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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서평단 모집~1/2]『고통은 나눌 수 있는가』 | 기본 카테고리 2018-12-23 2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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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통은 나눌 수 있는가

엄기호 저
나무연필 | 201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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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단 모집 인원 : 5

발표 :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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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고통이 진짜 끝나긴 할까요?”
몸이 아픈, 마음이 힘든, 헤어짐이 슬픈, 
이 따위 세상에서 도무지 못 살겠는 사람들…
안간힘을 쓰며 버티고 있는 이들과 그 곁을 들여다보는
신중하면서도 사려 깊은 이야기의 세계

한국 사회는 오랫동안 고통을 이야기하는 것을 억눌러왔다. 고통은 부끄러운 것이고 고통을 말하는 것은 나약한 짓이라고 비난했다. 이 때문에 고통을 겪는 이들은 그것을 감추려고 했지 고통을 드러내며 이에 대한 언어를 만들어내지 못했다. 고통을 겪는 이들은 ‘언어 없음’의 상황에서 극심한 고통에 시달렸다.

그러나 이제 고통을 겪는 이들이 고통이 없는 것은 ‘정상 상태’가 아니라고, 고통은 늘 상존하는 것이라고 말하기 시작했다. 사람과 사회를 바라보는 기초 값이 바뀌기 시작했다는 점에서 고통에 관한 이야기가 나오기 시작하는 것은 좋은 전환이다. 이런 이야기들이 모여 우리 사회가 고통을 외면하고 고통을 겪는 이를 억압하거나 사회적 공간에서 제거하는 것이 아니라 언제 어디서나 있을 수 있는 고통에 대해 듣고 응답할 준비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지금 우리는 이러한 상황을 잘 다뤄내고 있는 것일까. 사랑과 정의의 이름으로, 사회적으로 존재하기 위해 자신의 고통을 전시하면서 소비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고통을 겪는 이들뿐만 아니라 주변에서 그들의 곁을 지키는 이들조차 함께 무너져가고 있는 것은 아닐까. 이 책은 한국 사회 내부의 깊은 속살을 드러내왔던 사회학자 엄기호가 켜켜이 쌓여 있는 고통의 지층을 한 겹씩 들여다보면서 발견하고 성찰해나간 우리 시대 고통의 지질학을 보여주는 저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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걷는 것에 대하여 | 감상 2018-12-17 1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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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걷는 사람, 하정우

하정우 저
문학동네 | 2018년 11월

내용     편집/구성     구매하기

당신의 걷기는 어떠신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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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셀러브리티가 유명세에 힘을 빌어 큰 출판사와 계약을 맺고 홍보를 대대적으로 하고 많은 판매부수를 올리는 현상에 거부감을 가지고 있었다. 커다란 기회 근처에 가보지도 못하고 습작에만 그치거나, 혼자 읽는 것에만 만족하고 좌절하는 수많은 이들의 모습이 먼저 떠올랐다. 그런 의미에서 나는 예전부터 하정우씨가 그림을 그리고 비싼 가격에 팔았다는 소식을 접할 때에도 솔직히 반갑지 않았다.

말의 독점, 깨달음의 독점, 삶의 교훈에 대한 독점, 일상적 감성에 대한 독점현상처럼 느껴졌다.

그런데도 왜 나는 이 책을 샀고, 읽었고 리뷰까지 쓰게 된 것일까.

 

사실 앞서 말했듯 연예인들이 책을 내는 것에 편견이 많았던터라 이 책을 사서 읽는 것이 처음에는 일탈처럼 느껴졌다. 그래, 내가 살다살다 이런 책도 사보는구나, 하는. 

그런데 솔직히 하와이에서 걷는다는 것이 궁금했다.

내 꿈은 내가 원할 때 언제든 하와이에 놀러가 여유롭게 걸을 수 있는 삶을 사는 것이었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처음 이 책을 이동하는 중이나 누군가를 기다리는 중이나 심지어 혼자 읽을 때에도 내가 하정우 팬이라고 오해를 받으면 어떡하지 하는 마음에 반으로 접어 표지가 보이지 않게끔 만들어 읽었다. 나도 참 별나다 싶긴하지만 처음엔 그랬다. 하지만 내 마음과 달리 책 중간중간에 하정우씨 얼굴이 찍힌 사진들이 굉장히 많이 포함되어 있어 표지를 가리는 것은 별 의미가 없어져 그냥 포기하고 책을 읽었다.

 

책은 우선 쉽게 읽힌다. 아, 이건 정말 하정우씨가 손수 쓴 것 같다는 인상을 많이 받았다. 왜냐하면 글을 쓰는 전문가의 손길이 닿지 않는 듯 일기처럼 담담하고 어렵지 않은 문장들로 이루어져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오히려 나는 이 책이 좋아지기 시작했다. 글을 유려하게 썼더라면  그럼 그렇지, 하고 책을 다 읽지 않았을 것이다. 그리고 하정우씨를 좋아하지 않지만 '영화'를 좋아해서 많은 영화를 보다 보니 그 안에 하정우씨가 있었던 적이 많다. 그래서 그의 목소리를 알고 있었기에 어느 순간 문장을 읽다보면 마무리 문장마다 하정우씨가 읽어주는 듯한 느낌을 많이 받았다. 그것은 글쓴이가 일치 하지 않으면 나타날 수 없는 현상이다.

어쨌든, 투박하고 담담한 일상에서의 기록들을 접하며 나는 누군가를 알아간다는 것의 재미를 느끼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책을 읽으며 많은 피로감을 느끼기도 했다. 문장에 대한 피로감이 아니라 작가가 얼마나 걷기를 주장하는지, 걷는 여정을 따라 읽다보면 읽는 것만으로도 넉다운되는 기분이었다. 그만 좀 걸어요 도가니 나가겠어요. 라는 말이 절로 나올정도로 걷고, 또 걷는다. 그런데 신기한 것은 어느 순간 내가 걷기 귀찮을 순간에 하정우씨를 떠올리게 되었다는 점이다. 아, 귀찮아 차타고 갈까하는 순간 아 맞다 걷기가 그렇게 좋댔지? 에이, 그냥 걸어가자, 하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그래서 또 다시 나는 걷게 되었다.

 

사실 나도 몇 년 전 하던 공부가 엎어지면서 나의 의지와 상관없이 몇 년동안 꿈꿔왔던 길을 반강제로 포기해야 했던 적이 있었다. 무언가 목표가 있어야 그것을 향해 나아갈텐데 목표가 없어지니 망망대해에 둥둥 떠있는 기분이었다. 무기력했고, 더욱더 아무것도 하지 않게 되면서 시간을 허비하자 내 젊은 나날이 이렇게 스러져 가는 구나 서글퍼졌다. 그런데 계속 그렇게 살다가는 정말 회복불능의 상태로 들어갈 것 같았고  이른 아침은 아니더라도 매일 일정한 시간에 맞추어 바깥으로 나가 이곳저곳을 걸었다. 내가 살던 곳은 작은 중소도시였기 때문에 왠만한 곳은 걸어서 다닐 수 있었고, 하루에 3시간 정도는 꼭꼭 걸어주려고 노력했다. 참 희한하게도 걷는 것은 그 자체만으로 뿌듯함을 주었다. 마치 노동을 한 후에 얻는 보람처럼 나는 걸었을 뿐인데 오늘 하루 허비하지 않았다는 기분을 가지게 되었고 아무것도 하지 않음에서 오던 죄책감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이 책을 읽으면서 나는 그 때의 내가 참 많이 떠올랐다. 그리고 억만년은 떨어져있는 것처럼 느껴지는, 잘 모르는 사람 하정우씨도 그래서 사람들에게 걸으라는 이야기를 하고 싶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 사람도 좌절해보았고, 걷는 것으로 치유했고, 에너지를 얻었고, 또 다시 살아갈 수 있었던 것이다. 그래서 어쩌면 좌절하고 있을 자신의 후배배우들, 또는 무명의 예술가들, 더 나아가 이 시대를 살아가는 일반인들에게도 걷기를 설파하고 싶었구나. 그런 의미에서 이 글은 자신의 사치나 자랑을 위한 것이 아닌 것 같았다.

 

대중들은 연예인들을 잘 안다고 착각하기 쉽다. 왜냐하면 얼굴을 알고, 목소리를 알고, 인터뷰나 예능에 출연하거나, 던지는 농담들을 보며 어떤 행동에서의 패턴을 찾게 되면 저 사람을 내가 잘안다고 생각하기 쉽기 때문이다. 그것은 비단 연예인 뿐만이 아니라 일상에서 만나는 평범한 인간관계에서도 마찬가지다. 얼굴을 알고, 목소리를 알고, 정형화된 행동의 패턴을 아는데 이정도면 친한거 아니야?

그렇지만 절대 사람은 누군가를 완벽하게 알 수 없다. 나자신도 잘 모르고 가는 한 평생인데 어떻게 남을 잘 알 수 있을까.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을 읽는 내내 하정우란 배우가 어떤 사람인지 감이 오다가도 잘 모르겠다 싶다를 반복했다. 마치 수식어를 다 떼내고 '인간'으로써 누군가를 알아가는 평범한 과정같았다.

하와이에서 걷기가 궁금해서 산 책이었지만 그보다는 건강한 생각을 가진 사람의 마음가짐이란 이런 것이겠구나 하는 짐작을 더욱 할 수 있었다. 그리고  부디 이 배우가 자신이 기록한 그 다짐대로 계속해서 살아가주길 바라는 마음도 들었다. 내가 지불한 책값이 헛되지 않길 바라는 마음에서다.

 

 

 그리고 더욱 바라기로는  평범한 사람들의 이야기도 언젠가는 이러한 책으로 접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비단 걷기를 좋아하고, 걸을 수 있음에 감사하고, 일상의 감각을 세우고, 몰입을 사랑하고, 자신의 일을 사랑하는 이가 이 배우뿐만이겠는가. 나는 SNS로 전해지는 단편적 소모성의 보여주기식의 이미지가 아닌 하정우씨처럼 자신의 일상을 감사하며 기록하고, 건강한 감정과 생각들을 나누는 기회가 누구에게나 골고루 주어지는 사회가 오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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