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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범한, 너무나도 평범한. | 감상 2017-10-27 15: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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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82년생 김지영

조남주 저
민음사 | 2016년 10월

내용     편집/구성     구매하기

소설 같은 삶, 삶 같은 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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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회과학 연구방법론에 심층인터뷰라는 방식이 있다.

  정해진 연구주제에 따라, 적합한 대상을 찾아 그의 진솔한 이야기를 깊숙이 인터뷰하는 방법이라 할 수 있겠다.

 82년생 김지영은 82년생, 여성의 생애사를 주제로 한 심층 인터뷰라는 느낌을 받았다.

 그 사실은 김지영이 실존하는 인물과 같다는 점에서 진실성을 부여했고

 공감 대상의 폭을 탄탄히 확보하고 있다.  

 그렇지만 한 편으론,

 문학작품을 읽으며 느낄 수 있는 내면의 정서적 공명은 제거되어버린 듯 했다.

 논문을 읽으면서 눈물짓는 사람은 없지 않는가.

 

추가적으로 82년 생 김지영은 이렇게 살았구나, 나와 비슷한 삶의 궤적을 밟았구나, 라는 생각은 했지만

 김지영의 삶은 나보다 좀 더 나은 처지에 있었기 때문에 그런 면에서 처절함은 반감되었다.

 

 한편으론 어쩌면 만약 이것이 진짜 인터뷰였다면, 좀 더 처연하고, 생생한 지영이의 마음을 알 수 있었을 것이란 생각도 든다.

 작년 사회학 석사 논문을 쓰며 나는 20~30대 여성들을 만나 심층 인터뷰를 했었다.

 주제는 화장경험이었다.

풍부한 이야기들이 나왔다.

그녀들은 인터뷰를 하는 동안 자신의 삶의 주인공이었으며,

 자신들의 삶을 풍성하게 진술했다.

 때론 깔깔거리는 웃음이, 외모에 대한 푸념이, 외모지적 하는 타인들에 대한 투덜거림이 

아직도 만져질 만큼 생경하게 그려진다. 

 

그런 의미에서 작가는 인터뷰 내용을 자신의 말로 풀어가는 학자의 포지션과 작가의 포지션 사이에서 애매한 줄타기를 하고 있는 듯했다.

 

물론 82년 생 여성들에 대한 삶의 궤적을 추적함으로써 많은 공감을 얻고 사회적 문제들에 대한 인식이 공론화될 가능성을 주었다는 점에서 소설의 의의는 다한 듯 하지만,

좀 더 지영이의 마음의 처절함이 드러날 수 있었다면, 지영이의 말이 더 많이 담길 수 있었다면

82년생이 아닌, 여성이 아닌, 지영이가 아닌 이들의 마음을 울리면서 까지 다가갈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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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이 책을 읽으면 한 번쯤은.. | 감상 2017-10-27 1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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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테러의 시

김사과 저
민음사 | 2012년 01월

내용     편집/구성     구매하기

이 글을 읽고 이것자체가 테러라고 생각한다면 작가는 성공했다고 미소지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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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가 알고 있는 제니는 그 옛날 남자셋, 여자셋이란 시트콤의 이제니,

  그리고 포레스트 검프에 여주인공 제니가 다였다.

   그리고 테러의 시를 읽고 또 한 명의 제니를 제니리스트에 추가한다.

 

  제니는 원래 이름이 없었다.

  서걱거리는 모래위에 지어진 언제 부서질지 모르는 위태한 것이 바로 제니였다.

  아버지는 제니를 강간하고,

  모르는 남자들이 제니를 강간하거나 때렸고,

  남자3이 제니를 강간하고,

  리가 제니를 사랑이라 포장해 강간했고,

  서울이 제니를 강간하고,

   마약이 제니를 강간하고,

   교회가 제니를 강간하고,

   제니를 모르는 대학생들이 예술속에 제니를 멋대로 승화함으로 강간하고,

  도시 재개발이 제니를 강간한다.

  이것은 제니가 당해온 강간의 기록이다.

 

 김사과는 노골적이고, 폭력적인 묘사를 서슴치 않으며 제니가 당한 강간의 역사를 기록하는 역사가와 같다.

 

 포레스트 검프의 제니도 아버지에게 강간당했다.

 마약에 강간당했고, 반전운동을 하던 남자친구에 의해 강간당했다.

 이제니는 지금 브라운관에서 사라졌지만 베이비 페이스에, 가슴이 크다는 즉, 미국식으로 표현해

 글래머러스한 원조 베이글녀라고 불렸다.

 

 나는 이제 제니라는 이름에서 어떤 서러움마저 느껴진다.

 

 아무것도 몰라요, 말하는 제니는 멍청하다.

 제니는 정말 멍청한가?

 제니는 멍청한 것이 아니라 시종일관 멍하다. 멍한 상태다. 정서적 둔마에 빠져있다.

멍청한 것과 폭력적 상황에 지속적으로 노출됨으로 멍해지는 것은 전혀 다른 의미다.

내가 보기에 멍청한 건 도시다.

자기 안에 테러를 품고 살아가면서 테러를 방지하려고 하는 멍청한 도시.

 

김사과는 상상만으로 이 소설을 썼을까?

멍청하고, 폭력적인 도시를 거니는 작가는 자신이 목격한 테러들을 나열한다.

한편으로 그녀는 누구보다 먼저 테러를 나열함으로 언어를 누구보다 먼저 독점했다.

자본주의 원리로 거대기업이 된 그녀는 언어를 선점했다.

여전히 테러를 당하는 현실의 제니들은 강간당하고, 울고, 배고파 할 뿐이다.

 

김사과의 테러의 시가 팔려나간다.

상품이 되어 자본주의 상품이 되어 더 잘 팔려나가려고 이벤트가 곁들여져 팔려나간다.

제니는 모래에 뒤덮이듯 언어에 뒤덮인다.

제니는 숨고 언어만 남았다.

 

제니는 결국 김사과에게도 강간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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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예술이라는 은하에서』 서평단 모집 | 기본 카테고리 2017-10-22 2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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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어클럽


예술이라는 은하에서

김나희 저
교유서가 | 2017년 09월


안녕하세요, 리벼C입니다.

『예술이라는 은하에서』 서평단을 모집합니다.

신청 기간 : ~10월 26일(목) 24:00

모집 인원 : 20명 

발표 : 10월 27일


신청 방법 : 댓글로 신청해주세요

나의 언어는 음악이다
예술이라는 우주에 선 우리 시대 예술가 26인과의 대화
 
는 나를 ‘음악으로 글을 쓰는 작가’라 여긴다. 내가 하려는 것은 음악이지만 
결국 글을 쓰듯 음악으로 의미 있는 문장들을 만들고, 그것으로 소통하고 
누군가의 가장 깊은 심연에 가닿고 싶기 때문이다. 나의 언어는 음악이다.
_파스칼 뒤사팽(프랑스 작곡가)
 

우리 시대 거장들의 말에 경청하다
신간, 김나희 인터뷰집 『예술이라는 은하에서』는 요즘 보기 드문 ‘세심한 경청’의 기록이다. 
저자는 파리에 거주하며 그곳을 중심으로 칸, 엑상프로방스, 브뤼헤, 베를린, 루체른, 런던 등 유럽의 여러 도시들을 누비며 정명훈, 박찬욱, 조성진, 마렉 야놉스키, 미셸 슈나이더 등 26인의 인터뷰이들을 만났다. 
음악부터 문학, 철학, 영화까지 장르를 넘나드는 인터뷰이들의 면면은 화려하다. 세계가 주목하는 석학, 거장들의 발언은 깊은 울림을 남긴다. 
언어와 국적이 다른 이들은 인터뷰어 김나희의 신선하고도 섬세한 질문에 평소 접할 수 없는 귀중한 이야기들을 들려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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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안에 스며드는 사회에 관한 이야기. | 감상 2017-10-17 1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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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편의점 인간

무라타 사야카 저/김석희 역
살림출판사 | 201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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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온전한 개인입니까에 대한 질문과 개인적이지만 전체적인 대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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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무것도 아닌 사람이라고 스스로를 규정한다.

  그러다가도 내 안에 너무나 많은 이들이 존재하는 것을 마주할 때면 정말 나는 아무것도 아닌 짐승과 다름아님을 깨닫는다.

 

  편의점인간은 보통인간에 대한 집단의식과 집합의식이 개인에게 궤변과 같은 말과 논리로 어떻게 억압하는 가를 매우 현실적으로 보여준다. 82년생, 김지영씨라는 한국의 소설이 시간성 속에 변화하는 특정 세대와 젠더에 관한 이야기라면, 편의점 인간은 좀 더 특정공간을 중심으로 보편적 인간의 이야기를 다룬다. 개인적으론 얼마전 82년생, 김지영씨라는 소설을 읽고 난 뒤 어딘가 모르게 비어있는 일상성의 세밀한 묘사를 편의점 인간을 통해 충족시킨 기분이었다.

 

후루쿠라는 사이코패스 처럼 보인다. 나는 그러나 사이코패스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사이코패스로 진단을 내리기 위해선 몇 가지 조건이 충족되어야 하지만 후루쿠라는 공감성의 결여를 제외하고선 사이코패스로서  완전한 조건을 갖추지 않았다. 부모님의 학대, 폭력, 가정의 불안정, 사기성, 무책임함 등등..그녀의 부모는 그녀가 보통인간이 되길 원하며 기다려주기도 하고, 그녀는 자신이 받는 임금에 포함된 컨디션 조절을 압박적이리만큼 지키려고 하는 책임감 까지 갖췄다. 단지, 우리가 그녀를 사이코패스처럼 느끼는 이유는 삽으로 누군가를 내리쳤다는 것, 그녀가 아기의 울음소리를 잠재우는 방법의 잔혹함 정도다.

그러므로 후루쿠라는 사회와 집단이 규정한 완벽한 보통인간도 아니고, 완벽한 사이코패스도 아니다.

 

누군가는 후루쿠라가 끊임없이 타인을 모방하므로 자신을 포장하고 있다고 할지도 모르겠다.

그런데, 나는 여기서 예수의 말이 떠올랐다.

너희 중의 죄 없는 자만이 저 여자에게 돌을 던져라.

너희 중 타인을 보지 않고 사는 자만이 후루쿠라에게 돌을 던져라.

 

 

그렇다면 그녀가 따라하는 이즈미상이나 다른 편의점 생물들은 어떠한가.

그들은 완벽한 보통의 인간인가.

 

세상에는 수많은 다른 집단의 규범들이 존재한다.

그것은 종교집단의 규범일수도 있고, 과학자들의 집단일 수도 있고, 범죄집단의 규범들일 수도 있다.

어떤 집단가치에 따르면 편의점의 점장도, 후루쿠라의 여동생도 '야단' 맞을 수 있는 인간이다.

어쩌면 자신들도 알게 모르게 이미 집단의식에 스며들어 있으며, 자신이 스며들기까지 '왜? 그래야하는거지?'라는 질문을 하지 않은, 인간으로서의 주체성을 스스로 포기한 짐승들일지도 모른다.

 

 

그리고 지금 나의 이러한 말들도 누군가에 관점에선 매우 편협한 사고방식으로 보일수 있다.

 

 

불확정성.

연애, 결혼, 학업, 아이, 경제적 활동, 5초 후, 내일, 유가변동 등 이 세대에 확정된 사실은 아무것도 없다.

심지어 1+1이 2이기도 하지만, 귀요미이기도 한 세상아닌가.

이러한 세상에 고정된 집합의식을 따르는 것이 어쩌면 더욱 위험한 일일지도 모른다.

작가는 불확정적인 사회를 살아가는 보통의 인간은 후루쿠라라고 오히려 이야기하는 듯 하다. 후루쿠라의 폭력성은 독자들의 시선을 붙들어 두는 장치에 불과했을지도 모른다. 더군다나, 살면서 누군가를 죽이고 싶을 정도로 미워한 경험도 꽤 보편적 경험이지 않은가. (후루쿠라는 결국 아무도 죽이지 않았다)

 

불확정적인 세상에서 살아남기 위해선 자신을 사회로 확장시키는 것이 아니라, 끊임없이 내 안에 확장되는 사회를 받아들이는 방법뿐이다.

 

편의점 인간은 자본주의 사회에서 껍데기만 남은 우리들에 대한 알레고리다.

누군가는 나는 주체적으로 내 길을 선택해왔다고 주장할지도 모르겠다.

그렇지만, 어렸을 적 꿈이라는 건 그것조차 모델이 있다는 점이다.

태어나자마자, 과학자가 될거야라고 짐승적인 감각과 욕망으로 길을 선택한 사람은 없다.

주위의 대통령을 보고, 주위의 군인을 보고 주위의 어머니를 보고 우리는 결국 어떻게 살 것인가를 선택한다.

 

결국, 우리는 아무것도 아닌 자들이다. 삶에 거창함따윈 없다.

그러한 공유된 인생에 관한 비관주의가 가장 솔직한 태도가 아닐까 싶기도 하다.  

후루쿠라를 마주친다면, 쿨하게 모른척 스쳐지나가련다. 왜냐하면 우린 그런 인간들이니까.

가끔은 바깥고리가 없는 고독이 어쩌면 우리 모두의 구원이 될 수 있지 않을까 상상해본다.

 

 

그런데, 나는 바깥고리가 없는 고독이 도무지 상상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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