고 시킨거냐고 했다. 당연히 담이는 그런 일을 시키지 않았다. 나중에는 담이가 시킨 게 아니라는 게 드러났지만, 선생님이나 아이들은 담이를 여전히 안 좋게 보았다. 담이 엄마는 그런 일은 잊으라며 중국여행을 하라고 했다. 마음에 안 드는 부분이다. 중국여행이라니. 돈 많은 집이구나 했다. 담이는 중국에 떠나는 날 집에 쪽지를 써두고 할아버지 집에 갔다. 할아버지는 담이한테 별다른 말을 하지 않았다. 할아버지는 담이한테 다락방 정리를 해달라고 부탁했다. 다락방을 정리하던 담이는 비닐 끈에 묵여있는 책을 찾았다. 그 책을 자기 방으로 가지고 와서 읽었다. 이튿날에는 할아버지한테 약초 이야기를 듣고, 창고 안에 있는 약초를 보다가 살구나무가 있는 데서 살구를 따먹기도 했다. 담이는 청설모가 살구를 먹지 못하게 쫓다가 할아버지가 키우는 개 미순이를 나무에 묶어두고 청설모를 쫓아내게 만들었다.

뱀딸기를 따던 담이는 뱀한테 물렸다. 그리고 정신을 잃었다. 그날밤 정신이 든 담이 앞에 두 발로 선 청설모가 나타나서 떠날 준비를 하라고 했다. 청설모는 담이가 살구나무에서 쫓아버린 그 청설모라고 했다. 담이가 청설모한테 무엇인가 물어보면 대답해주지 않았다. 아니, 담이는 청설모한테 아무것도 물어볼 수 없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아무것도 말해주지 않은 것은 아니었다. 청설모가 담이를 데리고 간 곳은 사회질서를 어지럽힌 사람들이 새롭게 태어나는 곳이었다. 그곳은 책 속 세계로 이어졌다. 그런 것을 즐길 수도 있었을 텐데 담이는 그럴 수 없었다. 왜냐하면 혼자 떨어지거나, 죽임을 당할 뻔하기도 했기 때문이다. 담이가 《벌거벗은 임금님》을 봤을 때는 자신의 모습을 보았다. 자기 스스로는 멋지게 보일거라 여기지만, 다른 사람은 웃음을 참고 있었다. 벌거벗은 임금님은 일진에 있던 담이 모습이었다. 《피리 부는 사나이》에서는 아무 생각 없이 사람들이 그곳으로 가니까 자기도 간다는 말이 나왔다. 나기 생각을 가져야 한다는 말이겠지.

어느 곳은 책이 합쳐지기도 했다. 심청이가 갇혀 있었는데 머리카락은 라푼첼처럼 길었다. 담이는 일진 아이들한테 받은 청바지와 엠피스리 플레이어를 없애고 싶어했다. 엠피스리 플레이어는 고양이한테 주었고, 청바지는 신드바드의 모험에 나오는 할아버지한테 주었다. 고양이는 브레멘 음악대와 장화 신은 고양이에 나왔다. 담이는 프랑켄슈타인과 드라큘라를 만났을 때는 둘이 무섭지 않다는 것을 사람들한테 말하려고 했는데 그러지 못했다. 담이는 벌레가 되었다. 벌레가 된 담이는 엄마, 아빠 그리고 여동생이 자신을 많이 생각해준다는 것을 깨달았다. 소설 《변신》은 못 봤지만, 담이가 한 말로는 벌레가 된 사람은 식구들이 모르는 체했다고 했는데 담이는 소설과는 달랐다.

현실 세계로 돌아온 담이는 조금 달라졌다. 그런데 작가는 담이가 겪은 여러 일들이 꿈인지 현실인지 알 수 없게 만들었다. 장화 신은 고양이는 이어폰을 꽂고 있고, 신드바드의 모험에 나온 할아버지는 청바지를 입고 있었다. 청설모를 따라간 곳에서 담이는 일진 아이도 만났다. 담이는 다른 아이들도 자기와 같은 일을 겪었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솔직히 나는 그런 아이들과 인연 끊고 사는 게 낫다고 생각했는데 작가는 다시 좋은 사이가 되기를 바랐다. 내가 담이보다 마음이 좁은 것인지도.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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